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력을 잃으면 '바보'된다   

2010. 2. 1. 11:42
(* 이 글은 2년 전에 올린 글을 수정/보완한 것입니다.)


회사의 성과 창출과 경쟁력에 직원의 역량이 핵심적인 요소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경영자들이 직원의 업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즐거운 직장생활을 위해 복지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이유도 결국은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허무하게도 회사의 성과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힘들여 키운 직원들이 회사에 나가겠다면서 안녕을 고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이들 스스로 통제하게 만들어야 좋은 지휘자입니다)


한 과학자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쥐를 A, B 두 그룹으로 나눈 후 전기 충격을 가했지요. A그룹의 쥐들이 모인 우리에는 전기 충격을 차단하는 스위치가 있었습니다. 쥐란 동물은 의외로 똑똑해서 스위치를 내리면 전기 충격이 차단된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반면에 B그룹에게는 스위치가 없었습니다. 

여러 날 전기 충격을 가하면 두 그룹의 쥐 모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겠지요. 헌데, A그룹은 숱한 전기 충격에도 불구하고 건강이 비교적 양호했습니다. 반면 B그룹의 쥐들은 스트레스에 시달린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위궤양에 걸린 놈들이 많았고 어떤 쥐들은 체념한 채 드러누워서 전기 충격이 와도 움직일 줄 몰랐습니다.

사실 두 그룹은 일정한 시각에 똑같은 양의 전기 충격을 받았습니다. A그룹의 쥐가 전기 충격에 놀라서 스위치를 내리면 동시에 B그룹의 우리에도 전기가 통하지 않도록 실험 장치를 설계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두 그룹의 건강 상태가 그리도 차이가 났을까요? 과학자는 외부 변화에 대해 통제력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건강을 좌우한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다른 과학자가 이와 비슷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번엔 쥐가 아니라 사람을 대상으로 했지요.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소음을 틀어 놓은 상황에서 수학 문제를 풀게 했습니다. A그룹이 앉은 테이블에는 소음 차단 스위치가 있었고, B그룹에는 없었지요.

실험 결과, A그룹이 문제를 훨씬 많이 풀었고 또 틀린 개수도 얼마 안 됐다고 합니다. 반면에 B그룹의 사람들이 푼 문제 개수는 A그룹보다 적었고, 오답도 많았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났을까요? A그룹의 사람들이 소음이 들릴 때마다 스위치를 껐기 때문에 성적이 더 좋았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 실험에서 A그룹은 스위치를 한 번 밖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차단할 수 있어!’라는 생각만으로도 문제해결 능력이 유지된 겁니다. 반면 ‘소음이 발생해도 끌 도리가 없어!’라는 스트레스가 B그룹의 '머리를 나쁘게' 만든 원인이었지요. 통제력의 상실은 지적 능력도 갉아 먹습니다.
 
이 두 실험은 직원의 우수한 역량과 활기찬 직장생활의 열쇠는 교육과 복리후생과 같은 대증요법이 아니라, 업무에 대한 통제력임을 시사합니다. 역량이 뛰어난 직원도 통제력을 상실한 채 위에서 떨어진 일이나 수동적으로 수행하면, 한때 뛰어났던 지적능력은 금새 빛을 잃고 그저 윗사람의 입만 쳐다 보는 ‘똑똑한 바보’가 된다는 것이죠.

제 후배의 경우가 단적인 예입니다. 그는 명문대 석사 출신으로서 경영연구소에서 일하다 모 회사의 전략기획부서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런데 입사할 때의 약속과는 달리 콘도 예약을 관리하고, 유명강사 초청강연회를 뒤치다꺼리하는 복리후생 담당자를 맡았지요. 그의 주요업무 중 하나는 강연회 참석자들에게 우유를 데워서 나눠주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잃어버린 2년’을 보내고 회사를 박차고 나와서, 현재는 하나의 '서비스 라인'을 훌륭히 이끄는 리더로 활약 중입니다. 다행한 일입니다.

이런 웃지 못할 일이 굴지의 기업에서도 비일비재합니다. 한때 삼성의 영향을 받아 많은 기업들이 해외 우수인재 확보에 열을 올렸지요. 하지만, 힘들게 뽑아놓고서 제대로 활용을 못했습니다. 뽑아만 놓으면 다 되는 줄 착각했습니다. 결국 많은 인력이 회사를 떠났고 회사 분위기만 나빠졌지요.

‘권한 위임’은 상위자들이 독점한 권한을 밑으로 이양하는 것으로서 요즘 강조되는 경영철학 중 하나죠. 그런데 권한 위임이 잘 되는가 싶다가 원상복귀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직원들 개인의 역량과 선호에 맞게 업무를 부여하지 않았을뿐더러, 나름의 통제력을 가지고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은 채 그저 문서 상으로만 권한을 내려줬기 때문입니다.

‘넌 시키는 일이나 하라’며 모든 권한을 통제하면서 개인의 우수한 능력이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직원들을 스스로 자신과 자신의 업무를 통제하도록 만들 때 기업의 경쟁력은 기초가 탄탄해집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순간 ‘똑똑한 바보’들이 우글대는 모습을 보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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