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외치는 이상한 '정신'들   

2014. 11. 17. 09:00




2014년 10월 7일부터 11월 16일까지 페이스북 등 SNS에 남긴 저의 짧은 생각들입니다. 이제 겨울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날씨가 추워졌네요. 월동준비 단단히 하고 계신가요?



[회사에서 외치는 이상한 정신들]


1. 도전정신 : 무엇이든 도전하라 말한다. 하지만 CEO에게 도전했다간 짤린다. 도전정신을 가지란 말은 밤낮으로 일하란 소리다.


2. 주인정신 : 주인처럼 일하라 말한다. 하지만 주인이 되려하면 짤린다. 주인정신을 가지란 말은 머슴처럼 일하란 소리다.


3. '우리는 한 가족' 정신 : 직원들에게 우리는 한솥밥을 먹는 가족이라 말한다. 그러면서 평가하고 차등보상한다. 결국 가장의 말에 절대 복종하란 소리다.





[리더십에 대하여] 


- 마음에 안 드는 직원이 있다면, 그 직원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라. 당신이 그에 대해서, 반대로 그가 당신에 대해서 오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르니까.


- 경영자들이 새겨야 할 금언. “나는 내가 짐작하는 것보다 직원들의 생각을 잘 알지 못한다."


- 경영자가 늘 직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고 해도 좋은 경영자가 되지는 못한다. 입장이 다르면, 입장이 다르다는 그 이유만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오해하기 십상이다. 직원의 입장을 상상하지 말고 항상 '물어야' 한다.


- 상사와 직원이 같이 오래 근무할수록 서로에 대하여 잘 안다. 그러나 상대방을 잘 알고 있다는 지나친 자신감도 함께 높아진다.



[똑똑한 문제해결]


특정 지역에 범죄가 많다면 어떻게 해결할까?

- 그저그런 방법 : 순찰이나 검문 강화

- 효과적인 방법 : 경찰관에게 해당지역에 무료로 주거 제공


공장에 불량품이 많다면 어떻게 해결할까?

- 그저그런 방법 : 품질관리 강화

- 효과적인 방법 : 공장 직원들을 기술자로 호칭(자부심 부여)



[교육 담당자들의 요구사항]


- 전문적이면서도 머리 아프지 않게, 진지하면서도 웃음 빵빵 터지게, 실습을 위주로 하되 교육생을 피곤하지 않게, 이론적이면서도 실무적이게.... 왠지 디자이너들에게 "심플하면서도 화려하게" 디자인해 달라는 요구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유서 깊은 빵집들의 문제]


- 이성당, 나폴레온, 황남빵 등 지역 명품 빵집들이 점포망을 확장 중이다. 당장 매출은 늘겠지만 브랜드의 '진부화', 관리 로드의 가중, 품질 저하 등 '성장의 저주'가 염려된다. 확장은 독이 든 성배와 같다. 섣불리 확장해선 안된다. 특히 유서 깊은 브랜드일수록 더욱 그렇다.



[여러 회사의 문제에 대하여]


- 시스템이 없는 회사는 시스템이 없기에 오히려 현장에서의 '진실의 순간(the moment of the truth)'을 관찰할 줄 안다. 잘못된 시스템에 의존하는 회사보다 훨씬 낫다.


- 어느 회사든 진단을 해보면 항상 나오는 불만 3가지

1. 보상이 적다

2. 교육이 적다

3. 일이 많다


- CEO보고의 특징. 연기된다. 마냥 기다린다.


- 위계질서가 엄격하고 경직된 기업은 절대로 직원들의 생각이 뭔지 알지 못한다.


- 기업에서 상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니다. 최악의 시나리오조차 낙관적으로 상상하기 때문이다. 최악에 최악을 더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고 대비하라.



[성과관리의 문제에 대하여]


- 직원들에게 성과를 내라고 '설득'하거나 '독려'하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직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성과를 내게 해주는 '제품과 전략'이다.


- 성과를 내면 돈을 주겠다는 방법은 '좋은 성과'를 창출하지 못한다(오히려 나쁜 성과만 는다). 직원들이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하려면 직원들이 집중해서 일할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 쓸데없는 회의, 보고서 작성, 의전, 기타 여러 관행만 없애도 충분하다.


- 성과를 못내는 이유를 '직원들의 능력과 열정 부족'에서 찾는 기업은 계속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다.


- 직원들이 '돈을 밝힌다'고 생각하는 CEO는 '돈 밝히는 직원들'만을 데리고 일할 것이다.





[인사의 문제]


- 인사팀에 급여관리 등 운영인력 몇명만 남기고 다 전보시켜도 회사는 잘 굴러간다. 생각보다 더 잘 굴러간다. 해보라.


- 숱한 임원 교육 프로그램, 임원 역량평가 제도가 존재하는 이유는 임원들을 '직원들 중의 고참' 정도로 인식하기 때문인 듯하다. 임원은 교육의 대상이 아니다.


- 교육을 시키면 그게 매출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알아내달라 한다. 그거 알면 내가 여기 있겠나?



[직원들의 문제에 대하여]


- 많은 직원들은 자기가 사직하면 회사가 큰 타격을 입을 거라 간주하거나 기대한다. 물론 그런 일은 여간해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 회사는 잘 굴러간다.


- "당신은 다른 직원들보다 일을 잘합니까?"

이런 질문을 던지면, 거의 대부분의 직원들은 다른 직원들이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생각하지 않은채 오로지 자신이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만 생각한다.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한다는 뜻이다.



[개인의 삶에 대하여]


- 진정한 자아를 찾아 떠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은 '타인과 구별 지을 수 있는 자신만의 차이점'을 찾고 싶은 것이다. 그런 차이점을 왜 찾아야 하는가? 왜 '나'는 타인과 달라야' 하는가? 평범하면 안 되는 건가? 평범한 '내'가 진정한 자아일 순 없는가?


- '나'와 타인 간의 유사점은 '나'와 타인 간의 차이점보다 훨씬 많고 크다. 언제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왜 얼마 안 되는 차이점에 진정한 자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 사람들은 '타인과 다른, 나만의 차별성'을 강점이라고 간주한다. 왜 그래야 하나? 기업도 아닌데 말이다. 개인이 차별성에 필요 이상으로 신경 쓰는 것은 경쟁 사회의 폐해 중 하나가 아닐까?


- "나는 아주 행복하다"라고 말하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 자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누군가가 희생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분명 그런 사람이 당신의 곁에서 억지 웃음 지으며 서있을 테니 말이다.


- '자신만의 생각이 없는 사람'보다 '자신의 생각만 있는 사람'이 훨씬 위험하다.


- 때로는 타인에 의한 구속보다 스스로에게 가하는 구속이 더 가혹하다.


- 이득 취할 것은 다 취하면서 '착하다'는 소리까지 들으려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 내 인생이 피폐해지는 느낌이다.


- 다른 사람들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고 간주하는 것처럼 고질적인 착각도 없다.


- 구멍 난 양말을 신경 쓰는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이다.


- 사람들은 자기랑 친한 사람의 머릿속을 가장 궁금해 한다.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를 '가장 궁금해' 한다.


- 꼰대.... 남자가 '남자'로서 맛이 갔다는 표시.



[기타]


- 청년들이 취직을 안한다. 실업자에게 '실업자세를 부과하자. 사람들이 출산을 안한다. 싱글들에게 '싱글세'를 부과하자. 부부들이 집을 안산다. 세입자들에게 '세입자세'를 부과하자.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에 세금을 부과하는 동방세금지국.


- 여자가 남자보다 더 감정적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틀렸다. 여자나 남자나 비슷한 정도로 감정적이다. 여자는 남자보다 '감정 표현'을 잘 할 뿐이다.


- "내가 그 상황에 처했더라면 그런 바보 같은 짓은 안 했을 텐데..."라고 말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택시기사들이 이런 식의 말을 많이 한다).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도 무방하다.


- "자기보다 느리게 운전하는 사람들은 전부 멍청이고, 자기보다 빠르게 운전하는 사람들은 전부 미친 놈이다'....by 조지 칼린


- 어딘가에서 본 글. "기쁨을 나눴더니 질투를 낳고, 슬픔을 나눴더니 약점이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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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I에 대한 맹신을 버려라   

2014. 4. 14. 09:00




알다시피 KPI는 Key Performance Indicator의 약자입니다. 우리말로 핵심성과지표라고 하죠. 매년 말이나 매년 초에 조직이 달성해야 할 성과를 KPI로 구체화하고, 얼마나 달성해야 하는지 타겟을 설정합니다. 회사의 KPI가 설정되면 팀KPI가 결정되고 그에 따라서 개인KPI까지 설정되는데, 이를 ‘캐스캐이딩한다’고 말합니다. 


캐스캐이딩은 굉장히 정교하고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과정이라고 여겨지곤 합니다. 조직KPI와 개인KPI까지 한 눈에 보면 기업이 잘 돌아가도록 조정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죠. 마치 조종사가 비행기 계기판을 들여다보면서 비행기를 조종하는 것처럼(KPI를 설명하는 책에서 항상 등장하는 비유) 말입니다. 하지만 KPI는 절대 과학적이고 정교한 경영관리 도구가 아닙니다. 오늘은 구체적으로 KPI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왜 KPI를 맹목적으로 믿으면 안 되는지, 정리하는 차원에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문제는 진정한 성과를 외면한다는 것입니다. 보통 KPI는 계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것으로만 설정되곤 합니다. 그래야 평가를 해서 보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인데, 그래서 우스꽝스러운 KPI가 등장하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전략수립 부서에서 정해진 KPI 중에는 ‘보고서 작성 개수’ 같은 것이 설정되고, 인사부서에서는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더 많이 하겠다면서 ‘간담회 성사 건수’ 같은 것이 KPI로 떡 하니 올라갑니다.


많은 기업들의  진정한 성과의 대부분은 측정할 수 없는 비계량적인 부분에서 나온다는 것을 망각합니다. 개인이나 조직이 KPI는 다 달성했는데, 조직 전체로 보면 회사가 더 나아지지 않았는데도 성과급이 직원들에게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바로 측정할 수 있는 계량지표만 KPI로 설정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보완하려고 비계량지표를 KPI로 설정하는 조직도 있지만, 문제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인사부서에서 ‘직원들의 커뮤니케이션 만족도’를 설정하지만, 조사 주체가 인사부서로 되어 있어서 얼마든지 만족도 값을 조작할 수 있죠. 교육부서에서는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나서 ‘교육만족도’를 측정케 하지만, 교육의 장기적인 효과는 측정하는 데에는 실패하죠. 보통은 강사가 얼마나 교육생들을 재밌게 해줬는가만 측정되곤 합니다.



출처: johnbostock.me



KPI의  두 번째 문제는 도전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것입니다. KPI의 원래 취지는 직원들의 도전의지를 높이자는 것인데 오히려 의욕을 떨어뜨리고 게으르게 만드는 경우를 너무나 자주 접합니다. 도전적으로 목표치를 설정했다가 만약 달성하지 못하면 성과급을 못 받고 비난을 받죠. 그러니 팀장이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라고 해도 팀원들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또한, 목표치를 달성하고 나면 더 이상 성과를 내려고 할 동기가 사라져 버립니다. 이미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목표치를 달성했기 때문이죠. 충분히 초과 달성할 수 있는데도 지금 달성하려고 하지 않고 내년에 달성하기 위해 쌓아두는 경향을 보입니다. 만일 초과 달성하면 금년에 목표치를 낮게 잡은 것은 아니냐고 오히려 의심을 받게 되겠죠. 또, 초과 달성하면 내년 목표치가 훨씬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연말이 되어서 KPI 목표치를 거의 달성하면 직원들은 더 이상 노력하지 않습니다.


세 번째 문제는 KPI가 책임 회피를 조장한다는 것입니다. 모 회사에서 핵심인재에 해당되는 사람이 회사를 퇴사하게 됐는데, 그 회사는 ‘핵심인재 유지율’을 KPI로 설정해 놓고 있었습니다.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그 사람이 퇴사하면 핵심인재 유지율이 낮아진다’는 한탄이 나온 모양인데, 알고 보니 그 직원이 다행스럽게 얼마 전에 핵심인재 풀에서 제외됐다는 것을 알고 모두가 ‘해피’해졌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KPI를 잘 조작하면 부서가 궁극적으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서도 KPI점수를 높게 받을 수가 있습니다. KPI가 성과의 전부를 커버하지 못한다는 것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KPI가 관리자들의 책임을 회피하게 만든다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팀장들은 팀원들의 KPI를 설정해주고 나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다 했다고 간주하곤 하죠. 연말에 가서 평가만 잘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KPI 달성 과정에서의 피드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망각하고 말죠. 


KPI의 네 번째 문제는 직원들의 편법을 조장한다는 것입니다. 성과가 아직 발생하지 않았는데 미리 당겨서 적용하는 사례는 이미 많은 업계에서 관행이 된 것 같습니다. 특히 연말이 되면 더 심해지는 경향을 보이는데요, 남양유업 사태에서처럼 KPI 달성하기 위해서 납품단가 후려치기, 물품 밀어내기 등 협력업체나 대리점을 괴롭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어느 병원에서 수술 도중 사망하는 환자 비율을 KPI로 설정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 값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담당의사에게 벌점을 주기로 한 것이죠. 그랬더니, 환자들은 수술실이 아니라 입원실에 죽어나가는 경우가 급증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의사들은 본인이 벌점을 덜 받으려고 상태가 심각한 환자를 수술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섯 번째 문제는 KPI가 단기적인 성과만 추구하게 만든다는 것이죠. 대개 KPI 측정은 1년 단위로 이뤄집니다. 그래서 1년 안에 달성할 수 있는 것만 KPI로 설정되고 또 그 목표치가 정해지는 바람에, 장기적인 전략을 간과하는 ‘근본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설정한다든지 해외진출을 모색한다든지의 장기전략은 특성상 KPI로 구체화하기가 매우 어렵죠. 비계량적이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출처: www.hackcollege.com



KPI의 여섯 번째 문제는 유연한 경영을 해친다는 것입니다. 연초에 KPI가 설정되어도 경영환경이 변하면 전략이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기존 KPI는 폐기되고 다시 만들어져서 경영해야 합리적이겠죠. 하지만 이미 설정됐다고 해서 연말까지 바꾸지 않고 끌고 가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왜 그럴까요? KPI를 변경하면 성과급 결정 방식이 ‘꼬여 버리고’ 지금껏 애써온 노력을 저버리는 것이라서 KPI는 원래것으로 고수되고 맙니다. 


일곱 번째 문제는 우리 부서의 KPI가 다른 부서의 성과를 방해한다는 것입니다. KPI가 부분최적화를 방조한다는 말로 짧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부분최적화란, 부서들이 한쪽 방향이 아니라 각자 다른 방향으로 뛰는 것을 말합니다. 회사 전체의 KPI와 부서들의 KPI가 캐스캐이딩되기 때문에 한쪽의 전략 방향으로 정렬시킬 수 있다고 믿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회사가 고객만족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고 해보죠. 고객만족 부서는 고객만족 활동을 하기 위해 돈을 지출해야 합니다. 그런데 경영관리부서가 ‘비용통제’와 관련한 지표를 KPI로 설정했다면, 서로 이해가 충돌하고 맙니다. 실제로 이와 같은 일들이 매우 자주 발생합니다. 부서 이기주의란 말이 별 게 아닙니다. 자기네 KPI를 높여서 자기네 성과급만 받으면 된다는 생각, 이런 것도 부서 이기주의라고 말할 수 있죠.


마지막으로 KPI의 여덟 번째 문제는 성과를 올리기 위해 도입한 KPI가 성과를 더 떨어뜨린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성과는 혼자 잘 나서 이루어지는 게 아닙니다. 시스템의 도움을 받고 다른 직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죠. 피아노를 운반하려면, 최소 두 명의 인부가 필요합니다. 두 인부가 피아노를 안전하게 빨리 운반했다면 두 사람 모두에게 성과를 인정해줘야 하겠죠. 하지만 기업의 KPI제도는 두 사람의 성과를 각자의 성과로 쪼개서 평가하려고 합니다. 누가 피아노 운반에 기여를 많이 했는지 측정하려고 하는 것이죠. 이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어느 한 사람이 더 잘했다고 그에게 돈을 더 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두 사람은 피아노 운반을 잘 할 수 있을까요? 돈은 더 지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나아지지 않고 더 나빠질 게 뻔합니다. 


지금까지 모두 8가지로 KPI의 문제를 정리해 봤습니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대략 이 정도로 모두 갈무리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많으면 없애면 됩니다. 그렇다면 대안은? KPI라는 ‘나름 과학적인’ 장치를 도입하는 바람에 신경 쓰지 않고 놔뒀던 ‘성과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입니다. KPI를 더 정교하게 만든다든지, 직원들에게 KPI 목표 달성에 매진하도록 독려하는 방법은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겁니다. ‘수시 피드백’과 ‘수시 검토’가 성과를 만들어 가는 것이지, KPI가 저절로 성과 창출의 동력을 제공하지는 못합니다.



(*참고도서)

‘존중하라’, 폴 마르시아노 지음, 이세현 옮김, 처음북스, 2013년

‘인센티브와 무임승차’, 마야 보발레 지음, 권지현 옮김, 중앙북스, 2013년



Comments

  1. Favicon of http://hellooatmeal.com BlogIcon 심우상 2014.04.14 18:38

    적용 가능한 부서, 직무가 있을테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단점으로 작용하는 사례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 KPI를 대부분의 회사들이 맹신한다는 것! 모쪼록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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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최윤호 2014.04.15 08:43

    정말 도움이 되는 글 감사합니다. 최윤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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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BlogIcon gaion whale 2014.04.15 16:00

    KPI를 잘못적용했을때의 폐해로군요
    뭐 든지 적당하고 적절하게 이용하는것이 중요하다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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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BlogIcon kks 2014.04.15 18:14

    경영/임원진에 하고픈말이 가득이네요
    부디 이런 글들이 널리 많이 퍼져서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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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BlogIcon 에구구 2014.04.18 05:32

    전에 제가 근무하던 기관에서도 KPI를 도입했었는데, 문제는 연구분야별 차이 때문에 계량가능한 지표를 잡기가 너무 복잡했습니다. 어떤 부서는 단기간(1년 내)에 성과를 몇가지를 낼 수 있고 다른 부서는 1년에 한가지 내기도 힘든데 성과급은 KPI에 따라 지급하니 부서간 갈등이 높아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연구기관에 그런 개념을 도입하려고 했던 그 원장님, 자기는 성과급 많이 받아드시고, 밑에 직원들은 지표 목표달성에 짓눌려 허덕이던 상황이 정말 ㅅ트레스 쌓이는 상황이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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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두 명의 직원이 있습니다. A는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의무감이 투철한 사람이라서 일을 하지 않는다든지 일을 했어도 제대로 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끼고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직원입니다. 반면 B는 일 자체를 흥미롭게 느끼고 일에서 기쁨을 얻는 사람으로서 일의 결과가 썩 좋지 않아도 낙담하거나 자책하지 않습니다. 평균적으로 둘 중 누구의 성과가 높게 나타날까요? 누구의 자존감이 더 높고 경력에 대한 만족감이 더 높을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자존감과 경력에 대한 만족감은 B의 경우에 더 높게 나타나겠죠. 하지만 성과 측면에서는 A와 B 중에 누가 더 높을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성과 창출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느끼는 A, 성과보다는 일 자체에서 재미를 찾는 B, 누가 더 성과가 높으리라 생각합니까?




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클라크 대학교의 로라 그레이브스(Laura M. Graves) 등의 연구자들은 5일 짜리 리더십 향상 프로그램에 등록한 346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습니다. 먼저 참가자 각자의 자존감(Self-Esteem)을 "전반적으로 나는 내 자신에 만족한다."와 같은 10개의 문항으로 측정했습니다. 그런 다음, 현재 각자가 얼마나 성과 창출에 대한 의무감을 느끼는지를 "내가 일을 즐기지 못하더라도 열심히 일하는 것이 나에게는 중요하다.", "나는 때때로 내 안의 누군가가 내게 열심히 일하라고 말하는 것을 느낀다."와 같은 문항으로 평가했죠.


그레이브스는 또한 일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측정하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내 일이 너무 흥미로워서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일이 재미있어서 내게 요구된 것보다 더 많이 일을 한다.", "가끔 아침에 일어날 때 얼른 일하러 나가고 싶어질 때가 있다." 등의 문항을 제시했습니다. 이 밖에 그레이브스는 참가자들이 느끼는 심리적인 압박감과 경력 만족도도 측정했죠.


가장 중요한 측정치인 '업무 성과'는 해당 참가자의 상사, 동료, 직속 직원들로부터 '360도 평가'를 받는 방식으로 확보했습니다. 전략적 마인드, 적극성, 결단성 등 리더가 갖춰야 할 16가지 스킬과 리더로서의 약점 등을 158개 문항을 통해 해당 참가자의 수준을 측정하도록 했죠.


다소 복잡한 분석 과정을 통해 나온 결과는 이러했습니다. 첫째, 성과 창출에 대한 의무감은 경력 만족도와 업무 성과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과를 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하더라도 그것이 높은 업무 성과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은 것입니다. 둘째, 일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을수록 경력 만족도와 업무 성과가 높았으며 심리적인 압박감이 덜했습니다. 셋째, 자존감이 높은 참가자일수록 업무 자체에서 만족감을 크게 느끼고 성과에 대한 압박감이 덜했습니다. 이를 통해 높은 자존감은 높은 경력 만족도와 높은 성과로 이어진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죠. 


네 번째 결과가 가장 중요한 것인데, 일 자체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에는 성과 창출에 대한 의무감(혹은 압박감)이 성과를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하지만 일을 재미있게 여기는 참가자들에게는 성과를 높여야 한다는 의무감이 가해진다고 해서 더 나은 성과가 창출되지는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 성과 창출에 대한 의무감은 일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하는 사람에게나 효과가 있었던 겁니다.


그레이브스의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직원들에게 성과 창출에 대한 의무감을 강조하기보다는 일 자체로부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여러 모로 배려하는 것이 더 나은 성과, 더 높은 경력 만족도, 더 낮은 업무 스트레스를 추구하는 길입니다. 직원들이 업무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할 때 성과 창출에 대한 의무감을 강조하면 성과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그레이브스의 연구에서도 이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외부에서 가해지든 스스로 의무감을 느끼든지 간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은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높여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몇 가지 소소한 문화적 장치를 통해 직원들이 일에서 재미를 찾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는 부족합니다. 조직문화의 근본적인 변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깜짝 이벤트에 그치고 직원들의 냉소는 심화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관리자들이 직원들을 코칭할 때도 성과에 대한 의무감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업무에서 흥미를 찾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지를 조언하고 피드백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직원들이 조금이라도 개선되는 모습이 있으면 진심으로 칭찬하고, 실패했더라도 그것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을 직원에게 이해시키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관리자들은 보통 당장 발등에 떨어진 성과 목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직원들에게 성과 창출을 압박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직원들이 '아침에 일어나 얼른 출근하고 싶어지는' 조건을 형성할 때의 이로움을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압박은 다시 또 다른 압박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관리자나 직원이나 모두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여러분의 일은 '놀이'처럼 즐겁습니까? 아니면, '숙제'처럼 괴롭습니까? 일이 재미 없으면 성과관리는 무용지물입니다.



(*참고논문)

Laura M. Graves , Marian N. Ruderman, Patricia J. Ohlott, Todd J. Weber(2012), Driven to Work and Enjoyment of Work: Effects on Managers’ Outcomes, Journal of Management, Vol. 38(5)


Comments

  1. Favicon of http://lanxesskorea.co.kr/104 BlogIcon 재꿀이 2012.10.30 11:46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추천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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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lanxesskorea.co.kr/104 BlogIcon 재꿀이 2012.10.30 11:46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추천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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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BlogIcon tesss 2012.10.30 18:01

    혼자서만 생각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논리정연하게 정리해주시니 확신이 생깁니다. 저는 모 기업의 디자인팀장인데요, 재미있는 일터여야 야근도 재밌고 업무압박도 스릴있다고 생각하지만 새로오신 사장님께서는 직장은 전쟁터/ 직원은 전투력 상승이 관건임을 강조하셔서 요즘 좀 카오스입니다. 하지만 사장님이 그리 생각하시니 한낱 팀장에 불과한 제가 아무리 "즐겁게" 일하고자 하여도 웃고있으면 일이 널널한줄 밉보일 뿐이네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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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2.11.02 15:57 신고

      디자인이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영역인데, '열심히 하면 된다'는 제조업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장님 같네요. ^^

  4. Favicon of http://blog.fujixerox.co.kr BlogIcon 색콤달콤 2012.10.31 10:40

    모든 사람이 하고 싶은 일과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는 없지만 이왕 해야 하는 일이라면 즐거운 환경 속에서 일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요건들이 준비되면 더 능률이 높아질꺼란 생각을 글을 읽으며 해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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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2.11.05 10:25 신고

      노력하는 자를 이기는 사람은 즐기는 자라는 말이 있듯이, 일을 즐기는 직원들이 많아야 그 조직이 탄탄하겠지요. ^^

  5. Favicon of http://coffeemix.tistory.com BlogIcon 깊은 하늘 2012.11.02 10:58

    흥미로운 글이네요. 흥미있는 일도 압박이 주어지면 싫어지기 마련이라 성과는 오르지 않고, 오히려 책임감과 의무감이 성과는 더 높였군요. 다만 장기적으로 직장일에 진저리치게 만들기는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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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BlogIcon rush 2013.01.17 22:14

    저는 정부 산하기관에 다니는 근로자입니다.
    지금현재 성과주의에 가장큰 폐해처는 정부기관이 아닌가 싶습니다.
    성과주의의 역효과중에 저희는 아예 기존에 해야 하는 기본업무는 등한시 하고
    성과영역에 들어가는, 플러스 알파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업무에 치우쳐 버리는 경향이 매우
    심각해졌습니다.
    더군다나 늘상해오던 업무 조차도 성과점수에 반영시키기 위해 지나치게 꾸미려 하는 경향이
    생겨나더군요. 그말은 불필요한 행정업무가 수반되었습니다.

    매우 공감가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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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이기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쟁에 참여한 병사들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충성을 다하는 것? 아니면 '군인의 명예를 유지하는 것? 아닙니다. 병사들의 가장 큰 목적은 무엇보다 '살아서 돌아가는 것'입니다. '이기면 살아서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지 못하면 그 전쟁은 패배합니다. 베트남 전쟁 패배의 근본적 원인은 전쟁의 목적과 병사들의 목적이 일치하지 않은 데에 있었습니다.1) 


베트남 전쟁의 목적은 물론 '이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병사들의 목적도 역시 '살아서 돌아가는 것'이었죠. 하지만 베트남 전쟁은 '이기면 살아서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지 못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징집된 병사들은 '내 임무가 끝나야 살아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어이없게도 막사에 수류탄을 까 넣거나  등 뒤에서 총을 쏴 상관을 살해하는 일(fragging, 프래깅)이 빈번했습니다. 1000여 명의 장교와 하사관들이 프래깅으로 죽었다고 합니다.2) 결국 베트남 전쟁은 철저히 패배하고 말았죠.





기업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이윤 추구, 아니면 사회적 기여? 유일한 답은 없습니다. 기업의 목적은 기업마다 다르고 또 달라야 합니다. 직원들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조직 내에서 인간으로서 '존중 받는 것'입니다. 돈으로 존중 받든 일로 존중 받든 인간은 신뢰와 배려를 갈구하는 동물이니까요. 만일 고귀한 것이든 속물적인 것이든 간에 기업이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그 과정에서 직원들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직원들이 그들의 상사를 어떻게 대할 것 같습니까? 프래깅이 전쟁에만 있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이런 기업은 자기네 목적을 달성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끝내 망하고 말 것입니다.


조직의 목적의 개인의 목적이 일치하기는커녕 서로 다른 곳을 가리키고 있을 때 실패는 자명합니다. 성과관리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KPI를 어떻게 하면 객관적으로 도출하느냐가 아니라, 조직의 목적과 개인의 목적을 일치시키는 일이 성과관리의 유일한 목적이자 목표여야 합니다.



(*참고 문헌)

1) Steven Kerr(1975), On the Folly of Rewarding A, While Hoping for B.,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Vol.18(4)

2) 조너선 닐, <두 개의 미국>, 문현아 역, 책갈피,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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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입니다.

오는 6월 14일과 6월 21일, 양일에 걸쳐 총 6시간 동안 K공공기관의 평가자들을 대상으로 성과코칭 교육을 실시합니다. 성과관리자의 역할을 조망하고, 성과관리의 4단계인 목표 설정, 코칭, 평가, 피드백의 과정과 방법을 실습할 예정입니다.

- 성과관리자의 역할 1시간
- 목표 설정 2시간
- 코칭 2시간
- 평가 0.5시간
- 피드백 0.5시간




인퓨처컨설팅은 2시간부터 12시간(1박 2일)에 이르는 여러 포맷의 평가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8시간을 기준으로 한 교육 커리큘럼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02-733-1568
jsyu@infutu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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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catalogspot.com BlogIcon catalogspot.com 2013.07.29 17:55

    좋은 정보네요 ^^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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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www.asterhost.com/ BlogIcon web hosting 2013.09.16 22:04

    블로그와 한국, 행운을 빕니다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는 동안 안녕, 난 그냥 사이트를 발견 당신은 웹 사이트가 환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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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Favicon of http://www.arrisweb.com BlogIcon Arrisweb 2014.02.22 05:41

    멋진 사진. 게시물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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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두 명의 직원이 있습니다. A는 자기 일에 상당히 만족하는 직원인 반면, B는 맡은 직무에 만족하지 못할 뿐더러 회사에 불만도 많습니다.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둘 중 누가 더 성과가 높을 것 같냐고 질문을 던진다면, 여러분은 뭐라고 대답하겠습니까? 십중팔구 직무만족도가 높은 A의 성과가 당연히 좋지 않겠냐고 말할 겁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대답은 '누구의 성과가 더 나은지 알 수 없다'가 되어야 옳습니다.

심리학자 네이선 볼링(Nathan A. Bowling)은 여러 연구 결과에서 도출된 데이터를 토대로 메타 분석을 실시하여 직무만족도와 성과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믿음은 잘못되었다고 말합니다. 직무에 만족한다고 해서 성과가 좋을 거라고 믿을 만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죠. 볼링은 1967년부터 2006년 사이에 출간된 109개의 논문을 면밀히 분석하여 이런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먼저 개인의 성격을 나타내는 5개의 특성(보통 Big 5 모델이라 불림) 때문에 직무만족도와 성과 사이에 관계가 있다고 잘못 알려진 것은 아닐까 의심했습니다. 그가 경로분석(Path Analysis)를 통해 Big 5 특성을 고정시킨 후에 직무만족도와 성과 간의 관계를 살펴보니 의미 있는 값이 나오지 않았습니다(경로계수가 0.19에 불과). 이는 Big 5 특성이 직무만족도와 성과에 각각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직무만족도와 성과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듯한 착시효과를 일으킨다고 볼 수 있는 결과입니다. 술주정뱅이 수와 목사의 수가 동시에 증가한다고 해서 둘 사이에 모종의 인과관계가 성립된다고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왜냐하면 둘 다 인구의 증가라는 요인에서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죠.

또한 볼링은 자존감, 자기효능감(self-efficacy), 감정적 안정성, 통제감(locus of control) 등에 대해 구성원들이 자신을 평가한 자료들을 분석한 후에 동일한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이 4가지 요소를 통제한 후에 살펴보니 역시 직무만족도와 성과 사이의 관계가 미약했습니다(경로계수 0.21). 그리고, 조직 내에서 느끼는 자존감(organization-based self-esteem)을 고정시켰을 때는 경로계수가 0.09에 불과하여 직무만족도와 성과 사이의 관계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습니다. 직무만족도와 성과 사이에 서로 인과관계가 있어 보이는 이유는 제 3의 다른 변수들 때문이라는 것으로 볼링의 메타 분석을 요약할 수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직원들을 만족시키면 성과가 올라갈 거라 기대하면서 복리후생 프로그램을 늘리고, 유연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고, 사무실 인테리어를 멋있게 교체하는 등 직원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실행에 옮깁니다. 허나 성과는 그렇게 한다고 해서 쉽게 향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조치들은 효과적이지 못합니다.

하지만 볼링이 지적했듯이 직무만족도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닐 겁니다.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여 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볼링의 연구를 곡해해서는 안 되겠죠. 왜냐하면 설령 성과와 별 상관이 없다 해도 직무만족도가 비생산적인 행동, 이직률, 직원들의 지각과 결근 등에 중요한 인과관계가 있음을 여러 학자들의 연구가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자기 업무나 회사에 불만이 가득하지만 성과가 높은 직원들이 여러분의 조직에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그들은 언젠가 회사를 나가거나 규칙에 반하는 행동을 함으로써 조직의 장기적인 발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겠죠. 볼링의 연구는 장기적인 영향에 관한 것이 아니기에 조심스럽게 해석해야 합니다. 직무만족도를 올려 성과를 높이겠다는 단순한 생각이 틀렸음을 입증한 것으로만 그의 연구 결과를 수용해야겠죠.

볼링의 연구는 성과라는 것이 어느 하나의 조치만으로 쉽사리 도달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요소들이 얽혀서 산출되는 결과물임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성과관리는 일종의 예술인 듯 합니다. 원하는 수준의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직무만족도와 같은 어느 한 가지 요소로 성과를 끌어 당기려는 단선적인 조치에서 벗어나 조직 전체를 조망함으로써 구조적인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과관리는 그만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참고논문)
Is the job satisfaction–job performance relationship spurious? A meta-analytic exami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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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말라   

2011. 9. 21. 10:37



로체스터 대학이 심리학과 교수인 에드워드 데시(Edward L. Deci)과 그의 동료들은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들은 먼저 교사 역할을 할 피실험자들에게 아이들을 가르치라는 임무를 맡겼습니다. 피실험자들(교사)이 가르쳐야 할 내용은 문제해결 방법이었죠. 데시는 피실험자들에게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주의사항을 자세히 일러 주고 문제해결 방법도 철저하게 알려 주었습니다.

데시는 교사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을 학생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그러고는 교사들에게 두 그룹 중 하나를 가르치게 했죠. 그런데 두 그룹 중 하나의 그룹을 맡은 교사들에게는 이러한 지시를 별도로 내렸습니다. "가르친 학생들이 나중에 실시할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도록 해 주세요." 성과를 높게 달성하라는 일종의 압박이었습니다. 다른 그룹을 맡은 교사에게는 별다른 지시를 따로 내리지 않았습니다.



수업의 과정은 모두 녹음되어 나중에 자세하게 분석되었습니다. 그랬더니 특이한 사항이 발견되었죠. 높은 점수를 받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은 교사들이 그렇지 않은 교사들에 비해 수업 중에 말하는 시간이 두 배가 더 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즉, 학생들이 발언할 시간을 덜 주고 자신이 더 많이 말함으로써 수업을 끌고 갔다는 뜻이죠.

사용하는 문장의 성격을 살펴보니, 명령어는 세 배 더 많이, 통제적인 문구(have to, should, must 등)를 더 많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학생들 위에서 군림하며 통제를 가했다는 뜻이겠죠. 학생들의 자율성을 훼손하면서 말입니다.

이 간단한 실험은 의미있는 시사점을 우리에게 줍니다. 높은 성적을 달성케 하라는 지시나 강한 바람이 교사들로 하여금 더욱 통제적으로 더욱 독재적으로 행동하게 만들고 학생들의 자율적인 행동과 자유로운 사고력을 방해하고 압박해서, 결과적으로(그리고 장기적으로) 기대하는 높은 성적이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아이러니한 상황이죠.

교사들이 이렇게 성과에 대한 압박을 받으면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가해진다는 데시의 실험 결과를 기업이라는 조직에 투영시키면 어떨까요? 알다시피 관리자(팀장 이상)들에게는 MBO나 BSC 등으로 성과에 대한 압박이 가해집니다. 
성과주의라는 단어로 대변되는 경영방식은 압박이 있어야 개인의 의지가 발현되고 그에 따라 조직의 성과가 높아지리란 기대감 위에 존재합니다. 데시의 실험은 관리자가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부하직원들을 통제하고 부하직원의 자율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그리고 결국 성과주의가 바라는 성과 극대화는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도 또한 크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우리는 관리자들이 부하직원들의 성과 창출 과정을 조력하고 동기를 부여하며 어려운 일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배려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부하직원들이 스스로 알아서 회사에 충성심을 바탕으로 업무를 수행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양한 도구를 통해 성과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함으로써 통제를 확산시키고 부하직원들의 자율성을 갉아 먹습니다. 결국 부하직원들의 학습능력과 직무역량을 저하시키죠.

이것 역시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물론 관리자의 자율성(그리고 부하직원들의 자율성)과 위에서 아래로 가해지는 성과 압박이 균형을 잘 이루게 하면 좋겠죠. 하지만 균형을 잡기가 과연 쉬울까요? 현실적으로 이는 불가능에 가까운 '이상'입니다.

부하직원들의 자율성과 기여심을 극대화하고 그에 따라 조직의 성과를 높이고 싶다면, 기계적이고 계량적인 도구를 사용한 성과주의 제도는 버려야 합니다. 혹자는 직원들의 자율성과 협력, 충성심 등과 같은 것들도 평가를 통해서 측정하고 독려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이런 생각을 가진 컨설턴트가 많아 걱정입니다).

그렇다면 직원들의 자율성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쉽지 않은 일이고, '이거다' 하는 확실한 방법도 없습니다. 어쩌면 확실한 방법이 있는 게(있다고 주장하는 게) 이상하죠. 하지만 조직의 자율성을 키우는 데에 성과주의는 답이 절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팀장의 스트레스가 부하직원을 망칩니다. 그리고 조직도 망칩니다. 그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마세요. ^^ 

(*참고도서 : 'Why we do what we do', Edward L. Deci 외 )
 

Comments

  1. Favicon of http://doccu.tistory.com BlogIcon 닭큐 2011.09.21 13:03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닭큐는 상사랑 술먹고 달래주고, 사랑 받는 케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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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www.afplay.kr BlogIcon 공군 공감 2011.09.21 15:27

    일반사원도 사원이지만 팀장도 팀장 나름의 스트레스가 있겠죠?
    휴... 이래서 조직관리가 어려운건가 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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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1.09.28 10:02 신고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항상 탈이 많죠. 어떻게 보면 그래서 쉬운 문제일지도 모르겠네요.

  3. white hyeon 2011.09.24 14:05

    서울에서 대학교에 다니는 재학생입니다.
    글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네요ㅎㅎㅎ;
    본문을 같이 동료 학우들과 공유좀 했으면 좋겠는데 괜찮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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