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이나 독립을 생각하는 분들께   

2024. 3. 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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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저에게 이직과 관련하여 조언을 구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것 외에도 아예 1인 기업으로 독립해 활동하면 어떻겠냐는 문의도 들어오곤 하죠. 저번 주에도 한 분이 이메일로 문의해 오더군요. 아마 제가 조금 이른 나이(30대 초)에 독립하여 지금껏 (가늘고 길게) 1인 기업 생활을 이어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들의 문의에 저는 “웬만하면 옮기지 마세요.” 혹은 “그냥 월급 받으면서 일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라는 식으로 경력 전환 의지를 꺾어(?) 놓는 편입니다. 

 

물론 무턱대고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좋아요. 이직하는 게 좋겠습니다.” 혹은 “독립해서 활동해도 충분히 잘 하시리라 생각합니다.”라는 조언도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죠. 그 사람이 왜 이직하려 하는지, 왜 힘든 1인 기업(혹은 사업)을 목표로 하는지를 충분히 묻고 난 다음에 내리는 결론이 대개는 “이직하지 마세요. 그냥 회사 생활 하세요.”이거든요.

 

왜 그들이 원하는 대답을 주지 않는지 아십니까? 그건 이직이나 독립을 결정하기로 한 ‘동기’가 건설적이지 않고 대개는 도피성이기 때문입니다. 함께 일하기 어려운 상사나 동료, 이상한 회사 문화를 이유로 이직/독립을 원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저 그런 문제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뿐이지 이직/독립 자체를 깊이 고민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지 않았다는 게 제 견해입니다. 

 

 

당연히 그런 문제 상황이 이직/독립의 계기를 던져줍니다. 그렇다면 문제에 매몰돼 있기보다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데 고민을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요? 내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까?”라고 물으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저는 즉각 “계속 다니세요. 뭘 그만두려 해요. 다른 데 가도 똑같아요.”라고 말하거나, 이직/독립에 약간의 성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계속 회사에 다니면서 더 준비하고 고민해 보세요. 그래도 늦지 않습니다.”라고 조언합니다.

 

아주 가끔 진지하게 이직/독립 자체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에게 해줄 말이 많아서 오히려 제가 더 신나서 가능한 한 많은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그들에게 구체적인 방법을 이야기해 주면 ‘다 알아듣고 행동할 거’라고 믿기 때문이죠. 제가 겪은 시행착오를 그들이 되도록 적게 범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진지하게 이직/독립을 계획하는 이들은 설령 현 직장에서 겪는 문제 때문에 이직/독립을 결심했다 하더라도 저에게 와서 그런 문제 상황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지 않더군요. 이미 계획이 섰기 때문에 뒤를 돌아볼 필요가 없어서겠죠.

 

이직과 독립은 굉장히 위험한 과정입니다. 옮겨간 직장이 예전 회사보다 더 ‘악질’일 수 있고, 1인 기업으로 독립했더니 파리만 날릴 수 있으니까요. 이직/독립을 진지하게 계획한다는 것에는 플랜 B가 반드시 포함됩니다. 예상했던 것과 다른 상황에 처했을 때 되돌아가거나 다른 경로로 트는 계획이 어쩌면 이직/독립 계획 자체보다 더 중요합니다. 잘 될 때보다 잘 안 될 때가 더 많은 법입니다. 우수한 야구 선수도 10번 타석에 나서면 7번 가량 아웃되니까요. 

 

현재의 문제를 벗어나기 위해 이직/독립을 원하는 사람은 플랜 A도 없지만 플랜 B도 없습니다. 현재의 직장을 벗어나면 뭐든 잘 될 거라 믿습니다. ‘근거없는 자신감’인지 ‘희망 회로’인지 모르겠지만, 세상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희망의 배신’을 두려워 해야 합니다.

 

저에게 이메일로 문의해 온 분에게 답장을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 분이 이 글을 읽을지는 모르지만, 이 글로 답장을 대신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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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느끼기에 좋은 노래 5곡   

2024. 3.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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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경영일기 시즌 2가 시작된 지 이제 2주일이 됐습니다. 오랜만에 연재를 하려니까 (몸에 익지 않았는지) 약간 버벅이고 있는데요, 아무쪼록 여러분에게 유용한 컨텐츠이길 바랍니다. 

 

오늘은 금요일이니까 가벼운 걸로 일기를 채우려 합니다. 봄이 왔음을 조금씩 느끼는 중인데요, 봄을 더욱 느끼기에 좋은 음악 5곡을 소개해 드립니다. 제가 근래 들어 자주 듣는 음악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서른 몇 살까지 들었던 음악을 평생 듣는다는 말이 있는데요, 사실 별로 좋은 말은 아닙니다. 그만큼 ‘경험의 폭’을 넓히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이미 알고 있는 분도 있겠지만) 이 다섯 곡이 여러분의 경험 세계를 1밀리미터 쯤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너무 거창한 듯.. ㅋㅋ)

 

Lizzy McAlpine - Called You Again

https://www.youtube.com/watch?v=RIbASLKRSrE

 

Stacey Kent - Nobody’s Heart(Belongs to Me)

https://www.youtube.com/watch?v=o2sdotRVeEU

 

Norah Jones - Paradise

https://www.youtube.com/watch?v=FOaGTPHd0R4

 

The Walters - Wishing Well

https://www.youtube.com/watch?v=cgSzrm7mKHQ

 

NAFTA - A Salvo

https://www.youtube.com/watch?v=08fsFaz9v1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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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차의 엉덩이를 보며 든 생각   

2024. 3. 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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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고,객사를 방문하러 경인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공기 질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완연한 봄이 느껴질 정도로 햇살이 따뜻하더군요. 요즘 제가 즐겨듣는 Lissy McAlpine의 노래(특히 Older라는 곡)를 들으면서 약간은 노곤한 기분으로 운전을 하던 중이었데, 상습정체구역에 들어서자 여지없이 차가 밀렸습니다. 저도 모르게 하품을 하다가 앞차 트렁크에 있는 엠블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특이한 엠블럼은 전혀 아니었어요.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기아자동차의 새 엠블럼이었으니까요. 나온 지 좀 됐기에 새 엠블럼이라는 말은 어폐가 있지만, 그리고 이제는 사람들에게 많이 노출됐기에 그 모양만 보면 바로 ‘기아’를 연상하겠지만, 아직 저는 그걸 볼 때마다 생경하다란 인상을 받습니다.

 

KIA를 옆으로 흘려 쓴 듯 하고 A의 가로선을 없애서 V를 거꾸로 만든 로고. 찬찬히 뜯어보면 그게 KIA란 단어를 멋스럽게 표현한 것임을 알 수 있지만, 불현듯 볼 때마다 ‘저게 뭐더라?’라고 잠시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시간이 좀더 지나면 이런 어색함이 사라지겠지만, 자사 브랜드를 상징하는 로고가 이렇게 익숙해질 시간을 요구한다는 것은 좀 그렇습니다. (어쩌면 제 인지능력의 부족이겠죠, 뭐.)

옛날 기아자동차의 로고는 공장 굴뚝을 연상시키는 모양이었습니다(기아측은 굴뚝 연기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만). 그리고 현재의 로고로 바뀌기 전은 빨간 타원 안에 빨간 글씨로 KIA가 들어간 모양이었죠. 이때도 A에는 가로선이 없었습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기아자동차 로고의 변천을 보면 KIA란 회사명을 계속 고집하는 듯 합니다. 1964년부터 1985년까지 쓰던 로고를 제외하곤 그렇죠. 왜 회사명을 로고에 넣으려고 애를 쓰는 걸까 싶을 정도로 고집스런 패턴입니다.

 

알다시피 메르세데스 벤츠의 로고(엠블럼)은 ‘삼각별’이고 아우디의 것은 ‘네개의 고리’이고 쉐보레는 십자가 모양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그게 어느 회사의 자동차인지 대번에 인식합니다. 토요타, 혼다, 현대자동차와 같이 회사명의 맨앞 철자를 엠블럼에 활용하는 회사도 있는데, 역시 그 모양만 봐도 기업명과 바로 연결시킬 수 있죠. 오랜 브랜딩 노력의 결과죠.

 

물론 기아자동차처럼 회사명을 엠블럼에 사용하는 자동차 회사도 있지만, 대개의 기업들은 로고나 엠블럼을 하나의 상징으로 형상화합니다. 굳이 글자로 설명하지는 않죠. 당연히 기아 엠블럼에 쓰인 글자의 각도나 색깔 등에 나름의 상징이 있을 것이고 (잘은 모르지만) 브랜드 철학이 담겨 있을 겁니다. 허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잘 모르겠네요. 그저 예전 빨간 타원 로고를 세련된 모양으로 바꿨을 뿐이라는 느낌이 들거든요.

 

한번 회사명을 로고(혹은 엠블럼)에 담으면 계속해서 그렇게 해야 한다는 관념이 자리잡는 것은 아닐까, 앞차 트렁크에 붙은 엠블럼을 보며 저는 생각했습니다. 이왕 바꾸는 로고를, 한번 바꾸면 다시 바꾸기 어려운 로고를 ‘확!’ 바꿀 용기는 나지 않았을까, 라고도 생각했죠. 그리고 참신한 발상을 가두는 ‘과거부터 그래왔다’는 감옥이 상당히 완강하구나, 라고도 새삼 느꼈습니다. 혁신은 꽤나 어렵다는 것도요. 이렇게 오늘은 앞차의 엉덩이에 찍힌 엠블럼을 보며 이 생각 저생각 해 봤습니다.

 

덧글 1:  들리는 바에 따르면 기아자동차 내에서 새로운 엠블럼(새로운 브랜딩 전략)의 성패를 궁금해 한다고 하는데, 어줍잖은 저의 생각이지만 아직 성패를 따지기엔 이르다고 봅니다. 고객과 충분한 ‘브랜드 대화’가 이루어진 후에 판단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덧글 2: 개인적으로 기아자동차는 저의 첫 직장이었기에 그만큼 애정이 가는 기업입니다. 미안하지만, 생각의 감옥을 탈옥하기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예로 든 것이니,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기아의 리브랜딩 성공을 기원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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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잘 내는 직원이 일을 잘한다고요?   

2024. 3. 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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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경영일기를 쓰지 않아서 그간 (별일 없으면) 매일 해오던 ‘하루 1편 논문 읽기’를 등한시했습니다. 시즌 2를 시작하면서 밀린 논문을 하나씩 읽고 있는데, 오늘 재미난 논문을 발견했습니다. 이 논문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화를 내라. 그러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 

 

‘무슨 소리지?’ 저는 어그로를 끌기 위해서 일부러 이런 제목으로 논문을 쓴 건 아닌지 의심스러웠습니다. 연구자들도 학술지 에디터들의 눈에 들기 위해 논문 제목 정하기에 심혈을 기울인다고 하니 말입니다. 우리는 보통 ‘분노’를 부정적인 감정으로 생각합니다. 화를 내면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10개 할 것을 2~3개 밖에 못한다고 짐작하죠. 그래서 명상이나 운동을 통해 분노를 가라앉히라는 조언을 하라고 합니다. 그러니 처음 논문의 제목을 보고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논문의 본문을 읽어 보니 실험을 통해 입증된 주장이더군요.

 

 

연구자는 1,000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모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거나 짜증스러운 컴퓨터 과제를 처리하게 해서 일부러 분노를 유발시켰습니다. 그런 다음, 까다로운 철자법 풀기나 어려운 게임 등 달성해야 할 목표가 분명한 작업을 수행하게 했죠. 그랬더니만, 분노를 ‘유발 당한’ 그룹의 참가자들이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에 비해 작업 성과가 더 높았습니다. 더 많은 문제를 풀었고, 더 많이 견디는 경향을 보였던 것이죠. 그리고 이렇게 분노가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 효과는 쉬운 과제보다 어려운 과제를 부여 받았을 때 발생한다는 것이 추가 실험으로 밝혀졌습니다.

 

자, 이 논문의 시사점이 무엇일까요?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려면 일부러라도 화를 내야 할까요? 주변 동료들을 손가락질 하며 욕해야 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분노는 타인에게 직접적으로 가하는 폭력적인 분노는 아닙니다. ‘일의 어려움으로 인한 짜증과 고통’을 의미하죠. 이런 류의 분노가 행동의 동기를 더욱 강화한다는 게 진정한 시사점입니다.

 

물론 분노가 부정적인 결과를 양산한다는 증거도 많이 있습니다만, 목표 달성 과정에서 본인이 가로막혀 있어서 발생하는 분노는 긍정적인 현상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좀더 잘하고 싶고, 좀더 많이 하고 싶으며, 좀더 먼저 하고 싶은 의지가 있기에 분노가 생기는 것이니까요. 그러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애초에 분노가 생기지 않을 겁니다. 그냥 포기하고 말지. 그러니 짜증스럽고 답답한 감정이 솟아오르면 잠시 자신을 객관화해서 ‘나는 왜 분노하는가?’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목표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기회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하나 더 덧붙이자면, 관리자는 직원들이 일을 하다가 분노를 터뜨리는 모습을 이상하게 보지는 말아야겠죠. 그 분노가 물리적으로 타인을 향하지 않는 한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본인이 무엇을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생각해야 할 겁니다. 마냥 즐거워 하는 직원이 일 잘하는 직원은 아니라는 걸 잘 알지 않습니까?   (끝)

 

*참고논문

Lench, H. C., Reed, N. T., George, T., Kaiser, K. A., & North, S. G. (2023). Anger has benefits for attaining goal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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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날 얼마나 좋아할까' 궁금한가요?   

2024. 3.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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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모임에 처음 참석하거나 새로운 회사에 처음 출근하는 날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긴장하기 마련입니다. 낯설고 새롭다는 것 자체가 주는 긍정적 의미의 스트레스일 수 있지만, 그 긴장이 과해지면 부정적 스트레스가 되기도 합니다. 그것은 바로 ‘이 사람들은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을 거야’라는 추측인데, 이 추측은 근거가 없음에도 누군가를 처음 대면하는 상황에서 꼭 등장합니다. 저의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사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추측과 달리 ‘대개는 당신을 좋아합니다’. 여러분은 ‘이 사람들은 날 별로 좋아하지 않을 거야.’라고 추측하지만, 그 사람들에게 따로 물어보면 ‘좋은 사람 같아요. 마음에 들어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예상보다 많습니다. 이 차이를 ‘호감도 차이(Liking Gap)’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타인이 날 좋아할 거라고 내가 추측하는 정도’과 ‘실제로 타인이 나를 좋아하는 정도’ 간의 차이가 바로 ‘호감도 차이’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아주 특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실제로 호감도 차이는 얼마 안 되거나, ‘타인이 나를 좋아하는 정도’가 더 크다고 합니다. 그러니, 어려운 자리에 처음 들어선다고 해서 ‘이 사람들은 날 좋아하지 않을 테니 조심해야 해’라고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죠. 자신의 호감도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모임에 참석하거나, 타인들과 새로 어울려야 할 때 이를 떠올리면 마음이 조금 놓이지 않을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호감도 차이가 새로운 만남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닙니다. 기존의 멤버들 사이에도 존재한다고 해요. 서로가 서로에게 ‘저 친구는 날 별로 좋아하지 않을 거야’란 생각을 품고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는 그다지 싫어하지 않거나 반대로 좋아하는 데도 말이에요. 호감도 차이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팀 내에서 호감도 차이가 크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협조를 구하는 걸 어려워 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저 친구는 날 별로 좋아하지 않을 거야’란 추측이 강하니까 ‘내가 도와달라고 하면 날 더 싫어하겠지?’라고 지레 겁을 먹고는 꿀먹은 벙어리처럼 도와달란 말을 못하죠. 또 ‘저 친구에게 이런 조언을 해 주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조언했다가 무슨 욕을 얻어 먹으려고.’하며 포기하기 때문에 동료 간의 피드백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그냥 내가 혼자 하고 말지’라는 생각에 팀원들 간의 시너지도 발생하지 못하죠.

 

앞에서 말했듯이, 실제로 타인은 ‘내 생각보다 나를 마음에 들어 합니다’. 적어도 나를 싫어할 가능성은 내 생각보다는 낮습니다.’ 아니면 호불호 자체가 없을 수도 있죠. 물론 일반적으로는 그렇다는 겁니다. 어디에나 밉고 싫은 사람이 있지만요. 타인과 충분한 상호작용을 하기 전에 자신의 호감도를 과소평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게 겸손은 아닙니다. ‘남이 날 좋아할까 말까’란 감정보다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진정한 겸손이죠.  (끝)

 

*참고논문

Mastroianni, A. M., Cooney, G., Boothby, E. J., & Reece, A. G. (2021). The liking gap in groups and teams.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162, 109-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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