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브라운이 쓴 소설 <다빈치 코드>과 동명의 영화를 아십니까? 소설은 2003년에 나와 Top 10 베스트셀러로 1년 내내 히트를 쳤고요, 톰 행크스가 주연한 2006년작 영화 <다빈치 코드>는 개봉 11일만에 2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서점 안에 들어가면 이 책이 산처럼 쌓여 있곤 했죠.
그 무렵 어느 날, 저는 고객과 만날 약속시간까지 1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요, 옆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의 대화가 제 귀에 들려왔습니다. 중년의 신사가 젊은 두 남녀를 향해 이렇게 일갈하더군요.
“사람들이 왜 다빈치 코드와 같이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에 열광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어. 할리우드 영화 식의 스토리 전개에다 깊이가 얕은 기호학 지식을 잘 포장한 것일 뿐인 대중소설에 불과한데 말이야. 나라도 그런 건 식은 죽 먹기로 쓰겠어.”
그들의 테이블 위에는 인류사와 생물도감 따위의 책들이 놓여져 있었는데요, 아마도 도서 출판으로 협의할 것이 있어서 만남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중년신사의 말에 젊은 두 남녀는 고갯짓을 하며 동의하더군요. 그러면서 자신들의 저작이 <다빈치 코드> 따위의 대중소설은 범접하기 어려울 뿐더러 문학적 가치가 월등하다는 것을 자부하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습니다.
제가 그들의 내부 사정을 잘 모르기에 그들과 댄 브라운 중에 누가 더 문학적 순수성과 가치 측면에서 뛰어난지 판단내릴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다빈치 코드>에 대한 그들의 비판은 일리가 있었습니다. 댄 브라운보다 뛰어난 작가는 과거와 현재에도 있고 미래에도 생겨날 테니까요. 빛을 보지 못할 뿐이지 어딘가에 세상을 흔들어 놓을 문학 천재가 숨어있을지 모를 일이니까요.
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어디까지나 그들의 생각일 뿐입니다. 독자들은 그들의 수준 높은(혹은 수준이 높다고 스스로 자부하는) 저작물 대신 <다빈치 코드>를 택했으니까요. 문학적 가치와 작가의 철학이라는 측면에서 <다빈치 코드>는 100점 만점에 잘 줘봐야 겨우 70점 정도 밖에는 안 된다 할지라도 독자들은 <다빈치 코드>에 열광했습니다. <다빈치 코드>는 판과 쇄를 거듭하며 저를 포함한 수많은 독자들을 매료시켰죠.
한껏 <다빈치 코드>를 비판하던 그들은 ‘왜 그 책에 독자들이 열광하는지 모르겠어’라고 말하기 전에 ‘왜 독자들이 그 책에 열광할까’를 진지하게 물었어야 했습니다. 문학적 가치를 논하기 전에 ‘상품’으로서 <다빈치 코드>의 차별성을 분석했어야 했습니다. 그들의 수준 높은 저작물은 각자의 집에서만 소중히 간직한 기념물이 아니라 역시나 서점에 나와 독자들의 선택을 기대하는 상품이니까요. 솔직히 그들 역시 자기네 책이 잘 팔려나가길 바라지 않았을까요?
책이든 옷이든 먹을거리든, 무언가가 날개돋친듯 잘 팔릴 때 ‘도저히 그게 왜 잘 잘 팔리는지 모르겠어.’라고 묻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속으로 ‘아차!’라고 브레이크를 거세요. 잘 팔리는 이유가 있으니까 잘 팔리는 겁니다. 잘 팔리는 이유를 알아내 내 상품이 잘 팔리도록 ‘잘 써먹는 게’ 현명하지 않겠습니까? (끝)
제 신간 <시나리오 플래닝>이 아래의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구매를 부탁 드립니다.
-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38690
- 알라딘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2251662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8729619
[다량 구매 혜택]
한번에 10권 이상 구매를 원하신다면, 010-8998-8868로 전화 주시거나, jsyu@infuture.co.kr로 메일 주십시오. 저자 사인과 함께 특별 할인율을 적용해 드리겠습니다. 할인율은 문의 시 알려 드리겠습니다.
유정식의 경영일기 구독하기 : https://infuture.stibee.com/
유정식의 경영일기
경영 컨설턴트 유정식이 드리는 경영 뉴스레터 <유정식의 경영일기>
infuture.stibee.com
'[연재] 시리즈 > 유정식의 경영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웃어서 행복합니다 (0) | 2025.04.16 |
---|---|
'그것은 그냥 이론일 뿐이야'라고 말하지 마세요 (0) | 2025.04.15 |
똑같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하는 방법 (0) | 2025.04.11 |
마감 어기는 직원을 어떻게 대처할까? (0) | 2025.04.10 |
일 시켜 놓고 무엇이 불안한가요? (0) | 2025.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