남들 앞에서 직원을 혼내면 효과가 좋을까?   

2018. 2. 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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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대의 심리학자인 리차드 펠슨(Richard B. Felson)은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과거에 정신병을 앓았던 자, 폭력 전과가 있는 자들을 대상으로 다른 사람들과 다투거나 주먹다짐을 벌였던 경험에 관해 설문조사를 벌였다.  펠슨은 그 상황에서 응답자들이 어떤 조건에 놓였었는지 질문을 던졌다. 정량적인 분석을 위해 응답자들이 경험한 사건의 상황은 다툼의 심각성 수준에 따라 4가지로 구분했다. 첫째 '화가 났지만 아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던 때', 둘째 '말싸움을 벌였던 때', 셋째 '주먹이 오고갔지만 무기는 쓰지 않았던 때, 넷째 '무기를 사용했던 때'로 나뉘었다.


펠슨은 응답자들에게 던진 여러 가지 질문을 통해 중요한 시사점을 얻었는데 그 중 주목할 만한 것 중 하나는 동성끼리 다툼을 벌일 경우 단 둘이 있을 때보다 여러 사람들이 지켜볼 때 주먹다짐으로 번질 확률이 2배나 높다는 사실이었다. 언뜻 생각하면 이것은 우리의 상식과 반하는 결과다. 우리는 보통 여러 사람들 앞에 있을 때는 다툼이 생기더라도 사람들 눈을 의식해서 어쩔 수 없이 참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 앞에서 상대방으로부터 수치스럽고 모욕적인 말을 들으면 훼손된 자신의 평판이 대중에게 그대로 노출된다는 위협을 감지하게 된다. 항상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신경 쓰고 염려하는 인간은 평판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고 불릴 만큼 명예를 소중히 여긴다.  그래서 대중들이 버젓이 보는 앞에서 감행하는 폭력은 상대방으로부터 손상된 평판을 회복시키기 위한, 거의 본능에 가까운 행동이다. 똑같이 모욕스러운 말도 단 둘이 있을 때는 말타툼으로 끝나겠지만 여러 사람들 앞에서는 주먹다짐으로 이어지거나 설령 폭력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분노의 강도는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폭력적 싸움의 3분의 2 가량이 공공장소에서 벌어지고 젊은이들의 경우에는 그 비율이 4분의 3으로 증가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펠슨의 연구는 부하직원의 잘못을 혼내고자 하는 상사에게 한 가지 귀중한 주의사항을 전해 준다. 바로 '절대로 다른 직원들 앞에서 혼내지 마라.'이다. 물론 잘못을 저지른 직원이 여러 사람들 앞에서 모욕감을 느낀다고 해서 혼내는 상사에게 주먹을 날리는 하극상의 상황을 연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하면 상사로부터 깎인 평판이 '상사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놈'이라고 동료직원들에게 각인되어 더 깎일 테니 말이다. 이보다는, 혼내는 목적이 잘못을 바로잡기 위함이든 아니면 욱하는 감정을 해소하기 위함이든 여러 사람들 앞에서 혼내는 행위는 부하직원으로 하여금 잘못을 뉘우치게 만들기는커녕 반항심과 분노를 극도로 상승시킨다는 게 문제이다. 비록 잘못을 인정하고 싶더라도 사람들 앞에서 모욕감을 느꼈다는 것 때문에 자기합리화와 자기방어의 프로세스가 더욱 강화되어 급기야 자신의 잘못을 변호하거나 부정해 버리기도 한다. 




우리는 자신의 자존감을 타인으로부터 찾는 사회적 동물이다. 심리학자 마크 리어리(Mark Leary)는 인간이 자신의 사회적 가치, 선행과 악행을 관찰하여 자존감을 형성하고 평판을 높이려고 시도한다고 말한다.  타인이 긍정적인 관심을 보이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반대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거부 의견을 밝히면 자존감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여러 연구를 통해 규명한 바 있다. 여러 사람 앞에서 혼내는 행위는 짧은 시간에 자존감을 한꺼번에 깎아내리기 때문에 위험하다. 물론 기대하는 행동의 변화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부하직원을 혼낼 일이 있으면 조용한 장소에서 단 둘이 만나야 한다(동료 간의 다툼도 마찬가지). 여러 사람들이 다 보고 듣는 곳에서 야단을 쳐야 부하직원이 더 분발할 거라고 믿는 자(또 그렇게 행동하는 자)는 인간의 보편적 심리를 모르기에 유능한 관리자라 말할 수 없다. 자신이 여러 사람 앞에서 야단을 맞는 부하직원의 입장이라면 어떨지, 역지사지하면 바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혹여 과거에 사람들 앞에서 부하직원을 망심 주듯이 혼낸 적이 있다면 그를 조용히 불러 사과해야 하지 않을까? 자신으로 인해 깎여내려간 그의 자존감을 다시 채워주는 일은 관리자의 책무이기 이전에 인간에 대한 예의이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 Richard B. Felson(1982), Impression Management and the Escalation of Aggression and Violence, Social Psychology Quarterly, Vol. 45(4)

- 존 휘트필드, <무엇이 우리의 관계를 조종하는가>, 김수안 역, 생각연구소,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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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처럼 행세하는 리더, 그는 위험하다   

2018. 2. 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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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립학교에서 있었던 일. 이사장은 한 달 중 하루를 '잔반 없는 날'로 운영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그날 만큼은 급식에서 나오는 잔반을 줄여서 환경 보호에 일조하자는 좋은 의도에서 내린 지시였을 것이다. 학교는 이 '잔반 없는 날'이 되면 퇴식구에서 잔반 수거통을 아예 없애 버리는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이사장이 그렇게 하라고 지시 내린 것인지, 아니면 밑의 사람들이 과도하게 충성하느라 그렇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말 그대로 그날은 잔반 없는 날이 될 수밖에 없었다.


헌데 잔반 없는 날에 반찬으로 나온 메뉴가 하필 생선이었다. 한 학생이 "선생님, 생선 뼈는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었다. 비록 잔반 없는 날이라지만 생선 뼈까지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서 선생님은 "그것은 못 먹으니까 그냥 모아서 버려라",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이사장이 식당으로 시찰을 온다는 급보가 전해졌다. 잔반 없는 날이 잘 지켜지는지 직접 눈으로 감독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선생님은 아무리 생선 뼈라지만 잔반이 버려지는 광경을 이사장에게 발각되어 꾸중이라도 들을까 싶었다. 그는 몰래 검은 비닐봉투를 구해 와서 생선 뼈를 거기에 버리게 했다. 그런 다음 사람들의 눈을 피해 학교 밖으로 가지고 나가 생선 뼈를 버렸다. 전해 들은 이야기라 세부내용은 차이가 있겠지만, 이렇게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졌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어떤 생각이 드는가? 알다시피 사립학교에서 이사장은 무소불위의 권위를 자랑한다. 교원의 '임면'을 쥐락펴락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사립학교도 있지만) 이사장의 말은 그대로 법이 되는 경향이 있다. 검은 비닐봉투에 생선 뼈를 모아 버리게 한 교사를 보고 "생선 뼈라서 잔반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걸 이사장에게 이야기하면 될 것을, 그 사람 참 융통성 없다"고 핀잔을 줄지 모른다. 그의 '알아서 기는' 모습이 우스워 보일 것이다. 그러나 여그 교사와 같은 입장이 된다면 "그런 기지로 위기를 모면했다니, 잘 했다"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거나 칭찬을 해줄지 모른다. 이사장의 눈 밖에 나면 좋을 일이 없으니 말이다.


이 이야기는 범접 불가능하고 반론 제기가 용납되지 않는 권위가 조직의 융통성과 창의성을 훼손하고 저하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아마 누구나 이 이야기처럼 사실 그대로 말하면 될 것을 권위자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우스꽝스럽게 행동한 경험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또한, 독자들 중에 권위자가 있다면 그 권위가 크건 작건 밑의 사람들이 자신의 눈치를 보며 행동한다는 느낌을 한번 이상 받았으리라 생각된다.




어찌보면 제왕적 리더십은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이끄는 강력한 동력이다. 그리고 제왕적인 리더 한 사람이 모든 의사결정을 휘어잡는 조직에서는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융통성 없을 정도로 리더의 말에 순종하는 게 '진화적으로' 가장 유리한 생존전략이다. 하지만 문제는 강력한 권위가 조직을 움직이는 유일한 동력이라는 점이고, 그 동력이 약화되거나 사라지고 나면 '순종 전략'은 가장 불리한 생존방식이 된다는 점일 것이다. 생선 뼈를 검은 비닐봉투에 모아 따로 버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사립학교 이사장은 "내 말 한 마디면 군말 없이 빠릿빠릿하게 움직인다"고 아마도 흡족해 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학교라는 조직의 특성(보수적이고 환경 변화에 안정적인) 때문에 제왕적 리더십이 가장 적응력 높은 리더십일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러나 기업은 어떠한가? "오늘은 생선 뼈가 나와서 어쩔 수 없이 잔반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식의 사소한 직언조차 하지 못하는 조직은 겉으로 보기엔 조용하고 별 문제 없는 조직이다. 하지만, 조직의 발전을 위해 과감하게 의견을 개진하기보다는 그저 개인의 안위를 위해 목소리를 줄이고 행동반경을 개인의 직무 범위 내로 '적극적으로' 국한시키려는 조직은 상황이 비우호적으로 변하면 자연도태의 제1순위가 될 것이 하지 않을까? 알아서 기는 조직일수록 위기가 발생하면 리더의 입만 쳐다보기 때문에 대응 타이밍을 놓쳐 버리기 일쑤다. 현장에서 재량껏 대응해도 될 걸 윗사람 지시를 받고 나서야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제왕적 리더십은 '적응력 제로'로 가는 지름길(?)이다.


권한이양은 권위를 포기하는 일이 아니라, 조직의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생존전략으로 이해해야 한다. 권한이양은 조직 통솔의 누수가 아니라, 변화에 창의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다. 그렇다고  권한이양이 조직의 구조를 뒤바꾸는 것과 같은 장대한 사업은 아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풍토만 마련해주면 된다. 다만 리더가 먼저 관대해져야 할 것이다. 잔반 없는 날에 생선 뼈가 버려져도 용인할 수 있는, 그런 정도의 관대함이면 충분하다.


직원이 문제 상황을 보고하면 마치 '왕'인 자신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듯이 이내 얼굴을 찌뿌리고 화만 내는 상사는 리더의 자질이 없다. 직원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라고 직원들보다 많은 보상을 받아가는 것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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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가 되면 권한을 남용할 위험이 커진다   

2018. 2. 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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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데보라 그륀펠트, 대처 켈트너, 카메론 앤더슨은 학생들을 3명씩 한 팀으로 편성한 다음 낙태, 공해와 같은 사회적인 현안에 대해 짧은 글을 완성하게 했다. 그러고는 무작위로 3명의 학생 중 2명에게는 글을 쓰도록 했고, 나머지 1명에게는 다른 학생이 써 온 글을 평가하고 그 글이 얼마의 돈을 받을 수 있을지 결정하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렇게 해서 3명 밖에 안 되는 팀 내에 상하관계를 구축했다.


실험을 시작하고 30분 정도 지나자 연구자들은 글을 쓰면서 먹으라고 팀마다 5개씩 쿠키를 가져다 주었다. 사실 사회 현안에 대해 글을 쓰라는 지시보다는 이것이 진짜 실험의 의도였다. 팀원은 3명인데 쿠키가 5개가 주어졌으니, 1개씩 먹고 나면 2개가 남는다. 이때 보통의 사람들은 4번째 쿠키로 선뜻 손을 뻗지 못한다. 왜냐하면 자신이 4번째 쿠키를 집어먹으면 나머지 두 명에게는 하나의 쿠키만 남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 실험에서 보스(boss) 역할을 맡은 학생은 다른 두 명의 학생들보다 자연스럽게 4번째 쿠키를 집어드는 모습이 관찰됐다. 자신이 4번째 쿠키를 먹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듯한 표정은 물론이고, '난 이렇게 4번째 쿠키를 먹고 있다고!' 라고 과시하는 듯 입을 벌리고 쿠키를 씹어댔다. 입 주변과 테이블에 쿠키 부스러기를 잔뜩 흘리면서 말이다.


이 간단한 실험이 의미하는 바는 2가지이다. 첫째는 작은 권력을 가지게 되면 남들보다 더 많이 가지려 하고 그것을 당연시한다는 것이다. 실험을 위해 남이 써온 글을 평가하는 역할을 잠시 맡겼을 뿐인데도 상대적으로 탐욕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둘째는 그렇게 탐욕스럽게 행동한다는 사실을 본인은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더욱 중요한 시사점일지 모른다. 자신이 4번째 쿠키를 먹으면 나머지 두 명의 팀원들에게 하나의 쿠키만 남게 된다는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권한을 가진 자가 중앙에 앉아 있으면 그가 조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관찰하고 판단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하리라 믿곤 한다. 




하지만 이 실험의 결과는 그런 믿음이 환상일지 모른다고 꼬집는다. 오히려 권한과 권력이 눈을 가리는 탓에 조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팀원들이 애처롭게 하나의 쿠키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를 '중심 역할의 오류(the fallacy of centrality)'라고 칭한다. 이것이 권력이 가진 속성 중의 하나이다. 다른 학생이 쓴 글을 평가하라는 권한만을 주었는데 쿠키를 혼자 2개나 먹을 권한까지 부여 받았다는 듯이 행동하는 것은 월권에 가까운 모습이지 않을까? 요즘 서지현 검사의 고발로 인해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여성에 대한 성희롱 및 성폭력 역시 이 실험의 결과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흔히 '권력이 깡패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이 '중심 역할의 오류'라는 어려운 말보다는 와닿는다. 조직에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권력이 깡패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지금 내가 보이는 이런 언행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느껴질까?라고 생각하면서 권한 이외의 월권 행위로부터 스스로를 제어할 줄 알아야 한다. 부하 직원들과의 권력 차이를 증폭시키지 않고 반대로 줄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참고논문)

Dacher Keltner, Deborah H. Gruenfeld, Cameron Anderson(2003), Power, approach, and inhibition, Psychological Review, Vol.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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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 아는 사람이 리더에 오르기 쉽다   

2018. 2. 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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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랑이 심하고 자신이 남들보다 우월하다 믿으며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이 토론 그룹의 일원으로 끼어 있다면 당신은 그 사람의 리더십을 어떻게 평가할까?  아마도 그를 리더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으로 평가하겠다고 말할 것이다.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이라고 믿는 자, 뭔가 잘못되면 자신은 뛰어난데 주변 상황이 자신을 도와주지 못한다며 불평을 늘어 놓는 자, 즉 '나르시시스트(Narcissist)'에게는 리더의 지위를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나르시시스트들은 사람들로부터 리더의 소양을 갖춘 자로 인정 받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나르시시스트를 가까이에서 경험하는 동료들이 아니라 지근거리 너머에 위치한 나르시시스트의 상사에게 리더십이 뛰어나다고 평가 받기 쉽다. 오하이오 주립대의 에이미 브루넬(Amy B. Brunell)과 동료 연구자들이 수행한 일련의 실험은 이를 뒷받침한다. 




브루넬은 효용이 이미 증명된 설문지를 통해 실험 참가자들의 나르시시즘 성향, 5대 성격 특성, 자존감을 측정한 후에 무작위로 4명씩 그룹을 이루게 했다. 각 그룹에게는 학생회의 프로그램 디렉터에 지원한 후보자의 가상 프로필을 읽고서 후보자의 리더십과 능력 등을 평가하는 위원회 역할이 주어졌다. 물론 멤버들은 토론을 통해서 그룹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야 했고 토론이 끝나고 참가자들은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의 리더십을 평가했다. 또한 자신이 얼마나 그룹의 리더가 되기를 희망하는지도 적어야 했다. 


분석 결과, 참가자들의 나르시시즘 성향이 높을수록 그룹의 리더가 되길 원하는 정도가 높았고 자신의 리더십도 높이 평가했다. 흥미로운 것은 나르시시즘 성향이 높은 참가자가 다른 멤버로부터 높은 리더십 평가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이 실험은 나르시시스트가 리더로 인정 받거나 선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학생회 디렉터를 평가하는 일처럼 확실한 '정답'이 없는 문제를 토론 주제로 주었기에 나르시시즘과 리더십 점수 사이에 연관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을지 모른다는 약점이 있었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브루넬은 난파선이 어느 섬에 가까스로 당도한 상황을 이야기해주고 난파선에서 구할 수 있는 15개의 물건을 생존에 필요한 순서에 따라 배열하는 과제를 참가자들에게 부여했다. 


첫 번째 실험과 마찬가지로 4명씩 구성된 그룹 멤버들은 토론을 통해 그룹의 의견을 결정해야 했고, 토론이 끝난 후에 자신과 다른 멤버의 리더십을 평가해야 했다. 결과는 동일했다. 나르시시즘 성향이 높을수록 다른 멤버로부터 리더십 평가를 높게 받았던 것이다. 하지만 나르시시즘 성향은 개인과 그룹의 성적(15개 물건을 옳게 배열하는)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잘났다'고 자랑하는 나르시시스트들이 실상은 그렇게 잘나지 않았다는 하나의 증거였다.


브루넬은 MBA 과정에 다니는 153명의 관리자를 대상으로 비슷한 실험을 수행함으로써 결과를 다시 확인하고자 했다. 무작위로 4명씩 구성된 각 그룹은 가상의 기업이 기부한 자금을 가지고 예산을 정해야 하는 학교 이사회의 역할을 맡아 자기 그룹의 의견을 최종 결정해야 했다. 앞의 두 실험과 다른 점은 보다 객관적인 측정을 위해 2명의 훈련된 평가자가 멤버들의 리더십을 평가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분석 결과, 훈련 받은 전문 평가자가 측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르시시즘 성향이 높은 자가 역시 높은 리더십 점수를 받았다. 




나르시시스트들은 어떻게 하여 다른 이들로부터(심지어 전문 평가자로부터) 리더로 인정 받는 걸까? 아마도 그들은 토론이 시작되자마자 자신의 의견을 남들보다 자주 개진하고 다른 멤버들에게 강요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나르시시스트의 태도가 다른 멤버들에게는 자신감으로 인식되어 보다 쉽게 영향 받고 보다 쉽게 설득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이유가 분명치는 않지만 어쨌든 나르시시스트들은 리더로 인정 받을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다.


물론 브루넬의 실험은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모여 짧은 시간 동안 느낀 리더십을 평가토록 한 것이기에 멤버들이 오랫동안 같이 일할 경우에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나르시시스트의 실체가 무엇인지 깨달은 동료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를 리더로 인정하지 않으려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동료들에 의해 빨리 탈락되는 나르시시스트들은 그저 일명 '왕자병', '공주병' 환자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진짜로 영악한 나르시시스트들은 높은 위치에 오르기 전까지 자신의 발톱을 숨기며 남들에게 성실한 모습을 보인다고 하니 말이다. 특히 상사에게는 더욱 그러한 모습을 어필한다. 여기에 사람을 잘 다루며 설득력 있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사회적 스킬을 가미하면 나르시시스트가 리더로 인정 받고 선발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리더로 선발할 권한은 대개 나르시시스트의 상사(혹은 경영자)가 쥐고 있기에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관점(동료들의 관점이 아니라)에서는 나르시시스트를 비(非)나르시시스트보다 '좋은 리더'로 여길 가능성도 높다.


좋은 리더를 뽑기 위해 평가 센터(Assessment Center)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방법도 나르시시스트를 걸러내지 못한다는 것을 브루넬의 세 번째 실험에서 유추할 수 있다. 전문적으로 훈련 받은 평가자도 나르시시스트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으니까 말이다. 


어떻게 하면 나르시시스트들을 승진의 사다리에서 내려오게 할 수 있을까? 자신의 발톱을 철저히 감춘 나르시시스트를 밝혀내기란 상당히 어렵다. 유일한 방법은 나르시시즘 성향이 높은 직원들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주위 사람들의 의견을 폭넓게 들어보는 것 뿐이다.



(*참고논문)

Amy B. Brunell, William A. Gentry, W. Keith Campbell, Brian J. Hoffman, Karl W. Kuhnert, Kenneth G. DeMarree(2008), Leader Emergence: The Case of the Narcissistic Leader,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Vol. 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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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정예 'HR 튜터링' 개설   

2018. 2. 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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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담당자의 역량 향상을 꾀함과 동시에 조직 내의 인사 문제를 '1 대1 코칭'에 준하는 방식으로 함께 논의하고 해결하기 위한 'HR 튜터링'을 새롭게 오픈합니다. 18년 동안 인사 분야의 컨설팅과 각종 워크숍 및 교육을 진행해 온 제가 직접 진행하는 이번 <HR 튜터링>은 인사의 모든 영역에 걸쳐 기본적인 지식과 컨설팅 노하우를 공유하고 토론하면서 HR 전문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와 함께 조직의 인사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자 합니다.




[대상자] 인사 담당자 (인사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도 환영) 


[모집인원] 

- 소수정예(4~5명)

- 신청자수가 많으면 4명 단위로 클래스를 나누어 진행함


[일시]

- 금요일반 

  2018년 3월 2일(금) ~ 3월 30일(금)(매주 금요일 오후 4:00~7:00)

- 목요일반

  2018년 3월 8일(목) ~ 4월 5일(목)(매주 목요일 오후 4:00~7:00)

- 요일은 클래스 참여자들 간의 협의로 변경이 가능함


[장소] 인퓨처컨설팅 중요한학교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444-90 )


[수강료] 100만원(부가세 별도)


[입금계좌] 국민은행 394401-04-027132 (예금주: 유정식(인퓨처컨설팅))


[신청방법] 이메일로 신청. 메일 내용에 다음 사항을 적어서 보내 주세요.

(1) 성명:

(2) 소속회사 및 부서:

(3) 휴대폰 번호(강의 안내에 필요):

(4) 세금계산서 필요 여부:

(5) HR 튜터링에 기대하는 것:


[이메일 보내실 곳] jsyu@infuture.co.kr 

[모집 마감일] 2018년 2월 27일

[문의처] 02-733-1568 / 010-8998-8868 (유정식 대표 )


[커리큘럼] 

기본적으로 다음 목차를 따르나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1주차: HR 트렌드 

2주차: 직무분석/인력계획/적정인력 산정

3주차: 평가제도 설계 (역량평가/업적평가)

4주차: 직급호칭체계 / 보상제도 설계(기본급/성과급 등)

5주차: 채용제도/승진제도

기타 주제: 리더십 / 성과관리


[강의교재] 수업 때마다 프린트물 배포(필요시 별도의 도서 배포)




[강의진행 방식]

- 최신 HR사례 소개

- 해당 주제에 대한 강의 및 질의 응답

- 해당 주제와 관련된 각 조직의 현황 공유

- 각 조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토론 및 원포인트 컨설팅 


[교육의 특징] 

소수정예 교육! 기본지식뿐만 아니라 실제 컨설팅 보고서를 통해 어떻게 기업에 적용되는지를 공유함으로써 향후에 인사 분야의 in-house컨설턴트로 활동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집니다.


HR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거나 현재 조직에 존재하는 인사 이슈를 튜터링을 통해 해결하고픈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다운로드]

PDF로 된 과정설명서를 다운로드하시려면 다음의 링크를 클릭하십시오.

Brochure_HR_Tutoring.pdf



[오시는 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4번 출구ㅡ>마을버스 4번 탑승ㅡ>'평화교회' 정류장에서 하차ㅡ> '상식은 그렇게 흔한 것이 아니다'란 간판이 있는 건물의 파란 문으로 들어오시면 됩니다. 장소가 협소하여 주차는 지원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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