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많은 직원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2023. 12. 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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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은 긍정적인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평가하곤 합니다. 호기심이 높은 직원일수록 문제를 자주 발견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곤 하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 많이 제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조직에 활력을 주기도 하죠. 그렇기에 호기심 문화를 장려하는 조직이  많고 대부분의 리더들은 호기심이 높은 직원을 그렇지 못한 직원에 비해 좋은 평가를 내립니다.

하지만 호기심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상사가 호기심이 높은 직원을 항상 좋게만 바라보는 것은 아닙니다. 호기심은 '호기심다워야' 의미가 있지요. 조금만 궁리하거나 찾아보면 알 수 있는 현상이나 문제에 대해서 질문을 쏟아내는 직원이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가 천진난만한 얼굴을 하며 '그것은 왜 그렇죠?', '어떻게 하는 거죠?'라고 물어보며 동료 직원들과 리더의 시간을 빼앗고 있다면, 여러분은 그 직원의 호기심을 '호기심답다'고 여기겠습니까? 

 



아마 여러분은 100프로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텐데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그렇지 않다'고 말할 근거가 있으면 좋을 겁니다. 다행히 마크 볼리노(Mark C. Bolino) 등의 연구자들이 내놓은 논문에 그 근거가 아주 잘 제시돼 있더군요.

볼리노는 900명 이상의 리더와 직원들에게 설문을 돌려서 직원들의 호기심 수준과 그들이 타인의 눈치를 얼마나 잘 보는지(긍정적 의미의 눈치)를 측정했습니다. 여기에서 눈치란 '정치적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볼리노는 관리자들에게도 설문을 돌려서 각 직원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얼마나 '말을 잘 안 듣는지(불복종)' 등을 측정했죠. 

데이터를 취합해 보니까 호기심 많은 직원일수록 리더에게 불복종하는 경향을 보이고, 그렇기에 리더에게 비호감인 존재가 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능력(눈치)이 높으면서도 동시에 호기심이 높은 직원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리더의 말에 잘 복종하고 호감을 주었던 것이죠. 

볼리노는 추가 연구를 통해서 '호기심이 얼마나 건설적이냐'가 리더가 직원에게 느끼는 호감을 결정한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여기서 건설적인 호기심이란 어려운 문제를 파고드는 것인데 반해, 비건설적인 호기심은 너무나 쉬운 문제에 지나치게 많은 질문을 던지는 것을 의미하죠. 리더가 건설적인 호기심을 보이는 직원에게 더 호감을 느낀다는 점, 이것이 볼리노의 최종 결론이었습니다. 무턱대로 질문을 퍼붓는 식의 호기심보다는 '눈치껏' 정치적 능력을 발휘하고 자신의 호기심을 잘 통제해 '적시'에 질문할 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리더는 직원들이 건설적인 호기심을 갖도록 유도해야 하고, 직원 본인들도 호기심다운 호기심을 표출하도록 스스로를 잘 통제할 줄 알아야 합니다. 호기심을 마구 발산할 경우, 직원들은 리더로부터 '말 안 듣는 위험한 직원'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참고논문
Thompson, P. S., Bolino, M. C., Norris, K. R., & Kuo, S. T. (2023). Unconstructive curiosity killed the cat: The importance of follower political skill and constructive curiosity to avoid leader perceptions of insubordination and unlikability.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178, 104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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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의사결정하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의사결정은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의사결정이 리더의 일이라 해도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린다면 실패는 자명하죠.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수록 다음의 6가지 단계를 명확하게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늘 기억하기 바랍니다. 그래야 구성원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동시에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1. “내가 무엇을 결정해야 하는가?”라고 물어라
피상적인 문제에서 헤매고 있는지 살피고 실제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세요. 또한 그 결정이 자신의 책임범위 안에 있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대신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 그에게 결정을 위임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얼마나 시급한지 판단하라
중요한 결정이지만 시급하지 않다면 결정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세요. 커다란 파급효과를 야기하는 문제는 합의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3.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 그들을 참여시킬지 결정하라
결정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 결정 결과를 알아야 할 시람들은 누구인지 파악하고, 그들에게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싶은지를 물어보세요. 그리고 그들을 실제로 참여시켜야 하는지도 결정하기 바랍니다.

4. 결정이 어떻게 내려질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라
결정이 투표를 통해 내려지는지, 개인에게 거부권이 주어지는지, 의견만 단순히 청취하는 것인지 등을 이해관계자들에게 자세히 설명해야 합니다. 이해관계자들의 눈치를 보느라 설명을 모호하게 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5. 이해관계자의 의견에 감사하라
그들의 의견에 감사를 표하고 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는지를 한번 더 상기시켜야 합니다. 결정 결과가 그들이 원한 것이 아니더라도 그들의 동의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6. 의사결정에 집중하는 쪽으로 회의를 진행하라
정보전달이 아니라 의사결정을 중심으로 회의의 아젠다를 설정하세요.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사람을 회의에 참석시키고, 그 사람의 의사결정 방법을 서로 공유해야 합니다. 그리고 회의 참석자 모두가 충분히 의견을 개진하도록 독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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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안에 책쓰기를 완성하는 방법?   

2023. 11.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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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저술한 작가 이안 플레밍. 그는 2주도 안 되는 시간 안에 한 권씩의 제임스 본드 책을 집필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어떻게 책을 완성해 냈을까요? 그는 '강제된 지루함의 규칙(Rule of forced boredom)'이라는 방법을 썼다고 하는데요, 이게 대체 무엇일까요?

 

 


알고보니 그것은 아주 간단한 방법이었습니다. 방해 요소가 없는 평범한 호텔 방에 스스로를 격리시켜서 글쓰기에 집중했던 것이죠. 그는 호텔 방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단 2가지라고 스스로에게 강제했습니다. 책을 쓰든지,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든지! 그외에 다른 일(전화하기, 편지쓰기, TV보기 등)은 절대로 허용하지 않았던 것이죠. 자기통제에 재능이 있었는지 그는 자기자신을 잘 다스릴 수 있었고 2주 안에 책 한 권씩을 뚝딱 써냈던 겁니다.

몇 년 전에 저도 이안 플레밍의 방법을 두 번 정도 써먹은 적이 있습니다. 아마존의 독특한 일하는 방식을 다룬 책 <순서파괴(Working Backward)>를 번역할 때 저는 4박 5일 동안 여의도의 모 호텔에 틀어박혀서 번역만 했었습니다. 마감일이 다가와서 어쩔 수 없이 그래야 했는데요, 지금 생각하면 미친 속도와 양으로 일을 했답니다. 하루에 30페이지씩(원서 기준), 총 120여 페이지를 번역했으니까요. 다른 일을 병행하면서 번역을 하려면 1개월 이상 걸리는 양을 고작 4박 5일만에 해치운 것이죠.

두 번째로 제가 이안 플레밍의 방법을 적용한 것은 <일이 끊겨서 글을 씁니다>를 최종 완성해야 할 때였습니다. 이때도 4박 5일 동안 광화문 근처의 호텔에 머물면서 책쓰기에 열중했는데요, 정말 '토가 나올 정도'로 원고를 보면서 수정을 반복해야 했죠. 다행히 4박 5일 안에 최종 원고가 완료돼서 바로 편집에 들어갈 수 있었답니다. 책이 예상보다 많이 팔리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 책이지만, 그래도 제가 초고를 쓰기 시작해 편집까지 모두 완료하고 직접 인쇄소를 찾아가 책이 '생산'되는 모든 과정을 함께 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과정이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자신의 행동을 목표 쪽으로 잘 유도해야 합니다. 잘 유도하려면 일정 부분 스스로에 대한 강제도 필요하죠. 목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적절하게 설정하는 것도 성취감 제고와 성과 창출에 매우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요즘에 저는 다시금 '강제된 지루함의 규칙'을 써볼까 궁리 중입니다. 딱히 일이 있어서라기보다 그렇게 혼자 틀어박혀 있으면서 '무료한' 시간을 즐기고 싶기 때문입니다. 심심함이란 감정을 마지막으로 느꼈던 게 언제였을까 싶네요. 이야기가 옆으로 좀 샜는데요, 목표에 집중하려면, 혹은 저처럼 휴식에 집중하려면 강제 장치를 설정하는 걸 고려해 보세요.

만약에 환경 설정이 어렵다면(예를 들어, 호텔 같은 곳에 일주일씩 틀어박혀 있기 어렵다면) 적어도 자신을 산만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방해 요소들(TV, 인터넷, 주변인들 등)을 그냥 둬도 일을 잘 할 수 있다고요? 에이, 거짓말하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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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리더가 되겠다고 하면 소는 누가 키우나요?   

2023. 11. 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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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관리자와 리더 중 무엇으로 불리고 싶은가요? 아마도 대다수(70% 이상)가 “당연히 리더로 불리고 싶죠!”라고 답할 것 같은데요, 제가 강의할 때 수강생들에게 동일한 질문을 던져보니 대략 퍼센테이지가 그렇더군요. 

왜 관리자보다는 리더로 불리기를, 그리고 관리자보다는 리더가 되기를 사람들은 더 원할까요? 리더라는 말이 멋져 보여서일까요?  요즘처럼 변화가 빠르고 중국 대만 갈등이라든지, 러시아 우크라이너 전쟁이라든지 여러 돌발변수가 팡팡 터지는 소위 ‘불확실성의 시대’를 헤쳐나가려면 관리자의 역할에 머물러서는 절대로 안 될 것 같아서일까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람들은 관리자보다는 리더가 되고 싶어합니다. (둘다 되기 싫다는 사람도 제법 있지만...)

 



'리더'와 '관리자'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구글에서 leader와 manager의 차이를 검색해 보면, 아마도 다음과 같은 비교표를 쉽게 접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요, 이런 식의 비교표가 지닌 문제는 관리자의 역할을 구태의연하고 열등한 것이라고 사람들에게 오해시킨다는 데 있습니다. 성공적인 경력과 거리가 먼 것으로 여기게 만들죠. 하지만 조직에서 관리자의 역할은 없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이 표를 잘 들여다 보세요. 조직에서 다들 리더 역할만 추구한다면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까요?

매일 제품을 생산해 유통시키고 대금을 회수하며 회사의 곳간이 텅비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사람들이 모두 장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비전/전략에 쏠려 있고 How는 아랑곳하지 않고 What만 강조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결과(성과)가 나온다면 효율 따위는 부차적인 문제라 치부하고 사람에 관심을 집중하느라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소홀히 한다면 또 어떻게 될 것 같은가요?

관리자의 역할이 기업 경영에 필수적이지만 다들 반짝반짝 빛나는 리더를 지향하고 있으니 여기에서 발생하는 괴리가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맙니다.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자의 마음 속에는 “왜 나에게 왜 이런 일을 맡기는 거지? 나는 리더가 될 사람이라고!”라는 불만이 점차 자라나고 이런 불만은 일의 가치를 ‘리더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편견을 공고히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리더 깜냥이 아닌 자들에게 리더를 동경하게 만드는 일은 직원 본인에게도 회사에게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과정으로 ‘리더 육성’이니 ‘리더십 향상’이니 하는 이름을 붙이는 교육부서의 작명 관행 역시 이런 오해를 부채질한다고 봅니다. 관리 교육이라고 하면 ‘뽀대’가 안 나서 그런가요?

당연한 말이지만, 관리자와 리더가 적절한 비율로 균형을 이뤄야 조직이 제대로 굴러갑니다. 관리자와 리더는 새의 양 날개와 같습니다. 어느 한쪽이 비대해지거나 쪼그라들면 새는 땅으로 곤두박질치죠. 걷잡을 수 없는 ‘리더 과잉의 시대’를 묵묵히 견뎌내는 성실한 관리자들이 도태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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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에게 일을 잘 시키는 상사가 되려면?   

2023. 11. 27.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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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경영자 중 한 사람로 일컬어지는 인텔의 앤디 그로브(Andrew S. Grove)는 직원들에게 '일을 잘 위임하는 방법'에 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신의 목적과 선호하는 접근방식을 올바르게 전달하는 것이 성공적인 업무위임의 핵심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는 자신의 책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에서 권한위임이 잘 이루어지려면 다음과 같은 사항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여기에서 위임자는 일을 시키는 상사이고, 피위임자는 상사의 지시를 받는 직원을 의미합니다.)

위임자와 피위임자가 동일한 정보를 공유하라
위임을 하기로 했다면 확실하게 위임하라
리더 본인에게 익숙한 업무를 위임하라(그래야 모니터링하기 쉽다)


직원이 완벽하지 않아도 위임하라(그래야 성장한다)
실수의 결과를 고객이 부담하는 경우라면 위임을 조심하라
위임한 업무를 일일이 모니터링하며 개입하지 마라

앤디 그로브의 조언에서도 나타나듯, 일을 위임한다는 것은 자유방임과는 거리가 멉니다. 직원들에게 업무를 위임했으니 알아서 문제를 잘 헤쳐 나갈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 위임은 아니죠. 말이 위임이지 사실 리더에게 그 직원이 일을 잘 수행할지 모니터링할 책임이 새로 부과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직원들에게 일 시켜놓고 나는 좀 쉬어야지, 하며 뒷방에 물러앉을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리더의 중대한 결격사유입니다. 그런 리더에게 자리를 보전시켜 줄 조직은 이제 사라져 버렸죠. 일 시켜놓고 본인은 좀더 어렵고 좀더 차원 높은 일에 집중하기 위해 앞으로 나서는 리더가 위임을 제대로 하는 사람임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직원에게 맡겨도 되는 일인지 평가하는 방법      https://infuture.kr/1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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