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미루고픈 마음에 사로잡혀 있다면   

2024. 7. 15. 08:00
반응형

 

할일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신경을 분산시키는 여러 가지 오락거리와 SNS가 많을 때 어떤 일을 제때 시작해 제때 끝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요즘처럼 날씨까지 무더우면 더 그렇죠. 쌓인 일들을 바라보며 '언제 저것을 다 하나'란 부담감을 회피하고자 오히려 다른 곳에 신경을 집중하여 할일을 잊고자 하죠. 

하지만 언젠가는 꼭 '해치워야 하는' 일이니 이렇게 한없이 미룰 수는 없잖습니까? 어떻게 해야 일을 미루려는 마음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좋은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하나를 소개합니다. 바로 구체적인 인상을 가지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인상을 갖는다는 게 어떤 말인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미루고 싶어하는 이유는 그 일을 완료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일의 전체적인 맥락이 어떠한지 등 상세한 것들이 머리 속에 뚜렷하게 그려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해야는겠는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서 손을 놓게 되는 이유죠. 

'아, 그 일을 해야 하는데...'라고 막연하게 고민만 하지 말고 가능한 한 상세하게 그 일이 무엇인지를 그려보는 것이 해야 할 일에 구체적인 인상을 갖는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화장실 청소를 해야 하는데, 귀찮아.'라는 고민 대신에 청소하고 나서 반짝거릴 욕조, 깨끗한 냄새, 뽀송뽀송한 화장실 바닥 등을 구체적으로 상상한다면 엉덩이를 붙이고 마냥 늘어지고픈 마음을 누르고 바로 청소에 돌입하게 됩니다.

 



'경영일기를 써야 하는데, 힘들어. 할말도 없고 말야. 오늘은 그냥 패스할까?'란 귀차니즘을 매일밤 견뎌야 하는 저는 억지로 구체적인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단어와 문장을 또각거리며 쓸 때의 느낌이랄지, 무료 이미지 사이트에서 적당한 이미지를 다운로드하는 모습이랄지, 다 쓰고 나서 '예약발송' 버튼을 누를 때의 홀가분함 등을 상상해 봅니다. 이런 상상 후에는 곧바로 '그래, 바로 써야겠어!'라는 힘이 그 전보다는 강해짐을 경험합니다. (물론 매번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야 하는 일에 구체적인 인상을 떠올리는 것은 회사에서 직원들이 마감일 안에 과제를 훌륭하게 마칠 수 있게 하는, 꽤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어떤 과제를 추상적으로 떠올릴 때보다는 그 과제를 수행할 때의 세세한 과정과 그때 경험하게 될 미묘한 감정과 끝마치고 나서 느껴질 성취감 등을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상상할 때 과제 수행을 미루려는 경향이 덜 해집니다. 

아마도 구체적인 이미지를 뚜렷하게 가지는 과정 속에서 '힘든 데 어떻게 하지?'란 막막한 감정이 누그러지기 때문인 듯 합니다. 이는 연구 결과로 증명된 바이니 리더가 직원들에게 일을 시킬 때 꼭 활용하기 바랍니다.  

지금 어떤 일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면 그 일의 취지나 효과 같은 추상적인 이미지에 매몰되지 마세요. 그 일의 수행 과정과 수행할 때의 장면, 감정, 주변의 공기 등을 하나씩 상상해 보세요. 이것이 바로 '프로 미룰러'와 '귀차니스트'에게 권하는 일종의 명상법입니다. 


*참고논문
McCrea, S. M., Liberman, N., Trope, Y., & Sherman, S. J. (2008). Construal level and procrastination. Psychological Science, 19(12), 1308-1314.

유정식의 경영일기 구독하기 : https://infuture.stibee.com/

 

유정식의 경영일기

경영 컨설턴트 유정식이 드리는 경영 뉴스레터 <유정식의 경영일기>

infuture.stibee.com

 

반응형

  
,

일 잘하려면 시간을 더 달라고 말하세요   

2024. 7. 12. 08:00
반응형

 

저는 상사가 지시한 업무를 제시간에 끝낼 줄 아는 것이 일 잘하는 직원의 가장 큰 능력 중 하나라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합니다. 마감일에 이르러서야 혹은 마감일을 훌쩍 넘기고 상사가 물어보고 나서야 “아직 다 하지 못했는데요. 시간을 좀 더 주시지요. 아시잖아요. 이 과제가 어렵다는 것을.”라고 말하는 직원들, 그것도 ‘습관적’으로 그러는 직원에게는 아무리 그가 내놓은 산출물의 질이 좋다 하더라도 ‘일 잘하는 직원’이라는 평가를 내리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오해는 마세요. 상사에게 “좀 더 시간을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자체를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니까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면 곧바로 ‘일 못하는 직원’이라는 꼬리표가 달리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마감일보다 2~3일 먼저 업무를 끝냄으로써 상사에게 결과물을 검토할 시간을 충분히 주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사람일이 어디 그렇습니까? 자원이 부족하다든지 부서간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든지 등 여러 애로사항으로 예정일보다 일이 늦어지는 경우가 병가지상사죠.

일 잘하는 직원은 일이 늦어질 것 같고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으면 미리 알림으로써 상사가 대비할 여유를 주거나 상사로부터 지원을 얻어냅니다. 이것이 일 못하는 직원들과 다른 특징이고 상사의 무한한 신뢰를 가능케 하는 차별점입니다. 아마 여러분들은 이 말에 동의할 겁니다. 특히, 마감일을 넘기고도 “이 과제는 너무 어려워요. 아시잖아요. 시간이 더 필요해요.”라고 너무나 당당하게 말하는 직원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겠죠.

 



상사로부터 일 못하는 직원이라고 찍힐까 봐 시간을 좀 더 달라고 요청하지 못하고 마감일까지 우물쭈물하지 않아야 합니다. 실험을 해보니, 시간 연장을 요구한 직원들은 정해진 시간 안에 과업을 끝낸 직원들에 비해 결과물에 대해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시간 연장을 요구하면 관리자가 부정적인 평가를 내릴 것이라 지레짐작하여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말을 주저하지만, 일단 그런 두려움을 이겨내고 시간을 더 달라고 말하면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고 그에 따라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는 실험이었어요.

이를 확인하려고 진행한 두 번째 실험은 시간 연장을 요구한 직원들이 관리자로부터 ‘더 유능하다’, ‘동기 수준이 더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마감 연장을 요구한다고 해서 ‘능력이 모자라다’는 평가를 받기는커녕 반대로 일 잘하는 직원으로 평가 받을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주죠.

그런데 혹시 이런 꼼수가 떠오르지 않나요? “아하! 그러면 앞으로 어떤 업무든지 상사에게 ‘시간을 더 주세요’라고 말해야겠네. 좀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고 상사로부터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을 테니 말이야. 일을 설렁설렁해도 되니 이것 참 ‘개꿀’인데?”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꼼수를 무작정 썼다가는 낭패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해요.  돌아가는 사정 봐 가면서 그래야 합니다. 마감일을 정확히 지키는 것이 아주 중요한 업무에 “시간을 더 주세요.” 했다가는 일 못하는 직원으로 확실히 찍힐 테니까요.

“시간을 더 달라고 하면 상사가 속으로 나를 능력 없는 놈이라고 판단할 거야.”라는 걱정을 버려야 합니다. 현실을 속였다가 나중에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정말로 일 못하는 직원으로 보기 좋게 낙인이 찍힐 테니까요, 욕 먹을 각오를 하는 것도 일 잘하는 비결입니다.


*참고논문
Whillans, A. V., Yoon, J., & Donnelly, G. (2022). People overestimate the self-presentation costs of deadline extension requests.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98, 104253.


유정식의 경영일기 구독하기 : https://infuture.stibee.com/

 

유정식의 경영일기

경영 컨설턴트 유정식이 드리는 경영 뉴스레터 <유정식의 경영일기>

infuture.stibee.com

 

반응형

  
,

책쓰기 목적은 아무거나 좋습니다   

2024. 7. 11. 08:00
반응형

 

여러분 중에 제법 많은 분들이 '살면서 책 한 권 내보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오늘은 '책 쓸 결심'을 하신 분들께 짧게 조언을 좀 드릴까 하니, 가볍게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제 조언은 어디까지나 제 의견일 뿐이니까요.

책을 쓰겠다는 목적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책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명성을 얻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자신의 인생과 경험을 정리한다는 차원일 수도 있죠. 혹은 누가 책을 써서 ‘작가’라는 칭호를 얻는 걸 보고 부러운 마음에 책을 써보자 결심했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책은 이런 목적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할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인세로 몇 억 벌어보겠다는 야심도 훌륭한 목적입니다. 이름 석 자가 담긴 책을 죽기 전까지 한 권쯤 가지고 싶다는 욕망도 힘껏 박수쳐 줄 수 있는 목적이죠. 누군가를 위해하고 근거없이 비방할 목적이 아니라면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반드시 인류의 행복과 공영을 위해 책을 써야하는 것은 아니니 걱정할 것 없습니다.

책을 써야겠다는 동기 자체가 생긴 것이 중요하지 목적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책을 쓰는 목적이 뭔가 원대한 이상과 이어져 있을수록 책은 잘 써지지 않을 것이니 조심해야 합니다. 글을 쓸라치면 들이닥치는 자기검열의 잣대가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게 막을 테니 말이죠. 책 하나 쓰는 데 지나친 ‘엄숙주의’를 스스로에게 (그리고 남에게도) 강요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주제로 책을 써야 할까요? 이런 질문을 저에게 하는 사람이 종종 있는데 그때마다 저는 속으로 ‘그걸 저에게 왜 묻나요?’라고 의아해 합니다. 그건 제가 답해줄 질문이 아니거나와 답을 알 수도 없기 때문이죠. 본인이 그간 살아오면서 느낀 소소한 감상이어도 좋고, 몇 년 동안 개인적으로 연구해 온 주제여도 좋습니다. 아니면 아직 잘 알지 못하지만 책을 써가면서 동시에 지식을 쌓고 싶은 주제여도 상관없습니다. 직장에서 특정 직무를 오랫동안 수행하면서 얻은 실무적인 지식과 노하우를 체계화하겠다는 주제여도 훌륭합니다.

“어떤 주제로 책을 써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은 “책 한 권 분량이 될 만한 주제라고 생각되나요? 그러면 책으로 쓰세요.”입니다. 알다시피 책은 보통 짧게는 200여 페이지에서 길게는 5~6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을 가집니다. 책을 어떻게 편집하냐에 따라 페이지가 팍팍하게 혹은 ‘널널하게’ 구성될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의 책 두께가 보장되지 않으면 상품성의 관점에서 매우 곤란합니다.

평소에 자신의 관심분야에 속한 여러 책들을 접했을 터이니 ‘이 분야의 책들은 대략 이 정도의 분량이구나’라고 감을 잡고 있을테죠. 통상적인 분량의 책으로 담아낼 수 있기만 한다면 무슨 주제라도 좋습니다. 만약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몇 페이지면 끝날 주제라면 책으로 펴내기보다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올리는 편이 낫습니다.

어쨌든 여러분 중에 책을 쓰기로 결심한 분이 있다면 주제의 고급짐 여부는 깊게 생각하지 마시고 일단 '마구' 써보기를 권합니다. 그 주제와 관련해서 쓰고 싶은 '꼭지'를 매일 구상하고 그것을 매일 풀어서 써보세요. 더도 말고 덜고 말고 하루에 1페이지씩만 쓰세요. 넉넉잡아 1년 반이 넘으면 책 한 권 분량이 되지 않을까요? 


유정식의 경영일기 구독하기 : https://infuture.stibee.com/

 

유정식의 경영일기

경영 컨설턴트 유정식이 드리는 경영 뉴스레터 <유정식의 경영일기>

infuture.stibee.com

 

반응형

  
,

배우고 통찰하려면 낯선 사람들에게 다가가세요   

2024. 7. 10. 08:00
반응형

 

팬데믹을 겪으면서 비대면 방식의 근무, 즉 원격근무나 재택근무가 더이상 우리에게 어색한 일이 아닙니다. 굳이 사무실에 나와 서로 얼굴 보면서 일하지 않아도 생산성은 동일하거나 오히려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등장할 정도로 비대면 근무의 긍정적 효과를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죠.

그러나 이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각자 재택근무를 하다보니 성과관리의 어려움이 있다든지, 그로인해 성과 창출의 의욕이 떨어진다든지, 자유로운 대화와 논쟁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 아이디어가 창출되기 어렵다든지 하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죠.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와 현장사례 역시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상반된 두 입장 중에서 어느 쪽이 옳으냐는 일단 차치하기로 하고, 서로 간의 '근접성'이 아이디어의 교류 측면에서 필수요소라는 점을 최근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연구자들은 251개의 스타트업들이 한 건물에 모여 일하는 일종의 코워킹 스페이스를 실험 장소로 삼았습니다. 각 스타트업(회사)은 서로 오가면서 어깨너머로 다른 스타트업의 일하는 모습이나 아이템, 문화 등을 관찰하면서 자연스럽게 '아, 저 회사의 이런이런 것은 우리에게 유용하겠는걸?'이라는 아이디어를 포착하겠죠. 연구자들이 주목한 것은 바로 '이런 교류가 몇 미터 내에서 일어나는가'였습니다.

 

2년 6개월 가량 조사를 해보니, 이런 교류는 20미터 내로 가까이 있을 때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20미터 이상 떨어져 있으면 같은 층에 있는 스타트업이라 해도 마치 다른 층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더라는 것입니다. 20미터 이내에 있으면 이웃 스타트업의 기술이나 방식을 채택할 확률이 3%포인트 증가했지만, 그 이상 떨어져 있으면 아이디어 채택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으니까요.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20미터 이내로 서로 붙어 있더라도 두 회사의 목표시장이 근본적으로 다를 때에 아이디어 교류가 활발하다는 것이었어요. 이때는 아이디어 채택률이 3.7%포인트 증가했으니까요. 두 회사가 제품은 같아도 비슷한 그룹의 고객을 목표로 한다면 어깨 너머로 보고 배울 수 있는 게 많다고 추측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걸 시사하는 대목이죠. 오히려 서로 달라야 더 많이 배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점은 바로 '대면이 혁신에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알다시피 혁신은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유에서 새로운 유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기존의 유'는 우리와는 다른 영역에 존재하던 아이디어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오늘 설명한 연구에 따르면) 이런 류의 아이디어 유입은 20미터 이내에서 서로 대면을 해야 비로소 이루어진다고 하잖습니까! 그 이상 떨어져 있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고요. 고로, 대면이 혁신의 필수요소 중 하나입니다. 증명 끝!

이 연구의 시사점은 개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얼굴을 보며 말을 건낼 수 있는 거리, 예컨대 적어도 20미터 이내로 대면해야 서로가 서로를 배우고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웹, 이메일, 줌, SNS 등으로는 수동적인 학습은 가능할지라도 아이디어를 교류하는 데에 한계가 (아직은) 명확하다는 걸 깨달아야 합니다. 

또한,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물리적으로 같은 장소에 함께 시간을 보내야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것임을 알 수 있죠.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명언을 빗대어 말한다면, 만날 비슷비슷한 사람들을 대면하면서 새로운 통찰을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일지 모릅니다. 정서적 안정감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죠.

'어깨 너머로 배운다'는 말은 근접성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간파한 선조의 혜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배우고 혁신하려면 가까이 다가가세요. 낯선 사람들에게로.


*참고논문
Roche, M. P., Oettl, A., & Catalini, C. (2024). Proximate (Co-) Working: Knowledge Spillovers and Social Interactions. Management Science.


유정식의 경영일기 구독하기 : https://infuture.stibee.com/

 

유정식의 경영일기

경영 컨설턴트 유정식이 드리는 경영 뉴스레터 <유정식의 경영일기>

infuture.stibee.com

 

반응형

  
,

자식들이 유산을 공평하게 나눠 가지려면?   

2024. 7. 9. 08:00
반응형

 

어느 아버지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자신이 소유한 300평의 땅 중에서 큰 아들에게는 200평을, 작은 아들에게는 100평을 주겠노라고 유언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사망한 후에 보니 300평이 아니라 겨우 50평 밖에 안 되는 땅이었죠. 몇 년전에 복지시설에 250평을 기부하고서는 아버지 본인도 잊고 있었던 까닭입니다. 이럴 때 두 아들은 각각 얼마씩 땅을 나누어 가져야 할까요?

첫 번째 방법은 '지분율' 만큼 나눠 갖는 것입니다. 큰아들의 지분율은 2/3, 작은아들이 지분율은 1/3이니까 다음과 같이 나눠 가지면 되죠.

큰아들 = 50평 *  2/3  = 33.4평
작은 아들 = 50평 *  1/3 = 16.6평

그런데 이 방법이 공평한 걸까요? 두 사람 모두 만족하는 해법일까요? 아마도 작은아들은 100평을 기대했다가 겨우 16.6평만 받게 됐으니 큰아들보다 더 불만이 클 겁니다. 그 크기의 땅에는 집을 짓기도 버겁겠죠.

 



두 번째 방법은 '둘이 서로 갖겠다고 경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똑같이 나누라'는 원리를 따르는 것입니다. 이것이 '게임 이론'에서 제시하는 '공평 분배법(Equal Division of the Contested Sum, EDCS)'입니다. 이 케이스에서 두 아들은 아버지가 남긴 50평의 땅 전체를 놓고 서로 경쟁합니다.  따라서 공평 분배법을 따른다면 50평의 땅을 25평씩 똑같이 나누는 것이 최적 해법입니다.

아버지가 물려준 땅 = 50평
경쟁하는 땅의 크기 = 50평
경쟁 없는 땅의 크기 = 0 평

큰아들 = 50평의 반인 25평
작은아들 = 50평의 반인 25평

만일 큰아들이 100평을, 작은아들은 50평을 받기로 했는데, 아버지의 땅이 100평 밖에 안 된다면, 공평분배법에 따라 땅을 얼마씩 나눠야 할까요? 둘이 경쟁하는 땅의 크기는 50평입니다. 큰아들은 100평 전부를 원하고, 작은아들은 50평을 받기를 원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경쟁하지 않는 땅의 크기는 50평이 됩니다. 따라서 큰아들에게는 경쟁하지 않는 땅인 50평을 준 다음에, 경쟁하는 땅인 50평을 둘이 공평하게 나눠서 25평씩 나누어 가지면 되겠죠.


아버지가 물려준 땅  = 100평
큰아들의 지분          = 100평
작은아들의 지분       = 50평

경쟁하는 땅의 크기  = 50평
경쟁 없는 땅의 크기 = 50평

큰아들    = 경쟁 없는 땅의 크기 + 경쟁하는 땅의 1/2 = 50평 + 25평 = 75평
작은아들 = 경쟁하는 땅의 1/2 = 25평


공평분배법은 가능한 한 서로가 '감정을 상하지 않고' 자산을 나누는 지혜를 알려 줍니다. 지분율에 따라 무조건 나누는 방식은 깔끔하고 공정한 분배 같지만, 각자가 가져가야 할 지분의 총합보다 남아 있는 자산의 크기가 얼마 안 될 때는 공평분배법의 원리에 따르는 것이 충분히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는 방법이죠.

공평분배법이 겉으로 보기엔 어려워 보이고 '이게 옳은가?' 싶겠지만, 여러분은 이미 공평분배법을 일상생활에서 적용하고 있어요. 내가 2천원을 내고, 친구가 1천원을 내서 3천원 어치의 떡볶이를 주문했는데 주인이 1천원 어치만 주고 어디론가 사라졌다면, 친구와 떡볶이를 어떻게 나눠 먹겠습니까? 이럴 땐 둘이 사이좋게 반반씩 나눠 먹지 않습니까?

누군가와 함께 무언가를 나눌 때는 오늘 말씀 드린 공평분배법을 적용해 보세요. 지분율 가지고 이전투구하는 건 볼썽사납습니다. 째째하기도 하고요.


유정식의 경영일기 구독하기 : https://infuture.stibee.com/

 

유정식의 경영일기

경영 컨설턴트 유정식이 드리는 경영 뉴스레터 <유정식의 경영일기>

infuture.stibee.com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