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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서는 며칠 전에 직원에게 시켰던(위임했던) 일을 취소하거나 다른 방향으로 시켜야 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경영진으로부터 다른 지시가 내려왔거나, 경쟁사가 예상치 못한 전략으로 치고 나왔거나, 아니면 법적 이슈나 일본의 무역제재와 같은 돌발변수가 터져 그쪽부터 대응해야 하는 급박한 경우 등 그 이유는 아주 다양하다. 혹은, 일을 시킨 리더 본인의 생각이 다르게 바뀌거나 관심이 바뀌었기 때문인 경우도 흔하다.

이렇게 내외부 환경 혹은 리더 본인의 생각이 바뀌면 이미 지시했던 일을 폐기하고 다른 방향으로 일을 시켜야 하는데, 이때 리더가 어떤 식으로 일을 '번복'하는지가 직원의 일할 동기를 유지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다. 일을 번복하기 위해(일을 폐기 혹은 변경하기 위해) 직원을 만나기 전에 리더가 다짐해야 할 것은 '직원 입장에서 생각하기'이다. 다시 말해, 일이 번복되었을 때 직원은 어떤 감정이 들지 상상하고 직원의 감정을 헤아리고 도닥이려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지시했던 일은 이제 그만해."라며 일을 번복하는 리더의 말을 들을 때 직원은 어떤 감정이 들까? 가장 먼저 발생하는 감정은 '그동안 '쓸데없는' 일을 했구나'라는 것이다. 자료를 수집하고, 유관부서나 기관에게 자문을 구하고, 보고서의 틀을 세우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고,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지 않은 채 보고서 작성에 열을 올리던 모든 시간이 무의미하게 여겨지기 시작한다. 물론 '월급 받고 일하는' 직장인이니 내가 했던 일이 무의미한 것으로 변했든 그렇지 않든 또다른 일을 맡아서 하면 그만이라고 '쿨'하게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대부분의 직원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의미없이 폐기되는 것을 보며 급격한 동기 저하의 위기에 직면한다. 

 



이렇게 '일의 의미'에 대해 회의감을 경험한 직원들의 생산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Dan Ariely)는 '일의 의미'가 생산성과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을 진행했다. 그는 실험 참가자인 하버드 대학 학부생들에게 바이오니클(Bionicle)이라 불리는 레고 블럭을 조립하도록 하고 처음 완성하면 2달러를 주고 그 다음 회부터는 매회 11센트씩 깎아서 지급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그는 학생들을 몰래 두 그룹으로 나눴는데, '의미 그룹'의 학생들은 바이오니클 하나를 완성하면 책상 위에 올려 놓을 수 있었고 실험진행자로부터 새로운 세트를 건네 받았다. 이 학생들은 책상 위에 놓인 노동의 결과를 확인하면서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반면 '시지푸스 그룹'에 속한 학생들은 말 그대로 시지푸스처럼 무의미한 반복 작업으로 느껴지는 상황에 처해야 했다. 바이오니클을 만들자마자 실험진행자가 냉정하게 그것을 바로 부수어버리고 다시 만들라고 했으니 말이다.

실험 결과, 의미 그룹의 학생들은 평균 10.6개의 바이오니클을 완성했지만, 시지푸스 그룹의 학생들은 7.2개 밖에 완성하지 못했다. 또한, 의미 그룹은 수고료가 1.01달러 이하가 될 때 그만하겠다고 말한 반면, 시지푸스 그룹은 1.40달러일 때 두 손을 들었다. 일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니 그만큼 빨리 포기를 선언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리더는 일의 번복으로 인한 직원의 동기 저하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일을 번복하게 된 배경과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가능한 한 육하원칙을 꼼꼼하게 적용하여 직원이 이해할 때까지 설명을 이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직원을 만나기 전에 머리 속으로 설명의 흐름을 생각하고 간단하게 메모를 하면 중구난방하지 않고 명확하게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때 지켜야 할 원칙은 '리더 본인'의 입장에서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그렇게 하래.", "사장님이 하라니까 어쩔 수 없지, 뭐", "까라면 까야지, 별 수 있어?"라는 식으로 남의 탓을 하면서 '메신저'처럼 굴면 곤란하다. 미국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Band of Brothers)>의 주인공 리처드 윈터스가 훌륭한 리더라는 점은 그가 중대장 소블가 부적절한 지시를 내려도 소대원들에게는 소블을 탓하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엿볼 수 있다.

 

물론 '위'에서 일을 번복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할지라도 윗사람이 일을 번복하게 된 이유를 파악한 다음(그러려면 리더는 윗사람에게 이유를 '용감'하게 물어야 한다), 자신을 '주어'로 하여 배경과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위에서 그렇게 하래"라고 말하는 리더를 보며 직원들은 '그러면 당신의 생각은 무엇인데?'라며 반감을 가지며 리더를 신뢰하지 않게 된다. 윗사람의 지시로 일을 번복하게 됐다는 말을 전해야 할지라도 최소한 본인의 생각을 더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직원이 일을 번복해야 하는 이유를 리더와 함께 알고 있다면, 배경과 이유 설명을 간략히 하거나 생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라도 직원에게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있으면 개의치 말고 물어보라"고 질문을 던져야 한다. 똑같은 정보라도 각자의 입장에서 다르게 해석하고 다르게 수용하는 게 인간의 심리이니까. 

둘째, 미안한 마음을 전달해야 한다. 배경과 이유를 충분히 설명한다고 해서 직원의 가라앉은 마음을 끌어올리지는 못한다. 짧게 말해도 된다. 리더 자신이 충분히 고려하여 내린 결정이라는 것을 전달하고 직원의 감정을 헤아리고 있음을 느끼게 할 수 있다면 짧은 말과 함께 잠깐의 침묵이 효과적일 수 있다.

셋째, 지금까지 했던 업무의 의미를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 이것이 미안함을 진정으로 표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애리얼리의 실험에서 봤듯이 고작 레고 블럭도 만들자마자 폐기 당하면 급격히 동기가 떨어지는데, 몇날 며칠 고생하여 만들어낸 보고서나 자료가 이제는 아주 소용이 없는 것으로 치부된다면 누가 일할 맛이 나겠는가? 다른 업무를 할 때도 '혹시 이 일도 없던 일이 되어 몽땅 버려야 하는 것 아냐?'라는 의심을 하기 시작하면 일에 몰입하기가 어렵고 아웃풋 역시 그리 뛰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리더는 지금까지 했던 작업의 내용이 충분히 의미 있다고 말해야 하고 나중에 유사한 일이 생기면 그때 사용할 수 있다고 직원을 안심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일본의 무역제재로 일본 협력업체와의 제휴방안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면 "나중에 일본과 관계가 개선되면 그때 자네가 마련한 방안이 아주 큰 도움이 될 거야. 조만간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해."라고 말할 필요가 있다. 또한 팀에서 관리하는 '자료 라이브러리'가 있다면 그곳에 적절한 네이밍으로 저장해 달라고 한다든지, 자신에게 이메일로 지금까지의 작업 결과를 보내 달라든지, 아니면 팀 회의 때 간략한 내용을 공유케 한다든지 해야 한다. 그저 "그거 이제 그만하고 다른 일을 해"라고 말하며 지금까지의 고생을 인정하지 않거나 "지금까지 쓸데없는 일을 하느라 수고 많았네"라고 '쓸데없음'을 리더가 앞장서서 꼬리표를 달아서는 절대 안 된다. 

넷째, 동일한 업무를 다른 방향으로 다시 해야 할 경우에는 일정을 새로 설정해야 한다. 다시 말해, 이미 시켰던 일을 폐기하는 경우가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해야 할 경우라면 아웃풋이 나오는 마감일을 새로 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때, 리더가 먼저 마감일을 제시하지 말고 직원의 의견을 물어보고 최대한 직원에게 맞춰 주려는 태도가 요구된다. "이렇게 바꿔서 하려면 10일이 더 필요하겠는데요?"라고 한다면, 리더 자신에게 주어진 재량권을 발휘해 직원의 의견을 받아줄 필요가 있다. 

그런데 많은 리더들이 "왜 그렇게 시간이 많이 필요해? 주말이 있잖아", "야근을 좀 해야겠어"라며 마감일을 원래대로 고수할 것을 직원에게 강요한다. 남쪽으로 열심히 가던 중에 북쪽으로 방향을 돌려서 가야 한다면 그만큼 시간이 더 드는 게 당연함에도 불구하고(원점까지 와야 하고 또 원하는 만큼 북쪽으로 가야하니까) 직원의 'work & life balance'를 깨 가면서까지 마감 준수를 강조한다. 물론 상황이 급박하면 마감일 준수가 필수적일 수 있다. 이럴 때는 직원에게 최대한 양해를 구하고 리더가 지원할 수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정말로 급한 일이라면 여유가 있는 동료직원들에게 협력하여 일을 진행할 것을 지시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직원의 양해를 최대한 구하고 직원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 산이 아닌가봐'라며 일을 번복할 때 보통의 리더는 어떻게서든 직원에게 책임 추궁을 받지 않으려는 쪽으로 행동한다. 일을 번복하면 직원은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다. 그 분노와 짜증이 리더에게 향하기 마련이다. 직원에게 욕을 먹지 않고 '착한' 리더로, '존경 받는' 리더로 남고자 하여 일의 번복을 남의 탓으로 돌리면서 책임을 피하려 한다면 그건 현명하기는커녕 무능하다는 뜻이다.

일의 번복된 배경과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미안함의 진정을 느끼게 하며, 지금껏 수행한 일의 의미를 소중히 하고, 직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여 일정을 새로 설정하는 것, 이것을 기억하고 실행한다면, '병가지상사'처럼 매일 일어나는 일의 번복 속에서 직원들의 동기 저하를 최대한 막고 일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알지만 말고, 오늘부터 바로 실천하기 바란다.


*참고논문
Ariely, D., Kamenica, E., & Prelec, D. (2008). 

Man's search for meaning: The case of Legos. 

Journal of Economic Behavior & Organization, 

67(3-4), 67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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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4일의 읽을거리   

2020. 3. 4.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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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4일, 여러분이 읽으면 좋을 4편의 아티클을 소개합니다.


좋은 프로그래머가 되는 데 필요한 역량은 수학이나 엔지니어링 스킬이 아니라, 언어 스킬이라는 연구
https://www.fastcompany.com/90470552/surprising-study-reveals-what-makes-a-good-coder-and-its-not-math

 

Surprising study reveals what makes a good coder, and it’s not math

Math abilities explained just 2% of differences in student learning.

www.fastcompany.com

 

직원을 해고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4가지 단계
https://www.fastcompany.com/90469202/consider-these-4-steps-before-your-fire-an-employee

 

Consider these 4 steps before you fire an employee

Take the time to dig a little deeper.

www.fastcompany.com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3가지 방법
https://www.entrepreneur.com/article/346800

 

3 Ways to Make People Trust You

Your business relationships will flourish when you commit to the following guidance.

www.entrepreneur.com

 

팀원들의 업무 몰입을 높이고 훌륭한 리더가 되는 법
https://www.inc.com/hillel-fuld/how-to-engage-your-team-be-a-great-leader-not-just-a-manager.html

 

How to Engage Your Team and Be a Great Leader, Not Just a Manager

Follow these four tips and your team will increasingly follow your lead.

www.i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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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못하는 직원들, 유형별로 어떻게 대처할까?   

2020. 3. 3.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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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일 못하는 C-player는 있다. 농담이겠지만, "당신의 팀에 C-player가 없다면, 바로 당신이 C-player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C-Player의 정의는 무엇일까? 일을 못한다는 것은 3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자신의 역할에 필요한 역량 수준이 한참이나 뒤떨어진 경우이다. 둘째, 일하고자 하는 동기가 한참이나 모자르고 새로운 스킬을 배우기를 거부하는 경우이다. 셋째, 동료들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구축하지 못하고 자주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이다. 여러분 주위에서 발견되는 C-player를 살펴보고 어떤 유형인지 판단해 보라. 아마 하나나 그 이상의 유형에 해당될 것이다.(예를 들어, 역량도 떨어지고 동기도 떨어진).

조직의 리더가 C-player가 누구이고 그가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 파악해야 하는 이유는 C-player가 조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가장 큰 영향은 업무 수행 품질이 상당히 낮아서 리더가 관여하고 동료들이 뒷받침해줘야 하기 때문에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또한 자기방어를 위한 반응인지 자신의 역량 부족을 감추기 위해 오히려 동료를 비난하고 리더의 리더십 부족을 탓하며 개선의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잘못된 이유는 모두 자신을 둘러싼 외부인들에게 있다고 간주한다. 이런 C-player와 함께 일하는 동료 직원들은 '내가 왜 이 사람의 뒤치닥거리를 해야 하지?'라며 일할 동기를 잃는다. 오죽하면 '좋은 동료 직원과 함께 일하게 해주는 것'이 진정한 보상이라는 소리가 나올까? C-player 한 명의 전염성은 아주 커서 두 번째 유형(동기 저하)의 C-player가 조직 내에 퍼질 수도 있다.

 


이때 리더는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일 잘하는 직원들의 동기와 성과를 저해하는 C-Player를 팀 밖으로 내보내야 할까, 아니면 잘 가이드하고 이끌어서 중간 이상이 되는 팀원이 되도록 해야 할까? 클레어몬트 맥케나 칼리지의 제이 콩어(Jay A. Conger)는 C-Player의 유형별로 대처법이 다르다고 조언한다. 

그는 담당 역할에 비해 역량이 현저히 떨어지는 첫 번째 유형의 C-player라면 가능하면 팀 밖으로 내보내는 방향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내보내라고 해서 해고를 하라는 말은 아니다. 역량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담당 역할과 보유역량 사이의 Fit가 맞지 않는다고 간주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다른 팀에 가서 다른 업무를 맡으면 지금보다 더 나은 성과를 얻을 가능성이 있지 않겠는가? 이는 어렵게 채용하고 어렵게 교육시킨 직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회사에게나 직원 개인에게나 옳다는 전제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나지 말아야 한다. 다른 팀으로 보낸 리더와 그 직원을 받아준 리더는 정기적으로 만나서 해당 직원의 성과, 동기, 태도 측면의 변화를 살펴야 한다. 만약 개선될 가능성이 엿보이지 않는다면 다시 한번 직원에게 기회를 주거나 몇 번의 기회를 제공했는데도 C-player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권고사직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고려해야 한다.

역량은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일하고자 하는 동기가 매우 저조한, 두 번째 유형의 C-player에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리더의 적극적인 코칭과 피드백을 통해 동기가 떨어진 이유를 발견함으로써 다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기 저하의 이유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본인이 발휘할 수 있는 역량 수준보다 낮은 업무를 수행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어렵고 힘든 업무를 맡고 있어서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의욕 자체가 생기지 않는 경우이다. 그런 직원들에게 어떤 업무가 동기를 일으킬지 살피고 적절하게 그 업무를 위임하는 것이 리더의 할일이다. 또한 동기를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팀 의사결정에 두 번째 유형의 C-player들을 참여시키는 것은 어떨까? 자신이 참여해 결정한 사안을 본인이 담당하게 된다면 소속감과 함께 일할 의지도 커질 것이다.

 



동료들과의 인간관계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하는 바람에 어떤 동료도 가까이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세 번째 유형의 C-player에겐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 보통 이런 유형의 직원은 언행이 거칠고 남을 지배하려는 욕구가 강하며 팀워크를 해치는 것은 물론이고 오만하며 자기중심적인데, 이는 타인의 성과를 '적극적으로' 저하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런 직원을 붙잡고 리더가 코칭이나 멘토링을 하는 것은 그다지 효과가 없을 것이다. 그들에겐 '강하고 분명하게' 경고해야 한다. 그들의 행동이 조직 전체에 어떤 '해악'으로 이어지는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계속해서 부정적인 언행을 하면 승진과 보상에 불이익이 있다는 점을 냉정하게 전달해야 한다.

C-player가 누구이고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 파악하는 일, 그리고 유형별로 단호한 조치를 취하는 일, 이것이 보통의 직원들이 리더에게 바라는 중요한 역할이다. 그렇지 않으면 리더 자신이 직원들을 'C-player화' 하는 원인일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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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들을 때 노트북PC로 받아적지 마라   

2020. 2. 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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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강의를 하거나 고객과 회의를 할 때면 많은 사람들이 노트북PC(랩탑)를 들고 와서 강의내용과 회의 결과를 받아 쓰는(실은 타이핑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특히 강의할 때 수강생 중에 그런 사람이 있으면 타이핑하는 동작과 소리가 마치 볼펜을 딸깍거리는 소리처럼 거슬려서 다음에 해야 할 말을 잠시 잊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그래도 남들이 볼 때는 강의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여서 뭐라 지적하지 않고 넘어가곤 한다. 어떨 때는 스크린만 쳐다보는 모습이 다른 업무(혹시 SNS?)를 하는 것 같아 의심이 들지만, 일일이 확인할 수 없거니와 다 큰 성인에게 지적한다고 해서 달라질까 싶어 관두고 만다. 기분만 상하게 만들 터이니.

 



하루 중 핸드 라이팅으로 글을 쓰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 아마 10퍼센트도 되지 않을 것이다. 펜을 쓰기보다 노트북PC를 사용하는 이유는 아마 손으로 쓰는 것보다 타이핑하는 게 속도가 빠르고 다른 자료를 만들 때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도 있으니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타이핑하면 거의 녹취하듯이 강사의 말을 받아 쓸 수 있지만, 손으로 글씨를 쓰면 요약할 수밖에 없어서 자칫 유용한 정보를 놓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노트북PC로 타이핑하면 손으로 글씨를 쓸 때와 비교하여 강의나 회의의 전체적인 개요와 컨텍스트(context)를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프린스턴 대학교의 팸 뮐러(Pam Mueller)는 두 가지 방법으로 TED 강의 내용을 필기하게 한 다음, 실험 참가자들에게 강의에 대한 퀴즈를 풀도록 했다. 그랬더니 강의에서 나온 개별적인 사실들을 기억해내는 정도는 두 방법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강의 전체에 내재된 기본 개념을 설명하라는 문항에 대해서는 손으로 필기를 한 참가자들의 점수가 확실히 좋게 나타났다(아래 그래프 참조).

그림 출처: 아래 명기한 논문

 

핵심은 강의 내용을 생각하며 필기하느냐 그렇지 못하냐였다. 노트북PC로 필기를 하면 강사의 말을 거의 그대로 받아 적는 데 급급하여 강사의 말을 생각할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한다. 반면 손으로 필기를 하면 모두다 받아적을 수가 없으니 오히려 생각할 시간을 가지게 된다. 이것이 오히려 이점으로 작용해 강의의 전반적인 개요와 개념을 기억할 수 있고 자기 나름대로 정보를 해석할 수 있다. 또, 핸드 라이팅을 할 때면 중요한 부분에 동그라미나 밑줄을 치게 되는데 이 또한 강의 내용의 핵심에 보다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물론 워드 프로세서에도 그런 기능이 있지만 손으로 쓸 때만큼의 자유도를 주지 못한다.

그런데 이런 반론을 제기할지 모르겠다. 핸드 라이팅할 때처럼 노트북PC로 중요한 부분만 요약해서 필기하게 하면, 노트북PC 사용이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말이다. 다시 말해, 강사의 말을 노트북PC로 녹취하듯 받아적지 않도록 하면, 핸드 라이팅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뮐러는 이런 가설을 세우고 노트북PC 사용자들에게 일일이 받아적지 않도록 주의를 준 다음에 동일한 실험을 진행했다.

하지만 그렇게 주의를 주었는데도 노트북PC 사용자들은 핸드 라이팅한 참석자들에 비해 강사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 적으려는 경향이 나타났고, 강의 내용의 개념에 대한 질문에 잘 대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개별적 사실에 대한 기억력은 두 방법 모두 비슷했다). 노트북PC 자체가 강의 내용을 좀더 많이 적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준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노트북PC로 필기를 해두면 나중에 들여다 보면서 강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복습할 수 있으니 효과가 있지 않겠냐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뮐러는 참가자들에게 복습을 하라고 한 다음 1주일 후에 퀴즈를 다시 냈는데, 여전히 핸드 라이팅한 참석자들의 성적이 더 좋았다. 노트북PC로 필기하는 데 시간을 쏟으면 그만큼 생각할 시간은 적어지기 마련이다. 무언가를 필기할 때보다 무언가를 들을 때 집중력이 더 크게 발휘되고 인식 프로세스가 더 깊이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뮐러는 설명한다. 

다른 이들에게 강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한 것이거나 녹취를 위한 것이라면 노트북PC로 필기하는 방법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강의 내용의 개별적 사실들과 더불어 강의 전체에 흐르는 기본적인 개념과 컨텍스트를 이해하고 오래 기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핸드 라이팅이 훨씬 낫다. 나중에 기술이 고도화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렇다. 

그러니 앞으로 강의를 들을 때는 노트북PC 대신 잘써지는 펜과 질좋은 종이를 가지고 강사의 대사 자체가 아니라 내용을 이해하면서 중요한 부분을 메모하고 밑줄 치고 동그라미 치기를 권해 본다. 그렇게 집중하는 수강생의 모습을 보면 강사도 힘이 나서 열심히 강의를 하게 되니 일석이조가 아닐까? 뮐러의 논문 제목처럼 "펜은 키보드보다 강하다." 


*참고논문
Mueller, P. A., & Oppenheimer, D. M. (2014). 

The pen is mightier than the keyboard: Advantages of longhand 

over laptop note taking. Psychological science, 25(6), 1159-1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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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27일의 읽을거리   

2020. 2. 2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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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27일, 여러분이 읽으면 좋을 4편의 아티클을 소개합니다.



지루하게 기다리는 경우, 이를 슬기롭게 견디는 방법

 

Researchers reveal the secret to waiting in line patiently

Patience is a hackable skill, not a virtue.

www.fastcompany.com

 

회사에 습관적으로 지각하는 직원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What to Do About a Chronically Late Employee

... and 4 other tricky workplace dilemmas.

www.inc.com

 

회의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일일 수 있다고 말하지만, 회의를 취소하는 것도 비용을 발생시킨다.

 

Meetings Can Be a Waste of Time and Money, but Skipping them Isn't Free

Scheduling and then canceling meetings costs your business.

www.inc.com

 

회의의 아젠다를 완벽하게 만드는 방법은?

 

How to Create the Perfect Meeting Agenda

It’s all about asking the right questions.

hb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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