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가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이제는 누구나 아는 상식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조직문화가 좋아지려면 먼저 성과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특히 몇몇 CEO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조직문화가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안다. 하지만 회사의 성과가 좋아야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분위기가 생기지 않겠나? 어느 정도 재무적인 성과가 축적되어야 조직문화에도 신경 쓸 여력이 있지 않겠나?" 이들은 조직문화가 성과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지만, 성과 역시 조직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합니다. 


어떤 이는 조직문화가 성과에 끼치는 영향(culture to performance, C2P)보다 성과가 조직문화가 끼치는 효과(performance to culture, P2C)가 더 크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와 반대되는 주장을 펴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무엇이 우선순위가 더 큰 원인(causal priority)인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기도 하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성과를 올리려면 먼저 조직문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구축해야 할까요, 조직문화를 바람직하게 형성하려면 먼저 성과를 끌어올려야 할까요? 다시 말해, 조직문화가 우선일까요, 반대로 성과가 먼저일까요? 이도 저도 아니면, 조직문화와 성과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고 제3의 원인이 조직문화와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요? 이처럼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논쟁이 경영 현장에서 지금도 한창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이런 논쟁을 끝내도 될 만한 연구 결과가 이미 2015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에이온 휴잇(Aon Hewitt)이라는 컨설팅 회사를 다니는 앤서니 보이스(Anthony S. Boyce)는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이자 '조직 행동 저널(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에 동료 학자들과 공동 발표한 논문을 통해 "조직문화가 먼저다"라는 결론을 제시했습니다. 보이스는 동일 자동차업체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판매하는 95개의 딜러샵으로부터 2000년부터 2005년까지(6년간)의 자료를 수집 분석하여 이런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는 이 기간 동안 각 딜러샵이 진행한 조직문화 설문조사와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를 수집하고 자동차 판매 데이터도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판매부서(sales department)와 서비스 부서(service department)로 대상을 구분하고, 성과를 '고객만족도'와 '자동차 판매'로 구분함으로써 좀더 구체적인 분석을 시도했죠.


다소 복잡한 통계 분석을 통해 도출된 결론은 이러했습니다(분석 과정과 결과는 아래 명기한 논문을 참조).


(1) (판매부서와 서비스 부서 공히) 조직문화가 고객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고객만족도가 조직문화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2) 조직문화가 자동차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자동차 판매가 조직문화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3) 조직문화가 자동차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에 고객만족도가 매개요인으로 작용한다.




요약하면, 조직문화가 성과 창출에 미치는 영향은 존재하지만, 성과가 조직문화 개선에 끼치는 효과는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즉, C2P는 존재하지만, P2C는 없다는 뜻입니다. "회사에 돈이 많으면(풍족하면) 조직문화는 저절로 나아진다"라는 주장이 근거 없음이 밝혀진 셈이죠. 또한 "돈을 먼저 좀 벌고 나서 조직문화에 신경 쓰겠다"라는 발상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연구는 조직문화와 성과 사이의 '상호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조직문화가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한쪽 방향의 화살표'만 존재한다는 것이죠. 이는 "조직문화가 좋으면 성과가 좋아지고, 성과가 좋아지면 다시 조직문화가 좋아진다"고 말할 근거도 없다는 뜻이니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복잡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아래의 그림이 이러한 관계를 나타내는 도표입니다.


(출처: 아래 명기한 논문)




이 도표를 보면 또 하나의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데, 바로 '시차(time lag)'입니다. 조직문화가 고객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려면 1~2년 가량의 시간이 걸리고, 이것이 다시 자동차판매에 좋은 영향으로 이어지는 데에 2년의 시차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조직문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구축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손에 잡히는 성과로 (특히 돈으로) 나타나려면 최소 2~3년의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시사점을 던져 줍니다. 이는 경영자와 관리자들이 주의해야 할 대목입니다. 1년 단위의 단기 경영 방식에 함몰되어 있다면, 조직문화 혁신 활동이 무용한 일이라고 너무나 성급히 판단한 나머지 "성과가 좋아야지, 조직문화가 중요한가"라면서 직원들에게 성과 창출을 강요하는 관행으로 회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든 효과가 발생하려면 적어도 몇 년은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조직문화가 먼저이고 그 다음에 성과가 뒤따릅니다. 성과가 먼저이고 그 다음에 조직문화가 뒤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논쟁에 빠져 있는 조직이라면 이 결론을 지나치지 말기를 바랍니다. 성과를 높이려면 나빠질대로 나빠진 조직문화를 일으켜 세우는 것이 먼저입니다. 차등보상을 앞세운 성과주의로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참고논문

Boyce, A. S., Nieminen, L. R., Gillespie, M. A., Ryan, A. M., & Denison, D. R. (2015). Which comes first, organizational culture or performance? A longitudinal study of causal priority with automobile dealerships.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36(3), 339-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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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폴 그린(Paul Green)을 포함한 3명의 연구자들은 미국 서부 지역의 토마토 농장에서 일하는 180명의 '수확 담당자(harvester, 이 글에서는 농부라고 부르겠음)' 들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현장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들은 농부들을 세 그룹으로 나눈 다음 첫 번째 그룹과 두 번째 그룹의 농부들에게 세 번에 걸쳐 짧은 동영상을 시청하도록 했고, 세 번째 그룹의 농부들은 대조군(control)으로 남겨 두었죠. 


첫 번째 그룹이 시청한 동영상에는 같은 수확 작업을 담당하는 듯한 농부가 등장하여 '우리(we/us)'라는 자주 사용하고 '우리는 모두 같은 회사의 일원이다'라는 식의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소속감(belongingness)'을 강조했습니다. 수확 작업이 우리 회사 내부의 다른 작업 수행자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닌 일인지를 알리기 위함이었습니다.


반면, 두 번째 그룹에게 제시된 동영상에는 역시나 한 농부가 등장하여 '우리 회사는 미국 시장에서 소비되는 토마토의 거의 절반을 생산하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고객에게 각자의 업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했죠. 또한 이 동영상에는 '수잔(Susan)'이라는 가상의 '고객사 대표'가 바통을 이어받아서 '얼마나 토마토 수확 작업이 고객사(토마토 가공업체)에게 중요한지', '수확의 질과 안정적인 생산성이 최종제품의 품질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설명했습니다. 이것 역시 농부들의 작업이 고객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는지를 알려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런 조치를 취한 후에 농부들의 생산성 데이터(시간당 수확량)를 분석하니까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소속감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접한 농부들(첫 번째 그룹)이 고객사와의 관계를 강조한 동영상을 본 농부들(두 번째 그룹)보다 많은 시간당 1.983톤의 토마토를 수확했습니다. 이 기록은 대조군에 비해 7퍼센트가 높은 생산성이었습니다. 반면 두 번째 그룹의 농부들은 대조군에 비해 생산성의 향상을 나타내지 못했죠. 


이 결과는 고객의 말이 직원들의 성과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내부 직원들의 말이 성과 향상에 큰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을 말해 줍니다. '내가 하는 이 일이 최종고객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를 인지하는 것이 성과를 높이는 데는 생각보다 별로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은 지금껏 많은 이들이 알고 있던 상식을 깨뜨려 줍니다. 아무리 강조한다 한들 최종고객과 '나의 업무' 사이의 연관성은 직원들의 마음에 그리 와닿지 않는다는 뜻이죠. 직원들의 피부에 와닿는 메시지는 '지금 나와 한 조직에서 일하는 동료 직원들에게 내 일은 큰 의미가 있어'라는 것이 이 현장 실험의 시사점입니다.


헌데 이 실험은 소속감과 생산성 향상과의 직접적인 관계까지는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이 관계의 유무를 증명하고자 실험실 내에서 후속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연구실 소속의 멤버로 일하는 분위기를 느끼도록 조치한 다음, 첫 번째 그룹에게는 '같은 대학교 박사과정 학생'이 보낸 감사편지를 읽도록 했습니다. 이 실험실의 연구가 본인의 연구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요지의 편지였습니다. 반면, 두 번째 그룹은 '다른 대학교 박사과정 학생'이 보낸 감사편지를 읽었습니다. 편지의 세부적인 내용은 물론 달랐지만, 주된 차이는 같은 학교 박사과정 학생의 편지냐, 다른 학교 학생의 편지냐이었습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에게 '나는 이미 연구팀의 일원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나는 연구팀 멤버들과 가깝게 느껴진다'라는 설문을 돌려 소속감의 정도를 답하게 하고, '나는 여러 가지 과제에 노력할 것이다'라는 항목으로 동기부여의 수준을 측정했습니다. 그런 다음, 연구 데이터를 입력하는 과제를 참가자들이 수행하도록 했습니다. 소속감 혹은 동기부여 수준이 생산성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보기 위함이었죠.


그랬더니, 같은 학교 박사과정 학생이 보낸 편지를 읽은 참가자들의 소속감과 동기부여 수준이 더 높았고, 데이터 입력 과제의 생산성도 더 높았습니다. 흥미롭게도 다른 학교 학생의 편지를 읽은 참가자들의 생산성은 대조군(아무런 편지를 읽지 않은 참가자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 두 개의 실험을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내부 구성원들이 주는 메시지가 고객이 주는 메시지보다 생산성에 더 큰 효과를 발휘하고, 생산성 향상의 비결은 '나는 이 조직의 일원이다'라는 소속감 증진에 있습니다. 내 일이 고객에게 그리고 인류에게 얼마나 공헌하는가라는 점은 강조한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자신의 업무가 내부 동료들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인식하는 것보다 생각보다 효과가 없습니다. 그런 거시적인 '연결성'은 생산성 향상의 핵심요소들 중 하나인 소속감에 별로 기여하지 못하는 까닭입니다.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직원들이 느끼는 소속감을 증진시켜야 합니다. 소속감을 증진시키고 싶다면, 각각의 업무가 옆에 있는 동료들에게, 다른 부서의 직원들에게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동시에, 조직의 제도나 불문율들이 직원들의 소속감을 갉아먹지는 않는지도 경계해야겠죠. 여러 가지 생산성 향상 도구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리더들은 이러한 긍정적인 문화가 생산성 증진의 전제조건임을 인지해야 할 것입니다. 내 업무가 고객에게 얼마나 의미있는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생산성(성과)을 향상시키는 데 말입니다. 



*참고문헌

Green, P., Gino, F., & Staats, B. R. (2017). Seeking to Belong: How the Words of Internal and External Beneficiaries Influence Performance, Working Paper 17-073, Harvard Business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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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Harvard Business Review 2015년 4월호에 게재된 Marcus Buckingham, Ashley Goodall의 글을 기반으로 했습니다.)


여러 매체에서 보도했듯이, 딜로이트(Delloite)라는 컨설팅 회사는 2015년부터 기존의 '등급 매기기'식 평가를 없애고 새로운 방식으로 성과관리 체계를 확립했습니다. 딜로이트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한 임원들의 58%가 성과평가 시스템이 직원들의 몰입과 성과 향상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대답했고, 좀더 참신하고 좀더 실시간적이고 좀더 개인화된 성과향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습니다. 또한 과거 성과를 평가하기보다는 미래의 성과에 '불을 붙이는' 방향으로 성과관리 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죠. 이것이 딜로이트가 기존의 성과평가 제도를 없애기로 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딜로이트는 기존의 평가를 없애야 하는 첫 번째 이유를 '시간 낭비'에서 찾았습니다. 65,000여명의 직원들은 'Consensus Meeting'이라 불리는 미팅을 통해 평가를 받았는데, 여기에 소요되는 시간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거의 모든 직원이 이 미팅에 '카운셀러'의 역할로 참여하여 평가에 임했는데(일종의 360도 평가 방식), 비록 직원들은 이 방식이 공정하다고 생각했지만, 1년에 한번 정해진 목표가 급변하는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엄청난 시간이 평가 등급 하나를 정하기 위해 쓰여진다는 점이 문제였죠. 딜로이트가 자체 추산해 보니 무려 200만 시간이 평가등급을 결정하기 위해 사용됐습니다. 높은 연봉을 받는 컨설턴트의 시급을 10만원씩 치면 2000억원에 해당하는 기회비용이 '과거의 성과'를 측정하는 데 쓰였던 겁니다.


기존의 평가를 없애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평가자별로 피평가자의 ’스킬’을 제각기 평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이클 마운트(Michael Mount)의 2000년도 연구에 따르면, 평가의 편차 중 62퍼센트가 평가자들 개인의 독특한 인식 차이(독특한 평가 경향) 때문에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평가 편차의 21퍼센트만이 겨우 실제 성과를 반영할 뿐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평가자의 개인 취향이 꼼꼼한 데이터 정리라면 아이디어를 활발하게 개진하지만 뒷마무리가 서툰 직원에게 '문제해결력'이란 스킬을 낮게 평가하는 반면, 창의성에 초점을 맞춘 평가자라면 그 반대겠죠. 마운트는 “평가 점수는 피평가자에 대해 알려주기보다 평가자에 대해 더 잘 알려준다.”라고 말하며 이런 현상을 '평가자 특이 효과(idiosyncratic rater effect)’라고 명명했습니다.


딜로이트에서도 이러한 평가자 특이 효과가 여지없이 발생했고, "평가자들은 어떤 사람의 스킬은 일관적이지 못하게 평가하지만, 그들이 피평가자에게 가진 느낌과 의도(이 직원과 무엇을 하고 싶은가)는 비슷하다"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평가자들의 의견이 거의 일치하는 질문들을 찾아내기로 했습니다. 팀리더들에게 각 팀원들에 대해 ‘그들이 앞으로 취할 행동’을 묻는 방식으로 평가 문항을 바꿨죠,


딜로이트는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긴 프로젝트는 분기별로 한번씩) 다음과 같은 4개의 질문을 던져서 평가하도록 단순화했습니다. 


(1) (피평가자의 성과를 염두에 두고) 내가 돈이 있다면 이 직원에게 가능한 한 최고의 연봉 인상과 보너스를 주고 싶다.

“매우 동의한다”부터 ‘매우 동의하지 않는다”까지 5점 척도로 평가


(2) (피평가자의 성과를 염두에 두고) 나는 계속해서 이 직원과 한 팀이 되어 일하고 싶다.(5점 척도 평가)


(3) 이 직원은 저성과의 위험에 처해 있다. (yes or no)


(4) 이 직원은 지금 바로 승진시켜도 될 만큼 준비가 되어 있다. (yes or no)



딜로이트는 직원들의 성과를 관찰(see)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의 평가에 'Performance Snapshot'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4가지 질문이 여러분의 회사에 잘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핵심은 '평가자들 간의 의견 일치도'가 높은 평가 질문들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입니다. 




이렇게 직원의 성과를 관찰(see)하는 것뿐만 아니라, 성과 창출에 불을 지피기(fuel) 위해서 딜로이트는 피드백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래서 모든 팀장에게 모든 팀원들과 일주일에 한번씩 ‘체크-인’을 하는 임무를 부여했습니다. 체크인이란, 매주 만나서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리하고, 업무 개선 방향을 논의하고, 직원을 코칭하고, 중요 정보를 공유하고, 차주 계획을 수립하는 일들을 말합니다. 이 체크인은 팀장의 부가적인 업무가 아니라 팀장의 주요업무로 명확히 했습니다. 피드백은 ’자주 하는 게 생명’이라는 것을 딜로이트는 알기 때문입니다. 자주 피드백을 하지 않으면 팀장과 팀원이 앉아 과거의 성과에 대해 이야기할 수밖에 없겠죠. 오랫만에 만난 사람보다 계속 같이 붙어 다니는 사람과 할 이야기가 더 많은 법이니까요. 


또한 ‘자주 대화해야 팀원들의 업무 몰입도가 높다’는 상관관계도 매주 1회의 체크인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또한 딜로이트는 이렇게 자주 체크인을 하려면 그 이니셔티브를 팀원들이 쥐어야 한다는 것, 즉 팀원들이 먼저 자발적으로 요구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평가가 공정하냐,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냐 안 되냐, 라고 오랫동안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평가가 지나치게 1차원적으로 직원들을 수치로만 측정하려는 것’이 기존 평가의 문제라고 딜로이트는 말합니다. 평가 등급은 직원 개인과 직원의 성과 전부를 나타내지 못합니다. 더욱이 미래의 성과 창출에 불을 지피지도 못하죠. 딜로이트가 왜 기존의 평가시스템을 버렸고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는지 참고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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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팟캐스트 <유정식의 우리도 한번 논문 읽어보세> 7화를 통해 더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면 팟캐스트를 들을 수 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1930/?e=22084004






(*참고문헌)

Reinventing Performance Management, Marcus BuckinghamAshley Goodall, Harvard Business Review, April, 2015.(https://hbr.org/2015/04/reinventing-performance-management?referral=00060 )


Scullen, S. E., Mount, M. K., & Goff, M. (2000). Understanding the latent structure of job performance ratings.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85(6), 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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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쯤 이 블로그에 ’고성과자들은 연봉 비밀주의를 싫어한다’, ‘불평등을 참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연봉 비밀주의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모든 사람들의 연봉을 투명하게 공개할 때 성과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http://www.infuture.kr/1424  , http://www.infuture.kr/1460 ) 연봉 비밀주의를 인사의 기본 원칙이라 여기는 기업들이 거의 전부인 상황에서 이런 논리는 매우 과격하게 들렸을 겁니다. 직원들이 서로의 연봉을 알게 되면 불만과 분란이 생기고 연봉에 신경 쓰느라 업무성과가 저하되리라 염려하는 까닭이겠죠.



출처: thinkprogress.org



하지만 연봉 투명주의의 장점, 즉 직원들의 연봉 공개가 성과 향상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설명할 미들버리 대학교의 경제학자 에밀리아노 휴엣-본(Emiliano Huet-Vaughn)가 UC 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제출한 논문도 그 중 하나입니다. 휴엣-본은 ‘아마존 미캐니컬 턱(Amazon Mechanical Turk)’에 등록된 사람들 중 2000여 명에게 간단한 데이터 입력 과제를 부여하고 잘할 때마다 돈으로 보상하는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출처: Emiliano Huet-Vaughn(2013)



휴엣-본은 위의 그림과 같이 참가자들에게 웹사이트를 통해 20분 동안 연구 논문의 저자, 저널명, 논문명 등을 입력하도록 했습니다. 연봉 투명주의와 연봉 비밀주의를 모사하기 위해, 참가자들 중 절반에겐 20분이 지나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참가자들이 이 과제에서 얼마나 많은 보상을 획득했는지를 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했지만, 나머지 절반의 참가자들은 오직 자신의 보상액만 보게 했습니다. (아래 그림 참조)



출처: Emiliano Huet-Vaughn(2013)



이렇게 첫 번째 라운드가 끝나고 나서 두 번째 라운드를 진행하도록 하니까 ‘투명주의 그룹’과 ‘비밀주의 그룹’의 성적에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놀랍게도 투명주의 그룹 참가자들이 더 열심히 과제에 응했고 성적도 훨씬 좋았던 겁니다. 이런 효과는 첫 번째 라운드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던 참가자들(실제로는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조작된 참가자들), 즉 ‘하이 퍼포머’들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고성과자들은 연봉 비밀주의일 때보다 연봉 투명주의일 때 더 열심히 일한다’는 과거의 연구와 상통하는 결과였죠. 두 번째 라운드에서 참가자가 받아가는 ‘성공 단가’를 변화시켜도(첫 번째 라운드보다 단가를 낮게 혹은 낮게 책정해도) 이런 효과가 발생했습니다. 


이 실험 결과는 상식과 달리 연봉 투명주의가 개인의 성과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드러내고, 특히 고성과자임을 보상을 통해 인지하면 계속해서 고성과를 유지하려는 동기가 강해진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그렇다면 연봉 투명주의를 사용하고 있는 기업은 얼마나 될까요? 많지 않지만 몇몇 벤처기업들 외에 홀푸드(Whole Foods)는 대기업인데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모든 보상액과 성과를 회사 인트라넷에 공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연봉 투명주의를 실시하면 직원들이 자신의 보상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적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하거나 보상의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할 위험이 있지 않을까요? <Under New Management>의 저자 데이비드 버커스(David Burkus)가 HBR에 기고한 칼럼에 의하면, 홀푸드의 CEO 존 맥키(John Mackey)는 직원이 찾아와 ‘왜 이 직원은 나보다 많이 받는가?’라고 물을면 이렇게 답한다고 합니다. “그 사람은 더 가치가 있는 직원이다. 당신이 그 직원만큼 성과를 올리면 당신에게 똑같이 보상할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모든 직원들의 연봉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어떨까요? 우리나라 기업문화에서 연봉 투명주의가 과연 성과를 높이는 효과를 올릴 수 있을지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낮은 연봉을 받는다는 걸 알면 일하지 않으려고 하거나, 자신이 보기에 별로 능력 없는 친구가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고 질투하면서 일하려는 동기를 잃게 될 수도 있겠죠. 이럴 때는 예측하지 말고 ‘실험’을 해볼 것을 권합니다. 연봉 투명주의를 적용하는 부서와 연봉 비밀주의를 계속 유지하는 부서(물론 서로 비슷한 업무를 하는 부서)를 비교하여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면밀하게 관찰한 후에 결정하는 것이 현명한 생각입니다. 이런 실험을 위해서는 ‘연봉은 무조건 비밀에 부쳐야 해’라는 고정관념부터 버려야 할 것입니다. 



(*참고문헌)

- Emiliano Huet-Vaughn(2013), Striving for Status: A Field Experiment on Relative Earnings and Labor Supply, UC Berkeley Working Paper.


- https://hbr.org/2016/03/why-keeping-salaries-a-secret-may-hurt-your-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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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심 강한 직원이 성과도 좋다   

2015. 8. 28. 09:00




다른 직원들보다 유독 끈기와 인내심이 강한 직원이 팀내에 한 두 명 정도는 있을 겁니다. 그들이 평소 달성하는 성과는 다른 직원들에 비해 어느 정도인가요? 또 그들이 비윤리적이고 비생산적인 행동(Counterproductive Work Behaviors, CWB)을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판단합니까? 이스라엘 아리엘 대학교의 하다샤 리트만-오바디아(Hadassah Littman-Ovadia)는 인간의 여러 가지 성격적 특성 중에 ‘인내심’이 업무 성과와, 그리고 CWB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가설을 수립하고 설문조사를 통해 이 가설을 증명하고자 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모두 686명의 응답자를 확보한 리트만-오바디아는 ‘VIA-IS’라 불리는 ‘성격적 강점’ 측정방법을 변형하여 120개의 항목으로 구성된 ‘VIA-120’이란 설문을 구성했습니다. 여러 가지 성격적 특성 중 ’창의력’을 측정하는 설문을 예로 들면, “새롭고 차별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능력이 내 강점 중 하나다.”라는 항목에 5점 척도로 응답해야 했죠. 또한 리트만-오바디아는 “나는 나에게 주어진 임무를 적절하게 수행한다.”라는 식의 문항에 응답하게 해서 응답자 스스로 자신의 업무 성과를 드러내도록 했고, “아프지 않은데도 아프다고 전화해서 집에서 논 적이 있다.”라는 식의 문항을 통해 얼마나 자주 CWB를 범하는지를 측정했습니다.





피어슨 상관분석을 해보니, 인내심이 높은 사람일수록 업무 성과가 좋고 CWB를 덜 범했는데, 이런 상관관계는 정직성, 열정, 호기심, 팀워크 등과 같은 성격적 강점보다 더 강했습니다. 인내심이 업무 성과와 CWB와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성격적 특성임을 알 수 있죠. 응답자들 중에는 자신의 일을 그저 직업으로 보는 사람이 있었지만, 경력으로 인식하는 사람과 ‘소명’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리트만-오바디아는 통계분석을 통해 자신의 일을 경력이나 소명으로 볼 때 인내심과 업무 성과 사이에 정(+)의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남을 규명했습니다. 일을 그저 직업으로 볼 경우에는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정리하면, 여러 가지 성격적 강점 중에서 인내심이 업무 성과와 가장 큰 관련이 있고, 일을 경력이나 소명으로 느낄 때 이런 연관성이 큽니다. 물론 리트만-오바디아의 연구가 자가진단을 통한 설문 방식을 취했기 때문에 거짓으로 답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약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조직에서 이루어진 평가 결과를 가지고 인내심과 업무 성과 간의 관계를 분석하면 좀더 확실한 결과를 알 수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가 주는 시사점은 학습의욕, 통찰, 리더십, 희망적인 태도, 용기, 열정 등과 같이 업무 성과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성격적 특성들을 제치고 의외로 인내심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성격적 강점임이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리더는 화려하고 열정적으로 보이는 직원들에게 지나친 관심을 두기보다는 화려하진 않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조용히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에게도 비슷한 수준의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이 연구가 주는 교훈입니다. ‘열정을 가져라’는 독려도 좋지만, 일의 의미, 일의 목적과 소명을 일깨우도록 돕는 것도 직원들의 인내심이 업무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한 리더의 임무라는 점도 알 수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인내심과 관련하여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성공적인 기업가와 그렇지 않은 기업가를 나누는 기준이 있다면 나는 그것이 '순수한 인내심'이라고 확신한다."





오늘은 과묵하게 자신의 업무를 끈기 있게 수행하는 직원의 어깨를 두드려주는 것은 어떨까요? 조직 성과의 많은 부분을 책임지는 그들의 노고를 고마워하면서 말입니다.



(*참고논문)

Littman-Ovadia, H., & Lavy, S. (2015). Going the Extra Mile Perseverance as a Key Character Strength at Work. Journal of Career Assessment, 10690727155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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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다보면 압박감이 극에 달하는 상황을 여러 번 경험하게 됩니다. 대학 입학을 위해 시험을 치르거나, 큰 계약을 따내기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하거나, 회사의 성과를 좌우하는 거대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할 때 압박감 때문에 일을 그르치거나 좌절을 경험하는 일이 간혹 생기곤 합니다. 혹자는 압박감(특히 외부로부터)이 있어야 일이 잘 되거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생긴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그저 느낌일 뿐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하게 되어 생산성은 높아지는 건 사실이지만 일의 품질은 기대하기가 어렵죠.


그렇기 때문에 압박감이 큰 상황에서도 일을 잘 해내고 창의적으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의 비결은 압박감을 유유히 즐기는 것이라기보다는 몇 가지 방법을 통해 압박으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를 줄이는 데 있습니다. 헨드리 와이싱어(Hendrie Weisinger)와 J.P. 폴리브-프라이(J.P. Pawliw-Fry)는 <Performing Under Pressure: The Science of Doing Your Best When It Matters Most>란 책을 통해 압박감이 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부정적인 효과를 줄일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 10가지만 여기에 소개하겠습니다.





1. 또 다른 기회가 있다고 스스로를 상기시켜라

이번이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하면 실패할 경우의 상황이 머리속을 압도하는 바람에 말 그대로 ‘얼어 버리고’ 말 겁니다. 인생은 길고 그런 기회는 다시 찾아온다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방법입니다. ‘죽느냐 사느냐’의 관점으로 상황을 인식하지 말고, 인생에 스쳐 지나가는 여러 가지 도전 중 하나라고 여기는 게 좋습니다. 그 도전이 아주 중요하다 해도 말입니다.


2.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초점을 맞춰라

마라톤 선수가 레이스를 완주하는 비결은 피니시 라인을 통과할 때의 자기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자신이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업무의 최종 결과가 아니라 내가 지금 작성하는 보고서, 내가 지금 검색하는 자료, 내가 지금 참여한 회의에 집중해야 압박감을 경감시킬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높은 성과지표를 목표로 부여 받은 수많은 직장인들에게 유용하리라 생각됩니다.


3.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라

‘만약 이러면 어떻게 할까?’라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면 막연한 불안감이 줄어들고 실질적인 대비책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죠. ‘설마 그런 일이 생기겠어?’라는 생각은 압박감 하에서 ‘일 못하는 사람’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일주일 안에 반드시 일을 끝내야 한다면, 그 기간 안에 일을 못하게 만드는 사건들이 뭐가 있을까, 그런 사건이 발생하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해둬야 합니다.





4. 통제할 수 있는 것을 통제하라

압박감이 큰 상황 하에서 사람들은 이런 저런 걱정이 많습니다. 헌데 그런 걱정들을 살펴보면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것들’이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걱정해봤자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과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들은 3번 항목과 같이 대비책을 강구하고,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을 어떻게 하면 더 잘 해낼 수 있을까에 집중하기 바랍니다.


5. 감각에 집중하라

압박감이 커지면 내가 지금 뭘 먹는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어떤 냄새를 맡는지가 무뎌지기 쉽고 그로 인해 실수를 저지르곤 합니다. 길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며 구름의 변하는 모양을 관찰한다든지, 들꽃의 향기를 맡아 본다든지, 감동을 자극하는 영화를 본다든지 하면서 자신의 오감이 항상 생생하게 살아나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생한 오감을 가질 때 현실을 직시할 수 있습니다.


6. 음악을 들어라

이 조언은 5번과 연결되는데, 음악을 들으면 두려움과 초조함이 경감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수영선수 박태환이 경기 직전에 헤드폰을 끼고 나오는 이유가 있죠. 중요한 프레젠테이션 직전에는 보고자료를 연신 넘기며 초조해 하기보다는(이미 보고자료는 숙지했을 터이니) 이어폰을 끼고 평소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기다리는 게 훨씬 낫습니다. 바로 실천해 보세요.





7. 속도를 늦춰라

두려움이 커지고 초조해지면 사람들은 속도를 높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리 실험에서 압박감을 큰 상황을 조성하면 남들보다 과제를 더 빨리 완료하지만 실수를 더 많이 저지른다고 합니다. 문제의 원인을 찾기보다 곧바로 해법을 내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빨리 하는 것이 아니라 ‘잘 하는 것’입니다. 일부러 속도를 늦추고 찬찬히 현재의 상황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8. 고무공을 주물러라

말 그대로 고무공을 주무르면 압박으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가 경감된다고 합니다. 고무공을 왼손에 쥐고 주무르면, 뇌에서 잘 하나 못 하나를 의식적으로 감시하는 부분의 활동을 무디게 만드는 반면 무의식적인 반응을 통제하는 부분은 자극한다고 합니다. 사무실에 적당한 고무공(너무 딱딱하지도 너무 무르지도 않은)을 하나 두고 초조해질 때마다 쥐락펴락하는 게 도움이 될 겁니다.





9. 압박이 큰 상황을 친구와 이야기하라

혼자 고민하지 말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친구(혹은 친한 동료)에게 이야기하면 자기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친구로부터 유용한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압박감 속에 있으면 판을 읽지 못하지만 바깥에서 볼 때는 판이 돌아가는 모습을 종종 꿰뚫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혹은 친구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상황을 정리하면서 좋은 아이디어가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10. 성공했던 기억을 떠올려라

슬럼프에 빠진 농구선수들을 회복시키는 방법 중 하나는 그 선수가 보였던 최고의 플레이 동영상을 반복해서 보도록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슬럼프는 역량의 저하 때문이 아니라 자신감의 저하 때문에 발생합니다. 과거에 비슷한 상황에서 일을 잘 해냈던 자신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머리속에 그려보면(더 좋은 방법은 글로 써보면) 어떨까요? 지금의 상황도 잘 헤쳐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날 겁니다. 비록 금방은 아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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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jesuslike.tistory.com BlogIcon Mind Hunter 2015.08.1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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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빙하우스 착시(Ebbinghaus Illusion)’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이것은 동일한 크기의 원이라 해도 주변을 둘러싼 다른 원의 크기에 따라 그 크기가 다르게 느껴지는 착시 현상을 말합니다. 아래의 그림을 보면 이 착시가 무엇인지 바로 알 수 있을 겁니다. 보다시피 두 개의 회색 원의 크기는 동일한데도 왼쪽의 원이 더 크게 눈으로 인식되죠.





퍼듀 대학교의 심리학자 제시카 위트(Jessica K. Witt)와 동료 연구자들은 에빙하우스 착시를 통해 목표의 크기를 다르게 인식하도록 조작하면 성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궁금해 했습니다. 홈런을 친 야구선수들이 평소보다 공이 크게 보였다는 말을 하는 것처럼, 실제보다 목표물을 크게 인식하면 성과가 좋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크기보다 과장되어 인식하면 오히려 목표를 정확히 조준하지 못해서 성과가 나빠질 가능성도 충분했습니다. 실험을 통해야만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가 있겠죠.


위트는 직경 5 cm(정확히는 5.08 cm)의 구멍을 만들어 놓고 그 위에 바닥을 비추는 프로젝터를 설치하여 에빙하우스 착시를 구현했습니다. 위트는 36명의 참가자들에게 구멍 주위를 직경 3.08 cm짜리 원 11개를 비추는 경우와, 직경 28 cm짜리 원 5개를 비추는 경우를 보여주고 각각 구멍의 크기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해보도록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구멍이 큰 원들 주위에 있을 때보다 작은 원들 주위에 있을 때 더 크게 인식함으로써 에빙하우스 착시를 경험하고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위트는 참가자들에게 10개의 공을 주고 구멍에서 3.5 m 떨어진 곳에서 퍼팅하여 구멍 안으로 가능한 한 많은 공을 집어넣어 보라고 지시했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다음과 같은 그래프로 나타났습니다. 보다시피 구멍이 작은 원들 주위에 있을 때의 성과가 큰 원들 주위에 있을 때보다 더 좋았습니다.


출처: 아래 명기한 논문


이 결과는 목표의 크기를 실제보다 크게 인식할 경우 자신감이 높아지고 그에 따라 성과도 좋아진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홈런 친 타자가 공이 수박만큼 크게 보였다고 말하는 것이 거짓말이 아님을 짐작케 합니다. 그런데, 위트의 실험은 우리가 평소 ‘착시나 편향에 휘둘리지 마라’고 조언하는 것을 무색하게 만드는 결과입니다. 오히려 목표물이 눈에 크게 들어온다는 ‘긍정적인 착각’을 해야 성과가 나아진다고 말하기 때문이죠. 축구, 농구, 야구, 골프 등 물리적인 목표물이 있는 스포츠에만 해당되는 것인지, 아니면 이를 일반화하여 과장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것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아직은 쉽사리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목표물이 크게 보인다’ 혹은 ‘목표가 멀지 않았다’라는 약간의 긍정적인 마인드가 나쁠 것은 없다고 보는 게 좋겠죠. 홈런을 치려면 일부러 공이 수박처럼 크게 보인다고 자기암시를 하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물론 현실을 무시한 지나친 자신감은 독이지만요.



(*참고논문)

Witt, J. K., Linkenauger, S. A., & Proffitt, D. R. (2012). Get me out of this slump! Visual illusions improve sports performance. Psychological Science, 23(4), 397-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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