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미래를 결정할 2개의 변수를 찾으세요   

2024. 12.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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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현재,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정치 환경의 불안과 그로 인한 경제 불황의 검은 그림자가 우리나라 전체를 암울하게 덮고 있습니다. 소비 급감, 환율 폭등, 외국인 투자 격감 등,... 며칠 전 토요일 저녁에 어느 중국요리집에 갔다가 손님이 별로 없는 모습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연말인데다 토요일 저녁인데도 붐비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죠. 

참 걱정입니다. 앞으로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펼쳐질까요? 여러분은 불안한 마음으로 이렇게 생각하며 다양한 상황들을 머리 속에 그려 볼 겁니다. 정리가 안 될 정도로 수많은 변수들이 스치고 지나가겠죠. 이것도 위험하고 저것도 문제라서 그 모든 케이스를 다 대비해야 할 것만 같습니다. 가능한 한 많은 수의 시나리오들을 세워 놓고 그에 따른 대비책을 꼬리표 붙이듯이 달아놓아야 마음이 놓일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여러 기업과 개인들에게 알려드리는 시나리오 플래닝은 4개 정도로 시나리오의 개수를 한정합니다. 과연 4개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겠지만, 4개의 시나리오를 만든다는 것은 가장 불확실하고 중대한 변화동인을 2개 찾아낸다는 말과 같습니다.

과거의 숱한 변화들을 지금 분석하면 그 거대한 변화를 이끄는 요인은 2개 내외이고 나머지 요인은 그로부터 파생되어 나오거나 연관된 것들입니다. 이는 많은 시나리오 플래닝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요인이 2개니까 2 곱하기 2 해서 4개의 시나리오가 나오는 것이죠. 

 



축구공이나 야구공같은 '구(球)'는 어느 방향으로 봐도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없습니다. 그래서 평평하고 매끄러운 바닥에 바운드되면 대략 어느 방향으로 튈지 예상 가능하죠. '완벽한 구'라면 튈 때 그리는 궤적은 하나의 곡선으로 표현될 겁니다. 여기서 완벽한 구의 궤적이란 모든 것이 예정되어 있고 예측 가능한 이상적인 미래를 나타내죠.

그런데 어떤 이유 때문인지 공의 어느 한 부분이 톡 튀어나왔다고 가정해보죠. 평평한 바닥에 떨어뜨리면 구와는 다르게 불규칙적으로 바운드될 겁니다. 실험을 여러 번 반복하면 톡 튀어나온 공이 바운드되며 그리는 궤적은 구일 때보다는 복잡하고 그때그때마다 달라서 결코 하나의 곡선으로 표현되지 않습니다. 만약 실험을 무한히 반복한다면, 궤적의 집합은 특정 공간을 모두 채우고 지나갈 겁니다. 이 말은 톡 튀어나온 부분, 즉 불확실한 변화동인이 하나만 존재해도 충분한 크기의 미래 환경을 그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원래 튀어나온 부분과 정확히 반대쪽에 또 하나의 '톡 튀어나온 부분'이 생겼다고 가정해 보세요. 럭비공의 모양을 떠올리면 됩니다. 바운드되는 럭비공을 잡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여러분은 익히 알 겁니다. 럭비공은 아까보다 더욱 예상 못하는 방향으로 튀기 때문에 실험 횟수를 조금만 반복해도 궤적의 집합이 금세 공간의 대부분을 채울 겁니다. 

그렇다면, 톡 튀어나온 부분이 3개라면 어떨까요? 아마도 이런 모양의 공이 있다면 럭비공보다 더 불규칙한 궤적을 나타낼 거라 짐작됩니다. 그러나 톡 튀어나온 부분이 하나일 때와 두 개일 때의 차이만큼은 아닙니다. 톡 튀어나온 부분을 3개로 만들어 봤자 2개일 때의 궤적과 큰 차이가 없을 겁니다. 하나 더 늘린다고 해서 궤적의 다양성을 크게 증가시키지 못하죠. 그래서 미래 환경의 대부분을 커버하면서 동시에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대비하려면 2개의 요인을 찾아 4개의 시나리오를 설정하면 됩니다. 

미래를 그릴 때 너무나 복잡하게만 상상하지 마세요. 환경 변화를 이끄는 중대한 요인은 하나이거나 많아야 2개 정도입니다. 미래가 어디로 갈지 예측하기보다 환경의 불확실성을 일으키는 그 2개의 동인을 찾아내는 것, 그리고 그것으로 4개 정도의 시나리오를 미리 '예상'해 보는 것, 그리고 각 시나리오에 어떻게 대비를 할 것인지 전략을 구상하는 것, 이것이 미래를 현명하게 대처하는 유일한 방법,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참, 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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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   

2024. 12. 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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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록스는 오랫동안 복사기 업계의 강자로 군림하며 복사기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제록스는 복사기로 창출한 막대한 여유자금을 가지고 IBM이 장악하던 대형 컴퓨터 업계로 진출을 모색하면서 IBM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했죠. 하지만 IBM의 강력한 반격에 타격을 받아 큰 손실을 떠안은 채 대형 컴퓨터 시장을 떠나야 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손실이 제록스를 기다리고 있었죠. 제록스가 대형 컴퓨터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려고 분투하는 동안, 제록스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캐논이 잠시 비어있던 복사기 시장을 치고 들어와 업계의 1인자로 올라섰기 때문입니다.
 
제록스가 입은 손실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제록스는 원래 퍼스널 컴퓨터 기술 분야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를 점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제록스 산하의 팔로알토 연구소를 견학하며 마우스와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 기술 등을 베껴 갈 정도였죠. 

하지만 IBM이 장악한 대형 컴퓨터 시장에 마음을 빼앗긴 탓에 퍼스널 컴퓨터 분야의 엔지니어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를 당했고 그 때문에 스티브 잡스의 애플로 대거 이직해 버렸습니다. 한 번의 잘못된 의사결정이 대형 컴퓨터 시장의 진입 실패, 복사기 시장의 지배력 상실, 차세대 컴퓨터 시장의 기회 상실 등 무려 3가지의 커다란 손실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손자병법>을 쓴 손무는 병법 중에서 가장 저급한 것이 공성(攻城)이라고 말합니다. 성 안의 적을 공격하는 책략인 공성은 엄청난 희생과 실패 확률을 감수해야 합니다. 막대한 여유자금만 믿고 이미 경쟁자가 차지한 영역을 무턱대고 덤비는 일은 공성에 해당하는데, 바로 제록스가 택한 전략이 공성이었던 겁니다. 

<손자병법>의 수많은 지혜 중 하나만 고르라면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승리 모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싸우지 않고 적을 온전히 이기는 가치가 <손자병법>의 최고 지향점이죠. 그러려면 지승(知勝), 전승(戰勝), 선승(先勝)의 방법을 써야 합니다. 지승은 경쟁의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이긴다는 것이며, 전승은 전쟁에서 싸워 이긴다는 것이며, 선승은 싸우기 전에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먼저 만들어 놓고 이긴다는 뜻입니다.

<손자병법>은 ‘집중(集中)’의 가치를 역설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큰 고전입니다. 군사전략가인 클라우제비츠는 “전략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간단한 준칙은 병력 집중이다. 우리는 이 원칙을 엄격히 따르고, 믿을 만한 행동 지침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죠. 병력을 분산시키면 전선이 길게 형성되고 상대방이 공격하기 좋은 허점이 드러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러 분야에 문어발을 뻗치거나 모두를 만족시키려고 노력한다면 이도저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손자병법>은 경쟁이 존재하는 영역이면 어디든지 적용할 수 있는 지혜를 담고 있는데요, 경쟁 자체를 최고의 목적으로 두지는 않습니다. 손무는 경쟁을 질질 끌지 말 것, 전쟁의 폐해를 항상 염두에 둘 것, 모든 결정은 이성적으로 판단한 후 내릴 것, 늘 차가운 머리를 유지할 것, 목숨 걸고 싸우려 들지 말 것을 충고하니까요. 

요즘 정치인 중 하나가 단 며칠 만에 말바꾸기를 수도 없이 시전하면서 어설프게 정치공학을 구사하는 모양인데요, 그런 얕은 수를 쓰기 전에 몇 시간만이라도 <손자병법>을 정독하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물론 카메라를 의식하며 고뇌에 잠긴 듯 읽는 흉내만 낼 것이 뻔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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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달성하려면 쪼개기를 잘해야 합니다   

2024. 12.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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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피부암을 전문적으로 연구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젊은 여자들이 아무런 방비를 하지 않은 채 강렬한 햇빛에 그대로 피부를 노출시키며 거리를 활보하고 다닌다면 아마도 여러분은 그 여성들에게 자외선과 피부암의 위험을 끊임없이 경고하겠죠. 하지만 그들이 아랑곳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피부암의 위험을 제대로 알려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요?

피부암의 위험을 홍보해봤자 사람들은 그것이 먼 미래의 일이라고 치부합니다. 그렇기에 햇빛에 그대로 노출되면 여드름이 생기거나 40대가 되기 전에 얼굴에 기미와 검버섯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먼 일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일로 이야기해야 납득을 하는 것이죠.

"오늘 사과 하나를 받을 것인가, 아니면 내일까지 기다려서 사과 2개를 받을 것인가?"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늘 사과 하나를 받고 만다고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60일 후에 사과 1개를 받을래, 아니면 61일 후에 사과 2개를 받을래?"라고 물으면 거의 모두가 61일 후에 사과를 2개 받겠다는 선택을 합니다. 똑같은 '하루 차이'인데도 현재에 가까울수록 그 시간의 가치를 훨씬 크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처럼 먼 미래보다 현재를 중요시하는 '현재 지향 편향'이라고 말합니다. 

'현재 지향 편향'에 빠지는 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강의 의뢰가 들어올 때 "내일 하겠습니까, 아니면 내일 모레 하겠습니까?"라고 물으면 저는 거의 어김없이 "모레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강의를 30일 후에 하겠습니까? 아니면 그 다음 날에 하겠습니까?"라고 물으면 또 어김없이 "아무 때나 상관없습니다"라고 대답하죠. 역시 현재에 가까운 '하루'일수록 시간의 가치를 더 크게 느끼는 편향에서 저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간단한 사례이지만, 사람들의 행동 변화가 말처럼 쉽지 않은 이유가 '현재 지향 편향'에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람들의 의미있는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현재 지향 편향'을 잘 이용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봐도 인간은 먼 미래를 보는 것보다 바로 지금의 일에 더 큰 가치를 두고 더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게 당연합니다. 수백만 년 전, 위험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재를 중시하는 것이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조직에서 혹은 가정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도입할 때는 목표가 너무 거창해서는 안 됩니다. '좋은 말이지만 나랑 크게 상관없는 일이야. 윗사람들이 알아서 하겠지'라고 외면할 테니까요.

'현재 지향 편향'을 이해한다면 거창하고 먼 미래의 일로 보이는 목표를 바로 오늘이나 내일의 일로 잘게 쪼개거나, 적어도 그런 일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실제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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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 사람이 꼴통이 되는 순간   

2024. 12.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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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오후, 저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있었습니다. 8년만에 다시 찾은 '광장'에는 수십만명, 아니 100만명에 가까운 군중이 비상계엄의 무도함을 비판하고 조속한 탄핵 소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국회의사당이 떠나가도록 외쳤습니다. 

다들 언론 보도로 상세한 상황과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접했을 테니 생략하고, 어떤 이의 발언을 들으며 느꼈던 바를 짧게 풀고자 합니다.

탄핵 소추안 표결 시각에 임박해 가던 중, 어떤 여성이 무대 위로 올라와 발언을 시작했습니다. 이름이 무엇이고 어떤 단체를 대표하는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페미니스트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그녀는 소수자들이 이번 탄핵 소추에 어떤 열망이 있는지를 말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말할 것처럼 보였다'라는 말을 하는 이유는 그녀의 발언 내용이 광장에 집결한 군중의 보편적 '분노'와 요구를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실제의 워딩은 아니지만, 기억나는 대로 그녀의 발언을 요약하면 이랬습니다. '집회 현장에서 김XX가 술집에서 일하던 여성이라고 말하며 히히덕거리면서 조롱하는 소리를 들었다.' 

갑자기 이런 말을 왜 꺼내는 걸까? 무척 의아했는데, 계속 듣다 보니 그 이유가 뭔지 알겠더군요. 술집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에 대해 비하하는 거라서 무척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겁니다. 모욕감을 느낄 만큼요. 그녀는 또 이런 말도 하더군요. 

 



'누군가가 이런 발언대에 레즈비언 하나 올려보내야 하는 거 아냐, 라고 말하며 떠들어댔다. 그 옆에 레즈비언이 서 있다는 걸 그들은 알았을까?' 

민의가 들끓는 광장에서 소수자들이 소모품처럼 소비되는 것 같아 모욕을 느낀 그녀의 감정, 그리고 소수자에 대한 비하와 차별을 멈춰달라는 그녀의 호소는 그 자체로 온당합니다. 터진 입이라고 소수자를 무시하는 말을 아무 생각없이 내뱉은 자들은 비판 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왜 굳이?'라는 물음표를 지울 수는 없더군요. 그 자리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도 그랬을 겁니다. 그 넓은 집회장이 일순간 조용해졌으니까요. 아마 다른 목적으로 열린 집회였다면 '지금 왜 그런 엉뚱한 이야기, 집회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 말을 하냐'며 앞으로 나서서 힐난하는 자가 있었겠지만, 다들 너무나 절박한 목적을 가지고 모인 터라 그녀의 발언을 저지하거나 비난하려는 야유는 없었습니다.

수십만 명 앞에서 그렇게 '핀트가 맞지 않는 말', 즉 군중의 보편적 분노와 핀트가 맞지 않는 발언을 한다는 것을 과감한 용기라고 봐야 할까요, 아니면 강직한 소신이라고 봐야 할까요?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어떤 주장이 일반적 상황에서 정당하고 설득력 있다고 해서 언제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특수한 장소와 시간대에서는 그 정당성과 설득력이 떨어지거나 오히려 반감을 살 수가 있죠. 바로 토요일, 그 상황에서 벌어진 그녀의 발언이 그러했습니다.  '저러니까 페미는 안 돼.' 누군가가 제 뒤에서 혼잣말처럼 이렇게 말하더군요. 

'나'의 주장이 누군가를 설득하고 감화시키려면 주장 자체의 논리를 완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상황이 지향하는 목적, 맥락, 구성원들의 보편적 감정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매번 따져보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이를 모르고 어떤 자리에서나 항상 발진하거나 심지어 폭주한다면, 미안한 말이지만, '꼴통' 소리를 들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그 주장과 신념이 아릅답다고 해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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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말의 아이러니   

2024. 12.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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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가서 자기계발서들을 살펴보면 여러 키워드 중에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행복'입니다. "행복하려면 이렇게 하라", "이렇게 하지 않으면 행복을 느낄 수 없다", "행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는 식으로 독자들에게 행복의 중요성을 호소합니다. 

그런 책을 읽어보면 행복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자연스레 듭니다. 미디어나 언론에서도 우리 사회의 지향점이 국민의 행복이 되어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의견을 내놓습니다. 여러분은 그런 책이나 기사를 접할 때마다 어떤 느낌이 듭니까? 행복하게 살겠다는 긍정적인 의지가 샘솟아 오릅니까? 아니면, 행복하지 않은 현재의 자신이 초라하고 나약하게 느껴집니까?

호주의 연구팀은 행복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오히려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연구자는 123명의 참가자들에게 설문을 돌려 '우울함을 느낄 때 나는 내가 나쁜 사람인 것처럼 생각된다(자기 평가)', '나는 우울함을 느끼지 말아야 한다(자신에 대한 기대)', '다른 사람이 날 우울한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사회적인 기대)' 등의 질문에 얼마나 동의하는지를 조사했습니다.

 



그랬더니,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사회가 자신들에게 기대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믿는 참가자일수록 자신들이 느낄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우울함이나 슬픔)을 더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바꿔 말해, 행복을 강조하는 쪽으로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될수록, 그리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행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받을수록 사람들은 '난 슬퍼하면 안돼', '좌절하면 안돼'라면서 내면에서 솟아오르는 부정적인 감정을 억압하려 하고 부정적인 감정에 휘둘리는 자기 자신을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며 비하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행복해야 한다는 사회적 메시지가 오히려 행복하지 못한 상태로 이끄는 것이죠.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거나 슬픔이나 우울함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면 안 된다는 쪽으로 사회적 인식이나 기준이 편협하게 흘러갈 때 정상적으로 경험하는 부정적인 감정을 죄악시하게 됩니다. 행복을 강조할수록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 행복하라는 말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행복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자기계발서를 가급적 멀리하는 것, 행복해야 한다는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는 것이 더 행복해지는 길입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일어나면 일어나는 대로 느끼며 사는 게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참고논문
Brock Bastian, Peter Kuppens,Matthew J. Hornsey, Joonha Park, Peter Koval, Yukiko Uchida(2012), Feeling bad about being sad: the role of social expectancies in amplifying negative mood, Emotion,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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