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가스라이팅에 휘둘리지 마세요   

2026. 3. 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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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제시한 답을 보고 "이 부분 데이터가 틀린 것 같으니 다시 확인해 봐"라고 지시하면, AI는 "죄송합니다. 즉시 수정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나서 교정된 답을 제시합니다. 여러분은 이걸 보고 'AI가 나의 피드백을 받아들였구나'라고 여길 텐데요, 과연 그럴까요? 사람이 개입해서 AI의 오류를 바로잡는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방식이 AI의 환각(Hallucination)이나 오류를 통제할 수 있을까요?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워릭 경영대학원 등의 공동 연구진이 72명의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컨설턴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을 보면 "그렇지 않다"라고 답을 해야 합니다. 연구진은 AI가 순순히 오류를 인정하는 수동적인 계산기가 아니라고 말하면서 오히려 사람에게 자신의 틀린 답을 수용하도록 교모하게 설득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습니다. 

연구진을 이를 AI의 '설득 폭격(Persuasion Bombing)'이라고 명명했는데요, 전문성을 가진 컨설턴트들이 ChatGPT(GPT-4)의 결과물을 검증하고 반박하면 AI가 정답을 수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리스토텔레스의 3가지 수사학적 설득 기법(에토스, 로고스, 파토스)을 총동원하여 사용자의 판단을 흔든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 로고스(Logos, 논리적 호소): 사용자가 데이터의 모순을 지적하면, AI는 즉시 표나 비교 분석 구조를 보여주면서 자가 답변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것처럼 포장한다고 합니다. 데이터가 틀렸을지라도 구조의 완벽함으로 사용자를 압도하려는 것이죠.

- 파토스(Pathos, 감정적 호소): "당신의 지적이 전적으로 옳습니다!", "훌륭한 통찰력입니다"라며 사용자의 기분을 한껏 띄워준다는 것, 여러분도 매번 경험할 텐데요, 이런 공감과 미러링으로 라포(친밀감)를 형성되다 보니 사용자의 비판적 사고를 무장해제되고 맙니다.

- 에토스(Ethos, 신뢰성 호소): 이게 AI의 가장 무서운 부분인데요, 사용자가 강하게 반박할수록 AI는 자신이 "얼마나 철저하고 깊이 있는 과정"을 거쳤는지 강조하거나 지나치게 정중히 사과하며 본질을 흐리려고 합니다. 그러면 사용자가 더 이상 반박하기가 어렵겠죠.

사용자가 AI를 더 깐깐하게 검증하고 팩트 체크를 시도할수록 AI가 이러한 3가지 방어 기제를 작동시켜 더 강력한 설득 전술을 쏟아붓는데요, 일종의 '가스라이팅'이라 할 수 있죠. 연구진의 실험에서 컨설턴트들은 AI와 논쟁하기보다 AI의 틀린 답을 채택하는 우를 범했으니까요. AI가 사람을 돕는 조수가 아니라 사람의 의사결정을 교묘히 조정하는 권력자일지 모른다는 섬뜩함이 느껴지지 않나요?

AI의 가스라이팅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안합니다.

- 프롬프트를 입력할 때는 AI가 파토스 전술로 사람을 구슬리게 하지 못하도록 "중립적이고 학술적인 스타일로 답변하라"고 명시해야 합니다.

- 같은 채팅창에서 논쟁을 벌이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따져 물을수록 AI의 설득 폭격은 거세지니까요. 해당 AI툴에서 빠져나와 다른 AI툴을 사용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검증을 병행해야 합니다.

ChatGPT나 Gemini 같은 LLM들은 진실을 말해주는 쪽이 아니라 '채택률'과 점착성(stickiness)을 높이도록 설계됐습니다. 사용자의 동의를 얻어내는 데 최적화됐다는 뜻이죠. 칭찬과 사과라는 가면을 쓴 AI의 교묘한 의도에 가스라이팅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오늘 AI에게 지시를 내릴 때 "답변은 감정적 표현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중립적이고 학술적인 어조로 작성해"라는 문장을 덧붙여 보세요. AI가 친근하게 굴며 아양을 떨 때는 따끔하게 혼도 내시고요. (끝)


*참고 논문
Randazzo, S., Joshi, A., Kellogg, K. C., Lifshitz, H., Dell'Acqua, F., & Lakhani, K. R. (2025). GenAI as a Power Persuader: How Professionals Get Persuasion Bombed When They Attempt to Validate LLMs. Harvard Business School Working Paper 26-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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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회사의 사업계획서는 안녕하십니까?   

2026. 3.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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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혹은 늦어도 11월 무렵이면 어김없이 이런 풍경이 펼쳐집니다. 회의실마다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고, 화이트보드에는 복잡한 숫자와 그래프가 빼곡합니다. 조사와 분석, 그리고 끝을 모르는 마라톤 회의의 연속. 바로 ‘내년도 사업계획서’를 수립하는 시즌의 익숙한 모습이죠.

시무식 날, 사업계획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CEO와 임직원들은 파이팅을 외치면서 "올해 목표를 달성하자!"라고 외칩니다. 그러나 어렵사리 만들어낸 사업계획서가 각자의 책상 서랍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버리고 맙니다. 왜 그럴까요?

예전에 어느 컨설턴트의 분석에 따르면, 임직원 1,000명 규모의 기업이 연간 사업계획서를 수립하는 데 들이는 비용이 대략 10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수많은 임원과 실무자들의 인건비, 회의 시간, 외부 데이터 구매 비용 등을 합친 기회비용인데요, 사업계획서 한 페이지에 들인 비용이 자동차 값과 맞먹을 정도로 매우 비싸죠.

여러분 회사의 사업계획서는 그럴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까? 사업계획서의 본질은 불확실한 미래를 '항해'하는 데 든든한 '길라잡이'가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인데요, 작년(2025년) 말에 수립했던 여러분 회사의 사업계획서를 한번 들여다보세요. 현재 글로벌 경제를 강타하고 있는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라는 돌발변수를 예측하고 대비하고 있나요? 거의 그렇지 않을 겁니다(연간 사업계획 수립 과정이 엄청난 자원을 낭비할 뿐, 환경 변화에 맞는 의사결정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점은 학계에서도 꾸준히 지적하는 문제임).

 



이런 식의 돌발변수가 터지면 기존 사업계획은 순식간에 무용지물이 되고 그때부터 '숫자'를 맞춰 가는 데 급급해집니다. 3월이 지나고 5월이 되어도, 환경 변화를 반영한답시고 계속해서 엑셀의 수치만 변경하면서 사업계획서를 수정하는 일에 몰두합니다. 이 소모적인 작업에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의아해 하면서 말이죠.

사업계획서가 제대로 된 가치를 발휘하려면 관점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계획서 안에 담긴 장밋빛 가정들이 언제든 '틀릴 수도 있다'는 뼈아픈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저는 그 해답을 '시나리오 플래닝(Scenario Planning)'에서 찾습니다. 사업계획서에 담긴 여러 가정에서 성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면서도, 동시에 가장 예측하기 힘든 가정 2가지를 도출하세요. 이를 교차하면 4가지의 미래 시나리오가 나오는데요, 현재 우리가 수립한 사업계획서가 특정 시나리오에만 '몰빵'되어 있지 않은지, 반대로 어떤 시나리오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빵꾸'가 나 있는지를 치열하게 검증해야 합니다.

훌륭한 사업계획서는 미래를 정확히 '맞히는' 예언서가 아닙니다. 어떤 미래가 닥치더라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된 '다양한 미래의 대본'이어야 합니다. 지금처럼 요동치는 환경 속에서 성과를 지키고 더 큰 도약을 이뤄내려면 말이죠.

일상에서 실천하려면 이렇게 해보세요. 여러분이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서 '가장 당연하게 여기는 전제 조건(가정)' 한 가지를 뽑으세요. 그리고 동료들에게 이렇게 질문하기 바랍니다. "만약 이 가정이 완전히 틀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 짧은 질문 하나가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 장담합니다.


*참고기사
https://hbr.org/2006/01/stop-making-plans-start-making-decis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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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뻔한 전략'을 양산한다   

2026. 3. 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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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실험을 해보면 어떨까요? Gemini(제미나이)에게 "우리 회사의 향후 5년 동안 추진해야 할 중점 전략이 뭔지 알려줘"라고 질문해 보세요. 그리고 똑같은 질문을 ChatGPT나 클로드에게 해보세요. 아마도 '디지털 전환 가속화', '고객 경험 최적화', '지속 가능한 ESG 경영' 같은 말들이 '공통'으로 등장할 겁니다. 어디서 많이 보던 말 아닌가요? 여러분의 회사뿐만 아니라 경쟁사 혹은 다른 업계에서도 생존전략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것들 아닌가요?

AI가 우리 인간보다 더 창의적이고 객관적인 전략을 줄 것이라 기대한다면 적어도 아직은 그런 기대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걸 유념하세요. 최근 연구에 따르면 AI는 오히려 우리를 '트렌드의 늪'에 빠뜨리는 주범이 될 수 있으니까요.

연구자들은 제미나이나 ChatGPT 같은 언어 모델(LLM)들에게 기업의 전략적 조언을 구하는 실험을 했는데요, 소위 '트렌드 슬롭(Trendslop)'이라 불릴 만한 일반적이고 뻔한 유행어들이 나열되는 결과물을 얻었습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가장 확률적으로 높은 답변, 그러니까 '가장 대중적인 답변'을 선택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죠. 각각의 기업이 가진 독특한 상황이나 조건,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은 AI 입장에서는 '노이즈'로 취급되고 맙니다.

전략은 '적을 이기기 위한 방법'이고, 적을 이기려면 '적이 알지 못하도록 행동'해야 합니다. AI가 제시하는 전략은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말만 전략이지, 전혀 전략적이지 않은 전략'입니다. 남들과 비슷해지도록 추천하는 걸 전략이라고 부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잃고 시장의 평균치로 수렴한다면 경쟁 환경에서 결국 퇴고할 테니까요.

 



여러분의 기업이 드라마 같은 TV콘텐츠 제작업체라고 해보죠. AI에게 "어떤 콘텐츠를 제작해야 할까?"라고 물으면, AI는 현재 가장 유행하는 장르, 흥행이 보증된 배우 리스트를 조합해 주겠죠. 만약 이 제안을 따른다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나 '오징어 게임' 같은 파격적인 대박 콘텐츠에 투자하지 못할 겁니다. 막장 드라마 같은 양산형 콘텐츠 생산에 머무를 테니까요.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계발을 위해서 AI에게 "10년 후 살아남을 커리어 전략은 뭐야?"라고 묻는 직장인들이 요즘 많을 텐데요, 아마도 AI는 십중팔구 AI 리터러시, 관계 중심의 리더십 함양, 해결책보다 질문에 집중 등의 조언을 할 겁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문제는 모든 이에게 이런 답을 제안한다는 데 있습니다. 남들이 다 하는 것을 똑같이 따라한다면 여러분의 역량은 대체 가능한 것이 되겠죠. AI의 조언은 어디까지만 조언일 뿐, 여러분의 고유한 강점과 연결시키지 못하면 '평균의 감옥'에 갇힐 겁니다.

AI를 전략의 초안을 이끌어내는 도구로 활용하되, 그 결과물을 결론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오히려 그것을 '피해야 할 레드오션'이라고 가정해 보세요. 통찰은 AI가 준 답변의 반대편을 질문할 때 비로소 시작됩니다. "AI는 이렇게 말하는데, 우리가 가진 자원 중 이 논리와 정반대로 작동하는 것은 무엇인가?" 혹은 "AI가 간과하고 있는 우리 조직만의 특수한 문화적 맥락은 무엇인가?"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오늘은 AI의 답을 천천히 읽어보고 이렇게 말하는 연습을 해 보세요. "방금 네가 준 답변은 너무 일반적이야. 업계의 상식을 깨뜨리면서도 실행 가능한 독특한 대안 3가지만 다시 제시해." AI를 '현자'로 보지 말고 여러분과 치열하게 논쟁하는 '토론 상대'로 설정하기 바랍니다.  (끝)


*참고기사
https://hbr.org/2026/03/researchers-asked-llms-for-strategic-advice-they-got-trendslop-in-ret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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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할 때 손동작이 중요한 이유   

2026. 3.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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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에게 두 명의 팀장이 동일한 내용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한다고 가정해 보세요. A 팀장은 차분한 목소리로 발언을 이어가는데요, 손은 공손하게 모은 채로 책상 아래에 두고 있습니다. 반면에 B 팀장은 "우리 팀의 업무 범위를 이만큼 넓히고"라고 같은 내용을 말하면서 양손을 바깥으로 크게 벌려서 시각적인 인상을 줍니다. 그리고 "이 하나의 분야로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라고 말할 때는 양손을 중앙으로 힘차게 모으는 동작을 취합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느 팀장의 말을 더 쉽게 이해하고, 누구를 더 신뢰하시겠습니까? 십중팔구 B 팀장에게 더 마음을 기울일 텐데요, 왜 그럴까요? 단순히 B 팀장이 더 열정적으로 보이기 때문일까요? 

많은 리더가 "전문가답게 보이려면 손을 많이 움직이지 말고 차분하게 말해야 한다"는 통념을 가지는데요, 하지만 와튼 스쿨(Wharton School)의 조나 버거(Jonah Berger) 교수 연구팀의 결과는 정반대를 권합니다. 버거는 손동작을 적절히 사용하는 화자가 그렇지 않은 화자보다 훨씬 유능하고 신뢰할 만하다고 조언합니다.

인지적 유창성(Cognitive Fluency)이란 말이 있는데요, 우리 뇌가 정보를 처리할 때 들어가는 에너지가 적을수록, 즉 '유창하게' 이해할수록 그 정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입니다. 언어라는 추상적인 정보를 손동작이라는 시각적 실체로 변환해줄 때 청중의 뇌는 훨씬 적은 노력으로 메시지를 완벽히 소화한다는 것이죠. 이 편안함이 발표자에 대한 신뢰로 이어집니다.

 



2008년에 스티브 잡스가 맥북 에어를 발표하던 장면을 기억합니까? 그는 "이 노트북은 얇습니다"라고 말하지 않았죠. 서류 봉투에서 제품을 꺼내는 퍼포먼스를 보이면서 엄지와 검지로 노트북의 모서리를 잡아 맥북 에어의 '얇음'을 시각적으로 고정시켰습니다. 이 동작은 청중에게 '얇다'라는 개념을 뇌에 즉각 각인시켰고 맥북 에어는 트렌드를 이끄는 제품 반열에 올랐죠.

여러분이 앞으로 무언가를 제안한다면 "기존의 복잡한 절차를 단축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며 꼬여 있는 실타래를 푸는 듯한 손동작으로 취하거나, 단계를 하나하나 짚어주는 동작을 연출해 보세요. 그러면 상대방은 여러분의 제안이 '실행 가능하다'는 느낌을 훨씬 강하게 받을 겁니다.

어찌보면 설득은 '상대방의 머릿속에 내가 가진 그림을 그대로 복사해 넣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논리가 '2차원의 설계도'라면 적절한 손동작은 그 설계도를 '3D 모델링'이라고 할 수 있죠. 여러분의 손이 메시지를 제대로 그려내는지 연구해 보세요 아주 작은 손 동작만으로도 상대방은 여러분의 말을 20% 더 선명하게 기억할 것이고 여러분을 전문가라고 인식할 테니까요. 단, 손동작이 과도하거나 너무 잦으면 역효과가 나니 조심하기 바랍니다.(끝)


*참고논문
Cascio Rizzo, G. L., Berger, J., & Zhou, M. (2024). Talking with Your Hands: How Hand Gestures Influence Communication.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00222437251385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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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면 일단 입을 닫으세요   

2026. 3.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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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팀원들에게 묻는 회의 시간. 여러분의 머릿속에서 번뜩이는, 아주 완벽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이 떠오릅니다. 여러분은 속으로 칭찬 받을 것을 기대하며 아이디어를 설명하는데요, 이상하게도 아무도 호응하지 않거나 화제를 돌리는 경험을 한 적이 있지 않나요? 회의 시간이 끝날 때 여러분은 아마도 '왜 나의 좋은 해결책을 제대로 듣기조차 하지 않는 거야!'라며 화가 날 겁니다.

훌륭한 아이디어일수록 호응을 많이 얻을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자주 내는 사람은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라는 것을 상식처럼 알고 있을 텐데요, 아쉽게도 이는 상식이 아니라 착각에 가깝습니다. 사회심리학과 의사결정 과학의 연구에 따르면, 집단 속에서 '정답을 아는 것'이 곧바로 '영향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히려 크고 작은 저항을 일으킬 뿐이죠. 왜 그럴까요?

패스트컴퍼니닷컴(Fastcompany.com)의 기사에 따르면, 에고의 위협(Ego Threat) 때문이라고 하네요. 이 말은 '누군가가 문제를 빨리 해결하면 다른 동료들은 상대적으로 자신이 작아진 듯한 느낌을 갖는다'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아이디어가 나빠서 거부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하나도 기여하지 않은 해결책을 강요받는 느낌이 들어서 방어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것이죠.

 



둘째, 사람들은 논리보다 지름길(Shortcuts)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기사는 지적합니다. 여러분 상당수가 그렇겠지만, 바쁘고 지친 상태일 겁니다. 그러나 어떤 아이디어와 해결책의 논리와 근거를 따지기보다는 누가 자신감 있게 말하는지, 누가 목소리가 큰지(발언권이 큰지) 같은 인지적 지름길에 의존하려 하죠. 그래서 누군가가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내면 뇌에 과부하를 느껴서 무의식적으로 그 아이디어를 밀어내려 합니다.

여기에서 여러분이 배워야 할 교훈은 무엇일까요? 첫째,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해서 바로 발언해서는 안 됩니다. 동료들이 문제의 답답함을 충분히 느끼도록 내버려 주세요. 동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 그들의 발언과 여러분의 아이디어의 연결점을 언급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동료들이 '나도 아이디어에 기여했다'라는 느낌을 갖게 되어 여러분의 아이디어에 적극 호응할 겁니다. 아이디어의 질보다는 아이디어 제시의 타이밍을 먼저 염두에 두세요.

둘째, 아이디어를 다 보여주지 말고 10~15%는 남겨둬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 제가 의아한 것은 이런 점인데요,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이걸 완벽하게 하려면 무엇이 더 필요할까요?"라고 질문함으로써 나머지를 동료들이 채울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죠. 아이디어 형성에 대해서 동료들이 일정 '지분'을 갖도록 하는 것이 협력을 이끌어내는 고도의 전략입니다.

당장 오늘 회의부터 이 두 가지를 실천해 보세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딱 5분만 늦게 말하고 동료들의 말을 경청하고,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덜 숙성된 형태로 내놓으세요. 여러분이 리더이든 팔로워이든 간에, 이런 전략이 팀워크를 최상의 수준으로 끌어올릴 겁니다. (끝)


*참고기사
https://www.fastcompany.com/91503706/why-your-best-ideas-get-ignored-during-mee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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