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말씀 드린 것처럼, 오늘은 '조용한 승진'을 당하고 있을 경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관해 알아볼까 합니다.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다시 말씀 드리자면, 조용한 승진이란 '직급이나 직책, 보상의 상승 없이 그저 부가적인 책임을 부여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금전적으로나 명예적으로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았는데 할일과 책임만 많아진 걸 뜻하죠. 자,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요?
일단은 본인이 조용한 승진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기보다는 상사가 왜 그렇게 하는지, 그 의도를 파악해야 합니다. 아마 상사의 의도는 다음 중 하나겠죠.
1. 높은 직급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기 위해서
2. 잠재력을 끌어내고 성장을 독려하기 위해서
3. 내가 별로 반발하지 않아서(만만해서)
4. 나를 힘들게 만들기 위해서(나를 미워해서)
5. 인력 충원이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서
보다시피 1번과 2번은 긍정적인 것이고, 3, 4, 5번은 부정적인 의도네요. 상사와의 직접 면담을 통해 혹은 상사가 다른 직원들을 어떻게 대하는가를 관찰하면 무엇이 진짜 의도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아마 이것들 외에 다른 의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긍정적인 의도(1, 2번)라면, 다시 말해 '미래지향적'인 의도라면,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상사와 이야기를 나눠볼 것을 권합니다. '조용하게, 나 모르게'가 아니라 상사와 함께 앞으로 있을 승진과 경력개발을 '공식화'하라는 소리죠. 그게 좀 어렵다면, 업무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상사에게 보이세요. 상사는 그런 여러분을 분명 관찰할 것이고 마음 속에 플러스 점수를 적립하겠죠. 단, 잘 보이려고 무리는 하지 마시구요.
반대로 부정적인 의도로 여러분을 '조용히 승진'시켰다면, 현재 수행 중인 업무가 무엇인지 상사에게 투명하게 밝히세요. 그리고 각 업무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투여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제시하세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노출시키고 상사를 이해시키라는 소리입니다.
단, 투정부리는 식이라면 곤란합니다. 누가 봐도 매일 '칼퇴근'하면서 '바빠 죽겠다'라고 투덜거리면 어떤 상사가 고운 눈으로 보겠습니까? 이런 '업무 조정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거나 상사가 모르쇠로 일관하며 계속 강압적으로 군다면, 어쩔 수 있겠습니까?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밖에요.
요약하면, '조용한 승진'의 의도를 먼저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뻔한 소리 같지만, 흥미롭게도 많은 사람들은 의도 파악없이 화부터 내거든요. 상사의 좋은 의도를 나쁘게 해석해 버리면, 여러분은 좋은 상사를 잃을 수 있습니다. 좋은 상사를 잃으면 좋은 경력을 쌓을 기회 역시 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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