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목표설정: 2. OKRs는 성과관리도구가 아니라 의사소통도구
오늘도 어제에 이어 구글의 리워크 사이트에서 제안하는 목표설정의 방법과 절차를 알아보자.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자 많은 분들이 공유해 주고 ‘좋아요’로 응원을 해 주었는데, 그만큼 구글의 목표설정에 대해 큰 관심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늘 리뷰하는 리워크 사이트 주소
OKRs and Stretch Goals
https://rework.withgoogle.com/guides/set-goals-with-okrs/steps/understand-moonshots-vs-roofshots/
Bring OKRs to your organization
https://rework.withgoogle.com/guides/set-goals-with-okrs/steps/bring-OKRs-to-your-organization/
구글에서는 목표를 설정할 때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넘어선 수준, 흔히 ‘스트레치 골(stretch goal)’이라고 부르는 수준으로 타겟을 정하곤 한다. 스트레치 골은 직원들끼리 우스개소리로 ’무리치’라고 불리는 경우가 있는데,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정해 놓으면 직원(그리고 팀)에게 목표 달성의 실패가 예정될 수밖에 없어서 시작할 때부터 팀의 사기를 꺾어 놓을 수도 있다. ‘저렇게 목표를 높게 잡다니, 달성할 수 없겠네. 그냥 하는 척만 하자’라고 말이다. 하지만 구글은 그렇게 목표를 설정해야 ‘최고의 직원(the best people)’에게 도전 의지를 불어넣을 수 있고 신바람 나는 업무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목표를 높게 잡아서 달성에 '실패'하더라도 그렇게 해야 상당한 발전을 이루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어찌보면 달성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듯 하다.
구글이 이렇게 믿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회에서 언급했듯이, 목표 달성의 결과가 개인의 평가, 팀의 평가로 자동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때문은 아닐까 추측해 본다. 평가로 이어지더라도 그것이 보상에 직접적으로 연계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무리치’를 잡도록 하고서 평가와 보상에 연계시키겠다고 하면(많은 기업들이 그렇게 하고자 한다) 팀과 직원의 사기는 꺾일 수밖에 없고 목표 달성 자체가 귀찮고 요식적인 과정으로 전락해 버린다. 목표 달성 결과를 평가와 보상에 연결은 해야겠고(그래야 직원들이 움직일 거라 생각한다) 불만을 제기하는 직원들의 사기는 꺾지 말아야겠고… 그래서 여러 기업의 목표 설정 수준은 웬만하면 100% 달성할 수 있는 수준으로 타겟을 잡아버리고 만다. 연말에 거의 대부분의 직원들이 목표를 90% 이상 달성했다는 통계가 나오지만 왠일인지 회사는 작년보다 성과가 그리 좋지 못하다. 스트레치 골은 ‘목표 설정 가이드’에만 존재하는 공허한 외침이 된다.
(이것이 스트레치 골은 아니다)
평가와 보상에 직접적으로 연결하지 않는 것 외에 스트레치 골이 직원들의 사기를 꺾는 요소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핵심은 명확한 의사소통에 있다고 구글은 말한다. 스트레치 골의 특성이 무엇인지, 성공이라 말할 수 있는 ‘문턱치(threshold)’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인식시키는 데 있다. 구글은 목표의 70%를 달성하는 것을 성공이라 부를 수 있도록 OKRs를 설정한다. 만약 100% 이상 달성했다면 그것이야말로 엄청난 성과라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스트레치 골들은 ‘달 탐험선 발사(moonshot)’과 같이 장기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취를 위한 기본적인 토대라고 생각한다.
이제 OKRs를 조직에 도입할 때 알아야 할 팁에 대해서 구글이 어떻게 조언하는지 살펴보자. OKRs을 도입할 때는 무엇보다 ‘투명성’이 중요하다. 구성원들에게 OKRs가 무엇이고 왜 그것이 유용하고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 분명하게 알려야 한다. 한 두 번의 안내 이메일이나 설명회만으로는 부족하다. 모든 구성원들이 OKRs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해야 목표 달성이라는 탐험선에 모두 올라 탈 수 있다.
구글은 OKRs를 구성원들에게 설명할 때 다음과 같이 하라는 팁을 알려준다.
- OKRs은 무엇인가? —> OKRs가 어떤 것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을 설명하라.
- 왜 OKRs를 써야 하는가? —> 현재 조직이 목표 설정을 어떻게 하는지, 그런 방법의 한계와 문제가 무엇인지 검토하고 이해시켜라.
- OKRs이 어떻게 운영되는가? —> OKRs의 운영 절차와 일정은 어떠한지, 개인들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주요 마일스톤이 무엇인지, 어떻게 직원들이 책임감을 갖게 될 것인지 등을 설명하라.
- OKRs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라면? —> 질문을 충분히 받아라. 조그만 의심이라도 해소시켜 주는 데 역점을 두어라.
정렬(Alignment) 도구로서 OKRs의 중요성 : 알다시피 이 말은 조직 전체가 한 곳으로 힘을 집중시키려면 조직과 개인의 목표가 연계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말은 쉽지만 많은 기업에서 정렬이 쉽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요약되는데, 첫째는 조직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데 있다. CEO조차 회사를 어디로 끌고 갈지 모르는데 정렬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둘째는 그렇게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뭐든지 다 잘하자’로 목표가 설정돼 버리기 때문이다.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목표가 분명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목표라면 비용 절감이나 생산 효율화 등의 목표는 후순위여야 하는데, 뭐든지 다 잘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에 각 부서는 자기네들의 기능을 최적화하는 데 뛰어든다. 조직의 힘이 응집되어 한곳으로 나아가기는커녕 부서 이기주의의 덫에 빠져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고 만다. 요컨대, 정렬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조직 전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분명히 설정하고 이를 구성원들에게 올바로 이해시키는 것이 먼저이다. 구글도 이를 강조하고 있다.
우선순위 설정(Prioritization) 도구로서 OKRs의 중요성 : OKRs을 통해 무엇이 가야 할 방향(목적)이고 그 성공 여부를 무엇으로 측정할지(핵심결과)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조직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공감대를 이끌 수 있다. 정말로 중요한 목적과 핵심결과에 ‘No!’라고 말할 사람은 별로 없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시급하지 않은 것에 ’No!라고 말하는 것’은 정치적이거나 감정적인 논쟁이 아니라 OKRs을 통해 자연스럽게 소통하다 보면 나오는 합리적인 반응이라고 구글은 말한다.
의사소통(Communication) 도구로서 OKRs의 중요성: OKRs은 조직 내에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되어야 한다. 그래야 모든 직원들이 조직의 목적(objective)와 성공의 방법을 알 수 있다고 구글은 말한다. 특히 구글의 직원이었다가 나중에 트위터의 CEO가 된 딕 코스톨로(Dick Costolo)는 ‘구글에서 배운 것 중에 어떤 것을 트위터에 적용했나?’란 질문에 OKRs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구성원들 모두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그것을 어떻게 측정할지’를 이해시키는 데 있어서 OKRs이 훌륭한 방법이라고 이야기한다. 기업 운영의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가 의사소통인데, 어찌보면 OKRs은 성과관리 도구라기보다 필수적인 ‘의사소통 도구’라고 코스톨로는 말하는 것이다.
오늘은 여기에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다음 회에서는 목적(Objective)과 핵심결과(Key result)를 설정하는 팁과 OKR를 작성할 때 범할 수 있는 오류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기로 하겠다. 계속해서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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