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리더들이 저지르는 흔한 오류는?   

2013. 7. 2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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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Oaasys) 컨소시엄과 함께 한 인터뷰를 여러분에게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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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이 : 인퓨처컨설팅 유정식 대표  <착각하는 CEO>, <시나리오 플래닝> 저자


◆ 인터뷰 전문



> Q. 기업마다 문화나 정서가 다른데 오래된 조직일수록 틀을 못 깹니다. 변화를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게 구성원들의 의지인 것 같아요. 의지이고 또 의지가 뒷받침 되려면 각자가 아마 기득권이 다 있을 겁니다. 계층별로. 경영진도 마찬가지고 일반 직원도 마찬가지인데 기득권이 변화를 막는데 가장 큰 장애물이거든요 그런 기득권은 각자가 조금씩은 내려놓자 라는 게 먼저 선행이 돼야만 변화가 가능하다고 봐요. 우리가 기득권을 중요시하는 행태라든지 문화, 이런 걸 신성한 암소라고 부르죠. 인도에 가보면 암소들이 누워있잖아요. 누워있는데 비키라고 한다든지 하지 않고 그냥 우회해서 가지 않습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는 조직의 병폐를 문화적인 병폐를 신성한 암소라고 부르죠. 그런 암소를 치우기 위해서는 각자가 내가 어떻게 하면 치우는 데에 기여를 할 것인가 변화에 의한 혜택을 받기보다도 내가 먼저 변화하기 위한 기여를 하자라는 것이 먼저 선행이 돼야 되는 것이죠.


그 다음에 아마 경영진들은 그렇게 생각할겁니다. 직원들이 같이 변화에 동참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내 마음 같지 않다. 그래서 직원들한테 큰 기대를 갖고 있는 게 사실이에요. 직원들이 알아서 자발적으로 변화를 해줬으면 좋겠다 라든지 그런 큰 기대를 갖지 않는 게 사실은 변화를 일으키는 힘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너무 큰 기대를 갖고 있으면 실망을 많이 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그 조직의 변화에 동참할만한 사람은 전부가 아니라 조직에 5%정도만 내 사람을 만들자 라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가 돼야 될 것 같습니다. 5%의 사람들만 나의 변화의지에 동참할 수 있으면 자연스럽게 나머지 95% 사람들도 그 변화에 따라온다는 것이죠. 보통 많은 경영자들은 그런 5% 보다도 나머지 95% 를 어떻게 다 변화에 동참시키느냐 변화에 동참하지 않고 노는 친구들 노는 직원들에 대한 관심이 너무 지대하다 보니까 정작 변화를 못하는 경우가 많죠.





> Q. 기업의 채용시스템이 스펙 중시가 돼버렸는데 실제로 기업체 컨설팅을 해보시면서 느낀점은?


스펙에 의해서 채용을 하는 경향이 상당히 많은 게 사실이고요. 제가 어느 회사의 사례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회사에서는 특히 보통 SKY 라고 얘기를 하죠? SKY가 아닌 이력서, SKY인 이력서를 먼저 구분하는 일이 채용담당자가 먼저 할 일이라고 하더라구요.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을 해요. 가능하면 SKY에서 나온 친구들이 더 잘할 것이다 라고 확률적으로 기대하는 것이 옳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자기들의 행동을 합리화 하더라구요. 


하지만 잘 생각해보셔야 될 게 사실 스펙이 높은 친구들이 일을 잘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스펙이 높은 친구들은 회사에 들어와서 자기가 뭔가 기여하기보다도 내가 이렇게 높은 스펙을 쌓았기 때문에 회사가 나한테 그만큼 보상을 해줘야한다는 입장이 크거든요. 자칫 잘못하면 스펙이 높은 친구들이 들어오면 오히려 회사한테 요구하는 건 많고 실제로 자기네들이 기여하는 건 별로 없고 이런 상태가 된다는 것이죠. 


오히려 반대로 스펙이 좀 고만고만한 친구들이 들어오면 오히려 회사가 날 이렇게 뽑아준 것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라도 더 많은 걸 내놓으려고 한다는 것이죠. 무조건 스펙이 높은 친구들을 뽑는 것은 인사가 아니다. 이런 것들이 제가 주장하고 싶은 바고요.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 Q. 기업의 리더들은 오류에 빠지기 쉽습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오류들은 무엇인지?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오류는 돈이면 전부다 우리가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오류이고 착각이죠. 우리가 동기부여란 말 많이 쓰는데 영어로 motivate죠. motivate가 남을 동기를 부여한다. 높인다. 이런 뜻이지 않습니까? 타동사로 쓰이죠. 사실 근데 동기라는 게 남이 나 자신한테 부여하는 게 아니거든요. 동기는 스스로 만들어내는 겁니다. 동기부여라는 말 자체가 어폐가 있는 말이에요. 그런 말은 쓸 수가 없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동기부여를 한다. 라고 생각 할 때 돈을 통해서 한다? 내적 동기가 오히려 갉아먹는 없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거든요. 돈이 없을 때는 내가 열심히 야근도하고 휴일에 나와서 일을 하고 더 열심히 아이디어를 짭니다. 근데 어떻게 평가지표를 통해서 일에 어떤 수준, 일의 양 이런걸 평가하겠다고 그러면 그때부터 내가 공짜로 기여하던걸 다 수거하고 어떡하면 평가지표를 높일 수 있을지 그것만 연구한다는 것이죠. 그게 가장 큰 관리자들의 경영자들의 오류 중에 하나입니다.


또 이제 돈으로 사람들을 동기부여 할 수 있다 라는 얘기가 뭐냐 하면 직원들을 어린아이로 보는거 거든요. 직원들한테 당근을 주면 좋아하고 채찍을 가하면 무서워서라도 열심히 하려고 하고 물론 그런 게 특정 직무 같은 경우에는 그게 맞을 수 있지만 대게 우리 직장인들 그렇지 않거든요? 다들 성인이고. 그 사람들한텐 자유를 보장해야 되죠. 그래서 스스로 뭔가 내부에서 동기가 자라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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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체를 동영상으로 보려면 아래의 유튜브 영상을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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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지적에 쿨하게 대처하는 방법   

2013. 7.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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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다른 사람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먼저 보는 경향을 지녔습니다. 아마도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인간이 그렇게 진화한 것이라고 추측됩니다. 우리는 다른 이의 장단점을 비판하는 것을 '충고'라는 말로 포장하곤 하는데, 과연 옳은 행동인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 장단점을 지적하는 일에 관하여 짧은 생각을 모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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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단점이 무엇인지 안다(나르시시스트를 제외하고는). 그러므로, 애써 지적해 줄 필요가 없다. 의외로 사람들은 자신의 장점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그런 장점을 알고 깨닫게 만드는 게 친구의 역할이다.


▶ 누군가의 단점을 지적할 때 그 사람이 '날 잘못 본 것이다', '모르는 소리 말라'고 반응한다고 해서 그가 자신의 단점을 깨닫지 못한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그런 반응은 자신의 단점을 들키지 않으려는,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넌 네 단점이 뭔지 모르는구나'라는 말은 상처만 깊게 만든다.





▶ 인간이 각자 단점을 가지고 태어난 이유는 어쩌면 그게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다 잘한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할 것이고 제 명에 살지 못할 테니까. 다른 이에게 단점을 고치라고 충고하는 것은 어쩌면 그 사람에게 대한 공격일지도 모른다. 자신은 그럴 의도가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무의식적으로 말이다.


▶ 자기가 모르는 단점을 지적해주는 사람에겐 기분이 좀 그래도 고마운 생각이 든다. 하지만 자기가 아는 단점을 지적하는 사람에겐 고맙긴커녕 반박하고 싶어진다. 인지상정인 듯하다.


단점을 지적하는 사람을 쿨하게 대하는 3단계 전략


1단계: "고맙습니다. 새겨 듣겠습니다"라고 말한다

2단계: 그 지적을 바로 잊는다

3단계: 자신의 장점을 계발한다


▶ 다른 사람의 단점 지적을 잘하는 사람은 그런 행동이 자신의 큰 단점임을 알아야 한다.



서로의 장점을 북돋아주는 월요일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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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하는 CEO'를 읽어보니...   

2013. 7. 1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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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착각하는 CEO>를 읽고 몇며 독자분들이 달아주신 서평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 말씀 드립니다. 




cl******님

심리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책을 보면서 실감하게 됩니다. 그동안 상식적으로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것이 그렇지 않구나 알게 되는 내용이 많이 있습니다. 심리학 검증을 경영에 접합하여 쉽게 풀어나가는 이야기는 두꺼움에 비해서 쉽게 읽어 나갈 수 있습니다. 강추입니다. 



 shin***님

제목부터 상당히 도전적이고, 흥미를 유발한다. 이메일로 신간 안내를 받고, 제목에 이끌려 클릭해서 요약된 책 내용을 읽고, 바로 구매 버튼을 눌렀다. 반값 할인의 이벤트 영향도 있었고. 회사에서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많은 "지혜"가 여러 심리학 실험 데이터를 근거로 사실과 다를 수 있음을 적시하고 있다. 580여 페이지의 두꺼운 책임에도 쉽게 잘 씌여 있어 빠르게 읽을 수 있다. 한 번 다 읽고 다시 읽어볼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다. 중간 관리자 이상, 인사팀, 기획팀 등에서 읽고 실제 업무에 적용할 내용이 많다고 생각하다. 물론 CEO의 의지에 달려 있겠지만.



jj****님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혹은 경영 전략을 수립하다 보면 항상 당연시 하는 믿음들이 있다. 내부 직원들을 경쟁시켜야 성과가 높아지리라는 예상, 뛰어난 직원을 승진시키면 더 잘 할 것이라는 생각, 연봉을 높이면 더 열심히 일할 것이라는 기대, 선수가 선수를 알아볼 것이라는 신념, 구체적인 목표를 세세히 설정해야 목표 달성이 가능하리라는 통념,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관습 등등.



귀를****님

제목에서 느껴지는 거리감과는 달리, 읽어보면 굉장히 흥미진진하고 현장감 넘치는 심리실험과 통찰들책의 두께를 잊고 열독에 빠지게 만든다. 뜻밖의 수확! 



미***님

저자의 프로필을 살펴보니 이분이 쓰신 책은 거의 다 읽어본것 같다. 디맨드라는 역서까지. 지금까지의 도서들이 대부분 경영을 과학적으로 접근하여 분석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번에 나온 착각하는 CEO는 경영에 심리를 접목하여 무려 560여 페이지에 담아낸 책이었다. 다양한 실험들을 기반으로 전체 구성을 조직의 심리, 사람의 심리, 전략의 심리라는 3부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는데 실험 내용 자체는 여러 심리학 서적을 통해서 접해보았던 것들이 많긴 했는데 그렇지 않은 내용들과 더불어 실제 조직생활에서 생각해볼만한 테마와 잘 연계되어 있어 두꺼운 분량임에도 읽어나가는데 지루함은 별로 없었다.

 

이분 글의 장점은 다른 연관도서에서는 보기 힘든 접근법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보통인재에 투자해야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파트였다.(p.201) '직원능력=역량/인건비', '역량비용=인건비/역량'이라는 두개의 공식을 바탕으로 같은 연봉을 받고 있지만 능력이 차이나는 두명의 직원을 분석해 놓은 결과는 여러번 읽어보았다.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결국 역량 1단위를 발휘하는데 드는 비용인 역량비용의 감소분은 보통인재가 더 크기 때문에 여러 조건이 동일하다면 이미 뛰어난 직원들의 능력을 더 높이는데 투자하는 것보다는 보통 수준의 직원들의 능력을 끌어오리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예전에 보았던 슬랙(slack)이라는 책을 생각나게 했던 무임승차자의 발본색원이 가능할것인가에 대한 파트나 직원을 경쟁시키면 성과가 좋아질까를 분석한 파트 등도 재밌게 읽어볼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많은 경영서들이 철인(哲人)이 되기를 요구하는 가운데 착각하는 CEO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사고의 오류, 편향을 받아들이게 만들고 이에 기인한 오판단을 덜하도록 유도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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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몇가지 기술   

2013. 7. 1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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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16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나의 직업을 뭐라고 하는지 아는가? 컨설턴트다. 컨설팅을 하는 게 나의 일인데, 컨설팅이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 한 마디로 정의하면 무엇인지 아는가? 컨설팅의 앞 부분인 con(콘)을 영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속이다’라는 뜻이 있다. 부정적인 말이라서 나는 컨설턴트라는 말 대신에 카운셀러라고 나를 불러 달라고 부탁하는데, ‘속이다’라는 말을 긍정적으로 해석해 보면 ‘남에게 나의 의견을 설득하다’란 뜻으로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컨설턴트라는 직업은 ‘좋은 아이디어’를 만드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아이디어를 잘 설득하는 사람’이라고 봐야 한다. 서두가 좀 장황했는데, 오늘은 좋은 컨설턴트처럼 상대방에게 나의 의견을 잘 설득하기 위해서 쓸 수 있는, 몇 가지 기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2. 설득을 하기 위해서 쓸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면 소개해 달라.


‘문간에 발 들여놓기’라는 기법이 있다. 이 말은 작은 요청을 승낙하도록 하면 더 큰 요청도 쉽게 받아들인다는 것인데, 조나단 프리드만이 실시한 실험에서 이미 입증된 것이다. 프리드만은 주부들에게 소비와 관련한 8개의 설문 문항에 답하도록 한 다음에, 조사팀이 2시간 동안 집에 머물면서 청소와 요리에 관해 조사해도 되겠느냐고 요청했다. 그랬더니 43퍼센트의 주부들이 흔쾌히 승낙했다. 반대로, 설문에 답해 달라고 먼저 요청하지 않은 상태에서 집안 조사를 요구해 봤는데, 그때는 겨우 22퍼센트의 주부들만 요청을 받아들였다.


작은 것을 요청하면 ‘해줄까 말까’하는 마음의 장벽이 높지 않아서 바로 받아들이고, 그 다음에 큰 것을 요청하면, ‘이미 한번 들어줬으니까, 또 해줘도 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받아들이게 된다. 무턱대로 큰 것부터 처음에 요청하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기 때문에 작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렇게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법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3.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그게 무엇인가?


선택의 자유를 상대방에게 넘기는 것이 그 방법인데, “제가 이렇게 요청을 드리지만, 당신에게 선택의 자유가 있습니다”라고 말하면 설득의 효과가 배가된다고 한다. 언뜻 생각하면 ‘선택의 자유’를 제공하면 설득 효과가 떨어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게겡이란 학자가 주민들에게 "앞으로 한 달 동안 유리, 플라스틱, 종이 등을 분리 배출할 때마다 무게와 개수를 기록해 주십시오."라고 요청했는데, 그 말과 함께 "수용하시든지 거절하시든지 그건 당신의 자유입니다."라는 말을 했다. 그랬더니, ‘선택이 당신 자유’라는 말을 듣지 않은 주민들은 40퍼센트만 수락했지만, '선택은 당신의 자유'란 말을 들은 주민들은 56퍼센트가 수용했다. 


'선택은 당신의 자유'라고 말해도 웬만해서는 상대방이 "그럼, 난 안 할래."라고 대답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잘 설득하려면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 설득을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방법이 있다면?


2001년 9월 11일에 어떤 일이 있었나? 많은 사람이 9.11사태가 갑작스럽게 일어난 사건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오래 전부터 예견됐고 경고가 됐던 일이었다. 피터 슈워츠란 사람은 사태가 발발하기 7개월 전인 2001년 2월에 조지 부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부시는 대충 훑어보다가 딕 체니 부통령에게 '당신이 대신 읽으시오'라고 했다. 체니도 머리가 아팠는지 그 보고서를 읽지 않았다. 그 이유는 ‘보고서가 너무 두껍다’라는 것이었다.


만약 그들이 피터 슈워츠의 보고서를 읽어봤다면 9.11 사태를 미연에 방지했거나, 사고가 터진 후에 신속히 대처했을지 모른다. 피터 슈워츠는 안타까운 마음에 이 사실을 인터뷰 때 밝혔는데, 사실 그에게도 문제가 있다. 두툼한 보고서를 주는 바람에 상대방을 '질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설득하려면 일단 보고서를 얇게 쓰라는 것이다.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5. 설득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상대방에게 ‘그건 너의 책임이다’라고 말하면서 너무 의무를 강조하지 말아야 한다. 의무보다는 자긍심을 자극하는 것이 설득에 매우 효과적이다. 텍사스 주는 고속도로에 버려지는 쓰레기가 골치였는데,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이 시민의 의무임을 강조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캠페인에 막대한 돈을 들였다. 하지만 쓰레기 투기는 줄어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방향을 전환하여 "진정한 텍사스인이라면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지 않는다"라는 식의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곧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1년 후 쓰레기 투기율은 29퍼센트나 감소했고, 5년 후에는 도로변의 쓰레기가 72퍼센트 감소했다. 다른 주와 비교해도 도로변의 쓰레기 양은 절반에 불과했다고 한다. 상대방에게 의무를 강조하면 설득되기보다는 반발심만 생기게 만든다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6. 아무리 해도 상대방을 설득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이 코너 <색다른 자기경영>에서 여러 가지 실험 결과를 소개하는데, 근거를 제시해서 설득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여러분도 누군가 설득하기 어렵다면, 실험을 해본 다음에 ‘이것 봐라. 실험해보니까 진짜 그렇게 되지 않느냐?’라고 말할 수 있으면 아주 좋다. 회사에 계신 분들은 ‘우리 회사가 잘 되려면 이런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고 경영자들을 설득하려고 할 텐데, 아무리 해도 설득이 안 되면 우선 조그만 부분이라도 실험해보자고 설득하면 된다. 


제가 컨설팅한 어떤 회사에서 평가제도가 문제가 많아서 그걸 없애자는 의견이 나왔는데, 그렇게 하면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겠느냐며 경영자가 반대를 했다. 그때 회사 내에 독립적으로 일하는 작은 부서에게만 그렇게 조치를 취해보자라고 아이디어가 나왔다. 실험적으로 해보니까, 평가가 없어진 부서 직원들이 훨씬 더 열심히 일하고 성과도 잘 나왔다. 이 모습을 보고 경영자는 문제 많은 평가제도를 없애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설득하기 어렵다면, 작은 부분이라도 실험해보자, 그렇게 제안해보기 바란다.



7. 혹시 설득의 기술을 생각해 내고 적용하기 어려운, 급박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나?


만약 급히 보고서를 복사하여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데, 사무실에 한 대 밖에 없는 복사기에 복사를 하려고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면, 기분이 어떨까? 아주 초조하고 다급해질 것이다. 앞의 사람에게 "제가 복사를 먼저 할 수 있을까요?"라고 양해를 구하고 싶지만, 그 사람이 거절하거나 기분 나빠 할 것을 염려해서 선뜻 말을 꺼내기 어렵다.


엘렌 랭어라는 학자는 이럴 때 '왜냐하면'이란 말을 뒤에 붙이면, 앞의 사람이 "먼저 복사하세요."라고 말할 확률이 극적으로 올라간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밝혔다. 랭어는 학생들을 시켜서 복사기 앞에 줄을 선 사람에게 "제가 먼저 복사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보도록 했다고 한다. 약 60퍼센트의 사람들이 양보했다. 다른 학생들에게는 “제가 먼저 복사할 수 있을까요? 왜냐하면 제가 좀 바쁩니다.”라고 말하게 했다. 얼마나 양보했을까? 사실 별로 이유가 특별한 것도 아니었는데도, 93퍼센트의 사람들이 양보했다고 한다. 급하게 설득할 때에도 ‘왜냐하면’이라는 말을 붙여서 이유를 반드시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8. 끝으로, 남을 설득할 때 쓸 수 있는 간단한 팁이 있다면 알려 달라.


아까 보고서를 얇게 쓰라고 언급했는데, 보고서 내용을 설득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 보고서에 간단한 수학공식을 하나 집어 넣으면 신뢰도가 높아지고 설득도 잘 된다고 한다. 보고서 내용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것도 수학 공식을 집어넣으면, 우수한 보고서라는 인상을 준다는 사실을 킴모 에릭손이라는 학자가 실험으로 밝혔다. 보고서를 읽는 상대방이 수학에 뛰어나지 않은 사람이라면 설득의 효과가 더 커진다는 것도 알아냈다. 


아마 수학을 잘 모르는 사람은 수학 공식이 들어가면, ‘뭔가 있겠거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오늘 결재를 맡거나 발표해야 할 보고서가 있다면, 수학 공식을 집어넣을 여지가 있는지 살펴보면 어떨까? 밑져야 본전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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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은 거짓말하는 지원자를 잘 가려낼까?   

2013. 7.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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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많은 지원자들이 면접 과정에서 크고 작은 거짓말을 합니다. 본인이 수행한 적 없는 프로젝트를 자기가 한 것처럼 이야기하거나 그 프로젝트에서 역할이 미미했음에도 마치 프로젝트를 본인이 주도한 것처럼 과장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이 정도는 사실 애교에 속하죠. 잠깐 '알바'한 것에 불과한데 마치 정식으로 고용된 것처럼 경력을 기술하거나, 실패로 끝난 일도 굉장한 성과였다고 설명하는 지원자도 가끔 발견됩니다. 그래서 기업에서는 보통 경험이 많은 면접관이 이제 막 면접관의 자리에 오른 초보자들에 비해 거짓말하는 지원자를 잘 가려낼 것이라고 믿고 그들을 면접에 투입합니다. 하지만, 별로 도움이 안 될지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마르크-앙드레 라인하르트(Marc-André Reinhard)와 그의 동료들은 14명의 지원자들에게 본인이 진짜로 수행했던 일을 이야기하도록 하고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습니다. 그런 다음, 자신들이 한 적 없던 일에 대해 말하도록 하고 역시 동영상으로 찍었죠. 라인하르트는 이 동영상을 인터뷰에 오랜 경험을 가진 46명의 면접관들에게 보여주고서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를 가려내도록 요청했습니다. 또한 인터뷰를 적어도 한 번 이상 해본 92명의 면접관과, 면접관 경력이 있을래야 있을 수 없는 214명의 대학생들에게도 동일한 방식으로 테스트하게 했습니다.


베테랑 면접관들의 실력은 어느 정도였을까요? 이 실험에 참가한 모든 '면접관'들의 정확도는 52퍼센트에 불과했는데, 중요한 사실은 베테랑 면접관들이라고 해서 초보 면접관들에게 비해 실력이 낫다고 보기 어려웠다는 것이죠. 업무 경력이 오래 돼도, 휘하에 부하직원을 많이 데리고 있어도 거짓말하는 지원자를 가려내는 능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습니다. 동전을 던져 결정하는 것보다 나을 게 없었죠.


베테랑 면접관들에게 거짓말하는 지원자를 가려내는 능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이 실험의 결론은 기업에게 꼭 필요한 직원을 채용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면접관들의 '거짓말 탐지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실험에 참가한 면접관들 중에는 지원자들의 말보다는 행동(손의 움직임, 자세의 변화 등)을 보면 거짓말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그들의 거짓말 탐지 능력이 조금 나았습니다. 이는 거짓말의 '바디 랭귀지'를 읽을 수 있도록 면접관들을 훈련시키면 도움이 된다는 시사점을 줍니다.


물론 라인하르트의 실험은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실험 조건 상, 직접 대면하지 않고 동영상을 통해서만 일방향으로 지원자들을 접했다는 것이죠. 만약 경험 많은 면접관들이 지원자들을 대면하여 이것저것 물어보고 답변을 들었다면, 그들의 정확도가 이 실험의 결과보다는 높았을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한계가 분명이 존재하기 때문에 경험 많은 면접관들의 거짓말 탐지 능력이 별로 좋지 않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면접 상황과 비슷한 조건에서 실험을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따라서 이 실험의 시사점은 베테랑 면접관들이라고 해서 지원자들의 거짓말을 잘 잡아낼 것이라고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만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거짓말의 바디 랭귀지를 읽는 법을 훈련시켜야 한다는 것도 시사점에 포함할 수 있겠죠.


혹시 여러분의 회사에서는 채용해 놓고 보니 지원자의 경력이 거짓으로 드러난 경우는 없었습니까? 왜 그런 지원자를 사전에 발견하지 못했을까요?



(*참고논문과 사이트)

Reinhard, M., Scharmach, M., and Müller, P. (2013). It's not what you are, it's what you know: experience, beliefs, and the detection of deception in employment interviews Journal of Applied Social Psychology, 43 (3)


http://www.bps-research-digest.blogspot.co.uk/2013/05/experienced-job-interviewers-are-n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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