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라는 단어를 말하면 커다른 탁자에 둘러앉아 스크린이나 화이트보드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적는 시늉을 하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이렇게 '앉아서' 하는 회의는 과연 효과가 얼마나 있을까요? 회의가 짧게 끝나면 모를까, 30분을 넘어가기 시작하면 좀이 쑤시고 졸립고 딴 생각으로 머리가 어지러워집니다. 무언가를 적긴 하지만, 딱히 달리 할 것이 없기 때문이죠. 머리 속엔 오늘 저녁엔 뭘 먹을까란 공상의 나래를 폅니다.
하지만 회의를 꼭 앉아서 하란 법이 있나요? 서서하면 어떤가요? 아니면 회의실을 박차고 나가 공원을 걸으면서 하는 회의는 어떤가요? 회사에 출근하면 자기 자리든, 회의실 의자든 노상 앉아만 있는데, 회의 시간이라도 밖에 나가 걸으면 안 될까요?
연구에 따르면, '걸으면서' 하는 회의가 창의적 사고를 보다 향상시킨다고 합니다. 비단 연구가 아니라 해도, 동료들과 걸으면서 업무 이야기를 하다보면 회의실에서는 결코 떠오르지 않았던 참신한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경험을 다들 한번쯤은 해보지 않았나요? 앉아서 하는 회의보다 걸으면서 하는 회의가 보다 생산적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나요?
러셀 클레이튼은 성인 15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요, 걸으면서 하는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을 창의적이라고 평가할 가능성이 5.25% 더 높다고 합니다. 업무나 조직에 대한 몰입도 역시 8.5% 더 높았구요. 걸으면서 회의를 한다고 해서 추가적인 비용이 들지 않는데, 그럼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걷기 회의는 충분한 의미가 있습니다.
왜 이런 긍정적 효과가 발생하는 걸까요? 연구에 따르면, 걷기가 뇌를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창의적 사고가 더 왕성하게 발현되는 이유죠. 또한 상사와 직원들이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기 때문에 서로 장벽을 느끼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심리적 안전감'이 구축되는 것이죠.
물론 걸으면서 하는 회의가 모든 주제에 적합한 방식은 아닙니다. 치열하게 논쟁하고 분석하기 위한 회의엔 적합하지 않아요. 하지만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거나 의사결정의 방향을 정하기 위한 회의라면 걷기 회의가 충분한 효과를 가져다 줄 겁니다.
칙칙한 회의실에 갇혀있지 말고, 오늘은 좀 걸으면서 회의를 하세요. 날이 더 더워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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