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일부터 5월 9일까지 페이스북에 올린 저의 짧은 생각들을 여기에 모아 봅니다.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삐딱한 자기경영]
- 사람들은 해보지도 않으면서 '해보고 실패한 사람'을 비웃는다.
- 실패를 경험한 사람은 성공하지 못한 자보다 위대하다. 실패조차 겪지 못한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자이기에.
- 무력감을 느끼고(?) 싶다면, 진실을 외면하라.
- 열심히 말하는 게 소통이 아니라, 열심히 듣는 게 소통이다. 아무리 자주 알려줘도 '난 못 들었는데'라고 말하며 의사소통이 잘 안 된다고 불평한다면 문제는 열심히 듣지 않은 데에 있다. 정보를 떠먹여줄 수는 없는 일인데...
[남양유업인간 납량유업인가?]
- 남양유업 사건은 무리한 성과지상주의의 한 단면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성과는 '나쁜' 성과다. 나쁜 성과로 구축된 기업가치는 과연 얼마나 가치 있을까?
- 남양유업 본사 측에서 영업팀장들에게 대리점주에게 욕설을 하며 막무가내로 제품을 밀어내라고 지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하지만 남양유업 본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 이유는 '목표를 이루기만 하면 방법은 상관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은근히 내비쳤다는 데 있다. 성과주의라는 그럴싸한 명분으로 말이다.
- 당신의 기업은 자사 직원이나 하청업체 직원들을 돈으로 환산하고 있지 않는가?
- 남양유업 사건을 보며 드는 생각. 못된 놈들은 못된 시스템 속에서 태어난다. 원래부터 못된 놈이었던 게 아니다.
- 남양유업 홍보팀 직원들은 이번 주말이 악몽이었을 듯. 어린이날도 자녀들과 제대로 못 보냈을 듯. 그 직원들도 피해자.
- 남양유업은 자신들이 그런 방식으로 영업하지 않아도 다른 경쟁업체 역시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듯(지금도 그리 생각할 듯) 하다. 경쟁이 심화되면 차별성보다는 다른 업체를 따라하려는 획일성은 오히려 커진다는, 일종의 집단심리적 현상.
- 남양유업 사건을 보면서 밀그램의 복종 실험이 떠오른다. 그 영업팀장은 자신의 폭언에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으리라. 위에서 자신에게 부과한 목표를 달성하냐 못하냐에 따라 죄책감을 느꼈을 것이다. 개인의 비도덕성으로 문제를 규정하면 해결은 요원하다.
- 남양유업은 작금의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일 것이다. 임원들은 주말 내내 시달렸으리라. 소용없는 일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말단 직원들의 솔직한 의견을 청취하라. 그리고 그들의 의견을 무조건 따라라. 그게 최선이다. 말단직원들은 해결책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 남양유업 사태 이후에 예상되는 두 개의 상반된 시나리오.
1. 물타기 시나리오 : 남양유업 외 다른 동종업체도 그렇게 한다는 걸 드러냄으로써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유야무야하는 시나리오
2. 시범케이스 시나리오 : 실천하기 힘든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한 비난을 회피할 목적으로 남양유업을 심하게 헤집는 시나리오
['또라이'에 관하여] from <그들은 왜 뻔뻔한가>, 아론 제임스
* 책에서는 asshole을 '골칫덩이'라고 번역했는데, '또라이'라는 말이 더 감칠(?) 나기에 제가 임의로 바꿔 붙였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 "또라이(asshole)에게 맞서는 사람은 사실 그 또라이에게 인정 받기 위해서, 그 또라이의 눈에 도덕적으로 실재하는 존재로 등록되기 위해서 싸우는 것이다"
- "또라이(asshole)들은 또라이라는 말을 들어도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타인의 불만에 면역돼 있기 때문이다"
- "또라이(asshole)의 3가지 특징.
(1) 특전을 누리는 것을 당연시한다
(2) 뿌리 깊은 특권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3) 다른 사람의 불만에 면역돼 있다"
- "또라이(asshole)를 상대로 토론하지 마라. 그들은 당신의 의견을 전혀 들을 생각이 없다"
-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이 투입돼 회생한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사회에 미안한 감정을 가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들이 그런 특전을 누릴 권리가 있다, 자신들이 똑똑하기 때문에 받은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
- "또라이들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쓸 만한 방법은 많지 않다. 또라이들이 그렇게 성가신 이유는 그들을 만났을 때 적당히 대처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떤 대응이 효과적인지 파악하는 것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고 무언가를 당연히 가질 수 있다거나 타인의 비용을 신경쓰지 않고 부자다 될 수 있다는 특권지향적 자본주의는 협력적인 많은 사람들에게 또라이식 사고와 행동을 적극 장려한다"
- "또라이 사장의 자녀는 또라이일 가능성이 크다"
- "또라이들은 시장에서 빛을 발하는 자신들의 기량을 치하하고 신이 내린 축복으로 여겨줄 교회를 쇼핑하듯 찾아다닐 것이다"
[기업이란 조직 운영에 관하여]
- 여러분의 경영자가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인지를 알려면 그에게 회사의 진짜 문제를 알리는 진실한 이메일을 보내보라. 그런 다음 기다려 보면 알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메일을 보내는 일조차 여러분의 일자리를 걸어야 할 것 같다면, 이메일을 보내지 말라.
- 조직에서 윗사람이 있다는 것은 직원들에게 엄청난 불편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책임을 이전(또는 전가, 분산, 방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꽤나 유용하기도 하다. 직원들은 엄격한 위계구조를 비난하지만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기도 한다.
- '까라면 까라'고 말하는 경영자/관리자일수록 가장 큰 부정을 저지른다.
- 회사는 경영자나 관리자의 잘못된 지시에 불응할 수 있는 권리를 직원들에게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계속 교육시켜야 하고, 잘못된 지시를 불복종한 것에 대한 책임도 묻지 말아야 한다. 경영민주화란 이런 것이다.
-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틀렸다. 동기는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
- 똑똑한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은? 야근을 줄기차게 시키는 것.
- 회사창립일, 즉 회사 생일에는 보통 쉰다. 자기 생일일 때도 해당자를 쉬게 해주면 안 될까? ㅋㅋ
- 고객경험 뿐만 아니라, 직원이 회사에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의 직원경험도 로열티 구축에 매우 중요하다. 직원경험을 간과하는 기업이 아주 많다.
- 소방관들이 임무를 수행하다가 다치면 벌점을 주겠다고 한다. 상을 줘도 모자를 판에 벌점이라니! 상식이 있는 건가? 안전사고도 KPI로 관리하려는 행정편의주의가 아닐 수 없다.
[조직의 문제 해결에 관하여]
- 비슷한 사람들끼리는 갈등이 없다. 갈등이 없으면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모른다. 갈등 해결 방법을 모르면 갈등의 진원지를 탄압하는 게 최상의 해법이 된다. 결국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인 사회는 자기들끼리 '행복한' 파쇼가 된다. - 심야의 무거운(?) 생각. ^^
- 많은 기업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문제가 뭔지 모르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을 문제라고 말하는 순간 진짜 문제가 될 것을 두려워 하기 때문이다.
- 문제가 뭔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해결책이 뭔지 모르는 사람도 없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라고 말할 용기 있는 사람은 없다. 이것이 여러분의 조직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다.
- 문제를 몰라서 해결하지 못하게는 게 아니라, 문제라고 말하면 진짜 문제가 될까 두려워 해결하지 못한다. 민주통합당, 아니 민주당을 보면서 드는 생각. 민주당은 두려움이 많은 불쌍한 정당.
- 경영자가 자신의 전략이 실패한 것을 알면서도 실패했다는 말을 하지 않는 까닭은 자신의 입지가 흔들릴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직원들도 경영자의 전략이 실패한 것을 알면서도 실패했다는 말을 하지 않는 까닭은 자신이 실패한 전략에 동참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기 때문이다.
-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아니라 문제라고 지적한 사람이 처벌 받는 조직은 기운이 다한 조직이다.
- 어떤 여성이 직장 상사와 회사 일로 서로 언성을 높이는 일이 생기자 그 여성의 남편이 상사에게 전화해서 이러쿵저러쿵 반협박을 했다는 풍문. 그 여성은 나이가 40대이던데, 아직 어린아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언성을 높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둘이 해결할 문제 아닌가란 생각.
[기타]
- 스위스 전체 인구는 서울인구보다 적은 800만명. 하지만 노벨상 수상자는 25명. 대단한 나라군.
- 아들과 걸을 때면 자연스레 손을 잡고 걷는다. 문득 언제까지 이렇게 손을 잡고 걸을까,란 생각이 든다. 컸다고 아빠 손 더 이상 안 잡으려 하겠지? 그때가 되기 전까지 꼭 잡고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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