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만도 못한 리더?   

2025. 3. 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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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작가가 몇 주 전에 모 인터넷 방송에 나와 의미있는 고사를 공유했습니다. 들어보신 분들이 많을 것으로 짐작되는데요, 유 작가는 방송에서 '도척의 5도(道)'를 언급하며 작금의 사태를 야기한 국가 리더의 부족함을 질타했습니다.

도척은 춘추시대의 인물로 성격이 포학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천하의 못된 강도였습니다. 실존 인물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장자(莊子)>라는 책에 그의 고사가 소개돼 있죠. 9천명이나 되는 거대 강도단의 두목인 그에게 어느날 한 졸개가 이런 질문을 합니다.

"도둑에게도 도(道)가 있습니까?"

이 말을 들은 도척은 "어디엔들 도가 없겠느냐"라고 말하면서 다섯 가지의 도를 제시합니다.

성(聖): 재물이 어디 있는지 아는 것
지(知): 훔칠지 말지를 잘 판단하는 것
용(勇): 누구보다 먼저 훔치러 들어가는 것
의(義): 나올 때 가장 늦게 나오는 것
인(仁): 훔친 재물을 공평하게 나누는 것

원래는 '성, 용, 의, 지, 인'이지만 유 작가의 설명처럼 위의 순서가 더 논리적입니다. 

 



저는 유 작가의 설명을 듣자마자 이 '도척의 5도'가 리더십의 기본을 매우 간명하게 함축한 말이라고 느꼈습니다. 어디에 가치 있는 재물이 숨어 있는지 알아내는 능력, 즉 '성'은 사업의 기회나 문제의 원인을 간파할 줄 아는 리더의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리키는 요소입니다.

그리고 도둑질할 타이밍을 판단하고 도둑질할 방법을 계획하는 능력, 즉 '지'는 시대의 흐름을 주시하면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단하여 직원들에게 그 방법의 빅 픽처를 제시할 수 있는 전략적 사고를 뜻하죠. 경계가 삼엄하고 위험이 도사리는 곳에 먼저 들어가는 자세, 즉 '용'은 실패의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고 앞장서서 전략을 추진하는 실행력을 의미합니다.

훔치고 나서 부하들이 다 빠져나갔는지 확인하고 마지막에 탈출하는 자세, 즉 '의'는 실행했던 전략이 실패하더라도 그 책임을 온전히 자신이 감수하겠다는 것을 말합니다. 요즘에 워낙 다른 이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리더들이 많기에 이는 매우 중요한 '리더의 도'입니다.

마지막으로, 훔친 재물을 공평하게 분배하는 행동, 즉 '인'은 전략의 성공으로 일궈낸 성과물을 극소수의 경영자나 대주주가 독점하지 않고 그 성공을 이룬 모든 이들에게 각자 기여한 만큼 공정하게 평가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려는 리더십 요소입니다.

도척의 5도를 리더십의 다섯 가지 요소로 정리하면 이렇게 되겠네요.

성(聖): 비즈니스 마인드
지(知): 전략적 사고
용(勇): 실행력
의(義): 책임감
인(仁): 공정한 평가/보상

만약 어떤 이가 리더라는 감투를 쓰고 있음에도 이 다섯 가지 요소 중에 하나라도 가지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를 '강도만도 못한 사람'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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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워크의 비결은 '낄끼빠빠'   

2025. 3.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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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자주 듣는 팟캐스트가 하나 있습니다. '월말 김어준'이란 유료 팟캐스트인데요, 과학, 철학, 미술, 고전 문학, 음악, 취미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가 출연하여 고급스럽고 전문적인 지식들을 여러 에피소드로 만들어 월 단위로 발행하는 방식의 팟캐스트입니다. 여러분도 청취를 추천 드리는데요, 유튜브 채널로도 '맛보기 방송'을 들을 수 있습니다. 가끔 몇몇 에피소드는 무료로 풀 버전이 풀리기도 합니다.

저는 박문호라는 과학자가 나오는 에피소드를 특히 좋아하는데요, 이 분은 물리학, 천문학, 생물학, 지질학 등 분과 학문들을 '통섭'하는 내용으로 본인의 지식을 풀어냅니다. 그는 어느 에피소드에서 일반인들과 함께 몽골의 초원을 탐사하는, 소위 '몽골 탐사단'이란 프로그램을 여러 번 진행하며 얻는 교훈 하나를 공유하는데요, 바로 제가 오늘 여러분께 말씀 드리고자 하는 바입니다.

그것은 '문제가 발생하면 입을 닫으라'는 교훈입니다. 이 말에 고개를 갸웃할 것 같은데요, 박문호 박사가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한 이유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짐작컨대 몽골의 초원 지역은 비포장 도로뿐이라서 탐사단을 태운 미니버스의 타이어가 종종 펑크가 나곤 합니다. 아무도 없는 오지에서 발생하는 문제라서 탐사단원 전체가 협력해야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고 그는 말합니다.

 



그는 '모르면 문제 해결에 나서지 말라'고 일갈합니다. '빵꾸'가 난 상황을 보면서 각자가 '이렇게 해보자, 저렇게 해보자'라며 아이디어를 내봤자 아무런 도움이 안 되거든요. 운전께나 해본 사람이나 과거에 타이어 펑크를 경험한 이들이 아무리 조언한들 운전 기사를 향한 '배 놔라, 감 놔라' 식의 조언에 불과합니다. 

혹은 옆에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아닌 것 같은데...여기에서 이렇게 고립되면 어쩌지' 라고 줄곧 끌탕을 한다면 운전 기사는 수리에 집중하지 못하겠죠. 화를 내지 않으면 다행일 겁니다. 모르면 멀찌감치 빠져서 입을 닫는 것이, 아니 그 시간에 다른 유익한 활동을 하는 것이 운전 기사를 돕는 일이고 빨리 펑크를 수리하는 방법입니다. 박문호 박사는 탐사단을 인솔했던 여러 번의 경험으로 이를 절감했던 겁니다.

코끼리의 몸무게는 얼마나 될까요? 이런 질문을 들으면 아마도 여러분은 코끼리의 몸무게를 바로 추측하기 시작할 겁니다. 모르면서 말이죠. '1톤은 넘겠지? 아냐, 웬만한 트럭 크기는 되니까 5톤 가량일거야.'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처럼 모르는 것도 열심히 '머리를 굴리면' 답을 맞출 거라고 착각하는 게 우리의 습성이라고 해요. 인간의 머리가 뛰어나다 보니 알지 못하는 것도 알아낼 수 있다고 과신하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타이어 펑크를 해결하는 일도 머리를 맞대고 소위 '팀워크'를 발휘하면 바로 해결할 수 있다면서 '협력'을 지나치게 과신하곤 합니다. 해당 분야나 기술을 모르는 사람들끼리 아무리 협력해 봤자 문제가 해결되기 만무합니다. 이상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으면 다행이죠. 이걸 꼬집는 속담이 바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가 아닐까요?

팀워크는 팀원들이 문제에 '다같이 달라 붙어서 다같이 해결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식의 팀워크는 축구공만 보면서 몰려 다니는 동네 축구일 뿐이죠. 문제가 생기면 그걸 가장 잘 알고 가장 잘 해결할 줄 아는 이가 문제 해결을 주도하도록 하는 게 먼저입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이러쿵저러쿵 훈수 둘 생각은 말고 입을 닫아야 합니다. 그가 도와 달라고 할 때만 기꺼이 도와줘야 합니다.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질 줄 아는, 시쳇말로 '낄끼빠빠'의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 것이죠. 

저는 적어도 문제 해결에 있어서 이런 행동과 마인드가 좋은 팀워크의 비결이라고 봅니다. 리더라면 이런 식으로 팀워크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다같이 달라붙어서 다같이 해결하는 협력이 능사는 아닙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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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 모르게 저지르는 차별   

2024. 12. 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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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리뷰하는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동영상을 볼 때면 이런 소리가 꼭 나옵니다. “이 차의 스티어링 휠(핸들)은 돌리기가 쉽지 않아서 여성 운전자들에겐 힘들 것 같네요.”, “이 차는 작고 귀여운 스타일이라서 여성 오너분들이 꽤 좋아할 것 같다고 생각해요.”, “손이 작은 여성 운전자분들은 이 레버를 잡기가 쉽지 않을 거 같아요.” 

어떤가요? 적어도 한번쯤 들어본 멘트일텐데요, 혹시 여러분은 그런 말에 동의합니까? 여자는 힘이 약하고 체격이 작으며 우락부락한 SUV가 아니라 작고 귀여우며 컬러풀한 디자인을 선호한다는 편견이 깊이 배인 멘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스운 건 여자 리뷰어들도 이런 멘트를 자주 날린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주위를 돌아보면 여자들이 그런 편견에 ‘적확하게’ 들어맞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음을 금세 알 수 있습니다. 연희동의 모 약국에서 일하는 여성 약사는 체격이 작고 목소리도 여리여리하지만 클래식 포르셰를 타고 굉음을 내며 출퇴근을 합니다. 어느날 저는 멀어져 가는 그녀의 차를 보며 엄지척을 했습니다. ‘여자가 저런 차를?’이란 의미가 아니라, 그녀의 취향이 부러워서였죠.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모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태평양 대표(여성이다)는 다루기가 까다롭고 힘이 들며 승차감도 좋지 않다고 알려진 모 SUV를 몰고 다닙니다. 외모나 말투 어디에서도 그 차를 연상시키는 구석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물론 ‘통계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근력이 약하고 체격이 작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동차를 비롯한 여러 제품이나 음식, 문화 상품 등에 대한 ‘취향’까지 남성과 통계적으로 구분되는 것은 아닙니다. 취향과 선호는 성별과 무관합니다.

여성을 약한 존재라고 단정하며 말하는 자동차 리뷰어들은 “이 차의 스티어링휠은 좀 빡빡하네요. 부드러운 스티어링을 선호하시는 분들은 이것을 감안하고 선택하셔야겠습니다.”라고만 말해야 옳습니다. “키 작은 사람이나 여성 운전자분들에게는 불편하겠네요.”라는 식으로 말한다면 그건 키 작은 사람들과 여성 전체에 대한 차별적 발언이 아닐 수 없죠. 차별이 별 건가요? 취향을 키나 성별 등 태생적 속성으로 재단하는 게 바로 차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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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아이에게 떡 하나 더 주는 까닭   

2024. 12. 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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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마을에 한 노인이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오랜 기간 집 안에서만 은거하며 지낸 노인은 행색이 남루했고 어딘가 모르게 기이한 면모를 풍겼습니다. 그래서인지 동네에 사는 10살 짜리 철 모르는 꼬마들은 그런 노인을 놀려대기 일쑤였습니다. 아이들은 방과후 집으로 가는 길에 노인의 집 앞에서 노인의 이상한 면모에 대해 비웃곤 했습니다. 어느 날 오후, 노인은 밖에서 아이들이 자신을 가리키며 못생기고 바보 같은 대머리라고 크게 조롱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노인은 한 가지 꾀를 생각해냈습니다. 그는 여느 날처럼 자신을 놀려대는 아이들을 앞마당에서 만났습니다. 노인은 "내일 너희들 중 누구나 여기에 와서 지금처럼 무례한 소리를 질러대면 각자에게 1달러씩 주겠다"라고 말합니다. 이 제안을 들은 아이들은 다음날에 노인의 집 앞을 찾아와 흥에 겨워 욕설을 마구 질러댔습니다. 

노인은 그 소리가 듣기 싫었지만 꾹 참고 아이들 모두에게 1달러씩 나눠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내일도 오늘처럼 똑같이 와서 욕설을 퍼부으면 각자에게 25센트씩을 주겠다"라고 말합니다. 25센트라는 돈이 나쁘지 않은 제안이라 생각한 아이들은 그 다음날에도 노인의 집 앞에 와서 욕지거리를 해댔습니다. 노인은 군말하지 않고 약속대로 25센트를 아이들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너희들에게 1센트 줄 테니 내일도 와서 이렇게 해라."라고 말했습니다. "1센트라고?" 아이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더니 노인에게 "됐어요!"라고 말하고는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아이들은 노인의 집앞에 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노인을 욕하는 소리도 들을 수 없었죠.

노인은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즐거워서(?) 하던 행위에 돈으로 보상함으로써 아이들이 자신을 놀려대는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를 사라지게 만들고 '외적 동기(extrinsic motivation)'로 대체했습니다. 돈에 의해 유지되던 외적 동기는 노인이 1센트라는 푼돈을 주겠다고 말하자 이내 사라져 버렸고 아이들은 더 이상 노인을 욕하는 행위에서 재미를 찾을 수 없었던 겁니다. 노인의 이야기는 어떤 일에 대한 보상이 사람들의 내적 동기를 갉아먹을 뿐만 아니라, 보상이 줄거나 없어지면 흥미가 떨어져 더 이상 그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을 꼬집고 있습니다.

우리 말에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주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말이 안 되는 속담이라는 생각이었는데, 이제 살펴보니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미운 아이의 미운 짓에 보상을 하면 그 미운 짓을 할 내적 동기를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는 뜻 아닐까요?

"A를 하면 B를 주겠다"라고 말하는 방식의 보상은 사람들로 하여금 A보다는 B에 집중해 버리는 역효과가 발생합니다. "일 잘 하면 돈을 주겠다"라는 보상 방식은 직원들에게 일보다는 돈이 더 중요하다는 엉뚱한 신호를 주는 꼴입니다. 또한 오로지 돈이라는 외적 동기에 의해 일의 즐거움을 확인 받도록 직원들을 조건화합니다.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조성하려는 보다 근본적인 해법을 외면한 채 외적 동기를 강화하는 쉽고 빠른 대증요법을 가함으로써 직원들을 내적 동기가 사라진 '외적 동기의 노예'로 만들지 않았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운 아이에게 떡 하나를 더 주는 이유가 무엇인지 상기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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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의 폭력은 나약함 때문   

2024. 12. 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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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는 '스탠포드 감옥 실험'이라는 유명한 연구를 수행한 학자입니다. 그는 이 실험을 통해 평범한 인간들이 악인의 모습을 나타내는 이유는 그 사람이 원래 악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에게 주어지는 역할과 상황이라는 점을 우리에게 보여주었죠. 그는 '자신이 나약함이 상대에게 노출될 것을 불안해 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말합니다. 이를 간단하게 '노출 불안'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지배자의 위치에 있을 때, 그리고 심지가 박약할수록 자신으로부터 지배 받는 사람들로부터 약한 사람이라고 평가 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마음이 커집니다. 만약 자신의 나약함이 드러나면 그들이 자신을 업신여기거나 나아가 공격까지 할 것이라는 망상에 빠지기도 하죠. '나약하게 보이면 저들이 우리를 우습게 여기고 폭동을 일으킬거야' 라는 경직된 사고방식에 휘말립니다. 특히 돌아가는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을 때 노출 불안은 극에 달합니다. 

크고 작은 조직에서도 노출 불안의 현상이 가끔씩 나타납니다. 내외부 환경이 조직의 성과에 악영향을 미칠 때, 구성원들이 리더에게 극도의 불만을 표출하거나 여러 정책에 강력하게 반발할 때 노출 불안을 보이는 리더들이 간혹 있습니다. 그들은 '구성원들에게 현 상황을 상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서는 안 돼. 그렇게 하면 분명히 나를 우습게 볼거야. 강하게 나가야만 해' 라고 결심하고 소위 '강경책'이라는 카드를 구성원들에게 내보입니다.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을 때 유화책보다는 강경책이 더 자주 등장하는 까닭은 강경책이 문제 해결의 속도와 효과가 크다고 착각하기 때문인데요, 속을 파고 들어가면 리더 자신의 위신과 신뢰감을 보호하려는 심리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위신과 신뢰감이 한번 무너지면 권위가 약화되고 권력을 잃고 만다는 사고의 악순환이 머리 속에서 끝없이 순환하면서 커뮤니케이션 단절, 협상 불가, 무리한 억제 등 강경 일변도의 정책에 더욱 천착하게 됩니다.

피지배 계층의 반발을 강경 진압하거나 협상의 기회를 차단하는 것 외에 노출 불안의 심리가 일으키는 악효과는 한번 결정한 사항은 절대 수정하지 않고 밀고 가려는 독단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의사결정이 잘못됐다라는 신호가 곳곳에서 들어와도 이미 실행 중인 계획을 수정하거나 중단하려 들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을 조직에 반하는 내부의 적으로 규정짓기도 합니다.

노출 불안이 이런 잘못된 행동과 의사결정을 야기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할 수만 있다면 어려운 상황이나 난국에서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겁니다.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노출 불안 심리를 걷어낸다면 강경책이 아니라 유화책이, 억압보다는 화합이, 일방통보보다는 협상과 설명이 조직(회사, 지자체, 국가 등)의 안정과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할 테니까요. 존 F. 케네디는 "정중함은 나약하기 때문이 아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남들에게 자신의 능력과 존재를 인정 받고자 나약함을 감추지는 않는지, 그로 인해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는지 리더는 매순간 스스로를 성찰해야 합니다. 12월 3일, 그 자가 우리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여러분은 다 알 겁니다. 그 짓을 저지른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노출 불안이라는 어두운 심리는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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