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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회사들이 대졸 사원 이외에 사무보조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을 운영합니다. 보통 '여사원'이라는 말로 잘못 호칭되는 사무보조인력들은 대개 실업계 고등학교나 전문대를 졸업한 자들이 맡으며, 전표 처리 등 부서 내 각종 서무 업무를 수행하지요.
그런데 ERP와 같은 시스템들이 속속 구축되면서 이들의 업무량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업무량이 줄면 인력 감축이든 재배치든 인력효율화 작업이 뒤따라야 하겠지요. 그러나 갈등을 야기시키고 싶지 않아서 인지 실제로 잘 이루어지는 경우가 없습니다.
모 기업의 경우, 일반직 직원의 20%를 사무보조인력들이 차지할 정도였는데 ERP, SCM 등 시스템 구축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효율화는 지지부진했던 사례가 있습니다.
실제로 그러하든 그렇지 않든, 일선부서들은 인사부서에 인력 증강을 요구하는 게 보통입니다. 인사부서는 인건비 부담 등을 이유로 일선부서의 요구를 최대한 통제하다가, 이른바 ‘목소리가 큰’ 부서에게 어쩔 수없이 한 명 두 명 T/O를 늘려주게 됩니다.
이 때 대졸 사원을 배치하기 보다는 임금이 싼 사무보조인력으로 충원하려는 유혹에 빠집니다. 당장은 인건비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겠지만 나중에 인력 운용 상 문제를 야기함을 유념해야 합니다.
사무보조인력을 받게 되는 부서는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의도하건 그렇지 않건 대졸사원이 담당해야 할 업무를 사무보조인력에게 부여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런 관행이 굳어지면 업무의 공백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무보조 인력들은 대졸사원에 비해 이직률이 높고 근속 의지가 낮다고 합니다. 사무보조 인력들의 대부분은 여성인데, 이들은 결혼이나 진학 등을 이유로 3~5년차 정도되면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매우 잦죠.
또한, 사무보조인력 관리의 원칙을 잃게 됩니다. 대졸사원과 같은 일을 하면서 사무보조인력이라는 이유로 낮은 임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그들의 불만은 당연히 크겠죠. 그리고 대졸사원보다 오히려 일을 잘하는 사무보조인력을 부하직원으로 둔 부서장은 그들을 조직 내 핵심인력으로 키워야 한다든지, 경력개발을 위해 회사 차원의 특혜를 줘야 한다고까지 요구합니다. 모 기업에서 실제로 제기됐던 주장입니다.
그러나 그런 주장은 옳지 않습니다. 야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무보조인력은 어디까지나 대졸사원(일반직)의 업무를 보조하기 위해 운용하는 인력이므로, 경력개발의 대상으로부터 제외해야 합니다. 더욱이 사무보조인력은 핵심인재관리 대상은 아닙니다. 만일 사무보조인력이 매우 중요한 일을 담당하거나, "우리 팀의 핵심인재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인사관리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이 틀림 없습니다.
효과적인 인력 운용은 직무, 직종, 직급 등의 경계선을 명확하게 긋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인사부서가 원칙을 버리고 변칙에 끌려가기 시작하면 인력관리는 초점을 상실하게 됩니다.
물론 능력을 누구나 인정하는 사무보조인력에게는 대졸사원과 동일한 '급'으로 승격시키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예외사항으로 적용되어야 하며 진입 장벽이 반드시 존재해야 합니다. 연차만 되면 자동으로 승격해주는 제도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몇몇 회사에서는 대졸사원 급으로 승격된 사무보조인력에게 여전히 ‘사무보조업무’를 담당케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사자도 그런 업무를 당연시합니다. 이는 옳지 않습니다. 대졸사원 급으로 승격했다면, 대졸사원과 동일한 양과 질의 업무를 부여해야 하고 동일한 기준에 의해 평가 받고 보상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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