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시대, ‘나’를 브랜드화하다   

2010. 10. 28. 09:00
반응형


'KT, SKT, LGT 등이 회원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서 계절마다 발간하는 '통신연합'이라는 잡지가 있습니다. 2010년 가을호에 '만나고 싶었습니다' 코너에 인터뷰이로 제가 나왔습니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된 것에 저 스스로도 계면쩍습니다만, 기사 전문을 여기에 올려 봅니다.




바쁜 출근길에도 주식시장만큼은 꼭 확인한다. 틈날 때마다 주식 창을 여닫으며 출렁이는 환율과 주가를 예의주시한다. 이렇듯 눈만 뜨면 달라지는 경제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예측’이라는 불확실함으로 승부수를 띄우곤 한다.

더욱이 생존을 위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발굴해야 하는 기업에서는 미래를 내다보는 ‘천리안’은 없을망정 가상 대안을 짜내고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 최선의 방법. 이것이 사람들이 ‘시나리오 플래닝’에 주목하는 이유다.

여기에 오늘이 아닌, 내일을 가정하며 남들보다 한 걸음 앞서 나가는 이가 있다. 미래를 좇는 설계자 ‘인퓨처컨설팅’ 유정식 대표다.

(출처 : '통신연합' 54호 89페이지)


「경영유감」,「 컨설팅 절대 받지 마라」,「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 등 한 번쯤은 눈에 익은 그의 저서는 비록 대중이 가볍게 읽은 수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관련 종사자들에게 강한 임펙트를 남겼다. 배일에 가려진 듯한 컨설팅 분야에 대해 구체적이고 깊은 정보들을 담는가 하면, 어떤 부분에서는 컨설팅 업계에 대한 비판적 시각으로 날카롭게 기술하기도 했다.

‘시나리오 플래닝 컨설턴트’로서 다양한 저서활동과 강연 등을 통해 기업의 미래 대응 전략에 대해 하나씩 알려주고 있는 그가 지난해에는 「시나리오 플래닝」을 발간하여 관심 독자들의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기대’보다 ‘가능성’을 생각하라
전략 전문 컨설턴트로서 이미 SK텔레콤, 삼성전기, LG전자, KT 등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는 유 대표는 현재‘ 인퓨처컨설팅’을 경영하는 1인 CEO. “원래는 인사 쪽을 담당했었죠. 그러던 중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한 의뢰가 들어오면서 이를 계기로 배우면서 시작했습니다.”

그가 미개척분야였던 시나리오 플래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이다. 당시 우리나라에 이를 컨설팅하는 곳이 없었기에 경험과 실무를 바탕으로 독학하며 노하우를 쌓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전략을 수립할 때 보통 한 가지 그림에 대해서만 전략을 세우는 즉, 올인 전략을 펴는 경우가 많은데, 시나리오 플래닝은 그러한 전통적인 방법과는 다릅니다.” 즉,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가능성 있는 각각의 전략을 마련해 돌발·위기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대응하도록 한다는 전략이 그가 말하는 시나리오 플래닝이다.

시나리오 플래닝이란 개념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로열 더치 쉘(Royal Dutch Shell)을 통해서다. 1973년 석유 파동 이전, 세계 7대 석유회사 중 수익률 및 규모면에서 모두 최하위였던 이 회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형성 징후를 발견하고 이에 발 빠르게 대처하면서 세계 7대 석유회사 중 수익률 1위, 규모 2위로 올라섰다. 그 전략의 중심에 바로 ‘시나리오 플래닝’이 있었다.

한때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닥쳤을 당시, 국내 유수기업들도 미래에 대해 몇 가지 가능성을 열어 놓고 각각의 대비책을 세워 놓는 이른바‘ 시나리오 경영’을 도입했다. 하지만 한국 실정에 맞는 시나리오 전략 자체가 미비한 상황에서 유정식 대표는 구체적인 실행 매뉴얼을 제시했다.

“제가 늘 강조하는 원칙은 실행력입니다. 중요한 건 여러 가지 시나리오 중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 항상 관찰하며, 전략을 바로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일반기업들은 전략이 세워져도 바로 실행하기보다 좀 더 맛을 보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업만의‘ 기대심리’ 때문에 주저하는 것이죠.‘ 기대하는 대로 흘러갔으면’ 하는 가정 하에 전략을 세우면 실패합니다.” 기대보다 가능성에 먼저 주목하라는 유 대표의 말이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아더앤더슨과 왓슨 와이어트의 시니어컨설턴트를 역임한 그는 한때「 컨설팅 절대로 받지 마라」를 통해 컨설팅 회사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경종을 울리기도 한 업계의 반항아였다. 그렇게‘ 자의 반 타의 반’ 제도권 컨설팅업계로부터 독립한 그가 현재는 멀게만 느껴진 컨설팅의 거리를 한 걸음 좁혀나감으로써, 새로운 컨설팅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뉴미디어 시대, ‘나’를 브랜드화하다
유정식 대표의 하루 일과는 블로그 게시글‘ 발행’으로 시작된다. 한 가지가 아니다. 책, 영화, 컨설팅, 사회적 이슈 등 콘텐츠 별로 그에 대한 단상을 올리거나 정보를 제공한다. 마치 웹매거진을 발행하듯 말이다. 별도의 회사 홈페이지를 없애고 블로그를 개설한 것은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열려있는 창구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전한다. 이에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는 유 대표를 두고‘ 뉴미디어 3.0시대 금맥 캐는 1인 블로거’라 칭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블로그 활동에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나름 컨설팅의 신비주의에 위배되어 격을 떨어뜨린다는 이유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 대표가 다양한 소셜 미디어 활동을 고집하는 데는 나름의 생각이 있었다. “사실 작은 업체이기 때문에 제 자신이 브랜드라 생각합니다. 우선 알리는 게 중요하죠. 글을 통해, 정보를 통해 유정식이라는 사람의 능력과 가치를 대중에 홍보하는 것입니다.”

(출처 : '통신연합' 54호 91페이지)


그래서인지 그의 온라인 활동은 블로그에 그치지 않는다. 트위터를 비롯하여 자체 컨설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중과 만난다. 특히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컨설팅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언론사에서 뉴스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있지만 개인이 이러한 형태의 애플리케이션을 올린 것은 유 대표가 국내 처음이다. 최근에는 팟캐스트를 통해 5분~8분 정도의 동영상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 카테고리에서는 그의 동영상 강의가 1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

이렇듯 광범위한 온라인 활동은 종종 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방문자가 언젠가는 고객이 되어 연락해오기 때문이다. 그가 매일 아침 발행하는 정보들이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듯하다.

인생의 시나리오 플래닝을 말하다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라는 책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유 대표의 주 관심분야는 과학이다. 산업공학 전공자답게 일찍이 경영 관련 책보다는 과학서적에서 더욱 영감을 받는다는 그다. 최근에는 과학에서의 응용을 벗어나 순수철학을 경영에 접목시키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한다.

“과학에도 과학철학이 있듯, 경영도 사람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철학을 접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경영철학은 많지만, 동·서양 순수철학으로 경영을 바라보고자 합니다.”

이렇듯 경영, 과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는 것은 유 대표만의 자기계발법이기도 했다. 다방면으로 지식을 쌓는 것은 어쩌면 시나리오 플래닝 컨설턴트로서의 의무이기도 하지만, 미래의 가능성을 예측하는데 있어 큰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라는 동력장치를 단 유 대표의 활동은 앞으로 더욱 폭넓게 펼쳐질 예정이다. 앱을 비롯한 매체들을 통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꼭 필요한 교육을 진행하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현재는 과학적인 방법론을 접목시킨 직장인과 학생들의 문제해결력에 대해 책을 쓰는 중이다.

섣부른 기대보다 변수에 대응하는 냉철한 분석으로 본인의 임무를 수행해나가는 유정식 대표. 기업의 시나리오 플래닝에 있어 강조한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라’는 대목처럼 그 역시 본인에게 열어둔 가능성을 하나씩 실행해 나가는 듯했다. (끝)

(여기에 올려도 되는지 '통신연합' 측의 허락을 받지는 않았으나, 양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문제가 되면 바로 내리겠습니다.)

inFuture 아이폰 앱 다운로드       inFuture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반응형

  
,

자신만의 2x2 매트릭스를 그리세요   

2010. 10. 27. 09:00
반응형


팟캐스트 '몸에 좋은 경영의 비타민'에 새로운 에피소드가 업데이트됐습니다.

- 제목 : 2x2 매트릭스를 그리세요
- 카테고리 : 경영전략

제 법 많은 사람들이 2X2 매트릭스가 얼마나 유용한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어떤 현상이나 결과를 분석할 때 2X2 매트릭스를 사용하면 좋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는데요, 2X2매트릭스를 사용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복잡하게 보고서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2X2 매트릭스의 장점과 잘 그리는 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애플 아이튠즈에서 보기 (이 방법을 가장 추천합니다)
http://itunes.apple.com/kr/podcast/id394088827 

YouTube(유투브)에서 보기
http://www.youtube.com/watch?v=JHiXzzbMthc

* 슬라이드 다운 받기


inFuture 아이폰 앱 다운로드       inFuture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반응형

  
,

북극곰이 가여운가? 착한 척 말라   

2010. 10. 26. 09:00
반응형


"지구를 생각하는 당신, 유기농 제품만 쓰는가? 북극곰이 그렇게 가여운가?" 

이렇게 도발적인 카피가 쓰인 책 '괴짜생태학'을 서점에서 처음 봤을 때는 환경론자들을 공격하기 위한 책인 줄 알았습니다. 지구온난화가 허구라든지, 지구온난화는 자연적인 현상이라든지, 지구가 오히려 차가워지고 있다는 식의 논리가 담긴 책으로 보였지요. 


하지만 읽다보니 기대했던 논지와 사뭇 다릅니다. 저자는 녹색운동의 허구를 집중적으로 고발하면서도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경고하는 중립적인 위치를 견지합니다. 결국 그의 논지는 '낭만적이고 감상적인' 환경운동을 경계하고 타파하자는 것입니다. 

그는 북극곰을 도와주세요, 라는 착한 말은 지구를 살리는 데 별로 도움이 안 된다면서 실질적인 해법을 요구합니다.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지 그저 유기농 식품을 먹고 공정무역 제품을 사고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탄다고 해서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꼬집습니다. 차가울 정도로 합리적으로 생각해야 진짜로 지구를 살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그는 정치인들이 지구온난화의 진정한 해법을 논하기보다는 녹색운동을 통해 이익을 챙기는 데 급급한 것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킴을 고발합니다. 감상적인 말만 하지 말고 이제 제발 실천하자고 제안하는 저자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환경운동을 하든, 환경운동을 마뜩치 않게 바라보든 '착한 척 하지 말라는'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책을 읽다가 인상적인 내용이 나오면 140자 이내로 정리하여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그 트윗을 모아 여기에 포스팅합니다. 트윗은 짧은 문장이니 오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꼭 책을 통해 확인하기 바랍니다. 저자가 책에서 말했듯,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태도는 지구온난화 해결에 오히려 해악이니 말입니다. ^^ 


"유기농 운동은 근본적으로 낭만적인 운동이지 과학적인 운동이 아니다"

"유기농법은 효율이 떨어지는 방법이다. 개도국에서 유기농법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빈곤과 영양실조 뿐이다. 유기농은 빈곤을 지속시킨다" 

"공정무역은 '녹색'이 아니다. 공정무역 제품을 사는 것이 환경을 돕는 행위라는 보장은 없다"

"자동차 연료통을 가득 채울 만큼의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려면, 한 사람이 1년 동안 내내 먹을 옥수수 200킬로그램이 필요하다" 

"진정으로 환경을 생각한다면, 자동차들 프리우스로 바꾼다고 될 일이 아니다. 입던 옷이 다 낡을 때까지 입고, 자동차를 가능한 한 오래 타야 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겉보기만큼 환경에 이로운 물건이 아니다. 고속도로나 시골길을 달리는 주행시험에서 프리우스는 탄소배출량 면에서 BMW 318d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했다" 

"우리가 자동차를 타고 가다 목숨을 잃을 확률은 1천만분의 1밖에 안된다. 비행기를 타다가 목숨을 잃을 확률보다 조금 낮다. 따라서 비행기가 자동차보다 안전하다는 속설은 엉터리다" 

"우리가 미래를 예측하는 데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예언들 중에는 정말이지 불확실한 것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치가들은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 때, 정확하고 과학적인 견해를 제시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자신이 갖고 있는 여러 정보를 자신의 뜻에 가장 유리하게 사용한다"

"기후 변화와 환경문제에 관하여 어떤 생각을 갖고 있든 무조건반사 식의 꼬리표를 붙이는 것만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새들이 풍력 터빈에 휘말려 죽는 위험을 이야기하지만 1년에 겨우 2.19 마리 정도다. 반면 건물 창에 부딪혀 죽는 새들은 1억~10억 마리로 추정된다"

"일반적인(유기농이 아닌) 채소와 과일에 묻은 잔류 농약을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사람들이 농산물을 씻어서 먹지 않는가"

"지속가능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창의력을 발휘해서 진정한 지속가능성의 기회를 찾기보다는 옛날 옛적 할아버지 시대의 삶을 그대로 유지하는 데 관심이 더 많은 보수주의자인 경우가 많다"

"버진 항공이 '재생 가능한 연료로 비행하는 세계 최초의 항공사'라고 주장하지만, 버진 항공이 사용하는 바이오연료의 비율은 겨우 5%다"

"화학비료 사용을 금하는 것은 염화나트륨이 천연소금보다 환경에(몸에) 나쁘다는 인식과 마찬가지다. 천연소금에 오히려 불순물이 많듯이 자연적인 비료에 오염물질이 더 많다는 점을 알지 못한다"

"당신이 최신형 휴대폰을 갖고 있다면, 친환경 화장지를 사는 것 따위는 소용없는 짓이다"

"전문가들은 자기분야에만 너무 초점을 맞춘 나머지 자기 분야에 영향을 미칠 다른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

반응형

  
,

여론조사를 조작하는 몇가지 방법   

2010. 10. 25. 09:00
반응형


책을 읽다보니 '여론조사'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조작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여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는커녕 오히려 여론을 호도하는 경우도 꽤 많다고 그 책은 지적합니다. 

1년에도 수십, 수백 종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는데, 그것들 중 몇 가지는 '과연 그럴까?'란 의구심을 자아냅니다. 예전에 쓴 글에서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한 적이 있죠. ('여론조사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 모르긴 해도 아래와 같은 방법 중 하나 이상을 써서 사전적으로 혹은 사후적으로 조작된 것은 아닐까요? 5가지 유형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1. 여론조사의 실시시기를 조절하는 방법

- 오전 10시에 가정집에 전화해서 설문합니다 → 대부분 주부들이 전화를 받죠.
- 오후 2시에 번화가에서 '대면 질문'을 합니다 → 사무직 회사원들을 거의 못 만나죠.
- 대형 자연재해 이후 정부의 지지도를 조사합니다 → 많은 사람들이 정부에 우호적이지 않겠죠.


2. 여론조사 표본을 조작하는 방법

- 집단 조작 : 유기농식품을 선호하는 집단에게 유기농식품의 효능에 대해 묻습니다.
- 지역 조작 : 전통적인 여당 텃밭에서 여당 지지도를 조사합니다.
- 조사매체 조작 : 온라인으로 조사합니다 → 컴퓨터 사용에 능한 젊은 세대로 표본이 국한되죠.


3. 여론조사 결과를 '이상하게' 발표하는 방법

- 국산 쇠고기 맛이 더 좋다고 대답한 사람 30%, 수입 쇠고기 맛이 더 좋다고 답한 사람 10%, 국산이든 수입이든 맛의 차이가 없다고 답한 사람 60%라는 결과가 나왔다면, 
→ 쇠고기를 구입하는 사람의 70%가 '딱히' 국산 쇠고기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발표합니다. 이런 발표는 사실에 부합되긴 하지만, 국산 쇠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합니다.

- 결과가 의뢰인의 뜻에 반하게 나오면, 아예 그 결과를 발표하지 않거나 필요한 부분만 떼어서 발표합니다. → 아마도 이런 경우도 꽤 될 듯 하네요.


4. 답변을 한쪽으로 유도하는 방법

- 자사의 신형 자동차와 경쟁사의 신형 자동차를 비교 평가해 달라고 하면서, 시승 운전을 할 때는 자사의 신형 자동차만 제공합니다. → 실제로 닷지 자동차에 대해 그렇게 한 적이 있다고 하네요,

- 유행에 뒤떨어지는 옷과 자사의 옷을 함께 나열해 놓고 '무엇이 가장 유행하고 있는가'라고 묻습니다. → 리바이스가 이런 방법을 써서 "대학생 중의 90%가 리바이스 501 청바지가 대학가에서 유행한다고 대답했다"라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유치한 방법처럼 보이지만, 교묘하게 비교 대상을 선정하면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5. 유도질문을 하는 방법

아래와 같이 '네'라는 답변을 계속하게 만들어서 맨 마지막 질문에도 '네'라는 대답을 얻어내는 방법입니다. 가장 악의적이면서 교묘한 방법이죠.

- 환경 파괴로 인해 이상한 질병이 새로 생길까 두려운가요?   네.
- 핵무기의 과도한 경쟁의 지구를 파멸시킬 것 같은가요?  네.
- 체르노빌 원전 폭발과 같은 참사가 다시 일어날까 염려되나요? 네
- 원자력 개발의 확대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네.

답변자는 자신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본능에 가까운 의도 때문에 이렇게 자신도 모르게 '네'라고 대답하게 됩니다.


여론조사의 신뢰도는 표본을 얼마나 고르게 선정했냐에 달려있습니다. 표본이 모집단을 얼마나 옳게 반영하느냐가 핵심이죠. 그러나 표본을 잘 선정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왜냐하면 여론조사 받는 걸 좋아하는(그것에 별 거부감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 조사에 응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공신력이 있는 단체에서 발표되는 여론조사라도 그 결과를 그대로 믿기 전에 한번쯤 의심해 볼 일입니다. 정보가 홍수를 이룰수록 그 속에 쓰레기도 많은 법이니 말입니다.

(*출처 : '괴짜생태학', 웅진지식하우스)


inFuture 아이폰 앱 다운로드       inFuture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반응형

  
,

희망으로 암을 완치한다구요?   

2010. 10. 22. 09:00
반응형


(그럴 일은 없어야 하지만) 만약 여러분이 암에 걸렸다고 상상해 보세요. 의술이 많이 발전했다 해도 암은 여전히 완치가 어려운 질병 중의 하나죠. 헌데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암은 너 스스로 극복할 수 있어. 네가 마음 먹기에 따라 암을 퇴치할 수 있어. 항상 긍정적으로 마음을 갖고 암에 맞서겠다고 생각해야 해. 절대 약해져서는 안돼"라고 말입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들은 얘기인데, 말기암이라 의사들이 포기했던 환자가 자기 의지로 암을 깨끗이 완치했대. 의사들이 그건 의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놀라더래"라고 꼭 덧붙입니다. 요컨대 그는 자기 삶에 대한 통제력이 질병도 퇴치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죠.


삶에 대한 통제력이 사람을 정신이나 신체를 건강하게 만든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 사례를 '통제력을 잃으면 '바보'된다'라는 글에서 소개한 바 있죠.

하지만 이미 위험한 질병에 걸린 사람에게 통제력을 운운하는 일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큰 해악을 가져다 줄지 모릅니다. 삶에 대한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암이 호전되지 않고 악화되면 암 환자는 자기가 제대로 하지 못해서 그렇게 됐다는 죄책감에 빠질 수 있죠. 이런 자괴감은 스트레스를 발생시켜서 암 퇴치에 방해가 될지 모릅니다.

"상황이 이미 악화됐거나 스트레스가 파괴적일수록 그 결과에 대한 조절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로버트 새폴스키는 말합니다. 통제력에 대한 믿음은 어디까지나 '가벼운 상황'에서나 도움이 된다고 그는 주장합니다. 

통제력이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발휘하는 경우는 '통제 가능한 영역'으로 제한됩니다. 즉 뭔가를 진짜 변화시킬 수 있을 때의 '통제감'이 건강에 도움이 되죠. 하지만 암과 같은 난치병은 통제 불가능한 영역에 속합니다. 그런 영역에까지 자신의 통제력이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은 그 발상 자체가 병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셔면 제임스는 통제감에 대한 착각이 '존 헨리즘'이란 병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이 이름은 존 헨리라는 무모한 사람의 이름에서 딴 것인데, 그는 6피트 짜리 강철 드릴을 가지고 증기 드릴보다 더 빨리 산을 뚫으려고 했습니다. 그는 초인간적인 노력으로 기계를 이겼지만 결국 지쳐서 죽고 말았습니다. 존 헨리즘은 무슨 일이라도 열심히 하면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쉽게 말해 '하면 된다'라는 생각이죠.

문제는 '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교육의 기회를 충분히 받지 못했거나,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심한 사회에서 자란 사람에게 "네가 더 열심히 노력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어"라는 조언이 과연 도움이 될까요? 

구조적인 부조리함이 한 인간의 삶을 옥죄는 상황에서 "모든 것은 다 너하기 달렸어. 하면 된다는 말을 잊지마"란 말은 오히려 그를 크나큰 열패감에 빠지게 만드는 독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의미에서, 개인의 의지가 삶을 변모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는 자기계발서들은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경제적, 사회적 약자들에게 '존 헨리즘'의 병폐를 심화시키는 꼴이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 큰 일이 벌어졌을 때 "내가 조금만 더 노력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는데"라면서 이미 벌어진일에 대해서 자신의 통제력을 대입하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 뿐더러 상황을 낫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이미 벌어진 일은 통제력이 미치지 못하는 '통제 불가능한 영역'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내탓이다'는 윤리적인 입장에서 바람직한 생각이지만, 어쩌면 구조적인 문제를 개인에게 떠넘기는 교묘한 장치일지 모릅니다. 

모 기업의 광고에는 이미 세상을 떠난 창립자가 연설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더 잘 할 수 있다하고 그 어려운 것은 우리가 다 극복할 수 있다. 난 이렇게 생각합니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여러분은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어쩌면 이 말은 "희망을 가지면 암을 완치할 수 있다"는 헛된 기대감 같은 건 아닐까요?

편안한 금요일 되세요.

(* 사례 출처 : '스트레스 : 당신을 병들게 하는 스트레스의 모든 것', 사이언스북스)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