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학교] 교육 일정표   

2016. 2. 1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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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퓨처컨설팅 <중요한학교>의 일정을 다음과 같이 공개합니다.

교육 신청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수시로 업데이트됩니다.)


아래의 URL를 복사하시면 <중요한학교>의 일정표를 구독할 수 있습니다.

https://calendar.google.com/calendar/ical/infutureconsulting%40gmail.com/public/basic.ics

또는

https://calendar.google.com/calendar/embed?src=infutureconsulting%40gmail.com&ctz=Asia/Seoul


'(마감)'이라고 적힌 교육은 신청이 마감되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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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 HR 전문가 과정 1기   

2016. 2.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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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입니다. 

인사팀으로 배속된 신입사원이나, 타 직무에서 인사 직무를 처음 맡게 된 분들께 조금이나마 soft-landing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자 인퓨처컨설팅에서 <HR 전문가 과정>을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인사팀 내에서 OJT 방식으로 HR 업무를 익히는 방법도 있지만, 각자 실무를 수행하느라 ‘인사 업무 초보자’들에 대한 육성을 진행할 여력이 없다는 말씀을 종종 듣습니다. 18년 동안 인사 분야의 컨설팅과 각종 워크숍 및 교육을 진행해 온 제가 직접 강사로 참여하는 이번 <HR 전문가 과정>은 인사의 모든 영역에 걸쳐 기본적인 지식과 컨설팅 노하우를 공유하고 토론하면서 HR 전문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힘을 드리고자 합니다.


- 대상자: 처음으로 인사팀으로 배속된 신입사원 또는 경력사원

   (기존의 인사 담당자 분들도 환영)

- 모집인원: 10명 내외

- 일시 : 2016년 4월4일 ~ 5월23일 

   (매주 월요일 밤 7:30~10:00, 총 8회)

- 장소: 인퓨처컨설팅 강의실(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188-71, 301호)

- 강의교재: 수업 때마다 프린트물 배포(필요시 별도의 도서 배포)

- 커리큘럼

1주차(4월 4일): HR 트렌드 및 HR 전략 수립

2주차(4월 11일): 인력계획과 적정인력 산정

3주차(4월 18일): 직무분석과 직무평가

4주차(4월 25일): 평가제도 설계(역량평가/업적평가)

5주차(5월 2일):보상제도 설계(기본급/성과급)

6주차(5월 9일): 직급체계 및 승진제도 설계

7주차(5월 16일): 경력개발제도 설계 및 핵심인재관리

8주차(5월 23일): 채용제도 설계 및 Wrap-Up


- 교육의 특징: 소수정예 교육!! 

기본지식뿐만 아니라 실제 컨설팅 보고서를 통해 어떻게 기업에 적용되는지를 공유함으로써 향후에 인사 분야의 in-house컨설턴트로 활동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집니다.


- 수강료: 150만원(부가세 별도)

- 입금계좌: 국민은행 394401-04-027132 (예금주: 유정식(인퓨처컨설팅))

- 신청방법: 이메일로 신청. 메일 내용에 다음 사항을 적어서 보내 주세요.

   (1) 성명:

   (2) 소속회사 및 부서:

   (3) 휴대폰 번호:

   (4) 세금계산서 필요 여부:

   (5) 교육에 기대하는 것:

- 이메일 보내실 곳:  : 안정옥 대리,  greensw00@gmail.com

- 모집 마감일: 2016년 3월 31일

- 문의처: 02-733-1568 (안정옥 대리, 010-3227-7374 )


본 과정에 대해서 상사의 결재 및 승인이 필요하신 분들은 다음의 링크를 눌러서 PDF 파일을 다운로드하셔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https://drive.google.com/file/d/0B4C6b0krxRxhZUVkQmt2aEFSLWs/view?usp=sharing



HR 전문가로 성장하고픈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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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식을 차린 옷차림이 창의력을 높인다?   

2016. 2. 1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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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이 넘치는 직장의 전형적인 모습을 상상하라고 하면 대부분은 자유로운 복장을 입은 직원들이 재미있고 안락한 업무 환경 속에서 놀듯이 일하는 광경을 떠올릴 겁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은 격식을 갖추지 않은(casual) 옷차림이 사고의 벽을 유연하게 만들고 ‘상자 밖에서’ 사고하도록 촉진시킨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격식을 차린 공식적(formal)인 옷차림을 하면 사고가 경직되어 새로운 발상이 억제되는 효과가 나오는 걸까요? 오늘은 이러한 의문을 일으키게 만드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겠습니다. 콜럼비아 대학의 마이클 슬렙피언(Michael L. Slepian)과 동료 연구자들은 격식을 갖춘 복장을 입었을 때 창의적 사고의 근간이 되는 추상적 사고, 즉 좀더 포괄적이고, 좀더 전체적이고, 좀더 광범위한 사고를 촉진한다는 것을 여러 번의 실험을 통해 주장합니다. 


슬렙피언은 60명의 학생들을 모아 놓고 먼저 서로의 옷차림의 ‘공식적인 정도’를 평가하도록 한 다음, 어떤 단어를 가장 잘 설명하는 문구를 고르게 했죠. 예를 들어 ‘투표’라는 단어를 주고 ‘선출에 영향을 끼치는 것’과 ‘용지에 마킹하는 것’ 중에서 하나를 선택을 하도록 한 것입니다. 앞의 것은 추상적인 표현이고 뒤의 것은 구체적인 표현이죠. 10개의 단어에 대해 이런 식의 질문을 던지자 옷차림의 공식성(formality)가 높은 학생일수록 추상적인 표현을 더 많이 고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실험은 격식을 차린 복장이 추상적 사고와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지만 슬렙피언은 좀더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범주 포괄성(category inclusiveness)’을 측정하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어떤 단어를 얼마나 포괄적인 범위 속에서 인식하느냐를 보기 위한 것이었는데, 예를 들어 ‘낙타’라는 단어를 보여주고 그것이 ‘교통수단’이라는 범주에 얼마나 잘 들어맞는다고 생각하는지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실험을 해보니 옷차림의 공식성이 높은 학생일수록 일반적으로 연관성이 약한 범주에 대해서 해당 단어들이 더 잘 들어맞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벽돌을 보고 그것이 ‘건축 자재’라는 범주에 속한다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벽돌을 ‘가구’의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하기는 상대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런데 공식적인 옷을 입은 학생일수록 벽돌이 ‘가구’에 잘 들어맞는다고 평가한 것입니다. 이번에는 학생들에게 ‘입사 면접’ 때 입을 만한 옷과 ‘학교 수업 시간’에 입을 만한 옷을 가져 오게 한 다음, 각각의 옷을 입은 상태에서 범주 포괄성을 평가하는 질문을 동일하게 던졌습니다. 학생들은 캐쥬얼한 복장일 때보다 공식적인 복장을 입었을 때 연관성이 약한 범주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요?  과거에 이루어진 여러 연구에 따르면, 공식적인 복장을 할 때 사회적 거리감이 늘어나고 다가가기가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거리감이 좀더 높은 곳에서 좀더 넓게 좀더 포괄적으로 좀더 추상적으로 생각하도록 촉진시킨다고 슬렙피언은 후속실험에서 주장합니다. ‘자동차’를 무거운 물건을 재는 데 쓰는 ‘추’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추상적 사고가 창의적 사고의 전부는 아니지만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공식적인 복장이 창의적 사고를 무조건 해친다는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격식을 차린 복장이 사고의 폭을 더 넓힐 수도 있지 않을까요? 


슬렙피언의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주로 캐쥬얼한 옷을 입고 다니다가 실험을 위해 격식을 차린 옷을 입는 경험을 했을 겁니다. 이렇게 평소와 다른 옷차림을 할 경우에 추상적 사고가 촉진된다고 보는 것이 이 실험의 의미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캐쥬얼한 옷차림이 창의력을 촉진한다. 아니다. 공식적인 옷차림이 창의력에 기여한다.”라고 단선적으로 생각해서는 곤란합니다. 평소와 다른 옷차림을 경험하는 것이 그 자체로 ‘참신한 경험’이기에 창의적 사고를 촉진시킨다고 봐야 합니다. 창의력을 촉진한다고 해서 그저 캐쥬얼한 옷차림을 권장하기보다는 다양한 옷차림을 경험케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캐쥬얼한 옷차림을 고집하는 것, 그것 역시 넥타이에 정장을 고집하는 것만큼이나 창의적 사고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참고논문)

Slepian, M. L., Ferber, S. N., Gold, J. M., & Rutchick, A. M. (2015). The cognitive consequences of formal clothing.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1948550615579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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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변두리 로켓'에서 경영을 배우다   

2016. 2.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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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동안 일드(일본 드라마) 보는 재미에 빠졌습니다. <변두리 로켓>, <저물어 가는 여름>, <오리엔탈 특급 살인사건>, <런치의 앗코짱>, <천황의 요리사> 등을 봤는데,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고 군더더기 없는 드라마 스타일이 좋더군요. 5편 내외의 짧은 연속극이지만, 드라마의 여백이 충분하고 할 이야기는 다 하고 넘어갑니다. 억지로 '러브 라인' 같은 걸 넣지 않아서 더욱 좋죠. 막장 코드와 신데렐라 코드가 기본으로 들어가고 배우들의 과도한 음성 데시벨과 표정이 난무하는 한국 드라마와 비교하니, 조미료 안 들어간 담백한 음식을 먹는 듯 합니다.


또한, 이런 일본 드라마들은 기업과 경영자의 경영철학 관점에서도 좋은 참고서가 되기도 합니다. 제가 연휴 동안 본 일드 중에서 <변두리 로켓>은 특히 경영에 많은 시사점을 주는 드라마였습니다. 주인공인 ’츠쿠다 제작소’의 츠쿠다 사장은 원래 일본항공우주센터에서 로켓 엔진을 연구하던 연구원이었는데, 본인이 책임지고 개발한 ‘세이렌’이란 엔진의 결함으로 발사된 로켓이 궤도를 이탈하는 바람에 폭파시켜야 했던 아픈 경험이 있는 사람입니다. 발사 실패의 책임을 지고 퇴사한 후에 츠쿠다는 아버지가 물려준 츠쿠다 제작소의 사장으로 부임하지만, 여전히 로켓 엔진 개발의 꿈을 버리지 못해서 본업 외에 로켓 엔진 밸브 개발에 투자하고 결국 특허까지 취득합니다.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 모든 줄거리를 말할 수 없지만, 이 5편짜리 짧은 드라마 시리즈가 경영에 주는 시사점을 요약하고자 합니다(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생각이니, 드라마를 보시고 각자 시사점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먼저 이 드라마는 기업 경영에 있어 ‘꿈’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츠쿠다 사장은 로켓 엔진 밸브 개발에 주력하느라 다른 제품 개발과 판매에 조금은 무감한 사람으로 나옵니다. 이를 본 직원들은 돈이 될 것 같지 않은 엔진 밸브 개발에 ‘미친’ 사장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죠.


이러한 불만은 ‘나카시마 정기’라고 하는 악덕기업이 츠쿠다 제작소의 기술을 버젓이 카피해 놓고 오히려 츠쿠다 제작소가 자기네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건 후에 더욱 커지게 됩니다. 나카시마 정기는 소송을 질질 끌며 자금난에 허덕이는 츠쿠다 제작소가 저절로 항복을 선언하면 주식을 양도 받아 자기네 산하에 두려는 심산이었습니다. 츠쿠다 사장은 주거래은행을 찾아가서 자금 융통을 부탁하지만, 지점장이란 사람은 ‘은행도 비즈니스다’를 말하며 외면합니다. 오랫동안 거래해 왔고 츠쿠다 제작소의 역사와 철학을 잘 아는 은행임에도 단칼에 자금 대출을 거부하죠. 중소기업 하나쯤 도산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이었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은행의 역할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비즈니스 측면으로 본다면, 지점장의 말처럼 은행도 돈을 벌고 리스크를 회피해야 할 입장이기에 츠쿠다 제작소의 요청을 거부하는 게 맞을 수 있겠죠. 하지만 은행이 그런 입장을 견지한다면, 고리대금업자나 사채업자와 다를 게 뭐가 있을까요? 거대 은행의 눈에는 수많은 중소기업 중 하나라서 ‘망해도 우리는 괜찮아’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런 중소기업들이 하나 둘 무너지고 대기업들이 장악하는 시장이 된다면, 과연 은행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 걸까요? 주거래 은행이라면 업체를 재무제표로만 평가할 것이 아니라 경영자가 어떤 꿈을 지니고 있는지, 그 꿈은 얼마나 가치 있는지, 그 꿈이 실현되도록 하려면 은행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질문 던져야 하지 않을까요? 업체가 잘 나갈 때는 은행 돈 좀 대출하라더니 업체가 어려워지면 나몰라라 발을 빼는 것은 은행 스스로 자기네들의 격을 떨어뜨리는 행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은행이 있다면, 경영철학의 천박함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는 것이겠죠.





츠쿠다 사장은 본인의 꿈 때문에 직원들이 불만을 가진다는 것을 알고 괴로워합니다. 경영자의 길이 ‘꿈을 추구하는 것인지’ 아니면 ‘직원들의 밥벌이를 보존시키는 것인지’를 놓고 번뇌합니다. 그는 직원들에게 기업은 꿈이 있어야 의미가 있다고 설득하지만, 당장 회사가 도산할 수 있는 마당이라 츠쿠다 사장의 설득은 직원들에게 먹히지 못합니다. 참 어려운 질문이지만, 이렇게 회사가 재무적으로, 그리고 법무적으로 위기인 상황에서 로켓 엔진 밸브와 같은 꿈을 잠시 보류하는 게 좋을까요? 쉽게 답할 질문은 아닙니다. 일단 생존해야 꿈이고 뭐고 꿀 수 있는 게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꿈이 있어야 기업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여러분은 어떤 견해인가요? 드라마를 보며 스스로 질문을 던져 보기 바랍니다. 여기서 은행의 역할을 다시 언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이 자금상 어려움에 빠져서 꿈을 추구하기에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 꿈을 보호하는 것이 은행의 임무 아닐까요? 기업주와 직원들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무시할 일일까요?


두 번째가 경영에 주는 시사점은 ‘제국 중공’이라는 대기업 내의 의사소통 문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제국 중공의 CEO는 로켓 개발 프로젝트를 지시하는데, 순수하게 자체 기술과 부품으로 로켓을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합니다. 로켓 기술이 앞선 외국 업체들의 갑질에 놀아나지 않겠다는 게 이런 원칙을 세운 이유였죠. 헌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중요 부품인 엔진 밸브에 대한 특허를 츠쿠다 제작소가 이미 가지고 있었던 거죠. 프로젝트 총괄 책임을 맡은 자이젠 부장은 난감해 하던 끝에 츠쿠다 사장을 만나 제국 중공에 특허를 팔 것을 제안합니다. 그렇게 하면 CEO가 세운 원칙을 그나마 충족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죠. 츠쿠다 사장은 거액의 특허 매각 대금을 제안하는 자이젠 부장의 말에 고민에 빠집니다. 자금 부족에 숨통을 틀 수 있는 돈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츠쿠다 사장은 제안을 거부하고 자기네가 부품을 공급하도록 해달라고 역제안을 합니다. 자신과 직원들이 개발한 기술을 그렇게 쉽사리 내놓을 수 없다고 판단했던 거죠. 이 때도 직원들은 츠쿠다 사장의 결정에 불만을 갖습니다. 거액이 들어오면 생활의 안위를 보장 받을 수 있는데, 사장이 멋대로 고집을 부린다고 봤기 때문이었죠. 제국 중공의 자이젠 부장은 본성이 착한 사람이고, 츠쿠다 제작소를 견학하고 깊은 인상을 받은 터라 엔진 밸브를 공급 받는 쪽으로 결정을 내립니다.


저는 이 부분을 보면서 거대기업의 의사소통 문제, 그 전형을 보았습니다. 제국 중공의 관리자들은 ‘100% 자체 부품으로만 로켓을 개발한다’는 CEO의 원칙에 누를 끼칠까봐 츠쿠다 제작소가 특허을 가지고 있다고 CEO에게 보고를 못하고, 츠쿠다 제작소의 엔진 밸브 기술이 세계 최고이니 부품을 공급 받는 것이 좋다는 것조차 CEO에게 보고를 못합니다. 자이젠 부장과 CEO 사이에 위치한 본부장은 CEO의 심기를 건드리면 본인 출세가 지장을 받을까만 전전긍긍하죠. 그 때문에 로켓 개발 일정에 차질이 예상되는데도 말입니다. 의사소통에 있어 ’옥상옥 문제’를 발견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반면, 츠쿠다 제작소는 츠쿠다 사장과 영업부장, 경리부장, 사원 대표 등이 모두 한 테이블에 모여서 늘 토론하는 모습을 드라마에서 보입니다. 서로 갈등하면서 큰 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그런 갈등이 개인적인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 생겨난다는 점을 구성원 모두 공감하고 있었죠. 이런 공감과 목적 일치가 바로 ‘신뢰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제국 중공의 관리자들(자이젠 부장, 본부장, CEO)이 특허 문제를 발견하고 바로 테이블에 모여 이마를 맞댔다면, 쓸데없는 눈치를 보면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지 않았을 겁니다. 100% 자체 기술로만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의 밑바탕에 무엇이 있었는지 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기업이 커지면 어쩔 수 없이 의사결정 단계가 많아지고 ‘게이트 키퍼’도 많아지며 의사 전달의 왜곡이 많아지는, 관료주의가 만연해집니다. 이렇게 되지 않도록 막고 대비하는 것이 CEO의 주요 역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CEO라면 명심할 사항입니다.





그렇다면 세 번째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기술적 우위가 있다면 중소기업이라 해도 큰 소리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렇게 되기가 쉽지 않은 것이 또한 현실입니다. 제국 중공은 츠쿠다 제작소의 엔진 밸브를 공급 받기 전에 자기네들이 정한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고 고집합니다. 이것은 자이젠 부장을 견제하려는 본부장과, 야심이 지나친 토미야마의 계략이었습니다. 일부러 테스트를 상당히 어렵게 해서 츠쿠다 제작소의 부품 공급이 아니라 특허 사용 쪽으로 돌리려는 것이었죠. 토미야마를 중심으로 한 제국 중공의 테스트팀은 츠쿠다 제작소를 방문해서 생트집을 잡으면서 직원들을 참담케 만듭니다. 


이때, 직원들 중 하나가 ‘우리처럼 세계 최고의 엔진 밸브 기술을 가진 기업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회사라면, 우리도 그들을 높이 평가할 수 없다.’라고 말합니다. ‘우리를 낮게 평가한다면, 그들의 실력 역시 형편없다’는 역발상적인 마인드는 바로 엔진 밸브라는 우수한 자체 기술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너희들 말고도 우리의 엔진 밸브를 다른 회사(외국 기업)에 납품할 수 있다’라는 것은 기술 기업에서나 나올 수 있는 자신감입니다. 그리고 그런 기술은 츠쿠다 사장을 중심으로 직원들이 함께 추구한 꿈에서 비롯된 것이죠. 거대 기업에게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힘(회사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라도)은 누구도 모방하기 힘든 기술에서 나옵니다.





이 밖에 이 드라마는 여러 가지 시사점을 주는데, 츠쿠다 제작소를 괴롭히던 나카시마 정기가 중간에 소송을 취하하고 오히려 화해금을 물게 된 이유에서 또 하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츠쿠다 제작소를 변호하던 변호사(츠쿠다 사장의 전 부인의 친구)는 인맥을 동원하며 나카시마 정기의 작태를 고발하는 기사를 신문에 내도록 합니다. 드라마에서 보이는 기사의 크기는 고작 손바닥보다 작았지만, 나카시마 정기는 기업의 위신에 먹칠이 칠해졌다는 인식으로 소송을 취하하고 판사의 화해 권고도 수용하죠. 악덕기업이긴 했지만 염치를 알고 명예를 중요시하는 기업이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우리나라 기업 같으면 어떨지, 대입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윤 창출’이라고 거의 자동적으로 대답하는 문화에서 돈을 벌 수만 있다면 법적 테두리 안에서는(혹은 법을 몰래 위반해서라도) 뭐든 해도 좋다는 인식이 어느새 우리나라 산업계를 물들인 것 같은 느낌 때문이었습니다. 기업이 준수해야 할 최소한의 윤리는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지 않을까요? 이 짧은 드라마가 우리에게 전하는 깊은 울림 중 하나입니다.


제국 중공에 테스트 제품을 보낼 때 일부러 불량품을 보낸 직원(츠쿠다 제작소의)에게 츠쿠다 사장이 보인 행동은 약간 ‘닭살스러운’ 측면도 없지 않지만 직원의 실수를 벌 주는 것보다 너그러이 감싸는 것이 장기적으로 윈-윈 할 수 있는 길임을 보여줍니다. 불량품을 보내는 바람에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제국 중공에게 머리를 조아려야 했음에도 츠쿠다 사장은 왜 그 직원을 벌 주지 않았을까요? 그건 직원의 방법은 옳지 않았지만 그 의도가 ‘선’했음을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직원은 제국 중공의 테스트에 떨어진 후에 제국 중공으로부터 특허 사용료를 받는 것이 회사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그렇게 단독으로 행동했던 겁니다. 츠쿠다 사장은 겉으로 드러난 행동보다 그 의도를 먼저 살필 줄 아는 경영자로서 귀감을 보입니다. 





드라마는 츠쿠다 제작소의 엔진 밸브를 단 로켓이 하늘을 힘차게 날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끝을 맺습니다. 꿈이 현실이 되었고, 츠쿠다 사장은 새로운 꿈(인공심장 밸브 개발)을 향해 또 나아갑니다. 꿈을 잃거나 모르고 그저 돈을 버는 데 급급하다면 ‘좀비기업’이 아니고 무엇일까요? 그 꿈이 기업의 진정한 존재 목적임을 <변두리 로켓>은 일본 드라마 특유의 잔잔한 구성과 절제된 대사 속에서 웅변하고 있습니다.



(*제가 본 <변두리 로켓>은 2011년에 방영된 것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2015년에 리메이크된 드라마에서 얻은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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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 서열은 협력을 저해한다   

2016. 1. 1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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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기업 내에서 서열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CEO를 비롯해 임원, 부장, 차장, 과장, 대리, 사원으로 이어지는 직급은 군대의 계급을 연상시킵니다. 의사결정 권한의 차이, 가용 자원의 차이, 보상의 차이, 재량의 차이 등이 바로 직급(또는 직위)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런 서열 체계는 조직의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이 사실이고 통일된 방향으로 조직을 이끄는 데에도 유용합니다. 인간의 진화적 특성상 조직 내에서 누가 윗사람이고 누가 서열이 낮은지를 수시로 평가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서열을 정해 놓는 것이 불필요한 ‘신경전’을 막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효과를 주기도 하죠.


하지만 서열이 구성원들의 협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직의 효율을 위해서도, 인간의 진화적 특성상 적절하다 해도, 조직의 위계체계를 서열 기반으로 구축하고 여러 가지 권한을 서열에 따라 명시적으로 제한하는 강력한 제도를 운영한다면, 수평적인 협력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를 링컨 파크 공원의 영장류 연구센터에서 일하는 캐서린 크로닌(Katherine A. Cronin)과 동료 연구자들이 인간을 대상으로 한 게임을 통해 주장합니다.



크로닌은 10명의 참가자들에게 컴퓨터로 과제를 수행하게 하고 각자가 얻은 점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후에 참가자들에게 각자의 순위를 알려 주고 둘 씩 짝을 이루게 했습니다. 상대방의 순위가 몇 등인지 아는 상태에서 각자에게 20유닛을 주고 공동계좌에 투자하도록 했죠. 하지만 상대방이 매번 얼마나 투자했는지는 모르게 하고, 공동계좌에 모인 돈이 20유닛에 도달했는지 안 했는지만 알려 주었습니다. 만일 공동계좌에 20유닛 이상이 모이면(즉 투자에 ‘성공’하면), 크로닌은 공동계좌의 돈을 40유닛으로 늘려주었습니다.


성공한 참가자들(공동계좌에 20유닛을 모은 참가자들)은 최후통첩게임에 임했습니다. 두 명 중 순위가 높은 자가 순위가 낮은 자에게 40유닛 중에 얼마를 줄지를 제안하면, 순위가 낮은 자는 그 제안을 수용할지 말지 결정하는 게임이었죠. 만일 순위가 낮은 자가 제안을 거절하면, 순위가 낮은 자는 두 사람의 순위 차이를 당첨 확률로 환산한 복권(당첨액은 40유닛)을 받았습니다. 순위 차이가 클수록 복권의 당첨 확률이 작았죠. 최후통첩게임을 하게 한 것은 공동계좌에 투자하려는 동기가 참가자들의 순위에 따라 달라지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즉, 나중에 순위가 높은 자가 자원 할당 권한이 있다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을 때, 순위가 낮은 자가 어떻게 행동할지를 보려는 의도였죠.


이렇게 순위를 매긴(그리고 알려준) 조건과 순위를 매기지 않고 진행한 조건(대조군)을 비교해 보니, 순위가 매겨진 조건일 때 투자가 성공하는(공동계좌에 20유닛 이상 도달) 경우가 더 적었습니다. 컴퓨터 과제를 통해 순위를 정하지 않고 그냥 임의로 순위를 정해 주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또한, 순위가 존재할 때보다 순위가 없을 때 각 참가자의 평균 투자액이 확실히 컸습니다. 그리고 순위가 높은 자보다 순위가 낮은 자의 평균 투자액이 낮았고, 그것이 투자 실패(공동계좌에 20유닛 미 도달)의 이유였습니다. 이러한 경향들은 두 사람의 순위 차이가 클수록 크게 나타났습니다.





이 실험의 상황을 기업에 대입시켜 보면, 공동계좌에 투자하는 것은 매출액이나 이익 달성을 위해 구성원 각자가 기여하는 것이겠죠. 크로닌의 실험 결과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구성원들의 서열 차이가 뚜렷할수록 서열이 낮은 자들의 기여가 서열이 높은 자보다 낮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이것을 직급이 낮은 자들의 노력이나 업무 성과 자체가 얼마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오해하지 말기 바랍니다. 이 부분은 서열의 뚜렷한 차이가 협력하려는 의지를 약화시킨다는 정도로만 이해해야 합니다. 성과물을 배분하고 그 배분율을 결정하는 권한이 적거나 없다면,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할 동기가 저하된다는 뜻으로 보면 좋겠습니다.


크로닌의 실험으로 유추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시사점은 직급 단계의 축소와 권한이양이 조직의 협력을 증진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실무자가 바로 결정해야 할 사안도 층층이 쌓인 윗사람들의 결재나 재가를 받아야 한다면 당초 의사결정의 일사불란함을 목적으로 했던 위계체계가 의사결정의 속도를 크게 저하시키고 실무자들의 기여 동기를 떨어뜨릴 겁니다. 직급 단계(혹은 직위나 호칭)가 많고 ‘위인설관’의 옥상옥 구조를 취하는 어느 기업에서 ‘협력’이라는 사훈이 벽에 붙어 있더군요. 그저 윗사람 말을 잘 들으라는 훈계 같았습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어떤가요?



(*참고논문)

Cronin, K. A., Acheson, D. J., Hernández, P., & Sánchez, A. (2015). Hierarchy is Detrimental for Human Cooperation. Scientific reports, 5, 18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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