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 52시간 근무제를 폐지하고 주 69시간으로 근무시간을 늘리는 쪽으로 정책에 변화를 기하고 있는데요, 개정 법안이 입법부를 통과해야 하는 단계가 있기에 아직은 두고볼 사안입니다. 법 개정의 타당성은 차치하고서라도 근무시간이 는다는 것은 직원들의 번-아웃 방지에는 전혀 긍정적인 일이 아니죠. 스마트하게 일할 것을 요구하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기에 근무시간 연장이라.... 저는 회의적으로 보고 있답니다.
근무시간만이 직원들의 웰빙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아닙니다. 그보다 더 큰 변수는 바로 '어떤 상사와 같이 일하냐'죠. 나쁜 스타일의 리더십을 보이는 상사와 같이 주 69시간을 일한다는 건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스타일의 리더십이 직원들의 웰빙에 긍정적일까요? 디에고 몬타노(Diego Mintano) 등의 연구자들은 그간 발표된 53개의 연구 결과를 분석해서(이런 걸 '메타 분석'이라고 합니다)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바로 '혁신적 리더십'을 구사하는 상사와 같이 일할 때 직원들의 웰빙 수준이 가장 높다는 결론을 냈던 것이죠. 혁신적 리더십이란 이런 겁니다. 직원들이 창의적 사고를 발휘하도록 격려하고,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영감을 주며, 각 직원의 특성과 요구에 맞추려고 하는 리더십을 뜻하죠.
반면 직원들을 못살게 굴고 가학적 언행을 일삼는 '파괴적 리더'와 같이 일할 때 직원들의 웰빙은 최악이라고 몬타노는 말합니다. 당연한 결과인데요, 여기에 흥미로운 사실 하나가 숨어 있습니다. 파괴적 리더의 수를 줄이는 것보다 혁신적 리더의 수를 늘리는 쪽에 집중하는 것이 직원들의 웰빙에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몬타노가 발견했거든요.
나쁜 리더를 제거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조직의 혁신적 리더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그간 우리가 가진 상식('썩은 사과를 빨리 없애야 한다')과는 방향이 좀 다른 결과죠. 추측하건데, '좋은 리더'들이 많아지면 '나쁜 리더'들이 기를 펴지 못한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나쁜 리더 몇 명을 잡는데 너무 집중하지 말고요, 이제부터 좋은 리더를 발굴하고 그들을 육성하는 데 집중하기 바랍니다. 이것은 직원들의 웰빙 뿐만 아니라 조직의 생존에도 도움이 되는 조언입니다.
* 참고논문
Montano, D., Schleu, J. E., & Hüffmeier, J. (2023). A Meta-Analysis of the Relative Contribution of Leadership Styles to Followers’ Mental Health. Journal of Leadership & Organizational Studies, 30(1), 90-107.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나쁜 상사 밑에서 일하면 건강하지 못하다? https://infuture.kr/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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