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자기경영] 야근하지 맙시다!   

2013. 4. 2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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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늘(4월23일)부터 매주 화요일에 부산교통방송(94.9MHz)의 '스튜디오 949(오전 09:05~10:00)'에 전화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타이틀은 '유정식의 색다른 자기경영'입니다. 조금 다른 방향, 상식과 좀 다른 그런 방향으로 자기경영에 관하여 이야기할까 합니다. '다시 듣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하여 블로그에 인터뷰 내용을 옮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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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의 문제] 2013년 4월 23일(수)


0.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 첫 번째 시간에는 어떤 이야기를 해볼가요?


네, 무엇을 첫 주제로 할까 고민하다가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관심 있어야 할 야근으로 정했습니다.


1. 야근이요? 직장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 중에 하나죠. 야근! 싫지만 또 안할 수가 없는 게 야근이라서요. 우리 나라 직장인들 얼마나 많이 야근을 하고 있을까요?


아마 6시가 되어서 퇴근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텐데요, 취업포탈 커리어사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주일에 평균 2.8일, 그러니까 3일 정도 야근하는 것으로 나왔구요, 매일 야근한다는 대답도 23퍼센트나 됐거든요.


OECD조사에 따르면, 2010년에 우리나라 연간 노동시간이 2,193시간이거든요. (OECD 평균인 1,749시간인데), 그것보다 440시간 정도 깁니다. 연간 근무일을 250일로 간주하면 매일 2시간을 초과 근무한다는 의미죠.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휴식과 수면을 위해 써야 할 2시간 가량의 시간을 온전히 야근에 양보하는 셈입니다. 절대적으로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다음날 출근을 또 해야 한다는 소리죠. 당연히 야근이 잦으면 신체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구요.





2. 야근이 우리의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라...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다들 아시겠지만, 수면이 부족하면 기억력이 감퇴되구요, 심장마비의 위험도 커집니다. 전염병에 걸릴 확률도 크고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직장인들 말고 학생들의 경우를 먼저 말씀 드릴게요. 공부 능력은 기억력이 좌우하는데요, 킴벌리 펜이라는 심리학자가 잘 잔 사람과 잘 못잔 사람들에게 단어 기억 테스트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잠을 못잔 사람들이 단어를 많이 기억해내지 못했다고 해요. 


학생들은 보통 밤늦게 공부하는데, 기억력에는 사실 도움이 안 되는 겁니다. 대학생들 중에서 B학점 받은 학생들은 C학점 받은 학생들보다 평균 25분을 더 잔다는 조사도 있어요. 흔히 4당 5락,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 이런 말이 있잖아요. 이말은 사실 옳지 않은 겁니다. 직장인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에요 야근이 계속되면 이렇게 신체적으로 문제가 발생하죠.



3. 그래도 일이 남으면 야근을 안할 수는 없고요. 직장 생활하다 보면 야근을 피할 수는 없잖아요. 야근을 하는 만큼 회사 입장에서는 생산성이 높아지잖아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요, 연구 결과를 보면 그 반대입니다. 와그너란 학자가 잠을 잘못 잔 학생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상에서 뭔가를 평가하도록 했어요. 그런데 컴퓨터로 인터넷을 할 수 있잖아요? 잠을 잘 못잔 학생들을 보니까 평가를 하다가 중간에 인터넷에 접속하는 건수가 많았답니다. 딴짓을 많이 하는 것이죠. 사람들이 야근을 많이 하면 몸은 피곤해도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겁니다. 야근은 생산성을 갉아먹죠. 


야근해 본 분들은 알 겁니다. 그 다음날 출근해서 바로 일하기보다는 오전에 인터넷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을 말입니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추산한 건데요, 미국에서 직원들의 수면 부족 때문에 연간 632억 달러가 없어진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4. 야근이 생산성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씀인데.. 듣고 보니 공감가네요. 실제로 야근을 한다고 해서 꼭 일만 하는 건 아니니까요. 야근의 문제 또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야근이 잦아서 몸이 피곤해지면 비윤리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많아진다고 합니다. 그런 직원들은 동료 직원과 상사에게서 고마워할 줄 모른다, 일을 대신해줘도 미안한 줄을 모른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해요. 확인을 위해 실험을 해봐도 마찬가지였죠. 전날 밤에 22분 정도 잠을 덜 잔 학생들에게 게임을 하도록 하니까 다른 게임참가자들을 속이는, 그런 행동이 크게 늘어났다고 합니다. 고작 22분 덜 잤는데도 그러니, 매일 야근하는 직원들의 경우는 어떨까요? 


크리스천이라는 사람이 연구한 결과인데요, 교대근무로 일하는 간호사들 있잖습니까? 이 사람들이 교대 때문에 잠을 못자면 환자들에게 무례하게 대하고 해서는 안 되는 그런 행동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혹시 야근을 많이 하시는 분들은 본인이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에게 안 좋은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되도록이면 야근하지 말이야 합니다. 그것이 본인의 평판을 좋게 만드는 방법이죠.


그런데요, 야근 때문에 잠을 못자는 경우도 있지만, 상사 때문에 잠을 못자는 경우도 있다는 걸 아시나요?



5. 상사 때문에 잠을 못자는 건 어떤 경우일까요?


아시겠지만, 상사라는 존재가 직장생활의 행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데요,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직원들이 수면 장애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청취자들 중에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아실 텐데요, 말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든지, 따돌린다든지, 아이디어를 내면 무조건 거부한다든지 이런 괴롭힘을 당하면요, 집에 와서도 그 생각 때문에 깊은 잠을 못 자는 겁니다. 이런 것은 특히 여성의 경우에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6. 이렇게 야근이 문제라는 것을 사실 누구나 알고 있고 반성도 많이 하는데요, 왜 야근이 없어지지 않는 건가요?


그건 생존 경쟁이 치열해져서 그렇습니다. 야근이 평가와 승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어떨 것 같습니까? 야근을 많이 하면 평가를 잘 받을까요?


맞습니다. 랜더스라는 사람이 실제로 어느 회사 직원들을 연구했는데요, 야근을 많이 하고 야근 시간이 긴 사람이 승진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런 연구 결과가 아니래도 야근하면서 상사에게 얼굴을 많이 보여주면 충성심을 어필할 수 있어서 승진하는 데 유리하다는 걸 직원들은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거든요. 이렇게 보면 야근할 꺼리가 없는데, 일부러 야근해야겠다는 쓸데없는 경쟁심이 더욱 가중될 뿐입니다. 그러다가 모두 지쳐 쓰러지고 말겠죠. 



7.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일이 좀 바쁘면 불가피하게 야근을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회사가 야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어떻게 해줘야 좋을까요? 


한국은행의 김중수 총재가 언젠가 "야근은 축복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왔다갔다 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야근은 정말 젊었을 때 경험해 봐야 할 축복으로 여겨야 할까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경영자들이 이렇게 몸을 혹사하며 야근하는 것을 독려하거나 야근을 미화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많은 회사들이 성희롱이나 흡연에 대한 기준을 많이 만드는데요, 수면에 대한 기준도 필히 만들어야 합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야근으로 인한 수면 부족이 나쁜 행동을 유발하고 생산성도 떨어뜨리니까요. 적어도 하루에 12시간 이상 근무하지 못하도록 하고, 과도한 술자리 문화도 없애야 합니다. 하루에 11시간은 정도는 필히 휴식하도록 보장해줘야 하죠. 그리고 야근한 직원들에게 회사에서 낮잠을 잘 수 있도록 해줘야 하고, 일찍 퇴근한다고 뭐라고 잔소리를 하면 안 되구요.



8. 잠깐만요, 회사에서 낮잠을 자게 해야 한다구요? 좀 더 설명해 주시겠어요?


네, 낮잠을 하게 하면 회사 기강이 해이해질 거라고 우려하시는 것 같은데요, 낮잠을 자는 이유는 생산성을 빨리 회복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미항공우주국 나사에서 조종사들에게 26분 정도 낮잠을 자게 했더니 그들의 반응시간이 16퍼센트나 빨라졌습니다. 단지 26분 낮잠을 잔 것 치고 꽤 높아진 거죠. 이제 직원들이 회사에서 낮잠을 자면 군기가 빠졌다, 이렇게 볼 것이 아니라, 생산성을 회복하려는구나, 이렇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9. 사장님들이 이 얘기를 꼭 들으셔야 할 것 같아요.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야근을 시키면 안 되겠구나, 생각을 해 주셨으면.... 그런가 하면 직장인들 스스로도 야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네, 직원들도 야근이 습관이 된 경우가 많습니다.  4가지 정도 팁을 드릴 테니까 오늘부터라도 꼭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첫째,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중요한 일부터 하나씩 완료해 나간다고 생각하면 일이 빨리 진행되거든요. 둘째, 일이 방해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요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 많이 하죠? 카카오톡도 많이 하구요. 이런 것이 띵동, 하고 울리는 것에 신경을 쓰다보면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그냥 흘러가 버립니다. 근무시간에는 그런 방해요소를 없애고 집중하셔야 합니다. 


셋째, 미루는 습관을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일이 맡겨지면 바로바로 해치우는 습관을 가지면 야근하면서 질질 끌 필요가 없죠. 마지막으로 넷째, 일하기까지의 준비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보통 워밍업한다고 일하기 전에 시간을 의미없이 흘려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시간만 줄여도 야근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10. 이렇게 해서 사회적으로 야근이 줄면 우리의 생활도 바뀌겠죠?


네, 당연히 저녁 시간이 풍요로워지고 한결 여유로워지죠. 헌데, 남는 저녁시간에 뭘 또 배우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해야 한다는 건데요, 바로 가족과 함께 말입니다. 낮 시간이 회사를 위한 시간이라면, 저녁은 자신과 가족에게 주어진 시간이거든요. 나중을 위한다고 행복을 유보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는데요, 야근을 줄이고 가족과 함께 행복을 느낀다면, 여러 가지 많은 사회 문제도 서서히 해결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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