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없이 팀을 설계하지 마세요   

2011. 2. 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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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지식이 복잡해지면서 이제 한 사람의 천재가 문제를 홀로 해결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또한 개인이 무언가를 새로 발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늘어났죠. 로버트 R. 브리트는 "20세기를 거치는 동안 사상가들이 위대한 혁신을 이룰 때의 나이가 이전보다 6세 정도 높아졌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개인이 혼자 일할 때에 그렇다는 소리입니다. 우리는 혼자 일하는 것보다 힘을 모아 함께 일하는 것이 더 효과적임을 알기 때문에 문제가 복잡해져도 비슷한 시간 내에 풀어낼 수 있죠.

그러한 증거는 혼자서 까다로운 문제를 풀 때보다 여럿이 그룹을 이룰 때 더 빠르다는 것을 밝혀낸 일리노이 주립대(어바나-샴페인 소재)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76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수행했는데, 학생들을 각각 2명, 3명, 4명, 5명으로 구성된 여러 그룹들로 나눈 다음에 문제를 냈습니다.



그들이 각 그룹에게 낸 과제는 '문자-숫자 코드 깨기' 문제였습니다. 실험자는 "여기에 있는 10개의 알파벳 하나하나에 각각 0부터 9까지의 숫자들이 매칭되어 있다"라고 말하고는 "EED + ECD + EFG 는 얼마인가?"라는 문제를 학생들에게 제시했죠. 학생들은 이 문제를 맞히기 위해 실험자에게 몇 번이고 질문할 수 있었습니다. 단,  학생들에게는 "A+B는 무엇입니까?"라는 식의 질문만 허용되었고, 실험자는 답을 숫자로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숫자에 해당하는 알파벳을 불러주었죠. 학생들은 이런 질문과 답을 통해 알파벳 각각에 매칭되어 있는 숫자를 알아내야 했습니다. 이것이 문자-숫자 코드 깨기 문제의 방식입니다.

연구팀은 5명으로 이뤄진 그룹의 학생들이 평균 6.83회의 질문만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6.83회라는 기록은 문자-숫자 코드 깨기에 뛰어난 실력을 보이는 5명의 개인들보다 우수한 것이었습니다. 3명 짜리 그룹과 4명 짜리 그룹도 역시 개인들보다 성적이 높았습니다. 그룹의 규모가 3명이든, 4명이든, 5명이든 통계적으로 성적의 차이는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2명으로 이뤄진 그룹의 성적은 2명의 개인이 각각 혼자서 문제를 풀 때의 성적과 통계적으로 동일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적어도 3명의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는 해석을 이끌어냈습니다. 간단히 말해 3명이 모여야 문제해결의 임계질량(critical mass)에 도달한다는 뜻이죠.

그러나 이 연구의 시사점이 이것만은 아닙니다. 3명으로 이뤄진 그룹에 인원을 추가해봤자 문제해결력이 더 나아지지 않는다는 게 어쩌면 더 중요한 시사점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그룹의 규모가 3명, 4명, 5명일 때가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5명을 초과해 버리면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가 어려워지기 시작합니다.

연구 결과로 증명된 바는 없지만(혹은 이미 증명됐는데 제가 못찾은 것일지도) 제 경험상 그러합니다. 워크샵에서 그룹 토론을 진행할 때가 많은데, 어쩔 수 없이 6명이나 7명 정도씩 조를 짜면 토론에 참여하지 않고 딴청을 피우거나 멍하니 앉아있는 '무임승차자'를 예외없이 목격하곤 합니다. 한두 명 정도가 꼭 그러합니다. 그들이 다른 사람들의 열정에 찬물을 끼얹는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 탓에 결과물도 신통치 않은 경우가 많죠. 4명이나 5명일 때가 그룹 토론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고 결과물의 품질도 저의 기대를 충족시키곤 합니다.

그룹의 규모가 그보다 더 초과해서 10명 이상이 되면 어떻게 될까요? 이때는 무임승차자 문제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야기됩니다. 바로 '집단사고(Group Think)'의 폐해가 나타나기 시작하죠. 집단사고는 집단의 단결력을 유지하고 갈등을 회피하려는 무언의 압력이 형성되어 반대 의견을 묵살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일종의 '조직 질병'인 집단사고는 대기업에서 벌어지는 각종 전략회의(주로 임원들이 참가하는)나 위원회 등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죠(집단사고의 증상은 예전에 올렸던 글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레베카 코스타는 "신생기업이 대기업보다 더 혁신적인 이유는 아마도 그룹의 규모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대기업보다 보잘것없는 예산, 부실한 자원, 더 적은 수의 전문가를 가지고 대기업보다 앞서 나가는 이유는 소그룹의 이점을 백분 활용하기 때문이고, 또한 무임승차자나 집단사고가 판을 치지 않기 때문이라는 뜻이죠.

여러분이 속한 팀의 인력 규모는 얼마가 적당할까요? 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소한 3명은 되어야 하겠죠. 그렇다면 최대로 가능한 인력의 규모는 얼마일까요? 만약 여러분의 팀이 기획, 연구, 문제해결의 성격을 띤 직무를 수행한다면 5명 정도가 적당할 겁니다. 반면에, '운영(operation)'적인 성격의 직무가 팀의 주업무라면 최대 10명 정도를 하나의 팀으로 묶는 것이 좋습니다. 10명이란 숫자는 로마의 군대와 영국군이 분대 조직을 10명 내외로 설정하여 성공을 거뒀다고 주장하는 앤터니 제이의 의견에 따른 것입니다.

자리를 주기 위한 '위인설관'식 인사관행 때문에 2명 짜리 '미니 팀'을 만들어 내는 회사들이 눈에 띕니다. 반대로, 인력을 많이 투여하면 더 빨리 문제를 해결하거나 더 많은 성과가 나올 거라고 순진하게 기대하는 회사도 가끔 존재합니다. 이렇게 팀 조직을 별다른 기준 없이 내키는 대로 설계하는 일은 집단의 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회사의 성과를 갉아먹는 고질적인 잠재비용일지 모릅니다.

팀에 속한 인력의 규모가 너무 적지(2명 이하) 않게, 그리고 팀 업무의 성격을 고려하여 너무 많지(11명 이상) 않게 설정하는 균형 잡힌 시각이야말로 물건을 팔아 이윤을 남기는 일보다 더 큰 잠재이익의 원천은 아닐까요? 그러니 함부로 팀을 설계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참고논문 : Groups perform better than the best individuals on letters-to-numbers problems: effects of group size.)  (*참고도서 : '지금, 경계선에서', 레베카 코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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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목을 없애지 말고 인정하라   

2011. 2.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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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글을 올립니다. 이 글을 처음 보신 분들은 어제 올린 포스팅을 먼저 읽으셔야 이해가 될 겁니다. 어제는 동전 옮기기 게임을 통해 '병목(제약)이 있어야 출하량이 오히려 늘어난다'란 이상한 현상을 실증해 보였습니다.

헌데, 병목을 만들어 두면 출하량은 늘지만 사람들 앞에 놓은 동전들은 많아지는 부작용이 생깁니다. 생산 라인을 예로 들면 재공품이 기계들 사이사이에 쌓여간다는 뜻이죠. 재공품이 많아지면 그만큼 돈이 묶이기 때문에 현금유동성의 큰 골치거리가 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오늘 소개하겠습니다.



앞에서 했던 게임 규칙에서 두 개만 변경하면 재공품(사람들 앞에 놓은 동전)의 수가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요점은 '병목의 처리 능력에 맞춰 동전을 공급하고, 병목 앞에 충분한 재공품을 투여한다'입니다.

말이 좀 어렵죠? 쉽게 말하면, 동전을 최초 공급하는 현빈에게서 주사위를 빼앗은 다음(주사위를 던지지 못하게 한 다음), 병목으로 설정된 태현이가 던진 주사위 수만큼만 동전을 라인에 투입하도록 한다는 뜻입니다. 태현이가 주사위를 던져 4가 나오면, 현빈이는 뒷사람인 동건이에게 동전 4개를 전달하게 만드는 것이죠.

그리고 병목인 태현에게는 12개의 동전을 가지고 게임을 시작하도록 합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동전 4개로 게임을 시작하죠. 태현에게 동전 12개를 주는 이유는 동전이 모자라서 주사위에서 나온 수보다 적게 옮기는(즉, 처리하는) 경우를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다시 말해, 병목이 놀지 않고 최대한 가동되도록 만들기 위해서죠. 게임의 규칙을 이렇게 바꾸면 라인 상의 재공품은 줄어드는 효과가 금방 발생합니다. 아래의 그림을 보시죠(잘 안 보이면 클릭!).



처음에 28개의 동전으로 게임을 시작했는데, 한 달이 지나고 나니 오히려 재공품의 수가 하나 줄어 들었습니다. 게다가 출하량은 라인을 평준화시켰을 때보다 높습니다. 병목의 처리 능력에 맞게 동전의 흐름을 조절하니 병목을 두었을 때만큼의 출하량을 나타내고 또한 재공품이 크게 사라지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발생한 겁니다. 이 또한 신기한 현상입니다. 무조건 원재료를 투입하는 것보다 라인에서 병목을 일으키는 기계(혹은 사람)의 처리능력에 맞도록 생산을 계획해야 한다는 뜻이죠. 이는 비단 생산 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하나의 프로세스 상에서 함께 일할 때에도 유념해야 할 교훈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들지 모르겠습니다. 병목의 처리능력을 조금 높이면 출하량이 더 늘지 않을까, 라고 말입니다. 예를 들어 병목인 태현이에게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주사위를 2개 주면 어떨까요? 출하량이 늘어날까요? 이렇게 하면 라인을 평준화하는 것과 같은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주사위를 모두 1개씩 갖는 것과 모두 2개씩 갖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병목의 처리능력을 높이는 것보다 병목의 변동성을 줄이는 쪽으로 개선하면 앞에서 했던 3개의 게임보다 출하량이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병목 역할을 담당하는 태현이는 주사위를 하나 가지고 있기 때문에 1부터 6까지의 변동성을 가지는데, 이것을 4부터 6까지의 변동성으로 줄이면 됩니다. randbetween(1, 6)을 randbetween(4, 6)으로 바꾸면 되죠. 아니면 주사위가 1이나 2가 나오면 무조건 4로 치고, 3이나 4가 나오면 5로 치고, 5나 6이 나오면 6으로 치는 방법을 쓰면 됩니다.

이렇게 게임의 규칙을 한번 더 바꾸면 아래의 그림과 같이 출하량이 90개 이상이 됩니다. 똑같은 기간에 무려 20개 이상 많은 동전을 출하시킨 겁니다.


그리고 보다시피 한 달이 지난 후의 재공품 수(사람들 앞에 놓인 동전의 합)는 29개에 불과합니다. 병목인 태현이가 옮길 수 있는 동전 수의 변동성을 줄이니까 이렇게 놀라운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확인하고 싶다면, 아래의 excel 파일을 다운로드해서 직접 시뮬레이션해보기 바랍니다.


자, 이제 정리를 하겠습니다.

첫째 라인을 평준화시키려고 애쓰는 것보다 일부러 하나의 병목을 설치하는 것(혹은 인정하는 것)이 더 많은 매출을 일으킵니다.

둘째, 병목의 처리능력에 맞게 다른 기계(혹은 사람)의 처리능력을 동기화시키고, 병목에게 충분한 재공품 재고를 갖게 하면, 전체 라인의 재공품 재고를 줄일 수 있습니다.

셋째, 병목의 변동성을 개선하면(줄이면), 더 많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드럼-버퍼-로프'라는 말로 설명하는데, 관심 있는 분들은 제약이론을 재미있는 소설로 풀어 쓴 '더 골'을 읽어보기 바랍니다.

어제와 오늘, 동전 옮기기 게임을 통해 소개한 제약이론 이야기가 어려웠을지도 모르겠군요. 글로 읽는 것보다 직접 사람들과 게임을 진행해 보면 금세 이해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제약이론이 주로 생산 라인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법론으로 많이 쓰이지만, 개인의 삶이나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는 조직생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최적화 혹은 평준화가 답이 아니라, 부족함을 부족함 그대로 인정하는 관점이 더 현명함을 일깨우니 말입니다.

아무쪼록 어제와 오늘 올린 글이 여러분으로 하여금 제약이론에 대해 흥미를 가지게 된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제 제약이론은 어렵다는 제약(?)에서 벗어나셨나요? ^^

덧글 :
어떤 분이 어제 올린 글을 보고 '왜'가 부족하다고 언급하더군요. 그런 현상(병목을 인정하면 출하량이 느는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가 글에서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뉘앙스였습니다. 저도 이유를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 말을 듣고 '중력은 왜 존재하는가?'란 의문과 같다고 생각했답니다. ^^

(*참고도서 : '더 골', '속도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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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목이 꼭 있어야 하는 이유   

2011. 2. 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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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여러분이 생산관리자라고 가정해 보세요. 알다시피 원재료가 생산 라인에 투입되어 하나의 제품이 생산되고 출하되기까지 여러 개의 공정을 거쳐야 합니다. 여러분이 라인을 최적화시킬 생각이라면, A기계에서 가공되어 나온 중간제품(이를 재공품이라고 함)이 곧바로 B기계로 투입되도록 하고 싶을 겁니다. 그래야 각 재공품이 기계들 사이사이에 쌓여있지 않고 물 흐르듯 여러 기계들을 흘러서 완제품이 될 테니 말입니다. 또한 각 기계가 '노는 시간' 없이 계속 돌아가는 라인을 구축하고 싶을 겁니다. 예컨대 앞공정을 기다리느라 놀고 있는 후공정 기계가 없도록 말이죠.

이를 '라인 평준화'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A기계가 1분에 2개의 재공품을 가공하고 B기계가 1분에 1개의 재공품을 가공한다면, A기계와 B기계를 1 대 2의 비율로 라인에 깔아서 재공품 재고가 쌓이지 않게 하는 것이 평준화의 개념이죠. 이렇게 하려면 일단 A기계와 B기계가 오차 없이 정해진 시간에 가공을 끝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A기계가 1분에 2개를 만들어 내야 하는데 원재료 투입이 늦어진다든지 고장으로 잠시 운행을 중단하면 뒤에 있는 B기계는 놀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여러분은 최종제품 하나가 만들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를 택트 타임(tact time)이라고 함)의 변동을 줄여야 하는 숙제가 주어집니다. 거칠게 설명했지만, 이런 과정을 바로 라인 평준화라 하죠.

하지만 라인의 변동성을 과연 줄일 수 있을까요? 공급업체가 원재료를 늦게 갖다 준다든지 고객으로부터 긴급한 오더가 떨어진다든지 등 외생변수 뿐만 아니라, 기계의 고장이나 유지보수, 작업자의 착오 등으로 발생하는 각종 내생변수들이 라인을 평준화된 상태로 그냥 놔두지를 않습니다. 변동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래서 재공품들이 기계들 사이에 산처럼 쌓이고 최종제품을 출하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진짜 그러한지 시뮬레이션을 해볼까요? 생산 라인을 예로 들면 생소할지 모르니, '동전 옮기기' 게임으로 평준화된 라인의 문제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여기에 여섯 명의 사람이 있습니다. 현빈, 동건, 상우, 태현, 도연, 정민, 이렇게 6명이 각자 주사위를 던져서 나온 수만큼 동전을 뒤로 전달하는 게임을 생각해 보죠. 이때 현빈은 동전 공급자라서 충분히 많은 양의 동전을 가지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다섯 명은 각각 4개씩 총 20개의 동전을 가지고 게임에 임합니다.

준비가 되면, 각자 동시에 주사위를 던집니다. 그런 다음, 현빈은 동건에게, 동건은 상우에게, 상우는 태현에게... 이런 식으로 주사위에서 나온 수만큼의 동전을 뒷사람에게 전달합니다. 이때 한 가지 규칙은 주사위에 나온 수보다 현재 가지고 있는 동전의 수가 적으면, 그만큼만 뒷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상우가 가지고 있는 동전의 수가 3개인데 주사위에서 6이 나왔다면, 6이 나왔다 해도 3개만 태현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규칙은 뒷사람에게 먼저 동전을 전달한 다음에 앞사람에게서 동전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앞사람에게서 받은 동전과 자신이 가진 동전을 합해서 뒷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님).

맨 끝에 있는 정민은 '공정'의 마지막 단계이기 때문에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수만큼 동전을 라인 밖으로 '출하'시키면 됩니다. 게임 규칙이 조금 까다로운가요? 천천히 읽어 보면 이해가 될 겁니다. 여섯 사람 모두 1개씩의 주사위를 가졌기 때문에 평준화된 라인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사위는 1부터 6까지의 수를 나타내므로 라인의 변동성을 상징하죠.

주사위를 한번 던지는 것을 1일로 가정하면, 20번은 1개월을 의미합니다(주말 제외). 주사위를 20번 던지면(즉, 한 달 동안 라인을 돌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정민이는 1개월 동안 총 몇 개의 동전을 출하할 수 있을까요? 주사위의 수는 1부터 6까지니까 평균값을 계산하면 3.5입니다. 그리고 주사위를 20번을 던진다고 하니까 평균 70개(=3.5 * 20)의 동전이 출하되리라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틀리고 맙니다. 다음은 Excel을 사용해서 동전 옮기기 게임을 시뮬레이션한 모습입니다(잘 안 보이면 그림을 클릭하세요).

덧글 : Excel에서는 주사위 던지기를 randbetween(1,6)이라는 함수로 대신했습니다. randbetween() 함수가 진정한 난수(random number)를 내지 못한다는 문제를 제기하는 분이 꼭 있을 텐데, 실제의 주사위도 완벽하게 균질한 물체가 아니거니와, 어차피 라인의 변동성을 대신하기 위함이므로 randbetween() 함수가 별로 문제될 것이 없는 좋은 대체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70개 정도가 출하될 줄 알았는데, 고작 52개가 출하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처음에 20개로 시작한 재공품의 개수가 한 달이 지나자 45개로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는 기계들 사이에 재공품들이 쌓여있는 라인의 모습과 같습니다.

아마 여러분 중 누군가는 주사위가 1부터 6을 가지기 때문에 일부러 변동을 크게 잡아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변동폭을 줄여본 다음 시뮬레이션해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그건 여러분이 직접 한번 해보기 바랍니다. 변동폭을 줄인다고 해서 동전의 출하량을 늘리기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될 겁니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각자에게 주사위를 2개씩을 주어서 변동폭을 1에서 12로 오히려 늘려도 동전 출하량이 높아지는 방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라인의 평준화를 의도적으로 깨뜨리는 방법입니다. 역시 동전 옮기기 게임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겠습니다.

태현이에게만 주사위를 하나 주고, 나머지 다섯 사람에게는 주사위를 2개씩 주고 동전을 옮기게 해보겠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태현이는 라인의 '병목'이 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최대 12개의 동전을 옮길 수 있지만 태현이는 기껏해야 6개를 옮길 수 있으니 말입니다.

아마 여러분은 병목과 같은 제약이 생기면 그만큼 출하량이 적으리라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다음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이런 예상도 여지없이 빗나가고 맙니다.


시뮬레이션할 때마다 출하량이 바뀌긴 하지만, 앞에서의 경우(평준화된 경우)보다 평균적으로 더 많은 동전을 출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태현이라는 제약을 일부러 설정하자 출하량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높아지는 현상이 참 신기합니다. 믿기지 않으면 직접 해보기 바랍니다.

시뮬레이션하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Excel 파일을 올리니, 다운로드해서 확인하기 바랍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문제는 있습니다. 재공품이 굉장히 증가한다는 점입니다. 위의 그림을 보면 처음에 20개로 시작한 동전이 78개로 늘어나 사람들 앞에서 쌓여있습니다. 주사위가 하나 밖에 없는 태현이가 적은 동전 밖에 처리할 수 없어서 그 앞에 재공품들이 쌓이기 때문입니다. 재공품이 많다는 말은 하나의 제품을 출하시키기 위해 라인에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재공품에 그만큼의 돈이 묶이기 때문에 현금유동성을 악화시킨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재공품의 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글이 너무 길어지니 여기서 줄이고, 내일 이어가는 것이 좋겠군요.

이미 알아차린 분도 있겠지만, 오늘 설명한 내용은 엘리 골드랫이란 물리학자가 주장하는 '제약이론(Theory of Constraint, TOC)'의 한 부분입니다. 노는 기계 혹은 노는 인력 없이 프로세스를 구축해도 자체의 변동성 때문에 예상치 못한 '비효과'가 발생한다고 제약이론은 말합니다. 또한 시스템 상에 '태현'과 같은 제약을 의도적으로 설치하면 재공품은 쌓일지언정 출하되어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최종제품의 수는 더 늘어난다는 점이 제약이론의 요점이기도 합니다.

제약이론에서는 출하되어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제품(혹은 서비스)를 쓰루풋(throughput)이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생산의 목적은 라인을 평준화함으로써 개별 기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쓰루풋을 극대화함으로써 돈을 버는 데에 있겠죠. 그래서 제약이론은 바로 쓰루풋을 높이기 위해 라인을 평준화한다는 생각을 버릴 것을 요구합니다. 오히려 제약을 인정하고 그것에 리듬을 맞추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라고 말합니다. 위의 게임이 단적으로 이를 증명하죠.

병에 목이 없으면 액체를 따를 때 흐름을 조절하기가 어렵습니다. 병목이 없으면 아주 세심하게 조절해야 액체를 따를 수 있죠. 병목(bottleneck)과 제약이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효율보다 효과를 우선하려면 흐름을 조절하는 데에 제약을 이로울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기 바랍니다. 이 또한 중용의 마인드이니까요.

(*참고도서 : '더 골', '속도전쟁')
(*내일 나머지 내용을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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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하는 회사의 2가지 징후   

2011. 2.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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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문명의 꽃을 피웠던 마야 문명은 왜 갑자기 멸망했을까요? 거대한 제국을 형성하며 위세를 떨치던 로마는 왜 분열되었을까요? 거대 석상인 '모아이'를 만들 만큼 높은 문화 수준을 자랑한 이스터 섬의 사람들은 왜 서로 잡아먹을 지경까지 이르러 붕괴되고 말았을까요? 이들 문명이 몰락한 원인들에 대해 많은 고고학자와 인류학자들이 여러 가설을 내놓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계속된 가뭄이 원인이다, 이방인들의 침입을 막지 못해서다, 자원을 무분별하게 써서 없앴기 때문이다, 등등이 그렇습니다. 모든 의견이 다 일리가 있지만, 애석하게도 이들 문명의 몰락을 아우르는 근본원인들을 잡아내지는 못합니다.

'지금, 경계선에서'의 저자인 레베카 코스타는 과감하게도 여러 문명들이 몰락한 근본원인 2가지를 제시합니다. 그녀는 문명의 몰락을 나타내는 2가지 징후로 '정체 상태'와 '믿음이 지식과 사실을 대신하는 상태'임을 지적합니다. 그리고 현대 문명에서 이 2가지가 점점 뚜렷해진다고 경고합니다.



'정체 상태'란 문명이 거대하고 복잡한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해결할 수 없게 될 때를 의미합니다. 마야인들은 고질적인 물 부족과 식량 부족 문제를 겪으면서도 수천 년을 유지했습니다. 이는 그들이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수천 년이나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점점 심각해지는 자원 부족 문제를 저수지를 만들거나 수로를 정비하는 등 예전에 했던 방법 그대로 해결하고자 고집했죠. 저수지를 만들어 봤자 비가 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데도 말입니다. 그들은 인구를 이동시킨다든지 새로운 수원(水源)을 찾는 등의 획기적인 해결책은 생각해 내지 못하는 정체 상태에 빠지고 말았죠.

이렇게 문제해결에 실패하자 '믿음이 지식과 사실을 대신하는' 현상들이 심각해졌습니다. 신체가 절단된 여성과 어린 아이들의 유해가 발굴됐다는 것은 마야인들이 종국에는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주술 행위에 집착했음을 말해 줍니다. 마야인들은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이고 논리적인 해법을 멀리하고 격노한 신을 위로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으로 인식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2가지 징후는 왜 발생하는 걸까요? 코스타는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언급하면서 진화론적으로 설명합니다. 바로 인간의 진화 속도가 문명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매우 더디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알다시피 인간이 문명을 이루며 살게 된 것은 고작 1만 년 전의 일인데, 1만 년이란 시간은 두뇌가 진화하기에는 턱없이 짧은 시간입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발생하는 문제의 복잡성 역시 심화되고 결국 인간의 두뇌로 풀 수 있는 지점을 넘어서는 '인식의 한계점'에 도달하게 된다는 게 코스타의 주장입니다. 인식의 한계점에 이르면 기존에 계속해왔던 미봉책을 적용하다가 다음 세대에 책임을 전가해 버리는 지경까지 갑니다. 이것이 문명이 붕괴하는 진정한 원인이라고 코스타는 말합니다.

'정체 상태'와 '믿음이 지식과 사실을 대신하는 상태', 문명 몰락의 2가지 징후가 기업의 흥망을 가늠하는 데에 더없이 좋은 열쇠입니다.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서 한때는 별로 심각하지 않았던 문제들이 여기저기서 불거지고 복잡성을 더해갑니다. 매출이 점점 떨어진다든지, 시장에서 지배력을 상실해 간다든지, 직원들의 애사심이 희미해져 간다든지 등의 문제 등은 기업의 생존을 위태롭게 만들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이것저것 여러 방법을 써봅니다. 가격을 인하하거나, 틈새상품을 출시하거나, 직원들의 성과평가를 강화하거나, 연봉을 인상해 보거나 하는 방법을 동원합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완화책이거나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회사의 존속을 위해서는 기존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거나, 컨셉트가 완전히 다른 제품 개발에 뛰어들거나 하는 전면적이고 혁신적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마야인들이 한곳에 모여 문제를 심각하게 만드는 인구를 분산시키는 해결책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듯이 웬만해선 그런 해결책을 떠올리지 못합니다. 설령 누군가가 혁신책을 내놨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고 맙니다. 단순히 '해보지 않았다'란 이유만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행하죠. 반대하는 자들이 내놓는 대안이란 과거에도 여러 번 시행했던(하지만 그리 효과적이지 못했던) '열심히 하자' 식의 해결책들입니다.

이것이 바로 코스타가 지적하는 '정체 상태'입니다. 시장 지배력이 약화되는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는 데도 문제해결에 한 발자국도 나아지 못하고 완화책이나 미봉책들이 문제를 저절로 해결해 줄 거라 믿고 기대하죠. 그리고 시장에서 유행하는 경영기법들을 적용하면 회사가 금방이라도 좋아질 것처럼 믿고 거액을 쏟아 붓습니다. 효율을 높이면 효과도 높아지리라 헛된 기대심에 사로잡힙니다. 급기야 믿음이 사실을 대신하는 상태에 빠지고 맙니다.

모 회사는 2005년에 외국기업을 주인으로 맞이하면서 기업을 회생시킬 목적으로 공격경영 전략을 기치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새로운 성장동력 없이 영업망의 확충으로만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방안이 주를 이뤘습니다. 그것은 매일매일 되풀이되어 강조해 왔던 영업강화 전략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시장과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의 기준을 제시하려는 전략은 무시한 채 단순하게 영업을 강화하여 많이 팔아내는 것을 공격경영이라 이름 붙이긴 어렵겠죠. 공격경영이란 말 대신 ‘전통적인 전략의 가속화 방안’이란 이름으로 바꿔 부르는 것이 적절합니다. 애석하게도, 그 회사의 공격경영은 익숙한 먹이를 ‘더 많은 인력과 비용을 들여서 더 열심히 찾아내자’라는 의미로밖에 해석되지 않습니다. 결국 이 회사는 최근 들어 또 다른 외국기업에게 팔리면서 여전히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회사는 지금 복잡한 문제를 기존 방법으로만 해결하려는 '정체 상태'에 빠져 있지는 않습니까? 이 방법, 저 방법 써보면 언젠가는 문제가 해결되겠지, 하는 '믿음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습니까? 이 2가지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면, 여러분은 무언가 혁신적인 해결책을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대안 없는 반대는 그만 두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머지 않아 마야인들의 운명을 경험할지도 모를 테니까요.

(* 참고도서 : '지금, 경계선에서', 레베카 코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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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은 유전일까 노력일까?   

2011. 2.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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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계에는 오랫동안 계속되온 해묵은 논쟁들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본성 대 양육(Nature vs. Nurture)’ 논쟁입니다. 본성을 주장하는 진영에서는 인간의 행동이 부모에게서 받은 유전자로 결정된다고 믿는 반면, 양육론자들은 유전자보다 환경이 인간의 성격이나 지능을 결정하는 변수라고 주장합니다.

본성론자 중 대표격인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인간의 행동이 동물보다 지능적인 이유는 이성이 본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 동물보다 많은 본능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반면 양육론자들은 인간은 태어날 때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채 태어난다는 ‘빈 서판(Blank Slate)’ 개념을 들고 나오면서 반격을 가합니다. 게다가 인간의 유전자수가 고작 3만개 밖에 안 된다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의 결과는 인간의 행동을 결정짓는 데에 환경이 결정적으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는 양육론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었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본성론자들이 주장하는 유전적 결정론, 그리고 양육론자들이 내세우는 환경 결정론 중 무엇이 옳다고 생각합니까?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논리적 오류 중에는 '양자택일의 오류'라는 것이 있습니다. 두 개의 주장이나 대안이 있을 때 '둘 중 하나만을 반드시 택해야 한다'는 압박을 가해서 원하는 쪽으로 사람들의 의견을 몰고 갈 때 쓰는 말이죠. 이에 대해서는 예전에 쓴 글 '양자택일의 함정'을 참조하기 바랍니다.

과학 저술가인 매트 리들리(Matt Ridley)는 본성론자와 양육론자 모두에게 양자택일의 오류에 빠져있음을 꼬집습니다. 그는 유전(본성)과 환경(양육)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인간의 행동을 결정한다면서 ‘양육을 통한 본성’이라는 제3의 개념을 주장합니다. 유전자(본성)가 밑그림을 그리면 거기에 환경(양육)이 색칠을 하여 인간을 완성한다는 것이 '양육을 통한 본성'이라는 개념이죠.

예를 들어 아름다운 외모는 유전에 의해 전해지기 때문에 확실히 본성의 요소라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음식, 위생, 운동, 화장 등의 후천적 환경과 노력도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더욱 돋보이게 하는 데 매우 중요하죠. 따라서 아름다운 외모는 본성과 양육의 합작을 통해 완성됩니다. IQ도 마찬가지입니다. IQ에 대해 아직 논란이 있지만 유전과 환경이 각각 50%씩 IQ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과학자들 사이에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둘 중 어느 것도 IQ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죠.

여러 기업들의 교육체계를 살펴보면 직무별 특성이나 개인의 역량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반 교육'의 개념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그 이유는 타고난 본성이야 어찌됐건 동일한 교육을 시키면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은 아닐까요? 여기엔 양육론자들의 ‘빈 서판’ 개념이 녹아 있습니다.

효과적인 교육시스템이란, 개인이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소질(본성)의 차이를 인정하고 감춰진 그것을 외부로 드러내도록 만드는 체계를 말합니다. A라는 교육에 1인당 1만원이 소요되고 그 효과는 평균 2만원이라고 해보죠. 전직원이 100명일 때, 100만원을 들여 모두에게 A를 교육시킨다면 그 효과가 200만원이 될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개인별로 필요성도 다르거니와 개인의 소질도 다르기 때문이죠. 200만원의 효과가 나오려면, 1만 원짜리 교육을 여러 가지 만들어서 직원들 개개인의 본성에 적합한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차별적인 교육을 통해 각자의 본성을 발현시키는 것이 ‘양육을 통한 본성’의 의미죠.

우리는 보통 능력주의를 이야기합니다. 능력이 중요하지 그 사람의 유전적 배경(본성)을 문제삼지 말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안 될 게 없다는 '자기계발 개념'이 확대되면서 이런 생각이 일반화됐죠.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하지만 본성 역시 개인의 능력을 형성하는 데 절반의 책임을 집니다. 직원들의 역량을 계발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할 때 본성과 양육을 적절히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방향이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서 뜨뜨미지근하다 여기겠지만, 능력은 본성과 양육의 절묘한 합작품임을 깨닫는 중용의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참고자료 : '이타적 유전자', 매트 리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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