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기 전에 여러분이 일하는 사무실을 한번 둘러보세요. 혹시 파티션이 없거나 낮게 설치되어 누가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 알 정도로 뻥 뚫려 있지 않은가요? 소음이나 시각 측면에서 프라이버시를 보호받을 만한 구조물이 별로 없나요? 만일 그렇다면 이 글의 내용을 주목하세요. 파티션 없이 소위 ‘열린 공간’을 지향할 경우. 이득보다 문제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몇몇 학자들은 각자의 연구를 통해 이렇게 ‘오픈 플랜(open-plan)’을 적용한 사무실에서 직원들의 상호작용이 증가한다고 주장했고, 그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뻥 뚫린 형태의 사무실 레이아웃을 도입했죠. 직원들 간의 소통 활성화와 협력 강화를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충족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그 후의 여러 연구로 밝혀졌습니다. 프라이버시를 침해 당한 직원들이 일에 집중을 잘 하지 못하는 바람에 성과가 저하된다는 점 말입니다.
대표적으로 시드니 대학교의 김정수(Jungsoo Kim)는 오픈 플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현장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데이터를 분석한 그는 사방이 막혀 있어 독립적인 공간을 가진 경우에 직원들의 근무환경 만족도가 월등히 높음을 발견했어요.
반면에 완전히 개방적인 구조의 사무실과 파티션이 낮은 사무실에 대해서 직원들은 만족도가 높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전화나 잡담, 키보드 소리 등 옆 동료가 발생시키는 소음으로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사운드 프라이버시(sound privacy)’ 문제 때문이었거든요.
소리뿐만 아니라 ‘비주얼 프라이버시(visual privacy)’ 문제도 집중력를 해치는 원인이었습니다. 탁 트여 있어서 동료들에게 자신의 행동을 다 노출시켜야 하니 이는 당연한 결과였죠. 개방 구조의 사무실에 일하는 직원들이 그런 레이아웃이 동료 간의 상호작용을 증진시킨다는 것에 별로 동의하지 않았어요. 반대로, 독립적인 공간을 가질 때 상호작용이 용이하다고 답변했습니다. 김정수의 연구는 오픈 플랜 사무실이 소통과 상호작용에 유리하다는 점, 직원들의 근무환경 만족도를 끌어올린다는 점은 사실이 아님을 증명하는 결과입니다.
사무실이라는 물리적 환경은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 웰빙,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기에 레이아웃을 함부로 바꿔서는 안 되고, 레이아웃 변경도 일종의 생산성 향상 전략으로 여겨야 합니다. 또한 성과 향상을 기대하는 특정 직원이 물리적으로 별로 좋지 않은 위치에 앉아 일하고 있다면, 즉 프라이버시를 존중 받기 어려운 자리에서 일하고 있다면, 그의 자리를 옮겨 주거나 프라이버시를 확보할 방법을 마련해 주는 것 역시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열린 소통’을 추구한다고 해서 공간까지 확 열리게 만드는, 1차원적인 조치가 얼마나 큰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유념하기 바랍니다.
*참고논문
Kim, J., & de Dear, R. (2013). Workspace satisfaction: The privacy-communication trade-off in open-plan offices. Journal of Environmental Psychology, 3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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