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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리더에게 요구하는 여러 가지 것들 중 하나는 자신들을 공정하게 대하고 공정하게 평가해 달라는 것이다. 자기 마음대로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고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원칙을 일관성 있게 적용하고, 억지가 아니라 근거를 가지고 직원들을 설득하거나 평가하기를 리더에게 바란다. 이런 공정성(fairness)이 담보될 때 직원들의 업무 몰입과 헌신, 동료들과의 협력을 기대할 수 있고 나아가 개인 및 조직의 성과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리더의 공정성은 성과 향상의 인프라이다.

성과 향상의 인프라 중 하나가 리더의 공정성이라면, 리더의 공정성의 인프라는 무엇일까? 무엇이 담보되어야 리더가 공정하게 직원들을 대하고 평가할 수 있을까? 노스캐롤라이나 경영대학원의 엘라드 셰르프(Elad N. Sherf)와 동료 연구자들은 리더의 여유가 공정성의 전제조건 중 하나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리더가 이런저런 압박으로 여러 가지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느라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으면 직원들을 공정하게 대하는 것이 후순위로 밀리고 만다는 것이다. 셰르프의 연구 과정을 따라가 보자.

 



셰르프는 어느 미국 기업의 리더 107명을 대상으로 2회의 설문조사를 벌였는데, 한번은 업무시간 중에 실시하여 '현재 얼마나 업무 로드가 많은지'를 질문했다. 두번째 설문은 업무시간이 종료된 후에 실시했는데 '직원들을 얼마나 공정하게 대했는지', '리더 자신의 핵심업무에 얼마나 우선시했는지' 등을 물었다. 리더의 업무로드가 많으면 직원들을 공정하게 대하는 일을 소홀히 하고 자신의 핵심업무에만 집중할 것이라는 가설 하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이다. 셰르프는 이런 설문조사를 10일 동안 2일을 진행했다. 업무로드가 큰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을 비교하기 위해서였다. 설문 결과를 분석하니, 업무 로드가 과중한 날이면 리더는 자신의 업무에 집중하고 직원들을 공정하게 대하기 위한 활동(피드백, 경청, 설득, 투명한 절차, 존중, 인정, 지원, 스몰 토크 등)에는 신경 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업무 과중 상태가 지속적일 때는 어떠한지 알아보기로 했다. 셰르프는 인도 기업의 관리자 166명을 대상으로 과거 3개월 동안의 업무로드가 어느 정도인지 묻고, 그 기간 동안 자신의 일에 얼마나 큰 우선순위를 두었는지, 직원들을 공정하게 대하는 활동에는 또 얼마나 집중했는지 등을 질문했다. 그런 다음, 셰르프는 그들의 부하직원들에게 '당신의 상사가 얼마나 공정한지', '상사의 업무 성과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물었다. 첫 번째 연구와 마찬가지로, 업무로드가 과중한 리더일수록 직원들을 공정하게 대한 활동을 소홀히 했고, 직원들은 그런 리더가 공정하게 행동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세 번째 연구는 실험실에서 239명의 경영학과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셰르프는 학생들에게 스스로를 리더라고 간주하고 '자신의 상사에게 보고서'를 쓰게 했고, '부적절하게 보여지는 승진 결정을 직원들에게 설명하는 메모'를 쓰게 했다. 전자는 리더 자신의 업무를, 후자는 직원들을 공정하게 대하는 활동을 의미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쪽 그룹은 20분 안에, 다른 그룹은 30분 안에 두 개의 글을 써야 했다. 업무 로드의 경중을 달리하기 위한 조치였다. 실험실 연구도 앞의 연구들과 동일한 결과를 도출했다. 20분만 주어진 그룹은 상사에게 올릴 보고서는 상대적으로 잘 작성했지만 직원들에게 보낼 메모는 대충 쓰는 경향을 보였던 것이다. 

 



셰르프의 연구 결과는 '리더가 직원들에게 일을 잘 시키기 위한 전제조건'과 연결되어 있다. 리더가 직원에게 업무를 지시할 때 그 일이 왜 필요하고, 무엇을 해야 하며,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지, 언제까지 완료해야 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또한 일이 진행되는 과정 중에도 리더와 직원은 적절한 타이밍에 만나서 피드백하고 애로사항 등을 해결하는 활동을 벌여야 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업무를 직원들에게 배정할 때는 누가 적합한 직원인지, 현재 어떤 직원이 무슨 업무를 수행 중인지, 각 직원의 업무 로드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판단해서 결정해야 한다.

이런 활동 모두는 리더에게 물리적인 시간과 정신적인 부담을 크게 요구한다.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리더에게 실무적인 업무가 몰려 있으면 그렇게 바쁘다는 이유로 직원들에게 자세한 설명 없이 아무렇게나 마구 업무를 뿌려댈 가능성이 크고, 누구에게 어떤 일을 시켰는지도 잊어버릴 뿐만 아니라, 업무의 진행상황을 체크할 때도 구멍이 생기기 십상이다. 적절한 피드백은 기대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일을 '잘못' 시키는 리더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직원들이 "우리 팀장은 업무를 효과적으로 지시한다"라고 평가하려면 리더에게 실무자가 해야 할 일을 제거함으로써 시간적, 정신적 여유를 주어야 한다.

여기에 하나 더 필요한 조치가 있다. 바로 직원들을 공정하게 대하는 활동들(피드백, 경청, 설득, 절차 공개, 정보 공유, 존중, 인정, 지원, 스몰 토크 등)에 대한 조직 차원의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셰르프는 각각의 연구에서 리더의 공정함에 대해 보상하는 제도(연봉과 승진 반영, 인정, 포상 등)가 운영되면, 업무로드가 과중할지라도 직원들을 공정하게 대하려는 활동에 열중한다는 점 역시도 발견했다. 보상 시스템이 공정성보다는 리더의 업무 성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면 애석하게도 그 반대의 효과가 나타났다.

리더가 '공정하게 일을 시키도록' 하려면 여러 가지 전제조건이 있겠지만, 그 중 리더 자신의 '시간적/정신적 여유'와 공정성 제고 활동에 대한 '금전적/비금전적 보상'이 가장 큰 요소가 아닐까? 리더에게 일은 일대로 요구하면서 직원들을 잘 관리하라고 기대한다면 공정성과 성과 모두를 잃고 만다. 리더들에게 너무 많은 일을 시키지 마라. 일 많은 리더는 직원들에게 좋지 않다. 직원들에게 나쁜 리더가 될 수 있다. 일을 잘못 시키기 때문이다.

(*참고논문)
Sherf, E. N., Venkataramani, V., & Gajendran, R. S. (2019). 

Too busy to be fair? The effect of workload and rewards 

on managers’ justice rule adherence.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62(2), 469-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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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리더의 업무 지시에 반발하거나 소홀히 대할 두려움을 극복하면서 직원들에게 일을 잘 시키기 위한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뻔뻔해지는 것’이다. 조직 내가 아니더라도 주위에서 남에게 일을 잘 '떠안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해 보면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든, 비록 자신이 해야 할 당연한 일임에도 '뻔뻔하게' 일을 시킨다는 것을 알게 된다. 상대방이 '이걸 내가 왜 해야 하나?'라고 반발하거나 이런저런 핑계를 대어 회피를 하려고 하면, 쿨하게 물러서거나 반대로 자기 의지가 관철될 때까지 집요하게 굴곤 한다. 나는 일을 잘 시키기 위해서는 이런 '뻔뻔함'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해할까 봐 덧붙인다면, 리더 본인이 해야 할 일임에도 직원에게 마구 떠안기라는 소리가 절대로 아니다. 리더의 합당한 업무 지시임에도 불구하고 직원에게 일을 시키기가 어렵고 두렵다면 ‘전략적’으로 뻔뻔해질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사실, 일을 잘 시키지 못하는 리더들은 착하고 여리기 때문은 아닐까? '존경 받는 리더'가 돼야 한다는, 그래서 직원들로부터 싫은 소리가 나오면 안 된다는 콤플렉스에 빠져 있기에 직원들의 일을 본인이 떠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착한 리더'들이 전략적으로 뻔뻔해지기 위한 첫 단계는 업무 지시를 거부하는 직원들의 반응을 예상하고 어떻게 대처할지 미리 생각해 두는 것이다. 그리고 직원이 어떻게 나오든 합당한 업무 지시일 경우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일을 시키겠다'는 다짐을 한 상태로 직원을 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직원이 “지금 더 중요한 업무를 하고 있다”라고 둘러대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있나?”라고 반응하면 절대로 안 된다. 직원들이 어떤 업무를 어디까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리더가 아예 모르고 있음을 자인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그 업무는 잠시 중단해 주기 바래. 이 업무의 우선순위가 더 높아”라고 말해야 옳다.

또한 “그건 제 업무가 아닌데요”라고 당당하게 대꾸하는 직원에게 “그래도 이 일을 해주면 좋겠어”라고 말해서도 안 된다. 애초에 업무 수행에 적합한 직원을 선정하지 않았다는 걸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직원의 역량이 해당 업무 수행에 가장 적합함을 강조하면서 그 업무가 조직에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를 직원에게 설명해야 한다. 단순히 해야 할 일을 알리기 전에 왜 이 이 일을 해야 하는가, 이 일이 조직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 줘야 한다.

 

다음과 같은 직원들의 예상되는 반응에 어떻게 대응할지 미리 생각해 보라.

- 이 일을 언제 다 하라는 말인가
- 지금 더 중요한 업무를 하고 있다
- 이제 말씀하시면 어떻게 하나
- 내 업무가 아니다
- 할 줄 모른다
- 김대리가 나보다 더 잘한다
- 조건만 만족되면 하겠다
- 일이 잘 안 되면 어떻게 하나

그렇다면 ‘전략적으로 뻔뻔해지려면’ 일을 시킬 때 어떤 원칙을 지켜야 할까? 첫째, 구체적으로 위임해야 한다. 무엇을 원하는지,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등을 명확하고 자세하게 일러줘야 한다. 물론 직원들의 역량과 스킬 수준에 따라 어떤 점을 강조할지가 달라질 것이다. 신입직원에게는 ‘어떻게’를, 경험이 많은 직원에게는 ‘왜’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 

둘째, 계획적으로 위임해야 한다. 일을 시키기 전에, 일을 시킬 때, 직원이 일을 수행할 때, 일을 마무리할 때 리더와 직원이 무엇을 어떻게 할지 계획을 미리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이 진행되는 도중에 언제 중간점검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피드백해야 하는지 등을 직원과 약속해야 한다. 잘 하겠거니, 하며 방임해서는 안 된다. 결국 일의 책임은 리더가 지기 때문이다. 

 



셋째, 업무의 수행 방법은 직원에게 일임해야 한다. 직원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혼란스러워 하는 경우라면 리더가 멘토 역할을 해서 직원을 가이드할 필요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직원이 재량껏 세부적인 수행방법을 정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직원이라면 리더는 지원하는 역할로 그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이크로 매니저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넷째, 직원이 지원을 요청하면 언제든지 응하라. 일을 지시해 놓고 완전히 신경을 끄는 것이 위임은 아니다. 정기적으로 직원에게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직원이 요청하면 적절하게 자원과 인맥 등을 지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섯째, 계속 관찰하고 정기적으로 피드백해야 한다. 일의 성격에 따라 일주일 혹은 2주 단위로 한번씩 직원을 만나 업무의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 무엇을 어떻게 지원할지, 기존의 업무 수행 계획을 변경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피드백해야 한다. 너무나 자주 아무때나 피드백하면 직원들은 리더가 지나치게 간섭한다고 느끼고 자신들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직원들이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생각되더라도 가능한 한 정해진 시간에 피드백하는 것이 좋다.

여섯째, 직접 얼굴을 보며 일을 시켜야 한다. 어찌보면 가장 놓치기 쉬운 원칙일지 모르겠다. 메신저나 문자 메시지, 이메일만으로 일을 지시해서는 안 된다. 지시하는 내용이 문자화되면 직원이 업무의 중요도와 우선순위 등을 오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묘한 뉘앙스가 사라지기 마련이다.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문자로 업무를 지시했더라도 그 후에 반드시 만나서 대면으로 업무 지시를 반복해야 한다. 대면으로 지시해야 직원으로 하여금 업무의 중요성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앞의 글에서 언급했듯이 리더는 '일을 시키는 사람'이다. 아니, 일을 '잘' 시키는 사람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에 내가 직원들에게 일을 잘 시켰는지, 직원들 각자 어떤 업무를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다음주에는 어떻게 본인의 일 시키는 기술을 개선할지 등을 반성하고 실천해야 한다. 훌륭한 리더십은 이렇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기술을 교육하고 연마하는 과정에서 함양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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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에게 적절하게 일을 시킬 경우 리더가 얻는 개인적 이득은 무엇일까? 앞의 글에서 업무 위임(delegation)의 목적 중 하나는 리더가 보다 고차원적인 업무(비전 및 전략 수립, 의사결정, 문제해결 등)에 집중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를 갖기 위해서라고 언급했다. 이것이 분명 업무 위임을 통해 리더가 얻는 이득이라고 말하면, 일을 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역시 상당히 크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업무 지시를 내릴 때 드는 시간, 업무 관련 지식과 노하우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 일의 진행 과정을 확인하고 피드백하는 데 드는 시간, 직원이 잘못 수행한 일을 교정하는 데 드는 시간 등 그 비용이 리더에게 매우 크다는 것이다(이를 coordination cost라고 부른다). 결국, 이득과 비용을 모두 감안하면 0이 되거나 오히려 '적자'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한다. 

이런 점이 직원들에게 일을 시키기가 어렵고 꺼려지는 대표적인 이유로 대두된다. 또한, 일을 시킬 때의 비용은 현장에서 즉각 체감되지만 이득은 나중에 가서 발생한다는 점 혹은 아예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 역시 업무 위임을 주저하게 만든다. 여기에 단기적 성과를 강조하고 그에 따라 보상하는 조직문화가 더해지면 리더들은 자신도 모르게 마이크로매니저가 되거나 리더라기보다 그저 '고참 실무자'라는 말이 어울리는 상태가 된다. 그런 문화 속에서 직원들에게 이래저래 시간을  빼앗기면 본인의 성과 달성에도 나쁜 영향이 가해져 자신의 연봉이 마이크로매니저나 '고참 실무자'에 비해 떨어지지 않을까 염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연 일을 잘 시키는 리더의 연봉은 어떨까?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토마스 허바드(Thomas N. Hubbard)와 런던 경제대학원의 루이스 개리카노(Luis Garicano)는 미국의 로펌들을 대상으로 수입의 불균형에 관해 조사를 벌인 결과,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바로 '일을 잘 시키는 리더일수록 연봉이 더 높다'는 점이었다. 그들은 수천 개의 로펌들을 대상으로 파트너 변호사의 수입, 파트너와 함께 일하는 어소시에이트의 수, 어소시에이트와 스태프의 인건비와 복리후생비 등의 데이터를 확보해서 분석을 진행했다. 바로 어소시에이트와 함께 일할 경우(즉, 업무 위임을 할수록) 파트너가 얼마나 큰 금전적 이득을 얻는가를 분석했던 것이다.

분석 결과, 어소시에이트에게 일을 분담시키는 파트너들이 그렇지 않는 파트너들에 비해 20퍼센트 내외로 소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업무 위임의 스킬이 뛰어난 파트너 변호사들(95퍼센타일)의 경우에는 최소 50퍼센트 더 많은 수입을 벌어들였다. 어소시에이트를 고용한다는 것은 파트너에게 그만큼 비용(어소시에이트의 연봉, 복리후생비, coordination cost 등)을 부담시키지만, 결국 파트너가 얻는 이득이 그보다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어소시에이트에게 본인의 일상적 업무를 위임할 경우 의뢰인(고객)에게 좀더 많은 시간을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고, 의뢰인은 그에 따라 수임료를 더 많이 지불하기 때문이다. (아래 그래프 참조)

 

실선: 위임하는 파트너 변호사 / 점선: 그렇지 않은 변호사 

(Source: Garicano, L., & Hubbard, T. N. (2007) )



로펌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조직의 리더가 업무 위임을 통해 얻는 이득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물론 그렇지만, 파트너(리더) 단위의 수입과 지출을 '수치로' 산출하고 비교할 수 있다는 면에서 꽤 괜찮은 '모델 집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모델을 통해 업무 위임으로 인한 비용이 비록 상당하다고는 하나 그 이득이 비용을 충당하고도 남는다는 점은 충분히 유추할 수 있지 않을까? 리더(팀장) 한 사람을 기업으로 간주하고 조직 내 다른 팀들을 고객의 관점으로 본다면 말이다. 또한, 직원의 업무능력이 미흡하여 처음에는 coordination cost가 이득을 상회한다고 해도 시간이 흐르면서 직원의 업무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리더가 얻는 '순이익'은 흑자로 전환될 것이고 그 이득은 시간이 흘러도 유지되거나 상승할 것이다.

 

'인내'가 중요


요컨대, 리더는 직원이 수행해도 될 일은 직원에게 시키고 본인은 좀더 복잡하고, 좀더 어려우며, 좀더 가치가 높고, 좀더 미래지향적인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 이것은 리더의 책임이기도 하지만 리더가 업무 위임을 통해 보다 큰 이득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권리'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업무능력이 제수준에 이르지 못해서 비용이 이득보다 큰 초기의 상황을 '인내'하면서 언젠가는 이득이 비용을 크게 상회할 것이라는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해야 한다. 인내하지 못하면 마이크로매니저로 전락할 것이다.


(*참고논문)

Garicano, L., & Hubbard, T. N. (2007). The return to knowledge hierarchies (No. w12815).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Garicano, L., & Hubbard, T. (2009). Earnings inequality and coordination costs: evidence from US law firms (No. w14741).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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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글에서 리더는 '일을 시키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렇다면 그 다음에 던져야 할 질문은 "왜 일을 시켜야 하는가?"이다. 이 또한 너무나 당연한 질문이라 선뜻 대답하기가 오히려 어려울지 모른다. 이 질문에 많은 이들은 '성과를 내도록 하기 위해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하곤 한다. 어떤 이는 '월급을 주니까 일을 당연히 시켜야 한다. 일을 안 시키면 놀 테니까'라고 농담을 섞어 이야기한다. 

조직 전체의 관점으로 보면 틀린 대답은 아니지만, 리더 개인의 입장에서 직원에게 일을 시키는 목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또한, 리더가 일을 시킬 때 직원이 "저에게 왜 이 일을 시킵니까?"라고 반문할 경우 "나는 이러저러해서 자네에게 일을 시킨다."라고 대답할 때 필요한 목적도 아니다. "성과를 내야 하니까 일을 시키는 거야.", "내가 시키는 일을 안 하고 놀 생각을 하면 안 되지"라고 대답할 수는 없지 않은가?

먼저, 리더 자신의 입장에서 직원에게 일을 시키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바로 리더가 '고가치'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서이다. 직원들이 리더에게 갖는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 '업무의 방향을 올바르게 알려주지 않는다', '의사결정을 제대로 내리지 못한다' 등인데, 이런 불만을 뒤집어 보면 비전 제시와 업무 방향 설정, 효과적인 의사결정 등이 직원이 리더에게 요구하는 가장 큰 덕목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 직원들은 리더가 자신들의 일을 대신해 주기를 절대 기대하지 않는다. 

당장은 자신들의 업무가 경감되니 그런 리더를 좋아할지 모르겠지만, 어디까지나 단기적이다. 리더가 직원들이 해야 할 업무에 빠져 있으면 비전 제시니 전략 수립이니 의사결정이니 하는 리더 본연의 임무를 망각할 수밖에 없으니 어찌 자기네와 같은 레벨에서 일하는 리더를 직원들이 믿고 따를 수 있겠는가? 리더가 고가치 업무에 집중하려면 그만큼 시간적인 여유를 가져야 하고 그렇게 하려면 직원들에게 일을 시켜야 한다. 정확히 말하면, 리더는 직원들이 담당해야 할 일이라면 '최대한' 시켜야 한다. 

 


고가치 업무에 집중하려면 리더 자신이 고가치 업무에 얼마나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먼저 면밀히 파악하라. 2주 동안 자신이 어떤 업무에 몇 시간을 사용하는지를 매일 기록해 보라. 그리고 각 업무의 가치를 나름의 척도로 평가해 보라.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5점 척도를 써보라.

5점: 리더 본인이 해야 할 '매우' 전략적인 업무
4점: 리더 본인이 해야 할 전략적인 업무
3점: 리더 본인이 해야 할 일상적인 업무
2점: 직원이 해야 할 전략적인 업무
1점: 직원이 해야 할 일상적이고 초보적인 업무

점수별로 2주 동안 얼마의 시간을 투여했는지를 살펴보면 고가치 업무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직원들에게 얼마나 일을 잘 시키고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다(권장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이다). 업무 시간의 60퍼센트 이상을 1~2점 업무에 투여하고 있거나, 80퍼센트 이상을 1~3점 업무에 쏟고 있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리더라면 적어도 업무 시간의 50퍼센트 이상을 4~5점 업무에 써야 한다.

물론, 많은 기업의 팀장급 리더들은 관리자라기보다 '고참 실무자'로 여겨져 실무의 상당부분(2점 짜리 업무)을 리더 본인이 수행해야 한다. "팀장이라고 해봤자 권한은 없고 책임만 커진다"라고 불만을 터뜨리는 중간 리더들이 상당히 많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또한 단기성과를 강제유도(?)하는 성과관리시스템 때문에 직원에게 일을 시키기보다 리더 자신이 1~2점짜리 업무를 수행하는 게 시간적으로나 업무품질적으로나 유리하다는 문제도 존재한다. 이렇듯, 머리를 써야 하는 리더가 손발만 써야 하는(또는 그렇게 해야 유리한) 구조적 문제를 먼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리더가 직원들에게 일을 시켜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이다. 인텔의 전 CEO 앤디 그로브는 리더가 조직에 영향력을 크게 발휘하려면, 다음과 같이 '레버리지가 큰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 가능한 한 많은 구성원에게 영향을 끼치는 활동
2. 장기간에 걸쳐 구성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간단명료한 말과 행동
3. 독특하고 핵심적인 지식과 정보 공유

이 세 가지 활동이 실제적으로 일어나는 장면이 바로 '일 시키기'이다.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 업무 지침을 마련했다고 해서 리더의 할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비전과 전략을 세부과제로 구체화하고 이를 직원들에게 적절하게 배정해야 한다. 이런 업무 배정과 지시를 통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지 않겠는가? 영향력은 일 시키기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또한, 앞에서 언급했듯이 영향력 발휘에 레버리지가 큰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확보해야 하기에 역시나 일을 시켜야 한다.

 


직원들에게 일을 시켜야 하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유는 리더 자신의 입장이었다면 세 번째 이유는 직원의 관점에 해당한다. 바로 직원 개인의 업무능력을 계발하기 위해서이다. 업무능력은 일을 직접 수행함으로써 향상된다. 단기간의 교육으로는 어림없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노하우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업무능력은 서서히 완성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라도 '일을 시켜야' 한다. 물론 처음에는 스킬과 지식이 부족하여 일의 속도가 더디고 품질 역시 변변치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직원의 일을 리더가 가지고 와서 바로 해버리는 성급함은 당장은 도움이 되겠지만 조직역량 차원에서 자기살을 뜯어먹는 것이나 다를바없다. 

직원의 업무능력 계발을 위해 일을 시킨다는 목적은 직원이 "왜 저에게 이 일을 시킵니까?"라고 반발하거나 거부할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단순하게 "이 일을 해야 스킬이 생길 것 아니야!"라고 말하기보다는 그 일을 통해 어떤 스킬, 어떤 역량, 어떤 지식, 어떤 노하우 등을 습득할 수 있는지를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일러줘야 하고 그런 것들을 습득할 경우 향후의 경력개발에 어떤 도움이 될지를 넌지시라도 알려주어야 한다. 모든 업무에 대해 이렇게 일일이 '업무능력 차원의 이유'를 직원에게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새롭고 생소한 업무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업무, 실패할 경우 리스크가 큰 업무의 경우에는 직원들의 부담과 거부감을 최소화하고 의욕을 불어넣는다는 차원에서 해당 직원에게 도움이 되는 점을 미리 생각한 후에 업무를 지시해야 한다.

이 밖에 리더가 직원에게 일을 시키는 이유로 리더 개인의 업무 스트레스를 경감시킨다, 업무성과의 질과 속도를 높인다, 팀워크를 증진시킨다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위에서 언급한 3가지 이유에서 파생된 지엽적인 것이라 제외했다.

지금까지 리더가 직원에게 일을 시켜야 하는 이유를 간단하게 살펴봤다. 그렇다면 리더가 직원에게 일을 시킴으로써 얻는 이득은 무엇일까? to be continued.....

*참고도서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앤드루 S. 그로브 지음, 유정식 역, 청림출판, 2018

*이 글과 관련하여 인퓨처컨설팅은 2020년 1월 15일(수)에 튜터링(교육)을 다음과 같이 실시합니다. 많은 신청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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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터링- 일을 '잘' 시키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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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Leader)란 말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무엇일까요?” 

내가 이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은 마치 '삶이란 무엇인가?'란 철학적 질문을 접한 듯 당황한 표정을 짓거나 고개를 숙인다. 나는 애써 시선을 피하는 사람을 굳이 일으켜 세운 다음 "리더란 말은 참 많이 쓰는 용어이고, 팀장님도 리더라는 말을 들으실 텐데요, 과연 리더란 무엇일까요?"라고 묻는다. 

그는 멋적게 웃으며 "리더는 리드하는 사람이죠."라고 농담을 한다. 그러고는 한참 생각하다가 "목표 달성을 위해 사람들을 이끄는 자입니다."라고 답한다. 나는“여기에서 '이끈다'는 말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 같은데요, 그렇다면 목표 달성을 위해 직원들을 이끌기 위해 리더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라고 재차 질문한다. 그는 "목표를 제시하고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야 합니다."라고 어렵사리 대답한다. 틀리지 않는 답변이지만 ‘목표 달성’을 단지 ‘목표 제시’로, ’이끈다’는 말을 그저 ‘동기부여한다’라는 말로 바꾼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나는 질문을 바꾸기로 한다. 
나: "목표를 달성하게 하려면 리더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상대방: "목표를 잘 알려주고 잘 가이드해야 하죠."
나: "잘 가이드한다는 말의 의미는 뭡니까?"
상대방: "목표 달성의 방법을 일러주고, 적절하게 피드백하고, 결과가 나오면 올바르게 평가해주고...뭐 그런 것 아닐까요?"

 


'리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곤 한다. "리더는 그냥 리더지, 무슨 뜻이 있습니까? 물은 물이고 산은 산이죠. 저에게는 물을 정의하고 산을 정의하라는 말처럼 들립니다."라며 약간은 짜증섞인 반응이 나온 적도 있다. 나는 조직에서 흔히 쓰는 용어일수록 정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의를 한 문장으로 깔끔하게 말하지 못하거나 중언부언한다면, 그 의미를 알지 못한다고 여긴다. 말하지 못하면 모르는 것이다. 리더의 정의를 모르면서 리더의 자리에 있는다는 건 어쩌면 면허증 없이 운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다른 이야기지만, 미션, 전략, 팀, 팀워크, 조직문화, 고객경험, 학습, 생산성과 효율, 권한이양 등 조직에서 흔히 쓰는 용어를 한마디로 정의할 줄 아는가? )

리더의 정의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문구가 '목표 달성'인데, 그렇다면 목표 달성을 위해 구성원들을 이끌어 갈 때 리더가 취해야 할 구체적인 행위는 무엇일까? 비전을 제시한다, 동기를 부여한다, 목표 달성을 돕는다, 장애물을 제거하고 직원들을 지원한다... 여러 대답들이 나오는데,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이긴 하나 숱한 리더십 강좌에 등장하는 미화된 리더의 이미지를 반복한다는 인상을 받곤 한다. 그런 교과서적인  대답 말고 리더가 행하는 거의 모든 행위를 나타내면서 리더의 임무를 '적확'하게 지적하는 정의는 무엇일까?

나는 '리더란 일을 시키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앞에서 말했듯 리더는 목표 달성을 이끄는 자라고 흔히들 말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이끌 수 있을까? 목표 달성을 이끌려면 목표를 세부목표로 나누고, 각 세부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실행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전략을 여러 업무로 구체화해야 한다. 리더는 이렇게 하여 설정된 여러 업무를 직원에게 배정하고 실행하게 만드는 자, 한마디로 ‘일을 시키는 사람’이다. 이것이 바로 리더의 거의 모든 임무를 한마디로 대변하는 정의이다. 일을 시키지 않으면 리더가 아니다. 

"리더는 솔선수범하는 자입니다." 리더나 직원이나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런데 그들 대부분은 솔선수범의 의미를 "직원들의 일을 돕는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돕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원들의 일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직원들이 어떤 일에 애를 먹고 있으면 리더 본인이 그 일을 대신 처리해 주는 게 솔범수범의 예라고 설명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솔선수범이 '직원들에게 '잡일'을 시키지 않는 것'이라고까지 생각하는 사람들도 제법 많다. 일례로, 팀장이 임원 회의에서 중요한 프레젠테이션해야 한다면 직원에게 핸드아웃을 복사할 것을 지시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프린트해서 복사하고 스테이플러로 철까지 해서 준비하는 것을 솔선수범하는 리더라고 생각한다. CEO의 예상 질문에 대비하는 데 시간을 써야 하는데도 말이다.

 


이러한 솔선수범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가 리더는 직원들을 '앞에서 이끄는' 사람이라는 환상을 심어준다. 솔선수범은 팔로워의 덕목이지, 리더의 덕목은 아니다. 리더십 전문가 존 맥스웰(John Maxwell)은 “작은 일을 올바르게 하고 싶다면 스스로 하라. 큰 일을 하고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일을 시켜라”라고 말한다. 리더의 덕목은 '일을 잘 시키는 것'에 있음을 강조하는 말이다.

솔선수범을 한다는 말은 조직이 설정한 미션, 비전, 핵심가치, 전략목표, 전략, 행동원칙 등을 리더 본인이 먼저 준수하며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인다는 뜻이다. 팀내에서 '회의 시작 시간을 엄수한다'는 원칙을 리더가 정했으면 리더가 제일 먼저 회의실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솔선수범이다. 결코 직원의 일을 대신해주는 것이 솔선수범이 아니다. 직원의 업무를 대신해 주는 리더는 마이크로 매니저일 뿐이다.

그런데 현장의 리더를 만나보면 애석하게도 자신이 가장 잘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일을 시키는 것이라는 대답이 나온다. 왜 그런지 물어보면 본인이 직접 해야 더 잘 할 수 있다, 자세히 설명할 시간에 내가 처리하는 게 낫다, 일을 맡기면 통제하기 어렵다, 직원들의 업무가 많아서 일을 시키기가 미안하다 등 다양한 이유를 말한다. 어떤 리더는 일이 재미있어서 시키기가 싫다, 일을 시키면 내가 할일이 별로 없다는 식의 답을 하기도 하는데, 마이크로 매니저들이 실무감각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이런 이유를 댄다. 

하지만 대다수 리더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면, 일을 시키면 직원들이 거부할 것 같다는 두려움이 가장 크게 내재돼 있음을 발견한다. 이 일을 언제 다 하라는 말인가, 지금 더 중요한 업무를 하고 있다, 이제 말씀하시면 어떻게 하나, 내 업무가 아니다, 할 줄 모른다, 김대리가 나보다 더 잘한다, 조건만 만족되면 하겠다, 일이 잘 안 되면 어떻게 하나 등 갖가지 이유를 대며 지시를 거부하는 직원들을 보며 리더들은 ‘그냥 내가 하고 말지’라고 체념한다. 이런 두려움이 커지면 솔선수범이라는 미명 하에 직원들이 해야 할 업무를 본인이 대신해 주면 존경 받는 리더가 된다는 착각으로 이어진다. 자신도 모르게 마이크로 매니저가 되는 것이다.

직원들은 '리더는 일을 시키는 사람'이라는 정의를 불쾌하게 여길지 모른다. 리더는 일을 시키기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는 사람, 직원들에게만 업무 부담을 씌우고 '뒷짐 지고 노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오해하지 말기를 바란다. 중요한 것은 일을 시키는 것 자체가 아니라, 일을 '잘' 시킨다는 것이다. 직원들에게 일을 '잘' 시키는 리더가 직원들이 바라는 리더이다. 직원들이 리더에게 기대하는 역할, 즉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적절하게 피드백하며, 동기를 부여하는 등의 역할은 리더가 직원들에게 일을 '잘' 시킬 때 가능하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to be continued.......

*이 글과 관련하여 인퓨처컨설팅은 2020년 1월 15일(수)에 튜터링(교육)을 다음과 같이 실시합니다. 많은 신청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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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의 도리 1.

9시 넘어 출근하고 6시 전에 퇴근할 때, 이럴 때 사장은 직원에게 월급 주는 게 아까울 정도로 서운하다. 특히 사장(혹은 팀장)이 출타 중일 때 직원들이 그렇게 행동한다면, 서운함을 넘어 분노가 일어난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라.


—> 일이 없더라도 법정 근무시간은 지켜야 한다. 전날 야근했다고 해서 출퇴근 시간을 임의로 정해서는 안 된다. 그런 경우엔 떳떳하게 양해를 구하는 게 어떨까? 빈 시간이 생기면 앞으로 생겨날 업무를 준비하든지, 업무와 관련된 공부를 하라. 그것이 싫다면 동료들과 잡담을 하든지, 인터넷을 서핑하며 노는 게 어떤가? '땡땡이'는 학교에서나 하라.


직원의 도리 2.

일을 지시하면 “팀장님이 더 잘 하시니까 직접 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는 직원이 간혹 있다. 이렇게 대놓고 말하지는 않더라도 속으로 그리 생각하며 입을 삐죽이는 직원들이 많다. '자기가 하지, 왜 나한테 시키고 그래?'


—> 팀장(혹은 사장)이 할줄 몰라서 일을 시키는 게 아니다. 일을 시키는 목적은 일을 잘 완수하고자 하는 것도 있지만 일을 배우도록 하는 의도도 있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본인의 ‘밥값’을 증명하라는 것이다. 일을 잘 하지 못해도 좋다. 적어도 본인의 밥값을 증명하려고 ‘노력하는 것’, 이것이 직원의 도리이다. 


팀장(혹은 사장)이 업무 지시를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지시의 방향이 왔다갔다 한다고 해서 "그러면 당신이 하셔라"라는 말을 합리화할 수는 없다. 그런 상사라 해도 그가 지시한 일은 직원의 임무다. 직원 본인이 일의 주인이다. 일의 주인이라면, 상사에게 끊임없이 업무의 방향을 묻고 피드백 받아라. 이것이 월급을 받는 이유다.




직원의 도리 3.

새로운 사람이 조직에 합류하면 텃세를 부리거나 왕따를 한다. 같이 밥도 안 먹으려 한다. 그러다가 잘해주면서 ‘이 회사에 다니면 안 되는 이유’를 그에게 친절히(?) 알려준다. 사장과 팀장을 대놓고 험담한다. “더 다녀봤자 좋을 것 없으니 기회 있을 때 빨리 그만 둬라”고 진심어린(?) 조언을 한다. 신규 직원은 어느새 불평불만세력의 일원이 된다.


—> 회사에 불만이 많은 걸 뭐라 할 수는 없다. 진짜로 문제 많은 조직일지 모르니까. 그러나 신규 직원의 의지를 꺾을 필요까지는 없다. 아니, 그럴 자격은 절대 없다. 어떻게 하면 이런 회사에서 잘 일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타인의 선택을 평가하거나 부정해서는 안 된다. 본인은 본인의 인생을 살아라. 타인은 타인의 인생을 ‘아주 잘’ 살 터이니. 


회사에 문제가 많으면 사장과 팀장에게 공식적으로 제기하라. 그렇게 했는데도 문제가 시정되지 않는다면(당신은 분명 이렇게 반문하리라), '조용히' 회사를 나가거나, 그냥 포기하고 '조용히' 회사를 다니거나, 둘 중 하나다. 아니, 누가 뭐라 하든 (시정될 가능성이 적다 해도) 끊임없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또 하나의 선택지가 더 있다. 하지만 주변 직원들을 불평불만세력으로 만드는 것은 선택지 중에 절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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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도리,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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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는 어느 졸업식 축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열정이 피어날 것입니다!" 윈프리의 말처럼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고 '즐기는' 일을 할 때 열정이 생겨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직업 선택을 고민하면 "네가 좋아하는 일(즐거워 하는 일)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직업을 택하라"고 조언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주장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중요하다고 믿는 일,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을 할 때 열정이 자라난다고 말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그 일을 즐기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그 일을 싫어하게 될 거라고 충고하는 측이 있죠.


대립되는 두 가지 관점 중에 무엇이 옳을까요? 콜럼비아 대학교의 존 자치모비츠(Jon Jachimowicz)와 동료들은 어떤 관점이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데 있어 옳은 생각인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는 서로 다른 대학교에서 이루어진 졸업식 축사 117개를 수집하여, '일에 대한 열정(Work Passion)'에 대한 여러 연사들의 생각을 '즐거움(enjoyment)'의 관점과 '가치(values)'의 관점으로 정리하여 설문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런 다음, 실험 참가자들에게 각각의 생각에 얼마나 동의하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리고 일에 대한 열정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향후에 이직할 의도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질문했죠.


(졸업식 축사를 하는 오프라 윈프리.  사진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Bpx8uNzRdew 캡쳐)



그랬더니 일에서 즐거움을 추구하는 사람("재미있는 일을 하자!")일수록 일에 대한 열정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고,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의미있는 일을 하자!")일수록 열정의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일에 대한 열정이 낮을수록 '이직 의향(turnover intention)'이 높았는데, 이는 일에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이 현재의 일에 만족하지 못해 어딘가로 이직을 꿈꿀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두 관점(즐거움 vs 가치) 간에 이직 의향의 차이가 아니라 '실제 이직률의 차이'는 과연 있을까요? 이직을 희망하는 것과 실제로 이직을 감행하는 것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자치모비츠는 거대 기술기업에 근무하는 994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열정에 관한 두 가지 관점을 설문조사했습니다. 9개월이 지나 이 회사를 찾아가니 그동안 총 90명이 퇴사를 했는데, 일에서 즐거움을 추구하는 직원일수록 이직 의향이 높았고 실제로도 퇴사를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열정은 재미있고 즐거운 일에서 생겨난다고 믿을수록 일에 대한 열정이 낮고 이직 의향 뿐만 아니라 실제 이직률이 높습니다. 해야 할 가치가 충분한 일이 열정을 불러 일으킨다고 믿을수록 일에 대한 열정이 높고 이직 의향과 이직률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왜 그럴까요? 일의 즐거움은 사실 그리 오래 가지 않습니다. 언제나 꽃길만 걷을 수는 없는 일이죠. 일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딛치는데 어떻게 늘 재미있고 즐거울 수 있을까요? 재미가 떨어지고 더 이상 즐겁지 않으면 '일의 열정은 재미있는(즐길 수 있는) 일을 하는 데에서 나온다'라는 관점에 따라 "아, 이 일은 내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일이 아니구나. 다른 일을 찾아야겠다"라고 생각하기 마련이겠죠. 반면, 일의 가치와 사명으로 열정을 찾는 사람이라면, 난관이 찾아와도 극복하려는 의지를 꺾지 않으려 할 겁니다. 이들에겐 '어느 조직에서 일하는가'보다는 '무엇을 위한 일을 하는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는 일이 직업이 되면 더 이상 그 일을 즐기지 못합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네가 재미있어 하는 일, 네가 열정을 느끼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라"는 조언을 할 때는 상대방이 얼마 후에 다시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을 수도 있으니 주의를 해야 할 겁니다.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각자가 의미와 가치를 느끼는 일이 진정한 열정을 불러 일으키고 그 열정이 훌륭한 성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네요.



*참고문헌

Jachimowicz, J., To, C., Menges, J., & Akinola, M. (2018, June 28). Igniting Passion from Within: How Lay Beliefs Guide the Pursuit of Work Passion and Influence Turnover. https://doi.org/10.31234/osf.io/qj6y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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