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자동차가 나무에 깔렸다면   

2010. 11. 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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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사진은 지난 번 태풍 '곤파스'가 전국을 휩쓸고 지나간 날 아침(9월 3일)에 제가 직접 찍은 것입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에서 목격한 장면이죠. 언뜻 살펴보니 새차인듯 했는데 수리해서 쓰지 못할 만큼 지붕이 내려 앉았습니다.


여러분이 이 차의 주인인데 아침에 출근하기 위해 주차장에 와보니 차가 이 지경이 됐다면 어떤 마음이 들 것 같습니까? 우선 이게 무슨 일인가, 라며 크게 놀라겠죠. 아마 처음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다가 마음이 좀 가라앉으면, 태풍이 온다는 일기예보를 본 후에 차를 안전한 곳에(적어도 나무에 깔릴 위험이 없는 장소에) 옮겨 놓았어야 하는데, 라는 후회가 찾아옵니다. 설마 하면서 차를 그냥 두기로 한 결정에 속이 상합니다. 또 나무에 깔린 차를 어떻게 빼내지, 라는 걱정도 앞섭니다. 이같은 천재지변에도 자동차 보험이 적용되는지는 좀 지나고 나야 생각납니다. 여하튼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리를 휘젓고 다니면서 복잡한 마음이 되겠죠.

반대로 여러분이 차 주인의 친구라면 어떤 생각이 들겠습니까? 친한 사이라면 태풍 온다고 할 때 빨리 옮겨 놓지 뭐했냐, 며 핀잔을 주면서 보험이 되는지 알아보라는 조언 아닌 조언을 할 겁니다.

이 사진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사람들이 미래의 불확실성에 어떤 생각을 가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태풍과 같은 환경의 변화로 인해 피해가 클 것이라는 경고를 받아도 설마 내가, 우리가 영향을 받겠냐는 생각에 위험을 줄이려는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차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과 같은 간단한 조치나 방지책도 현재 누리는 상황이 안락할 때는 태산을 옮기는 일만큼이나 힘들고 쓸데없는 일로 느껴집니다. '설마~'라는 조건문을 달면서 엉덩이를 스스로 주저 앉히죠. 그러다가 이런 사고가 터지면 후회를 하거나 그때 가서야 재발방지책을 만든다고 허둥댑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입니다.

핀잔을 주는 친구의 태도도 새겨볼 만한 부분입니다. 사건이 터지고 난 후에는 이렇게 '그때 그렇게 했어야지, 뭐했냐?'는 식의 비난들이 봇물처럼 쏟아집니다. 자기의 일이 아닐 때(혹은 자기의 책임이 아닐 때)는 '내 그럴 줄 알았다'식의 사후판단은 누구나 하기 쉽죠. 자신도 태풍도 온다는 소식에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으면서 말입니다. 진짜로 '내 그럴 줄 알았다'면 왜 미리 말해주지 않았는지 모를 일입니다.

또한 미래에 벌어질 사고에 대해 미리 방지책을 마련하는 조치는 돈과 노력을 낭비하는 일이라고 단순하게 비판해서는 곤란합니다. 설령 대비하기로 한 위급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이미 지출한 돈과 노력을 무조건 아까워할 일도 아닙니다. 

어느 정도의 돈과 노력은 불확실한 환경을 안전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보험 납입금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왜 그렇게 자원을 낭비하냐'는 비난은 1년간 자동차 사고가 나지 않았다고 해서 자동차 보험금을 아까워하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미래에 불확실성을 현명하게 인식하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무슨 일이 터질지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보고 대비합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터진 후에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도 미리 계획을 세웁니다. 비록 자신의 대비와 계획이 나중에 쓸일이 없다 해도 '에이, 그냥 아무것도 하지말 걸'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무탈하게 지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감사할 줄 압니다.

"내일 특급 태풍이 전국을 강타할 것으로 보입니다!" 밤 12시 마감뉴스에서 이런 일기예보를 들었다면 여러분은 잠옷 위에 겉옷을 걸쳐 입고서라도 주차장으로 나가 차를 옮기겠습니까, 아니면 그냥 따뜻한 방에 누은 채 '설마~'하며 잠을 청하겠습니까?

여러분은 어느 쪽입니까? '당신이 잠든 사이, 태풍이 몰아쳐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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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리스트 대 스페셜리스트   

2010. 11.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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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이 유명한 문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2가지의 선택지가 있을 때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가,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가라는 딜레마에 빠진 상황을 (개탄하며) 표현하는 문장이죠.

기업에서 인력을 운용할 때 이 문장과 비슷하게 보이는 문장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제너럴리스트가 먼저냐, 스페셜리스트가 먼저냐"

두 개의 인력육성 방향 중에 무엇이 먼저냐에 대해 토론을 해보면 "여러 분야의 일을 두루두루 알아야 협력이 잘 되어 조직 전체의 성과가 향상된다", "무슨 소리! 직원들이 전문성을 가지지 못하면 경쟁사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란 두 개의 의견이 '다람쥐 쳇바퀴'를 돕니다. 전혀 합의에 이르지 못하죠.


그래도 요즘엔 의견의 차이가 많이 좁혀져서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일정기간 여러 직무를 경험하게 하고, 그 뒤에는 전문직무를 선택해서 그 직무에서 계속 전문성을 쌓게 한다는 T자형 모델이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초기엔 제너럴리스트로 키우다가 일정시간이 지나면 스페셜리스트로 키우자는 거죠.

하지만 T자형 모델에 대해서도 반론의 힘은 강력합니다. 스페셜리스트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신입사원들이 여러 직무를 경험하도록 하는 제도에 대해 "신입사원을 뽑아 이제 좀 일을 시킬 만한데 다른 부서로 순환시켜서 되겠느냐, 1~2년만 있다가 떠날 거라면 그 신입사원에게 제대로 신경 써서 일을 가르치겠느냐"라고 반론을 제기합니다. 특히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부서들이 이런 의견을 강력하게 이야기합니다.

반면, 제너럴리스트를 주장하는 사람은 "신입사원들이 몇 개의 직무를 경험한다고 해서 회사 업무 전체를 알겠는가? 대리, 과장으로 올라가서도 두루두루 여러 직무로 순환시켜야 다른 부서가 뭘 하는지 알기 때문에 서로 협조가 잘 이루어진다"라고 말하면서 직급이 높은 직원들도 정기적으로 순환시켜야 한다고 반론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력을 어떻게 운용하는 것이 정답일까요? 제너럴리스트일까요, 스페셜리스트일까요? 요즘은 전문가가 대접 받는다는 인식이 있어서인지 설문을 해보면 스페셜리스트가 우선이라는 대답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정작 스페셜리스트로 조직에서 육성된 사람들과 인터뷰하면 이런 불만을 토로합니다. "한 직무에 오래 있다보니 매너리즘에 빠진다. 게다가 승진되고 대우 받는 사람들을 보면 대개 제너럴리스트다"라고 말합니다. 참인지 거짓인지 모르지만, 이렇게 상대적인 불이익을 뜻하는 대답을 인터뷰할 때마다 듣습니다.

제너럴리스트에게는 불만이 없을까요? 아닙니다. 그들은 "좀 일할 만하면 강제로 다른 부서로 순환시키기 때문에 전문성을 쌓을 기회가 없다. 어느 부서로 갈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자녀 교육이나 주거 등 개인사가 크게 영향을 받는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이러다가 직급이 높아지면 전문성이 없는 사람으로 낙인 찍힐 것 같다"라면서 역시 상대적인 불이익을 걱정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불만들이 모두 하나의 회사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제너럴리스트가 먼저냐, 스페셜리스트가 먼저냐" 둘 다 장점과 단점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들어보면 모두 일리가 있습니다. 누군가 이 질문을 묻는다면, 솔직히 말해 저 역시 딱 부러지게 어느 하나를 제시하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둘 중 하나를 굳이 고르라고 하면 '스페셜리스트'를 선택하겠습니다. 스페셜리스트의 일반적인 장점은 여러분이 익히 알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스페셜리스트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는 스페셜리스트를 우선하는 조직이 협력을 더 잘 이끌어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제너럴리스트로 키우는 게 여러 업무를 두루 알기 때문에 부서 간의 협조가 더 공고해진다는 기존의 통념과 배치되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대리, 과장이 되어도 직무 순환을 강제하는조직(제너럴리스트로 육성하는 조직)들은 대개 2~3년의 주기로 인력을 이동시킵니다. 이렇게 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직원들은 단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동기를 가지기 때문이죠. 조직의 장기적인 성과에 해악이 될지라도 당장 이룰 수 있는 업적에 초점을 맞춥니다. 단기적인 성과에 열을 올린다면 과연 다른 부서(혹은 다른 사람)의 협조 요청에 자발적으로 손발을 걷어부칠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다른 부서로 옮길 타이밍이 된다면 열심히 해봤자 그 성과는 자신에게 남는 게 아니기 때문에(즉 자신과 상관이 없기 때문에) 일을 대충 마무리짓고 다른 사람의 협조 요청에도 무성의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떠날 마당에 어려운 일을 떠맡으려 할까요? 때로는 '작은 배신'이 야기되기도 합니다. 해주기로 말만 하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다른 부서로 낼름 가버리는 거죠.

따라서 단기로 인력을 순환시키는 제도는 조직 내 협력을 오히려 저해합니다. 다른 부서가 뭘하는지 알고 경험해야만 협조가 잘 되거라는 생각은 일종의 '신화(myth)'입니다. 회사에 오래 근무하면 스페셜리스트라도 다른 부서의 일이 무엇인지 대략 파악할 수 있습니다. 꼭 인력을 순환시켜야만 할까요?

로버트 액설로드는 "협력의 기초는 '관계의 지속성'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관계를 지속시키는 것이 협력을 고양하기 위한 최고의 전략이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관계를 지속시키는 방법은 인력을 한 직무에서 전문성을 쌓게 하는 '스페셜리스트 우선 전략'이죠.

제너럴리스트가 먼저라고 해서 인력을 순환시키는 제도는 겨우 만들어진 소중한 협조 관계를 칼로 잘라버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손실입니다. 이런 손실보다 인력을 순환시킬 때의 이득이 더 클 경우에만 자신 있게 '제너럴리스트가 먼저'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어떻습니까? 제너럴리스트가 먼저입니까, 스페셜리스트가 먼저입니까? 이 질문에 답을 못하겠더라도 관계의 지속성이 협력을 이끌어내는 기초라는 점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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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 말할 자격이 있다는 사람에게   

2010. 11. 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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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1월 23일) 오후 2시 30분 경 서해 연평도에서 불행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북한이 민간인 거주 지역인 연평도를 향해 포 사격을 감행해서 우리 측 병사 2명이 사망하고 주민들이 부상 당한 사건(이를 사건이라고 해야 옳은지 모르지만)이 발생했습니다. 사람들은 혹시라도 전면전으로 확대될까 두려운 마음으로 TV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웠지요. 저도 일을 하다 말고 TV와 트위터를 살펴보느라 마무리지어야 할 원고를 제쳐 두었습니다.


트위터는 이런 위급한 상황에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필 수 있는 매체입니다. 사람들은 위급한 상황에 처하면 순식간에 여러 의견을 냅니다. 그것이 지극히 개인적인 이기심을 나타내는 의견이든, 상황을 조롱하는 의견이든, 난국을 개탄하는 의견이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사태를 이겨내자는 의견이든 다양한 의견들이 트위터에 쏟아집니다. 지난 천안함 사태 때 그랬지요.

이번에도 트위터의 타임라인을 흘러가는 의견들은 정말로 각양각색이었습니다. 당장에 북한을 응징하자, 아니다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 등 사태를 풀어가는 나름의 해법을 말하는 의견도 있었고, 대북정책에 무능한 정부의 책임이다, 진보세력이 오늘의 사태를 야기했다 등 사태의 책임 소재를 주장하는 의견도 타임라인의 한 축을 이뤘습니다.

그러다가 흥미로운 현상을 하나를 알게 됐습니다. 사람들이 서로의 트윗에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현상이었습니다. 공격의 유형은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가장 눈길을 끈 유형은 "어떻게 이같은 상황에 그런 태평한 소리를 할 수 있느냐"와 같은 반응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이번 일로 주가가 급락하겠군"이라는 트윗을 올리면 "지금 사람들이 죽고 다치는 상황에서 주식 떨어지는 게 대수냐?"며 즉각 상대에게 강한 핀잔을 주는 트윗들이 많았지요. "부동산 가격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는 어디선가의 보도 내용에는 "때가 어느 땐데 그런 소리냐? 상황 파악 좀 해라"고 강하게 반응하는 형국이었습니다.

게다가 누군가가 북한의 포 사격이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축포라고 SNS에 올린 글을 캡쳐해서 RT를 통해 퍼나르면서 당사자의 '무뇌아적인' 생각에 비난을 퍼붓는 일도 있었습니다. 일종의 마녀사냥과 같은 반응이었습니다. 서로 언팔과 블락이 오고 갔습니다. "무서워서 트윗 하나 제대로 올리겠어?"라고 느낀 사람이 저뿐만은 아닐 겁니다.

저도 트위터에 "왜 연평도에서 우리 측이 훈련을 한 걸까?"라는 짧은 트윗을 올렸습니다. 북한의 앞바다에서(지도를 보면 북한의 시각에서 연평도 주변 해변은 북한의 앞바다로 느낄 만합니다) 북한을 자극하는 훈련을 꼭 해야만 했을까란 생각에 올린 트윗이었죠. 제딴엔 나름 '중립적인' 트윗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트윗 역시 몇 명으로부터 "상황이 다급한데 이상한 트윗 올리지 마라"는 공격을 이끌어(?)냈습니다. 저로서는 좀 당황스러운 일이었죠. 

"상황파악 잘하라"는 말은 존중 받을 의견입니다. "할 말, 안할 말 가려서 하자"는 충고는 100% 수용할 만한 의견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어떤 의견을 내는지 보다가 "상황이 어느 땐데 그런 소리냐"라고 거의 무조건적으로 반응하는 의견처럼 하기 쉬운 말이 또 어디 있을까 싶은 생각은 지우기가 힘듭니다. 

어제 몇몇 사람들이 보인 "떠들지 말고 입 닥치고 있어!"라고 윽박지르는 모습은 완장 찬 이의 폭력까지 연상시킵니다.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자신들만 이야기할 자격이 있다는 듯 보였습니다. "범인(凡人)들은 떠들지 말고 잠자코 있어라. 차분히 사태를 관망이나 하라"라는 '선도부원'의 엘리트 의식까지 엿보였습니다.

또 하나 느낀 점은 급작스러운 사태나 상황의 악화는 다양성을 억압하는 메커니즘의 좋은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지나치게 앞서 나가거나 유언비어를 생산하는 발언에는 제동을 걸어야겠지만,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소란'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을까요? 오히려 이런 민감한 반응과 억압이 자신들이 바라는 '차분한 대응'에 역행하는 것은 아닐까요?

기업에서도 성과가 나빠지면 직원들의 불만을 "상황이 어느 땐데"란 말로 묵살하는 광경을 간혹 봅니다. 직원들이 제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못 내는 분위기가 돼 버리죠. 위기를 창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입으로 말은 하면서 누군가가 심사를 건드리는 말을 하면 돌팔매를 날립니다.

이렇게 주변의 사람들이 돌을 하나씩 들고 노려보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창의적 발상이 나올 수나 있을까요? 위기일수록 상황에 어긋난 듯이 보이는 의견에 관용을 베푸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기업의 창의성은 다양성에서 나오고 다양성은 관용에서 자라나기 때문입니다.

방금 위 문단을 보고 "연평도 사태를 가지고 기업의 이야기로 투영시키다니, 사람이 죽어나간 상황을 가지고 어떻게 이런 글을 쓰는가"라고 비난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군요. 하지만, 본인이 설정한 '할 말, 안 할 말'을 지나치게 남에게 강요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누구나 봐도 '안 할 말을 하는 사람'에게나 비난할 일입니다. 

'할 말 하는 사람',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을 하는 사람'에게까지 상황논리를 갖다대는 무조건적인 대응은 서로를 불신하고 반목케하고 다양성을 억압하는, 일종의 폭력입니다. 악명 높았던 매카시즘과 다를 게 뭐가 있을까요? 조금씩 관용을 가지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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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경 오류와 현미경 오류   

2010. 11.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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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결정을 할 때 범하는 오류 중에서 망원경 오류와 현미경 오류가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동영상 강의를 통해 알아보세요.


애플 아이튠즈에서 보기 (이 방법을 가장 추천합니다)
http://itunes.apple.com/kr/podcast/id394088827 

YouTube(유튜브)에서 보기
http://www.youtube.com/watch?v=hq_7K6BDmO0

* 슬라이드 다운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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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대한 평가, 어떻게 최소화할까?   

2010. 11.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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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제도를 운영할 때 인사담당자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 중에 하나는 평가자들이 범하는 평가 오류를 어떻게 막느냐는 문제입니다. 평가의 오류란 평가자가 피평가자를 지나치게 관대하게 평가하거나(관대화), 반대로 지나치게 가혹하게 평가하거나(가혹화), 또는 모든 피평가자들을 중간 점수로 평가하는 것(중심화) 등이죠.

이런 평가 오류를 100% 완벽하게 막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최대한 평가자들이 공정하고 냉정하게 평가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최선입니다.


이를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쓸 수가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평가자 교육입니다. 이 교육은 평가에 들어가기 전에 실시하는 것으로서, 평가자들이 평가를 실시할 때 동일한 평가 기준을 갖게 만드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5점 척도(S-A-B-C-D)로 역량을 평가하는 경우일 때, 어떤 평가자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릴 때 중간점수인 ‘B’를 매기기도 하고, 또 어떤 평가자는 ‘D’를 매기기도 할 겁니다. 각자의 평가기준이 상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평가자 교육은 평가자별로 제각각인 평가기준을 통일시키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단순하게 평가제도 운영 방법만 설명하면 안 되겠죠.

하지만 평가자 교육만 가지고는 부족합니다. 평가자가 고의적으로 범하는 오류까지  막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약간의 강제가 필요합니다. 어떤 평가자가 관대화, 가혹화, 중심화 등의 경향을 보이며 평가를 진행한다면, 평가 시스템에서 주의나 경고를 주는 방법을 취하는 방법입니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역량평가는 하나의 역량에 대하여 보통 3~5개 정도의 행동지표로 평가를 진행합니다. 이를 BOS(Behavioral Observation Scale)이라고 합니다. 피평가자자 1인당 10개의 역량을 평가해야 한다면, 마킹해야 할 행동지표 개수는 30~50개 정도가 됩니다. 그리고 평가자가 모두 5명의 피평가자들을 평가한다면, 마킹해야 할 총 행동지표 개수는 150 ~ 250개가 되겠죠.

평가자가 모든 피평가들에게 행동지표 단위로 S-A-B-C-D 등급을 각각 몇 퍼센트씩 부여했는지를 가지고 관대화, 가혹화, 중심화 경향을 파악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평가자가 70% 이상의 행동지표에 S나 A등급을 줬다면, 평가자가 관대화의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여 ‘주의’하라는 표시를 평가시스템 상에 표현합니다.

그리고 90% 이상의 행동지표에 S나 A등급을 준다면 지극히 관대한 평가이기 때문에 ‘경고’ 사인을 줍니다. 그런 다음 더 이상 프로세스가 진행되지 못하도록 막는 거죠. 그리고 평가자가 꼭 그렇게 평가해야 할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시할 때에 한하여 프로세스를 풀어줍니다. 중심화와 가혹화 경향에도 동일한 방법으로 논리를 적용하면 됩니다.

이렇게 관대화, 중심화, 가혹화를 판단할 수 있는 로직을 만들어 평가시스템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하면, 평가자의 평가 오류는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을 겁니다.

물론 100%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습니다. 평가자가 의도적으로 평가하는 것까지 자동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없겠죠. 평가 단계에서 오류를 줄이려는 노력보다는, 평소에 평가자가 피평가자의 역량 계발 노력과 업적 달성 과정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기록하는 등 '근거를 가지고' 평가하는 관행을 정착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겠죠.

비록 오래 걸리고 힘든 일이지만, 그게 옳은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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