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는 경영진이 더 많이 저지른다   

2012. 3. 16.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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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이 많거나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과연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규칙을 잘 지키고 윤리적일까요? 소위 상류 계층의 사람들은 거짓말을 덜 하고 부정을 덜 저지를까요? 우리는 그들이 그렇지 않다는 심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리학자인 폴 피프(Paul K. Piff) 등은 이런 의심을 명확한 물증으로 증명하는 여러 가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피프는 자동차가 재산의 많음과 높은 사회적 지위를 상징한다고 가정하고 자동차의 메이커와 외양에 코드를 부여하기로 한 다음 차들이 몰리는 4차선 도로에서 어떤 자동차가 자기 순서를 기다리지 않고 교차로 가로질러 부당하게 끼어들기를 많이 하는지 일일이 세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랬더니 최고급 자동차 운전자들은 30% 넘게 끼어들기를 하는 반면, 가장 낮은 등급의 자동차 운전자들은 7~8% 정도 끼어들기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험을 확장하여 자동차들이 교차로로 다가가기 위해 횡단보도를 얼마나 침범하는지를 조사했더니, 가장 낮은 등급의 자동차 운전자들은 한번도 횡단보도의 선을 밟지 않았으나 최고급 자동차 운전자들은 무려 45% 넘게 횡단보도를 침범했습니다. 이 두 실험은 고급차일수록 교통법규를 더 자주 위반한다는 통념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피프는 실험 방식을 달리 하여 참가자들에게 8가지 가상 시나리오를 읽게 한 후에 그들이 각 시나리오에서 묘사된 행동을 얼마나 따를 가능성이 있는지 적도록 했습니다. 각 시나리오는 가상의 인물이 무언가로부터 부당하게 이득을 취하려는 이야기가 기술돼 있었죠. 이 실험은 스스로를 상류 계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다른 이들에 비해 비윤리적인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를 드러냈습니다.



이번엔 협상 과정에서 상류 계층의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를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피프는 입사를 원하는 가상의 지원자가 고용주와 함께 임금 수준을 협상하는 상황을 참가자들에게 말하면서 지원자가 지원한 직무가 불안정해서 곧 없어질 거라는 사실을 일러줬죠. 참가자들은 고용주가 지원자에게 해당 직무의 안정성에 관해 진실을 말할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를 적어야 했습니다. 상류 계층으로 분류된 참가자들은 고용주가 정직하게 고백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했고, 탐욕에 대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태도가 있다고 평가된 참가자일수록 고용주가 진실을 말하지 않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추가로 통계 분석을 실시한 결과, 부분적이지만 상류 계층의 개인들은 다른 계층의 사람들보다 탐욕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속임수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음이 나타났습니다.

상류 계층의 사람들이 속임수를 잘 쓴다는 사실은 컴퓨터 모니터 상에 띄운 가상의 주사위 실험에서 보다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참가자들은 주사위를 모두 다섯 번 던질 수 있었는데, 나오는 숫자의 합이 클수록 상금을 탈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진행자로부터 들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주사위를 던질 때마다 나오는 숫자를 자율적으로 기록해야 했죠. 하지만 주사위 숫자의 합은 항상 12가 되도록 사전에 조작된 실험이었습니다. 예상대로(?) 상류 계층으로 평가된 사람일수록 합계를 속이는 비율이 더 많았습니다. 

피프의 연구는 실험실에서나 현실에서 상류 계층일수록 법규를 어기고 탐욕적으로 행동하며 비윤리적인 결정을 선호하고 속임수를 거리낌없이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상류 계층의 사람들은 왜 그런 경향을 보이는 걸까요? 그들은 지위나 직업적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독립적이고 프라이버시를 보호 받기 때문에 사회적인 제약이 적고 비윤리적인 행동으로 인한 제재를 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피프는 설명합니다. 또 그들은 자신들이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고 다른 이들의 평가에 신경을 그다지 쓰지 않으며 목표 지향적인 경향이 커서 비윤리적인 행동을 합리화하기도 합니다. 

조심스러운 시도이지만, 피프의 연구 결과를 기업 내에 대입해 보면 어떨까요? 전반적으로 경영자들은 직원들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강제화된 성과지표, 통제 시스템, 규칙, 관료화된 조직 구조 등은 어쩌면 직원들은 기회만 생기면 부정을 저지른다는 가정 하에 만들어진 것이라 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성인인 직원들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어린 아이로 간주한다는 증거입니다. 조직 내에서 상대적으로 지위가 낮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통제를 강화하고 체계를 공고히 한다면 그 회사는 윤리경영의 초점을 잘못 맞추고 있는 겁니다. 직원들에 의해 잘잘하게 저질러지는 부정보다도 고위직이 아무 거리낌없이 휘두르는 부정이 더 잦고 더 심각하고 더 뻔뻔할 수 있음을 외면하는 것은 아닐까요?

부정을 저지르는 자는 스스로가 부정을 저지를 자격(?)이 있다고 믿는 사람, 부정의 수준을 실제보다 평가절하하는 사람, 아랫 사람을 많이 두고 권한이 많은 사람들일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권한 없이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윤리경영을 강조하기 전에 경영진들을 단속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불편하더라도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비리나 부정은 경영진이 더 많이, 더 심각하게 저지릅니다.

여러분 조직에서 대부분의 부정은 누가 저지른다고 생각하십니까?


(*참고논문)
Higher social class predicts increased unethical behav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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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칙이 직원들을 '복지부동'하게 만든다   

2012. 3. 1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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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몰아치는 망망대해에 탑승정원을 초과한 배가 위태롭게 떠 있습니다. 이 배가 구조선이 올 때까지 버티려면 적어도 1명의 승객이 바다에 빠져야 희생되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승객들 모두가 구조선이 오기도 전에 익사하고 말 겁니다. 한 사람만 희생되느냐, 아니면 모두 죽느냐, 이런 윤리적 딜레마에 빠질 때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누군가 1명을 선택해 바다에 빠뜨리려 할까요, 아니면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을까요?

약간 다른 예이지만 이런 경우도 생각해 보죠. 조직 내에서 파워를 가진 누군가가 고객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히는 제품의 결함을 알면서도 모른 척 한다는 것을 발견한 직원이 내부고발자가가 되어 그 사실을 외부에 알리려 할까요, 눈 감으려 할까요? 내부고발자가 되면 조직 내 다른 구성원들로부터 직간접적인 위해를 겪게 될 터이고 결국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또는 어렵게 고발한 사건이 조직의 힘에 눌려 유야무야돼 버린다면 자신의 용감한 행동은 아무런 가치를 얻지 못해 참담함을 느껴야 할지도 모릅니다.



피터 드치올리(Peter DeScioli), 존 크리스트너(John Christner), 로버트 쿠르즈반(Robert Kurzban)은 사람들이 행동을 요구하는 윤리적인 딜레마나 갈등에 빠질 때 '행동하지 않는' 대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밝혔습니다. 모두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개는 배가 가라앉는 모습을 바라보거나 조직의 비리에 눈을 감고만다는 것이죠. 연구자들은 실험참가자들을 무작위로 '소유자(owner)'와 '수취자(taker)'로 구분한 다음, 소유자들에게 1달러씩 나눠줬습니다. 

수취자들은 소유자에게서 자기 몫으로 10센트나 90센트를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헌데 얼마를 가져올지를 수취자가 결정을 바로 내리지 못해서 15초가 경과되면, 수취자는 85센트를 가질 수 있었고 소유자는 한푼도 못 가지게 했습니다. 소유자에게서 90센트를 가져오는 것과 아무 결정을 하지 않고 자기만 85센트를 받는 것(동시에 소유자는 빈털털이가 되는 것)은 모두 이기적인 결정이겠죠. 연구자들은 소유자와 수취자의 심리 게임에 제3의 참가자인 '심판자'를 참여시키는 옵션을 추가했습니다. 심판자들에게는 수취자들의 결정을 지켜보고 수취자가 가져간 돈의 감액을 판단하는 역할이 주어졌습니다. 심판자들은 수취자들이 가져간 돈에서 최대 30센트를 감할 수 있었죠. 연구자들은 이렇게 심판자가 참여하는 게임과 참여하지 않는 게임을 나누어 진행했습니다.

수취자들은 어떻게 행동했을까요? 10센트나 90센트를 가지겠다고 바로 결정을 내렸을까요, 아니면 아무 결정도 하지 않고 시간이 경과하길 기다렸다가 85센트를 받았을까요? 우선 심판자가 참여하지 않는 게임에서 수취자들 중 65퍼센트는 90센트를 가지겠다고 결정했고 28퍼센트는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고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렸다가 85센트를 받았습니다. 이와 달리 심판자가 참여하는 게임에서는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는 수취자가 51퍼센트로 늘어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벌을 주겠다고 하니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결정'을 택하는 경향이 커진 것이죠. 또한 10센트만 가지는 '상대적으로 이타적인' 수취자들은 심판자가 없을 때는 8퍼센트였지만 심판자가 개입하자 3퍼센트로 줄었습니다.

그렇다면 심판자들은 어떻게 행동했을까요? 심판자들은 수취자가 소유자로부터 90센트를 가져가겠다고 결정을 내리면 평균 20.8센트의 돈을 감액했습니다. 하지만 수취자가 시간이 가길 기다렸다가 혼자서 85센트를 가져가면 평균 14.4센트의 돈을 제했습니다. 심판자들의 눈에는 수취자가 90센트를 갖겠다고 내리는 결정이 아무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보다 더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비쳤다는 의미입니다. 

심판자가 게임에 참여하면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inaction) 경향이 커져서 소유자의 피해가 더욱 커지고, 심판자는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을 상대적으로 좋게 봄으로써 소유자의 피해를 방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 실험의 결과는 참 아이러니합니다. 제3자의 비난이나 제재가 존재할 때 갈등을 일으키는 윤리적인 결정을 회피하고 '무행동(inaction)'을 택함으로써 그런 비난과 제재를 면제 받으려는 동기가 발생합니다.

무행동의 이유는 무행동 그 자체가 의도를 모호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위 실험에서 수취자가 아무 결정을 취하지 않으면, 심판자의 머리 속은 '수취자에게 꿍꿍이가 있는 것일까? 수취자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일까?'하는 생각들이 서로 얽히겠죠. 또한 무행동에 비해 행동(action)으로 인한 결과는 머리 속에 강하게 각인되기 때문에 무행동을 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행동으로 낳은 나쁜 결과는 무행동으로 인해 생긴 나쁜 결과보다 더욱 나쁘게 여겨지고 더 큰 비난을 받는 법이죠.

이 실험은 공공의 안녕과 혜택이 중요하지만 제품의 위해를 외부에 고발하지 않은 채 방관자로 남고자 함을 추측케 합니다. 내부고발자가 되어 자신은 사회에 기여했다는 고차원적인 이득을 얻고 소비자들 또한 나쁜 제품으로부터 보호 받는 혜택을 얻는 상황, 방관자로 남음으로써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시키는 반면 소비자들은 아무런 혜택을 얻지 못하는 상황, 이 두 선택지 중에서 많은 이들이 후자를 택하고 마는 심리적인 한계성을 보여줍니다. 이 실험을 확장하여 해석하면(비록 다른 실험으로 밝혀져야 하지만), 벌칙의 존재가 사람들의 이타적이고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하기보다는 무행동을 통한 이기적 욕구를 자극할지 모릅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벌칙이나 제재를 도입할 때는 사람들의 '무행동 욕구'를 오히려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벌칙이나 제재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간단한 해법이지만, 그 해법이 문제를 고착시키거나 악화시킬지 모릅니다. 지금 여러분 조직에서 실행하는 여러 종류의 벌칙이 직원들의 복지부동을 권장(?)하는 것은 아닐까요?


(*참고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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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의 능력을 믿지 마라   

2012. 3. 1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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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다니엘 카네만이 아직 햇병아리 심리학자였던 1955년의 일이었습니다. 당시 21살이었던 그는 심리학 학사 학위를 취득하자마자 이스라엘 군에 배속되어 지원병들을 대상으로 한 '적성 인터뷰'를 총괄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임무는 대학을 갓 졸업한 햇병아리에게 맡기기엔 중책이었지만 1955년은 이스라엘이 새로 건국한지 겨우 7년 밖에 안 된 터라 카네만 같이 심리학 학사 학위 밖에 없는 사람조차 중용될 수밖에 없었죠.

그가 담당한 적성 인터뷰의 목적은 심리적 측정 테스트와 면담을 통해 지원병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전투 임무를 수행하기에 적정한지를 평가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원병 개개인이 보병, 포병, 장갑병 등과 같은 병과(兵科)에 얼마나 적합한지 점수를 매겨야 했죠. 먼저 카네만은 대부분 젊은 여성으로 구성된 인터뷰어 그룹을 조직하여 몇 주 동안 인터뷰에 관련한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인터뷰는 지원병 1명 당 15~20분 정도 소요하기로 했는데, 지원병이 군대에서 얼마나 적응을 잘 할지에 관한 전반적인 인상을 파악하는 데 초점이 모아졌습니다.



그러나 이 시도는 거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카네만은 후에 자신의 책 'Thinking, Fast and Slow'에서 밝힙니다. 지원병이 군대에서 얼마나 임무를 잘 수행할지를 예측하는 데에 인터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겁니다. 카네만은 이런 상황을 시정하라는 독촉을 받았지만 인터뷰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주변의 아랍국가와의 '2차 중동 전쟁'을 앞두던 때였기 때문입니다. 햇병아리 심리학자로서는 아주 난감한 상황이었겠죠.

고심을 거듭하던 카네만은 폴 밀(Paul Meehl)이 쓴 'Clinical vs. Statistical Prediction'이란 책을 1년 전에 읽었다는 것을 기억해 냅니다. 그 책에서 밀은 통계적 공식을 기반으로 한 판단이 직관적인 판단보다 우수함을 여러 가지 증거로 증명해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전문 면접관들로 하여금 대학교 신입생을 45분간 인터뷰하여 그 해 말의 성적을 예상하도록 하는 연구가 있었습니다. 물론 면접관들에게 각 학생의 고등학교 성적, 적성검사 결과, 자기소개서 등이 주어졌죠. 허나 그들의 예측력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단순하게 신입생의 고등학교 성적과 적성검사 점수만 가지고 공식을 만들어 예측한 결과보다 못했기 때문입니다. 통계 공식을 통한 예측은 14명의 면접관 중 11명의 것보다 더 정확했습니다. 

카네만은 밀의 연구로부터 인터뷰 개선의 방향을 명확히 정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어에게 주관적 판단을 폭넓게 인정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고 그들의직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여지를 최소화할 '공식'을 찾아 적용하는 것이 문제의 해법이었던 겁니다. 인터뷰어가 개인적으로 무엇에 더 관심을 두고 무엇에 더 많은 흥미를 느끼느냐에 따라 예측의 결과가 왜곡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죠. 그는 지원병의 특성을 '책임감', '사회성', '남성으로서의 자존심' 등 6개의 항목으로 구분하여 항목별로 구조화된 질문을 설계한 다음, 인터뷰어들이 각 항목을 독립적으로 평가하도록 절차를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지원병을 어느 병과에 배속시킬지를 최종 결정하는 권한은 인터뷰어들에게 허용하지 않고 오직 각 항목의 점수들을 합산하여 결정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인터뷰어들은 자신들의 권한이 사라지는 데 대해 약간 반발하긴 했지만, 이렇게 개선된 방법은 확실히 효과가 있었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몇 개월 후에 지원병이 배속된 각 지휘본부의 평가 기록을 살펴보니, 과거에 했던 인터뷰 방식보다 훨씬 예측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예측이 완벽하지는 못했지만 6개 항목으로 지원병의 특성을 각각 계량화하여 측정한 방식이 인터뷰어가 직관에 의해 총점을 매기는 방식보다 훨씬 정교했던 겁니다. 카네만은 이러한 개인적 경험을 통해 직관적 판단을 묵살해서는 안 되지만 그것을 믿지는 말아야 함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노벨상을 타고 유명해진 그가 45년만에 자신이 근무했던 육군 기지에 초대됐을 때 그는 자신이 개선했던 인터뷰 방식이 거의 그대로 쓰인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감회에 젖습니다. 이렇게 크게 변화되지 않고 오랫동안 쓰인다는 것 자체가 직관보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공식'이 더욱 우수함을 알리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그는 말합니다.

카네만의 사례는 비록 오래 전의 에피소드이지만 기업이 인터뷰를 통해 지원자를 평가하고 선별하는 방식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인터뷰 전에 충원하고자 하는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특성(역량)들을 결정해야겠죠. 이때 너무나 많은 특성을 설정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카네만이 했듯이 6개 내외가 적절합니다. 또한 각 특성은 서로 겹치는 부분 없이 배타적이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각 특성별로 서너 개의 구조화된 질문을 설정하고 5점 척도나 7점 척도로 측정할 준비를 갖춰야 합니다.

인터뷰에 임할 때 반드시 하나의 특성에 대한 점수를 평가하고나서 다음 특성의 평가를 위한 질문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한 지원자의 인터뷰가 끝나고 다른 지원자가 들어오기 전의 토막 시간에 모든 특성을 몰아서 측정하면 흔히 말하는 '후광 효과'에 의해 평가가 왜곡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카네만은 이 점을 특히 강조하면서 주의를 당부합니다. 

지금 여러분 조직에서 실시하는 면접의 방식이 카네만이 초기에 멋모르고 실시했던 방법과 비슷하다면, 면접관(보통 조직 내의 관리자나 경영자)들의 직관을 과대평가한다는 것입니다. 밀을 위시한 여러 명의 학자들이 이미 밝혔듯이, 경험 많은 전문가들의 '눈'은 의외로 정확하지 못합니다. 물론 직관이 우수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상(impression)이나 감각에 의해 평가가 크게 좌우될 우려가 있을 때, 기존의 데이터가 많이 존재하거나 과정을 진행하는 가운데 데이터를 충분히 생성할 수 있을 때, 현재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와 미래의 사건 사이의 인과관계가 어느 정도 존재할 때, 직관은 데이터에 자리를 내주어야 옳습니다.

직관보다는 데이터를 중시하고 그것에 근거하여 판단을 내리는 것이 실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복잡한 주관적 판단보다는 단순하게 숫자 몇 개를 더하거나 빼서 결과를 추측하는 것이 더 정확할 때가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여러분 조직의 면접 관행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초점을 명확히 할 수 있을 겁니다.

면접은 지원자의 인상을 평가하기 위한 자리가 아닙니다. 면접은 최대한 과학적이어야 합니다. 감으로 하는 면접은 버리세요.


(*참고 도서) 
Thinking, Fast and Slow
Clinical vs. Statistical Pred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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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해 봤자 만족도는 오르지 않는다   

2012. 3. 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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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의 개념이 옅어지면서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한번 이상 이직을 하는 추세입니다. 동료들과의 갈등 탈피, 경력개발의 기회, 높은 연봉, 자아실현 등 이직을 하는 이유야 사람마다 각기 다르겠지만, 아마도 이직의 가장 큰 동기나 계기는 결국 기존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는 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기존 직무에서 금전적으로나 비금전적으로 충분한 만족을 느낀다면 굳이 다른 직장을 찾아 나서는 힘겨운 여정을 감내할 이유가 없을 테니 말입니다. 이 때문에 이직율이 직원들의 직무만족도를 가늠하는 요소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여러 날 동안 어려운 절차를 거쳐 드디어 새 직장에 첫출근하는 날 아침, 약간의 두려움과 함께 찾아오는 설레임은 새로운 직무에 대한 만족을 기대하게 합니다. 그런 기대를 갖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이직자의 직무 만족도는 입사 초기에 상승하곤 합니다. 설사 새로 들어온 회사가 예전의 회사보다 객관적으로 볼 때 힘든 근무 조건일지라 해도 새출발한다는 감정이 직무 만족도를 끌어올립니다. 텍사스 A&M 대학의 웬디 보스웰(Wendy R. Boswell)은 이런 현상을 깨가 쏟아질 정도로 각별한 신혼부부의 모습에 빗대어 '신혼 효과(Honeymoon Effect)'라 부릅니다. 

 


하지만 신혼부부의 열렬한 사랑이 오래 지속되는 법이 없듯이 이직자의 직무 만족도는 어느 순간 정점을 찍고 하락하고 맙니다. 신혼 효과는 어느새 '숙취 효과(Hangover Effect)'로 바뀌어 입사한지 1년이 지나면 입사 초기에 가졌던 직무 만족도보다 떨어져 버립니다. 미국 남서부에 위치한 어느 공공기관의 신규 입사자 132명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연구를 수행한 보스웰은 이런 통념이 옳고 일반적일지 모른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보스웰은 신규 입사자들에게 입사 시점, 3개월 후, 6개월 후, 1년 후, 이렇게 총 4번의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입사자들은 여러 직무에 분포돼 있었는데 대부분 전문직무이거나 행정 직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었죠. 설문조사 항목은 크게 4가지였습니다. 첫 번째 항목은 새 직무와 옛 직장에서의 직무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 수준을 1점부터 5점까지의 척도로 각각 평가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 항목은 이직이 자발적인 이유 때문이었는지 해고 등의 비자발적인 이유였는지를 묻기 위한 것이었죠. 

보스웰은 경력개발의 기회 부여, 안정적인 급여와 복리후생 혜택 제공 등 세 번째 설문 항목에 포함된 18개의 세부항목을 통해 사용자(employer)가 입사자에 한 약속(commitment)를 잘 이행한다고 생각하는지의 여부를 측정했습니다. 네 번째 항목은 회사의 여러 제도, 직무의 내용, 업무 프로세스 등에 관하여 입사자가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측정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즉 얼마나 새로운 회사에 잘 적응했는지 보기 위한 항목이었습니다.

조사 결과, 입사 후 3개월~1년 사이의 직무 만족도가 입사 시점의 값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헌데 흥미로운 점은 입사 시점부터 3개월까지는 만족도가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하다가 그 이후(6개월 후, 1년 후)에는 하락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보스웰은 사용자의 약속 이행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그리고 회사 제도 등에 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에 기초하여 직무 만족도의 변화를 살펴봤습니다. 

흥미롭게도 '숙취 효과'는 사용자의 약속 이행과 회사 제도에 관한 이해 정도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평균보다 1표준편차만큼 더 높게 평가한 사람들)에게서 크게 나타났습니다. 그들의 1년 간의 직무 만족도 변화를 그래프로 그려보니 포물선 모양이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입사 후 3개월까지는 만족도가 상승하다가 그 이후로 뚝 떨어지기 시작하여 1년 시점의 만족도는 입사 시점의 만족도에도 미치지 못했죠. 초기에는 회사 측에서 제시한 좋은 조건들, 새로운 제도와 시스템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정도가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그 효과는 3개월이 지난 시점부터는 빛이 바래진다는 의미입니다.

사용자의 약속 이행과 회사 제도에 관한 이해 정도를 낮게 평가한 사람들(평균보다 1표준편차만큼 낮게 평가한 사람들)의 직무 만족도는 입사 시점부터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였고 그 후에 거의 변화가 없거나 변화폭이 작았습니다. 입사 후 1년이 지나면, 사용자가 약속을 잘 이행한다고 보든, 또 입사자가 회사에 잘 적응하든 간에 느끼는 직무 만족도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해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이로써 입사 후 3개월 지나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면 허니문 기간이 종료되고 그 이후에는 직무 만족도가 하락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일지 모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이러한 직무 만족도 하락을 어떻게 막아야 할까요? 보스웰은 신혼 효과가 숙취 효과로 진행하는 패턴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놀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입사자에게 제시한 조건들과 약속 이행 여부, 입사자의 회사 적응 등에 특별한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직무 만족도가 오르다가 저하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수용해야 한다는 의미죠. 마치 새로 자동차를 구입하면 처음에는 누가 흠집이라도 낼까 애지중지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세차하기도 귀찮아지는 마음과 비슷한 일입니다.

관리자들은 입사자들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시점에 적절하게 개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금 직무를 명료하게 인식시켜 준다든지,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도전적 과제를 제시한다든지,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든지 등의 노력을 통해 입사자들이 직무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대처해야 하겠죠. 또한 초기부터 입사자들에게 1년 내에 그러한 만족도의 변화가 있으리란 것을 솔직하게 알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입사자의 급격한 직무 만족도 저하를 예방하고 최소화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보스웰은 옛 직장에서의 직무 만족도가 새 직장에서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또한 지적합니다. 옛 직무에 부정적일수록 새 직무에 대한 만족도 저하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고, 옛 직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던 입사자일수록 새 직무에 대한 태도 변화가 별로 없으리란 점입니다. 따라서 경력 입사자의 경우 현 직무에 대한 만족도 뿐만 아니라 입사 전의 직무 만족도를 함께 평가해야 직무 만족도 조사로부터 올바른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보스웰의 연구는 이직을 계획하는 자들에게도 의미가 있습니다. 새로운 직장에서 느끼는 '새로움'은 그리 오래가지 않으니 너무 높은 기대를 가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경력개발이나 자아실현의 동기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현 직장에서의 무료함과 낮은 만족도를 견디지 못해 이직할 경우에 또다시 그런 덫에 걸릴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직자들이 처음엔 높은 열의를 보이다가 1년이 지나면 타성에 젖은 듯한 모습을 보입니까? 이를 이직자 개인 혹은 회사의 시스템에 뭔가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호들갑을 떨기보다 입사자가 조직에 적응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식할 때 올바른 해법이 나타납니다. '군기'가 빠지는 게 당연한 현상입니다.

여러분 조직에 방금 입사한 직원들은 어떨 것 같습니까? 


(*참고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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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재 받기 전, 상사의 표정을 살펴라   

2012. 3. 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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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펜 끝을 입에 무는 방법은 2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이빨로 무는 것이고, 다른 방법은 이빨이 닿지 않게 조심한 상태에서 입술로만 무는 것입니다.  여러분 옆에 연필이나 볼펜이 있다면 두 가지 방법을 따라해보기 바랍니다.  이빨만을 사용해 볼펜 끝을 물 때는 어쩔 수 없이 입이 옆으로 벌어지고, 입술로만 물 때는 입이 앞으로 나오면서 볼이 홀쭉해질 겁니다.

이때 실험 진행자가 나타나서 볼펜을 입에 문 채 종이 위에 찍힌 두 점을 직선으로 연결하라는 요청을 여러분에게 합니다. 또 종이 위에 무작위하게 찍힌 점들을 1번부터 10번까지 순서대로 연결하라고도 합니다. 작업을 마치고 나니 진행자는 여러분에게 그 작업들이 얼마나 어렵게 느껴졌는지를 10점 척도(0점부터 9점까지)로 평가하라고 말합니다. 아마 손이 아닌 입으로 점을 연결하는 작업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겁니다.



어렵게 작업을 끝내고 나니 진행자는 추가로 두 가지 작업이 더 있다는 말을 전합니다.  8개의 자음과 9개의 모음이 무작위로 인쇄된 종이를 주며 그가 요청한 세 번째 과제는 입에 볼펜을 문 채(입술로만 혹은 이빨로만) 모음에 밑줄을 치라는 것입니다. 작업을 끝내고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역시 10점 척도로 평가해야 합니다.

네 번째 과제는 지금까지의 과제와는 다릅니다. 진행자는 여러분에게 잡지에 나올 법한 만화 4편을 건네면서 각 만화가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10점 척도(0점은 재미없다, 9점은 매우 재미있다)로 평가해 달라고 말합니다.  4편의 만화들은 게리 라르손(Gary Larson)의 'The Fair Side'라는 시리즈에서 발췌한 것들로서 사전 평가에 의해 평균 6.61이란 점수를 얻은 것들입니다. 여러분이 주의할 점은 만화를 보며 재미의 수준을 평가할 때도 항상 입에 볼펜을 물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눈치가 빠른 분들은 심리학자 프리츠 스트랙(Fritz Strack), 레오나르드 마틴(Leonard  L. Martin), 새빈 스테퍼(Sabine Stepper)가 수행했던 이 실험의 목적이 무엇인지 간파했을 겁니다. 이 실험은 얼굴 표정이 판단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볼펜 끝을 입술로만 물 때의 얼굴은 찡그린 표정( '뚱한' 표정과 같음)과 유사하고, 이빨로 물 때는 입이 옆으로 벌어지기 때문에(즉 웃을 때 움직이는 근육을 동일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웃는 표정과 비슷합니다. 볼펜을 입에 무는 방법으로 얼굴 표정에 조작을 가하면 실제로 기분이 언짢거나 좋을 리 없더라도 그런 감정을 유발되고, 그렇게 변화된 감정 상태가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연구자들이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모두 4가지 과제를 수행했지만 연구자들의 관심은 만화의 재미 수준을 평가하게 한 네 번째 과제에 있었습니다. 앞의 3가지 과제는 실험 참가자들이 볼펜을 입에 문 상태에 익숙해지도록 하기 위함이었죠.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전체적으로 만화의 재미를 사전 평가 점수보다 전체적으로 낮게 평가했습니다. 아마도 입에 볼펜을 물고 있는 불편함이 만화를 실제보다 재미 없게 평가한 이유라고 추측됩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빨만으로 볼펜을 문 사람들(웃는 표정)이 입술로만 볼펜을 문 사람들(뚱한 표정)보다 상대적으로 만화를 더 재미있게 여긴다는 것이었습니다. 전자의 참가자들은 만화의 재미를 평균 5.14로 평가한 반면, 후자의 참가자들은 평균 4.32라고 평가했던 겁니다. 볼펜을 입술로 물든 이빨로 물든 참가자들이 느낀 불편함은 거의 비슷했기에 만화의 재미에 영향을 미친 조건은 바로 볼펜으로 조작된 얼굴 표정에 있었습니다. 장애인의 고충을 측정하려 한다는 엉뚱한 실험 목적을 사전에 듣고 과제를 수행한 참가자들은 이런 영향을 감지할 수 없었겠죠.

얼굴 표정의 인위적인 변화가 감정의 변화로 이어지고 그 감정이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이 실험의 결과는 이성적 판단의 어려움을 보여줍니다. 이성적 판단은 감정에 크게 좌우되고 그 감정은 별것 아닌 조작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볼펜을 무는 것 같은 행위로 조작된 얼굴 표정(얼굴 근육)이 감정에 피드백되고 그 감정은 다시 판단 매커니즘에 피드백되면서 판단 오류의 가능성을 키우는 것이죠.

무언가를 판단하거나 평가할 때 객관적 평가 능력을 과신하지 말고 자신의 감정이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 실험을 해석할 수 있습니다. 판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 자신의 감정 상태가 어떤지를 자문하고 그 감정으로 판단 결과가 왜곡될지도 모른다는 점을 인식하더라도 판단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감정이 고조되거나 저하되어 있을 때는 판단을 미루는 것도 좋은 해법이겠죠. 지난 번에 올린 '밥 먹고 합시다라고 말해야 하는 이유?'란 글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이성적이기 이전에 감정과 본능의 동물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염두에 두어야겠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무언가를 판단하거나 의사결정자에게 판단을 요청하려 합니까? 판단을 위한 근거와 자료도 중요하지만 여러분 자신과 의사결정자의 감정 상태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결재 받을 때 상사의 표정을 잘 살피세요.


(*참고 논문)
Inhibiting and facilitationg conditions of the human 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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