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목표치는 직원을 거짓말쟁이로 만든다   

2014. 3. 2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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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에게 그저 그런 수준의 목표치보다는 좀더 구체적이고 좀더 높고 좀더 어려운 목표치를 부여해야 목표 달성에 집중하는 효과(‘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동기’)가 커지고 그에 따라 성과도 오른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학자들이 이를 증명한 연구 결과도 여러 개가 나왔고요. 그래서 ‘목표’란 ‘예상치’에 ‘무리치’를 더한 것이라는 그림이 있을 정도입니다(아래 그림은 모 회사 화장실에 붙어 있는 그림을 제가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직원들에게 연이어 높은 성과 목표치를 부여하면 그런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하는 걸까요? 오늘은 이런 상식에 반론을 제기하는 연구 결과를 소개할까 합니다. 워싱턴 대학교의 데이비드 웰쉬(David T. Welsh)와 애리조나 대학교의 리사 오르도네즈(Lisa D. Ordonez)는 높은 목표를 연이어 강조하면 낮은 목표나 ‘최선을 다하라’는 목표를 제시할 때보다 직원들의 비윤리적인 행동이 증가한다고 주장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높은 목표가 감정적, 신체적 고갈(Depletion)을 유발하기 때문이라고 그들은 말합니다. 그들의 연구 과정을 한번 살펴 볼까요?


웰쉬와 오르도네즈는 159명의 대학생을 모집하여 무작위로 5개의 서브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각 그룹에게 주어진 목표는 특성이 서로 달랐는데,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그룹 : 높은 목표를 줌

2그룹 : 낮은 목표를 줌

3그룹 : 처음에 낮은 목표를 주고, 그 후에 점점 높임

4그룹 : 처음에 높은 목표를 주고, 그 후에 점점 낮춤

5그룹 : ‘최선을 다하라’고 말함


참가자들은 총 다섯 라운드의 문제해결 과제를 수행해야 했는데, 각 라운드는 20개의 문제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1그룹 참가자들에게는 최소 12개를 풀어야 한다는 높은 목표가 주어졌고(12개가 높은 목표라는 것은 이미 다른 실험들을 통해 통계적으로 파악됨. 상위 10% 성적에 해당), 2그룹에게는 최소 3개를 풀라는 목표가 주어졌습니다.


3그룹에게는 처음에 목표를 3개로 주었다가 라운드가 진행되면서 6, 9, 12, 15개로 높여서 부여했고, 4그룹에겐 그 반대로 15, 12, 9, 6, 3의 순서로 풀어야 할 문제 개수를 제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5그룹에게는 특별한 목표치를 부여하지 않고 가능한 한 많은 문제를 풀라고만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참가자들은 각 라운드가 시작되기 전에 ‘자신이 얼마나 고갈됐는지’를 스스로 측정하여 기록해야 했죠.


그렇다면 ‘비윤리적인 행동’은 어떤 식으로 측정했을까요? 웰쉬와 오르도네즈는 참가자들이 스스로 자신이 맞힌 문제수를 기록하도록 함으로써 과연 어떤 그룹의 참가자들이 남을 속이는 행동를 더 많이 할지를 살폈습니다. 서두에서 이미 말을 꺼냈으니 실험 결과를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우선 성적을 살펴볼까요? 가장 성적이 좋았던 그룹은 ‘최선을 다하라’는 말만 전달 받은 5그룹(평균 5.74개)이었습니다. 정말 의외의 결과입니다. 그 뒤로 1그룹, 3그룹, 2그룹, 4그룹의 순이었습니다. 처음에 높은 목표를 부여 받은 그룹의 성적(평균 5.63개)의 성적은 높긴 했지만 5그룹보다는 낮았고, 처음엔 높은 목표를 부여 받았다가 점점 낮은 목표를 받은 4그룹의 성적이 가장 낮았다는 게 특이한 결과입니다.


신체적, 감정적 고갈 상태는 그룹 간에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요? 이때는 1그룹, 4그룹, 5그룹, 3그룹, 2그룹의 순이었습니다. 높은 목표를 받은 1그룹 참가자들이 가장 크게 ‘고갈’된 감정을 느꼈다는 것은 예상이 가능했지만, 5그룹(‘최선을 다하라’고 지시 받은) 참가자들로 중간 정도의 긴장을 느꼈다는 점은 특이할 만한 사항입니다. 자기가 맞힌 개수를 과다하게 기록한 ‘비윤리적 행동’의 결과는 1그룹, 4그룹, 3그룹, 5그룹, 2그룹이 순이었습니다. 높은 목표를 부여하면 성적을 높이려는 동기도 작용하지만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려는 동기도 높아진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출처: 아래 명기한 두번째 논문



높은 목표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 신체적으로 감정적으로 고갈 상태가 심해지면 그걸 만회(?)하고자 상사와 동료에게 ‘거짓 보고’를 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을 이 실험이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물론 높은 목표를 달성하라고 압박을 가하면 위의 실험 결과처럼 성과가 높아지긴 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높은 목표를 강조하는 문화가 ‘남을 속이는 문화’를 오히려 강화시키는 꼴은 아닌지 생각해봐야겠죠. 


원래는 남을 속이지 않는 직원들도 위에서 높은 목표가 하달된다면(그리고 목표 달성 여부가 보상에 연결되면), 상사와 동료를 속이려는 동기가 커진다는 점을 경계해야 합니다. 예전에 올린 글에서 시어즈의 자동차 정비공들이 손님들에게 수리하지 않아도 될 부분을 수리해서 과다 청구한 사례를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시어즈는 집단소송에 패배하여 엄청난 금액의 보상금을 물어야 했죠. 정비공들에게 높은 목표 달성을 요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인위적으로 예상치에 무리치를 더해서 높은 목표를 구체적으로 부여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라’를 말이 직원들의 고갈과 비윤리적 행동을 줄이면서도 성과를 최고로 낼 수 있는 방법임을 이 실험의 결과가 시사합니다. 높은 목표치는 무리치입니다. 직원들로 하여금 양심을 팔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무리치’입니다. 도전적인 목표라고 둔갑된 무리치는 직원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듭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어떻습니까?



(*참고논문)


Locke, E. A., & Latham, G. P. (2006). New directions in goal-setting theory.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15(5), 265-268.


Welsh, D. T., & Ordóñez, L. D. (2014). The dark side of consecutive high performance goals: Linking goal setting, depletion, and unethical behavior.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123(2), 7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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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을 '돌아버리게' 만드는 6가지 방법   

2014. 3. 2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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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com에서 재미있는 글을 발견했는데요, 오늘은 그 내용에 제 생각을 덧붙여서 간단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이름 하여 ‘직원들을 돌아버리게 만드는 방법’인데요, 관리자들은 직원들이 ‘바쁘게’ 일하는 것을 ‘생산적으로’ 일하는 것으로 착각하여 아래와 같은 방법을 자신도 모르게 쓴다고 합니다. 각각 어떤 것인지 살펴보죠.


1. 우선순위를 정해 주지 않고, 모든 게 다 중요하다고 한다.

부서 내의 여러 업무 중 중요하지 않은 것은 사실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것을 먼저 해야 하고 어떤 것을 나중에 해야 하는지, 그 우선순위는 분명이 존재합니다. 어떤 일이 중요하다고 해서 그걸 하고 있는데, 상사가 ‘이건 왜 안 해?’라고 야단을 치면 하던 일을 중단하고 상사가 시킨 일을 해야 하죠. 그러면 다시 ‘이건 또 왜 안해?’라는 소리가 들린다면, 여러분은 돌아버리고 말 겁니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냐?’면서.


2. 우선순위를 계속 조정한다.

이 방법은 첫 번째 방법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릅니다. 어제는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가 오늘 회의에서는 다시 다른 건이 제일 중요했다고 하는 식이죠. 경영자가 일을 하명하면 지금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든 간에 ‘그걸 제일 먼저 하자’고 하는 바람에 업무의 흐름을 깨뜨리고 말죠. 물론 유연한 것은 좋지만, 그 유연함도 기준 없이 왔다갔다 하면, 여러분은 돌아버리고 말 겁니다. ‘제발, 이 일 좀 끝낼 때까지 기다려 달라’면서.


출처: melissallarena.com



3. 지나친 목표치를 기대한다.

도전적으로 목표치를 설정하라는 말이 있지만, 도전적인 수준을 넘어 ‘무리한’ 수준까지 요구하는 경우는 정말 난감하죠. 상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200을 달성하자고 해야 100은 할 수 있지 않겠어? 120으로 설정하면 80밖에 못 할 거야.’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내외부 환경과 조건을 염두에 두지 않고 무조건 이렇게 밀어 붙인다면, 여러분은 돌아버리고 말 겁니다. ‘목표치를 그렇게 세운다면 나도 상사 노릇 하겠다’면서.


4. 권한을 찔끔찔끔 내준다. 

이것은 모든 것을 다 자기 통제 하에 두고 직원들에게 권한 이양을 하지 않는 겁니다. 직원들에게 업무를 다 맡겨 두면 ‘땡땡이’ 칠 거라고 생각하고, 잘못된 방법으로 일을 할 거라고 염려하죠. 그래서 모든 진행 상황을 다 점검하려고 하고(아침 회의 때 특히) 자기 모르게 뭔가가 진행되면 직원을 강하게 질책하죠. ‘그냥 시키는 대로 하라’고 호되게 야단친다면, 여러분은 돌아버리고 말 겁니다. ‘나에게는 권한을 가지고 일할 만한 게 아무것도 없나?’면서.



출처: nextchapternewlife.com



5. 문제를 제기하는 직원을 나무란다.

전략은 내재적으로 실패할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은 실패할 기미가 보이면 상사에게 알리고자 하는데, 상사가 오히려 그렇게 말하는 직원에게 ‘일을 못하거나 게을리 하기 때문’이라고 야단 칩니다. 나쁜 일이 벌어지지 않으려면 나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을 제거하면 된다는 것일까요? 위험함이 감지되어도 ‘하면 된다’ 정신을 신봉하는 상사를 보면, 여러분은 돌아버리고 말 겁니다. ‘그런 말은 나도 하겠다’면서.


6. 시시콜콜 간섭한다.

이건 위의 4번과 연결되는 건데, 자기가 일일이 개입해야 직성이 풀리는 상사, 흔히 우스개 소리로 ‘과장급 임원’이라고 불리는 상사들은 직원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간섭한다보다는 뭔가 꼬투리를 잡아서 야단을 치려고 합니다. 매 시간 직원들이 어디에 있는지 뭘 하는지 알고자 하죠. 보고를 자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더 자주 직원들을 간섭해야 더 좋은 성과가 창출된다고 믿는다면, 여러분은 돌아버리고 말 겁니다. ‘보고하다가 정작 아무 일도 못하겠네’라면서.



바쁘게 일하는 것이 생산적으로 일하는 것은 아닙니다. 직원들을 바꾸게 ‘굴리기’ 위해서 위의 방법을 자신도 모르게 쓰고 있다면(혹은 알면서도 그게 최선이라고 믿는다면), 자신의 생각을 재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자신이 직원일 때 저런 상사 때문에 ‘돌아버린 적’이 있다면, 쉽게 자기의 행동을 수정할 수 있지 않을까요?



(*참고기사)

http://www.inc.com/geoffrey-james/how-to-drive-employees-craz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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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임승차자, 그들은 누구인가?   

2014. 3. 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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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11일부터 3월 19일까지 페이스북 등 SNS에 남긴 저의 짧은 생각입니다. 이제 봄인지 개나리가 피었네요. 황사와 미세먼지만 없으면 딱 좋을 날씨인데…. 건강한 하루 되세요.



[인사에 대하여]


- 잘 되는 회사는 스타를 뽑지 않는다. 팀플레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뽑는다.


- 핵심인재는 일 잘하는 직원이 아니다. '일 잘 할' 직원이다.


- 별 쓸모없고 오히려 조직에 해를 끼치는 '평가 보상 제도'를 포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 바로 인/사/팀/


- 상사가 직원들에게 진심을 담은 피드백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자. 평가가 보상에 얽매어 있는데, 어떻게 진심 어린 피드백이 가능한가?


- 의사소통을 잘 하는 사람은 말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잘 듣는 사람이다.




[무임승차자, 그들은 누구인가?]


무임승차자론 1: 무임승차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무임승차자로 보는 경향이 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무임승차자론 2: 무임승차자들은 남들이 해놓고 나면 '이래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는 경향이 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무임승차자론 3: 무임승차자들은 남들보다 보상에 민감하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무임승차자론 4: 무임승차자들은 자기가 일을 안 하는 게 아니라 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무임승차자론 5: 무임승차자들은 자기에게 적합한 일을 주면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무임승차자론 6: 무임승차자들은 자기가 운이 좋아서 어쩌다 조그만 성과를 내면 그걸 내세우고 부풀린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출처: incedogroup.com



[직장 생활의 트릭]


(이렇게 하라는 말이 아니라, 그들에게 속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


- 다른 직원의 성과에 숟가락을 올리는 한 가지 방법. 그 직원의 성과를 남보다 먼저 캐치하고 그것을 은밀하게 상사에게 전달한다. 자기가 일조했다는 말을 은근하게 깔면서. 그러면 상사는 성과를 낸 사람과 성과를 알려준 사람을 한 팀으로 묶어 생각한다. 성공! 


- 열심히 일하는 직원처럼 보이기 위한 몇 가지 트릭

(1) 성큼성큼 걷는다.

(2) 서류더미를 책상에 쌓아 놓는다.

(3) 점심 먹으러 갈 때 가장 늦게 일어난다.

(4) 자동설정으로 이메일을 밤(혹은 이른 아침)에 보낸다.

(5) 사소한 전화도 중요한 전화처럼 받는다.




[이상한 경영]


- CEO 한 사람 때문에 회사가 한 방에 훅 가는 경우도 놀랍지만, CEO가 아무리 이상하게 경영해도 안 망하는 회사가 더 놀랍다.


-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용부터 (불요불급한 부분을) 줄여야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장 적은 비중을 차지하는 비용을 제일 먼저 없애는 경향이 있다. 직원들 간식비나 교통비 같은. 적은 돈 아끼자고 직원들로부터 '크게' 인심을 잃는 가장 빠르고 가장 효과좋은(?) 방법.


- 직원들에게 욕 안 먹으려고 애쓰는 상사가 가장 많은 욕을 먹는다.




[나만의 시간관리 노하우]


- 시간관리 노하우. 딱 하나만 이야기해 달라면 나는....."짜투리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을 가지고 다녀라. 짜투리 시간이 생길 때마다 그걸 하라"고 조언한다. 시간관리, 사실 아무것도 아니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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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사원에게 판매실적수당을 줘야 할까?   

2014. 3. 1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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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10대 판매한 영업사원과 100대 판매한 영업사원이 각각 있을 때, 누구에게 보너스를 더 많이 줘야 할까요? 너무나 뻔한 질문인가요? 대부분은 100대 판매한 영업사원이 더 많은 보너스를 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왜 그래야 하나고 물으면, ‘당연한 거지, 이유가 어디 있어?’라고 반응합니다. 그렇다면, “영업사원이 많이 팔든 적게 팔든 동일한(혹은 별 차이가 없는) 보상을 한다면 어떻겠는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어떤 대답을 하겠습니까? “그러면 안 된다”라고 답하기 전에 한번쯤은 “동일한 보상을 해도 별 문제가 없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사실 고객들은 영업사원의 수완에 의해 구매 의사 결정을 하기보다는 영업사원에게 전화를 걸기 전에 이미 구매 의사 결정 과정의 상당 부분을 완료합니다. 코포레이트 익그제큐티브 보드(Corporate Executive Board, CEB)라는 컨설팅 회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영업사원에게 전화하기 전 구매 의사 결정 과정의 57퍼센트가 완료된다고 합니다. 결제하는 시점을 100퍼센트라고 보면, 관심 상품을 인터넷 등을 통해 검색하며 조사한 후에 ‘사겠다’라고 마음을 먹는 시점이 구매 의사 결정 과정에서 57퍼센트 지점이라는 의미입니다. 그 지점에서 소비자들은 영업사원에게 전화하죠.


전화하는 이유는 ‘사겠다’라는 전제 하에 가격을 협상하기 위한 것이지, 영업사원의 말에 따라 ‘사겠다, 안 사겠다’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 결정이 이렇게 이루어지는데, 과연 영업사원의 판매 실적에 따라 보너스를 차등 지급하는 현재의 방식은 과연 옳은 것일까요? 



출처: jobtrakr.com



CEB의 조사 결과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영업사원의 가격 결정권이 없거나 제한되는 상황에서는 소비자가 결제하도록 끌어 당길 만한 무기가 별로 없겠죠. 결국 영업사원은 자기가 받기로 한 판매 수당의 일부를 고객에게 주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수입차 영업사원들이 회사의 공식적인 프로모션이 없는데도 몇십만원의 할인을 해주겠다, 틴팅과 블랙박스를 달아주겠다며 유혹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고객은 이미 상품을 사겠다고 마음 먹은 상태이니 영업사원은 그저 가격만 가지고 이리저리 협상안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수입차의 경우, 겉으로는 할인해 준다면서 ‘공채 할인’ 등을 뻥튀기하는 방식으로 뒷통수를 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왜 그럴까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이처럼 소비자의 구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영업사원의 ‘기여’가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판매 실적에 따라 보너스를 주는 방식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영업사원은 판매 수당을 더 많이 받기 위해 무리한 거래를 시도하거나 고객을 속이는 바람에 회사 이미지가 실추하기도 하는데, 회사 이익을 늘이기 위해 도입한 판매 실적 수당이 오히려 보이지 않는 비용을 증가시키는 것은 아닐까요?


영업사원은 판매를 늘이기 위해 존재하는 세일즈 포스(Salesforce)가 아니라, 고객이 매장을 찾거나 전화를 걸어올 때 상품의 재원, 기능, 가격 조건 등을 설명해 주는 역할을 담당해야 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요즘 필드에 나가서 뛰는 영업사원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매장으로 걸어 들어온, 혹은 전화를 걸어온 고객들을 주로 상대하죠. 인사이드세일즈닷컴(InsideSales.com)의 조사에 따르면, 전통적인 필드 영업보다 ‘내부 영업(Inside Sales)’이 300% 빠르게 성장 중이라고 합니다. 영업사원들은 자기 시간의 41퍼센트를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영업 활동을 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영업사원에게 판매 실적에 따라 수당을 차등해서 줄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일반사원들과 비슷하게 ‘고정급+(약간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이 요즘의 현실과 맞는 보상 방식은 아닐까요?


이런 보상 방식을 제안하면 영업사원이 물건을 많이 판매하려고 하겠느냐는 반문이 나옵니다. 판매 실적에 따라 수당을 받는 재미가 있어야지 더 많은 고객을 만나서 더 많은 물건을 팔려는 동기가 생기지 않겠느냐고 반론을 제기하겠죠. 그럴 수도 있습니다. 많이 팔든 적게 팔든 고정급을 받으니 도덕적 해이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썩은 사과’짓을 할 사람은 극소수라고 믿습니다. 그런 직원은 빨리 해고하는 게 상책이겠죠. 대부분의 직원은 자기가 맡은 임무(‘고객에게 상품을 이해시킨다’, ‘고객의 구매를 돕는다’)를 성실하게 수행하리라 믿는 것이 먼저라고 봅니다.


뉴욕 타임즈의 기사에 따르면, Thought Works라는 소프트웨어 회사는 2012년부터 영업사원의 판매 실적 수당을 없앴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 동안 회사는 18~22퍼센트 성장했습니다. Royal Auto Group이라는 캐나다의 자동차 딜러사도 역시 판매 실적 수당을 없앴죠. 아래에 링크한 뉴욕 타임즈 기사에 몇몇 회사의 사례가 나오니 읽어보길 권합니다(물론 부작용을 경험한 회사도 있으니 같이 살펴보기 바랍니다).


영업사원의 판매 실적 수당을 과연 없애는 것이 좋을까요? 선택은 어디까지나 각 회사의 운영철학에 달렸고 영업사원이 고객의 구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얼마만큼의 역할을 하는지에 달렸겠죠.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참고기사)


http://www.inc.com/daniel-enthoven/the-case-for-ending-sales-commissions.html


http://www.executiveboard.com/exbd/sales-service/challenger/new-decision-timeline/index.page


http://www.nytimes.com/2013/11/21/business/smallbusiness/for-some-paying-sales-commissions-no-longer-makes-sense.html?smid=pl-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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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자신들의 성과급을 결정한다면?   

2014. 3.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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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동안 이 블로그를 통해서 평가를 버리고 차등보상 역시 버리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차례 이야기했기에 다시 반복하지 않겠지만, 이렇게 평가와 차등보상을 없애면 ‘일 잘 하는 직원에게는 어떻게 보상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어김없이 나옵니다. 어떤 사람은 ‘일 잘 하든 못 하든 똑같은 보상을 주자는 것은 공산주의적인 마인드 아니냐?’라고 심하게 말하기도 하더군요(그런 분들께 공산주의의 의미를 제대로 아냐고 반문하고 싶지만…)


평가와 차등보상을 없앤다고 해서 우수한 직원들에게 남들과 똑같은 보상을 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서열을 매겨서 평가등급을 강제 배분하는 현재의 방식은 오히려 우수직원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방식을 찾으라는 뜻이죠. 그렇다면 새로운 방식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평가를 하지 않아도(즉, 평가지표를 들이대지 않아도) 누가 일 잘 하는지 못 하는지 그냥 지켜보면 안다고 생각합니다. 지내다 보면 ‘아, 저 사람은 참 일 잘하는구나’, ‘내 일을 많이 도와주는구나’라고 알지 않습니까? 꼭 평가를 해야 할까요?


이렇게 평가를 하지 않고도 일 잘 하는 사람에게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도록 하는 방식을 도입한, 흥미로운 사례가 있습니다. 뉴스 코프(News Corp)의 자회사인 IGN엔터테인먼트는 상사가 직원의 성과급을 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원들이 자기 동료의 성과급을 결정하는 방식을 채택해서 직원들의 만족을 얻고 있습니다.


이 방식의 이름은 ‘바이럴 페이(Viral Pay)’라고 하는데 구체적인 성과급 결정 방식은 이렇습니다. 먼저 직원들 전체에게 동일한 개수의 토큰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어떤 직원이 동료의 일을 도와줬다라든지, 판매촉진 활동에서 남들보다 열성적으로 임했다든지 할 때 그 동료에게 주고 싶은 만큼 토큰을 줍니다. 자신이 보기에 일을 잘한다고 생각되는 동료, 고마움을 느끼는 동료, 아니면 생활고에 시달려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동료에게 자신의 판단 하에 토큰을 선사하면 됩니다.



출처: homegrownalabama.ua.edu



바이럴 페이는 오로지 3개의 룰 밖에 없습니다. 첫째 토큰을 자기 자신에게 줄 수 없고, 둘째 반드시 모든 토큰을 다른 사람에게 주어야 하며, 셋째 CEO에게 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룰 외에는 모두 직원 개개인이 알아서 결정하도록 했죠. 마음에 들면 한 동료에게 자신이 가진 토큰을 모두 몰아 줄 수 있죠(하지만 IGN에서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은 없다고 함). 각 직원들은 자기가 동료들로부터 몇 개의 토큰을 받았는지만 알 수 있고 누가 자기에게 줬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회사는 1년에 두 번(1월, 7월) 토큰 개수를 카운트하여 그에 따라 성과급을 나눠주죠. ‘직원 각자가 받은 평균 토큰 개수’와 상위에 랭크된 직원들이 토큰 몇 개를 받았는지 공개하면서 말입니다(이름은 밝히지 않음)


이 방식은 ‘누가 일을 잘 하는가?’에 대한 직원들의 판단을 신뢰하기 때문에 가능한 보상 방법이고, 상사들이 감지하지 못하는 ‘실제적인 업무 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이기도 하죠. 게다가 이 방식은 우수인재에 대해 높은 보상을 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IGN에서 바이럴 페이를 도입한 이유는 하이퍼포머에 대해 그 능력과 업적을 성과급으로 인정해 주자는 직원들의 요구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상사보다는 옆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하이퍼포머가 누군지 더 잘 안다는 요구도 있었다네요. 


IGN에 따르면 바이럴 페이는 저성과자들을 독려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직원들이 평균적으로 몇 개의 토큰을 받았는지가 공개되기 때문에 다음 번에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는다고 말이죠(IGN에 따르면). 그렇지만 제 생각에는 저성과자에 대한 독려 효과보다 하이퍼포머에 대한 인정 효과가 더 의미 있어 보입니다. 또, 상사의 눈에 잘 띠지 않는(대개 묵묵히 일하는 내향적인) 직원이 성과를 제대로 인정하는 ‘발굴 효과’도 바이럴 페이의 장점일 겁니다.


바이럴 페이가 인기투표로 흐르지 않을까 염려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물론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직원들이 동료들의 성과급을 어린 아이들처럼 장난스럽게 결정할까요? 설령, 다른 사람이 보기에 일을 못하는 직원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직원에게 토큰을 몰아준다 해도 그런 결정을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결정을 한 사람은 그 직원으로 인해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받는다는 뜻이니까요. 의심이 든다면, 바이럴 페이를 특정 부서에 실험적으로 도입하여 어떤 양상이 벌어지는지 관찰한 다음에 전면 실시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죠(해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법이니까요).


바이럴 페이는 기본적으로 직원들을 신뢰한다는 전제가 있어야만 도입이 가능한 제도입니다. 여러분의 조직에 바이럴 페이를 도입한다면 어떨까요?



(*참고기사)

http://www.fastcompany.com/1801532/ign-employees-use-viral-pay-system-determine-each-others-bonuses


http://customerthink.com/new_meaning_to_the_phrase_a_token_bonus_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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