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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계에서 '본성(nature)이냐, 양육(nuture)이냐'라는 학문적 논쟁(혹은 대립)이 계속되는 것처럼, 심리학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대립이 오랫동안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것은 '성격은 바뀔 수 있다. 아니다. 바뀌지 않는다'입니다. 성격 변화의 가능성에 일반인들도 두 파로 나뉘어 대립하는데(어떤 사람들은 '성선설' 혹은 '성악설'을 꺼내며 지나치게 거창하게 이 문제를 논하려 하기도 함), 수많은 연구 결과들이 쌓이고 쌓이면서 '인간의 기질은 안정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정적인 것은 아니다'라는 공감대가 심리학계에서 생겨나고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림들이 동의하듯이 성격의 변화는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행동으로 실천되어야 이루어질 수 있지, 그저 단순히 성격이 변화되기를 '바란다(desire)'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닐 겁니다. 예전에 한창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날렸던 <시크릿>이란 책에서 주장하는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라는 말은 뼈를 깎는 듯한 실천이 전제되지 않으면 헛된 바람에 지나지 않겠지요. 




그런데, 성격의 변화 노력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되지 않는다면, 즉 단순히 바라기만 하면 오히려 변화하고자 하는 방향과 '반대로' 성격이 움직인다는, 조금은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네이선 허드슨(Nathan Hudson)과 동료들은 377명의 심리학 전공 학생들의 성격을 '빅 5(Big Five)' 관점으로 측정하여 알려준 다음, 각자가 변화시키고 싶은 성격 요소를 두 개 정도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신경증성(Neuroticism)'은 낮추고 싶고 '외향성(Extroversion)'은 높이고 싶다고 답했죠.


이 연구는 15주 동안 진행되었는데, 학생들은 매주 성격 테스트(총 60문항)를 받아야 했고, 매주 초에 성격 변화를 위한 실천 과제를 최대 4개씩 선택해야 했습니다. 실천 과제들은 성격 요소 하나당 50개씩이었는데, 11명의 성격 전문가들이 제시한 것들로서 난이도가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까지 다양했습니다. 예를 들어, 외향적으로 성격을 바꾸고 싶을 경우에 마트의 계산원에게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는 쉬운 과제와 '동료나 이웃에게 함게 저녁을 먹자고 청한다', '자청하여 리더 역할을 맡는다'처럼 어려운 과제가 있었죠. 매주 말에 학생들은 각자가 선택한 실천 과제를 얼마나 잘 실천했는지를 보고해야 했는데, 허드슨은 학생들이 점점 어려운 과제를 선택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지만, 실천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할수록 학생 자신이 바라는 방향으로 성격의 변화가 이루어지는 모습이 관찰되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실천 과제의 난이도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어려운 과제라고 해서 쉬운 과제보다 성격 변화의 효과가 크지는 않다는 의미였죠. 어쨌든, 15주라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도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노력이 변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성격 변화를 일으켰다는 점(적어도 빅 5 관점에서)은 이 연구의 중요한 시사점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의미있는 시사점은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따로 있었습니다. 성격 변화를 바랐지만 적극적으로 실천하지 않을 경우에는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성격 특성이 '후퇴'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외향성을 높이고 싶지만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를 한다든지, 리더 역할을 자청하는 등의 실천을 '게을리 한다'면, 외향적이 되기는커녕 내향성이 오히려 강화된다는 의미입니다. 왜 그럴까요? 아마도 자신이 실천 과제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 '아,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라고 실망하는 탓에 자신의 성격을 좀더 가혹하게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짐작됩니다.




실험 설계상 몇 가지 문제가 있지만(배경지식이 있는 심리학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점, 성격 측정을 설문 응답에 의존한 점 등), 이 연구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단순한 바람'은 변화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것, 단순히 바라고 아무것도 실천하지 않으면 오히려 '거꾸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직의 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연하고 수평적이며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조직문화를 꿈꾸는 리더들이 많지만, 이를 실천하기 위한 실질적 과제가 없거나 제대로 실천되지 않을 경우, 그래서 늘 언급만 되고 리더 본인부터 그런 방향으로의 변화를 실천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구성원들의 냉소만 얻게 되거나 '우리 회사는 글러 먹었어'라는 패배주의 혹은 '변화하면 뭐 해. 그냥 지금이 낫다'라는 보수주의가 '굳건히' 자리를 차지하고 말 겁니다. 변화하려면 변화하려는 실천이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말로만' 변화할 거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낫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연구에서 빅 5 요소 중에 '개방성(Openness)'라는 성격 요소에 대해서는 실천 과제를 꾸준히 실천한 사람은 개방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아무것도 제대로 실천하지 않은 사람의 개방성은 높아지는 '이상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왜 그런지에 대한 설명이 논문에는 없네요.



*참고문헌

Hudson, N. W., Briley, D. A., Chopik, W. J., & Derringer, J. (2018). You have to follow through: Attaining behavioral change goals predicts volitional personality chang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Advance online publ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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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7일부터 2015년 2월 4일까지 페이스북 등 SNS에 남긴 저의 짧은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2015년도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나가 버렸네요. 연초에 세운 계획,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만일 작심삼일에 그쳤다면 새로 마음을 다잡기보다는 왜 작심삼일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먼저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직원만족도를 간단히 측정하는 방법]


- 직원만족도를 측정하기 위해 수십 개의 설문 문항을 돌린다. 그럴 필요 없다. 다음의 세 개 문항이면 충분하다('동의' 여부를 5점 척도로 질문).


(1) "우리 회사는 나를 배려하는 회사다"

(2) "우리 회사는 내가 믿을 수 있는 회사다"

(3) "나는 기꺼이 다른 이들에게 우리 회사의 좋은 점을 소개한다"





[개인에게 드리는 조언]


- 목표가 많은 사람은 불행하다.


- 세상에서 가장 실행하기 쉬운 일은 오늘 할일을 내일로 미루는 일이다.


- 열정이 안 생긴다며 지금의 일이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하고픈 말. "버티기라도 해봤는가?" 버티기가 곧 열정이다.


- 열등감의 가장 친한 친구는 게으름이다.


- 무언가를 배울 때 배울수록 어렵다고 푸념한다. 쉬우려고 배우는 게 아니다.


- 남의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은 알고 보면 가장 이기적인 사람이다.



[연말이면…]


- 많은 사람들이 새해 다짐을 위해 동해 일출을 보고 설산의 정상에도 오른다. 하지만 그런 이벤트 자체론 목표에 한발자국도 다가서지 못한다는 점만 염두에 두자.


- 연말이면 꼭 이런 고민하는 직장인들 있다.


1. 공부할까?(MBA나 갈까?)

2. 사업이나 할까?(커피숍 할까?)

3. (특히 여자들) 결혼이나 할까?

4. (특히 남자들) 이직이나 할까?

5. 이민 갈까?



[묻지 마라]


1.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지 마라. 그것을 '왜 해야 하는지'를 물어라.


2. 회사 그만두고 뭘 해야 하는지를 묻지 마라. 왜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지를 고민하라.


3.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를 묻지 마라. 사람들에게 나를 어떻게 생각하도록 만들지를 고민하라.





[리더에게 드리는 조언]


- 경영자에게 무언가를 조언하면 다 해봤다고 한다. 상투적인 것 말고 새로운 건 없냐고 한다. 그러나 경영의 핵심은 상투적인 조언 속에 숨어있다. 상투적인 조언이 상투적인 이유는 그것이 진실에 가깝기 때문이다.


-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직원들을 '한 통'에 넣고 평가하고 서열을 매기는 건 참 넌센스다. 학생들에게 한 과목씩 따로 시험 보게 해서 석차를 매긴다고 하자. 얼마나 우습겠는가?


- R&D 예산 늘린다고 해서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예산을 늘려주면, 늘린 예산을 정당화할 일거리를 찾는 경향이 있다. 돈과 혁신은 별로 상관관계가 없다. 특히 요즘에는.


- 직원들과 의사소통 잘하라고 하면 술 사줘야겠다 말한다. 알고 보면 그 이유는 본인이 술을 마시고 싶기 때문인 것 같다.


- 구성원의 제안이 유용할수록 위험해 보이고, 위험해 보일수록 유용한 법이다.


- 합리적인 사람은 창의적이지 못하다. 창의적인 사람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직원 개개인에게 두 가지 모두를 바라는 CEO가 가장 불합리하다.


- 기업에게 변화를 주문하는 컨설턴트들... 알고보면 그들이 제일 변화를 거부한다. 특히 HR쪽 컨설턴트들이 그러하다.


- 보고 받는 것을 '직원들 일 시키는 방법'이라고 여기는 경영자들이 참 많다.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건데...


- 전략과 계획은 다르다. 계획은 단계적 절차를 사전에 정해놓고 그대로 따르기 위한 것인 반면, 전략은 상황에 따라 부단히 '바뀌기 위한 것'이다.



[변화의 공식] 


기업이든 개인이든 변화에 성공하려면...


1. 현재 상태에 대해 강한 '불만'을 느껴야 한다.

2. 기대하는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가져야 한다.

3. 미래에 다가가기 위해 구체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4. 위의 1,2,3을 모두 곱한 것이 '저항'하려는 욕구보다 커야 한다.


이것이 David Gleicher(데이비드 글라이쳐)이 주장하는 '변화의 공식'

Dissatisfaction x Vision x First step > Resistance



[‘꼰대'가 되는 3가지 방법]


1. 대접 받고자 한다.

2. 가르치고자 한다.

3. 상대방 입장을 고려치 않는다.




[리더십에 대해]


- “이순신, 나폴레옹, 히딩크, 스티브 잡스, 이건희...." 

훌륭한 리더들을 떠올려 보라고 하면 나오는 대답들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훌륭한 리더의 상(像)은 왜 전쟁이나 경쟁의 수장들이어야 하는가?


- ‘리더는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는 통념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상처 받는다. '리더십의 법칙' 따위는 없다.


- ‘타인을 이끌거나 조직을 장악하는 것'이 리더십이라는 환상에서 깨어나는 것이 '내 안의 리더'를 찾아내기 위한 첫 발걸음이다.


- 리더십은 '타인을 이끌거나 조직을 장악하는 것'이 아니다. '나를 이끄는 것',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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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을 배우지 말아야 하는 이유   

2014. 5. 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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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14일부터 5월 28일까지 페이스북 등 SNS에 남긴 저의 짧은 생각들을 모았습니다. 날씨가 벌써 여름이네요. 공기나 좀 깨끗했으면…. 즐거운 목요일 되세요.



[배우지 말아야 하는 이유]


당신이 애플(Apple)을 배우지 말아야 하는 이유.

1. 당신에겐 아이폰 같은 제품이 없다.

2. 당신은 스티브 잡스가 아니다.


당신이 삼성을 배우지 말아야 하는 이유.

1. 당신에겐 그런 조직이 없다.

2. 당신은 이건희가 아니다.



[경영자의 핑계]


- 혁신에 실패한 경영자들은 자신이 강하고 올바른 사람이라는 '자아 개념(self-concept)'이 약화된다. 그래서 그들은 그 혁신의 효과를 평가절하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보호한다. "해봤는데, 안돼~!"라는 말과 함께.


- 미국식 성과주의의 폐해가 크다는 경험적 사례가 끊임없이 제시되어도 그럴 리 없다며(우리는 그들과 다르다며) 변화를 거부한다.





[사업에 대하여]


- 사업을 할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의 심리는 무엇일까? 아마 본인도 '내 성향은 사업가가 아니야'라는 점을 스스로 느끼기 때문은 아닐까? 그래서 다른 이에게 '충분히 고민하고 있음'을 내보이려는 심리는 아닐까?


- 기업가라면 성격이 외향적이어야 한다는...아주 뿌리 깊은 고정관념. 그때문에 자괴하는 내성적인 수많은 기업가들.


거짓말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믿어주기를 진/심/으/로 원한다!



[윤리에 대하여]


- 조직에서 일탈적 행위를 보이는 사람은 그 조직 내의 주변인물이라기보다는 그 조직에서 안정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 나쁜 짓을 저지를 뻔 하다가 용케 빠져나온 사람일수록 그 나쁜 짓을 호되게 비난한다.


- 믿음이란, 세상을 바라보는 일종의 프레임이고 일종의 모델이다. '옳고 그름'의 모델과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결정에 대하여]


- 좋은 선택을 위한 방법.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취소할 수 있다'라는 배짱을 갖는다.


- 결정보다 어려운 고민은 없다. 실천보다 어려운 결정은 없다.




[조직의 변화에 대하여]


- 경쟁사회는 사람들 사이의 편견을 강화시킨다 --> 공감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도태시킨다. --> 저(低) 공감사회는 경쟁을 미화한다 --> .....(악순환)


- 회사 내에서 서로 반목하는 두 개의 부서가 있을 때(많은 경우, 마케팅과 R&D가 대립), 두 부서에 동일한 목표를 부여하고 그에 따라 '공동 보상'하면 어떨까? 상호의존성을 증진시키는 실질적인 '행동'만이 두 부서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 두 부서간에 대화를 아무리 많이 해봤자 갈등은 풀리지 않는다.


- 태도의 변화는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지 못한다. 행동의 변화가 태도의 변화를 일으킨다. 고로, 조직문화 캠페인은 절대 조직문화를 혁신하지 못한다.



[권위주의자 판별법]


상대방이 권위주의자인지 아닌지를 판별하기 위한 문장


(1) 강간이나 아동성범죄는 단순한 징역형으로 충분치 않다. 남들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매질을 하거나 그보다 엄한 처벌을 해야 한다.

(2) 비밀스러운 음모로 우리 일상이 어느 정도 통제 당하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깨닫지 못한다.

(3) 권위에 대한 복종과 존경은 아이들이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위 문장 각각에 많이 동의할수록 권위주의적 성격이 강하다.


출처 : <The Social Animal>



[성공에 대하여]


-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니다. 성공의 반대말은 변명이다.


- 성공한 사람들이 결코 하지 않는 1가지 말. "나 성공했습니다."


- 일종의 성공의 저주. 옛날 대대장은 본인이 축구를 대단히 잘한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패스가 몰리고 아무도 그를 태클하지 않았으니까. 당신이 지금 무언가를 잘한다고 해도 그것은 당신의 실력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


- 성공과 실패에 관한 성적 편견. 

"남성이 성공하면 능력 때문이고

여성이 성공하면 노력 때문이다. 

남성이 실패하면 노력 때문이고

여성이 실패하면 능력 때문이다."



[컨설팅에 대하여]


- HR컨설팅회사의 HR은 하나같이 형편없다. 고객사에게 잘하라 말할 자격이 없을 정도로.


- 컨설턴트는 '지금 몇 시입니까?'라고 묻는 자에게 시계의 작동 원리와 시계의 역사를 보여준다.



[사는 이유에 대하여]


"왜 사는가?"

"죽지 못해 산다. 그 뿐이다." 


진지한 대답이다. 사람으로 태어나기로 한 것은 내가 결정하지 않았다. 삶은 내가 택하지 않았다. 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왜 이유를 말해야 하는가? 내가 택하지 않은 삶의 이유를 왜 내가 말해야 하는가? 사는 이유가 옳은지 그른지 왜 내가 평가 받고 때론 비웃음 받아야 하는가? "왜 사는가?"란 질문은 신에게 던져야 마땅하다.


"왜 사는가?"란 질문에 신이 만족할 만한 대답을 했다 해도 우리 모두에게는 죽음이 예정되어 있다. 선택하지 않은 삶을 인간에게 던져주고서 어느 날 그 삶을 인간에게서 빼앗는다. 내 삶과 내 죽음에 예정된 혹은 입력된 목적 따위는 없다. "왜 사는가?"란 질문은 굉장히 폭력적이고 인간이 인간 스스로를 조롱하는, 신이 보기에는 코메디 같은 질문이다. 삶의 이유도, 죽음의 이유도 인간이 답할 의무는 없다.



[경영에 대하여]


- 경영의 비효율을 줄이고자 한다면 비효율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직원들은 비효율을 개선하기보다는 감추려 할 것이다.


- 실수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조직에서는 반드시 매뉴얼이나 체크리스트로 절차를 규정해야 한다. 그 매뉴얼을 따르지 않으면 누구라도 그것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단, 매뉴얼에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창의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매뉴얼을 따르지 않는 것이 창의적인 게 아니다.


- 망해가는 조직(국가, 기업, 사회 등)은 문제해결이 아니라 처벌에 힘을 쓴다.


- 직원들을 경쟁시키고 경쟁으로부터 낙오를 경험케 하면, 조직 내 다른 집단에 대한 직원들의 편견은 증가한다. 경쟁이 직원들의 열정을 불러일으킨다는 생각은 환상이다.


- 조직 구성원들이 많아질수록 심각한 문제가 있어도 다뤄지지 않는다. 누군가 해결하겠지, 방관한다.


- 하나의 가설. "조직에서 일 못하는 직원(능력이 없다고 평가된 직원)의 경우, 중간입사자(경력입사자)에 대한 편견이 다른 직원들에 비해 심하다."



[열정에 대하여]


-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열심히 일하겠다는 것은 열정이 아니다. 그것은 열정의 결과물이지 열정 자체는 아니다.


- 어떤 충고가 진부한 이유는 그 충고를 수용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별로 없기 때문이고, 진부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용하기 때문이다. 진부한 충고를 외면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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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다른 것들   

2014. 2. 1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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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20일부터 2월 17일까지 페이스북 등 SNS에 남긴 저의 짧은 생각들입니다. 방콕 여행 중인데, 어늘 아침은 일찍 깼네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상식과 달리…]


- 상식과 달리, 독립적인 활동을 하려면 어딘가에 소속되었다는 든든한 느낌이 없으면 안 된다.


- 상식과 달리, 낙관주의자들은 비관주의자들에 비해 스트레스가 높다.


- 상식과 달리, 양심적이고 성실한 사람일수록 권위자의 부당한 조치에 항거하지 않는다. 양심적이고 성실한 직원일수록 경영자의 잘못된 조직경영에 순응하고 복종한다.


- 상식과 달리, 종교에 독실한 사람이 이타적이라는 실험적 증거는 애석하게도 별로 없다.


- 상식과 달리, 하는 일에 비해 높은 보수를 받는 사람은 의외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하는 일에 비해 낮은 보수를 받는 사람만큼.


- 상식과 달리, 권위적인 사람이 집단의 논리에 더 순응한다.



[역설]


- 불행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행복이다.


- 의심이 없는 헌신은 가장 의심스런 헌신이다.


- 급히 내린 결정이 가장 느린 결정이다.


- 움직이지 않는 것이 가장 잘못된 움직임이다.


- 회의가 없는 문화가 가장 좋은 회의문화다.


- 나중을 위해 행복을 미루는 사람은 그때가 되어도 행복하지 못할 것이다



출처: www.spring.org.uk



[조직 운영에 대하여]


- 고구마를 물로 씻어 먹는 원숭이들에 관한 연구에서 어린 원숭이들과 암컷들이 가장 먼저 고구마를 씻는 걸 모방했고, 그 다음엔 수컷들이 모방했다. 끝까지 모방하지 않았던 것은 나이 많은 원숭이들이었다. 나이들면 창조적인 모방이 어려운 걸까?


-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한 가장 큰 전제조건은 직원들이 스스로 통제력을 발휘하도록 '자유롭게' 놔두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조직이 창의를 외치는 것처럼 우스운 것은 없다.


- 조직을 지탱하는 힘을 "규제 준수와 상호 감시"에서 찾는다면, 그 어떤 이상적인 철학을 추구하는 조직이라 해도 금방 망할 것이다. 난 그렇게 보이는 조직을 하나 알고 있다. 애석하게도 그 조직은 내가 가장 아끼는 조직 중 하나다.



[기업가 정신에 대하여]


- 기업가 정신은 열정에 있지 않다. 비범함에 있다.


- 기업가의 일이란 고객들이 '잘못 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 직원들이 업무에 몰입하지 않는다고 해서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하지만, 별로 효과가 없다. 왜 그럴까? 직원들이 업무에 몰입하는 않는 이유의 상당 부분은 '상사가 맘에 안 들어서'이기 때문이다.



[낙관주의에 대하여]


- 낙관주의란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대처하겠다는 마음가짐이 바로 낙관주의다.


- 해로운 말. 긍정적인 마음을 먹으면 모든 게 잘 될 거라는 말. 세상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 왜 이런 말을 하는 걸까?



[변화에 대하여]


- 새로운 것이 들어올 공간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변화는 항상 예상한 것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 젊어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by 파블로 피카소


- 회의 문화를 바꾸려고 이런저런 회의 방식을 도입하는 회사들이 많다. 하지만 근본적인 질문을 놓치고 있다. "왜 회의를 하는가?"란 질문에 먼저 답해야 한다. How to는 그 다음이다.



[채용에 대하여]


- 입사 지원자에게도 회사에 들어왔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자유롭게 나갈 권리'를 줘야 한다. 보상도 좀 받으면 좋고.


- 인터뷰를 통해 지원자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파악하기란 매우 어렵다. 짧게는 10분, 길게는 2시간의 인터뷰는 지원자의 모두를 담기엔 아주 짧은 시간이다. Probation이 최선의 방법이고, 지원자에게나 고용주에게나 공정한 룰인 것 같다.



[성공에 대하여]


- 행동경제학자 다니엘 카너먼의 공식

Success = talent + luck

Great success = a little more talent + a lot of luck


- 성공하고 싶다고 말하지 마라. 차라리 큰 돈을 벌고 싶다고 말하라. 솔직하라.


- 진정한 자아를 찾아 떠나지 마라. 진정한 자아는 어디 있는지 헤매는 바로 지금의 자아가 진정한 자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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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freedomsquare.co.kr BlogIcon 전경련 자유광장 2014.02.18 10:18

    정말 좋은 글들이네요. 감사합니다 :_)

    perm. |  mod/del. |  reply.
  2. BlogIcon 샐러리봉 2014.02.18 13:41

    유정식님의 단상은 언제나 깊은 통찰과 사려깊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생각이더군요..
    제겐 피가되고 살이되는 영양분이자 자극제입니다..
    무쟈게 감사합니다..

    perm. |  mod/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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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동기를 가지고 어떤 일을 수행하는 동안 끊임없이 '내가 이 일을 잘하고 있는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행동을 교정하곤 합니다. 반성의 질문을 통해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고 애를 씁니다. 반면, 해야 한다는 동기를 그다지 느끼지 못하는 일이거나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지루한 일에 대해서는 반성은커녕 어서 일이 끝나기만을 고대할 뿐이죠.


우리는 보통 어떤 일을 할 때 동기를 갖고 임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는 성과의 커다란 차이를 야기한다고 알고 있는데, 영국의 신경학자인 사라 벵트손(Sara L. Bengtsson)은 그러한 차이가 어떤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지를 뇌의 활동 차원에서 규명하고자 했습니다. 



벵트손은 26명의 건강한 지원자를 절반으로 나눠 A그룹에게는 자신이 행하는 실험이 지원자 각자의 기억력을 측정하기 위한 실험이라고 이야기함으로써 실험에 참가하고자 하는 동기를 갖도록 유도했습니다. 나머지 B그룹의 지원자들에게는 과업 수행 조건을 최적화하기 위한 실험이라고 알려서 동기를 그다지 높게 가지지 않게 했죠. 실제로 질문을 던져보니 A그룹의 지원자들은 B그룹보다 실험에서 주어질 과제를 잘 해야겠다는 동기가 더 강했습니다.


벵트손은 지원자들을 기능성 자기공명장치(fMRI) 안에 누운 채로 과제를 수행하도록 했는데,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뇌의 어떤 부분이 활성화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지원자들은 화면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알파벳을 보면서 똑같은 알파벳이 3회 전에 나왔었는지 기억해야 하는 과제를 수행해야 했죠. 만약 알파벳이 H, P, k, h, A, A…라는 순서로 제시됐다면 'h'가 나오는 순간 'Yes' 버튼을 눌러야 했습니다. 'H'가 3회 전에 나타났었기 때문이죠.


정답률, 반응속도 등 어떤 그룹의 성적이 더 좋았을까요? 실험 동기가 높았던 A그룹의 성적이 B그룹보다 높게 나왔지만 통계적으로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동기가 높다고 해서 단기과제의 성적이 바로 높아지지는 않았던 것이죠. 각 그룹이 과제에 대해 느끼는 난이도의 차이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문제를 틀렸을 때 나타나는 두 그룹의 뇌 촬영 영상은 확연한 차이를 나타냈습니다. 동기가 높게 부여된 A그룹 지원자들은 'Yes' 버튼을 누르지 않고 지나가거나 잘못 눌렀을 때 '내측 전전두피질'이라는 부분이 크게 활성화되는 모습이 관찰되었습니다. 반면, A그룹 지원자들이 문제를 맞혔을 때는 이런 영상이 나타나지 않았죠. 흥미로운 사실은 B그룹 지원자들의 뇌에서는 정답 여부와 관계없이 별다른 반응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래 그림 참조)


출처: 아래 명기한 논문



높은 동기를 가진 지원자들은 '내가 이 문제들을 잘 풀어야 해' 혹은 '나는 잘 풀 수 있어'라는 목표와 기대를 가지고 임하기 때문에 '틀렸다'라는 피드백을 받으면 무의식적으로 '왜 내가 틀렸을까?'라고 물으면서 수정하려 한다는 점을 fMRI 영상 결과로 알 수 있습니다. 즉, 높은 동기의 중요성은 성과 자체에 있기보다는 '학습'에 있다는 것입니다. 실수로부터 배우는 과정은 애초에 높은 동기를 가지고 과제에 임한 사람들에게 나타난다는 점을 알 수 있죠. 동기가 낮은 상태에서는 '당신의 답은 틀렸다'라는 신호가 들어와도 행동과 판단을 수정하려는 의욕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 뇌 영상에서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동기를 갖지 못한 상태에서는 학습이 일어나지 않고 변화도 일어나기 힘듭니다. 나아지고자 하는 시도도 감행하기 어렵죠. 여러분의 뇌는 알고 있습니다. 지금 행하는 일에 여러분이 동기를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를.



(*참고논문)

Bengtsson, S. L., Lau, H. C., & Passingham, R. E. (2009). Motivation to do well enhances responses to errors and self-monitoring. Cerebral Cortex, 19(4), 797-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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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4일부터 1월 13일까지 페이스북에 올린 짧은 생각들 혹은 비망록.



[회사 운영에 대하여]


-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을 수 있는 능력, 이 능력이 CEO에게도 필요하다. 특히 스타로 떠오른 CEO일수록. 그들은 빨리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은 욕망에 휩싸여 위험한 결정을 감행한다. 자기 자신에게 마시멜로 같은 보상을 즉각 주려고 한다. 대개 그런 결정은 실패로 막을 내린다.

(이와 관련하여 이 블로그에 쓴 글 : '자신만만한 CEO의 결정을 의심하라' )



- 뛰어난 전략가는 '어떻게 이길까?'를 생각하는 것보다 '다음엔 어떻게 될까?'를 더 많이 생각한다.


- 가격 인하의 함정. 가격을 내리면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많이 살까? 일정 기간 수요가 늘어난다. 하지만 경쟁자가 가격 인하에 가세하면 매출과 이익은 정체하거나 떨어진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런 가격 인하의 경쟁이 가열되면 고객은 가격이 더 인하되길 기다리면서 구매를 미룬다는 것이다. 어쩔 수없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시 가격을 인하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 업무에 대한 의사결정은 상사가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해야 한다. 그 업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그 직원이기 때문이다.


- 경영자들은 직원들이 자신과 같은 관점으로 사물을 보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직원들을 자신과 같은 관점으로 사물을 보게 만들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경영자의 기본 덕목이다.





[조직과 개인의 변화에 대하여]


- "너는 이게 문제야. 그러니 이렇게 고쳐야 돼"라는 식의 조치는 변화를 일으키지 못한다. 문제의 이면에 어떤 가정과 전제가 숨어있는지 발견해야 변화가 가능해진다.


- 교육을 통해 직원들이 변할 수 있다고 믿는 낙관주의와, 교육해 봤자 직원들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믿는 비관주의가 거의 모든 기업에 공존하고 있다. 무엇이 옳은가?


- 막연히 원하는 마음과 진심으로 간절히 원하는 마음 사이에는 커다란 갭이 존재한다. 하지민 진심으로 간절히 원하는 마음과 실제적인 작은 행동 사이에는 그보다 엄청나게 큰 갭이 존재한다.


- 상사와 직원들 간의 불화는 상사가 보상이나 벌, 칭찬이나 꾸중을 통해 직원의 행동을 원하는 대로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 그리고 그렇게 통제해야만 한다는 생각에서 대부분 기인한다.


- 경영에서 감정은 이성보다 훨씬 중요하다. 중요도를 수치로 따지면 1억 대 1 정도다. 직원들을 논리로 이기려 하지 말고 감정으로 움직이게 해야 한다.


- 피드백해주는 사람은 "피드백 받는 사람이 내 피드백을 듣고 개선하겠지? 날 고마워 할거야."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피드백 받는 사람은 "당신이 나에 대해 뭘 안다고 그런 말 하는 건가?"라고 생각한다.


- 프랭클린 플래너를 보면 시간 낭비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운 심리와 테일러리즘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결정체라는 생각이 든다.


- 낙관주의의 위험한 측면. 다가올 도전을 과소평가하고 다른 이에게 도움을 덜 청한다. 그래서 나중에 뭔가 차질이 생기면 당황하기 쉽고 끝내 목표를 포기하기 쉽다.



[보상에 대하여]


- 직원이 금년에 연봉이 10퍼센트 인상되길 바라는데 그보다 적게 인상되면, 올라간 연봉은 보상이 아니라 오히려 벌칙으로 직원에게 인식된다. 이럴 경우 직원은 일을 대충하거나 이직하려 한다. 그렇게 회사에 벌을 줌으로써 못 받은 연봉에 대하여 보상 받으려 한다.


- 성과급은 보상이 아니다. 재미있는 일 자체가 보상이다.


- 직원들끼리 경쟁 시키면 회사가 나아질 거란 생각은 정말 견고하다. 도처에서 이런 논리로 무장한 경영자들을 만난다.



[비올라 같은 삶에 대하여]


- 누군가 말한다. "내 삶은 비올라 같아. 내가 높은 현을 울리면 사람들은 날 바이올린인 줄 알고 낮은 현을 켜면 첼로인 줄 알지. 그들은 내가 비올라라는 걸 알고 조소 띤 얼굴로 돌아서곤 해."


- 누군가 다시 말한다. "비올라 같은 삶은 평균적 인생이라고 애써 말하지 마. 높은 음자리는 바이올린이 맡고 낮은 음자리는 첼로가 맡으면 그걸로 끝이거든. 비올라만을 위한 음자리표 따위는 없어."


- 누군가 마지막으로 말한다. "바이올린으로 오해 받기 싫어서 높은 현을 끊어 버렸어. 첼로라 오해 받기 싫어서 낮은 현도 끊어 버렸지. 결국 내 몸통엔 현이 하나도 남지 않았어. 현이 없는 비올라에게 연주를 허락할 청중은 없잖아?"



[기타]


- 우리가 내세우는 논리의 대부분은 무의식적으로 도달한 결론을 정당화하는 데 쓰인다.


- "나, 이런 일이나 해볼까?"라고 말하는 사람 중에 진짜로 그런 일에 도전해서 성공할 사람은 거의 없다.


- 내가 내 생각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이 나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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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도 기업들은 조직의 '좋은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고심하고 있을 겁니다. 변화를 시도하려는 주제가 비용 절감이든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역동적인 피드백이든 구성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구상하곤 합니다. 고객사를 방문할 일이 있으면 벽에 붙은 게시판 내용을 보는 버릇이 있는데, 거기에는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유인물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변화를 촉구하고 기대하는 문구도 함께 적혀 있곤 합니다. 대개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자", "PC 전원을 꼭 끄고 퇴근합시다"와 같이 직원들에게 '무언가를 하거나 하지 말자'는 말들이 주를 이룹니다.

하지만 이렇게 촉구하거나 설득하는 투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은 긍정적인 변화로 향하는 먼 길을 더욱 요원하게 만들 뿐입니다. 설령 직원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더라도 그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시카고의 공립 초등학교에 다니는 5학년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교실 바닥이나 복도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도록 할 수 있는지를 연구한 리차드 밀러(Richard L. Miller)와 동료들의 실험이 그러한 사실을 지적하고 있죠. 


밀러는 첫 번째 학급의 학생들에게는 "학교에서 너희 교실이 가장 깨끗하구나", "너희들처럼 교실을 깨끗하게 사용하는 아이들이 있다니 자랑스럽구나", "워낙 깨끗해서 청소하기가 쉽구나" 라는 메시지를 8일 동안 지속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자긍심이 느껴지도록 '너희는 그렇게 좋은 아이들이야'라고 인정한 것입니다. 반면 두 번째 학급의 학생들에게는 "청소하는 아이들을 도와야 한다", "모두 정리정돈을 잘해야 한다", "바닥에 사탕 껍질을 버리지 말고 꼭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는 식으로 '의무'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주입시켰습니다. 대조군으로 선정된 세 번째 학급에는 아무런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10일째 되는 날, 제과회사에서 나왔다고 가장한 홍보 사원이 학생들에게 껍질에 쌓인 사탕을 나눠준 후에 학생들의 행동을 살폈습니다. 쓰레기통에 버려진 사탕 껍질의 수도 세어 보았죠. 그랬더니 '자긍심 조건'의 학생들이 '의무 조건'의 학생들보다 교실 바닥이나 책상 아래에 사탕 껍질을 덜 버리는 것은 물론이었고 실험 진행자가 바닥에 몰래 버린 사탕 껍질도 더 많이 줍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의무를 강조하기보다는 자긍심을 자극하는 방법이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었던 겁니다.

2주일이 흐른 후에 포장지에 쌓인 퍼즐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서 마음껏 즐기라고 한 후에 역시 쓰레기통에 잘 버려진 포장지 수를 세었습니다. 2주일이나 지났으니 메시지 주입 효과가 미약해졌으리라 예상했지만, '자긍심 조건'의 학생들은 여전히 쓰레기를 올바르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의무 조건'의 학생들은 바닥에 마구 쓰레기를 버리던, 실험을 시작하기 전의 상태로 돌아가 버렸죠. "나는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사람이다"란 메시지는 시간이 지나도 계속 유효했던 겁니다.

쓰레기를 올바로 처리하는 행동뿐만 아니라 학과 성적도 '자긍심 조건'의 학생들과 '의무 조건'의 학생들 사이에 큰 차이가 발생한다는 사실이 후속실험에서 밝혀졌습니다. 밀러는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둘로 나눠 첫 번째 그룹에게는 "너는 수학을 참 잘하는구나", "넌 수학을 잘 하기 위해 노력하는구나"는 식으로 자긍심을 북돋우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두 번째 그룹의 학생들에게는 "넌 수학을 잘 해야 해", "너는 수학을 잘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해"라며 의무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주입했습니다.

이렇게 8일 동안 메시지를 여러 방식으로 전달한 후에 수학 시험을 치러 보니 두 그룹 모두 성적이 향상되긴 했지만 자긍심을 인정 받은 학생들의 성적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2주일 후에 다시 한 번 치른 시험에서 자긍심 조건의 학생들 점수는 상승한 반면, 의무 조건의 학생들은 실험을 진행하기 전의 점수로 뚝 떨어져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대조군의 점수와 같아져 버렸죠. 한번 인정 받은 자긍심은 시간이 흘러도 수학 점수를 높게 받으려는 동기를 지속적으로 강화했다는 의미입니다.

밀러의 실험이 비록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그 변화가 꾸준히 유지될 것을 희망하는 기업들에게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 힌트를 줍니다. 무언가를 '하자', '해야 한다', '안 하면 안 된다'는 투의 전달 방식은 '반짝 효과'를 내겠지만 그 변화의 크기는 자긍심을 자극하는 방식에 비해 작을지 모릅니다. 변화의 크기뿐만 아니라 변화의 지속시간을 따져봐도 의무보다는 자긍심을 자극하는 메시지 전달이 효과적일 겁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라 미덥지 않다면, 의무보다는 자긍심을 자극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일으킨다는 실제 사례가 있습니다. 텍사스 주는 고속도로에 버려지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이 시민의 의무임을 강조하는 갖가지 방법의 캠페인에 막대한 돈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쓰레기 투기는 줄어들 줄 몰랐죠. 그러다가 방향을 전환하여 "진정한 텍사스인이라면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지 않는다"라는 식의 메시지를 광고 캠페인에 담아 전달하자 곧바로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1년 후 쓰레기 투기율은 29퍼센트나 감소했고, 5년 후에는 도로변의 쓰레기가 72퍼센트 감소했던 겁니다. 다른 주와 비교해도 도로변의 쓰레기 양은 절반에 불과했죠.

지금 사내 게시판 이곳저곳에 붙은 문구들을 한번 살펴보면 어떨까요? 그 문구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의무를 강조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왜 수많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깨닫기를 바랍니다.


(*참고논문)
Richard L. Miller, Philip Brickman, Diana Bolen(1975), Attribution Versus Persuasion as a Means for Modifying Behavior,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Vol. 31(3)

(*참고도서)
칩 히스 외, <스틱!>, 안진환, 박슬라 역, 웅진윙스,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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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377003445 BlogIcon Jason Song 2012.07.02 10:50

    사람이 스스로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자긍심, 자부심, 자존감 이런 것들... 이런 게 결국 살아가는 동력!

    perm. |  mod/del. |  reply.
  2. 임찬규 2012.07.04 09:37


    오늘도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자긍심 조건"...

    perm. |  mod/del. |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