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할 때 지켜야 할 3가지 원칙   

2015. 2. 24. 09:00




우리는 토론할 때 참가자들의 의견을 먼저 들어봅니다. 각자의 의견을 알아야 토론에 대비할 수 있고, 타협할 수 있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회의 진행자는 참가자들에게 돌아가면서 각자 자기 의견을 말해보라면서 회의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자기 의견을 먼저 밝히는 과정이 좋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진짜로 도움이 될까요? 우리가 회의에 대해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들엔 무엇이 있을까요?


스테판 슐츠-하르트(Stefan Schulz-Hardt)는 몇 가지 실험 결과를 통해 토론 전에 각자의 의견을 먼저 공유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그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4명의 항공기 조종사 후보 중에서 한 명을 뽑아야 하는 역할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각자에게 후보에 대하여 ‘서니로 다른 일부분의 정보’만을 따로따로 제공했습니다. 연구자는 참가자들을 둘로 나눠 첫 번째 그룹에게는 다른 참가자들에게 ‘나는 이 사람을 채용하고 싶다’, 이렇게 말하도록 했고, 두 번째 그룹에게는 자신이 선택한 사람을 혼자만 알고 있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한 다음에, 두 그룹의 참가자 모두에게 다른 사람들이 받았던 정보를 모두 제공하고 후보의 채용 여부를 다시 판단하도록 요청했습니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처음에 자신이 어떤 후보를 선택했든지 간에, 새로 받은 정보를 토대로 다시 결정해야 하겠죠. 하지만, 처음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청취했던 참가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최초에 내린 채용 결정이 불완전한 정보에 근거했다는 것을 알고서도 그 결정을 고수하면서 상대적으로 부실한 채용 결정을 내렸던 겁니다. 반면에, 처음에 서로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았던 참가자들은 상대적으로 정확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회의의 90퍼센트 이상이 본격적인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각자의 의견을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여러분의 회사에서 진행되는 회의도 다르지 않을 겁니다. 토론 전에 각자의 견해를 밝히는 과정은 타인의 견해를 수용하고 타협점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처음 결정을 고집하게 만들 뿐이죠. 그렇하기 때문에 회의를 할 때는 참가자들이 처음부터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못하게 주의를 주어야 합니다. 회의하기 전에 확인해야 할 것은 각자의 의견이 아니라, 각자가 가지고 있는 정보가 무엇인지입니다. 타인의 의견을 참조해서 바람직한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려면, 각자가 동일한 정보를 가지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회의하기 전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먼저 청취하는 것은 말씀 드렸다시피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회의의 마지막에 가서는 다른 사람의 관점이나 입장을 취하는 것이 좋은 결정에 도움이 됩니다. 심리학자 일란 야니프(Ilan Yaniv)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특정 음식의 이름을 보여주고, 칼로리가 얼마인지 맞혀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야니프는 한 쪽 그룹의 참가자에게는 ‘당신과 짝지어진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칼로리가 얼마라고 예상할 것 같은가?’,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런 다음에 최종적으로 칼로리 값을 쓰도록 했습니다. 타인의 입장에서 최종 판단을 내리라고 했던 겁니다. 나머지 참가자들에게는 이런 질문 없이 스스로 판단해서 적으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 입장’의 참가자보다 ‘타인 입장’에서 판단한 참가자가 처음에 썼던 칼로리 값을 더 많이 수정하는 모습이 발견됐습니다. 그렇다면 정확도는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요? 전체적으로 ‘타인 입장’ 참가자가 ‘자기 입장’ 참가자보다 더 정확한 결과를 냈습니다. ‘자기 입장’ 참가자들은 평균 오차가 77.5였구요, ‘타인 입장’ 참가자들은 그 값이 62.8에 불과했죠. 간단한 실험이지만, 타인의 입장이 되어 판단하라, 이런 일반적인 조언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판단할까?’, 이런 질문이 나쁜 판단을 줄이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회의 참석자의 지위가 무엇이든 간에 각자의 의견은 존중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 점을 잘 알아도, 직급 낮은 부하직원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평가절하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메튜 메이(Matthew E. May)는 미국의 자동차 회사 GM의 직원들과 워크숍을 하기 전에 ‘달에서 살아남기’란 게임을 했습니다. 이 게임에 이기려면, 달에서 조난 당한 우주 비행사라고 생각하고 15개 물품을 생존에 도움이 되는 순서로 순위를 매겨야 합니다.


메이는 10명씩 조별로 게임을 진행하게 했는데, 각 조에는 팀장부터 말단 사원까지 여러 직급이 고루 섞이게 했습니다. 그런데 메이는 게임 시작 전에 각 조의 말단 사원만 따로 모아서 답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게임 막바지에 가서 조원들에게 ‘내가 답을 안다’, 이렇게 말하게 했죠. 게임 진행자가 정답을 미리 알려줬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15개조 모두 정답을 맞혔을까요? 애석하게도 정답을 맞힌 조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바로 말단사원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묵살시켰기 때문입니다. “네까짓게 뭘 안다고? 결정권은 나한테 있어.”라고 말하면서 입을 막아버렸던 겁니다.


여러 사람들이 회의에 참석해도 회사 문화가 위계를 중시하고 있다면, 좋은 의사결정은 물건너 갑니다. 말로는 직원들의 의견을 수용하겠다고 해도 실제로는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일이 많지 않습니까? 분명히 직원의 아이디어가 자신의 것보다 더 좋아도 직원의 생각을 받아들이면 권위가 꺾인다고 생각하는 관리자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또한, 한번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못하면 계속해서 직원들에게 휘둘릴 거라고 염려하기도 하죠. 물론 관리자가 자신의 의지를 밀고 가야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는 권위를 앞세우기 전에 논리로 직원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각자의 의견을 먼저 말하지 않게 하는 것, 판단을 할 때 타인의 관점을 일부러 취하는 것, 회의하는 자리에서 권위와 위계를 앞세우지 않는 것, 이 세 가지만 잘 지켜도 회의를 잘 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도서)

<착각하는 CEO>, 유정식 저, 알에이치코리아,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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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는 서서 하라   

2014. 6. 20. 09:49




3년 전에 이 블로그에 올린 글 중에 ‘서서 하는 회의가 돈 버는 회의’라는 글이 있었습니다. 그 글에서 알렌 블루돈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었는데요, 서서 회의를 진행하게 한 그룹이 34%나 짧은 시간 내에 의사결정을 내렸고 의사결정 내용의 질적인 차이도 없었다는 결과를 소개했었죠. 짧은 시간 내에 회의를 끝낼 수 있어서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서서 하는 회의’가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고 정리했었습니다.


최근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서서 하는 회의의 유용함을 증명하는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대학교의 앤드루 나이트(Andrew P. Knight)와 마커스 배어(Markus Baer)는 214명의 대학생들을 모집하여 학교 홍보 비디오 제작 아이디어를 구상하라는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참가자들은 3명에서 5명으로 이뤄진 그룹의 일원이 되었는데, 절반은 책상만 있고 의자는 없는 회의실에서, 나머지 절반은 5개의 의자가 놓여져 있는 회의실에서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출처: www.thoughtworks.com



30분 동안 토론하게 한 후에 몇 가지 지표를 살펴보니, 의자가 없어서 선 채로 이야기를 나눠야 했던 그룹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가 나타났습니다. 참가자들은 모두 ‘피부의 전기적인 활동(Electrodermal Activity)’를 측정할 수 있는 무선 센서를 손목에 차고 실험에 임했는데, 이 장치를 통해 얼마나 활발하게 토론이 이루어졌는지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서서 회의를 했던 참가자들이 앉아서 회의했던 참가자들에 비해 회의실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활발하게’ 토론을 벌였습니다. 또한 실험을 끝내고 실시한 설문에서 서서 회의한 참가자들은 구성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텃세’가 덜 하고 개방적이었다고 대답했습니다.


나이트와 베어는 참가자들의 회의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해 두었는데, 이 실험의 목적을 알지 못하는 3명의 조교에게 참가자들이 얼마나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지, 아이디어를 얼마나 많이 재구성하고 발전시키는지 등을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정보가 얼마나 잘 ‘공유’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죠. 그 결과, 역시나 서서 회의했던 참가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그렇다면, 참가자들이 학교 홍보 비디오 제작에 관해 내놓았던 아이디어의 질은 어땠을까요? 또 다른 3명의 조교를 시켜 아이디어가 얼마나 참신하고 유용한지, 얼마나 실현 가능한지를 평가하도록 하니, 이번에도 선 채로 회의했던 참가자들의 점수가 더 높았습니다. 


아래의 관계도를 보면, 서서 하는 회의가 활발한 토론과 경계 없는 아이디어 교환을 통해 아이디어의 질을 높이고 결국 성과를 향상시킨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출처: 아래에 명기한 논문



회의문화 개선을 위해 이런 저런 규칙을 벽에 붙여 놓고 모래시계까지 탁자 위에 올려 놓지만, 처음에만 반짝하고 나중엔 장식품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뀔 거라고 하지만, 행동이 바뀌어야 생각이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회의 관행이 그런 것 같습니다. 서서 하는 방식으로 행동을 바꾸면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요? 물론 더 나은 쪽으로 말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서서 하는 회의가 돈 버는 회의입니다.



(*참고논문)

Knight, A. P., & Baer, M. (2014). Get Up, Stand Up The Effects of a Non-Sedentary Workspace on Information Elaboration and Group Performance.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1948550614538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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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대부분의 기업들이 매주 단위로 임원회의를 합니다. 보통 월요일 아침 일찍 하곤 하죠. 그런데 이 임원회의를 하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은 1년에 얼마나 될까요? CEO가 주재하는 임원회의를 진행하려면, 각 사업부(혹은 부문)에서 임원들은 팀장들을 모아놓고서 임원회의 진행을 위한 팀장회의를 해야 합니다. 또한, 사업부(혹은 부문) 아래에 있는 팀들은 팀원들을 모아놓고서 팀장회의 진행을 위한 팀 회의를 해야 하죠. '상급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서 '하급 회의'를 진행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출처: proplibrary.com



이러한 '물결 효과(Ripple Effect, 돌멩이 하나를 던지면 물결이 사방으로 퍼져가듯, 조그만한 일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효과)'로 인한 회의시간과 그로 인한 비용은 회사 전체로 볼 때 막대합니다. 조금만 계산해 보면 금방 알 수 있죠. 


1년이 50주로 이루어져 있고, 임원이 10명이며, 사업부(혹은 부문) 내 팀장의 수가 평균 5명이며, 팀원의 수 역시 평균 5명이라고 가정할 경우(그리고 회의 시간은 각각 2시간 정도라고 가정하면), 그 비용은 무려 30억원 정도입니다. 회사마다 임원, 팀장, 팀원의 평균 시급이 다르기 때문에 결과가 다르게 나오겠지만, 대략 이 정도가 아닐까 추정됩니다. 아래는 스프레드시트로 만들어 본 계산 결과입니다.





이 계산에는 회의 결과를 보고서로 만들기 위한 작업시간과 그에 따른 비용은 감안하지 않았습니다. 또 팀내에서 비공식적으로 벌어지는 관련 회의도 산입하지 않았습니다. 그것까지 감안하면 30억원이 훨씬 넘을 겁니다(아마도 40~50억원?). 과연 이 정도의 돈을 쓸 만큼 'CEO가 주재하는 임원회의가' 필요한가요? 그만큼 유용한 의사결정이 그 회의에서 나오는지 되짚어 봐야 합니다. 


물론 회의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저 정보공유를 위해(혹은 그냥 얼굴이나 보며 친목을 다지기 위해) 임직원들이 다른 생산적인 일에 쏟을 시간을 빼앗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할 것입니다. 가능한 한 그런 회의는 줄이고 꼭 함께 모여서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만 회의를 소집해야 하겠죠. 회의자료를 만들기 위해 일요일 오후에 나와야 하는 일도 없애야 할 겁니다.


아래에 excel 파일을 링크했으니, 여러분의 조직에서 'CEO가 주재하는 주례 임원회의'를 진행하는 데에 얼마나 많은 돈이 드는지 한번 계산해 보기 바랍니다.


회의 비용.xls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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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jesuslike.tistory.com BlogIcon Mind Hunter 2014.05.16 20:43 신고

    팀장으로 진급만 하면 주간 팀 회의는 기본으로 하더군요. 임원과 팀장들간 회의를 위해 사전에 공부하는 것이죠. 한국 기업은 그만큼 ~장이 되면 실무에서 손떼기 때문에 그런것 같습니다.

    perm. |  mod/del. |  reply.



아이디어를 찾으려고 책상 앞에 앉아 이것저것 궁리해 봐도 뾰족한 수가 생기기 않고, 혼자 생각하는 것보다 여럿이 회의실에 모여 의견을 나누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생길 것 같지만 어떤 아이디어가 ‘안 되는 이유’만 서로 공유하느라 역시나 미궁에 빠지고만 경험이 여러 번 있었을 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디어의 힌트를 얻기 위해서 인터넷을 뒤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렇게 생각의 교착 상태에 빠질 때는 차라리 책상을 박차고 일어나 ‘산책’을 해야 합니다. 스탠포드 대학교의 마릴리 오페쪼(Marily Oppezzo)와 다니엘 슈월츠(Daniel L. Schwartz)는 걷는 행위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데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밝혔으니까 말입니다.





오페쪼와 슈월츠는 ‘몸과 생각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Mind-Body Connection)’라는 관점으로 이루어진 기존의 연구들을 기초로 몇 가지 실험을 구상했습니다. 그들은 먼저 48명의 참가자들에게 의자에 앉아 인지능력이 요구되는 두 가지 상반된 과제를 수행했습니다. 하나는 단추나 타이어와 같은 물건들을 원래의 용도 이외에 용도로 쓸 수 있는지를 4분 동안 가능한 한 많이 생각해 내는 과제로서 ‘발산적인 사고(divergent thinking)’, 즉 창의력을 측정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두 번째 과제는 일종의 연상 퀴즈로서 세 개의 단어를 듣고 나서 ‘함께 붙여서 쓸 수 있는’ 공통적인 단어를 생각해 내는 것이었습니다. 이를테면 ‘코티지(cottage)-스위(Swiss)-케이크(cake)’가 주어지면, 세 단어와 함께 쓸 수 있는 ‘치즈(cheese)’란 단어를 답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했죠. 이 과제는 ‘수렴적인 사고(convergetn thinking)’을 측정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의자에 앉아 두 가지 과제를 완료한 참가자들은 러닝 머신 위를 걸으면서 동일한 방식으로 과제를 수행했습니다.


실험 결과, 창의력이 요구되는 ‘다른 용도 생각하기’에서 참가자들은 앉아 있을 때보다 러닝 머신 위를 걸을 때 60퍼센트 이상의 향상을 나타냈습니다(아래 그림 참조). 걸을 때 참신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는 의미겠죠. 이것만 보면 걷는 것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겠지만 ‘수렴적인 사고’가 요구되는 연상 퀴즈에서는 걸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성적이 더 좋았습니다. 이는 번뜩거리며 떠오른 아이디어를 정제하고 심화시키려 할 때는 앉아서 진중하게 골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사점을 줍니다.



출처: 아래 명기한 논문



이 실험은 참가자들을 ‘앉아 있다가 걷게’ 했기 때문에 ‘걷게 한 후에 앉게 할 때’의 결과는 다르게 나올지 모른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페쪼와 슈월츠는 ’앉아 있다가 다시 앉는(sit-sit) 조건’, ‘앉아 있다가 걷게 하는(sit-walk) 조건’, ‘걷다가 앉게 하는(walk-sit) 조건’을 설정하여 참가자들에게 ‘다른 용도 생각하기’ 과제를 부여했습니다.


그랬더니, 걸으면서 과제를 수행하고 나서 다시 앉으면서 과제를 수행한 경우(즉 walk-sit 조건)에는 창의력 수준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걸을 때는 평균 12개 정도의 용도를 말하는 참가자들은 앉아 있을 때는 평균 9개 가량의 용도만을 대답했으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이 조건에서의 성적은 ‘앉아 있다가 걸은(sit-walk)’ 조건에서의 성적보다는 상대적으로 우수했습니다. sit-walk조건에서는 앉아 있을 때 평균 3개 가량, 걸을 때는 평균 9개 가량이었으니까 말입니다(sit-sit 조건은 성적이 3개보다 저조했습니다). 


이 결과를 음미해 보면, 나중에 걷던 아니면 처음부터 걷던 간에 ‘걷는 것 자체’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후속으로 진행된 다른 실험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얻었는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함에 있어 실내의 러닝머신 위를 걷는 것이 야외에서 걷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얻는다는 것이 특이할 만한 했습니다. 밖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회의실에 러닝 머신을 설치해 두고 그 위를 걷는 것이 좋다는 뜻이죠.


오늘도 좋은 아이디어를 구상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좁은 회의실에 모여 ‘어두운’ 얼굴로 앉아 있게 될지 모릅니다. 그렇게 한숨만 푹푹 쉬지 말고 공원으로 나가 ‘걸으면서 회의를 하자’고 제안하면 어떨까요? 남들 보기에 노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은 시간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생산적인 방법이니까 말입니다.


철학자 니체는 “진정으로 위대한 모든 생각들은 걸으면서 떠오른다”라고 말했습니다. 책상 앞에 앉아 지루한 회의를 이어가지 말고 거리로 나가거나 공원 한 바퀴를 걸으면서 ‘다리로 생각하는 것’이 창의적인 아이디어 도출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회의실에서만 회의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참고논문)

Oppezzo, M., & Schwartz, D. L. (2014). Give your ideas some legs: The positive effect of walking on creative thinking.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Learning, Memory, and Cognition, Apr 21 , 2014, No Pagination Specified. doi: 10.1037/a0036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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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통방송 <유정식의 색다른 자기경영>


[회의를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 2013년 11월 5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


사회자께서는 방송 진행을 위해서 제작진들과 회의를 할텐데, 하루에 보통 몇 시간이나 회의를 하는가? 많은 직장인들이 회의하다 보면 하루가 다 가서 일할 시간이 없다고 하소연하는데, 보통 관리자들의 경우, 하루에 40~50%의 시간을 회의하는 데 쓰는 것 같다. 특히 월요일이 되면 아침 7시부터 여러 회의에 참석하느라 파김치가 되곤 하는데, 어떨 때는 우리가 회의에 중독돼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오늘은 과연 회의가 업무에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살펴보고, 회의를 잘하기 위한 방법을 중심으로 이야기할까 한다.



2. 먼저 직장에서 이루어지는 회의의 실태를 이야기해 준다면?


회의를 많이 하더라도 효과가 있다면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인더스트리 위크에서 2천명의 관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관리자들은 회의의 30퍼센트는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대답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최대 50퍼센트의 회의가 쓸모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회의에 열심히 참여하면,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쓸데없이 시간만 축낸다는 것이다. 


갤브레스라는 경제학자가 “회의는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꼭 필요하다”라는 말을 했는데, 실제로 관리자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말이다. 회의에 대해서 이렇게 비판적인 의견이 많다면, 직원들에게 회의를 하지 말라고 금지시키거나, 회의 시간에 제한을 가하면,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어떻게 생각하는가?



3. 그래도 회의를 해야 의사소통이 될테니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 아닌가?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회의를 없애거나 시간 제한을 가하면 생산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다. 어떤 조사에서 경영자들 중 45%가 ‘최소 일주일에 하루’는 회의를 하지 않도록 하니까 직원들이 더 생산적으로 일한다고 답했다. 왜 그렇냐면 회의에 참석하느라 충분히 일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실시한 연구에서, 보통의 직원들이 일주일에 실제로 일하는 시간은 겨우 3일, 그리고 하루에 1.5시간 밖에 안 된다는 걸 밝혀냈다. 


회의가 생산성에 도움이 안 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대부분의 회의가 그저 ‘상황 보고’ 차원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회의는 함께 모여 문제를 해결한다든지, 의사결정하기 위한 도움을 얻는다는지, 이런 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저 ‘지금까지 이러이러했다. 앞으로 이러저러할 것이다’라고 직원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회의를 하는 것이다. 메일이나 게시판에 올려도 충분한데, 사람들 모아놓고 그냥 읊어대기만 하는 걸 회의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그림 출처 : halosdaily.com )



4. 회의가 생산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많은 회사들이 월요일 아침 일찍 임원회의와 같은 중요한 회의를 열곤 한다. 조금 전에 말씀 드렸지만, 지난 주에 무엇을 했고, 이번 주에는 무엇을 할지, 그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 이런 회의를 여는데, 문제는 직원들이 일요일 오후에 나와서 월요일 아침 회의를 준비하느라 쉬지 못한다는 것이다. 경영진이 볼 자료를 만들고 프린트해서 자리마다 배포하려면 일요일날 나올 수밖에 없는데, 고작 1시간짜리 회의를 준비하느라 직원들이 보통 4시간 이상 시간을 써야 한다고 한다.


이래서 월요일 아침 일찍 시작하는 회의는 여러 사람을 힘들게 하는데, 주간 회의를 꼭 월요일 아침에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나는 화요일 아침에 하든지, 아니면 금요일 오후에 하라고 권하는데, 직원들이 자기네끼리 모여 ‘회의를 준비하기 위한 회의’를 하는 건 정말 비효율적이고, 서로 피곤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런 요식적이고 형식적인 회의는 폐지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5. 지금까지는 회의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이제 회의를 잘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 준다면?


먼저 목적이 분명만 회의만 해야 한다. 아까 말씀 드렸듯이, 그냥 정보 공유를 위해서, 또 일장 훈시를 하기 위한 회의라면, 안 하는 게 훨씬 좋다. 메일이나 그룹웨어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 어떤 경영자는 다같이 모여서 결정을 내려보자고 말하면서 회의를 소집하는데, 이런 목적은 아주 좋지 않다. 의사결정이 쉽지 않아서 회의가 길게 늘어지고 일할 시간을 까먹기 때문이다. 회의는 이미 결정된 사안을 보완하거나, 그 결정사항을 어떻게 실행에 옮길지를 논의하기 위해서만 열어야 한다. 정리하면, 정보 공유나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회의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실행계획을 세우기 위한 회의가 되어야 한다.



6. 회의 주최자가 회의를 잘 운영하기 위한 팁을 좀 알려달라.


가장 첫 번째 룰은 ‘회의는 정해진 시각에 바로 시작하라’는 것이다. 늦게 참석하는 사람 때문에 5분, 10분 기다리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늦게 오는 자가 중요인물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늦게 온 사람을 위해 지금까지 회의했던 내용을 이야기해주는 경우도 있는데, 역시나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다. 늦게 참석해서 생기는 불이익은 그사람이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15분이 지나서 회의실에 들어오면 못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 그게 모두를 위해 좋다.


회의 시간과 관련해서 또 하나의 룰은 회의 시간을 ‘1시간 단위’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는 것이다. 10분 짜리 회의, 15분짜리 회의를 열어서 빠른 시간 안에 회의를 끝내고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아무리 할 이야기가 더 남았다 해도 미련없이 끝내는 게 좋다. 회의를 다시 여는 한이 있더라도, 한번 정해진 시간 내에 회의를 끝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7. 그 밖에도 여러 가지 팁이 있을 듯 한데?


회의에 참석하는 인원을 최소화할수록 좋다. 보통 정보 공유를 위한 회의에는 ‘정보를 알아둬야 할 사람’이 많다는 생각 때문에 이사람 저사람 많이 부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참석자가 많아지면 누군가는 한마디도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모든 사람에게 한마디씩 하라고 하면 회의가 질질 늘어질 수밖에 없다. 또 회의에 많은 사람을 초대하면, 늦게 오는 사람이 꼭 몇 명 있기 때문에 회의실 분위기가 산만해질 수 있다는 점을 조심해야 한다.


또, 회의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에 직원들이 거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기가 필요하면 참석할 것이고, 참석해 봤자 별 이득이 없거나 불이익이 없다고 생각하면 참석하지 않을 거라고 편히 생각해야 한다. 물론 거절한다고 해서 벌을 주거나 비난해서는 안 된다.



8. 끝으로, 회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주의해야 할 점을 정리해 준다면?


절대로 노트북을 가지고 들어오도록 해서는 안 되고, 또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게 해서는 안 된다. 회의에도 경청의 룰을 적용해야 한다. 회의 내용을 기록하겠다면서 노트북을 가지고 오는 사람이 있는데, 잘 살펴보면 회의에 집중하지 않고 인터넷을 하거나 메일을 쓰면서 딴짓을 한다. 딴짓하는 사람은 내쫓을 필요가 있다. 참석자들에게 종이와 펜만 가지고 참석하도록 해야 하고, 회의 시작 전에 휴대폰 수거함에 각자의 휴대폰을 모아둬서 딴짓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누가 와서 ‘윗사람이 찾는다’고 해도 절대로 가게 해서는 안 된다. 회의는 그만큼 중요하다고 인식시켜야 한다. 


또, 회의 주최자는 회의 시간을 가능하면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그럴려면 회의를 시작하면서 회의의 목적과 기대하는 산출물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그리고 회의에서 논의할 사항도 가능하면 3개 이내로 줄여야 한다. 또 회의 목적과 상관없는 말을 하는 사람과 여러 번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을 제지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회의를 일찍 끝내면서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끝)



참고사이트 : http://www.psychologytoday.com/blog/wired-success/201204/why-meetings-kill-productivity


Comments

  1. Favicon of http://onlinebiz.kr BlogIcon 온라인비즈 2013.11.05 10:10

    한번 생각해볼만한 주제군요.주제가 흥미로워 저희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onlinebizkr 에 글을 공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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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뚜루앙 2013.12.11 03:03

    많은 부분 공감이 갑니다. 우리 회사 부서장들과 이야기해 볼 내용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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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에 지각하는 사람은 누굴까?   

2013. 3. 25. 09:17


여러분이 조직에 몸 담고 있다면 크고 작은 여러 종류의 회의에 참여할 겁니다. 정보 공유를 위한 회의나 의사결정을 위한 회의, 아니면 그저 상사의 일장 연설을 듣기 위한 회의 등 하루에 여러 회의에 참석하다가 정작 할 일을 못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하죠. 미국, 영국, 호주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1주일에 평균적으로 6시간을 회의하는 데 사용한다고 합니다. 회의가 곧 일이 되어 생산성을 잡아 먹는 경우가 제법 잦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회의를 효율적으로 운영할지, 어떻게 해야 회의 없이도 회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을 겁니다.


효율적인 회의 운영을 저해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회의 주제와 관련이 적은 사람을 멤버로 참석시키거나, 참석자들이 사전에 관련 내용을 습득하지 못했거나, 회의 주제와 상관없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경우 등이 그렇죠.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회의 시간에 늦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회의 시간에 5분 이상 늦으면 이미 도착한 사람들은 그 사람 때문에 회의를 시작할 수 없거나, 늦게 온 그 사람을 위해 이미 논의한 내용을 다시 설명해줘야 하는 등의 비효율이 꽤 크죠.



출처 : http://office.microsoft.com/ko-kr/images/



스티븐 로겔버그(Steven G. Rogelberg)와 그의 동료 연구자들은 사람들이 '회의에 늦는다(lateness to meeting)'란 개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회의에 늦게 참석하는 것과 상관이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회의에 늦게 참석하는 것이 다른 참석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했습니다. 먼저 로겔버그는 66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여 '회의에 늦었다'란 것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회의 시작 시간에 딱 맞게 도착해도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이미 다 와 있다면 '아, 내가 늦었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또 자신이 회의 시작 시간보다 늦게 도착했더라도 자기보다 더 늦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늦은 것은 아니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죠. 조사 결과, 응답자들의 90퍼센트 이상이 자신보다 더 늦는 사람이 있건 없건, 자신을 빼고 이미 회의가 시작되었건 아니건, 회의 시작 시간보다 늦게 도착하는 경우를 '회의에 늦었다'라고 인식했습니다.


로겔버그는 이 조사와 병행하여 195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따로 설문조사를 벌여 '회의에 늦는 것'과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응답자들은 개최되는 회의의 37퍼센트가 예정 시각보다 늦게 시작되고(다시 말해, 제시간에 시작되는 회의는 63퍼센트), 늦게 시작하는 회의는 평균 15분 정도 지연되어 시작하고 역시 15분 정도 늦게 종료된다고 답했습니다. 회의가 늦게 시작되면 그에 따라 회의가 늦게 끝난다는 뜻이죠. 이렇게 회의가 지연되어 시작되는 까닭은 '회의에 지각하는 사람들' 때문이라는 것이 많은 응답자의 답변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회의에 지각하는 경향을 보일까요? 로겔버그의 조사 결과, 직무 만족도가 낮을수록, 이직 의사가 클수록 회의에 지각한다는 상관관계가 발견되었습니다. 또한, 성실성이 낮을수록, 나이(연령)가 적을수록 회의에 늦게 참석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성별이나 회의의 중대성은 별로 상관이 없었죠. 보통 직급이 높은 사람이 회의에 늦는다고 생각하지만 조사 결과 직급은 그다지 관련이 없었습니다.


회의에 늦게 참석하면 당연히 다른 회의 참석자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줄 수밖에 없겠죠.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회의에 늦은 참석자들을 무례한 사람이라고 간주했고 그들 때문에 짜증이 나고 '열 받는다'라고 답변했습니다. 늦은 이유가 합당하지 않으면 더욱 그렇겠죠.


로겔버그의 연구는 미국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터라 우리의 상황과 다를 수 있지만, 전체적인 면에서는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 연구는 어떻게 하면 회의에 지각하는 버릇을 줄일 수 있을지에 관해 명쾌한 답을 주지 않습니다. 일종의 '민족지학적'인 연구이기 때문이죠. 로겔버그가 논문에서 언급했듯, 이 연구는 '회의에 늦는 것'에 관련된 후속 연구의 기초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회의에 늦게 참석하는 경향이 큰 사람들에 대한 조사는 새겨둘 만 합니다.


여러분의 조직에서도 과연 '직원들이 회의에 늦는다는 개념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회의가 늦게 시작되는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늦게 도착하는 사람들을 기다리기 위해 소모되는지' 조사해 봄으로써 어떤 부분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힌트를 얻기 바랍니다. 현상에 대한 면밀한 조사 없이 '회의를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바로 적용하면 문제의 핵심원인을 건드리지 못할 수 있으니까요.



(*참고논문)

Rogelberg, S. G., Scott, C. W., Agypt, B., Williams, J., Kello, J. E., McCausland, T., & Olien, J. L. (2013). Lateness to meetings: Examination of an unexplored temporal phenomenon. European Journal of Work and Organizational Psychology, (ahead-of-print), 1-19.


Comments

  1. Favicon of http://lanxesskorea.co.kr/139 BlogIcon 재꿀이 2013.03.25 11:03

    좋은 정보 잘 알아 갑니다 ^^ 행복한 한 주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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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나그네 2013.03.25 14:44

    주제의 가장 기본은 '약속'이라는거죠.
    사회관계를 떠나 자그만한 인간대 인간 사이에도 약속이 늦으면,좀 소홀하게 보입니다. 그러면 상대방에게 질타를 받고,혼이납니다.

    사회생활에스는 좀더 자극적인 댓가가 따르는데요,바로 인사고과에 반영된다는것이죠. 어쩌다가 한번 회사에 지각하는것,이것은 CEO가 모를수도있는문제지만, 회의에 지각한다??이건 바로 평점에 반영됩니다.

    쉽게 생각해서,회사에 열성이없다,생각이없다고 판단을 내리는겁니다. 지각도 자주하면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지각하지않는것도 중요하지만,회사의 발전을 위한 회의 준비도 필요합니다.. 회의시간에 그냥 졸고있는사람도 있습니다. ㅎㅎ

    어쨋든 좋은글입니다. 사회생활하는 모든분께 깊이 새겨줄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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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Favicon of http://balok.tistory.com BlogIcon 발록 2013.03.26 22:13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MS 사이트에서 가져오신 이미지는 무료 사용 가능한 것들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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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 하는 회의가 돈 버는 회의   

2011. 5. 23. 09:33



아마 여러분은 근무 시간의 상당 부분을 회의하는 데에 보낼 겁니다. 팀내에서 벌어지는 작은 회의 뿐만 아니라, 경영전략회의나 임원회의 같은 전사적인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몇 주 전부터 준비했을 테고 그 회의에서 나온 결과를 follow-up하기 위한 실무자 회의를 또 몇 차례 진행하겠죠. 오늘은 월요일이니 아마도 오전엔 주간회의를 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우리는 때로는 하루 종일 회의만 하며 보냈다고 토로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회의는 조직생활을 하는 데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업무의 과정'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회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잘 진행하느냐가 업무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서점에 가보면 '회의를 잘하는 법', 'OO처럼 회의하기'와 같은 책들이 많은 것만 봐도 그렇죠. 그런 책들이 회의 운영법에 대해 조언하는 내용을 살펴보면 회의를 짧은 시간 내에 끝내기 위해서는 회의 참여자들이 반드시 회의 시작시간을 엄수하고, 회의 주제를 확실하게 공유하고, 의사결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합니다.



헌데 그런 조언들은 회의를 주관하는(혹은 진행하는) 사람의 '회의 운영력'에 많은 부분을 의존합니다. 문제는 회의 주관자가 효과적인 회의 운영법을 충분하게 훈련해야 하고 참여자들도 잘 따라와야 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준수할 것들이 많고 또한 의식적으로 챙겨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회의실 탁자 위에 '효과적인 회의 운영법'을 일목요연하게 붙여 놓는다 해도 그것은 그저 장식에 불과할 때가 많습니다.

효과적인 회의에는 지침보다는 '넛지(nudge)'가 필요합니다. 미주리-콜럼비아 대학의 알렌 블루돈과 그의 연구팀은 '서서 하는 회의'의 효과에 대한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블루돈은 5명씩 이루어진 56개의 그룹에게는 회의를 서서 하게 만들고, 역시 5명씩 구성된 55개의 그룹에게는 앉아서 회의를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참여자들에게 주어진 회의 내용은 대략 10~20분 정도 걸릴 만한 사안이었습니다. 그랬더니 서서 회의를 진행한 그룹이 앉아서 회의한 그룹보다 34% 정도 짧은 시간 내에 의사결정을 내렸습니다. 회의를 짧은 시간 내에 끝냈지만 의사결정의 질적인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단순하게 서서 회의를 진행하게 했더니 회의 시간이 짧아졌다는, 그리고 의사결정의 질이 앉아서 회의한 경우와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언뜻 보기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따져보면 매우 확실한 효과입니다. 회의 운영법을 교육 받고 그것에 숙달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을 생각할 때 34%의 시간단축 효과는 의미가 아주 큽니다.

만일 전 직원이 1,000명이고 그들이 일주일에 1시간 짜리 회의를 한 번씩만 한다고 '보수적으로' 가정해보죠. 그렇다면 1년에 50회 정도 회의를 하게 되니까 총 50,000 man/hour 가 회의에 투여되는 셈입니다. 직원 1명이 1년에 근무하는 시간을 대략 2,000시간으로 본다면 50,000 시간은 25명분의 1년 인건비에 해당하겠죠. 직원 1명의 평균인건비를 5,000만원으로 잡는다면, 이는 12억 5천만의 비용이 회의를 위해 소요된다는 뜻입니다.

매번 회의를 서서 할 수 없을 테니 1년에 10회 정도만 서서 하는 회의를 운영한다면 이때 절약되는 비용은 얼마일까요? 1시간 짜리 회의가 34% 줄어서 약 40분 안에 회의가 끝나겠죠. 그래서 20분 만큼 절약됩니다. 이것을 계산해보면 1년에 8,500만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비록 이 절약되는 비용이 곧바로 회계장부에 반영되지는 않지만, 회의가 아닌 본업에 직원들이 더 많은 시간을 투여할 수 있기 때문에 서서 하는 회의가  어쩌면 8,500만원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왜 서서 하는 회의가 의사결정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회의 시간을 단축시킬까요? 서 있으면 앉아 있을 때보다 뇌의 활동성이 강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짜낼 필요가 있을 때는 눕거나 앉지 말고 가볍게 산책을 하는 게 유리하다고 하죠. 회의를 서서 진행하면 발끝에서 전해지는 감각이 뇌를 계속해서 자극하기 때문에 회의의 목표에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오래 서 있으면 다리가 아파올 것이기 때문에 회의를 빨리 끝내야 좋으리라는 생각을 회의 참여자들은 암묵적으로 공유합니다. 조는 사람도 생기지 않아서 회의에 집중할 수 있죠.

캐논의 사장이었던 사사마키 히사시는 CEO로 부임하자마자 회의 운영법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는 회의실 탁자의 높이를 30cm 높이고 모두 선 채로 회의하자는 제안을 했죠. 또한 종이를 가지고 오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종이를 펼쳐 놓으면 낙서를 하거나 그것만 멍하니 들여다보며 회의에 몰입하지 못하기 때문이었죠. 그 결과, 회의 때 조는 사람들은 없어지고 회의시간이 대폭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아침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지던 임원회의가 오후 1시면 모두 끝났죠.

모든 회의를 서서 진행할 수 없겠지만 팀 내의 작은 회의나 부서간의 회의를 의무적으로 서서 하도록 하면 어떨까요? 특히 의사결정을 위한 회의가 아니라 '정보 공유를 위한 회의'라면 서서 하는 회의를 권장해 봅니다. 물론 처음엔 어색하고 불편하겠지만 하루 종일 회의하느라 지치고 업무에 방해 받는 경우는 제법 사라질 테니까요. 게다가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서서 하는 회의가 돈 버는 회의입니다.


(*참고논문 : The effects of stand-up and sit-down meeting formats on meeting outc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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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05.24 17:34

    그런 방법이 있었네요~
    회의실에 시간별로 모래시계를 가져다 두고 무조건 모래시계에 맞춰서 회의를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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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1.05.26 15:49 신고

      그것도 좋은 방법이죠. 헌데 어떤 회사에서는 모래시계가 그냥 장식품으로 전락했더군요 ^^ 가지고 노는 사람들도 있구요.

  2. pashiran 2011.05.24 17:55

    같은 이유로 냉동창고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회사의 기사를 본 기억이 나네요. 그 회사의 회의시간은 길어야 30분 정도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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