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딸', '외동아들'은 상대적으로 이기적일까?
보통 외동딸, 외동아들은 형제자매가 있는 아이들보다 자기중심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그런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2019년 독일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합니다. 또한 최근에 중국에서 이루어진 연구에서도 외동딸/아들이 상대적으로 이기적고 나르시시스트적이라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고 해요.
연구팀을 이끈 쳉(Xuegang Zheng)은 '형제자매와 함께 성장한 성인'과 '홀로 자란 성인'에게 ‘독재자 게임’을 진행케 하는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독재자 게임은 ‘상대방과 돈을 얼마나 나눌 것인가?’를 결정하게 하는 것인데요, 심리학에서 개인의 이타성을 측정할 때 많이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실험 겨결과, 두 그룹 간에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두 그룹은 모두 상대방과 비슷한 금액을 나누고자 했던 것이죠. 391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연구팀은 두 그룹 간의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외동딸/아들은 부모의 관심을 온전히 받고 자란다는 생각에 상대적으로 이기적이라는 고정관념이 굳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외동딸/아들은 부모와 상대적으로 좋고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 또한 연구를 통해 밝혀진 것이죠.
쳉 연구팀은 이 점에 착안하여 외동딸/아들이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좀더 이타적이라는(덜 이기적이라는) 가설을 세웠고 그에 따른 실험을 또 한번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외동딸/아들 그룹과 형제자매가 있는 그룹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외동딸/아들 그룹이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특별히 이타적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대적으로 이기적이지도 않았던 것이죠.
외동딸/아들이 형제자매와 함께 자란 사람보다 이기적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버려야 합니다. 이 고정관념이 옳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죠.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성향을 생각해 보면, 외동딸/아들인데도 타인에게 아주 사려깊고 후한 사람이 제법 많습니다. 형제자매가 많은 집에서 자랐음에도 매우 인색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줄 만큼 이기적인 사람도 꽤 많고요.
여러분은 어떤 고정관념 혹은 편견, 선입견을 가지고 있나요? 그게 옳은지 그른지 한번 의심해 보면 어떨까요?
*참고논문: Zheng, X., Su, Q., Jing, C., & Zhang, Y. Y. (2021). They Are Not Little Emperors: Only Children Are Just as Altruistic as Non-Only Children.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19485506211038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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