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질문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2024. 8. 13. 08:00
반응형

 

제가 자주 방문하는 오디오 관련 카페에 어떤 회원이 이런 질문을 올렸습니다.

"OOO가 작동이 안 되네요. 왜 그럴까요?"

흔히 나오는 질문이지만 문제는 그가 본문에 이렇게만 썼다는 겁니다. 사진 하나 달랑 올려서 말이죠. 저는 이 글을 보자마자 짜증이 났습니다. 무엇이든 물어보면 여러 회원들이 친절하게 답을 해주는 게시판이긴 하지만 밑도 끝도 없이 이렇게만 물어보고 끝을 낸 그의 태도가 괘씸했달까요? 

작동이 안 되는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그 기계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고, 그것과 다른 기계 사이를 연결하는 케이블이 옳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다른 기계의 고장 때문일 수도 있으니까요. 아니면 그저 어딘가가 끊어졌기 때문이기도 하죠. 구체적으로 어떤 원인인지 알아야 "이렇게 조치해 봐라"는 조언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아니, 그 전에 적어도 글쓴이가 "이렇게 저렇게 오디오 기기들을 연결했는데 이런저런 현상이 나타난다"라는 식으로 상세하게 설명을 해야 다른 사람들이 원인을 추정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단문으로 질문하는 사람들이 눈에 띨 때마다 저는 아예 대꾸를 하지 않았습니다. 속으로 '알아서 하세요. 잘 됐으면 좋겠네요.'라고 무시해 버리곤 했죠. 하지만 이번에는 왠일인지 묻고 싶어졌습니다. 경영일기의 소재가 되겠다 싶기도 했죠. 아래는 저와 그 사람 간의 댓글을 대화식으로 편집한 것입니다. (누구인지 밝혀질수 있기에 실제 내용을 각색하고 축약했습니다)

나 : 상세하게 증상을 말씀해 주셔야 정확한 조언이 가능해요.
그 : (질문했던 걸 반복하며) OOO가 작동 안 합니다.
나 : 그러니까 작동 안 하는 원인을 알려면 자세히 설명하셔야 알 수 있어요. 구체적으로 오디오 시스템을 어떻게 연결했는지 알려주세요.
그 : BBB를 연결했습니다. CCC도 해 봤고요 DDD는 이상 없습니다.
나 : (짜증이 나서) 그거 말고, 소스기기, 앰프, 스피커를 어떤 방식으로 연결했는지 알려 달라고요.
그 : 정상적으로 연결했습니다.
나 : 그렇군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회원분들께 토스합니다.

 



여기까지 댓글을 주고 받다가 저는 모니터를 향해 "그럼, 알아서 하셔."라고 던지듯 말하고 그 후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분명 현재의 연결 상태와 증상을 설명해 달라고 했음에도 그는 마이동풍 같았거든요. 옆에 앉아 함께 오디오 시스템을 들여다 봐도 쉽지 않을 원인 파악을 사진 한 장 달랑 보여주고 질문 하나 달랑 던져 놓고 기대하는 것은 도대체 어떤 심보일까 싶었습니다.

무언가를 누군가에게 질문하고자 한다면 먼저 자기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는 게 기본적인 '질문의 예의'가 아닐까요? 상대방이 신이 아닌데 짧은 질문 툭 던져 놓고 답을 알려달라니요? 이 무슨 '순진무구한 똥꼬 배짱'일까 싶은 사람들을 여러분도 분명 경험했을 겁니다. 질문할 줄 전혀 모르는 사람들 말이죠.

'쓰레기가 들어가면 쓰레기가 나온다(Garbage In, Gargage Out)'이란 말은 질문의 태도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매번 이런 식으로 냇물에 돌 하나 던지듯 질문을 '배설'하면 영양가가 전혀 없고 성의조차 없는 답만 돌아올 뿐입니다. 욕 먹기 일쑤일 테고 같이 일하기 싫은 사람으로 찍히겠죠. 쫓겨나거나 얻어맞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그러니 살면서 뭘 배우겠습니까? 어떻게 성장하겠습니까?

저는 자기성찰이란 말을 '자신에게 좋은 질문을 던지고 좋은 답을 얻는 과정'이라고 정의합니다. 남에게 질문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자가 자신에게는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을까요? 그저 '난 왜 이러지?', '왜 세상은 나에게 이렇게 비협조적이야?'라는 하나마나한 질문만 하염없이 배설할 뿐이겠죠. 자기성찰은 언감생심, 명쾌하고 효과 있는 답을 구할 턱이 없습니다. 그러니 살면서 뭘 깨닫겠습니까? 어떻게 의미있는 삶을 찾아 가겠습니까?

나쁜 질문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남들보다 덜 배우고 덜 성장하며 덜 깨우치고 덜 의미있는 삶을 살 테니까요. 남들보다 늦게 배우고 늦게 성장하며 늦게 깨우치고 늦게 삶의 의미를 찾을 테니까요.

그러니 누군가에게 질문 거리가 생기면 질문의 경중과 상관없이 그 즉시 질문을 마구 던지지 마세요. 어떻게 말해야 상대방이 여러분의 문제를 '내 문제'처럼 인식할지 고민하세요. 천천히, 상세히, 조리 있게 던지는 좋은 질문들이 쌓여 여러분의 삶이 됩니다.

 


유정식의 경영일기 구독하기 : https://infuture.stibee.com/

 

유정식의 경영일기

경영 컨설턴트 유정식이 드리는 경영 뉴스레터 <유정식의 경영일기>

infuture.stibee.com

 

반응형

  
,

돈을 믿으라   

2024. 8. 12. 08:00
반응형

 

며칠 전 차를 운전하며 평소 애청하는 <세상의 모든 음악, 전기현입니다>란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 방송 중에 MC는 “사람을 믿지 말고 돈을 믿으라”는 말의 의미를 소개했다. 언뜻 들으면 황금만능주의와 배금주의를 숭상하거나 미화하는 문장으로 들리지만, 그 의미는 상당히 심오했다. 

이 문장의 본뜻은 “그 사람이 어디에 돈을 쓰는가를 보라.”는 것이다. 풀어 말하면 ‘누군가의 말이나 행동보다는 어디에 돈을 얼마나 쓰는가가 그 사람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려 준다’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마음이 가는 곳에 돈도 함께 따라가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기에 돈의 지출처를 통해 우리는 타인이 지금 무엇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 애를 쓰고 있는지 등을 알 수 있지 않을까? 방송에서 MC는 말했다. “무엇을 먹었는지 알려주면 내가 그 사람에 대해 알려 주겠다는 말이 있듯이, 영수증을 가져오면 내가 그 사람에 대해 알려주겠다는 말도 가능하겠죠.”라고.

“사람을 믿지 말고 돈을 믿으라.”는 말은 상대방의 말과 돈의 용처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내 자신의 계발을 위해 많은 돈을 씁니다.”라고 말한다 해도 그의 한 달간 지출 내역에 도서 구입 건이 전무하다면,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그가 중요시하는 자기 계발의 수단이 나와는 다를 수 있다고 간주해 볼 일이다. 혹은 자기 계발의 욕망은 있으나 그보다 더 큰 욕망에 의해 억압 받거나 유보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저는 음악 듣기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요즘 헤드폰을 여러 개 구입하시던데요?”
“좋은 음악을 좀더 잘 듣기 위해서죠.”
“보니까 음악을 별로 안 들으시던데?”
“아, 그건…”
“음악보다 장비에 꽂히셨군요?”

이렇게 누군가의 지출 내역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며 무엇을 추구하는 사람인지, 나와 어울릴 가능성이 충분한 사람인지 등을 꽤나 정확하게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지출 내역은 ‘프로파일링’의 최고 원천이다.
어디에 돈 쓰는 것이 아깝나요?

물론 지출 내역은 개인 정보라서 취득하기 어렵거니와 의도적으로 취득하려는 행위는 범죄에 가깝기에 추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그 사람의 행동이나 반응을 보면 어느 쪽에 돈을 많이 쓰고 적게 쓰는지 대략 판단할 수 있는데, 그보다는 ‘어디에 돈을 쓰는 것을 아까워 하고, 또 아까워 하지 않는지’를 깨달을 수 있다는 점이 더 가치 있는 정보다. 



살면서 주변의 지인들을 관찰해 보니 ‘아까워 하는 지출처’와 ‘아무리 써도 아까워 하지 않는 지출처’가 각자 다르다는 점을 자연스레 깨달았다. 그런 차이는 인간 유형을 구분하는 기준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예를 들어, 지인 A는 의류 구입에는 한번에 수십만원의 지출을 당연시하면서도 내 책을 쓱 한번 보더니 “2만원이나 하다니! 너무 비싼 거 아냐? 잘 팔리겠어?”라고 진심으로 걱정해 준 적이 있다(내가 아는 한, A는 결국 내 책을 사지 않았다). 지인 B는 1인분에 1만원이 넘어가는 식당에는 고개를 절레절레하면서도 술값 몇 십만원 지출에는 “좋은 술은 원래 비싼 법이지. 싸고 좋은 건 없어.”라며 합리화한다. 

지인 C는 1년에 수차례 해외여행을 즐기면서도(물론 코로나 19 이전에) 자동차는 무조건 중고로만 구입한다. 차는 굴러가기만 하면 된다는 게 그의 신조다. 지인 D는 자동차 튜닝에는 수백만 원의 지출을 당연시하지만 1시간에 3천원 하는 주차비가 아깝다고 주택가 골목에 아무렇게나 세웠다가 위반딱지를 떼이곤 한다.

지출을 아까워 하지 않는 ‘종목’이라 해도 ‘세부 종목’에 따라서는 돈을 낼 때 손을 벌벌 떠는 지인 E도 있다. 그는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오디오 기기는 굶는 한이 있더라도 구입하지만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의 월 구독료 5% 인상(500원 상당)에는 분노를 금치 못하며 몇백 원이라도 싼곳을 찾으려 눈에 불을 켠다. 지출 취향에 있어 옳고 그름은 없다. DNA가 다르듯, 아까운 돈과 아깝지 않은 돈 역시 사람마다 다를 뿐이다(그래도 나는 A가 좀 얄밉긴 하다).

‘돈 쓰기 아까워 하는 종목’과 ‘돈이 전혀 아깝지 않은 종목’이 사람들마다 다르기에 이는 갈등과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부부 중 아내는 여행을 가면 좋은 잠자리를 중요시하여 고급 호텔 예약을 주장하지만 남편은 “어차피 낮에는 관광을 다닐 거고 밤에는 쓰러져 잘 텐데 아무데서나 자면 어때?”라고 맞받아쳤다가 여행이고 뭐고 3박 4일 간의 부부싸움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흔하지 않은가? 그냥 얌전히 받아 마실 것이지 한 병에 수십만 원인 본인 소장의 와인을 한 잔 따라주는 친구에게 “너는 왜 마시면 없어지는 와인에 그렇게 돈을 쓰니? 그 돈 모아서 전세집이라도 마련해야지!”라고 꼰대짓을 했다가 우정에 금이 가는 사건이(그리고 이와 유사한 사건이) 제법 많다. 

상대방이 내 돈을 가져다 쓰는 것도 아니고 내가 돈 쓸 기회를 제한하는 것도 아니며 공중도덕에 어긋나는 행위에 돈을 쓰는 것도 아닌데, 남이 어디에다 돈을 쓰든 무슨 상관인가? (물론 부부 같은 경제공동체는 충분히 상관해야 한다.) 우리는 그저 “아, 이 사람은 여기에 돈 쓰는 걸 아까워 하는구나.” 혹은 “여기엔 팍팍 돈을 쓰네?"라고 판단하고 적절하게 자신의 행동과 말을 조절하거나, 필요에 따라 적당한 거리를 두거나, 아니면 아주 자연스레 손절하면 그만이다. 

식도락을 중시하는 커플이 그렇지 않은 커플과 함께 해외여행을 갔는데 상대 커플이 한식을 고집하는 바람에 현지음식은 입에 대본 적이 거의 없다면, 다음부터는 여행을 같이 가자는 제안을 하지 않으면 된다. 

“돈을 믿으라.”는 말은 타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객관적으로 일러주는 지출 내역을 살펴보고 인간관계를 주도적으로 관리하라는, 그리고 인간관계로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는 뜻이다. A를 안 보고 사니 이처럼 행복할 수가 있을까!

 

 

유정식의 경영일기 구독하기 : https://infuture.stibee.com/

 

유정식의 경영일기

경영 컨설턴트 유정식이 드리는 경영 뉴스레터 <유정식의 경영일기>

infuture.stibee.com

 

반응형

  
,

글쓰기에 '뿅가는' 방법   

2024. 7. 31. 08:00
반응형

 

수소와 산소를 섞어 놓는다고 물이 만들어지지 않는 이유는 활성화 에너지가 공급되지 않아서입니다. 글을 쓰겠다고 책상에 앉아 키보드에 손을 얹어 놓는다고 글이 그냥 써지지는 않죠. 그냥 쓰기가 싫어집니다. 이미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더욱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무엇으로 글을 써야 할지 아이디어가 있어도 그렇습니다. ‘어떤 말을 먼저 써야 할까? 기승전결 구조가 나와야 하는데 구조가 안 잡히네. 결론은 또 어떻게 맺어야지?’ 첫 문장의 첫 단어를 쓰기까지 이렇게 숱한 번민에 시달릴 겁니다. 저 역시 글의 첫 문장을 쓰기까지 무척 긴 시간을 허비하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떻게 해야 글을 쓰기로 마음 먹은 시점과 첫 문장을 타이핑하는 시점 사이의 간격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요? 글을 써야지 하자마자 바로 글을 쓰기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지만(누가 있을까?), 적어도 그 시간 간격을 10분 이내로 줄일 수는 있지 않을까요?

 



글쓰기 싫은 마음을 극복하는 방법은 ‘일단 쓰는 것’입니다. 너무 간단한가요? ‘이런 조언 같지도 않은 조언 같으니!’란 짜증스러움이 밀려들더라도 제 말을 끝까지 듣기를 바랍니다. 저는 글을 쓰기 싫어 미쳐버릴 것 같을 때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며 마음을 진정시킵니다. “이봐, 너무 미치지 말고. 일단 5분만 글을 쓰자. 그리고 5분이 지나면 냉정하게 글쓰기를 중단하는 거야. 어때? 5분만 쓰면 돼. 노래 한 곡 들을 시간 밖에 안 돼. 그 정도는 쓸 수 있잖아?” 그리고 빈 화면에 아무 문장이나 일단 쓰기 시작합니다. 누가 볼 것도 아니니 첫 문장부터 근사하게 쓸 필요는 없죠.

어떤 주제든 쓰고 싶은 문장들이 있지 않습니까? 문장 구조나 글을 전체 구조는 염두에 두지 말고 쓰고 싶은 내용을 떠오르는 대로 써보세요. 이렇게 첫 문장을 쓰면 이어지는 문장이 자연스레 떠오를 겁니다. 혹시나 부드럽게 이어지지 않는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다시 머리 속에 떠오르는 다른 문장을 쓰면 되니까요. 

이렇게 5분을 지속해 보세요. 그러면 놀랄 만한 일이 생깁니다. 타이머가 5분이 지났다는 알람을 울려도 글을 그만쓰고 싶지 않을 테니까요. 어느덧 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나 2시간 정도가 지나면 글 한 편이 ‘짠!’하고 완성되는 기쁨을 만끽할 테니까요. 

왜 그럴까요? 오래 달리기를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사점(死點, dead point)이 지나가면 팔다리 움직임, 심장 박동, 호흡이 안정화되면서 그때부터는 편안하게 달릴 수 있습니다. 이를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글쓰기에 '뿅'가는 겁니다.

제 경험상 글쓰기에서는 5분이 사점 도달 시간인 것 같습니다. 5분간 글쓰기에 몰두하면 5분이 지나가더라도 계속 글을 쓰고 싶은 의욕이 글쓰기가 싫어 미쳤었던 저를 ‘하드 캐리’하듯 끌고 가죠. 떠오르는대로 문장을 쓰며 첫 5분을 잘 견디면 그 다음부터는 머리 속에 자기도 모르게 정리되고 글의 선후 관계와 인과관계, 기승전결의 구조가 저절로 완성되는 희열을 경험하곤 합니다. 저는 이것을 ‘5분 법칙’이라고 부릅니다.

2000자 가량의 글을 쓰는 데 짧으면 1시간, 길면 3시간 가량이 들곤 합니다. 글 쓰기가 싫은 까닭은 지레 겁먹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시작하지도 않았는데도 엉덩이가 아파올 테니까요. 5분만 쓰고 과감하게 손을 놓는다는 결심으로 모니터 앞에 앉아 보세요. 가족 누군가가 '밥 먹어라' 소리쳐도 전혀 들리지 않는 '라이터스 하이(writer's high)'를 경험해 보세요. 글쓰기에 '뿅' 가보세요.



유정식의 경영일기 구독하기 : https://infuture.stibee.com/

 

유정식의 경영일기

경영 컨설턴트 유정식이 드리는 경영 뉴스레터 <유정식의 경영일기>

infuture.stibee.com

 

반응형

  
,

글쓰는 데 도움이 되는, 또다른 15가지 팁   

2024. 7. 30. 08:00
반응형

 

지난호에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팁 30개 중에서 15가지를 공유했는데요, 오늘은 뒤이어 나머지 15가지 팁을 제시해 드립니다. 30가지 팁을 활용하여 여러분의 글을 업그레이드하시기 바랍니다. 지난호에 서두를 말씀드렸기에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편의상 '하라체'로 쓴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주어를 함부로 생략하지 마라. 누가 봐도 주어가 누구(무엇)인지 알 수 있을 때만 생략하라. 술술 읽히는 글이길 원한다면 말이다. 간결한 글과 결여된 글은 다르다. 나중에 ‘주어가 없다’라고 발뺌할 의도가 아니라면 주어를 함부로 생략 마라.

  2. 접속사 없이도 문장들은 부드럽고 단단하게 연결돼야 한다. 한 문장 다음에 뜬금없는 문장을 쓰지 않았는지 잘 살펴라. 글짓기는 집짓기다. ‘자재’를 단단히 붙여서 쌓아야 한다.  연결성이 약하거나 뜬금없는 문장을 써야 한다면, 그때가 바로 문단을 바꿔야 할 때다.

  3. 시(詩)를 써버릇하라. 한 문장짜리 시여도 좋다. 문장을 간결히 쓰고, 리듬감 있게 쓰며, 어휘력을 늘리는 데 시쓰기만한 것이 없다. 산문쓰기는 운문쓰기에서 시작한다.
  4.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오인해서 쓰는 글이 제법 많다. 이런 글은 독자를 현혹시키고 잘못된 신념을 심어준다. 늘 경계하라. [덧글] 기자나 정치인들이 이런 수법을 즐겨 쓴다. 나쁜 사람들이다.

  5. 소재는 늘 풍부하다. 메모하지 않아서 소재 고갈이 생긴다. 써먹을 수 있는 소재라면 뭐든 메모해 두라. 써먹을 때가 언젠가 온다. [덧글] 에버노트 같은 건 필요없다. 메모장이면 충분하다.

  6. 의미가 똑같은 문장들을 반복하는 글이 제법 많다. 양을 늘리려는 속셈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과감히 없애라. 듣기 좋은 소리도 한두 번이라지 않는가!

  7. 간결한 글을 원하면 형용사와 부사를 덜어내라. 형용사와 부사의 의미를 담은 동사를 써라. 수식어가 많은 글은 장식이 요란한 집과 같다.

  8. 글 써야 하는데 쓰기 싫다면 5분만 쓰고 반드시 관둔다 다짐하고 서너 문장만 써라. 계속 쓰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것이다. [덧글] 글쓰기는 시작이 반이다. 초기의 활성화 에너지 문턱을 넘으면 쉬워진다.

  9. 마침표 없이 말을 안 끊는 사람은 문장도 너무 길다. ‘글초보’일수록 의식적으로 문장을 짧게 써라. 문장이 길면 주어-서술어 호응이 깨지고 가독성이 떨어지기 십상이다. 논리도 무너진다.

  10. 조사나 종결어미 없이 명사 혹은 명사형을 잔뜩 넣은 문장(기업보고서에 자주 등장한다)은 읽기가 고역이다. 한참 읽어야 알 수 있다. 토씨는 한국어의 접착제다. 함부로 생략마라.

  11. ‘으로’라는 조사를 잘못 사용하여 독자의 혼동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으로’가 ‘toward’란 의미인지 ‘with’라는 의미인지 확실히 해야 한다.
(예시)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보내다”의 ‘으로’는 이렇게 다른 의미를 가진다.
(1) 스마트폰 쪽으로 음악을 보내다.
(2) 스마트폰을 사용해 음악을 보내다.

  12. 글쓴이 본인의 에피소드는 유일무이해서 표절되기 어렵다. 또 독자의 흥미를 잡아끈다. 서론 부분에 작은 에피소드를 가능한 한 넣어라. 어려운 글도 쉽게 읽히게 한다.

  13. 누구에게 번역을 시켜보면 문장을 얼마나 잘쓰는지 가늠이 된다. 원문 뜻을 소화해 우리말로 써보는 연습을 하라. 글쓰기에 큰 도움이 된다.

  14. 어순에 따라 뜻이 크게 바뀌는 경우가 많다. 의도와 반대로 해석될 때도 있으니 필히 독자 입장에서 문장을 해석해 보라.
(예시) “법원에서 원고 주장을 전부 인정하여 피고에게 4,0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것을 명했다.” 4,000만원을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라는 건가, 아니면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하라는 건가? ‘원고 주장을 전부 인정’한다는 문구가 있으니 이 문장은 피고가 원고에게 4,000만원을 지급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뜻을 알려면 문장을 한참 들여다 봐야 한다. 올바른 문장은 이래야 한다.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전부 인정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4,0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것’을 피고에게 명했다.”

  15. 깨알같은 폰트로, 빠듯한 줄 간격으로 글 쓰지 마라. 넉넉한 크기의 폰트로, 적절한 줄 간격(1.5줄)으로 써야 문장 호응이 꼬이지 않는다. 맞춤법 오류도 줄일 수 있다. 권장 폰트 크기는 단행본의 글씨 크기의 두 배 이상이다.

 

유정식의 경영일기 구독하기 : https://infuture.stibee.com/

 

유정식의 경영일기

경영 컨설턴트 유정식이 드리는 경영 뉴스레터 <유정식의 경영일기>

infuture.stibee.com

 

반응형

  
,

글쓰는 데 도움이 되는 15가지 팁   

2024. 7. 29. 08:00
반응형

 

글을 잘쓰고 싶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개설한 '짧은글도 논리적으로 써보자' 강좌는 1시간도 안 돼 마감될 정도인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처음엔 ‘책은 잘 안 팔리는데 왜 글쓰기에 관심이 많을까?’ 참 의아했습니다. 곰곰이 따져 보니 도서 판매량과 글쓰기는 사실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군요. 요즘엔 책이 글을 담는 유일한 그릇은 아니니까요.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블로그 등 자신의 견해, 주장, 지식, 노하우 등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가 넘쳐나는 세상이잖습니까? 그렇기에 그 어느때보다 글을 잘쓰고 싶다는 욕구가 높아진 게 아닐까요? 

그간 여러 권의 책을 쓰고 번역한, 자칭 ‘작가’로서 제가 알려드리고픈 ‘글 잘쓰기 팁’ 30가지 중 15가지를 공유합니다. 여러분의 멋진 글쓰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편의상 '하라체'로 쓴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1. 글을 잘쓰고 싶다면 글쓰기가 인생에 매우 중요한 스킬임을 스스로에게 설득하라.
  2. 글쓰기는 곧 ‘논리적으로 사고하기;다.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문장도 논리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 수필이나 소설, 시에서 쓰이는 문장이 왜 논리적이어야 하냐고? 어떤 글이라도 글쓴이의 감성을 ‘설득’해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3. 책 읽다가 나온 마음에 드는 문장 구조나 표현을 기록해 뒀다가 꼭 써먹어라. 자주 써야 손에 익는다. 손에 익어야 표현이 발전한다. 독서할 때 ‘좋은 표현 노트’를 한켠에 두라.

  4. 모든 문장은 하나의 주제를 향해야 한다. 오직 하나의 주제를! 그러니 다른 방향을 향한 문장은 과감히 삭제하라. 글은 의식의 흐름대로 쓰면 절대 안 된다. 괜히 ‘글짓기’가 아니다. 글짓기는 집짓기와 같다.

  5. ‘서두’ 쓰기에 온힘을 집중하라. 서두로 독자를 끌어 당겨야 한다. 서두를 잘 쓰면 그 다음부터 본문은 술술 써진다. 여러 작가들이 서두를 어떤 패턴으로 시작하는지를 모방하라.

  6. 내 앞의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듯 써라. 그에게 내 말을 이해시켜라. 그가 궁금해 할 것이 무엇인지 상상하며 써라. 글의 목표독자에 해당하는 지인을 그 누군가로 설정하라.

  7. 육하원칙을 무시하지 마라. 가독성 떨어지는 글 대부분은 육하원칙이 엉망이다. 주어와 목적어 등을 멋대로 생략 마라. 행간을 친히 읽어주실 독자는 없다.

  8. 쓰고 나서 소리내 읽어라. 잘 읽히지 않으면 못쓴 글이다. 문장에서 리듬이 느껴지도록 수정하라. 가능한 한 ‘음보’를 맞춰라.

  9. 다 쓴 다음 바로 퇴고하지 말고 며칠 묵혀뒀다 나중에 다시 보라. 안 보이던 게 보일 것이다. 찢고 싶기도 할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10. 서론부터 순차적으로 써야 한다는 강박을 갖지마라. 서-본-결 상관없이 쓰고싶은 내용부터 써서 문장의 ‘블럭’을 만들라. 레고 조립하듯 그 블럭들을 잘 조립하라. 이것은 글쓰기 속도를 높이는 비결이기도 하다.

  11. PPT를 버려라. 논리적 사고를 저해하고 문장력을 낙후시키며 독자의 이해를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가능한 한 ‘긴 글’을 써라. 글머리표나 차트 같은 시각적 표현이 가독성을 높인다고? 천만의 말씀! 회사에서 PPT 사용을 금하고 긴 글을 쓰게 하라.

  12. 웬만하면 두괄식 혹은 양괄식으로 글을 쓰라. 미괄식은 독자에게 인내를 요구한다. 흥미진진하고 스포일러가 없어야 하는 글에만 미괄식을 적용하라.

  13. 서론에 개인적 에피소드를 넣었다면 결론에서 그 뒷이야기를 살짝 언급하며 끝내라. 수미쌍관의 글이 한결 세련돼 보인다.

  14. 대명사를 남발하면 가독성이 떨어진다. 대명사 사용을 최소화하라. ‘그’가 누구인지, ‘그것’이 무엇인지 독자가 추리하게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여러 명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가급적 인칭 대명사 대신 고유명사(이름)를 사용하라.

  15. 주어와 서술어가 잘 호응하는지 살펴라. 주어와 서술어를 너무 떨어뜨리지 마라. 특히 복잡한 문장에서는 더더욱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에 주의하라. 
(예시) 그는 보너스가 벌어들인 수익에 따라 지급되도록 일일이 확인했다.
--> 벌어들인 수익에 따라 보너스가 지급되도록 그는 일일이 확인했다.


    유정식의 경영일기 구독하기 : https://infuture.stibee.com/
 

유정식의 경영일기

경영 컨설턴트 유정식이 드리는 경영 뉴스레터 <유정식의 경영일기>

infuture.stibee.com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