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로 승진하여 첫 출근하기 전날 밤이면 침대에 누워 이런 저런 생각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할 겁니다. 팀장으로서 팀원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지, 팀원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약간은 설레이고 두려운 마음이 머리를 떠나지 않겠죠. “팀원들과 친구처럼 지내야지. 벽이 없어야 해. 끈끈하게 직원들을 결속시키고, 명령은 자제해야겠어. 항상 직원들 편에서 일하고 그들을 앞에서 이끌어야 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관리자가 되어 시간이 흐른 지금은 어떻습니까? 그날 밤의 다짐을 얼마나 많이 실현하고 있나요? 아마 이런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을 하는 관리자는 그다지 많지 않을 듯 합니다. 자신이 팀원이었을 때 ‘난 저 팀장처럼 되지 말아야지’하며 반면교사로 삼았던 인물의 모습을 어느덧 따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며 자괴감을 느끼거나 자포자기의 심정이 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회사에서 여러 가지 정책을 실시할 때마다, 특히 인사와 조직문화와 관련된 제도를 실행할 때마다 관리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관리자가 중간에서 회사 정책을 직원들에게 올바로 설명해야 하고 정책에서 지향하는 바를 관리자가 솔선해야 한다고 말하죠. 관리자에게 변화관리자의 역할을 하라고 한다든지, 전략의 챔피언이 되어야 한다든지, 직원들을 따뜻하게 격려하고 다독이는 ‘정서 관리’에 힘써야 한다든지 등 많은 역할을 관리자에게 기대합니다.



출처: www.gameskinny.com



리스크 수용, 계획 수립, 침착하고 빠른 위기 대처 능력, 유연한 사고, 다양한 관점, 원만한 의사소통, 도전정신, 솔선수범, 넓은 인맥, 전략적 사고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든 역할과 능력이 관리자에게 필요한 덕목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이런 모든 능력을 잘 해내는 관리자가 여러분의 조직 내에 있습니까? 그리고 여러분은 그런 다재다능한 관리자가 될 수 있습니까? 만약에 조직 내에 그런 관리자가 있다면 그를 회사에 붙들어 둘 게 아니라 사회와 국가를 위해 큰 일을 하라고 내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만약 여러분이 그토록 능력이 뛰어난 관리자가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 머물러 있어야 할까요?


왜 우리는 관리자가 되면 이 모든 역할을 수행하기를 원하는 걸까요? 관리자로 임명된다고 해서 팀원일 때는 없었던 능력이 갑자기 생겨나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고 팀원들 중에 관리자 역할을 잘 할만한 사람을 승진시킨다고 하지만, 관리자에게 요구되는 온갓 능력에 도달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제가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상사들이 저지르는 오류들을 올려 놓으면 (아마도 관리자가 아닌 팀원들의) 많은 호응과 댓글이 달리곤 합니다. 어떨 때는 제가 올린 글이지만 씁쓸함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이런 질문을 던져 봅니다. “본인이 관리자가 되면 그런 오류를 범하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까?”


불행은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다고 믿을 때’ 시작됩니다. 현재 관리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차기에 관리자로 임명될 사람 역시 위에서 언급한 소위 ‘관리자의 덕목’을 모두 훌륭하게 발휘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관리자가 ‘비전 제시’에 관해 소홀하거나 능력이 없다고 해도 그를 비판할 것이 아니라 완벽한 사람이 아니기에 그럴 수도 있다고 받아 들여야 하죠. 즉 관리자들이 완전한 관리자가 되기를 원함으로써 조직 내부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 아니라, 관리자의 불완전함을 인정한 상태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회사 경영진들 역시 새로운 정책을 실행하거나 조직문화를 개선하고자 할 때 이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들에게 너무 큰 짐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 합니다. 유능한 경영자는 관리자들이 노력해서 할 수 있는 일과 노력해도 할 수 없는 일을 잘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요?


조만간 평가 시즌이 오면 팀원들은 팀장의 평가 능력에 대해 이런 저런 불만을 토로합니다. 자신의 성과나 역량을 올바르게 평가해 주지 않는다는 말은 그래도 인정해 줄 만한 불만입니다. 때로는 팀장이 의도적으로 자신을 물 먹이기 위해서 나쁘게 평가한다든지, 팀장이 총애하는 직원에게만 평가 점수를 높게 준다든지 등 인신공격적이고 음해성의 코멘트를 내뱉는 사람들도 있죠. 물론 그런 ‘음모’가 존재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평가라는 것이 사람이 하는 일이라 불완전할 수밖에 없고 관리자 역시 사람이라서 평가를 객관적으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 들여야 하지 않을까요?


‘팀장이 제대로 역할을 못한다’, ‘팀장이 팀원들에게 아무것도 안 해 준다’ 등등 이런 불만의 근원이 과연 팀장 자신의 능력 부족 때문인지, 아니면 지나치게 완벽한 인간상을 팀장에게 기대하거나 강요하기 때문인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또한 자신의 불만이 어린 아이의 징징거림’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도 돌아봐야겠죠.


관리자가 된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경영자와 직원들이 관리자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관리자에게 ‘제대로 된 역할’ 하나만 요구하고 싶다면 어떤 덕목을 제시하겠습니까? 댓글로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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