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스러워 보여도 정할 것은 정해야 합니다   

2024. 6. 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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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방 2개에 월세가 100만원인 아파트에서 친구인 B와 함께 살기로 했습니다. 두 개의 방 중에서 A가 더 큰 방을 쓰기로 했고 A는 B에게 “내가 너보다 더 큰 방을 쓰니까 10만원 더 낼게.”라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사를 했고,어느덧 한달이 지나 월세를 집주인에게 송금할 때가 됐습니다.

A는 B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너보다 10만원 더 낸다고 했지? 내가 55만원 낼 테니까 너는 45만원만 내.” 

B는 깜짝 놀란 듯 되묻습니다.
“뭐라고? 네가 60만원 내는 거 아니었어?”

A는 반박했습니다. 
“어떻게 계산이 그렇게 돼? 그러면 내가 너보다 20만원 더 내는 거잖아. 내가 아무리 큰 방을 쓴다고 해도 20만원을 더 낼 만큼의 가치를 더 누린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B도 물러서지 않았죠.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 우리 둘이 월세를 공평하게 나눠서 내기로 했으면 50만원씩 부담하면 되잖아. 그런데 네가 10만원 더 낸다고 했으니, 나는 당연히 네가 50만원 플러스 10만원 해서 60만원을 내는 줄 알았어. 그렇게 계산해야  맞는 거 아냐?”

 



A의 주장: A는 55만원, B는 45만원
B의 주장: A는 60만원, B는 40만원

여러분은 누구의 주장이 옳다고 판단하시나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주장 중에 무엇이 맞는가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10만원을 더 내겠다’는 일상적인 표현을 완전히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죠. 

그래서 애초에 A가 “내가 10만원 더 낼게.”라고 할 때 B에게 “나는 55만원, 너는 45만원이라는 뜻이야.”라고 충분히 설명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B 역시 그냥 흘려넘기지 말고 “너는 60만원, 나는 40만원이라는 뜻이야?”라고 질문을 던졌어야 했죠. 돈과 관련된 문제, 특히 친구 사이의 금전 관계는 사소한 것이라도 빈정을 상하게 만들고 자칫 남은 인생 동안 다시는 안 볼 절교로 이어질 수 있기에 사전에 ‘확실하게’ 정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사람들은 “동업은 깨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동업하지 마라.”란 말을 흔히 합니다. 어쩌면 이 말은 동업 관계까리 보상이나 비용을 나누는 기준을 처음에 확실하게 정하지 않아서 생긴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혹시나 친구끼리 혹은 아는 사람끼리 처음부터 일일이 기준을 정하는 게 좀스러워 보이거나 계산적으로 보일 것 같아서 그냥 넘어갔다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겁니다. 나중에 사소한 것 때문에 빈정이 상해 되돌릴 수 없는 관계의 파열로 이어질 테니까요. “내가 그냥 60만원 낼게.”라고 통쾌하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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