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보통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문제를 해결하면 혼자 문제를 감당해야 할 때보다 빠른 시간 안에 효과적인 해법을 내놓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브레인스토밍하면서 벽에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온라인 상에서 협업(collaboration)을 도와주는 야머(Yammer), 트렐로(Trello) 등 각종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처럼 ‘직원들을 한데 묶으면 좋다’라는 것도 일종의 착각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지적한 연구가 있습니다. 보스턴 대학교의 제스 쇼어(Jesse Shore)와 동료 연구자들은 실험을 통해 사람들을 묶어 놓으면 문제해결 과정의 초기 때 필요한 정보를 탐색하는 데엔 효과적이지만, 습득한 정보를 분석하고 해법을 찾는 것엔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사람들 간의 연결을 강화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있어서 ‘양날의 칼’이라는 것이죠.





쇼어는 실험 참가자 417명을 모아 미국 국방성에서 개발한 ‘ELICIT’란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도록 했습니다. 이 게임은 테러리스트로부터 공격을 받는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하게 하는데, 참가자들은 25분 동안 테러리스트가 누군지, 테러리스트의 공격 대상은 무엇인지(예: 대사관인가, 교회인가), 언제, 어디에서 공격이 발생할지를 알아내고 그에 따른 대응책을 제시해야 했습니다. 게임을 시작할 때 참가자들에게 두 개의 단서가 주어지고 1분에 한번씩 더 많은 단서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단독으로 이 게임을 진행한 것이 아니라, 16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에 일원으로 참여하여 게임에 임했습니다. 쇼어가 알아보려 했던 것은 구성원들의 협업 수준과 문제 해결 ‘품질’ 사이의 관련성이었기에 그룹의 형태는 구성원 간의 연결이 밀접한 것부터 느슨한 것까지 모두 4가지를 마련했습니다.


수십 차례 게임을 반복 실행하고 나서 얻은 데이터는 가장 연결이 밀접한 그룹이 가장 연결이 느슨한 그룹에 비해 5퍼센트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한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아마도 옆의 사람이 어떤 정보를 수집하는지를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남의 정보를 중복해서 입력하는 경우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해결책 도출에 있어서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가장 느슨하게 연결된 그룹이 가장 긴밀하게 연결된 그룹에 비해서 17.5퍼센트나 많은 해결책을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이상하게도 가장 밀접한 그룹의 구성원들은 옆의 사람의 답을 더 많이 체크하고 답을 베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엉뚱하게도 틀린 답까지 베끼기도 했죠. 해결책의 독창성 차원에서도 연결이 긴밀한 그룹은 연결이 느슨한 그룹에 비해 못한 성적을 보였습니다. 




회사 내에서 진행되는 여러 가지 문제 해결 프로젝트에 이 연구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이 실험 결과는 함께 모여 중지를 모으는 방법이 문제 해결의 중간 이후 단계에서는 효과적이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정보를 수집하는 데까지만 유용하고 그 후에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서 가설을 수립하고 해결책까지 이르는 데에 오히려 협업이 방해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죠. 백지장을 맞들면 낫지만, 언제까지만 나을 것인지를 아는 것, 그리고 해결책 도출 과정에서 협업 소프트웨어에 필요 이상으로 의지하지 않는 것도 관리자의 지혜입니다. 



(*참고논문)

Shore, J., Bernstein, E., & Lazer, D. (2015). Facts and Figuring: An Experimental Investigation of Network Structure and Performance in Information and Solution Spaces. Organization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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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외치는 이상한 '정신'들   

2014. 11. 17. 09:00




2014년 10월 7일부터 11월 16일까지 페이스북 등 SNS에 남긴 저의 짧은 생각들입니다. 이제 겨울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날씨가 추워졌네요. 월동준비 단단히 하고 계신가요?



[회사에서 외치는 이상한 정신들]


1. 도전정신 : 무엇이든 도전하라 말한다. 하지만 CEO에게 도전했다간 짤린다. 도전정신을 가지란 말은 밤낮으로 일하란 소리다.


2. 주인정신 : 주인처럼 일하라 말한다. 하지만 주인이 되려하면 짤린다. 주인정신을 가지란 말은 머슴처럼 일하란 소리다.


3. '우리는 한 가족' 정신 : 직원들에게 우리는 한솥밥을 먹는 가족이라 말한다. 그러면서 평가하고 차등보상한다. 결국 가장의 말에 절대 복종하란 소리다.





[리더십에 대하여] 


- 마음에 안 드는 직원이 있다면, 그 직원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라. 당신이 그에 대해서, 반대로 그가 당신에 대해서 오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르니까.


- 경영자들이 새겨야 할 금언. “나는 내가 짐작하는 것보다 직원들의 생각을 잘 알지 못한다."


- 경영자가 늘 직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고 해도 좋은 경영자가 되지는 못한다. 입장이 다르면, 입장이 다르다는 그 이유만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오해하기 십상이다. 직원의 입장을 상상하지 말고 항상 '물어야' 한다.


- 상사와 직원이 같이 오래 근무할수록 서로에 대하여 잘 안다. 그러나 상대방을 잘 알고 있다는 지나친 자신감도 함께 높아진다.



[똑똑한 문제해결]


특정 지역에 범죄가 많다면 어떻게 해결할까?

- 그저그런 방법 : 순찰이나 검문 강화

- 효과적인 방법 : 경찰관에게 해당지역에 무료로 주거 제공


공장에 불량품이 많다면 어떻게 해결할까?

- 그저그런 방법 : 품질관리 강화

- 효과적인 방법 : 공장 직원들을 기술자로 호칭(자부심 부여)



[교육 담당자들의 요구사항]


- 전문적이면서도 머리 아프지 않게, 진지하면서도 웃음 빵빵 터지게, 실습을 위주로 하되 교육생을 피곤하지 않게, 이론적이면서도 실무적이게.... 왠지 디자이너들에게 "심플하면서도 화려하게" 디자인해 달라는 요구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유서 깊은 빵집들의 문제]


- 이성당, 나폴레온, 황남빵 등 지역 명품 빵집들이 점포망을 확장 중이다. 당장 매출은 늘겠지만 브랜드의 '진부화', 관리 로드의 가중, 품질 저하 등 '성장의 저주'가 염려된다. 확장은 독이 든 성배와 같다. 섣불리 확장해선 안된다. 특히 유서 깊은 브랜드일수록 더욱 그렇다.



[여러 회사의 문제에 대하여]


- 시스템이 없는 회사는 시스템이 없기에 오히려 현장에서의 '진실의 순간(the moment of the truth)'을 관찰할 줄 안다. 잘못된 시스템에 의존하는 회사보다 훨씬 낫다.


- 어느 회사든 진단을 해보면 항상 나오는 불만 3가지

1. 보상이 적다

2. 교육이 적다

3. 일이 많다


- CEO보고의 특징. 연기된다. 마냥 기다린다.


- 위계질서가 엄격하고 경직된 기업은 절대로 직원들의 생각이 뭔지 알지 못한다.


- 기업에서 상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니다. 최악의 시나리오조차 낙관적으로 상상하기 때문이다. 최악에 최악을 더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고 대비하라.



[성과관리의 문제에 대하여]


- 직원들에게 성과를 내라고 '설득'하거나 '독려'하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직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성과를 내게 해주는 '제품과 전략'이다.


- 성과를 내면 돈을 주겠다는 방법은 '좋은 성과'를 창출하지 못한다(오히려 나쁜 성과만 는다). 직원들이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하려면 직원들이 집중해서 일할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 쓸데없는 회의, 보고서 작성, 의전, 기타 여러 관행만 없애도 충분하다.


- 성과를 못내는 이유를 '직원들의 능력과 열정 부족'에서 찾는 기업은 계속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다.


- 직원들이 '돈을 밝힌다'고 생각하는 CEO는 '돈 밝히는 직원들'만을 데리고 일할 것이다.





[인사의 문제]


- 인사팀에 급여관리 등 운영인력 몇명만 남기고 다 전보시켜도 회사는 잘 굴러간다. 생각보다 더 잘 굴러간다. 해보라.


- 숱한 임원 교육 프로그램, 임원 역량평가 제도가 존재하는 이유는 임원들을 '직원들 중의 고참' 정도로 인식하기 때문인 듯하다. 임원은 교육의 대상이 아니다.


- 교육을 시키면 그게 매출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알아내달라 한다. 그거 알면 내가 여기 있겠나?



[직원들의 문제에 대하여]


- 많은 직원들은 자기가 사직하면 회사가 큰 타격을 입을 거라 간주하거나 기대한다. 물론 그런 일은 여간해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 회사는 잘 굴러간다.


- "당신은 다른 직원들보다 일을 잘합니까?"

이런 질문을 던지면, 거의 대부분의 직원들은 다른 직원들이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생각하지 않은채 오로지 자신이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만 생각한다.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한다는 뜻이다.



[개인의 삶에 대하여]


- 진정한 자아를 찾아 떠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은 '타인과 구별 지을 수 있는 자신만의 차이점'을 찾고 싶은 것이다. 그런 차이점을 왜 찾아야 하는가? 왜 '나'는 타인과 달라야' 하는가? 평범하면 안 되는 건가? 평범한 '내'가 진정한 자아일 순 없는가?


- '나'와 타인 간의 유사점은 '나'와 타인 간의 차이점보다 훨씬 많고 크다. 언제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왜 얼마 안 되는 차이점에 진정한 자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 사람들은 '타인과 다른, 나만의 차별성'을 강점이라고 간주한다. 왜 그래야 하나? 기업도 아닌데 말이다. 개인이 차별성에 필요 이상으로 신경 쓰는 것은 경쟁 사회의 폐해 중 하나가 아닐까?


- "나는 아주 행복하다"라고 말하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 자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누군가가 희생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분명 그런 사람이 당신의 곁에서 억지 웃음 지으며 서있을 테니 말이다.


- '자신만의 생각이 없는 사람'보다 '자신의 생각만 있는 사람'이 훨씬 위험하다.


- 때로는 타인에 의한 구속보다 스스로에게 가하는 구속이 더 가혹하다.


- 이득 취할 것은 다 취하면서 '착하다'는 소리까지 들으려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 내 인생이 피폐해지는 느낌이다.


- 다른 사람들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고 간주하는 것처럼 고질적인 착각도 없다.


- 구멍 난 양말을 신경 쓰는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이다.


- 사람들은 자기랑 친한 사람의 머릿속을 가장 궁금해 한다.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를 '가장 궁금해' 한다.


- 꼰대.... 남자가 '남자'로서 맛이 갔다는 표시.



[기타]


- 청년들이 취직을 안한다. 실업자에게 '실업자세를 부과하자. 사람들이 출산을 안한다. 싱글들에게 '싱글세'를 부과하자. 부부들이 집을 안산다. 세입자들에게 '세입자세'를 부과하자.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에 세금을 부과하는 동방세금지국.


- 여자가 남자보다 더 감정적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틀렸다. 여자나 남자나 비슷한 정도로 감정적이다. 여자는 남자보다 '감정 표현'을 잘 할 뿐이다.


- "내가 그 상황에 처했더라면 그런 바보 같은 짓은 안 했을 텐데..."라고 말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택시기사들이 이런 식의 말을 많이 한다).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도 무방하다.


- "자기보다 느리게 운전하는 사람들은 전부 멍청이고, 자기보다 빠르게 운전하는 사람들은 전부 미친 놈이다'....by 조지 칼린


- 어딘가에서 본 글. "기쁨을 나눴더니 질투를 낳고, 슬픔을 나눴더니 약점이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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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0일부터 5월 30일까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남긴 저의 짧은 생각을 모아 보았습니다. 


[방문증에 관하여] <유쾌한 이노베이션>이란 책을 읽으며 얻은 것


- 방문객의 신분증을 받고 방문증을 패용하도록 하는 회사들이 제법 많다. 그 방문증 목줄에 때가 꼬질꼬질하고 낡은 경우가 많다. 과연 그 방문객은 그 회사에 어떤 이미지를 가질까?


- 어떤 사람이 패용했는지 모를, '때가 꼬질꼬질하고 더러운' 방문증을 목에 걸어 본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된다는.


- 이런 제안을 하면 "뭐 별로 효과 있겠어?"라고 하는 회사가 99% 이상일 것 같다는. 이런 아이디어를 상신하면 "쓸데없는 일에 돈 쓴다"고 reject될 확률이 95%이상일 것 같다는.


- 그 방문증을 회수하지 말고 방문객에게 '기념품'으로 줄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물론 기념품으로서 의미를 부여해야겠지만.



출처: tomi22.wordpress.com



[혁신에 관하여] <유쾌한 이노베이션>이란 책을 읽으며 생각난 것들.


- CEO가 같이 브레인스토밍하겠다고 말하면 그를 쫓아내라.


- 많은 기업에서 이뤄지는 브레인스토밍은 사실 그저 회의일 뿐이다.


- 작은 실패를 빨리 여러번 반복하는 것이 혁신의 지름길이다. 혁신은 한 방에 이뤄지지 않는다.


-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아무 생각없이 그것을 시험 삼아 해보라. 아이디어가 아이디어인 상태로 남으면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


- 사무실에 자기 소유의 책상을 없애고 책상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도록 하는, 소위 '호텔링 시스템'은 직원들로 하여금 회사에 정을 못 붙이게 만든다. 인간의 감성은 아날로그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처사다. 생산성은 절대 오르지 않는다.


- 직급별로 사용하는 의자나 책상의 차이를 보면, 그 회사의 권위주의가 심각한지 알 수 있다.


- 절대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게 만드는 상사의 명령. "아이디어 좀 내봐"


- 창의와 계획은 상극이다. 창의와 혁신은 정교한 계획으로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


- 혁신의 정도를 측정하고 평가하고 게다가 보상까지 하겠다는 건 정말 웃기는 일이다.


- 조직에서 전문가들과 핵심인재들만이 우대 받는다면, 그 조직의 창의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 사용하기 쉽다는 소프트웨어의 매뉴얼이 수십 페이지를 넘어가는 것은 사용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 실패를 감수해야 성공한다는 말이 계속 반복되어 나오는 까닭은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는 실패 없이 성공을 꾀하기 때문이다.


- 전통적인 회사에서 혁신을 시도하려면, 그 혁신 조직을 회사 내에 두지 마라. 혁신을 싫어하는 내부의 적들은 의외로 아주 많고 아주 강력하니까.


- 어떤 회사의 혁신 동력이 떨어졌음을 감지하는 한 가지 방법. 후속제품이 기존제품보다 '더 많은 기능'을 담고 있는지 본다. 만일 답이 Yes라면 최소한 그 제품에서의 혁신 동력은 소멸되고 있다는 뜻이다.


- 규칙이 는다는 것은 관료주의의 확산을 의미한다.



[서로 바라는 것에 대하여]


- 팀원이 팀장에게 바라는 세 가지 

(1) 나에게 관심을 줘! 

(2) 신뢰를 가질 수 있게 해 줘! 

(3) 비전을 보여 줘!


- 팀장이 팀원에게 바라는 세 가지 

(1) 성과를 내줘! 

(2) 문제 일으키지 말아줘! 

(3) 날 리더로 인정해 줘!



[기업 경영에 관하여]


- 인수 또는 투자 등을 통해 신규사업을 시작하려면, 기존사업과의 시너지를 절대 먼저 고려해서는 안 된다. 신규사업과 기존사업과의 역시너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역시너지가 없다고 판단이 된 후에 시너지를 고려하라.


- 기업이 새로운 트렌드를 따르지 못하는 이유는 그 트렌드를 몰라서, 그 트렌드를 따르지 못할 경우의 위험을 몰라서가 아니다. 기존사업에서 괜찮은 수익이 발생한다는 것 때문에 트렌드를 놓치는 경우가 훨씬 많다.


- 미래를 현재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기업은 결코 미래를 보장 받지 못한다.


- 전략 실행시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는 점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 상수를 대비하는 조직은 그리 많지 않다. 알아도 하지 않는 것이다.


- 여러분의 회사에는 별다른 가치를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뒷다리만 잡는 '무슨무슨 위원회'가 적어도 하나 이상 있을 것이다. 망설일 필요없다. 바로 없애면 된다.


- 잘 나가는 회사를 베끼는 기업은 그 회사의 과거는 훔칠 수 있을지 몰라도 미래는 훔칠 수 없다.


- 경쟁사의 제품은 쉽게 모방할 수 있지만 제품을 통한 '고객경험'은 베끼기가 매우 어렵다. 차별화는 제품 기능과 성능이 아니라 '고객경험'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 선택과 집중에 관한 철학자의 견해. "선택되지 않은 것의 장점을 모두 고려했을 때, 그리고 선택된 것의 단점을 모두 고려했을 때만이 우리가 무언가를 선택했다고 말할 수 있다"...by 강신주



[문제해결에 관하여]


- 열심히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말과 같다.


- 대인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를 풀고 싶다면, 문제의 원인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생각하기보다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할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 "이발사에게 머리를 깎아야 하는지 묻지 마라"....by 워렌 버핏 (당연히 깎아야 한다고 답할 것이므로. 자기계발 전문가는 어떤일이든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법이 없으므로)



[편향에 관하여]


- 사람들은 자기 자신은 평가 없이도 일을 잘할 사람이라고 자평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평가를 해야만 일을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상하다.


- 일베는 집단 극화(Group Polarization) 현상의 전형적 사례. 회원들은 원래 악해서 그렇게 하기보다는 관심을 얻기 위해서 더 자극적이고 강경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


- 작년엔 매출이 좋았는데 금년엔 매출이 시원찮다면, 그것은 '평균으로의 회귀'이지 특별히 큰 문제가 있다고 볼 필요는 없다. 문제로 본다면 고생하는 것은 직원들.


- 마음만 먹으면 당장에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늘 공언하는 사람은 마음을 쉽게 먹지 못한다. 즉, 그 무언가를 영원히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 중립적인 사람은 어느 한쪽에 편향된 사람보다 더 많은 욕을 먹는다. 중립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기타]


- '국가 경쟁력'이라는 말을 들으면 참 이상하다. 국민이 국가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도 없게 해놓고 경쟁력이라니! 참 요상한 용어다.


- 가능하면 비싼 노트를 구입하라. 그러면 그 비싼 노트에 비싼 정보를 기록하려 할 것이다.


- 나에게 필요한 건 삶의 정답이 아니라, 정답 없음을 이겨내는 용기다.


- 소중한 추억은 실제로 좋았다기보다 좋았다고 기억하기 때문에 소중하다.


- 어떤 사물이나 현상의 부정적인 측면을 이해시키는 것이 긍정적인 측면을 이해시키는 것보다 100배나 힘들다.


- '알다시피',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이런 말을 자주 쓴다는 것은 늙는다는 증거다.


- 동물원에 가면, 직립보행하는 인간이 잠깐이지만 이상하게 보인다.


- 직원들은 보통 대부분의 문제가 상사 탓이라고 말한다. 자신들도 언젠가 승진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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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인가, '납량'유업인가?   

2013. 5. 10. 09:00


2013년 5월 1일부터 5월 9일까지 페이스북에 올린 저의 짧은 생각들을 여기에 모아 봅니다.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삐딱한 자기경영]


- 사람들은 해보지도 않으면서 '해보고 실패한 사람'을 비웃는다.


- 실패를 경험한 사람은 성공하지 못한 자보다 위대하다. 실패조차 겪지 못한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자이기에.


- 무력감을 느끼고(?) 싶다면, 진실을 외면하라.


- 열심히 말하는 게 소통이 아니라, 열심히 듣는 게 소통이다. 아무리 자주 알려줘도 '난 못 들었는데'라고 말하며 의사소통이 잘 안 된다고 불평한다면 문제는 열심히 듣지 않은 데에 있다. 정보를 떠먹여줄 수는 없는 일인데...





 [남양유업인간 납량유업인가?]


- 남양유업 사건은 무리한 성과지상주의의 한 단면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성과는 '나쁜' 성과다. 나쁜 성과로 구축된 기업가치는 과연 얼마나 가치 있을까?


- 남양유업 본사 측에서 영업팀장들에게 대리점주에게 욕설을 하며 막무가내로 제품을 밀어내라고 지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하지만 남양유업 본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 이유는 '목표를 이루기만 하면 방법은 상관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은근히 내비쳤다는 데 있다. 성과주의라는 그럴싸한 명분으로 말이다.


- 당신의 기업은 자사 직원이나 하청업체 직원들을 돈으로 환산하고 있지 않는가?


- 남양유업 사건을 보며 드는 생각. 못된 놈들은 못된 시스템 속에서 태어난다. 원래부터 못된 놈이었던 게 아니다.


- 남양유업 홍보팀 직원들은 이번 주말이 악몽이었을 듯. 어린이날도 자녀들과 제대로 못 보냈을 듯. 그 직원들도 피해자.


- 남양유업은 자신들이 그런 방식으로 영업하지 않아도 다른 경쟁업체 역시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듯(지금도 그리 생각할 듯) 하다. 경쟁이 심화되면 차별성보다는 다른 업체를 따라하려는 획일성은 오히려 커진다는, 일종의 집단심리적 현상.


- 남양유업 사건을 보면서 밀그램의 복종 실험이 떠오른다. 그 영업팀장은 자신의 폭언에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으리라. 위에서 자신에게 부과한 목표를 달성하냐 못하냐에 따라 죄책감을 느꼈을 것이다. 개인의 비도덕성으로 문제를 규정하면 해결은 요원하다.


- 남양유업은 작금의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일 것이다. 임원들은 주말 내내 시달렸으리라. 소용없는 일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말단 직원들의 솔직한 의견을 청취하라. 그리고 그들의 의견을 무조건 따라라. 그게 최선이다. 말단직원들은 해결책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 남양유업 사태 이후에 예상되는 두 개의 상반된 시나리오.


1. 물타기 시나리오 : 남양유업 외 다른 동종업체도 그렇게 한다는 걸 드러냄으로써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유야무야하는 시나리오

2. 시범케이스 시나리오 : 실천하기 힘든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한 비난을 회피할 목적으로 남양유업을 심하게 헤집는 시나리오



['또라이'에 관하여] from <그들은 왜 뻔뻔한가>, 아론 제임스


* 책에서는 asshole을 '골칫덩이'라고 번역했는데, '또라이'라는 말이 더 감칠(?) 나기에 제가 임의로 바꿔 붙였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 "또라이(asshole)에게 맞서는 사람은 사실 그 또라이에게 인정 받기 위해서, 그 또라이의 눈에 도덕적으로 실재하는 존재로 등록되기 위해서 싸우는 것이다"


- "또라이(asshole)들은 또라이라는 말을 들어도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타인의 불만에 면역돼 있기 때문이다"


- "또라이(asshole)의 3가지 특징. 

(1) 특전을 누리는 것을 당연시한다

(2) 뿌리 깊은 특권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3) 다른 사람의 불만에 면역돼 있다"


- "또라이(asshole)를 상대로 토론하지 마라. 그들은 당신의 의견을 전혀 들을 생각이 없다"


-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이 투입돼 회생한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사회에 미안한 감정을 가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들이 그런 특전을 누릴 권리가 있다, 자신들이 똑똑하기 때문에 받은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


- "또라이들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쓸 만한 방법은 많지 않다. 또라이들이 그렇게 성가신 이유는 그들을 만났을 때 적당히 대처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떤 대응이 효과적인지 파악하는 것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고 무언가를 당연히 가질 수 있다거나 타인의 비용을 신경쓰지 않고 부자다 될 수 있다는 특권지향적 자본주의는 협력적인 많은 사람들에게 또라이식 사고와 행동을 적극 장려한다"


- "또라이 사장의 자녀는 또라이일 가능성이 크다"


- "또라이들은 시장에서 빛을 발하는 자신들의 기량을 치하하고 신이 내린 축복으로 여겨줄 교회를 쇼핑하듯 찾아다닐 것이다"



[기업이란 조직 운영에 관하여]


- 여러분의 경영자가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인지를 알려면 그에게 회사의 진짜 문제를 알리는 진실한 이메일을 보내보라. 그런 다음 기다려 보면 알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메일을 보내는 일조차 여러분의 일자리를 걸어야 할 것 같다면, 이메일을 보내지 말라.


- 조직에서 윗사람이 있다는 것은 직원들에게 엄청난 불편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책임을 이전(또는 전가, 분산, 방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꽤나 유용하기도 하다. 직원들은 엄격한 위계구조를 비난하지만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기도 한다.


- '까라면 까라'고 말하는 경영자/관리자일수록 가장 큰 부정을 저지른다.


- 회사는 경영자나 관리자의 잘못된 지시에 불응할 수 있는 권리를 직원들에게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계속 교육시켜야 하고, 잘못된 지시를 불복종한 것에 대한 책임도 묻지 말아야 한다. 경영민주화란 이런 것이다.


-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틀렸다. 동기는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


- 똑똑한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은? 야근을 줄기차게 시키는 것.


- 회사창립일, 즉 회사 생일에는 보통 쉰다. 자기 생일일 때도 해당자를 쉬게 해주면 안 될까? ㅋㅋ


- 고객경험 뿐만 아니라, 직원이 회사에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의 직원경험도 로열티 구축에 매우 중요하다. 직원경험을 간과하는 기업이 아주 많다.


- 소방관들이 임무를 수행하다가 다치면 벌점을 주겠다고 한다. 상을 줘도 모자를 판에 벌점이라니! 상식이 있는 건가? 안전사고도 KPI로 관리하려는 행정편의주의가 아닐 수 없다.



[조직의 문제 해결에 관하여]


- 비슷한 사람들끼리는 갈등이 없다. 갈등이 없으면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모른다. 갈등 해결 방법을 모르면 갈등의 진원지를 탄압하는 게 최상의 해법이 된다. 결국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인 사회는 자기들끼리 '행복한' 파쇼가 된다. - 심야의 무거운(?) 생각. ^^


- 많은 기업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문제가 뭔지 모르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을 문제라고 말하는 순간 진짜 문제가 될 것을 두려워 하기 때문이다.


- 문제가 뭔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해결책이 뭔지 모르는 사람도 없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라고 말할 용기 있는 사람은 없다. 이것이 여러분의 조직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다.


- 문제를 몰라서 해결하지 못하게는 게 아니라, 문제라고 말하면 진짜 문제가 될까 두려워 해결하지 못한다. 민주통합당, 아니 민주당을 보면서 드는 생각. 민주당은 두려움이 많은 불쌍한 정당.


- 경영자가 자신의 전략이 실패한 것을 알면서도 실패했다는 말을 하지 않는 까닭은 자신의 입지가 흔들릴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직원들도 경영자의 전략이 실패한 것을 알면서도 실패했다는 말을 하지 않는 까닭은 자신이 실패한 전략에 동참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기 때문이다.


-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아니라 문제라고 지적한 사람이 처벌 받는 조직은 기운이 다한 조직이다.


- 어떤 여성이 직장 상사와 회사 일로 서로 언성을 높이는 일이 생기자 그 여성의 남편이 상사에게 전화해서 이러쿵저러쿵 반협박을 했다는 풍문. 그 여성은 나이가 40대이던데, 아직 어린아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언성을 높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둘이 해결할 문제 아닌가란 생각.



[기타]


- 스위스 전체 인구는 서울인구보다 적은 800만명. 하지만 노벨상 수상자는 25명. 대단한 나라군.


- 아들과 걸을 때면 자연스레 손을 잡고 걷는다. 문득 언제까지 이렇게 손을 잡고 걸을까,란 생각이 든다. 컸다고 아빠 손 더 이상 안 잡으려 하겠지? 그때가 되기 전까지 꼭 잡고 걸어야겠다.



Comments


미국 북서부에 위치한 어느 제재 회사에서는 직원들의 절도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이 1년에 1백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통나무를 자르는 데 쓰이는, 무게가 1톤이 넘는 톱까지 훔쳐 갈 정도였죠. 어떻게 하면 직원들의 절도를 줄일 수 있을까 고심하던 경영진은 토론토 대학의 게리 랜섬(Gary P. Lantham) 교수에게 문제 해결을 의뢰했습니다.


랜섬은 직원들의 절도 자체를 줄이는 방법보다는 직원들이 어떤 기대(outcome expetancy)를 갖고 회사 물건을 훔치는지를 조사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1200명의 직원에서 무작위로 60명을 뽑아 인터뷰를 진행하며 다음과 같은 4가지 질문을 직원들에게 던졌습니다.


(1) 정직한 행동을 하면 좋은 점이 뭘까?

(2) 정직한 행동을 하면 나쁜 점이 뭘까?

(3) 부정한 행동을 하면 좋은 점이 뭘까?

(4) 부정한 행동을 하면 나쁜 점이 뭘까?




이 인터뷰를 통해 직원들을 무엇을 위해 회사 물건을 훔치는지, 그 이유가 드러났습니다. 그것은 바로 '스릴과 재미'이었습니다. 직원들은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려고 훔친 회사 물건을 내다 팔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개인적인 그 물건들을 사용하기 위해 훔친 것도 아니었죠. 자기 집 차고나 다락에 그것들을 고히 모셔 놓는다고 답했으니 말입니다.


어떤 직원은 랜섬에게 이런 제안까지 했습니다. "박사님이 원하시는 물건이 있으면 말씀하세요. 그러면 우리가 45일 안에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직원들은 도저히 훔치기 어려운 물건일수록 훔치는 재미와 자부심을 더 크게 느꼈습니다. 훔치는 과정 속에서 여럿이 계획을 세우고 팀워크를 발휘해야 했기 때문이었죠. 이처럼 부정한 행동이 가져다 주는 재미, 스릴, 자부심은 정직한 행동이 가져다 주는 좋은 점을 압도했습니다. 물건을 훔친 적이 있는 직원들은 정직한 행동으로 인한 좋은 점은 '없다'고 답했으니까요.


랜섬은 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경영진, 노조 관계자와 함께 어떻게 하면 직원들의 절도를 줄일 수 있을까에 대해 토론을 거듭했습니다. 경영진 중에 누군가는 눈에 띄지 않게 CCTV 카메라를 설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직원들은 감시 카메라를 훔치면 더 재미있겠다는 반응을 보이며 그 제안을 조롱했죠. 정직한 행동을 한 직원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하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그것도 역시 기각됐습니다. 또한 노조가 워낙 힘이 강해 절도를 저지른 직원을 해고하겠다는 방법도 그리 효과적이지 못했죠.


수차례 논의를 거치는 동안 직원들이 회사 물건을 훔침으로써 느끼는 스릴과 재미를 없애는 데 있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그래서 채택된 해법은 '도서관 대출 시스템'을 모방한 것이었습니다. 직원들이 훔쳐간 물건과 똑같은 물건을 진열해 놓고 언제든지 원하는 물건을 빌려갈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빌릴 수도 있는 물건을 애써 훔치려고 하지 않을 거라는 게 해법의 포인트였죠.


또한 회사는 '사면 기간'을 지정하여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훔쳐간 물건을 반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당초 하루만 운영할 생각이었던 '사면 기간'은 직원들이 훔쳐간 물건을 트럭에 실어 올 만큼 넘쳐나는 바람에 3일로 연장되었죠. 직원들이 훔친 물건을 차고나 다락에 쌓아두아 집이 좁아 보인다는 직원 부인들의 불만이 컸기 때문이었죠(위의 4번째 질문에서 나온 답변이었음).


직원들의 절도는 즉시 사라졌습니다. 이런 조치가 시행되고 3년이 흘러 랜섬이 확인을 해보니 그때까지도 절도율이 거의 0퍼센트라는 추세는 유지됐습니다. 동시에 동료 직원들의 물건을 훔치는 일도 사라졌습니다. 회사 물건을 훔칠 이유가 사라지자 재미, 스릴, 자부심을 느끼려고 다른 일탈 행위(벽에 낙서하기, 기물 파손하기, 무단결근하기 등)가 늘지 않았을까 생각했지만 그런 점은 발견되지 않았죠. 


직원들이 회사 물건을 훔치면 훔치는 행동 자체를 처벌하기 위한 해법을 제일 먼저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이 어떤 결과를 기대하고 물건을 처벌하는지 알지 못하면(알려고 하지 않으면) 절도가 줄지 않을뿐더러 이 회사의 직원들처럼 오히려 물건을 훔치려는 의지가 더 강해질 뿐입니다. '강경한 조치'가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죠. 


부정한 행동을 하는 직원을 벌주어야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리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해법보다는 이 회사의 사례처럼 창의적이면서 부드러운 해법은 없는지 다양한 방향으로 탐색하기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 잘못된 행동을 저지르는 구성원이 어떤 '긍정적 결과(혹은 보상)'를 기대하는지 꼭 살피기 바랍니다. 그것이 문제의 근본원인이기 때문입니다. 그 기대와 보상을 다른 것으로 치환하거나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 창의적인 해법입니다.



(*참고논문)

Gary P. Latham(2001), The importance of understanding and changing employee outcome expectancies for gaining commitment to an organizational goal, Personnel Psychology, Vol. 54(3)


Comments

  1. Favicon of http://blog.kemco.or.kr BlogIcon 켐코지기 2013.02.20 15:30

    이런 재미난 결과가 있는지 몰랐네요. ㅎㅎㅎ
    많은 기업들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perm. |  mod/del. |  reply.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3.02.21 09:27 신고

      문제의 근본원인을 찾아 해소하는 게 참 중요하다는 걸 새삼 일깨웁니다.

  2. 잉여왕 2013.02.22 23:58

    쓸려고 훔친게 아니라 스릴과 재미를 위해서 훔쳤다고 했는데, 물건을 빌려갈 수 있게 하자 절도가 거의 사라졌다? 인과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데요.

    perm. |  mod/del. |  reply.


높은 탑에 갇힌 죄수가 탈출을 감행하려고 합니다. 다행스럽게 그에게는 밧줄이 하나 있는데 애석하게도 길이가 탑 높이의 반 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는 밧줄을 반으로 자른 다음 둘을 묶어서 안전하게 탈출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요? 많이 알려진 이야기라서 답을 알고 있을 겁니다. 죄수는 밧줄을 가로로 자른 것이 아니라 세로로 나눈 다음(즉 꼬아진 밧줄을 푼 다음) 그 둘을 연결해서 탈출했다는 것이 바로 정답이죠.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이런 퀴즈를 내일 풀어야 한다고 상상할 때보다 지금으로부터 1년 후에 풀어야 한다고 상상할 때 더 수월하게 정답을 맞힌다는 사실을 발견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2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한 기관이 아니라 2천 마일 떨어진 기관을 위해 문제를 푸는 것이라 여길 때에도 역시 정답을 보다 쉽게 맞힌다는 사실도 알아냈죠.





뉴욕대의 에번 폴먼(Evan Polman)은 '시간적 거리(temporal distance)'와 '공간적 거리(spatial distance)' 이외에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도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데에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했습니다. 폴먼은 137명의 학부생 중 절반에게 자신이 탑에 갇혀 있는 죄수라고 상상케 한 다음 문제를 풀도록 했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다른 사람이 갇혀 있다고 상상하게 하고서 문제를 풀라고 요청했습니다. 예상한 대로 다른 사람이 죄수라고 상상할 때 문제를 풀 가능성이 66퍼센트로서 자신을 죄수라고 가정할 때의 48퍼센트보다 높았습니다.


사실 폴먼은 이 실험을 실시하기 전에 262명의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사회적 거리와 문제 해결의 창의성과 연관성이 있음을 이미 규명했습니다. 폴먼은 어떤 사람이 나중에 쓰게 될 이야기를 위해 외계인의 모습을 그려보라고 참가자의 절반에게 요청했습니다. 나머지 절반에게는 자신이 나중에 쓸 이야기를 위해서 역시 외계인의 모습을 그리라고 했죠. 2명의 평가자가 참가자들이 그린 그림의 참신함과 독특함을 평가한 결과, 누군가를 위해 외계인을 그릴 때의 그림이 더 창의적이었습니다. 


폴먼은 사회적 거리를 느낄 때 문제를 더 수월하고 더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자 후속실험을 실시했습니다. 폴먼은 참가자들을 세 그룹을 나눴는데, 각각 '자신', '가까운 타인', '아주 먼 타인'을 위해서 5개의 선물 아이디어를 제시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타인에 관한 정보의 양과 문제 해결의 창의성을 따져보기 위해 '가까운 타인'과 '아주 먼 타인'을 위해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할 그룹을 다시 두 개의 하위그룹으로 나눠서 각각 타인에 관한 정보를 1개 혹은 5개를 제공했습니다. 실험 결과, '아주 먼 타인' 그룹은 '가까운 타인' 그룹과 '자신' 그룹보다 창의적인 답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타인' 그룹과 '자신' 그룹과의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타인에 관한 정보의 양은 창의성과 상관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죠. 각 그룹에게 타인을 잘 안다는 자신감, 타인과의 감정적 개입의 정도, 현재의 기분 등을 묻고 난 다음 아이디어의 창의성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분석했지만 역시 상관이 없었습니다. 사회적 거리, 그 자체만이 창의성과 연관이 있다는 의미였죠.


폴먼의 연구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을 위해서 아이디어를 내거나 의사결정을 할 때 대체적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부동산 중개인이 부동산 소유자보다 매매 가능 가격을 더 정확하게 산정한다든지, 이혼 소송 전문 변호사가 상대방의 주장을 더 명확하게 인식한다는 사례를 봐도 그렇습니다. 기업에서 외부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는 이유는 사회적 거리가 먼 사람이 문제를 들여다 볼 때 창의적인 해법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타인을 위해 문제를 해결할 때가 항상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폴먼은 지적합니다. 타인이 문제를 해결토록 하면 인지 편향(cognitive bias)를 줄일 수 있지만 체계적 편향(systematic bias)의 위험은 무시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추운 겨울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때 옷을 적절하게 입히지 못할 가능성이 큰데, 따뜻한 집에 있을 때는 바깥이 얼마나 추울지 정확히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체계적 편향이란, 자신을 둘러싼 조건들을 타인의 문제 상황에 대입하거나, 타인이 처한 조건이나 니즈를 올바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나중에 비난 받을 것을 두려워하여 정확한 판단을 유보하는 등의 편향을 말합니다.


따라서 폴먼의 실험으로부터 얻을 시사점은 나의 문제를 타인이 풀도록 맡겨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그러면 체계적 편향의 위험이 있으므로), 자신의 문제를 타인의 문제인 듯 바라보려는(그렇게 함으로써 인지 편향을 줄여서) 의도적인 노력이 도움이 된다는 점입니다. 자신과 문제를 객관화하여 조망하는 습관이 현명한 해법을 도출하는 기본적인 자세입니다.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잘 못보는 법입니다. 장기를 둘 때 훈수하는 사람이 묘수를 더 잘 알아채는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참고논문)

Evan Polman, Kyle J. Emich(2011), Decisions for Others Are More Creative Than Decisions for the Sel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Vol. 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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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해결사(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는 문제를 인식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를 일으킨 잠정적인 원인이 어떨지 대강의 이미지를 그리게 됩니다. 직원들이 태만하고 불평불만이 심하다는 문제에 직면했다면, 직원들이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를 함께 보고 들으며 ‘월급이 너무 적다’든지 ‘CEO가 너무 강압적’이라든지 ‘직원들 모두 건강에 이상이 있다’ 등의 잠정적인 원인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가설이며, 이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문제원인 밝히는 가설

가설이란 문제의 원인이 ‘이러이러하다’고 미리 답을 내리는 것과 같습니다. ‘월급이 적어서 직원들이 태만할 것’이라거나 ‘매출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제품에 하자가 많아서’라는 식으로 문제를 발생시킨 원인을 단정적으로 선언한 문장이 가설입니다. 단정적으로 선언한다는 말은 가설 설정이 곧 문제의 근본 원인을 예단한다는 말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일종의 기술임을 뜻합니다.

가설로 세우지 않고서 무작정 근본원인을 밝혀내겠다고 덤벼드는 일은 바위를 깨는 작업을 하면서 어떤 도구를 쓸지 궁리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문제의 원인으로 짐작되는 사항을 여러 개의 가설로 수립해 놓는다면, 그것들을 하나씩 실증하면서 참과 거짓 여부를 가리는 방식이 효율적입니다. ‘월급이 적어서 직원들이 태만할 것’이라는 가설을 실증해 거짓이라는 결과를 얻었다면 두 번 다시 그 가설은 살필 필요가 없으므로 다른 가설에 역량을 집중하는 효과를 얻기 때문입니다.



#가설 설정의 효과

가설을 설정하면 문제해결사와 의뢰인이 가진 편견을 차단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직원의 태만은 월급이 적기 때문’이라는 고정관념이 조직 전체에 팽배하더라도 그것이 실증되지 못한다면, 문제의 근본원인으로 채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설 설정의 과정이 생략되면 실증의 초점이 흐릿하기 때문에 문제해결사와 의뢰인이 슬그머니 자신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반영할 위험이 큽니다. 또 ‘문제의 원인을 단정적으로 선언하라’는 말은 실증 과정을 통해 문제의 근본원인에 빠르게 접근하라는 말과 같습니다. 해법의 효과뿐만 아니라 해결의 신속성도 문제해결의 품질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가설을 설정하면 어떻게 문제해결의 시간이 단축되는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선생님이 1부터 100사이의 숫자 하나를 마음속에 생각해 둔 다음 학생들에게 그 숫자를 맞혀보라고 합니다. 가설 설정에 능한 학생이라면 “50보다 큽니까”라고 물을 겁니다. 선생님이 아니라고 대답하면 학생은 “25보다 큽니까”라고 묻고, 그렇다는 선생님의 대답에 “37보다 큽니까”라고 질문을 이어갈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가설을 설정해서 묻고 선생님으로부터 검증을 받으면서 숫자를 빠르게 찾아냅니다. 만약 선생님이 생각해 둔 숫자가 27일 경우 6번 정도만 질문하면 답을 맞힐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어릴 적에 많이 했던 ‘스무고개 넘기’ 게임도 전형적인 가설 설정 게임입니다. 


#품질 좋은 가설을 찾는 법

스무고개를 하는 것처럼 인터뷰, 자료 분석 등을 통해 실증을 진행하는 동안 가설의 진위 여부는 금세 드러납니다. ‘월급이 적어 직원들이 태만하다’는 가설을 갖고 직원 5명과 인터뷰했지만 아무도 그런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다른 이유를 더 성토한다면, 그 가설을 폐기하거나 제쳐놓고 다른 가설을 세우면 됩니다. 유능한 문제해결사라면 굳이 50명의 인터뷰를 다 끝낼 때까지 기존의 가설을 붙들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가설이 좋은 가설은 아니기 때문에 품질 좋은 가설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원들이 태만하고 불평불만이 많다’는 문제를 접하고 다음과 같이 3개의 가설을 세웠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직원들이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
△사적인 용무로 자리를 비우는 일이 많다
△회사의 정책을 비방하는 글을 인트라넷에 자주 올린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것들은 나쁜 가설입니다. 왜냐하면 ‘직원들이 태만하고 불평불만이 많다’는 문제를 그대로 반복한 문장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가설이 되기 위해 가장 으뜸인 조건은 문제의 근본원인을 파고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야 가설 설정의 목적 중 하나인 문제해결의 속도를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문제해결에 능수능란한 사람이라면 의도적으로 눈에 보이는 현상보다는 다음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이면에 초점을 맞추려는 노력으로 좋은 가설을 세웠을 것입니다.

△직원들에게 충분한 양의 업무가 배정되지 않는다
△대외업무가 너무 많아 관리자들이 직원들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다
△회사 정책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고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린다.


#단순 접근으로 해법 제시해야

무엇보다 좋은 가설은 해법의 실마리를 제시합니다. 여러분이 여행을 떠나려고 자동차에 시동을 거는데 무슨 이유인지 시동이 걸리지 않는 문제에 처했다면 ‘배터리가 방전돼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습니다. 배터리를 충전시키면 시동이 걸리리란 해법과 연결되므로 좋은 가설이지만, 만약 ‘나에게 앙심을 품은 누군가가 차를 이상하게 만들어 놓았다’는 가설이라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 문제의 해결과 직접적으로 연결짓기 어렵습니다. 차를 망가뜨린 범인을 색출하는 일이 중요할지 모르나 설령 범인을 밝혀낸들 자동차를 수리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일과는 거리가 멉니다. 따라서 이 가설은 문제해결의 관점에서 좋은 가설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다음으로 좋은 가설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합니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신학자였던 오컴의 윌리엄(William of Ockham)은 “보다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것을 복잡하게 만드는 일은 헛수고”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소위 ‘오컴의 면도날(Occam’s Razor)’이라고 불리는 유명한 말입니다. “조건이 같다면 가장 단순한 것이 더 진리에 가깝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가설을 수립할 때 오컴의 면도날을 날카롭게 들이대야 합니다. ‘직원들이 태만하다’는 문제의 발생 원인에 대해 ‘직원들의 뇌 구조가 일반인들과 다르다’는 가설을 세웠다면 과학자에겐 유용할지 모르겠지만, 지식과 장비가 없는 여러분의 입장에서 실증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있으나마나 한 가설입니다. 

결국 좋은 가설이 되기 위해서는 문제의 근본원인을 파고들어 해법의 실마리를 제시하며, 최대한 단순해야 합니다. 가설이 참이냐 거짓이냐는 가설의 좋고 나쁨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다시 말해 실증을 통해 참으로 판명되거나 참이라고 판명될 가능성이 높은 가설이라고 해서 좋은 가설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참과 거짓을 실증하고 나아가 근본원인을 밝히는 데 얼마나 효과적이냐가 좋은 가설의 여부를 결정함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한국경제신문 2011.12.9일자에 소개되었습니다.)
 
 

Comments

  1. Favicon of http://hyoya20.tistory.com BlogIcon 효야 2012.04.20 01:41

    와우~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군요!
    스무고개라는 말에서 확 이해가 되네요!
    가설을 세우고 문제를 해결하는 건 프로그래밍 할때는 당연했던 것인데 정작 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때는 그렇게 해보지 않았던 것 같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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