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마라   

2013. 12. 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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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로 승진하여 첫 출근하기 전날 밤이면 침대에 누워 이런 저런 생각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할 겁니다. 팀장으로서 팀원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지, 팀원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약간은 설레이고 두려운 마음이 머리를 떠나지 않겠죠. “팀원들과 친구처럼 지내야지. 벽이 없어야 해. 끈끈하게 직원들을 결속시키고, 명령은 자제해야겠어. 항상 직원들 편에서 일하고 그들을 앞에서 이끌어야 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관리자가 되어 시간이 흐른 지금은 어떻습니까? 그날 밤의 다짐을 얼마나 많이 실현하고 있나요? 아마 이런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을 하는 관리자는 그다지 많지 않을 듯 합니다. 자신이 팀원이었을 때 ‘난 저 팀장처럼 되지 말아야지’하며 반면교사로 삼았던 인물의 모습을 어느덧 따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며 자괴감을 느끼거나 자포자기의 심정이 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회사에서 여러 가지 정책을 실시할 때마다, 특히 인사와 조직문화와 관련된 제도를 실행할 때마다 관리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관리자가 중간에서 회사 정책을 직원들에게 올바로 설명해야 하고 정책에서 지향하는 바를 관리자가 솔선해야 한다고 말하죠. 관리자에게 변화관리자의 역할을 하라고 한다든지, 전략의 챔피언이 되어야 한다든지, 직원들을 따뜻하게 격려하고 다독이는 ‘정서 관리’에 힘써야 한다든지 등 많은 역할을 관리자에게 기대합니다.



출처: www.gameskinny.com



리스크 수용, 계획 수립, 침착하고 빠른 위기 대처 능력, 유연한 사고, 다양한 관점, 원만한 의사소통, 도전정신, 솔선수범, 넓은 인맥, 전략적 사고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든 역할과 능력이 관리자에게 필요한 덕목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이런 모든 능력을 잘 해내는 관리자가 여러분의 조직 내에 있습니까? 그리고 여러분은 그런 다재다능한 관리자가 될 수 있습니까? 만약에 조직 내에 그런 관리자가 있다면 그를 회사에 붙들어 둘 게 아니라 사회와 국가를 위해 큰 일을 하라고 내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만약 여러분이 그토록 능력이 뛰어난 관리자가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 머물러 있어야 할까요?


왜 우리는 관리자가 되면 이 모든 역할을 수행하기를 원하는 걸까요? 관리자로 임명된다고 해서 팀원일 때는 없었던 능력이 갑자기 생겨나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고 팀원들 중에 관리자 역할을 잘 할만한 사람을 승진시킨다고 하지만, 관리자에게 요구되는 온갓 능력에 도달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제가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상사들이 저지르는 오류들을 올려 놓으면 (아마도 관리자가 아닌 팀원들의) 많은 호응과 댓글이 달리곤 합니다. 어떨 때는 제가 올린 글이지만 씁쓸함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이런 질문을 던져 봅니다. “본인이 관리자가 되면 그런 오류를 범하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까?”


불행은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다고 믿을 때’ 시작됩니다. 현재 관리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차기에 관리자로 임명될 사람 역시 위에서 언급한 소위 ‘관리자의 덕목’을 모두 훌륭하게 발휘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관리자가 ‘비전 제시’에 관해 소홀하거나 능력이 없다고 해도 그를 비판할 것이 아니라 완벽한 사람이 아니기에 그럴 수도 있다고 받아 들여야 하죠. 즉 관리자들이 완전한 관리자가 되기를 원함으로써 조직 내부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 아니라, 관리자의 불완전함을 인정한 상태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회사 경영진들 역시 새로운 정책을 실행하거나 조직문화를 개선하고자 할 때 이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들에게 너무 큰 짐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 합니다. 유능한 경영자는 관리자들이 노력해서 할 수 있는 일과 노력해도 할 수 없는 일을 잘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요?


조만간 평가 시즌이 오면 팀원들은 팀장의 평가 능력에 대해 이런 저런 불만을 토로합니다. 자신의 성과나 역량을 올바르게 평가해 주지 않는다는 말은 그래도 인정해 줄 만한 불만입니다. 때로는 팀장이 의도적으로 자신을 물 먹이기 위해서 나쁘게 평가한다든지, 팀장이 총애하는 직원에게만 평가 점수를 높게 준다든지 등 인신공격적이고 음해성의 코멘트를 내뱉는 사람들도 있죠. 물론 그런 ‘음모’가 존재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평가라는 것이 사람이 하는 일이라 불완전할 수밖에 없고 관리자 역시 사람이라서 평가를 객관적으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 들여야 하지 않을까요?


‘팀장이 제대로 역할을 못한다’, ‘팀장이 팀원들에게 아무것도 안 해 준다’ 등등 이런 불만의 근원이 과연 팀장 자신의 능력 부족 때문인지, 아니면 지나치게 완벽한 인간상을 팀장에게 기대하거나 강요하기 때문인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또한 자신의 불만이 어린 아이의 징징거림’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도 돌아봐야겠죠.


관리자가 된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경영자와 직원들이 관리자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관리자에게 ‘제대로 된 역할’ 하나만 요구하고 싶다면 어떤 덕목을 제시하겠습니까? 댓글로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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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을 적극 환영하라   

2013. 12.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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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업계획 시즌이 되면서 미래 예측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을 겁니다. 어떤 변수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변수의 상승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상승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수집하려고 노력하겠죠. 분명히 변수의 하락 가능성을 가리키는 근거가 어딘가에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것보다는 자신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자료만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상승 가능성을 실제보다 높게 잡는 오류를 범하고 전략도 실패하게 되죠. 이런 편향을 ‘확증 편향’이라고 합니다. 이제 너무나 유명해져서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대표적인 판단의 오류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확증 편향에 따른 예측의 오류를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을까요? 당연히 자신의 기대와는 반대되는 근거를 찾음으로써 한쪽으로 쏠린 예측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오늘은 기대를 충족시키는 근거와 기대와 모순되는 근거를 모두 찾아야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이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편향 해소법을 제시한 오래된 논문 결과를 소개합니다.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의 야세르 코리아트(Asher Koriat)와 동료들은 73명의 실험 참가자들에게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를 여러 개 제시했습니다. 예를 들어 “사비나족은 (1) 고대 인도 부족이다  (2)고대 로마 부족이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한 다음, 그 답을 얼마나 확신하는지 50%에서 100% 사이의 값을 쓰도록 했죠. 


참가자들의 확신 정도를 x축으로, 적중률을 y축으로 설정하고 그래프를 그리니, 참가자들이 과도한 자신감을 보였다는 사실이 발견되었습니다(아래 그래프에서 점선으로 나타낸 곡선). 예컨대 80% 정도로 답을 확신한 경우에 그 답이 맞을 확률은 60%에도 미치지 않았던 겁니다. 과신에 휩싸이지 않고 객관적으로 판단했다면 80% 확신할 경우 80%의 적중률을 나타내야 하겠죠(아래 그래프에서 직선으로 표현된, 우상향 대각선).





코리아트는 참가자들에게 다시 여러 개의 문제를 제시하고 답을 고르게 했는데, 이번에는 답이 정답일 확률을 이야기하기 전에 두 개 답안을 지지하는 근거와 지지하지 않는 근거를 모두 생각하여 적으라고 했습니다. 그런 다음, 그 근거들을 얼마나 자신하는지 7점 척도로 점수를 매기게 하고 최종적으로 자기가 결정한 답이 정답일 확률을 말하게 했습니다.


이렇게 하자 참가자들의 과신은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실선으로 그려진 것이 바로 그 결과입니다. 대각선에 가까울수록 확률을 올바로 예측한다는 것을 나타내는데, 아까 언급한 점선보다는 대각선에 가깝죠. 지지하는 근거와 지지하지 않는 근거를 모두 생각하라고 하니까 예측력(어떤 사건의 발생 유무를 맞히는 능력이 아니라, 그 사건의 발생 확률을 올바로 예측하는 능력)이 향상된 거죠. 지지하지 않는 근거를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 예측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는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확실치는 않았습니다.


코리아트는 좀더 확실한 증거를 얻기 위해서 후속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첫 번째 그룹에게는 자신이 선택한 답을 지지하는 근거와 지지하지 않는 근거를 하나씩 적도록 했습니다. 두 번째 그룹에겐 지지하는 근거만 제시하도록 했고, 세 번째 그룹에게는 자신의 답을 지지하지 않는 근거만 이야기하게 했습니다.


그러자 자신의 답을 지지하지 않는 근거만 적도록 한 세 번째 그룹의 예측력이 가장 뛰어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아래 그래프 참조). 지지하는 근거만 제시하도록 한 두 번째 그룹은 전혀 예측력이 향상되지 않았고, 지지하는 근거와 지지하지 않는 근거를 하나씩 제시케 한 첫 번째 그룹은 예측력이 소폭 향상됐죠. 이것으로 보아,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근거를 일부러 찾거나 청취하는 것이 과신을 막고 예측력을 향상시키는 ‘비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지지하는 근거만 눈에 들어오고 지지하지 않는 근거는 부지불식간에 무시해 버리는 확증 편향과 그로 인한 과신 때문에 많은 전략이 실패로 끝납니다. 코리아트의 실험은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이유(속된 말로 ‘으쌰으쌰’ 해보자는 이유)로 전략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만 잔뜩 찾을 경우 어떤 결과를 얻게 되는지 경고합니다. 추진하고 싶은 전략을 반대하는 의견을 일부러 청취하는 것이 확증 편향으로 인한 전략의 실패를 막을 수 있는 방법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야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자신의 전략을 지지하는 근거만 찾고 있지 않습니까?



(*참고논문)

Koriat, A., Lichtenstein, S., & Fischhoff, B. (1980). Reasons for confidence.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Human Learning and Memory, 6(2),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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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을 대하는 마인드에 대하여   

2013. 11. 2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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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18일부터 11월 27일까지 페이스북 등 SNS에 남긴 짧은 생각들! 날씨가 춥네요. 즐거운 목요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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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을 대하는 마인드에 대해]


성과가 높으면 인센티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성과가 떨어져도 연봉의 일부를 내어주는(내어주고자 하는) 사람은 없다. 달라고 할 때는 당당하지만, 토해내야 할 때는 입을 닫는다. 


성과급을 요구하는 직원들은 과연 본인이 성과가 하락할 경우 예전에 받았던 인센티브나 연봉의 일부를 내어 줄 수 있는 용기가 있는지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1)

이 논점은 '성과급’ 자체가 아니라 '성과급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인드'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성과를 내면 성과급을 받아야 한다는, 돈에 끌려 다니도록 만드는, 우리 스스로를 저급하게 만드는, 바로 그런 저급한 마인드를 반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직원들을 잘 평가해서 성과급 결정을 제대로 해야 한다든지의 관점은 차치하고 말이죠.


(덧붙이는 글 2)

더불어 “나는 얼마나 '징징거리고' 있는가” 반성해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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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적인 것에 대하여]


소통 안 된다고 회의체 만드는 일처럼 소모적인 것은 없다.


논쟁에서 이기고 싶은 사람에게 논쟁을 지속하는 일처럼 소모적인 것은 없다. 져주는 게 낫다.


의미 없다. 많은 회사의 중장기 계획. 맞지도 맞히지도 못할 거면서 왜 하는지 잘 모르겠다. '으쌰으쌰용'인가보다.


기업에서 당연시 되는 분업의 폐해. 생각하는 사람과 행동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잘못된 생각이 만연되어 버린 것.


많은 데이터나 정보를 알아야 행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행동하려면 데이터나 정보의 양을 늘릴 것이 아니라 없애야 한다. 직원들에게 보고용 자료를 계속 달라고 요구하는 경영자는 결코 행동하지 못한다.





[바뀌는 것에 대하여]


사람들의 행동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좌측통행을 우측통행으로 바꾸는 것조차 쉽지 않다. 시간이 필요하다. 빨리빨리 문화는 악습이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들의 수명은 매우 짧지만 우리는 그 새로운 것에 열광한다. 새로운 것의 새로움이 사라지면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난다. 우리는 수백~수천년 간 지속되어 아직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의 위대함을 잊고 산다. 오래된 것이 더 오래 살아남을 것이다. 종이책은 앞으로 적어도 500년 간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만약 인간이 자신의 배우자와 한날 한시에 죽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면, 인간은 프로포즈할 때 "저와 한날 한시에 죽어 주시겠습니까?"라고 말하겠지? 아니, 결혼하지 무척 어려워서 애초에 인간은 번성하지 못하고 금세 도태됐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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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성장에 대하여]


매출이 오를 때 발생하는 이익 증가액은 매출이 떨어질 때 발생하는 이익 감소액보다 적다. 성장이 항상 답일 수는 없다.


기업이 어려워질 때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는 전략을 실행하는 경우가 있다. 필패의 전략이다. 몸집이 큰 동물일수록 멸종 확률이 크다는, 진화의 역사를 보라.


사람들은 규모의 경제만 생각하지 규모의 비경제를 생각하지 못한다. 규모는 때론 엄청난 스트레스다. 조직을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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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병에 대하여]


(문) 다음 중 '월요병'을 없애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1) 일요일 오후에 출근한다

(2) 월요일을 휴일로 한다

(3) 휴일 없이 일한다

(4) 각자 알아서 이겨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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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협력을 조장하는 방법들   

2013. 11.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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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11일부터 11월 17일까지 페이스북 등 SNS에 남긴 짧은 생각들! 이번엔 ‘협력을 조장하는 방법’을 주제로 몇 자 적어 봤습니다. 여러분의 조직에서는 협력하라, 신뢰하라,고 말하면서 그것에 반하는 제도들이 시행되고 있지 않나요? 즐거운 월요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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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 조장에 대하여]


협력 조장의 방법 1: 직원들을 협력적으로 만들려면 협력의 본을 보여라.


협력 조장의 방법 2: 직원들을 협력적으로 만들려면, 서로를 먼저 '잘 알게' 하라.


협력 조장의 방법 3: 협력의 이득을 이기적인 행동으로 인한 이득보다 높이는 방법을 연구하라.


협력 조장의 방법 4: 구성원들이 쉽고 편리하게 협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꿔라. 협력은 캠페인이 아니라 시스템 혁신이다.


협력 조장의 방법 5: 고위 경영자의 연봉을 깎아라. 아무리 협력을 강조해도 그들의 연봉이 터무니없이 높다면 직원들에게 '탐욕'을 권장하는 꼴이다.


협력 조장의 방법 6: 직원들을 위협하지 마라. 벌 주겠다고, 불이익이 가도록 하겠다고 하지 마라. 위협하면 할수록 협력은 깨진다.


협력 조장의 방법 7: 통제 시스템을 제거하라. 직원들끼리 서로 신뢰하라고 하면서 정작 회사는 직원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각종 통제 시스템을 들이댄다.



그림 출처: bernyd.com



[기타]


- 빨리 성공하고 싶어 안달인 사람들의 한 가지 특징. "아무것도 안 한다." 의외로.


- 기업 홈페이지나 어플리케이션 사이트에 '이 사이트를 만든 사람들'이란 메뉴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개발자들이 '이 사이트는 내가 만들었다'는 뿌듯함을 느끼면 좋지 않을까? '을'의 노고를 인정하는 쿨한 '갑'이 많아지면 좋겠다.


- 사람들은 어떤 주장이 단지 '기억하기 쉽고 명료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주장을 믿는 경향이 있다.


- 복잡한 시스템은 허술한 시스템보다 위험하다.


- '이미 정해졌다'는 말은 결정을 번복하거나 거스르지 못하도록 만드는, 보이지 않는 생각의 감옥이다.


- 현재 우리나라 실업률이 2.7%라는 공식 발표가 있었군. 국민을 바보로 아는구나. 2.7%면 거의 완전고용 상태라는 말인데, 과연 현실이 그러한가?


- 마이크로소프트가 상대평가제도를 없앤다는, 원문 기사. 직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잘 읽어보세요.

http://www.theverge.com/2013/11/12/5094864/microsoft-kills-stack-ranking-internal-stru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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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의 의미를 오해하지 말자   

2013. 11. 1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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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통방송 <유정식의 색다른 자기경영>


[자기계발을 의미를 오해하지 말자] 2013년 11월 12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


아시다시피 이 코너의 제목은 ‘색다른 자기경영’인데,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경영이란 말 대신에 자기계발이란 말이 더 많이 쓰인다. 왜 내가 자기계발이란 말을 쓰지 않고 굳이 자기경영이란 말을 썼냐면, 자기계발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서점에 가면 자기계발서 코너가 가장 크게 배치되어 있는 것만 봐도 많은 사람들이 자기계발에 목 말라 하고 있는데, 이 시점에서 과연 자기계발의 진정한 의미가 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실 오늘이 ‘색다른 자기경영’의 마지막 시간이다. 오늘로 딱 30회를 진행했는데, 에필로그를 쓰는 마음으로 자기경영 혹은 자기계발에 대한 올바른 의미를 이야기해볼까 한다.



2. 사람들이 자기계발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부터 말씀해 주신다면?


자기계발이라는 말을 하면, 뭐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아마 자기계발서가 가장 먼저 생각날 것이다. 집에 한 두 권쯤 자기계발서를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이 없을 텐데, 출판계에서 가장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는 분야가 자기계발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요즘엔 경제경영서나 인문서들도 자기계발 색깔이 나는 책들이 많다. 그래야 팔린다는 것 같은데, 나도 책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을 때 자기계발서 냄새가 나게 써야 책 판매를 늘릴 수 있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을 자기계발이라고 오해하고 있다.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그 순간은 뭔가 한 단계 발전된 것 같은 느낌 때문에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그 약효가 오래 가지 않는다. 책을 본다고 해서 자기의 생활이 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 다른 자기계발서를 구해서 또 읽는 것을 반복한다. 책 읽는 것으로 성이 안 차면 명사들을 쫓아다니면서 강의를 듣기도 한다. 이런 것은 진정한 자기계발이 아니다.



3. 그렇다면 진정한 자기계발은 무엇인가?


진정한 자기계발은 ‘배우는 것’이 아니다 ‘직접 하는 것’이다. 프리젠테이션을 잘하고 싶다면 그와 관련된 강의를 듣는 게 자기계발이 아니다. 직접 사람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면서 익혀 가는 것이 자기계발이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글쓰기 강좌에 나가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책을 써야 한다. 그게 어떤 주제든 간에 책을 직접 쓰면서, 몸으로 부딪혀 나가면서 습득하는 것이 자기계발이다. 우리가 속된 말로 ‘깨지면서 배운다’는 말을 하는데, 진정한 자기계발의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자전거 잘 타는 법이란 책을 읽는다고 자전거를 잘 탈 수 있을까? 자전거를 잘 타려면 자전거를 직접 타면서 넘어지고 무릎팍이 깨져야 한다.



(출처 : www.psychologies.co.uk )



4. 직접 ‘깨지면서 배웠던’ 경험이 있으면 말해 달라.


아직까지 나는 프리젠테이션을 잘 하지 못하지만, 원래는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에 굉장히 공포를 많이 느꼈었다.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컨설팅 결과를 발표할 때, 너무나 떨려서 우황청심환을 먹은 적이 있었다. 약을 먹었지만, 공포심을 극복할 수가 없었다.


이런 무대 공포를 이겨보자 해서, 일부러 일주일에 한번씩 주제를 선정해서 ‘내가 이런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하겠다’라고 동료들에게 프리젠테이션을 자청한 적이 있었다. 물론 처음엔 버벅거리고 굉장히 서툴렀지만, 몇 번 하다보니 요령도 생기고 사람들에게 어떻게 말해야 효과적인지도 조금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아는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프리젠테이션과 관련된 책을 보는 게 도움이 되겠지만, 책 보는 것은 자기계발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자기계발의 99%는 ‘직접 해보는 것’, ‘꾸준히 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지름길은 없다.



5. 직접 하면서 배워 나가려면 기본적으로 열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열정이 있으면 좋지만, 사실 열정이 없어도 상관없다. 예전에 ‘열정에 속지 말라’는 주제로 이야기했는데, 열정은 어떤 일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생겨나는 게 아니다. ‘열정을 가지라’고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이야기하는데, 사실 열정은 다짐한다고 생겨나는 게 아니다. 내가 몇번 강조한 것 같은데, 실력이 없으면 열정이 생겨나지 않는다. 실력 없는 열정은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


열정을 가지라는 말은 비유하자면 웃기지 않는 코메디를 보고 웃으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열정은 웃기면 웃음이 터지고, 슬프면 눈물을 흘리는 것과 같이, 일종의 ‘감정’이다. 이 말은 처음부터 열정이 생겨나는 게 아니라, 일을 해가는 과정 속에서 일이 재미있어지고 좀더 확장시키고 싶은 생각이 들 때 열정이라는 감정이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6. 그래도 열정이 없다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어떻게 꾸준히 할 수 있을까?


열정 대신에 분명한 ‘목표 의식’이 있어야 한다. 내가 왜 이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고, 내가 왜 이런 기술을 배우는지, 그 이유를 분명히 설정해야 한다. 그리고 일이 힘들어지면, 자신의 목표 의식을 떠올리면서 그런 힘든 과정을 헤쳐 나가야 한다. 


목표 의식은 다른 말로 하면 ‘일의 의미’를 말하는데, 일의 의미는 반드시 본인이 정해야 한다. 목표 의식이 없다면, 당장에 정하기 바란다. 하지만, 유행이라고 해서, 남들이 다 한다고 해서, 부모님이 원한다고 해서, 그런 걸 목표 의식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스티브 잡스가 이런 말을 했다. “시간은 없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려고 하지 말라”고 말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그 일을 반드시 해야만 이유’가 있는 사람이 일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7. 자신만의 목표 의식을 잘 설정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말을 해 준다면?


스티브 잡스가 2005년에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식에서 한 말인데, “곧 죽게 된다는 생각은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할 때마다 큰 도움이 된다. 사람들의 기대, 자존심,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 거의 모든 것들은 죽음 앞에서 무의미해지고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아침부터 죽음이라는 말을 해서 죄송한데, 우리가 ‘죽음’이라는 말을 하면 굉장히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사실 ‘잘 산다는 것’은 ‘잘 죽는다는 것, 의미있게 죽는다는 것’을 뜻한다.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곧 죽게 된다는 생각’이 자기 인생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목표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가이드가 되어 줄 것이다.



8. 끝으로, 청취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각자에게 성공의 의미가 다를 텐데, 성공이라는 말을 하면 대단히 거창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 않다. 돈 많이 벌고 출세하는 것이 성공이 아니다. 오늘 오랫동안 만나지 않은 친구를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성공이고, 읽고 싶었던 책을 다 읽는 것도 성공이다. 스튜디오949에 사연을 보내 소개되는 것도 성공이다. 매일 매일 작은 성공을 경험하기 바란다.


그동안 색다른 자기경영을 들어주셔서 감사 드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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