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때문에 번-아웃되었을까?   

2024. 6. 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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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Burn-out)이란 말을 자주 사용하기에 오히려 그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번-아웃 상태는 이렇게 정의됩니다.

- 지속적인 피로감: 에너지가 완전히 고갈되고 육체적으로 피로가 상당히 쌓인 상태
- 일(work)에 대한 냉소: 어떤 일이든 내 일이 아니라는 냉소적인 감성 상태
- 무능력감: 업무에 대한 '효능감'이 급격히 저하된 상태

번-아웃은 바람직한 상태가 아니기에 하루라도 빨리 빠져나오는 것이 좋은데요, 그럴려면 일단은 '무엇 때문에 내가 번-아웃이 됐지?'란 질문에 답을 찾아야 합니다. 원인을 찾아야 제대로 치료를 할 수 있는 법이니까요. 원인을 밝히지 않은 채 번-아웃에서 탈출하려고 애쓴다면 설령 바람직한 상태에 접어들었다 하더라도 머지않아 다시 추락할 수 있습니다.

 



번-아웃의 3가지 상태(지속적인 피로감, 일에 대한 냉소, 무능력감) 중에서 무엇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구체적인 원인은 무엇인지 찾으려면 다음과 같이 각각 3개씩, 총 9개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라고 리더십 전문가 레베카 주커(Rebecca Zucker)는 조언합니다. (답변 예시는 제가 제시한 것들입니다.)

지속적인 피로감
- 나를 가장 지치게 했거나 내게 스트레스가 됐던 일은 무엇인가?
- 내가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 내게 삶의 활력을 주는 것들 중에서 요즘 누리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 답변 예시: 내게 완벽을 요구하는 타인의 질책, 동료들의 비협조, 경제적 어려움 등

일에 대한 냉소
- 무엇이 나 스스로를 부정적인 사람이라 느끼게 만드는가?
- 예전에 내가 열정적으로 행했던 일은 무엇인가?
- 그런 일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 답변 예시: 내 업무의 부도덕성, 제도의 불합리, 나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 등

무능력감
- 내가 가장 비효율적이라고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
- 내게 가장 실망스럽거나 방해가 되는 것은 무엇인가?
- 필요 이상으로 내 에너지를 크게 '빨아먹는' 것은 무엇인가?
=> 답변 예시: 끝없는 회의, 요식행위, 상사 눈치 보기, 사내 정치 등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번-아웃의 원인을 스스로 진단하지 않고 여행 가기, 운동하기, 취미 즐기기, 친구들과 교류 확대하기 등의 치료법에 바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 다시 번-아웃이란 덫에 빠질 테니까요. 녹슨 철판을 페인트로 덮어버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 녹이 부풀어 오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저도 요즘 살짝 번-아웃된 듯한 느낌인데, 막연히 무엇이 원인인지 알 것 같지만 좀더 확실한 답을 얻기 위해 이 9개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느긋하게 가져볼까 합니다. 

*참고기사
https://hbr.org/2024/06/9-questions-to-help-you-figure-out-why-youre-burned-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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