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쯤 이 블로그에 ’고성과자들은 연봉 비밀주의를 싫어한다’, ‘불평등을 참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연봉 비밀주의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모든 사람들의 연봉을 투명하게 공개할 때 성과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http://www.infuture.kr/1424  , http://www.infuture.kr/1460 ) 연봉 비밀주의를 인사의 기본 원칙이라 여기는 기업들이 거의 전부인 상황에서 이런 논리는 매우 과격하게 들렸을 겁니다. 직원들이 서로의 연봉을 알게 되면 불만과 분란이 생기고 연봉에 신경 쓰느라 업무성과가 저하되리라 염려하는 까닭이겠죠.



출처: thinkprogress.org



하지만 연봉 투명주의의 장점, 즉 직원들의 연봉 공개가 성과 향상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설명할 미들버리 대학교의 경제학자 에밀리아노 휴엣-본(Emiliano Huet-Vaughn)가 UC 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제출한 논문도 그 중 하나입니다. 휴엣-본은 ‘아마존 미캐니컬 턱(Amazon Mechanical Turk)’에 등록된 사람들 중 2000여 명에게 간단한 데이터 입력 과제를 부여하고 잘할 때마다 돈으로 보상하는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출처: Emiliano Huet-Vaughn(2013)



휴엣-본은 위의 그림과 같이 참가자들에게 웹사이트를 통해 20분 동안 연구 논문의 저자, 저널명, 논문명 등을 입력하도록 했습니다. 연봉 투명주의와 연봉 비밀주의를 모사하기 위해, 참가자들 중 절반에겐 20분이 지나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참가자들이 이 과제에서 얼마나 많은 보상을 획득했는지를 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했지만, 나머지 절반의 참가자들은 오직 자신의 보상액만 보게 했습니다. (아래 그림 참조)



출처: Emiliano Huet-Vaughn(2013)



이렇게 첫 번째 라운드가 끝나고 나서 두 번째 라운드를 진행하도록 하니까 ‘투명주의 그룹’과 ‘비밀주의 그룹’의 성적에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놀랍게도 투명주의 그룹 참가자들이 더 열심히 과제에 응했고 성적도 훨씬 좋았던 겁니다. 이런 효과는 첫 번째 라운드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던 참가자들(실제로는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조작된 참가자들), 즉 ‘하이 퍼포머’들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고성과자들은 연봉 비밀주의일 때보다 연봉 투명주의일 때 더 열심히 일한다’는 과거의 연구와 상통하는 결과였죠. 두 번째 라운드에서 참가자가 받아가는 ‘성공 단가’를 변화시켜도(첫 번째 라운드보다 단가를 낮게 혹은 낮게 책정해도) 이런 효과가 발생했습니다. 


이 실험 결과는 상식과 달리 연봉 투명주의가 개인의 성과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드러내고, 특히 고성과자임을 보상을 통해 인지하면 계속해서 고성과를 유지하려는 동기가 강해진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그렇다면 연봉 투명주의를 사용하고 있는 기업은 얼마나 될까요? 많지 않지만 몇몇 벤처기업들 외에 홀푸드(Whole Foods)는 대기업인데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모든 보상액과 성과를 회사 인트라넷에 공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연봉 투명주의를 실시하면 직원들이 자신의 보상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적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하거나 보상의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할 위험이 있지 않을까요? <Under New Management>의 저자 데이비드 버커스(David Burkus)가 HBR에 기고한 칼럼에 의하면, 홀푸드의 CEO 존 맥키(John Mackey)는 직원이 찾아와 ‘왜 이 직원은 나보다 많이 받는가?’라고 물을면 이렇게 답한다고 합니다. “그 사람은 더 가치가 있는 직원이다. 당신이 그 직원만큼 성과를 올리면 당신에게 똑같이 보상할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모든 직원들의 연봉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어떨까요? 우리나라 기업문화에서 연봉 투명주의가 과연 성과를 높이는 효과를 올릴 수 있을지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낮은 연봉을 받는다는 걸 알면 일하지 않으려고 하거나, 자신이 보기에 별로 능력 없는 친구가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고 질투하면서 일하려는 동기를 잃게 될 수도 있겠죠. 이럴 때는 예측하지 말고 ‘실험’을 해볼 것을 권합니다. 연봉 투명주의를 적용하는 부서와 연봉 비밀주의를 계속 유지하는 부서(물론 서로 비슷한 업무를 하는 부서)를 비교하여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면밀하게 관찰한 후에 결정하는 것이 현명한 생각입니다. 이런 실험을 위해서는 ‘연봉은 무조건 비밀에 부쳐야 해’라는 고정관념부터 버려야 할 것입니다. 



(*참고문헌)

- Emiliano Huet-Vaughn(2013), Striving for Status: A Field Experiment on Relative Earnings and Labor Supply, UC Berkeley Working Paper.


- https://hbr.org/2016/03/why-keeping-salaries-a-secret-may-hurt-your-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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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책(혹은 직위)이라면 아무나 데려다 앉힐 수는 없습니다. 당연히 내외부에서 적임자를 물색하여 빈 자리를 채워야겠지만, 그 빈 곳을 내부 직원을 승진시켜서 채우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외부에서 채용하는 것이 나을지 고민이 좀 될 겁니다. 회사가 정체되고 활력이 떨어진 상황이라면 외부의 피를 수혈하는 것이 조직 분위기 쇄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 겁니다. 반면, 내부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외부인력을 채용했다가 성과는커녕 기존 직원들과 갈등(그 원인이 내부직원들의 텃세 때문이든, 외부에서 채용된 자의 만용이든)만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그렇다고 내부 직원을 앉히자니 인력 쇄신의 의지가 참신해 보이지 않겠죠.




“내부 직원을 앉힐까, 아니면 외부인을 채용할까?” 이 질문의 답을 매튜 비드웰(Matthew Bidwell)의 연구를 통해 알아보죠. 그는 모 금융기관의 투자은행 부문에 근무하는 5,260명의 직원들의 인사 데이터(2003년부터 2009년 간의)를 수집하여 통계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인사데이터 내에는 직원들이 어떤 경로로 회사에 채용됐고 승진했는지, 매년 평가(역량, 업적 등)를 어떻게 받았는지, 급여와 보너스는 어떻게 증감했는지 등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어서 어떤 자리에 누군가를 앉힐 때 내부 채용(내부직원의 승진이나 job posting 같은)이 효과적인지, 아니면 외부 채용(external hiring)이 효과적인지를 분석할 수 있었죠.


비드웰의 통계 분석을 일일이 소개하는 것은 지루하니, 결과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내부에서 승진해서 올라 온 직원의 평가가 외부에서 채용된 직원보다 높은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첫 2년 동안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죠(2년이 지난 후에는 두 경우의 평가 점수가 비슷해짐). 이것은 외부에서 채용된 직원이라고 해서 내부 직원보다 더 일을 잘한다고 가정할 수 없다는 결과입니다. 통계적으로 외부 채용자들이 내부 채용자보다 학력 수준이 더 높고 경력도 더 좋았지만, 평가는 상대적으로 더 높지 않았던 겁니다. 


게다가 내부 채용자들은 외부 채용자들보다 전반적으로 급여가 낮았고 보너스까지 합해진 ‘총 보상’에서도 역시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받았습니다. 평가는 더 높게 받는데(업무능력이 더 좋은데) 보상은 적게 받는다는 사실은 내부 채용자들이 충분히 화가 날 대목이죠. 화가 날 결과는 또 있습니다. 외부 채용자들이 내부 채용자들에 비해 더 빨리 승진되는 경향이 발견되었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외부 채용자들은 내부 채용자들에 비해 보상과 승진에 유리하지만, 그들이 회사에 오래 남아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비드웰은 외부 채용자들의 ‘자발적 퇴사’와 ‘비자발적 퇴사’가 내부 채용자들에 비해 꽤 높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외부 채용자들의 자발적 퇴사는 21퍼센트 더 높았고 비자발적 퇴사는 61퍼센트나 더 높았죠.


‘내부 채용이 좋은가, 아니면 외부 채용이 나은가’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연구이지만, 비드웰은 확보한 데이터를 가지고 재미난 결과 몇 가지를 추가적으로 얻었습니다. 헤드헌터와 같은 중개자를 통해 외부에서 채용한 자보다 내부직원의 추천(referral)으로 뽑은 직원이 더 일을 잘한다는 결과가 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내부직원 추천으로 뽑힌 직원이 헤드헌터를 통해 입사한 직원보다 상대적으로 보상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은 씁쓸한 뒷맛을 느끼게 합니다.





비드웰의 연구는 투자은행의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타 산업이나 타 조직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올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반면, 실험실 데이터가 아니라 현장 데이터이기에 더욱 신뢰가 간다고도 볼 수 있겠죠). 외부 채용이 생각만큼 기대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으로 비드웰의 연구 결과를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외부의 피를 수혈해서 조직의 활력을 증진시키겠다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고도 볼 수 있죠. 또한 외부 채용자들의 평가가 낮은 것은 그들 자신에게 문제가 있기보다 그들을 신속하게 ‘내부인’으로 만들지 못한 조직에 개선할 점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텃세가 힘을 발휘할 수도 있고, 외부인을 뽑아만 놓고 필요한 지원을 나몰라라 할지 모르니 말입니다. 


물론 내부 직원들의 역량 수준이 낮은 수준이라면(예전의 프로야구팀 ‘삼미 슈퍼스타즈’처럼) 외부에서 ‘장명부’ 같은 능력 있는 직원을 채용하는 게 유일한 답입니다. 하지만 이미 조직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선 상태에서는 외부 채용이 기대하는 만큼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주의해야겠습니다. 조직 내에 이미 좋은 인재가 있습니다. 외부 채용자들에게 높은 급여를 줌으로써 내부의 인재를 차별하는, 그래서 그 인재가 회사 밖으로 이탈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아야겠습니다. ‘잡은 물고기엔 먹이를 주지 않는다’는 말은 틀렸습니다. 비드웰의 논문 제목처럼 ‘더 적게 얻으려고 더 많은 것을 주는’ 오류를 범하지 말기 바랍니다.



(*참고논문)

Bidwell, M. (2011). Paying more to get less: The effects of external hiring versus internal mobility.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0001839211433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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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열심히 하면 생산성 향상에 따라 성과급을 주겠다’라고 말하는 경우와 ‘생산성 향상을 이루지 못하면 그만큼 주기로 약속한 성과급을 줄이겠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보죠. 둘 중 어떤 조치가 직원들에게 일하려는 동기를 더 불어넣을 수 있을까요? 직원들에게 실제로 지급되는 성과급의 차이는 없지만, 전자는 성과급을 ‘획득’이란 관점으로 프레이밍한 것이고, 후자는 ‘손실’ 관점으로 프레이밍한 것입니다. 좀더 구체적을 말하면, 획득 프레이밍은 열심히 일하면 최대로 10을 더 주겠다는 조치고, 손실 프레이밍은 처음에 10을 주기로 약속했다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그만큼 ‘되가져 가겠다’라는 뜻이죠(직원 입장에서는 ‘토해내야 한다’는 뜻).


직원들의 동기를 높이고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있어 성과급 통보를 획득 프레이밍 하에서 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손실 프레이밍 하에서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이에 대한 답을 찾던 토론토 대학교의 탄짐 호세인(Tanjim Hossain)은 실제 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실험을 벌일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통제된 조건 하에 진행되었던 많은 실험들에서 손실 프레이밍이 상대적으로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온 바 있지만, 현장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기에 매우 좋은 기회였습니다.





실험 대상이 된 기업은 2만명의 직원을 보유한 중국의 완리다(Wanlida Group Company)라는 전자제품 제조기업이었습니다. 완리다는 오디오 기기와 비디오 기기, GPS, 가정용 소형 전자제품을 만드는, 중국 내 100대 전자회사 중 하나입니다. 호세인은 직원들을 여러 그룹으로 나눴는데, 그 중 첫 번째 그룹에 속한 직원들에게는 “당신 팀의 시간당 생산성이 K 이상이 되는 주에는 성과급으로 80위안을 지급할 것이다. 예를 들어, 생산성 목표를 달성한 주가 2주면, 총 160위안을 받게 될 겁니다.”라는 내용으로 편지를 보냄으로써 획득 프레이밍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반면, 두 번째 그룹의 직원들에게는 “앞으로 4주 동안 당신은 기본급 외에 320위안의 성과급을 일시에 받게 될 겁니다. 하지만, 당신 팀의 시간당 생산성이 K 미만인 주에는 성과급이 80위안씩 줄어들 겁니다. 예를 들어, 생산성 목표에 미달한 주가 2주면, 160위안이 줄어들어서 나중에 160위안만 받게 될 겁니다”라는 내용으로 편지를 보내서 손실 관점으로 성과급을 프레이밍하도록 했죠.


이런 성과급 지급 조치를 취하자 두 그룹 모두 생산성이 향상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예상되는 결과였는데, 흥미로운 것은 손실 프레임에 속한 직원들의 생산성이 획득 프레임에 속한 직원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것입니다. 획득 프레임 하에서 직원들은 대조군보다 3.7~8.6% 높은 생산성 증가를 달성한 반면, 손실 프레임의 직원들은 대조군보다 4.7~9.7% 높은 생산성을 기록했습니다. 손실 프레임의 직원들이 1~1.1%포인트가 더 높았던 겁니다. 이 차이가 작아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13~27%나 높은 값입니다. 이런 차이가 시간이 흐를수록 약화될 것 같았지만, 손실 프레임(달리 말해 ‘처벌’ 프레임) 하의 직원들은 그 후에도 계속 상대적으로 높은 생산성을 보였습니다.


아래의 그래프는 손실 프레임일 때의 생산성에서 획득 프레임일 때의 생산성을 뺀 값을 보여줍니다. 대체적으로 손실 프레임이 획득 프레임이 생산성 향상 측면에 낫다는 점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결과입니다. 이 현장 실험의 결과를 냉정하게 해석하면, ‘열심히 하면 더 주겠다’라는 것보다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주었던 것을 도로 가져가겠다’라는 것이 성과 향상에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과 향상을 위해서는 일선 기업에서 ‘줬다 빼앗는’ 냉혹한 성과급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돈을 줬다가 뺏으라는 소리가 아니라, 성과급을 설계하거나 직원들에게 홍보할 때 성과급의 긍정적인 면(열심히 하면 더 받을 수 있다)을 강조하는 것이 부정적인 면(열심히 안 하면 못 받을 수 있다)을 언급하는 것보다 ‘최소한’ 더 좋지는 않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입니다. 직원들이 가져가는 최종적인 성과급 액수는 동일하더라도,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어떤 의미로 프레이밍하도록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이왕이면 손실을 강조하는 것이 똑같은 돈을 들이고도 좀더 나은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과급에 대해 장미빛 꿈을 갖게 만드는 것보다는 회색빛 그늘을 어느 정도 상상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 ‘보상 커뮤니케이션’이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참고논문)

Hossain, T., & List, J. A. (2012). The behavioralist visits the factory: Increasing productivity using simple framing manipulations. Management Science, 58(12), 2151-2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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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 포스팅한 글 ‘모든 직원들의 연봉을 공개하는 게 좋다?’에서는 불평등을 용인하는 성향이 낮은 직원들(불평등한 상황을 상대적으로 못 견디는 직원들)의 경우에는 ‘연봉 비밀주의’보다는 ‘연봉 투명주의’가 성과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준다는 연구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 연구를 실시했던 엘레나 벨로골로프스키(Elena Belogolovsky)와 피터 밤베르거(Peter Bamberger)는 주제를 확장하여 연봉 비밀주의가 상대평가 방식이 적용되는 조직일수록 성과와 급여 간의 연결을 덜 인식한다는 점을 실험을 통해 주장합니다.





그들은 280명의 이스라엘 대학생들에게 컴퓨터 게임을 하는 대가로 시간당 5.7달러의 ‘기본급’을 지급했습니다. 참가자들에게는 점수에 따라 보너스가 주어졌는데, 참가자들 중 절반에게는 자신의 보너스와 동료들의 보너스 정보를 모두 제시한 반면, 나머지 절반에게는 자신의 보너스 정보만 알려주고 동료들과 절대 급여에 대한 대화를 나누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 두었습니다.


이렇게 조치를 취하고 컴퓨터 게임을 진행하게 했더니, 아래의 그림과 같이 절대평가 방식으로 급여가 결정될 때는 ‘비밀주의 조건’일수록 성과와 급여 간의 인식도’가 높아지는 반면, 상대평가 방식으로 급여 결정이 이루어질 때는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상대평가일 때는 자신과 동료들의 급여를 모두 알수록, 즉 ‘연봉 투명주의’가 적용될수록 ‘내 성과가 보상에 이렇게 반영되는구나’라면서 ‘성과와 보상 간의 인식도’를 뚜렷하게 인식한다는 의미입니다. ‘성과와 보상 간의 인식도’가 향상된다는 것은 그만큼 성과 창출의 동기를 스스로 부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평가를 운영하는 조직(급여 인상이나 성과급 결정을 상대적으로 결정하는 조직)에서는 오히려 연봉 투명주의를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출처: 아래에 명기한 논문



벨로골로프스키와 밤베르거는 추가적인 분석을 통해 고성과자(높은 점수를 얻은 참가자)들은 다른 참가자에 비해 ‘성과와 보상 간의 인식도’가 낮다고 여겨질 경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녹색선과 검은색 실선이 고성과자를 뜻하는데, 다른 선들보다 그 기울기가 급하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연봉 비밀주의가 고성과자를 조직에서 유지(retention)하는 데에 불리할 수도 있음을 지적하는 결과입니다. 



출처: 아래에 명기한 논문



이 연구 역시 연봉을 무조건 비밀에 부치는 것이 능사는 아님을 깨닫게 합니다. 적절하게 공개하는 것도 고성과자의 성과 창출의 동기를 유지시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일러줍니다. 물론 연봉을 공개하자는 결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말입니다.



(*참고논문)

Belogolovsky, E., & Bamberger, P. (2014). SIGNALING IN SECRET: PAY FOR PERFORMANCE AND THE INCENTIVE AND SORTING EFFECTS OF PAY SECRECY.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amj-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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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10대 판매한 영업사원과 100대 판매한 영업사원이 각각 있을 때, 누구에게 보너스를 더 많이 줘야 할까요? 너무나 뻔한 질문인가요? 대부분은 100대 판매한 영업사원이 더 많은 보너스를 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왜 그래야 하나고 물으면, ‘당연한 거지, 이유가 어디 있어?’라고 반응합니다. 그렇다면, “영업사원이 많이 팔든 적게 팔든 동일한(혹은 별 차이가 없는) 보상을 한다면 어떻겠는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어떤 대답을 하겠습니까? “그러면 안 된다”라고 답하기 전에 한번쯤은 “동일한 보상을 해도 별 문제가 없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사실 고객들은 영업사원의 수완에 의해 구매 의사 결정을 하기보다는 영업사원에게 전화를 걸기 전에 이미 구매 의사 결정 과정의 상당 부분을 완료합니다. 코포레이트 익그제큐티브 보드(Corporate Executive Board, CEB)라는 컨설팅 회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영업사원에게 전화하기 전 구매 의사 결정 과정의 57퍼센트가 완료된다고 합니다. 결제하는 시점을 100퍼센트라고 보면, 관심 상품을 인터넷 등을 통해 검색하며 조사한 후에 ‘사겠다’라고 마음을 먹는 시점이 구매 의사 결정 과정에서 57퍼센트 지점이라는 의미입니다. 그 지점에서 소비자들은 영업사원에게 전화하죠.


전화하는 이유는 ‘사겠다’라는 전제 하에 가격을 협상하기 위한 것이지, 영업사원의 말에 따라 ‘사겠다, 안 사겠다’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 결정이 이렇게 이루어지는데, 과연 영업사원의 판매 실적에 따라 보너스를 차등 지급하는 현재의 방식은 과연 옳은 것일까요? 



출처: jobtrakr.com



CEB의 조사 결과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영업사원의 가격 결정권이 없거나 제한되는 상황에서는 소비자가 결제하도록 끌어 당길 만한 무기가 별로 없겠죠. 결국 영업사원은 자기가 받기로 한 판매 수당의 일부를 고객에게 주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수입차 영업사원들이 회사의 공식적인 프로모션이 없는데도 몇십만원의 할인을 해주겠다, 틴팅과 블랙박스를 달아주겠다며 유혹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고객은 이미 상품을 사겠다고 마음 먹은 상태이니 영업사원은 그저 가격만 가지고 이리저리 협상안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수입차의 경우, 겉으로는 할인해 준다면서 ‘공채 할인’ 등을 뻥튀기하는 방식으로 뒷통수를 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왜 그럴까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이처럼 소비자의 구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영업사원의 ‘기여’가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판매 실적에 따라 보너스를 주는 방식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영업사원은 판매 수당을 더 많이 받기 위해 무리한 거래를 시도하거나 고객을 속이는 바람에 회사 이미지가 실추하기도 하는데, 회사 이익을 늘이기 위해 도입한 판매 실적 수당이 오히려 보이지 않는 비용을 증가시키는 것은 아닐까요?


영업사원은 판매를 늘이기 위해 존재하는 세일즈 포스(Salesforce)가 아니라, 고객이 매장을 찾거나 전화를 걸어올 때 상품의 재원, 기능, 가격 조건 등을 설명해 주는 역할을 담당해야 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요즘 필드에 나가서 뛰는 영업사원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매장으로 걸어 들어온, 혹은 전화를 걸어온 고객들을 주로 상대하죠. 인사이드세일즈닷컴(InsideSales.com)의 조사에 따르면, 전통적인 필드 영업보다 ‘내부 영업(Inside Sales)’이 300% 빠르게 성장 중이라고 합니다. 영업사원들은 자기 시간의 41퍼센트를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영업 활동을 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영업사원에게 판매 실적에 따라 수당을 차등해서 줄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일반사원들과 비슷하게 ‘고정급+(약간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이 요즘의 현실과 맞는 보상 방식은 아닐까요?


이런 보상 방식을 제안하면 영업사원이 물건을 많이 판매하려고 하겠느냐는 반문이 나옵니다. 판매 실적에 따라 수당을 받는 재미가 있어야지 더 많은 고객을 만나서 더 많은 물건을 팔려는 동기가 생기지 않겠느냐고 반론을 제기하겠죠. 그럴 수도 있습니다. 많이 팔든 적게 팔든 고정급을 받으니 도덕적 해이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썩은 사과’짓을 할 사람은 극소수라고 믿습니다. 그런 직원은 빨리 해고하는 게 상책이겠죠. 대부분의 직원은 자기가 맡은 임무(‘고객에게 상품을 이해시킨다’, ‘고객의 구매를 돕는다’)를 성실하게 수행하리라 믿는 것이 먼저라고 봅니다.


뉴욕 타임즈의 기사에 따르면, Thought Works라는 소프트웨어 회사는 2012년부터 영업사원의 판매 실적 수당을 없앴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 동안 회사는 18~22퍼센트 성장했습니다. Royal Auto Group이라는 캐나다의 자동차 딜러사도 역시 판매 실적 수당을 없앴죠. 아래에 링크한 뉴욕 타임즈 기사에 몇몇 회사의 사례가 나오니 읽어보길 권합니다(물론 부작용을 경험한 회사도 있으니 같이 살펴보기 바랍니다).


영업사원의 판매 실적 수당을 과연 없애는 것이 좋을까요? 선택은 어디까지나 각 회사의 운영철학에 달렸고 영업사원이 고객의 구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얼마만큼의 역할을 하는지에 달렸겠죠.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참고기사)


http://www.inc.com/daniel-enthoven/the-case-for-ending-sales-commissions.html


http://www.executiveboard.com/exbd/sales-service/challenger/new-decision-timeline/index.page


http://www.nytimes.com/2013/11/21/business/smallbusiness/for-some-paying-sales-commissions-no-longer-makes-sense.html?smid=pl-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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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일즈왕 2014.03.20 03:35

    기발한 발상이긴한데.. 동기부여가 어디서 일어날까? 미국자동차회사 Saturn이 예전에 가격 정찰제를 실시한후(미국은 정찰제아님 대리점마다 비싼데 싼데 천차만별) 거의 망하다시피 판매량이 감소했다는.. 구매의사가 이미 결정된것이라도 아직 세일즈는 끝인게 아닌거지 99%의 성공이나 0%나 못판건 마찬가지이니깐. 실제로 미국 자동차 딜러에는 세일즈맨이라는 포지션과 더불어 Closer라는 포지션도 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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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동안 이 블로그를 통해서 평가를 버리고 차등보상 역시 버리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차례 이야기했기에 다시 반복하지 않겠지만, 이렇게 평가와 차등보상을 없애면 ‘일 잘 하는 직원에게는 어떻게 보상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어김없이 나옵니다. 어떤 사람은 ‘일 잘 하든 못 하든 똑같은 보상을 주자는 것은 공산주의적인 마인드 아니냐?’라고 심하게 말하기도 하더군요(그런 분들께 공산주의의 의미를 제대로 아냐고 반문하고 싶지만…)


평가와 차등보상을 없앤다고 해서 우수한 직원들에게 남들과 똑같은 보상을 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서열을 매겨서 평가등급을 강제 배분하는 현재의 방식은 오히려 우수직원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방식을 찾으라는 뜻이죠. 그렇다면 새로운 방식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평가를 하지 않아도(즉, 평가지표를 들이대지 않아도) 누가 일 잘 하는지 못 하는지 그냥 지켜보면 안다고 생각합니다. 지내다 보면 ‘아, 저 사람은 참 일 잘하는구나’, ‘내 일을 많이 도와주는구나’라고 알지 않습니까? 꼭 평가를 해야 할까요?


이렇게 평가를 하지 않고도 일 잘 하는 사람에게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도록 하는 방식을 도입한, 흥미로운 사례가 있습니다. 뉴스 코프(News Corp)의 자회사인 IGN엔터테인먼트는 상사가 직원의 성과급을 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원들이 자기 동료의 성과급을 결정하는 방식을 채택해서 직원들의 만족을 얻고 있습니다.


이 방식의 이름은 ‘바이럴 페이(Viral Pay)’라고 하는데 구체적인 성과급 결정 방식은 이렇습니다. 먼저 직원들 전체에게 동일한 개수의 토큰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어떤 직원이 동료의 일을 도와줬다라든지, 판매촉진 활동에서 남들보다 열성적으로 임했다든지 할 때 그 동료에게 주고 싶은 만큼 토큰을 줍니다. 자신이 보기에 일을 잘한다고 생각되는 동료, 고마움을 느끼는 동료, 아니면 생활고에 시달려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동료에게 자신의 판단 하에 토큰을 선사하면 됩니다.



출처: homegrownalabama.ua.edu



바이럴 페이는 오로지 3개의 룰 밖에 없습니다. 첫째 토큰을 자기 자신에게 줄 수 없고, 둘째 반드시 모든 토큰을 다른 사람에게 주어야 하며, 셋째 CEO에게 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룰 외에는 모두 직원 개개인이 알아서 결정하도록 했죠. 마음에 들면 한 동료에게 자신이 가진 토큰을 모두 몰아 줄 수 있죠(하지만 IGN에서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은 없다고 함). 각 직원들은 자기가 동료들로부터 몇 개의 토큰을 받았는지만 알 수 있고 누가 자기에게 줬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회사는 1년에 두 번(1월, 7월) 토큰 개수를 카운트하여 그에 따라 성과급을 나눠주죠. ‘직원 각자가 받은 평균 토큰 개수’와 상위에 랭크된 직원들이 토큰 몇 개를 받았는지 공개하면서 말입니다(이름은 밝히지 않음)


이 방식은 ‘누가 일을 잘 하는가?’에 대한 직원들의 판단을 신뢰하기 때문에 가능한 보상 방법이고, 상사들이 감지하지 못하는 ‘실제적인 업무 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이기도 하죠. 게다가 이 방식은 우수인재에 대해 높은 보상을 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IGN에서 바이럴 페이를 도입한 이유는 하이퍼포머에 대해 그 능력과 업적을 성과급으로 인정해 주자는 직원들의 요구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상사보다는 옆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하이퍼포머가 누군지 더 잘 안다는 요구도 있었다네요. 


IGN에 따르면 바이럴 페이는 저성과자들을 독려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직원들이 평균적으로 몇 개의 토큰을 받았는지가 공개되기 때문에 다음 번에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는다고 말이죠(IGN에 따르면). 그렇지만 제 생각에는 저성과자에 대한 독려 효과보다 하이퍼포머에 대한 인정 효과가 더 의미 있어 보입니다. 또, 상사의 눈에 잘 띠지 않는(대개 묵묵히 일하는 내향적인) 직원이 성과를 제대로 인정하는 ‘발굴 효과’도 바이럴 페이의 장점일 겁니다.


바이럴 페이가 인기투표로 흐르지 않을까 염려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물론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직원들이 동료들의 성과급을 어린 아이들처럼 장난스럽게 결정할까요? 설령, 다른 사람이 보기에 일을 못하는 직원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직원에게 토큰을 몰아준다 해도 그런 결정을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결정을 한 사람은 그 직원으로 인해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받는다는 뜻이니까요. 의심이 든다면, 바이럴 페이를 특정 부서에 실험적으로 도입하여 어떤 양상이 벌어지는지 관찰한 다음에 전면 실시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죠(해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법이니까요).


바이럴 페이는 기본적으로 직원들을 신뢰한다는 전제가 있어야만 도입이 가능한 제도입니다. 여러분의 조직에 바이럴 페이를 도입한다면 어떨까요?



(*참고기사)

http://www.fastcompany.com/1801532/ign-employees-use-viral-pay-system-determine-each-others-bonuses


http://customerthink.com/new_meaning_to_the_phrase_a_token_bonus_ign/


Comments

  1. Favicon of https://habaro.tistory.com BlogIcon 하바로 2014.03.18 09:13 신고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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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blog.daum.net/justeco BlogIcon JUSTECO 2014.03.18 09:18

    성과 측정이 힘든 사무직들에게는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군요.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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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김종성 2014.03.18 14:47

    유대표 언제나 좋은 글 생각할 글을 많이 남겨주네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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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BlogIcon 이태준 2014.03.20 16:57

    정말 좋은정보 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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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야옹이 2014.03.22 14:24

    더 지니어스처럼 서로 연합하여 짜고 주고 받는 식으로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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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익명 2014.04.02 17:0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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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봉제를 실시하는 회사들이 많아서 입사를 같은 시기에 했더라도 서로 조금씩(때로는 크게) 연봉 수준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동기가 나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떨 것 같습니까? 아마도 여러 가지 생각이 뒤엉키면서(예를 들어 ‘쟤는 나보다 별로 일을 잘하는 것 같지 않은데 왜?) 상사에게 달려가 부당함을 호소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겁니다. 불평등에 대한 반감이 자라나면서 일하고 싶은 동기도 싹 사라져버리고 말입니다.


그래서 연봉제를 실시하는 기업들은 필히 ‘연봉 비밀주의’를 강조합니다. 술자리 등에서 동료에게 자신의 연봉을 슬쩍 흘리는 직원에 대해서는 ‘해고’나 그에 준하는 징계를 내리는 회사도 간혹 있지만, 비밀은 폭로되라고 존재하는 것인지 술자리에서 드러나거나, 아니면 인사팀의 친한 직원을 통해 정보를 알아내거나 하는 바람에 연봉 비밀주의가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이렇듯 기업이 연봉 비밀주의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남의 연봉을 알아서 좋을 게 별로 없다’, ‘사기가 떨어지고 동기를 저하시킨다’는 이유이겠지요.


헌데, 연봉 비밀주의가 경우에 따라서는 직원의 성과에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는 논문이 눈길을 끕니다. 코넬 대학교의 엘레나 벨로골로프스키(Elena Belogolovsky)와 텔 아비브 대학교의 피터 밤베르거(Peter Bamberger)는 ‘연봉 투명주의’가 특정 직원에게는 성과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준다고 말합니다. 의심스러운 주장이지만, 어떻게 그들이 이런 결론에 이르렀는지 살펴보죠.



출처: www.quantrills.com



벨로골로프스키와 밤베르거는 실험에 참가한 144명의 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한 그룹은 ‘비밀주의 그룹’으로서 4명씩 한 팀이 되어 게임에 임한 다음 각자의 성적에 따라 보상이 주어졌지만 자신의 보상 수준만 통보 받았습니다. 이 그룹의 참가자들은 보상은 개인적인 정보이기 때문에 절대로 다른 팀원들과 보상에 관해 일절 대화하지 말라고 요청 받았죠(모든 대화는 감시됐음). 


반면 ‘투명주의 그룹’의 참가자들은 똑같은 방식으로 팀을 이뤄 게임을 한 다음에 자신의 성적과 보상액 뿐만 아니라 팀원들의 보상액 정보까지 통보 받았습니다. 이 참가자들은 동료 참가자들과 이메일을 통해 제한없이 자유롭게 의사소통하도록 허용됐죠. 모든 참가자들은 게임에 들어가기에 앞서 설문지를 통해 ‘불평등에 대한 용인 수준’을 측정 받았습니다. 


게임을 진행하고 나서 두 그룹 간의 성적이 어떻게 나왔는지 분석하자 직관을 깨는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의 ‘불평등 용인 정도’에 따라 성적이 판이하게 달랐으니까요. 불평등 용인 정도가 낮은 참가자들, 그러니까 불평등한 상황을 견디는 내성이 낮은 참가자들은 ‘비밀주의 그룹’에 있을 때보다 ‘투명주의 그룹’에 있을 때 성적이 높았습니다. 즉, 자신의 보상과 동료의 보상을 모두 알게 될 거라는 조건 하에서 성과가 좋았던 거죠. 


반면 ‘불평등 용인 정도’가 높아서 불평등한 상황을 잘 참아내는 참가자들은 ‘투명주의 그룹’일 때보다 ‘비밀주의 그룹’일 때에 더 높은 성적을 보였습니다. 이 참가자들은 다른 참가자들의 연봉을 ‘몰라야 한다’, ‘알려고 하지 말라’는 조건일 때 성과가 좋았죠(아래 그래프 참조).


출처: 아래에 명기한 두 번째 논문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요? 불평등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사람에게는 ‘비밀주의’가 효과적일 거라는 일반적인 상식을 깨뜨리는 결과가 아닐 수 없죠. 연구자들은 ‘불평등 용인 정도’가 높은 사람은 ‘비밀주의’ 조건 하에서 다른 사람이 얼마를 받게 될까를 추측하느라 열심히 하려는 동기가 저하됐기 때문이라고 추측합니다. 차라리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얼마 받는다고 알려주겠다는 ‘투명주의’ 하에서는 오히려 남의 보상 수준에 관심을 덜 가지고 자신의 과제에 집중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거라고 유추할 수 있겠죠.


이 실험 결과를 보고 무조건 ‘연봉 비밀주의’는 옳지 않다고 해석하는 것은 금물이고, 모든 직원들의 연봉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결론 내리는 것도 금물입니다. ‘불평등 용인 정도’가 높은 참가자들은 ‘비밀주의’ 하에서 성적이 더 높았기 때문이죠. 불평등 용인 정도가 낮은 사람은 자신의 성과가 보상에 어떻게 연동되는지를 다른 사람보다 더 촉각을 곤두세우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지속적으로 성과와 보상 간의 관계를 좀더 정확하게 인식하도록 상사가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연구자들은 조언합니다. 


벨로골로프스키와 밤베르거는 개별적인 연봉 정보를 모두 공개하는 것은 어려울 테니 연봉이 성과에 따라 어떻게 결정되는지, 그 ‘로직’을 충분히 설명할 것을 제안합니다. 물론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연봉이 결정되는 로직을 상세하게 알리고 있겠지만, 몇몇 기업의 경우 연봉 결정 과정이 ‘블랙 박스’(평가에 의해 결정되기보다는 경영자들이 임의적으로 결정하는 관행)이더군요. ‘연봉 비밀주의’를 한다고 해서 ‘연봉 결정 로직의 비밀주의’가 되어서는 곤란하겠죠. 숨겨야 할 게 무엇이고 알려야 할 게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이 연구의 시사점입니다.


동료의 연봉이 얼마인지 궁금합니까? 궁금한 거야 인간의 마음이지만 그런 궁금함이 지나치면 자신의 성과 달성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하기 바랍니다. 본인이 불평등을 못참아내는 성격이라면 말입니다.




(*참고논문)

Belogolovsky, E., & Bamberger, P. (2013). When Pay is Kept Secret, the Implications on Performance are Revealing.


Bamberger, P., & Belogolovsky, E. (2010). The impact of pay secrecy on individual task performance. Personnel Psychology, 63(4), 965-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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