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은 삼단논법이 뭔지나 알까?   

2009. 1. 27.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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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 1]
모든 인간은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이다
고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알다시피 삼단논법을 이야기할 때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나오는 예다. 대전제와 소전제, 그리고 결론으로 이어지는 삼단논법의 전개방식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서 별것 아닌 것 같이 보이지만, 두 개의 '참' 명제로부터 새로운 '참' 명제를 도출하는 과정은 논리학에 있어서 대단한 발견이다.

이번엔 다음과 같은 삼단논법을 살펴보자.  

[진술 2]
 모든 포유류 동물은 산소를 호흡한다
 사람은 산소를 호흡한다
 고로, 사람은 포유류 동물이다

이 진술이 옳은가, 그른가?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식의 삼단논법은 엉터리다. 물론 위의 3개의 명제는 모두 '참'이다. 그러나 삼단논법에 동원된 개별 명제가 모두 참이라고 해서 삼단논법의 전개 방식 역시 옳은 것은 아니다. 위에서 '사람'을 '파리'로 바꿔 보면 이런 삼단논법이 엉터리임을 대번에 알수 있다.

[진술 3]
 모든 포유류 동물은 산소를 호흡한다
 파리는 산소를 호흡한다
 고로, 파리는 포유류 동물이다

삼단논법이 옳게 완성되려면, 아래와 같은 논리 구조를 가져야 한다.

   대전제 :    A --> B
   소전제 :    C --> A
   결론    :    C --> B

위의 [진술 1]은 이런 논리 구조를 만족하지만, [진술 2]와 [진술 3]을 풀어 헤쳐보면 아래와 같은 엉터리 논리 구조를 지닌다. (보다시피 C와 A와의 관계는 전혀 알 수 없다)

   대전제 :    A --> B
   소전제 :    C --> B
   결론    :    C --> A    ??

자, 이제 삼단논법의 올바른 구조를 제대로 알았다면, 다음의 [진술 4]가 옳은지 그른지 판단해 보고 본인의 생각을 댓글로 달아보자.

[진술 4]
 모든 불온한 사람은 폭력/불법 시위에 가담한다
 마스크 착용자들은 폭력/불법 시위에 가담한다
 고로, 마스크 착용자들은 불온하다 (그래서 체포해야 마땅하다)

또는...

[진술 5]
 모든 폭력/불법 시위 참가자는 불온하다
 마스크 착용자들은 불온하다
 고로, 마스크 착용자들은 폭력/불법 시위 참가자다 (그래서 체포해야 마땅하다)

이명박 정부와 여당이 이번에 '집회시위법 개정안(일명, 마스크법)' 입법을 강행하면서 위의 삼단논법의 탈을 쓴 [진술 4] 또는 [진술 5]의 엉터리 논리로 스스로를 무장(?)시킨 게 아닌지 심히 염려스럽다.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해서 집시법 위반이라니! MB정부의 캐릭터는 과감하고 저돌적이며 무모한 게 아니라, 어쩌면 '그저 OOO' 게 아닐까? 이 또한 논리적 비약일까? 나는 현재까진 그런 판단의 반례(反例)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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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날의 사진을 들춰본다   

2009. 1. 21.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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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춥다는 핑계로, 풍경이 쓸쓸하다는 핑계로 요즘 사진 찍기를 게을리 하고 있다.
대신, 지난 가을의 사진을 들춰보며 잠시 추억에 젖는다.
뜨겁고 쌉싸름한 차를 마시며...

(크게 보려면 클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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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버릴까?   

2009. 1. 21.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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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중간에 깼는데 잠이 다시 오지 않고 전전반측하다가 옷을 챙겨 입고 책상에 앉았다. 인터넷으로 오바마의 취임연설을 보고, 용산 철거민 참사 관련 뉴스 등을 읽었다. 오바마의 연설은 힘찼으나, 용산의 사태는 슬펐다.

요새 TV를 잘 보지 않아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른다. 그리고 신문도 안 본다. 시사를 잘 알아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도 들지만, 사실 늘 비슷하게 평이하고 비슷하게 우울한 뉴스인지라 딱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닭이 모이를 주어 먹듯이 이렇게 인터넷으로 토막 뉴스를 보면 그만이다. 게다가 요즘처럼 우울한 뉴스가 압도적으로 많은 시절에는 말이다.

시사를 따라가야 한다는 의무감은 조급하게 살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의 강박관념은 아닐까? 신혼 때 구입해 지금까지 쓴 뚱뚱한 브라운관 TV... 이제 버릴 때가 됐나부다. 그래도 잘 '살아질 것' 같다.

차나 한잔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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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으로 밥 먹고 이 닦기   

2009. 1. 19.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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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동안 집중해서 책을 쓰느라 오른쪽 어깨가 많이 상했다. 팔과 어깨가 만나는 곳이 바늘로 찌르는 듯이 아팠다. 오십견인가? 어깨를 전문으로 치료하는 한의원에 갔더니 그건 아니고, 어깨결림이라고 한다. 새끼 발가락에 눈을 쏙 빠질듯한 침을 몇 차례 맞고 탕약을 먹으니 굳었던 어깨가 풀리면서 조금 나아지는 중이다.

그런데 왜 하필 오른쪽 팔과 어깨만 아픈 걸까? 이참에 찬찬히 나의 '몸 움직임의 패턴'을 살펴봤다. 하루에 나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노트북 사용 '실태'를 관찰했다. 키보드를 칠 때 왼손은 거의 고정돼 있는데, 오른손은 매우 분주하다. 마우스 움직이랴, 백스페이스(내가 가장 많이 쓰는 키) 누르랴 정신이 없다. 가방은 왼손으로 드는 것보다 오른손으로 드는 것이 훨씬 편하다. 이빨도 오른손으로, 밥도 오른손으로, 청소기 밀 때도 오른손으로, 샤워할 때 비누칠도 오른손으로... 등등.

이것 참! 하나하나 따져보니 오른손과 오른팔을 너무 혹사시키고 있었다. 오른손과 오른팔을 많이 쓰다보니 등뼈도 오른쪽으로 약간 휜 듯하다. 허리도 오른쪽이 좀 뻐근하고 묵직하다. 40년이나 중노동시켰으니 오른팔과 어깨가 지금껏 버텨준 게 오히려 용하다. 내 몸이 아픈 이유는 오른쪽과 왼쪽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인 건 아닐까?



해서 그동안 편안히 놀았던(?) 왼손에게 몇가지 일을 시켜 봤다. 이빨도 왼손으로, 청소기도 왼손으로, 가방도 일부러 왼손으로만 들어 봤다. 마우스도 왼손으로 움직여본다. 처음이라 굉장히 어색하다. 오른손으로 하면 쉽게 할 수 있는 일도 왼손은 아주 버거워한다. 시간도 배로 들고, 개운하게 일을 마쳤다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40년을 게을렀던 왼손인지라 당연한 현상이겠지.

오른손을 대신해 몇 가지 간단한 일을 왼손에게 시켜보니 불편함 가운데서 색다른 깨달음을 얻는다. 무엇인가에 쫓기는 듯 얼마나 조급하게 오른손과 팔을 휘둘렀던가? 왼손을 쓰니 일은 더디지만 마음은 느긋해지고 편안해진다.

그리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내 육신의 절반인 왼쪽에게 그간 너무 무지했구나'  이제 시작이지만, 내 몸의 왼쪽을 알아가는 과정이 생경하면서도 재미난다. 걸음마를 처음 배우는 아이의 느낌이랄까? 마치 미답의 땅을 여행하는 기분이다.

이를 닦을 때나 밥을 먹을 때 오른손잡이라면 왼손으로, 왼손잡이라면 오른손으로 바꿔서 사용해 보라. 한쪽으로 쏠린 삶의 무게중심이 바로잡히는 느낌이 들 것이다. 그리고 내 몸의 반쪽과 화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다. 명상이 뭐 별건가? 안 쓰던 쪽을 사용하면서 얻는 삶의 더딤 또한 명상이 아닐까?

(* 이 글은 필자가 오른손잡이인 입장에서 쓴 것이니, 왼손잡이 여러분의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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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미각 여행   

2009. 1. 1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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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에 강원도에 여행 갔을 때 먹은 음식들.

(크게 보려면 클릭을!)

등명해수욕장 큰기와집에서 먹은 전복해물수제비. 국물맛이 시원하고 깔끔... 강추!


오대산 중턱에 있는 송천휴게소에서 먹은 토종닭 백숙. 백숙이 나오기 전에 나온 메밀전과 감자전만 먹어도 배가 그득!


토종닭 백숙! 강추!


오대산 운두령에서 맛본 빨간 송어회! 부드러운 살이 살살 녹는다! 역시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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