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만족도를 높이면 회사 성과가 좋아질까?   

2015. 7.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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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자들과 경영 컨설턴트들을 흔히 말합니다. “직원이 업무와 회사에 만족할수록 회사 성과에 더 많이 기여한다.” 만족도와 충성도(loyalty)가 높은 직원들이 고객의 니즈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그런 직원일수록 회사를 오래 다닐 가능성이 커서 좋은 인력을 채용하고 교육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장기적으로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 바로 그들의 논리입니다. 에드워드 데밍과 같은 경영의 구루를 비롯하여 수많이 경영학자들이 논문과 저서를 통해 이야기한 터라 반박의 여지가 전혀 없는, 소위 ‘경영의 진리’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죠.





하지만 영국 워윅 대학교의 라이언 실베스트로(Rhian Silvestro)는 그것이 진리가 아닐 수 있음을 경험적 근거를 가지고 주장합니다. 그는 2002년에 영국의 유명 슈퍼마켓 체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경영의 구루들이 논리가 현장의 데이터로 증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습니다. 직원만족도와 회사 성과 사이에는 정(+)의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부(-)의 상관관계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죠. 실베스트로가 연구 대상으로 삼은 슈퍼마켓 체인의 CEO는 평소 직원만족도와 충성도가 회사의 이익과 성장의 실질적인 동인임을 굳게 믿고 있었고 그런 철학을 관리자 교육 프로그램에 반영할 정도였기에 더 흥미로운 결과였습니다.


그는 직원들의 이직률, 지인의 입사 추천 의지, 근무시간 등을 충성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하고, 매장의 단위면적당 매출, 단위면적당 이익기여도, 노동시간당 이익기여도 등을 이익과 생산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채택했습니다. 또 매장 당 20~30명 가량 근무하는 직원들에 설문을 돌려 직원만족도를 측정했습니다. 


상관관계를 분석하자 경영학자들의 주장과는 반대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직원만족도가 높을수록 직원의 충성도가 높긴 했지만, 단위면적당 매출과 이익기여도는 직원만족도가 높을수록 오히려 낮았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직원만족도가 높은 매장일수록 노동생산성(노동시간당 이익기여도)이 낮았고 이익률도 낮았습니다(아래 그래프 참조). 



(Source: 아래 명기한 논문)


(Source: 아래 명기한 논문)



연구 여건 때문에 전체 매장이 아니라 6개 매장을 대상으로 분석한 것이지만 통계적으로는 유의한 결과였습니다. 실베스트로는 직원만족도가 매장의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기보다는 매장의 ‘규모’가 더 크게 작용한다고 말합니다. 소매업계에서는 규모가 큰 매장이 작은 매장보다 이익이 더 큰 것이 통상적인데, 이 슈퍼마켓 체인도 그렇다는 것이죠. 또한 매장의 규모가 클수록 같은 지역에서 다른 업체와 경쟁이 치열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럴 경우 직원들은 성과 압박을 더 크게 받아 만족도가 떨어지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이 연구의 결과처럼 매장의 성과가 좋을수록 직원만족도는 나빠질 수 있는 것이죠.


실베스트로의 연구는 (그가 논문에서 줄곧 염려하는 것처럼) 샘플 사이즈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그러나 통계적으로는 유의함), 직원만족도가 곧 회사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지극히 단선적일 수 있음을 경고하기에는 충분합니다. 회사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상당히 많고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회사 성과를 높이기 위한 드라이버로 직원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조치들은 실패하기가 쉽다는 점도 지적합니다. 또한, 직원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시도했는데 성과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실망감이 커져서 직원만족에 오히려 소홀해질 위험이 있음을 암시하죠.


성과 창출의 방정식은 변수가 하나뿐인 ‘1원 1차 방정식’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는 것이 이 연구의 주된 시사점입니다. 또한 경영학자들과 경영 컨설턴트들이 진리라 주장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를 실제 데이터를 통해 검증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교훈이죠. 그냥 믿고 추진하기보다는 정말로 회사 상황에 적합한지를 가능한 한 정량적으로 판단하고 나서 직원만족도 향상 프로그램을 추진해야 하고, 직원만족도만으로 성과를 끌어올리겠다는 발상은 접어야 합니다.


구글처럼 업무환경을 흥미롭게 만들어주면 직원들은 만족할 겁니다. 하지만 만족한 직원은 그저 즐길뿐, 회사 성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끝으로, 혹여 이 글을 ’직원만족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잘못 해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참고논문)

Silvestro, R. (2002). Dispelling the modern myth: Employee satisfaction and loyalty drive service profitability. International Journal of Operations & Production Management, 22(1), 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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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왜 '한국인은 미쳤다'고 말하는가?   

2015. 7. 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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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년병 시절의 이야기다. 평가 시즌이 되자 팀장이 직원들을 개별적으로 불러 면담을 진행했다. 팀장이 내게 읽어보라고 건넨 평가지에는 점수뿐만 아니라 동료 직원들의 코멘트가 함께 적혀 있었다. 회사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다면평가의 결과물이었다. 담담히 읽어가던 중 눈에 걸린 단어가 있었다. “조직 부적응자.” 순간 귓불이 뜨거워질 정도로 혈압이 올랐다. 함께 적혀 있던 이유 때문에 더 그랬다. “동료들과 잘 어울리려 하지 않는다. 친화력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내 자리로 돌아와 감정을 억누르고 기억을 떠올려보니 사실 그럴 만도 했다. 그들의 관점에서는 포커 치러 가자거나, 볼링 치고 술 한 잔 하자는 말을 자주 거절했던 내가 친화력 빵점의 조직 부적응자로 보였을 테니까. 토요일 오전에 열린 사내 등산대회에서 집결장소 코앞까지 갔다가 ‘내가 뭐하는 짓인가?’란 생각에 조용히 내빼버렸고, 야근하러 저녁 먹으러 가는 동료들의 따가운 시선을 뒤로 하고 자주 ‘칼퇴근’ 하던 나였으니 말이다.


성과를 중시한다는 회사 방침으로 볼 때 초과근무 없이도 정해진 기일에 나름 완벽한 결과물을 무리 없이 내놓는다고 팀장이 인정하는 내가, 고객 중심이 핵심가치 중 하나인 회사에서 ‘고객 지향’ 항목에 높은 평가를 받은 내가 왜 조직 부적응자인가? 그때의 나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의 나는 납득이 좀 된다. 그들에게 성과는 결과물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이는 ‘표시’를 의미했고, 그들에게 고객은 돈을 주는 진짜 고객이 아니라 ‘상사’를 뜻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왜곡된 정의는 여전히 한국 기업들에 만연해 있다. 


(이 글은 <한국인은 미쳤다>에 수록된 저의 추천사입니다.)



한국 기업의 조직문화 문제를 이야기해보라면 가장 먼저 드는 것이 야근이다. 통계에 따르면 일주일에 평균 2.8일을 야근하고 매일 야근하는 경우도 20퍼센트를 넘는다. 1년에 OECD 평균보다 392시간이 넘는 2,163시간을 근무하면서도 생산성은 절반 수준이다(2013년 OECD 데이터베이스 기준). 이 책의 저자는 외국인의 시각으로 10년 동안 한국 기업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이 문제의 핵심에 파고든다. 한국 직장인들이 하루에 12~14시간을 회사에 바치는 이유는 성과 창출의 압박을 상사에게 ‘얼굴을 보이는 시간’으로 돌파하려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조직에서 자신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윗사람에게 일을 열심히 하는 듯 보이려 한다는 것이다. 성과와 고객은 이런 목적에 비하면 하찮은 것으로 간주된다.


한국 직장인들에게 진짜 고객이 상사인 까닭은 ‘까라면 까라’는 말로 표현되는 군대식 계급 문화로 설명할 수 있다. 모 기업의 컨설팅 최종보고회 때 있었던 일이 대표적이지 않을까? 최종보고 전에 나와 인사담당자는 CEO에게 조직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설득하기 위해 몇 가지 논리를 함께 논의하고 합의했다. 보고를 진행하다가 CEO가 말을 끊고 반대 의사를 표했다. 예상된 반응이었기에 나는 그의 의견을 사전에 합의된 논리로 반박했다. CEO의 반대 이유는 누가 봐도 빈약했지만, 놀랍게도 인사담당자는 “회장님 말씀이 옳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라며 즉각 동조했다. 게다가 최종보고가 끝나고 나서 “거기에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죠.”라며 나를 나무라기까지 했다. VIP의 말 한 마디에 거금을 들여 수개월 간 컨설팅한 결과물이 하루아침에 휴지가 됐다. 나는 경악했고 분노했다. 


저자 역시 프랑스 법인이 독창적으로 시작했고 고객들도 좋아한 ‘워시 바(Wash Bar)’ 프로젝트를 단지 부회장이 마음에 안 들어 한다는 사유만으로 없애버린 사례를 들며 한국 직장인들에게 진짜 고객은 상사라는 점을 고발한다. 고객이란 말을 쉽게 풀면 ‘만족시켜야 하는 대상’이다. 고개를 들어 벽에 붙어 있는 사훈을 보라. 고객이 빠지지 않고 있을 것이다. 그 고객은 누구를 말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라.




사실 저자가 제기하는 한국 기업의 조직문화 문제를 우리가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를 낯부끄럽게 만드는 이 책을 이 시점에 읽고 되새겨야 할 부분이 몇 가지 있다. 첫째, 한국 기업들이 인간관계를 중시한다는 말은 환상이다. 저자가 밝혔듯, 한국 본사에서 높은 임원이 프랑스에서 신제품 광고가 잘 되고 있는지 시찰하러 온다는 말에 유통업체를 설득해 그 시간만 자기 회사의 TV를 전면에 깔도록 부탁한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인화’를 중시한다는 엘지라면 자기네 체면을 살려준 유통업체들에게 고마워할 법도 한데 법인장은 입을 싹 씻었다. 협력업체와의 인간관계, 정(情)을 중시하는 문화는 목표 달성이라는 미명 하에 온데간데없어졌다. 오로지 ‘갑’과 ‘을’이라는 인간관계만 존재한다.


둘째, 조직에서 개인이 철저하게 소외됐다는 점이다. 프랑스 법인의 간부 직원이 과로로 쓰러져 수술을 받고 나오는 자리에서 한국인 직원들이 의사를 붙잡고 처음 내뱉은 질문이 이를 말해준다. “언제 다시 복귀할 수 있을까요?” 나름대로 걱정되어 한 말이었겠지만 “환자는 괜찮나요?”란 말 대신 환자의 업무 복귀를 염려하다니, 이것은 조직 내에서만 자아를 발견하고 조직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한국 직장인들의 슬픈 자화상이다. 진정 ‘나’를 위해 일하는 한국 직장인은 얼마나 될까?


셋째, 이상한 방법으로 ‘한국’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영어로 대답한 저자에게 신임 부회장이 “한국어를 잘 못하는군요.”란 핀잔을 줬다는 점, 신임 부회장 취임 후 회사 내 유일한 언어는 한국어라면서 다른 언어로 번역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는 사례만으로 이런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신임 임원 워크숍에서 부인들을 모아 놓고 남편의 원활한 근무를 위해서는 입을 닫고 아내로서 완벽한 내조를 해야 한다는 교육을 왜 하는 걸까? 왜 회사가 가정생활까지 직장생활의 연장선에 놓으며 간섭하는 걸까? 회사를 위해서라면 가족 구성원들도 동참하라는 것은 만용 아닌가? 이것이 한국의 문화인가? 


모 그룹사의 인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 나는 한국 기업의 조직문화 문제를 한창 설명하던 중이었다. 내내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수강생이 손을 들었다.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 주변 직원들은 퇴근시간이 되면 상사 눈치 안 보고 바로 퇴근하거든요. 선생님의 말씀은 요즘의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 같네요.”


조금 당황스러웠다. 무어라 답할지 시간을 벌려고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반문하는 나를 다른 수강생이 구제해주었다.


“사업장마다 다른 것 같은데요. 제가 근무하는 곳에서는 상사 눈치 보느라 늦게 퇴근하는 경우가 열에 일곱은 되거든요. 아직 심한 상태입니다.”


그렇다. 많이 개선됐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현실은 갈 길이 멀다. 이 책이 고발하는 우리 기업의 고질적인 조직문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첫째, 상사가 아니라 고객을 위해 일하라. 저자가 많은 사례로 고발했듯이, 업무들 중 상당수가 윗사람에게 보고하고 결재 받기 위한 일들이고 상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일들이다. 아침에 사장실 앞에 결재판을 들고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면 마치 어른의 허락을 받을 수 있는지를 염려하는 아이의 초조함이 느껴진다. 서양인이라고 해서 일을 적게 하는 것은 아니다. 생산성이 높은 이유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정해진 업무시간에 핵심적인 업무에 집중해서 일하기 때문이다. 상사 비위를 맞추기 위한 요식행위만 사라져도 야근은 줄어들고 성과는 높아질 것이다.





둘째, 성과주의를 재고하라. 높은 목표를 부여하고 보상이라는 당근을 제시하면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것이라는 단선적 사고를 버려라. 많은 연구가 증명하듯이 성과주의는 어떻게 해서든 평가점수만 높이려는 동기를 자극하는 바람에 정치에 능한 직원들을 중용하고 진정한 성과를 위해 노력하는 직원들을 실망시킨다. 이렇게 조직의 활력이 저하되면 다시 강력한 성과주의로 직원들을 채찍질하면서 악순환을 지속시킨다.


셋째,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라. 한국 기업에 다니는 어느 미국인이 자신의 블로그에 불만을 토로하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야근, 계급문화, 회식 관행보다 그를 가장 화나게 만드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동료들이었다. 변화는 침묵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한다. 모닝커피를 금하고 토요일에도 출근하게 만든다고 술만 마시는 신세 한탄은 이제 그만하라. 어차피 다음날에도 무슨 일 있었냐며 순응할 텐데 말이다. 진정한 고객과 성과에 복무하려면 우리의 조직 문화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고민하고 그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라.


지금 나는 독일의 어느 호숫가에 앉아 이 글을 쓴다. 물이 꽤 깊고 찬데도 독일인들은 아무 제약 없이 수영을 즐기고 있다. 유명 관광지라 수영하다가 사고가 났을 법한데 경고문도 없고 안전요원도 없다. 우리나라 같으면 야단법석일 텐데 말이다. 왜 그럴까 궁금해 하다가 이들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고 또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게 틀림없다는 답을 얻었다. 그리고 조직의 통제와 논리에 순응하고 조직인으로서의 자아를 중시하는 우리들은 과연 이들 독일인들처럼 삶을 즐길 수 있을까란 생각에 이르렀다. 


저자가 지적하는 것은 단지 한국 조직은 문제가 많고 서양의 기업 문화는 좋다는 이분법적 비교가 아니다. 이 책은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그리고 ‘나’를 위해 일하는 것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갖게 한다. 책 제목처럼 조직에 미쳐버린 한국인들이 ‘나’를 잃어버렸는데도 잃어버렸는지조차 모른다는 사실, 이것이 그의 까칠한 문장 속에서 건져내야 할 진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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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MBTI 유형이 돈을 많이 벌까?   

2015. 7. 1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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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회사에서든 개인적으로든 MBTI 검사를 한번쯤은 해봤을 겁니다. 해보지 않았더라도 대략 내가 어떤 유형의 사람이구나를 대부분 알고 있을 테고 적어도 이름은 들어봤을 겁니다. MBTI 검사가 성격을 나타내는 도구로 적합하지 않다는 논란이 있으나, 이 블로그에서 논하기에는 제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넘어가기로 하고, MBTI와 보상 수준, 그리고 MBTI와 승진에 관해 재미삼아 읽을 수 있는 조사가 있어서 여기에 소개하려 합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트루이티 사이코메트릭(Truity Psychometric)에 다니는 몰리 오웬스(Molly Owens)는 온라인 서베이를 통해서 응답자의 MBTI 유형과 함께 1년 수입, 직무만족도, 부하직원의 수 등을 조사했습니다. 오웬스는 “당신의 1년 수입은 얼마입니까?”에 응답한 총 1505명의 결과를 분석하여 MBTI 유형별로 그래프를 그렸습니다.

먼저 MBTI 유형과 1년 평균 수입을 비교했더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보다시피 ESTJ가 가장 수입이 높고 ISFP와 ISTP가 가장 수입이 낮습니다. 전체적으로 Thinking Judging(TJ)가 높고, Introverted Perceiving(IP)가 낮은 경향을 보였죠.

(Source: 아래 언급한 논문)


MBTI 유형을 쪼개서 보니, Extravert, Sensor, Thinker, Judger가 상대적으로 수입이 놀았습니다(아래 그래프 참조)

(Source: 아래 언급한 논문)



다음은 조직에서 얼마나 많은 직원들을 관리하고 있느냐에 대한 응답 결과와 MBTI 유형을 비교한 것입니다. 1년 평균 수입의 분포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군요. 여기서는 ESTJ가 아니라 ENTJ가 가장 많은 직원(대략 7~8명)을 휘하에 두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ENTJ가 다른 유형보다 더 빨리 승진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합니다(통계적으로 볼 때 그렇다는 말입니다. 오해 마시기를...).

(Source: 아래 언급한 논문)



그러면 1년 평균 수입과 직무만족도를 비교하면 어떨까요? 아래의 그래프를 보면, 수입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직무만족도가 높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Source: 아래 언급한 논문)



돈을 많이 벌수록 만족도가 높다면 두 그래프가 같은 패턴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ESTP의 경우 1년 평균 수입이 INTJ와 비슷한데 직무만족도는 현저히 떨어지니 말입니다. 물론 오웬스의 조사 결과로는 그 이유까지 알기는 어렵습니다. 

오웬스의 연구는 MBTI 유형과 보상, 승진, 직무만족도 간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알아본 것이기 때문에 “내가 돈을 많이 벌려면 ESTJ가 되어야겠다”, “승진을 빨리 하려면 ENTJ가 되어야겠다”라는 식으로 해석해서는 곤란합니다. 그저 그런 경향이 있다, 정도로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더욱이 MBTI에 대한 논란도 있으니, 서두에도 언급했듯이 재미로 받아들이기를 바랍니다.


(*참고논문)
Molly Owens(2015), PERSONALITY TYPE & CAREER ACHIEVEMENT; Does Your Type Predict How Far You’ll Climb?:A survey of career outcomes among Briggs Myers’ 16 personality ty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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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2015. 7. 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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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문제를 해결하면 혼자 문제를 감당해야 할 때보다 빠른 시간 안에 효과적인 해법을 내놓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브레인스토밍하면서 벽에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온라인 상에서 협업(collaboration)을 도와주는 야머(Yammer), 트렐로(Trello) 등 각종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처럼 ‘직원들을 한데 묶으면 좋다’라는 것도 일종의 착각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지적한 연구가 있습니다. 보스턴 대학교의 제스 쇼어(Jesse Shore)와 동료 연구자들은 실험을 통해 사람들을 묶어 놓으면 문제해결 과정의 초기 때 필요한 정보를 탐색하는 데엔 효과적이지만, 습득한 정보를 분석하고 해법을 찾는 것엔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사람들 간의 연결을 강화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있어서 ‘양날의 칼’이라는 것이죠.





쇼어는 실험 참가자 417명을 모아 미국 국방성에서 개발한 ‘ELICIT’란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도록 했습니다. 이 게임은 테러리스트로부터 공격을 받는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하게 하는데, 참가자들은 25분 동안 테러리스트가 누군지, 테러리스트의 공격 대상은 무엇인지(예: 대사관인가, 교회인가), 언제, 어디에서 공격이 발생할지를 알아내고 그에 따른 대응책을 제시해야 했습니다. 게임을 시작할 때 참가자들에게 두 개의 단서가 주어지고 1분에 한번씩 더 많은 단서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단독으로 이 게임을 진행한 것이 아니라, 16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에 일원으로 참여하여 게임에 임했습니다. 쇼어가 알아보려 했던 것은 구성원들의 협업 수준과 문제 해결 ‘품질’ 사이의 관련성이었기에 그룹의 형태는 구성원 간의 연결이 밀접한 것부터 느슨한 것까지 모두 4가지를 마련했습니다.


수십 차례 게임을 반복 실행하고 나서 얻은 데이터는 가장 연결이 밀접한 그룹이 가장 연결이 느슨한 그룹에 비해 5퍼센트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한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아마도 옆의 사람이 어떤 정보를 수집하는지를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남의 정보를 중복해서 입력하는 경우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해결책 도출에 있어서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가장 느슨하게 연결된 그룹이 가장 긴밀하게 연결된 그룹에 비해서 17.5퍼센트나 많은 해결책을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이상하게도 가장 밀접한 그룹의 구성원들은 옆의 사람의 답을 더 많이 체크하고 답을 베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엉뚱하게도 틀린 답까지 베끼기도 했죠. 해결책의 독창성 차원에서도 연결이 긴밀한 그룹은 연결이 느슨한 그룹에 비해 못한 성적을 보였습니다. 




회사 내에서 진행되는 여러 가지 문제 해결 프로젝트에 이 연구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이 실험 결과는 함께 모여 중지를 모으는 방법이 문제 해결의 중간 이후 단계에서는 효과적이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정보를 수집하는 데까지만 유용하고 그 후에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서 가설을 수립하고 해결책까지 이르는 데에 오히려 협업이 방해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죠. 백지장을 맞들면 낫지만, 언제까지만 나을 것인지를 아는 것, 그리고 해결책 도출 과정에서 협업 소프트웨어에 필요 이상으로 의지하지 않는 것도 관리자의 지혜입니다. 



(*참고논문)

Shore, J., Bernstein, E., & Lazer, D. (2015). Facts and Figuring: An Experimental Investigation of Network Structure and Performance in Information and Solution Spaces. Organization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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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인재를 채용하면 과연 좋을까?   

2015. 7. 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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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책(혹은 직위)이라면 아무나 데려다 앉힐 수는 없습니다. 당연히 내외부에서 적임자를 물색하여 빈 자리를 채워야겠지만, 그 빈 곳을 내부 직원을 승진시켜서 채우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외부에서 채용하는 것이 나을지 고민이 좀 될 겁니다. 회사가 정체되고 활력이 떨어진 상황이라면 외부의 피를 수혈하는 것이 조직 분위기 쇄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 겁니다. 반면, 내부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외부인력을 채용했다가 성과는커녕 기존 직원들과 갈등(그 원인이 내부직원들의 텃세 때문이든, 외부에서 채용된 자의 만용이든)만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그렇다고 내부 직원을 앉히자니 인력 쇄신의 의지가 참신해 보이지 않겠죠.




“내부 직원을 앉힐까, 아니면 외부인을 채용할까?” 이 질문의 답을 매튜 비드웰(Matthew Bidwell)의 연구를 통해 알아보죠. 그는 모 금융기관의 투자은행 부문에 근무하는 5,260명의 직원들의 인사 데이터(2003년부터 2009년 간의)를 수집하여 통계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인사데이터 내에는 직원들이 어떤 경로로 회사에 채용됐고 승진했는지, 매년 평가(역량, 업적 등)를 어떻게 받았는지, 급여와 보너스는 어떻게 증감했는지 등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어서 어떤 자리에 누군가를 앉힐 때 내부 채용(내부직원의 승진이나 job posting 같은)이 효과적인지, 아니면 외부 채용(external hiring)이 효과적인지를 분석할 수 있었죠.


비드웰의 통계 분석을 일일이 소개하는 것은 지루하니, 결과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내부에서 승진해서 올라 온 직원의 평가가 외부에서 채용된 직원보다 높은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첫 2년 동안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죠(2년이 지난 후에는 두 경우의 평가 점수가 비슷해짐). 이것은 외부에서 채용된 직원이라고 해서 내부 직원보다 더 일을 잘한다고 가정할 수 없다는 결과입니다. 통계적으로 외부 채용자들이 내부 채용자보다 학력 수준이 더 높고 경력도 더 좋았지만, 평가는 상대적으로 더 높지 않았던 겁니다. 


게다가 내부 채용자들은 외부 채용자들보다 전반적으로 급여가 낮았고 보너스까지 합해진 ‘총 보상’에서도 역시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받았습니다. 평가는 더 높게 받는데(업무능력이 더 좋은데) 보상은 적게 받는다는 사실은 내부 채용자들이 충분히 화가 날 대목이죠. 화가 날 결과는 또 있습니다. 외부 채용자들이 내부 채용자들에 비해 더 빨리 승진되는 경향이 발견되었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외부 채용자들은 내부 채용자들에 비해 보상과 승진에 유리하지만, 그들이 회사에 오래 남아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비드웰은 외부 채용자들의 ‘자발적 퇴사’와 ‘비자발적 퇴사’가 내부 채용자들에 비해 꽤 높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외부 채용자들의 자발적 퇴사는 21퍼센트 더 높았고 비자발적 퇴사는 61퍼센트나 더 높았죠.


‘내부 채용이 좋은가, 아니면 외부 채용이 나은가’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연구이지만, 비드웰은 확보한 데이터를 가지고 재미난 결과 몇 가지를 추가적으로 얻었습니다. 헤드헌터와 같은 중개자를 통해 외부에서 채용한 자보다 내부직원의 추천(referral)으로 뽑은 직원이 더 일을 잘한다는 결과가 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내부직원 추천으로 뽑힌 직원이 헤드헌터를 통해 입사한 직원보다 상대적으로 보상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은 씁쓸한 뒷맛을 느끼게 합니다.





비드웰의 연구는 투자은행의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타 산업이나 타 조직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올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반면, 실험실 데이터가 아니라 현장 데이터이기에 더욱 신뢰가 간다고도 볼 수 있겠죠). 외부 채용이 생각만큼 기대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으로 비드웰의 연구 결과를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외부의 피를 수혈해서 조직의 활력을 증진시키겠다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고도 볼 수 있죠. 또한 외부 채용자들의 평가가 낮은 것은 그들 자신에게 문제가 있기보다 그들을 신속하게 ‘내부인’으로 만들지 못한 조직에 개선할 점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텃세가 힘을 발휘할 수도 있고, 외부인을 뽑아만 놓고 필요한 지원을 나몰라라 할지 모르니 말입니다. 


물론 내부 직원들의 역량 수준이 낮은 수준이라면(예전의 프로야구팀 ‘삼미 슈퍼스타즈’처럼) 외부에서 ‘장명부’ 같은 능력 있는 직원을 채용하는 게 유일한 답입니다. 하지만 이미 조직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선 상태에서는 외부 채용이 기대하는 만큼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주의해야겠습니다. 조직 내에 이미 좋은 인재가 있습니다. 외부 채용자들에게 높은 급여를 줌으로써 내부의 인재를 차별하는, 그래서 그 인재가 회사 밖으로 이탈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아야겠습니다. ‘잡은 물고기엔 먹이를 주지 않는다’는 말은 틀렸습니다. 비드웰의 논문 제목처럼 ‘더 적게 얻으려고 더 많은 것을 주는’ 오류를 범하지 말기 바랍니다.



(*참고논문)

Bidwell, M. (2011). Paying more to get less: The effects of external hiring versus internal mobility.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0001839211433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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