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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14일(금) 유정식의 경영일기 


“오늘따라 왜 그렇게 늙어 보여요?”

날 보자마자 H군이 이렇게 말했다. ‘늙어 보인다고?’ 솔직한 건지 거리낌이 없는 건지, 아무튼 H군의 밑도 끝도 없는 말에 나는 “어제 잠을 잘 못자서 그래요.”라고 얼버무렸다.

H군은 책상에 앉으려는 내 등을 향해

“잠을 잘 자야 일도 잘 하죠.”라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조언을 했다.

에잇, 이 사람이!

“알아요. 요즘 번역이 밀려서 그거 하느라 어제 늦게 …… 어라?”

H군은 어느새 사무실 밖으로 나가더니 유리창 밖에서 입모양으로

“고양이 밥 좀 주고 올게요.”라고 하더니 계단을 총총거리며 내려가 버렸다.

뭐야, 도대체.

그러려니 하고 내 책상에 앉아 거울을 보니 정말 오늘따라 더 늙어보이긴 했다. 얼굴 피부가 푸석푸석하고 눈은 좀 부어서 작은 눈이 더 작아져 버렸고, 미간에 있는 주름이 더 깊게 패어 보였다. 게다가, 늦게 잤더니 늦게 일어나게 됐고 사무실에 늦게 나와 일하게 됐다. 결국 일에 투여하는 시간은 많아지지 않았고 피곤함만 가중돼 버렸다. 늙어 보인다는 소리까지 듣고 말이다. ‘야근’은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PC를 켠 다음 습관처럼 논문 사이트에 접속했다. 매일 1편 이상은 논문을 읽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실천한 지 이제 10년이 다 돼 간다. 우울해진 기분을 전환시켜 줄 논문은 어디 없나? 하루에 살펴야 할 논문이 대략 50편에서 많게는(밀렸을 때) 100편 이상이 되는데, 그걸 다 읽을 재간은 없다. 일단 제목만 보고 흥미가 당기거나 일과 관련이 있겠다 싶은 논문 몇 개를 클릭하여 상세한 내용을 살펴보고, 지금 읽을 것과 나중에 읽을 것을 구분해서 메모장에 적어 둔다. 나중에 칼럼을 써야 할 때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블로그 글에 쓸 소재를 ‘쟁여 둘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이다. 


‘똑똑하게 보이려면 얼굴 표정 두 가지를 조정하면 된다고?’

H군에게 얼굴 표정을 지적 받은 터였기에 클릭해서 몇 줄 읽어보니 ‘잠 부족’과 관련이 있는 내용이었다. 이상하게도 내가 필요할 때 딱 맞는 논문이 나타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오늘도 그랬다. 논문을 쓴 션 탈라마스Sean Talamas 박사는 휴식을 충분히 취한 사람은 눈을 크게 뜰 수 있고 얼굴에 잔주름이 별로 없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타인을 평가할 때 눈이 게슴츠레하고 찡그린 표정을 하고 있으면 피곤하고 기분이 저하된 것으로 생각하기 마련이고 인지능력 또한 떨어졌으리라 간주한다. 그렇기 때문에 얼굴 표정이 그런 사람이 똑똑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탈라마스는 말한다.


그는 18세부터 33세에 이르는 성인 100명, 5세부터 17세까지의 학생 90명의 사진을 참가자들에게 보여주고 얼굴에서 느껴지는 똑똑함의 정도와 매력도의 정도를 평가해 달라고 요청하는 실험을 통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또한 얼굴 이미지를 가지고 눈꺼풀이 내려온 정도와 입 주변의 주름살을 조작해서 참가자들에게 평가하도록 한 실험에서도 동일한 결론에 이르렀다.


누가 더 똑똑해 보이나요? 출처: 아래의 명기한 논문 (Talamas et al., 2016)



그가 제안하는 ‘똑똑하게 보이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눈꺼풀이 얼마나 밑으로 내려와 있느냐와 미세한 주름살이 남들에게 똑똑하게 보이냐의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결국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해법이라고 탈라마스는 결론 내린다. 얼굴의 매력과 똑똑해 보이는 것과 ‘정(+)의 상관관계’가 있긴 하지만, 평소에 얼굴의 매력도가 떨어지는 사람도 수면을 충분히 취함으로써 눈을 환하게 뜨고 주름살 적은 ‘팽팽한’ 표정을 보이면 똑똑한 사람으로 인식된다. 다음날 중요한 면접이 있거나 회의가 있다면,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잠을 뒤척이겠지만, 그래도 충분히 자는 것이 상대방에게 똑똑하게 보이는 것이 전술상 좋은 해법이겠다 싶다.


‘야근이 문제로구나.’

이제 밤에 일하는 습관은 버려야겠다. 일하는 시간은 결국 똑같고, H군에게 늙어 보인다는 소리까지 들으니까 말이다. 논문을 다 읽은 나는 마음이 더 울적해져서 책상을 박차고 커피숍으로 향했다. 아이스 플랫 화이트 한 잔을 쭉 들이키면 피곤하고 똑똑해 보이지 않는 표정이 좀 나아지겠지? 사무실 문을 나서면서 나는 ‘커피숍에 한번 갔다 오면 1시간이 그냥 흐를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왜 어젯밤에 1시간을 더 일했는지 후회가 밀려 들었다. 이래저래 일할 시간은 야근 때문에 오히려 줄어들지 않았는가? 야근은 정말 백해무익이다.


“어디 가요? 같이 가요.”

어느새 고양이 밥을 다 주고 온 H군이 따라 붙었다. 혼자 호젓하게 즐기려던 계획이 무너져 버렸다.



(*참고논문)

Talamas, S. N., Mavor, K. I., Axelsson, J., Sundelin, T., & Perrett, D. I. (2016). Eyelid-openness and mouth curvature influence perceived intelligence beyond attractiveness.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145(5),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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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12일(수) 유정식의 경영일기

 

“둘 중에 어디에 소금이 들어 있을까요?”

나는 여러 주제로 강의를 할 때마다 아래의 그림을 보여주며 이렇게 묻기를 즐긴다. 왼쪽 병은 구멍이 세 개 뚫려 있고 오른쪽 병은 구멍이 다섯 개 뚫려 있는 것 말고 두 병은 색깔이나 모양이 똑같다. 레스토랑에 가면 어디에 소금과 후추가 들어 있는지 헛갈리는 두 개의 병이 나란히 놓여져 있는 것을 자주 봤을 것이다. 아마도 오늘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때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렇게 물으면 통계적으로 따져 본 건 아니지만 대략 “구멍 세 개 짜리가 소금이다”, “아니다. 구멍 다섯 개 짜리가 소금이다.”라고 의견의 거의 반반으로 나뉘는 경향을 보인다. 흥미롭게도 나이가 좀 있는 직원들은 다섯 개 짜리를, 젊은 직원은 세 개 짜리를 소금으로 지목하곤 한다. 어느 것이 소금이다, 라고 말할 때 각자가 드는 근거도 흥미롭다. 소금 결정의 크기가 후추보다는 크기 때문에(왜?) 구멍 다섯 개 짜리가 소금병이라고 말하고, 똑같은 이유로 구멍 세 개 짜리가 소금병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후추가 눅눅하게 굳는 경향이 있으니까(왜?) 잘 나오게 하려면 구멍 다섯 개 짜리가 후추병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교육 참가자들이 여러 가지 근거를 들며 이렇게 왈가왈부하는 모습을 잠시 ‘즐기다’가 “어느 것이 소금병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걸 우리끼리 따지게 만든 제조업체가 잘못이다.”라고 운을 뗀다. 고객의 헛갈림을 매번 유도하고 고객이 확인 과정을 거쳐야만 소금이나 후추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런 디자인은 ‘고객 경험’을 무시한 ‘나쁜 디자인’이라고 말을 잇는다. 아주 단순한 제품이지만 ‘우리의 제품을 사용할 때 고객이 겪는 고충(반대로 즐거움)은 무엇일까?’라는 기본적인 고민을 하지 않은 채, 이 디자인이 미적으로 아름다우니까(얼마나 미니멀한가!), 혹은 이렇게 만드는 게 돈이 덜 드니까, 이렇게 만들어서 생기는 헛갈림은 아무것도 아니야, 라고 간주하며(혹은 아무 생각 없이) 출시했을 게 분명하다고 말이다.


‘고객 경험’이라는 게 말은 쉬워도 그걸 제품이나 서비스 디자인에 녹아 들도록 만드는 건 굉장히 어렵다는 점을 내가 던지는 그 다음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디자인해야 고객들이 소금과 후추를 헛갈리지 않을까요?”

이 질문에 여러 가지 대답이 나오는데, 가장 빈번한 대답이 “어떤 게 소금인지 후추인지 써서 붙이면 되지 않느냐”란 것이다.

나는 이렇게 되묻는다.

“누가 써서 붙이나요?”

“식당 주인이 붙이면 되죠.”

걸려 들었다! 나는 일격을 가하듯 묻는다.

“식당 주인은 고객이 아닌가요?”

이렇게 물으면 ‘아차!’하는 표정이 그 사람의 얼굴에서 읽힌다. 소금이나 후추라는 표시할 책임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것만큼 최악의 제품 출시는 없으니까 말이다. 자동차 내부의 여러 버튼에 글씨나 아이콘을 써 넣지 않고 판매를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어떤 사람은 그냥 냄새를 맡거나 구멍에 뭐가 묻었는지 보면 알 수 있는데 굳이 이런 질문을 왜 하냐는 표정을 짓기도 한다. 고객 경험 따위는 무슨 상관이냐는 아집이 그에게서 느껴진다.


이 밖에, 색깔을 달리한다(소금병은 하얗게, 후추병은 검게), 투명한 유리로 만든다, 구멍을 뚫지 말고 아예 윗부분을 그냥 노출시켜서 안에 뭐가 들었는지 보이게 만든다, 소금과 후추라는 글씨를 제조할 때 음각한다 등등 여러 대답이 나오는데, 나는 제조단가의 상승과 기술 부족(예: 유리로 만들 수 없는 기술적 한계)의 문제를 고려한다면 그리 좋은 해결책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질문하면서 교육 참가자들을 더 미궁으로 빠지게 만든다. “고객 경험도 중요하고, 내부 역량과 비용 효율성도 중요하다. 어떻게 만들면 될까?”


참가자들이 말을 잃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걸 잠시 ‘즐기고(나는 참 못됐다)’나서 나는 2년 전(2015년)에 독일의 소도시 ‘오스나부뤼크’의 어느 호텔에서 조식을 먹을 때 직접 찍어 놓은 사진을 ‘짠!’하듯 보여준다. 이때 작은 탄성이 흘러 나온다. 물론 이 사진의 병은 윗부분이 금속으로 돼 있고, 몸체는 유리로 만들어져 있지만, ‘메타포’ 차원에서 이해하면 된다.

“소금이 들어있는 병에는 소금(salt)을 뜻하는 S자 모양으로, 후추병에는 P자 모양(pepper)으로 구멍 뚫어 놓음으로써 손님이 헛갈리지 않고 바로 소금이나 후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디자인이야말로 고객 경험을 충분히 고려한 디자인이다. 그리고 현재의 기술이나 설비를 최대한 그대로 적용하고 제조단가의 상승을 최소한으로 억제했다는 점에서 아주 좋은 디자인이다. ‘콜럼버스의 달걀’ 같은 거라서 알고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런 디자인을 생각해 내기기가 그리 쉽지 않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나의 이런 말에 동의를 하는 표정인데, 꼭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S자를 salt가 아니라 sugar(설탕)으로 생각하면 어쩌죠?” 혹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어를 잘 모르는데 S자가 뭔 뜻인지 알까요?” 뭔가 딴지를 거는 듯하지만 나는 “좋은 질문이다. 그런 고객 불편을 해소하려면 어떻게 할지 계속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게 훌륭한 디자인의 시작이다.”라고 마무리한다. 더 진행하면 다른 주제로 넘어가지 못하니까.


제품과 서비스 디자인에서 고객 경험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인식하는 것’과 그걸 ‘실천하는 것’은 굉장히 다른 문제다. 며칠 전 지인이 후진하다가 뒷 차의 헤드라이트와 본네트를 살짝 박은 일이 있었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사고가 발생했던 장소인 모 마트의 무감각 때문이었다. 쇼핑을 하러 마트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던 지인은 주차장이 철문으로 막혀있음을 그제서야 알아차렸다. 마침 마트가 일괄적으로 쉬는 일요일이었던 것이다. 이유를 알고 차를 돌리려는데 중간에 하행 차로와 상행 차로를 구분하는 연석이 높아서 후진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인처럼 마트가 휴무인지 모르고 들어온 차가 바로 뒤에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살짝 부딪혀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하기 전에 바리케이트나 ‘꼬깔’ 표시로 확실하게 휴무임을 알렸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 마트 측은 휴무라고 주차장 진입로 전에 알렸다고 주장하지만, 고객이 그걸 미처 못 보고 ‘아,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갈 수 있네.’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걸 깨닫지 못했든지, 아니면 ‘이렇게 표시해 두면 알겠지’라고 넘어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 모 후보의 선거 공보물이 화제에 올랐었다. ‘제19대 대통령선거 책자형 선거공보’라는 문구가 후보자 이름보다 크게 실렸고, 안쪽의 글씨들이 흰 바탕에 연두색(녹색이라기보다)으로 쓰여 있어 가독성이 크게 떨어졌었다. 선거 결과를 떠나서, 과연 그들이 공보물을 받아보는 유권자의 입장에서 점검해 봤는지, ‘유권자 경험’을 공보물 디자인의 제 1요소로 삼았는지 상당히 의심하게 만드는 ‘졸작’이었다. 물론 이렇게 비판하고 있는 나 역시 과연 고객 경험을 충분히 고려하는지 반성해 본다. 고객 경험을 무시하는 점을 하루에 하나씩 발견해서 고치려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됐나요?"

H군이 지인에게 물었다.

"한 100여만원 정도 물게 됐어요. 뭐 그 정도면 된 거죠."

"아니에요. 그 마트에게도 책임이 커요. 마트 사람들의 책임을 고객에게 전가한 거죠. 반드시 따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자꾸만 자기네들이 표시해 두었다, 라는 말만 반복하더라구요."

고객 경험을 무시하고 그 책임을 은근히 고객에게 떠넘기는 기업.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그 마트에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의문이다.



( 소금병 후추병 사례는 도널드 노먼의 책 '심플은 정답이 아니다'에서 찾은 것임. 'S'자 'P'자 모양 소금/후추병은 필자가 직접 찍은 사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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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10일(월) 유정식의 경영일기


“화장실 휴지를 잘못 걸어 놓으셨군요. 그렇게 걸면 안 돼요.”

사무실에 딸린 화장실(애석하게도 남녀공용 화장실이다)을 사용하고 나온 H군이 다짜고짜 나에게 핀잔을 주었다. 

“뭘 잘못 걸었다고 그래요?”

“휴지의 방향이 뒤로 늘어뜨려져 있잖아요. 방향을 바꿔서 앞으로 늘어뜨리게 해야 해요.”

이렇게 말하고는 그냥 두고볼 수 없어서 자기가 손수 방향을 바꿔 놓고 나왔다고 덧붙이는 게 아닌가? 

“휴지를 앞으로 늘어뜨려야 좋다는 근거라도 있어요?”

이렇게 반박하니, H군은 더 알듯 모를듯한 대답을 했다.

“그래야 사용하기가 편하고 휴지도 덜 쓰게 되거든요.”


나는 아리송했다. 휴지가 앞으로 늘어뜨려진 상태(롤 오버, roll over)가 뒤로 늘어뜨려진 상태(롤 언더, roll under)보다 낫다는 H군의 주장은 과연 옳은지 궁금했다. 만일 H군의 말대로 롤 오버 상태가 휴지를 덜 쓰게 되는지 알려면 적어도 몇 개월 동안 실험을 해서 실제의 휴지 사용량을 비교하면 될 터였지만 지금 당장 확인하기가 불가능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해볼 여력은 없었다. 



(왼쪽이 롤 언더, 오른쪽이 롤 오버 방식)



궁금해서 연구 자료가 있나 찾아보았다. 세상에! 이런 걸 연구하고 조사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그런데 몇몇 연구들이 서로 반대되는 결론을 내놓아서 롤 오버 방식이 휴지 사용량을 줄인다는 주장이 옳다고 볼 수는 없었다. 나는 롤 오버여야 사용하기가 편하다는 H군의 말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아마도 롤 언더 상태이면 변기에 앉아 있는 사람으로부터 휴지의 끝이 약간은 멀리 있으니까(아마도 10센티미터 전후) 그렇게 말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데 그 거리 차이가 좁은 화장실 안에서 과연 사용하기에 불편을 야기할 정도인가? 롤 언더이면 휴지 사용량이 더 많다는 주장도 휴지 끝이 더 멀리 있기에 휴지를 더 많이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게 된다는 이유에서 나온 것 같은데, 어느 정도 일리가 있긴 하지만 정확한 실험 결과가 없으니 아리송했다.


롤 오버와 롤 언더 중에 어떤 방향이 더 마음에 드는가? 미국에서 실시된 여러 번의 설문에 따르면 60~70퍼센트의 사람들이 롤 오버를 선호한다고 한다. 이렇듯 롤 오버가 대세인 건 확실하지만(그래서 호텔 화장실은 죄다 롤 오버인 모양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롤 언더를 좋아하는 사람도 30~40퍼센트나 된다는 뜻 아닌가? 롤 오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의아해 할 수치다. 롤 언더 선호자들은 롤 언더가 좀더 정돈된 모습이고(휴지 끝이 뒤로 가서 벽에 가깝게 있는 걸 보고 말하는 듯 하다), 걸음마를 뗀 아이들이나 반려동물이 화장지를 다 풀어헤칠 가능성 적으며(휴지 끝이 뒤에 감춰져 있으니 장난칠 가능성이 그만큼 줄 테니까), 캠핑카처럼 움직이는 공간에서 저절로 풀어지지 않는다(납득이 가지는 않는다)는 게 선호의 이유라고 말한다. 롤 오버, 롤 언더 양측 모두 나름 일리 있는 주장을 펼치고 있기에 어떤 방향이 올바른 화장실 사용에 부합된다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다.


고양이들의 장난을 막으려면 롤 언더가 좋다며 드는 근거. 롤 언더로 돼 있으면 고양이가 화장지를 돌려도 휴지가 풀리지 않는다면서.



확실히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롤 오버를 선호하는 사람과 롤 언더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성격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길다 칼 박사는 18세부터 74세 사이의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롤 오버인 사람은 인간관계에서 좀더 주도적이고 적극적이며 타인에 대해 지배적인 성향이 더 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반면 롤 언더를 선호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순종적이고 친화적이며 유연한 성격을 지녔고 다른 사람의 감정에 더 많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다른 사람의 집에서 휴지 방향을 바꿔 놓은 사람이 5명 중 1명 꼴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아마도 롤 오버를 선호하는 사람이 그랬을 것 같다. 롤 오버인 사람들이 화장지 방향에 더 민감하고 짜증을 더 낸다는 킴벌리 클라크 사(휴지를 만드는 회사다!)의 조사도 있으니 말이다. 내 사무실의 화장지 방향을 손수 바꿔 놓았다는 H군(롤 오버 선호자)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롤 오버인 사람의 수입은 롤 언더인 사람보다 높을까, 낮을까? 신기하게도 이런 질문을 던진 설문조사도 있다. 롤 언더인 사람들 중 73%가 연 수입이 2만 달러 이하인 반면, 롤 오버인 사람들 중 60%가 연 수입이 5만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평균적으로 롤 오버인 사람의 수입이 더 많다는 의미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롤 오버인 사람들의 적극적이고 위험을 감수하는 성격이 더 많은 수입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일 것이다. 하지만 휴지 방향을 롤 오버로 바꿔 놓으면 수입이 늘 거라고 이해할 독자는 없기를 바란다. 논리적으로 ’A이면 B이다’가 참이라고 해서 ‘B이면 A이다’가 반드시 참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화장지 방향은 개인의 선호니까 남의 집 화장실 휴지를 마음대로 바꿔놓는 무례는 앞으로 범하지 않는 게 좋겠다. 특히 H군 같은 롤 오버 선호자들이 명심해야 할 사항이다.


“치약을 그렇게 사용하면 안돼요.”

H군에 책상에 놓인 치약을 보며 이번엔 내가 한 소리 했다. 일종의 복수 차원이었다. 중간부터 아무렇게나 짜서 써서 치약 튜브 가운데만 홀쭉했다.

“치약을 이렇게 쓰면 안 되나요?”

“당연히 안 되죠. 휴지를 롤 언더로 하면 휴지를 많이 쓰게 되니까 안 된다면서요? 치약을 그렇게 중간부터 눌러 쓰면 치약을 오래 못써요.”

“귀찮아요! 그냥 이렇게 쓸래요.”

H군의 명쾌한(?) 반박에 할말을 잃었다. 그래, 휴지든 치약이든 자기 마음대로 쓰면 되지, 뭐. 피곤하게 일일이 지적하면 무엇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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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7일(금) 유정식의 경영일기 


“어디 가요?”

바삐 짐을 챙기던 나에게 H군이 물었다.

“일산에 현대모터스튜디오가 있다고 해서 한번 가보려구요.”

“그래요? 근데 혼자 가요? 그런 건 같이 가서 봐야 재미있죠. 팥빙수 사주면 같이 가 드리지요.”

H군은 내 대답은 듣지도 않은 채 차 있는 곳으로 먼저 향했다. 뇌의 90프로가 팥빙수로 가득찬 H군이다. 같이 가서 보면 의견을 나눌 수 있을 테니 팥빙수 하나쯤 기꺼이 선사하리다.


연희동에서 30분쯤 차를 몰아 현대모터스튜디오에 도착했다. 주차장이 어딘지 친절하게 안내되지 않아서 처음부터 약간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객차량 주차 금지’라고 해놓았으면 어디로 가야 주차할 수 있는지 표시해 주면 안 되나?). 지하주차장에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니 주차장 전체에 젠Zen 스타일의 음악이 낮게 울렸고 은색 금속으로 통일한 듯한 엘리베이터 주변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나름 공을 들인 것이 분명했기에 어떤 컨텐츠가 우리를 맞을지 사뭇 기대되었다.


1층으로 올라가니 넓직한 공간에 현대자동차에서 판매 중인 차종들이 한 대씩 전시돼 있고 요즘 사람들의 관심을 크게 받으며 출시된 소형 SUV ‘코나(Kona)’는 대여섯 대가 사람들을 맞았다. 코나를 제외하고 다른 차종은 별 관심이 없기에 우리는 곧장 발권 데스크로 향해 12시 15분부터 시작하는 체험 프로그램의 티켓을 구입했다. 1명에 1만원이이었다. 분명 내 아이폰으로는 12시 16분인데 입장을 관리하는 직원은 아직 시간이 안 됐으니 1~2분만 기다렸다가 입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곳의 시계는 느린가? 뭐, 암튼.’ 




맨처음 나타난 전시물은 ‘철’에 관한 것이었다. 철광석 샘플과 일반강판과 초장력강판을 만져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자동차의 근간이 철에 있다고 본다(정확한 워딩은 아니다)’는 식의 메시지가 화면에 떴다. 아, 나는 이때 알아차렸어야 했다. 이곳 모터스튜디오는 자동차의 역사와 문화와 같은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자동차라는 하드웨어에 초점을 맞추고 만들어진 ‘견학장’이라는 것을. 철광석을 만지작거리다가 앞으로 이동하니 5300여톤의 압력으로 철판을 찍어내는 커다란 프레스(정확히는 흉내내는 모형)가 있었다. 철판을 찍어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사운드까지 가미해서 모르는 사람은 진짜 평평하던 철판이 찍혀서 문짝과 같은 모양이 나오는지 착각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눈속임이었다. 그 후로 여러 대의 로봇이 자동차를 용접하고 도장하고 시트와 앞유리창(윈도 쉴드)를 장착하는 모습을 시현하는 전시물이 이어졌다. 사실 나는 첫 직장이 기아자동차였고 평소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터라 그런 시현이 시시하게 느껴졌다. 생뚱맞았다. 옆에 있던 H군은 버튼을 누르면 로봇이 움직이는 게 신기한 듯 했지만, 잠시 그러다가 싫증이 난 모양이었다. 빨리 다음 코스로 가자는 눈치였다.




그래도 뭐가 있겠지 싶어 안내를 따라 아래층으로 향했는데, 거기서 나와 H군은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벽면에 여러 개의 에어백이 붙어 있는데, 그 중에 눌러보라는 의미로 손 모양이 찍힌 에어백이 있었다. 눌러보니 그 에어백을 중심으로 빛이 퍼져 나가거나 에어백의 바람이 빠지는 퍼포먼스가 연출되었다. 더욱 웃겼던 것은 벽면을 따라 걸으면 에어백의 빛이 따라 움직이니 한번씩 해보라는 가이드의 설명이었다. “그게 에어백이랑 어떤 상관이죠?”라고 H군은 따질 기세였다. 에어백을 가지고 만든 설치작품일 뿐이지 않나? 순서가 정확한지 모르지만, 이후 코스는 ‘스몰 오버랩(small overlap) 충돌 테스트’, 풍동 실험과 공기저항 체험, LED 빛을 이용하여 표현한 자동차의 여러 가지 사운드(엔진음, 도어 여닫는 소리, 윈도 블레이드(와이퍼) 움직이는 소리 등), 엔진과 DCT 변속기의 작동원리, 알루미늄 기둥들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만들어내는 ‘입체 쇼(내가 붙인 이름)’, 마지막으로 철광석이 철이 되고 그 철이 자동차로 변신하여 랠리에 뛰어드는 것을 4D로 경험할 수 있는 라이드(ride)관으로 이어졌다.





“……”

라이드관을 빠져나온 H군과 나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래도 한 가지 ‘눈물 나게’ 반가웠던 것은 여느 전시장 끝에 꼭 있기 마련인 기념품 매장에서 현대자동차에서 생산했던 포니(pony)의 모델카를 발견한 기쁨이었다. 모델카라고 하기에는 품질이 조악했고 크기도 작았지만(1:38비율) 우리가 이곳 모터스튜디어에서 현대의 헤리티지를 느끼게 해 준 것은 고작 6500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 이 작은 미니카가 유일했다. 현대가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업체가 되도록 발판을 마련해 준 자동차가 포니가 아닌가? 포니 이전에는 타 자동차 회사의 모델을 들여와 조립해서 판매하던 시절도 있지 않던가? 게다가 현대차 그룹에는 기아자동차도 있으니 기아가 1960년대 중반에 일본 마츠다 사의 삼륜차를 들여와 K-360이란 이름으로 팔았던 기억도 있지 않은가? 이렇게 무궁무진하지만 잊혀진 컨텐츠를 담아내는 그릇일 거라 모터스튜디오를 기대했던 게 잘못이었다. 이 글을 읽을지 모르는 현대 관계자들은 애초에 ‘박물관’을 기대한 내가 잘못이라고 지적할 것 같다.




“이곳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2100년에 초등학생들이 찾아올 법한 자동차 견학장’ 같네요.”

내부의 카페에서 샐러드를 씹으며(다이어트 중이란다) H군은 뼈아프게 지적했다. 실버 느낌으로 전체를 감싼 전시장의 내부 온도는 찌는 듯한 외부와 달리 쾌적했고 공간도 여유 있어서 그 점은 편안했지만 코엑스나 킨텍스나 다를 게 무엇이 있을까 싶었다. 완곡하게 말하면, 자동차의 여러 부분(에어백, 소리, 디자인 등)에서 모티브를 얻어 예술가들이 만들어낸 설치작품들이 전시된 장소 같다고 해야 할까? 




“왜 여기에는 현대의 헤리티지나 문화가 없나요?”

언제나 단도직입적인 H군은 직원 하나를 붙잡고 이렇게 도발적으로 물었다. 나는 그때 새로 나온 SUV 코나를 타보고 만져 보느라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알지 못했는데, 나중에 돌아온 H군은 이렇게 말했다.

“여기 모터스튜디오의 컨셉트는 ‘철’이래요. 자동차는 철이 기본이라고 하네요. 자기네들은 자동차를 만든 역사가 짧아서 헤리티지보다 자동차 자체에 집중했다고 말하더군요. 그리고 아이부터 어른까지 여러 계층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전시 컨텐츠의 수준을 그리 깊게 설정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역사가 짧다니, 내 입에서는 절로 한숨이 터졌다. 그 다음 말이 더 충격적(?)이었다.

“현대의 강점은 제철회사를 가지고 있는 거래요. 다른 자동차 회사는 없지만 현대에는 있다고요. 그래서 여기도 철을 주요 테마로 삼은 거고요.”

현대자동차를 떠올리면 과연 ‘철’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 현대가 다른 건 몰라도 철판 하나는 끝내주게 만든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직원 한 명이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해서 회사 전체의 생각을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렇게 말하도록 교육 받았더라면 어떤 컨셉트를 가지고 모터스튜디오를 만들었는지 짐작이 됐다. 남녀노소 모두를 만족시키려다가 대형 견학장이 되어 버린 모터스튜디오를 ‘적어도 나는’ 다시 찾을 일은 없을 것 같다. 한번 봤으면 됐지 두번 볼 이유가 없다. 좋은 제품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지표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재구매율’인데,  헤리티지와 문화와 ‘사소한 스토리들’이 숨쉬고 있다면 하루도 부족해서 여러 번 찾을 듯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곳의 ‘재방문율’은 그리 높지 않을 듯 하다. 저 멀리 독일 뮌헨의 BMW박물관과 슈트트가르트의 벤츠 박물관은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그래도 카페에서 마신 커피는 제법 훌륭해서 다시 마시러 올 수는 있겠다 싶다.


주차장에서 지상으로 나오니 현대모터스튜디오의 전경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2100년의 자동차 견학장은 크기만큼은 넘버원이다. 왜 만들었을까? 현대가 표방했다는 ’체험형 자동차 문화 공간’은 어디 있지? 이곳 역시 빨리빨리 만들어 내려다가 이렇게 된 건 아닐까 의심해 본다. BMW가 영종도에 드라이빙 센터를 만들며 자동차 문화를 선도하는 모습에 급당황하여 뭐라도 만들어야겠다 싶은 게 아닐까? 그놈의 빨리빨리 문화가 이제는 지긋지긋하다.



(사족: 앞으로 현대가 인수한 구 한전 부지에 자동차 박물관을 만들 계획이라니 한번 기대를 걸어본다. 제발 누구나 만족시키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고, 그곳은 '어깨에 힘 팍 주고' 현대차의 역사와 기술을 맘껏 뽐내는 장이 되길 바란다. 고객의 수준을 너무 낮게 보지 말라는 뜻이다.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대국의 국민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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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6일(목) 유정식의 경영일기 


한때 가맹점이 1000개를 돌파했다던 OOOO 커피 전문점, 무서울 정도로 가맹점이 늘어나서 사람들이 ‘바퀴벌레’ 같다고 농담을 하곤 했던 커피숍 브랜드는 경영이 악화되어 가맹점 수가 700여개 수준으로 급감하고 말았다. 경영 정상화의 일환으로 2015년 6월에 천호동에 있는 1호점을 시작으로 매장 리뉴얼을 단행했지만, 그곳마저 끝내 지난 3월에 폐점되고 말았단다. 상징성이 큰 매장이었고 각별히 신경을 썼다는데 왜 1년도 안 되어 문을 닫고 만 것일까?


뉴스 기사에 따르면 ‘본질과 공감이라는 디자인 콘셉트를 바탕으로 심플한 현대적 공간과 오래된 커피 저장소의 감성적인 공간 이미지를 차용했다’며 인테리어 리뉴얼의 방향성을 설정했다고 나온다. 하지만 뉴스 기사에 딸린 인테리어의 모습을 보니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소극장 객석을 연상케 하는 계단 모양의 좌석 레이아웃(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이 올라가서 앉기가 저어되는), 의자라기보다 방석을 깔고 앉아야 하는 좌석, 커피 두 잔 정도 겨우 놓을 수 있는 작은 테이블이 과연 그들이 말하는 감성적인 공간인지 의문이 들었다. 


뉴스기사 캡쳐. 출처: http://www.newsprime.co.kr/news/article.html?no=380386


공간이 말을 걸어 온다고 했던가? 직접 찾아가서 본 것이 아니라 비록 사진 상의 느낌이지만, 그곳은 사람들이 오래 머물다 가길 바라는 공간이 아니라 커피를 빨리 마시고 돌아가라는 듯한 공간이었다. ‘우리는 커피를 잘 만들기 때문에 커피맛으로 승부를 걸 거야. 그러니 공간이 좀 불편해도 커피맛으로 참지 그래?’라는 메시지도 여실히 느껴졌다. 하지만 이 커피숍의 커피맛이 앉은 자리의 불편함을 인내하고 수용할 만큼 특별한가? 


제주도에 오래된 창고를 커피숍으로 리뉴얼한 곳을 찾은 적이 있는데, 그곳의 테이블과 의자는 불편하기 짝이 없었지만, 창고 안에서 느껴지는 헤리티지와 감성, 특유의 커피맛은 그런 불편함을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오히려 앉은 자리의 불편함이 커피향을 더 특별하게 여기도록 대비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연희동에 10평도 안 되는 공간이고 테이블과 좌석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아침 9시에 열어서 정확히 저녁 6시에 닫는 커피숍이 있는데,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렇게 일찍 문을 닫는 이유를 물어보니 '사람도 공간도 쉴 시간이 필요하다'는 멋진 대답을 한다. 그곳에서 아이스 플랫 화이트를 마치 위스키 스트레이트를 입에 털어넣듯 먹는 즐거움이 온갖 불편함을 이겨내도록 해준다. 하지만 OOOO이 그러한가? 그곳 말고도 다른 선택지가 한 집 건너 하나씩 있는데 그 공간으로 사람들을 끌어 당길 차별성과 흡인력이 있던가?


창고를 개조한 제주도 모 카페



나는 공간 디자인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어느 공간에 찾아가면 방문객으로서 그곳이 유발하는 감정을 느낄 줄은 안다(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런 능력이 있다). 하지만 그 공간을 자기가 만들면 공간의 결함이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인 것 같다. 과연 이 인테리어를 디자인한 사람들은 손님의 입장에서 그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을까 의심이 든다. 손님이 어떤 불편과 고충을 공간에서 경험할지 진정으로 ‘느껴본’ 적이 있을까? 이렇게 질문하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했어요, 진짜’라고 답하겠지만, 사진만 봐도 누구나 느끼는 공간의 불편함과 불쾌함을 왜 그들은 못 본 것일까? 보고도 외면한 걸까? ‘그까짓 불편함은 아무것도 아닐거야. 손님들은 잘 몰라’라면서. 결국 리뉴얼 1호점의 폐점(그리고 그후에 이어졌고 앞으로도 이어질 폐점)은 디테일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과 하루바삐 경영 정상화를 해야 한다는 조급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인테리어 디자인만 바꾸면 손님들이 다시 찾기 시작할 거라는 과거의 성공전략이 다시금 ‘먹히기’를 기대하면서 안일하게 생각한 탓일 것이다. 공간이 걸어오는 말을 외면한 것이다.


“소극장이라면 좋은 인테리어겠지만, 이게 커피숍이라구요? 저라면 절대 안 가요.”

H군에게 아무런 사전 정보를 주지 않고 사진만 보고 느낌을 말해 달라니까 이렇게 답했다.

“다들 앞만 바라봐야겠네요. 뻘쭘하게. 노트북이나 테이블에 제대로 올려 놓겠어요? 노트북은 그렇다 치고, 커피 말고 빵이나 케익을 주문할 텐데 이거야 원, 올려 놓을 수가 없겠네요.”

H군의 말은 고객의 소리를 대표한다. 매장과 사무실의 풍수에 대해 전문가적 식견이 있는 H군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이런, 팥빙수를 시켜면 대체 어떻게 먹으란 말이에요? 장사를 하고 싶은 거 맞아요, 여기?”

H군에게 팥빙수는 일종의 역린인가보다.



*뉴스 기사 원문: http://www.newsprime.co.kr/news/article.html?no=380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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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4일(화) 유정식의 경영일기


요즘 모 출판사 측에서 의뢰를 받아 책 한 권을 번역 중이다. 이래 저래 잡다한 일이 많고 몸도 며칠간 좋지 않아서 번역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이번 달까지 끝내야 하는데 과연 끝낼 수 있을까? 어젯밤에 이런 무거운 마음을 안고 단 1페이지라도 번역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책을 펼쳤다. 마침 내가 번역을 시작하려는 부분에 책의 저자들(공저자들)은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의 한 장면을 소개하겠다는 말이 나와 있었다. 1987년에 제작되어 우리나라에는 1992년에 개봉된 <프린세스 브라이드 The Princess Bride>라는 꽤 오래된 영화였다. 나도 어디선가 제목은 들어본 적이 있었지만 내용은 생소했다. 


저자들이 좋아한다는 장면은 남자 주인공 웨슬리(Westley)가 버터컵(Buttercup) 공주를 구하기 위해 악당 비지니(Vizzini)와 ‘재치 겨루기(battle of wits)’를 벌이는 상황이었다. 책에 이 장면이 소개되어 있지만 대략적으로 표현돼 있어서 인물들의 구체적인 대사나 표정, 행동을 상상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책 문장만 가지고 번역해도 되겠지만 좀더 충실한 번역을 하려면 직접 영화 장면을 볼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혹시 유튜브에 나와 있을까? 어, 진짜 나와 있네? 친절하게도 ‘재치 겨루기’에 해당하는 클립만 따로 유튜브에 공개돼 있었다. 스포일러일지 모르지만(좀 오래된 영화라는 핑계로) 영화 장면이 주는 교훈이 커서 여기에 소개할까 한다. 


영화 <프린세스 브라이드> 유튜브 화면 캡쳐



버터컵 공주는 천으로 눈이 가려진 채 악당 비지니 옆에 앉아 있고 웨슬리와 비지니는 테이블처럼 큰 바위를 사이에 두고 마주앉았다. 바위 위에는 두 잔의 와인이 놓여져 있는데, 웨슬리는 이오케인(iocaine)이라는 독을 비지니에게 보여주며 인간에게 치명적인 독이라고 소개한다. 그러고는 와인 두 잔을 들고 뒤로 돌더니 독을 잔에 넣는 듯한 시늉을 한다. ‘대체 뭘 하려는 거지?’라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비지니 앞에 와인 두 잔을 다시 놓으면서 웨슬리는 말한다. “자, 어디에 독이 들어있을까? 재치 겨루기가 시작됐다고.”


이후에 비지니는 자신이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이고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은 죄다 범죄자라는 둥, 범죄자들은 남을 쉽게 신뢰하지 않는다는 둥, 그래서 그렇게 쉽게 속을 것 같으냐는 둥, 주저리주저리 말을 쏟아내면서 웨슬리를 떠보려는 시도를 한다. 그러더니 갑자기 “저 뒤에 있는 게 뭐지?”라고 소리친다. 이 말에 웨슬리가 등을 돌리는 사이 비지니는 와인잔을 바꿔 놓는다. 웨슬리 앞에 있던 것을 자기 앞으로, 자기 앞에 있던 것을 웨슬리 앞으로 바꿔치기한 것이다. 


결정을 끝낸 두 사람은 각자의 와인을 동시에 마신다. 웨슬리가 “네가 틀렸다.”라고 말하니 비지니는 고소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네가 등을 돌렸을 때 잔을 바꿔 놓았지”라고 말하며 꽥꽥거리듯 웃는다. 그러다 갑자기 옆으로 쓰러지고 그대로 죽는다. 버터컵 공주는 안대를 풀어주는 웨슬리에게 “비지니가 마신 키 작은 컵에 독이 들어 있었군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웨슬리는 버터컵 공주를 일으켜 세우며 이렇게 말한다. “두 잔 모두 독이 들었어요. 지난 몇 년 동안 이오케인을 먹어도 괜찮도록 면역을 키웠거든요.”


영화 <프린세스 브라이드> 유튜브 화면 캡쳐



저자들이 이 영화 장면에서 초점을 맞춘 부분은 바로 사람의 심리를 역추적해서 알아맞히려는 똑똑함(비지니로 대표되는)보다는 이오케인을 몇 년 동안 조금씩 먹으면서 면역을 키우는 것, 즉 ‘작은 리스크’를 계속 수용하면서 스스로를 단련시키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웨슬리라는 인물은 두뇌의 똑똑함만을 믿을 것이 아니라 평소에 작은 고통을 스스로에게 일부러 주입해야 더 큰 고통이나 위기가 닥쳤을 때 ‘대응할 준비가 완료된 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스스로를 리스크에 계속적으로 노출시켜야 더 큰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소리다. 비록 영화 속 이야기지만 시사하는 바가 제법이지 않은가?


기업이 평소에 이렇게 작은 리스크에 스스로를 노출시키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시나리오 플래닝도 한 가지 방법이 아닌가 싶다. 위기가 닥쳤을 때 ‘준비가 된 상태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려면 그런 위기를 미리 떠올리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예행연습하듯이 시뮬레이션해보는 것이 웨슬리가 이오케인에 대한 면역을 키운 것과 같지 않은가? 물론 위기가 터졌을 때의 상황이 예상했던 것과 약간은 달라서 미리 세워 두었던 대비책을 바꿔야 하거나 변칙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경우도 분명히 발생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상황을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는 것보다는 대비책을 미리 마련해 두는 것이 상황 대응의 좋은 기준점이 된다.


‘전략적 면역’을 높이는 방법은 전염병에 걸리기 전에 예방주사를 놓는 것이라는, 아주 당연하지만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철칙이라는 점을 영화 <프린세스 브라이드>의 짧은 대사 속에서 발견한다. '잘 나가는' 평소에 '독'을 조금씩 먹어두는 게 나중에 큰 독을 먹을 때를 대비할 수 있다. 이것이 전략 리스크를 예방하는 유일한 해결책 아니겠는가?


“이 오이 소박이 좀 먹어 봐요.”

식당에서 반찬으로 나온 오이 소박이가 맛있어서 H군에게 접시를 가리키며 말했다.

“싫어요. 전 오이를 못 먹어요. 냄새 나서.”

원래 모르던 바는 아니었지만 웨슬리처럼 오이에 대한 면역을 평소에 키워야 하지 않겠냐며 나는 이렇게 덧붙였다.

“앞으로 세상에 먹을 것이 오이 밖에 없다고 생각해 봐요. 그래도 오이를 안 먹을 거에요?”

“당연하죠! 안 먹어요, 절대! 그리고 그런 세상은 절대 오지 않거든요!”

시쳇말로 ‘흥, 칫, 뿡!’의 표정으로 H군은 오이 소박이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오이에 독이 들었나?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내가 다 먹을 수밖에. 난 오이에 대한 면역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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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3일(월) 유정식의 경영일기 


“지금보다 연봉을 2배 주겠다고 회사 측에서 제안한다면 열심히 일하시겠습니까?”

며칠 전 나는 모 기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과주의 인사제도의 문제점(특히 차등보상의 문제점)을 강의하던 중에 어떤 여성 직원에게 이렇게 물었다. 몸살에 걸려 진통제를 2알 먹고 겨우 진행하던 강의여서 그랬는지 나는 그녀의 답변을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당연히 열심히 일하죠.”라고 대답할 게 뻔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예전에 여러 직원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하나같이 이런 대답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당연하지 않은가? 갑자기 연봉을 2배 준다고 하는데! 이런 대답이 나오면 나는 “그렇게 열심히 일하겠다는 생각이 얼마나 오래 갈까요?”란 후속 질문을 할 참이었다. 이 질문에 “1년이요.”라는 사람도 있고 “1개월 정도”라는 사람도 있는데, 대개 “3~4개월 가량”이라고 답을 한다. 실제로도 남들보다 연봉을 크게 높여주면 기분 좋아서 일을 열심히 하려는 동기는 3개월을 넘기지 못한다. 사람의 마음이 간사해서 3개월 이후에는 ‘이 연봉이 동료들보다 꽤 좋기는 하지만 응당 내가 받아야 할 연봉 아닌가?’라는 생각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자신의 ‘시장가격’이라고 간주하고 어느덧 더 높은 연봉을 자신에게 줘야 일하고자 하는 동기를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어쨌든 이런 시나리오를 기대하고 있던 나는 빨리 집으로 돌아가 쉬고 싶은 마음만 굴뚝이었다. 그런데…


“더 이상 어떻게 일을 열심히 하죠? 이미 최대치를 하고 있는데?”

의외였다. 많은 사람들에게 갖가지 대답을 들었지만, 이런 대답은 처음이었다. 그녀의 쉬크한 얼굴에서는 연봉을 2배 주든지 말든지 그건 상관없다는 표정이 읽혔다. 당황한 나는 (몸살 때문에 더 그랬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현재의 업무에 어떤 문제가 있는데요?”라고 질문했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아프면 변화를 싫어하는 인간의 심리 때문인지 나는 이미 구상해 둔 시나리오로 그녀를 몰고 갈 생각 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래도 기분 좋아서 지금보다 열심히 하려는 생각이 들지 않겠어요?”라는 멍청한 질문을 던지고 말았다. 어떻게든 “열심히 일을 하고 싶을 거에요.”란 대답으로 유도하고 싶었다. 





“이런, 멍청한!”

집으로 돌아와 약을 먹고 누워 있던 나는 이렇게 혼잣말을 하며 이불을 걷어 차고 일어났다. 이런 걸 이불킥이라고 하던가? 그녀의 대답 속에서는 직원들이 현장에서 감당해야 하는 업무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미 업무량이 턱 밑, 아니 코 밑까지 차올라 숨이 막힌데, 높은 연봉을 흔들어 대며 ‘이렇게 더 줄 테니 지금보다 더 열심히 일할래?’라고 유혹하는 것은 얼마나 의미없는 짓인가? 야근과 주말근무는 물론이고 퇴근 후에도 ‘카톡’으로 이어지는 업무 지시, 갑자기 위에서 떨어지는 수명 업무 등으로 많은 직원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현실을 나는 잠깐 망각하고 말았다. 


“연봉을 많이 받고 싶습니다.”라고 대부분의 직원들은 말하지만 이 말은 강도높은 업무에 대한 보상으로, 즉 ‘돈이라도 많이 받아야지’라는 이유 때문이다. 직원들의 속마음은 돈을 많이 받고 싶기보다 ‘쉬고 싶고, 인생을 즐기고 싶은’ 것이다. 직원들이 지금보다 많은 연봉을 기대하고 요구한다고 해서 그 액면만 보고 어떻게 하면 연봉을 높여줄지 혹은 어떻게 차등보상을 강화할 것인지, 우수인재에겐 어떻게 보상할지 등을 논의하고 실행해 봤자 직원들의 동기 향상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그 이유가 과중한 업무 로드 때문이라는 점을 그녀가 새삼 일깨워 주었다. 다시 말해, 업무 강도의 경감, 컴팩트한 업무 구조, 일과 생활의 적절한 균형 등이 ‘보상이라는 장난감’보다 동기 유지에 훨씬 중요한 요소다.




“번아웃(burn-out)이란 말은 정확하지 않은 표현 같은데요?”

H군에게 이 에피소드를 전하면서 그녀가 상당히 번아웃된 것 같다고 하니 H군은 이렇게 반박했다. ‘어, 또 왜 이러시나?’

“번아웃은 무언가를 열심히, 맹렬히 하고 나서 하얗게 타 버렸다는 뉘앙스가 풍겨요. 마라톤을 뛰고 나서 기진맥진해진 상태 같다고 할까요?”

“그러면 그 여성 직원은 어떤 상태인데요?” 몸살로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누르며 나는 물었다.

“번아웃된 게 아니라, 무기력해진 거에요. 나쁘게 말하면 ‘좀비’ 같다고 해야 할까요? 자기가 회사에 왜 다니는지, 왜 이 일을 하는지 모르면서 시계추처럼 왔다갔다하는 상태가 돼 버린 거죠.”

“좀비라고요? 너무 심한 표현 아닌가요?”


H군은 단호했다.

“아뇨. 좀비가 정확한 표현이에요. 그리고 직원들을 좀비로 만든 건 바로 경영자들의 책임이죠. 매일 야근에 주말근무에, 시시때때로 울리는 카톡에, 회식과 주말 산행에 언제 직원들은 자기 삶을 즐길 수 있을까요? 살아아있다는 감정은 ‘오감(五感)’을 느낄 수 있을 때 찾아와요. 오감을 느끼려면 자기만의 시간이 있어야 하죠. 그런데 진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직원들은 얼마나 될까요? 오감을 느낄 기회를 회사 때문에 차단 당하니까 살아있다는 감정이 생기지 않고, 점점 무기력해지고, 한번 무기력해지면 좀처럼 활력이 생겨나지 않고, 그러니까 좀비와 비슷하다고 말하는 거에요. 무기력의 악순환이죠. 무기력이 번아웃보다 훨씬 무섭고 훨씬 해결하기가 어려워요.”


좀비라는 표현만 아니라면 H군의 의견에 100퍼센트 동의한다. “더 이상 어떻게 일을 열심히 하죠?”라고 말하던 여성 직원의 표정에서 나는 무기력을 읽었어야 했다. 어떤 것에도 관심이 없는 상태, 아무것에도 감정의 반응이 없는 상태에서 돈을 논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녀에게 오감을 회복시켜 주고 삶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먼저다. 그러면 알아서 일의 의미를 찾을 것이고 자신이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뾰족한 해답이 아직 나에게 없는 게 아쉽다.


“제 오감을 회복시키려면 팥빙수를 먹어야 해요!”

진지한 대화를 하나 싶더니 H군은 또 팥빙수 타령이다. 빙수기계를 하나 사든지 해야겠다.


Comments

  1. Favicon of https://netpilgrim.net BlogIcon 인터넷떠돌이 2017.07.03 20:42 신고

    무언가 의미심장 합니다. 진짜로 좀비상태가 되는걸 경험해 본적이 있는데........ 떠올리고 싶지 않네요.

    perm. |  mod/del. |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