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해도 된다고 생각해야 더 잘한다   

2014. 3. 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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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목표 달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끈기’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창하게 ‘역경’이란 말을 썼지만 사실 알고 보면 별것들은 아닙니다. 지루함을 느낀다든지, 몸과 마음이 지쳐서 쓰러진다든지(‘자아고갈’ 상태), 이 정도면 됐다는 포만감에 사로잡힌다든지, 인풋 대비 아웃풋이 얼마 되지 않아 실망스럽다든지 등등이 바로 목표 달성 과정에서 개인에게 일어날 수 있는 역경이죠.


이런 역경을 이겨내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그동안 이 블로그에서 몇 번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오늘은 또 하나의 효과적인 방법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그것은 바로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여러 선택지 중 하나로 ‘하지 않는다’는 옵션을 추가하는 방법입니다. 다시 말해, ‘내가 이 목표를 포기해도 된다’라는 선택지를 가지고 목표에 임하면, 끈기가 약화되기는커녕 오히려 강화돼서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출처: www.blessedisthekingdom.com



이 말이 직관을 거스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험을 통해서 이를 증명한 연구가 발표됐습니다. 와튼 경영대학원의 롬 쉬리프트(Rom Y. Schrift)와 조지아 주립 대학교의 제프리 파커(Jeffrey R. Parker)는 온라인에서 106명의 실험 참가자를 모집하여 과제 수행의 결과에 따라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알파벳 문자들이 무작위하게 뿌려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메트릭스에서 어떤 주제와 관련된 단어를 찾아내는 퍼즐 게임이었습니다. 아래의 그림은  주제가 ‘유명 배우의 성(姓)’일 경우에 제시되는 퍼즐이었죠. 사전에 어떠한 힌트도 참가자들에게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보통의 단어 찾기 퍼즐보다는 상대적으로 까다로웠죠. 참가자들은 본인이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퍼즐을 중단할 수 있었고 맞힌 단어 수에 따라 보상을 받았습니다.



출처: 아래에 명기한 논문


참가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세 가지 실험 조건 중 하나에 무작위로 배정되었는데, 첫 번째 조건은 참가자들이 주제를 선택할 수 없고 ‘국가의 수도’와 ‘유명 배우’ 중에서 강제로 한 주제가 주어지는 경우였습니다(강제 조건). 두 번째 조건 역시 참가자에게 주제가 강제로 주어졌지만, 주어진 주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게임 자체를 수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선택지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거절 조건). 하지만 게임 자체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참가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세 번째 조건은 국가의 수도와 유명 배우라는 조건과 함께 ‘유명 발레 댄서’를 옵션으로 추가해서 참가자들이 선택하게 했죠(세 가지 대안 조건). 사실 유명 발레 댄서는 참가자들이 별로 알 만한 주제가 아니었지만, 쉬리프트와 파커는 과연 이런 친숙치 못한 주제가 옵션으로 주어질 경우 참가자들의 끈기가 어떻게 영향 받을지 보고자 했죠. 주제가 어려웠는지 아무도 ‘유명 발레 댄서’라는 주제를 택하지 않았습니다.


통계 분석을 통해 참가자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게임 수행을 지속했는지를 측정하자, ‘거절 조건’의 참가자들이 나머지 두 조건의 참가자들보다 오랫동안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418초 대 290초, 283초). 그렇다면 참가자들이 찾아낸 단어 수는 어땠을까요? 역시나 ‘거절 조건’의 참가자들 성적이 가장 좋았습니다. 이 참가자들은 평균 4.03개를 찾아냈지만, 나머지 두 조건의 참가자들은 각각 3.28개(강제 조건), 3.03개(세 가지 대안 조건) 밖에 찾지 못했죠.


이 실험 결과는 단순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조건을 추가하기만 하면 선택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인내력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후속실험에서도 역시나 ‘no-choice’ 옵션을 제시 받을 경우에 더 좋은 성적을 나타내는 결과가 관찰되었습니다. 아래 그림처럼 똑같아 보이는 두 개의 그림에서 다른 곳을 찾는 게임을 수행하게 했더니 ‘거절 조건’의 참가자가 가장 오랫동안 게임을 지속했고 더 정확하게 다른 곳을 짚어냄으로써 다른 참가자들보다 많은 돈을 받아 갔습니다.


출처: 아래에 명기한 논문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요? 쉬리프트와 파커는 ‘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선택지가 추가되면 자기가 달성하기로 한 목표에 대한 믿음이 강화되기 때문이라고 추측합니다. 어찌됐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옵션을 주는 것이 목표 달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우리의 상식에 반하는 재미있는 결과임에 틀림 없습니다. 


우리는 보통 ‘배수의 진을 친다’, ‘건너온 다리를 불태운다’와 같은 말을 쓰면서 선택할 여지가 없어야만(게다가 ‘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생각조차 하지 말아야만) 목표 달성에 이롭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선택지가 오로지 하나 밖에 없어서 그걸 반드시 해야만 경우에도 ‘선택하지 않을 권리’가 있음을 떠올리면 오히려 그 하나 밖에 없는 선택지(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이 실험이 시사합니다. 


뭔가 어렵고 괴로운 프로젝트를 수행 중일 때도 ‘언제든 이 프로젝트를 포기할 수 있어’라고 의도적으로 떠올린다면 오히려 그 프로젝트를 끝까지 완수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이 실험의 결과를 저도 간혹 경험합니다. 글을 안 써져서 괴로울 때면 ‘반드시 이 글을 지금 써야 한다’라는 생각을 스스로에게 강요할 때보다 ‘안 써지만 나중에 쓰지, 뭐’라고 생각하면 의외로 그후에도 계속 글을 쓰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니까요. 


상사들도 직원이 어려운 업무 때문에 힘들어 한다면 이 실험의 결과를 살짝 응용하는 것도 좋을 거라 추측해 봅니다. 물론 ‘그 일을 하지마’라고 말해서는 안 되겠지만, ‘힘들면 다른 일을 한 다음에 해도 돼’, ‘일단 쉬고 나서 생각해 봐’라고 조언한다면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직원의 동기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과연 효과가 있는지 현장에서 한번씩 실험해 보기 바랍니다.



(*참고논문)

Schrift, R. Y., & Parker, J. R. (2014). Staying the Course The Option of Doing Nothing and Its Impact on Postchoice Persistence. Psychological science, 0956797613516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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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혹은 아이패드로 그려본 자동차   

2014. 3. 5.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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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혹은 아이패드로 그려본 자동차.

소유하고 있는 차도 있고, 소유했던 차도 있고, 소유하고 싶은 차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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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높여달라 징징대는 직원, 연봉 올려주면 일 잘할까?   

2014. 3. 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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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상에서 사람들의 글을 읽다보면 간혹 ‘회사에서 돈이나 많이 받아 봤으면 좋겠다’란 이야기를 접합니다. 이 이야기는 두 가지 뜻이 있겠죠. 하나는 지금 다니는 회사의 연봉이 다른 곳에 비해 형편 없다는 것일 테고, 다른 하나는 비록 현재의 연봉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아니지만 높은 연봉을 받으면 자신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것이 분명하는 말이겠죠. 돈에 대한 개인들의 이러한 생각은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서 비난의 대상은 분명히 아닙니다. 저도 누군가가 돈을 엄청나게 준다면 그 유혹에 자칫 빠질지 모르니까요.


하지만 돈이라는 당근을 이용해서 직원들의 성과를 높여 보려는 조치는 문제가 많습니다. 그동안 이 블로그를 통해 거의 수십 차례에 걸쳐 돈과 성과 사이의 관련은 적다(오히려 돈은 성과를 저하시킨다)는 근거를 제시했는데, 오늘은 뇌과학적인 관점에서 이 주제를 짧게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시작하기 전에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제 주장을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게 하려면 돈을 많이 줘서는 안 된다.’라고 오해하지 말기 바랍니다.  ‘돈으로 동기부여할 수 없다. 돈은 동기를 저하시킨다’가 정확한 제 생각이니까요.



출처: www.unifr.ch



금전적인 보너스를 약속하면 직원들의 동기와 집중력을 높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 성과까지 올릴 수 있다는 경영자들의 생각(너무나 직선적인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에 또 하나의 증거를 제시한 자들은 네덜란드 라드바우드 대학교의 에스더 아르츠(Esther Aarts)가 이끄는 과학자들입니다. 아르츠는 참가자들의 두뇌 촬영 이미지를 확보한 다음, 그들에게 게임을 하도록 요청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절반으로 나뉘어 한 그룹은 게임 결과에 따라 높은 보상을 받기로 약속 받았지만, 다른 그룹은 받을 수 있는 보상은 푼돈 수준이었죠.


게임은 이렇게 진행됐습니다. 컴퓨터 모니터 상에 화살표가 나오고 그 안에 LEFT 혹은 RIGHT라는 단어가 쓰여 있는데, 화살표의 방향과 단어가 일치하는 경우(불일치 조건)도 있었지만, 일치하지 않는 경우(불일치 조건)도 있었죠. 화살표는 오른쪽을 가리키는데 그 안에는 LEFT라는 단어가 나올 경우도 있었다는 뜻이죠. 참가자들은 화살표 내에 나온 단어의 뜻과 일치하도록 키보드의 왼쪽 혹은 오른쪽 버튼을 눌러야 했는데, 정해진 시간 내에 옳은 응답을 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실험 결과는 예상한 대로 화살표의 방향과 단어의 의미가 일치할 때 참가자들의 성적이 더 좋았습니다. 


하지만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 수치와 게임 성적을 비교하자 흥미로운 결과가 도출됐습니다. 먼저 높은 보상을 약속 받았을 때, 도파민 수치가 기준선보다 높은 참가자들은 ‘일치 조건’ 하에서는 좋은 성적을 보였지만 ‘불일치 조건’ 하에서는 상대적으로 성적이 저조했습니다. 이는 도파민 수치가 높은 참가자들이 나중에 받게 될 ‘높은 보상’ 때문에 정신을 뺏겨서 게임에 집중하지 못했음을 뜻합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도파민이라는 호르몬 이야기가 나왔는지 궁금할지 모르겠네요. 도파민은 주로 보상을 추구하는 행동을 가속화시키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보상을 기대하면 ‘황홀한’ 느낌이 드는 것은 바로 도파민 수치가 오르기 때문입니다. 





아르츠의 실험 결과는 원래부터 도파민 수치가 높은 직원에게 성과에 따라 많은 보너스를 주겠다고 약속하게 되면 그 직원의 뇌 속에서 보상에 반응하는 부분이 지나치게 활성화됨을 시사하죠. 평소에 보상을 추구하는 성향이 큰 직원들, 다시 말해서 외부적 보상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연봉을 적게 받는 것도 아니면서 연봉 수준에 불만이 많은 직원들에게 높은 보상을 주겠다고 하면 직원 본인의 장담과는 달리 성과가 높아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경영자들이 직원 뇌 속의 도파민 수치가 얼마나 되는지 일일이 측정할 수는 없겠지만(측정할 수 있다 해도 아마도 그건 개인 생체 정보 침해일지도), 적어도 높은 보상을 약속하는 것이 높은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또 한번 되새기면 좋겠습니다. 도파민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되겠죠.


‘돈을 많이 주면 정말 일을 잘 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물론 현재의 보상이 터무니 없이 낮으면 어느 정도 수준까지(기준선 보상까지) 올리면 성과가 늘어나는 게 사실이지만, 남들이 받는 금액보다 훨씬 많이 받으면 그만큼 성과가 오를 거라고 자신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평소에 외부적 보상에 연연하는 사람일수록(나쁘게 말해, 스스로가 연봉 올려달라 징징대는 사람일수록) 말입니다. 오히려 그 ‘추가적인 보상 약속’ 때문에 성과가 낮아지거나 기대에 못 미쳐서 경영자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지 모르니까요. 다시 말하지만, 이 말을 ‘돈을 적게 받아야 일을 잘한다’, '직원들에게 돈을 많이 주지 않아야 한다'라는 말로 오해하지 말기 바랍니다.



(*참고논문)

Aarts, E., Wallace, D. L., Dang, L. C., Jagust, W. J., Cools, R., & D’Esposito, M. (2014). Dopamine and the Cognitive Downside of a Promised Bonus. Psychological science, 0956797613517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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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은 직원을 위한 최고의 선물   

2014. 3. 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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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상사가 갑자기 여러분에게 ‘뭔가 할 말이 있으니 이따가 내 방으로 와라’, 이렇게 말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아마도 십중팔구(상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러분은 그때부터 긴장하면서 상사에게 ‘혼날’ 준비를 단단히 하고 상사의 방으로 들어서겠지요. 상사가 아무리 부드러운 말로 ‘내 방으로 오라’고 말했다 해도 말이죠. 하지만 상사는 여러분에게 오늘 진행했던 회의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낸 것에 대해 칭찬하고 더 발전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 여러분을 부른 것인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이렇게 상사가 뭔가 할 이야기가 있다고 말할 경우, 대부분 ‘그 이야기’를 부정적인 피드백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전에 상사로부터 주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아 큰 상처를 받았다면(저도 사실 이런 트라우마가 있습니다만…) ‘피드백’이란 말만 나와도 그것을 자신의 잘못을 꼬집는 부정적인 단어로 연결시키겠죠. 그런 부하직원이 상사의 위치에 오르면 그들 중 상당수가 ‘부하직원들에게 피드백하세요.’란 말을 ‘부하직원의 잘못을 지적해 주세요.’라는 말로 오해하기 마련입니다. ‘피드백했다가 반감을 사면 어쩌지?’, ‘나의 리더십을 인정하지 않으면 어쩌지?’라고 우려하는 탓에 부하직원에게 제대로 자기 속마음을 밝히지 못하죠.



출처: www.watermarkconsult.net



그렇지만 피드백이 항상 부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편견입니다. 피드백은 원래 중립적인 단어입니다. 상사가 부하직원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에 관한 자신의 감정, 생각, 조직에 미치는 영향, 기대감 등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바로 피드백입니다. 부하직원들이 일을 잘하면 잘하는 대로 피드백해야 하고, 미흡하면 미흡한 대로 피드백해야 하겠죠. 결코 부하직원의 잘못을 꼬집어야 하는 게 피드백이라고 오해해서는 곤란하고, 또 일 잘하면 ‘저 친구는 잘 하니까 피드백 안 해도 돼.’라고 생각해서도 곤란하죠. 오히려 일 잘하는 직원에게 더 자주 피드백해야 합니다. 일 잘 하는 직원은 일을 잘 하고 있음을 본인도 알고 있기 때문에 상사가 자신을 칭찬하고 인정해 주지 않으면 ‘상사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구나’라고 간주하고 일하고자 하는 동기를 상실하고 말 겁니다. 소위 ‘업무 몰입도’가 저하되고 말겠죠.


그도 그럴것이, 어느 연구 결과는 상사가 활발하게 피드백할수록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가 높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22,719명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부하직원들에게 얼마나 솔직하게 피드백하는지를 측정한 다음, 부하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도 조사해서 나온 결과죠. 솔직한 피드백을 가장 잘 하지 못하는 하위 10%의 상사의 경우, 부하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는 100점 만점에 25점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솔직한 피드백을 잘하는 상위 10%의 상사를 둔 부하직원들은 77점의 업무 몰입도를 보였습니다.


이 결과는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잘 하는 것이 직원 개인에게 결국은 도움이 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부하직원들이 마음을 다칠까 두려워 ‘알아서 잘 하겠지’라며 피드백하지 않고 ‘과묵하게(?)’ 지내는 것은 오히려 스스로를 리더의 위치를 위태롭게 만드는 것이죠. 부정적 피드백만 하는 것은 문제이지만, 아예 피드백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일지 모릅니다. 자신의 생각과 조언을 부하직원에게 숨김 없이 솔직하게(하지만 강압적이지 않게) 이야기하는 것은 직원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될 겁니다. 물론 연습을 해야 합니다. 특히 부정적 피드백을 해야 할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미숙한 피드백은 부하직원에게 선물이라기보다 일종의 처벌이기 때문이죠.



출처: info.eu.lululemon.com



직원들도 상사에게 피드백해줄 것을 적극적으로 요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에 부정적 피드백(미숙한 상사에 의한)을 받아서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해도 본인의 발전을 위해서는 겸허한 자세로 피드백을 요구해야 합니다. 51,896명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런 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상사 혹은 자신의 부하직원에게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요구하는 리더일수록 전반적인 ‘리더십 효과성 점수’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가장 자주 피드백을 요구하는 상위 10%의 리더는 86점(100점 만점)의 리더십 효과성 점수를 받은 반면, 피드백 받기를 가장 꺼려하는 하위 10%의 리더는 고작 15점 밖에 받지 못했으니까요. 본인이 상사의 위치에 있든, 부하직원의 위치에 있든, 다른 사람으로부터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요청할수록 본인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두 개의 연구는 상관관계를 조사한 것이기에 그 의미를 가려서 해석해야 합니다. 솔직한 피드백을 잘하는 상사에게 자연스레 업무 몰입도가 높은 부하직원들이 모일지 모르고, 다른 사람에게 피드백을 구하지 않는 상사는 원래 리더십이 형편 없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이 두 연구 결과는 솔직하게 피드백하는 것과 다른 사람들로부터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구하는 것이 ‘긍정적’으로 봐야 함을 알려 줍니다(적어도 나쁜 것은 아니라는). 


피드백하는 것을 두려워 말고, 피드백 받는 것도 두려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피드백할 때 ‘나도 부족한 사람이야’라는 마음을 갖는다면, 그에게 상처줄 정도로 부정적인 말은 하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본인이 나서서 피드백을 구한다면 이미 ‘어떤 피드백이 와도 감수하자’란 마음을 먹기 때문에 상처를 덜 받을 수 있겠죠. 서로 활발하게 피드백을 주고 받는 직장생활이 되길 희망해 봅니다.


즐거운 월요일 되세요.



(*참고논문)

http://www.forbes.com/sites/joefolkman/2013/12/19/the-best-gift-leaders-can-give-honest-feedback/


http://blogs.hbr.org/2014/02/stop-pretending-that-you-cant-give-candid-feedback/?utm_source=feedburner&utm_medium=feed&utm_campaign=Feed%3A+harvardbusiness+%28HBR.org%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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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보상을 약속하면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올까?   

2014. 2. 2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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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동력을 제공하는 자는 누구일까요? 바로 직원들입니다. 직원들이 혁신의 아이디어를 제시하지 못하고 제시된 아이디어를 실행해내지 못한다면 혁신은 공허한 구호로 그치겠죠. 그렇다면 직원들이 혁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동기부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을 던지면 많은 기업들은 ‘인센티브’라는 도구를 곧바로 생각해 냅니다. 직원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서 채택이 되면 일정한 금액을 보상하는 제도를 도입하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짜내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이런 금전적인 인센티브는 참신한 아이디어는커녕 그렇고 그런 아이디어, 누구나 생각해내기 쉬운 아이디어만 양산하고 만다는 문제가 덴마크와 독일 학자의 연구에 의해 제기되었습니다.


서던 덴마크 대학교의 올리버 바우만(Oliver Baumann)과 프랑크푸르트 경영대학원의 닐스 스티글리츠(Nils Stieglitz)는 컴퓨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통해 금전적 보상이 아이디어의 질적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했습니다. 금전적 보상이 주어지면 좀더 질 좋은 아이디어를 찾으려는 노력이 가속화할 수 있을지, 아니면 너도 나도 아이디어를 경쟁적으로 내놓는 바람에 정작 참신한 아이디어에 돌아갈 보상에 제한이 가해질지 살피기로 한 것이죠.



출처: www.thecasecentre.org



다소 복잡한 시뮬레이션 결과, 아이디어 제공에 대한 인센티브 수준이 낮을 때(low-powered incentive), 즉 혁신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의 10~20% 정도를 줄 때는 점진적인 혁신을 충분히 가능하게 할 정도로 효과적인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물론 근본적인 혁신을 일으키는 데는 한계가 있었지만요. 


반면, 혁신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의 90%까지 주겠다고 하자(즉, 강한 수준의 인센티브(high-powered incentive)) 근본적인 혁신의 가능성은 ‘0’으로 떨어지고 불필요한 아이디어들만 양산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강한 수준의 인센티브가 별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는 나름 효과가 있었으니까요.


물론 바우만과 스티글리츠의 연구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실험이었기에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모습에 대한 경험적 연구가 뒷받침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도 그들의 연구 결과에서 얻을 수 있는 최소한의 시사점은 ‘큰 인센티브’가 혁신의 동력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바우만과 스티글리츠는 혁신을 추진하려면 직원들에게 큰 인센티브로 유혹하기보다는 낮은 수준의 인센티브를 채택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는 낫다고 이야기합니다. 돈의 유혹이 너무 강하면 혁신과 멀어진다는 것이죠.


직원들로부터 혁신적 아이디어를 끌어내기 위해서 ‘돈’을 사용하는 것처럼 1차원적이고 근시안적인 방법은 없습니다. ‘돈이면 된다’라는 발상부터 혁신적인 아이디어 창출 방법이 아닙니다. 과거 구글과 3M이 그랬듯이 업무 시간의 일정 부분을 할애하여 자유롭게 이런 저런 창의적 아이디어를 제시하도록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는 방법이겠죠.



(*참고논문)

Baumann, O., & Stieglitz, N. (2013). Rewarding value‐creating ideas in organizations: The power of low‐powered incentives.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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