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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기업들이 '평가'의 폐해를 절감하고 이를 대신할 방법으로 '피드백' 방식을 채택 중이거나 앞으로 대체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 같다. 평가의 본래 목적이 구성원의 역량 개발과 동기부여, 이를 통한 조직성과의 창출인 것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사정형 평가'로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구성원의 동기를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지적을 숱하게 받아왔다.

나는 그동안 사정형 평가의 문제점과 피드백의 중요성을 설명해 왔기에 다시 반복하지는 않겠다. 다만, 기존 평가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물로 '활발한 피드백 제도'를 도입하고자 한다면, 또 당초에 바라던 효과(구성원의 역량개발 등)를 구현하고자 한다면, 리더를 포함한 직원들에게 피드백을 일종의 '평가' 개념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평가를 없애는 대신에 피드백을 강화하겠다고(혹은 새로 도입하겠다고) 하면, 구성원들은 '아, 이제 피드백 방식으로 직원들을 평가하는 것이구나'라고 인식하기 십상인데, 그렇게 되면 큰 효과를 발휘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왜 그럴까? 하버드 경영대학원 박사과정 학생인 윤재원(Jaewon Yoon)은 피드백이 평가의 개념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면, 개선해야 할 영역, 개선할 수 있는 방법과 제안 등을 구체적으로 제공하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본래 피드백은 상대방이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개선해야 하며, 장점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단점을 또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의견을 전달하는 행위인데, ‘피드백하라'는 말은 그런 행위를 오히려 소극적으로 만들고 상대방을 '평면적'으로 평가만 하려고 한다고 윤재원은 지적한다. 

 



그는 피드백의 효과를 제대로 발휘토록 하려면 피드백이라는 말보다는 '상대방에게 조언(advise)하라'는 말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어떻게 이런 결론에 도달했을까? 윤재원은 200명의 실험 참가자들에게 교사직을 희망하는 지원자가 쓴 가상의 지원서를 읽고서 지원서 내용에 대해 '피드백해 달라' 혹은 '조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랬더니, 피드백을 요청 받은 그룹보다 조언을 요청 받은 그룹이 가상의 지원자에게 부족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더 많이 제안하는 경향을 보였다.

예를 들어, 피드백 요청 그룹은 "이 사람은 지원조건을 아주 충족시키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한 경험이 있고, 가르치는 스킬을 적절하게 갖추었다"는 식으로 두루뭉술한 코멘트를 쓴 반면, 조언 요청 그룹은 지원서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어떻게 지원서를 보완할지를 상세하게 코멘트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났다. 통계적으로, 조언 요청 그룹은 피드백 요청 그룹보다 '개선 영역'을 34퍼센트 많게 코멘트하고 '개선 방법'을 56퍼센트 많게 제안했다.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이와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윤재원은 194명의 정규직 직원들에게 동료의 최근 업무성과에 대해 '피드백' 혹은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실험을 해보니 피드백을 요청 받은 직원들은 구체적이지 못하고 실천가능하지 못한 코멘트를 많이 제시했다. 이를테면 "업무에 대해 불평 한마디 없이 아주 좋은 성과를 냈다"는 식이었다. 이런 피드백을 받으면 칭찬이라서 기분은 좋겠지만,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잘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가 없다. 

'피드백해 달라'는 말과 '조언해 달라'는 말이 이렇게 의외의 차이를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피드백하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대부분 상대방의 '과거 상황과 과거의 성과'를 떠올리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피드백을 상대방의 성과를 '심사(judge)'하는 행위로 인식한다는 뜻이다. 피드백이란 말이 미래지향적 코멘트를 덜하게 만들어 버린다. 반면, 조언해 달라는 말을 들으면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이 앞으로 이렇게 저렇게 하면 좋겠다'는 식으로 말할 준비를 하게 된다. 심사하기보다는 '기회'를 더 알려줘야겠다는 마음이 들도록 넛지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렇게 피드백하기보다 조언하는 게 낫다고 해서 평가를 대체하는 공식적 제도로 피드백이라는 말을 쓰지 말라는 소리는 아니다. 피드백이라는 말을 쓰되 그것이 과거의 성과를 평가하거나 심사하는 것이 아님을 구성원들에게 잘 인식시키면 된다. '직원들의 성과를 피드백하라'고 단순하게 말하지 말고 '직원의 개선점, 발전 가능성을 피드백하라'고 말하면 '직원에게 조언하라'고 말할 때와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윤재원이 실시한 후속실험에서 나온 결과인데, 가상의 지원자가 쓴 지원서를 이번에는 "개선점에 초점을 맞춰 피드백해 달라"고 요청하자 조언을 요청할 때와 거의 동일한 효과가 나왔다. 

예전에 나는 모 기업에 피드백을 중심으로 기존의 평가제도를 대체하라고 조언한 적이 있는데, 그때 어떤 사람이 "피드백이란 말을 들으면 부정적인 뜻이 연상됩니다."라고 말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으니, 
그는 피드백이 '상대방이 했던 잘못을 지적하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답했다. 또한 누군가가 자신에게 피드백할 것이 있다면 내용과 상관없이 일단 기분부터 나빠진다고도 고백했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취합해 보니 그사람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피드백'이라는 단어를 양식에 표기하지 않고 대신에 '개선해야 할 점', '개선을 위한 나의 제안'이라는 두 개의 기입란을 남기도록 조정했다. 그렇게 하니까  보다 건설적인 조언이 제시되는 효과를 경험했다.
 
평가를 피드백으로 대체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피드백은 절대 만능이 아닐뿐더러 어떨 때는 오히려 직원의 동기를 꺾어 놓기도 한다. 그렇기에 리더들에게 '직원들의 성과를 피드백하라'는 점을 강조할 때는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언제 무엇을 어떻게 피드백해야 하는지를 가이드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피드백은 과거를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조언이어야 함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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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기업들이 '평가'의 폐해를 절감하고 이를 대신할 방법으로 '피드백'을 채용 중이거나 앞으로 대체할 시기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평가의 본래 목적이 구성원의 역량 개발과 동기부여, 이를 통한 조직성과의 창출인데, 기존의 '사정형 평가'로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구성원의 동기를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지적을 숱하게 받아왔다. 

그동안 이 블로그를 통해서 사정형 평가의 문제점과 피드백의 중요성을 설명해 왔기에 다시 반복하지는 않겠다. 다만, 기존 평가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물로 '활발한 피드백 제도(보통은 'check-in'이라고 명명하는 것 같다)'를 도입하고자 한다면, 또한 당초에 바라던 효과(구성원의 역량개발 등)를 구현하고자 한다면, 리더를 포함한 직원들에게 피드백을 일종의 '평가' 개념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평가를 없애는 대신에 피드백을 강화하겠다고(혹은 새로 도입하겠다고) 하면, 구성원들은 '아, 이제 피드백 방식으로 직원들을 평가하는 것이구나'라고 인식하기 십상인데, 그렇게 되면 큰 효과를 발휘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뜻이다.

왜 그럴까? 하버드 경영대학원 박사과정 학생인 윤재원(Jaewon Yoon)은 피드백이 평가의 개념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면, 개선해야 할 영역, 개선할 수 있는 방법과 제안 등을 구체적으로 제공하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본래 피드백은 상대방이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개선해야 하며, 장점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단점을 또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의견을 전달하는 행위인데, '피드백하라'는 말은 그런 행위를 오히려 소극적으로 만들고 상대방을 '평면적'으로 평가만 하려고 한다고 윤재원은 지적한다. 그는 피드백의 효과를 제대로 발휘토록 하려면 피드백이라는 말보다는 '상대방에게 조언(advise)하라'는 말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어떻게 이런 결론에 도달했을까? 윤재원은 200명의 실험 참가자들에게 교사직을 희망하는 지원자가 쓴 가상의 지원서를 읽고서 지원서 내용에 대해 '피드백해 달라' 혹은 '조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랬더니, 피드백을 요청 받은 그룹보다 조언을 요청 받은 그룹이 가상의 지원자에게 부족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더 많이 제안하는 경향을 보였다. 

예를 들어, 피드백 요청 그룹은 "이 사람은 지원조건을 아주 충족시키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한 경험이 있고, 가르치는 스킬을 적절하게 갖추었다"는 식으로 두루뭉술한 코멘트를 쓴 반면, 조언 요청 그룹은 "나라면 아이들을 가르쳤던 과거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겠다. 본인의 '가르치는 스타일'을 자세하게 서술하고 왜 그런 스타일을 가지게 됐는지 더 설명하면 좋겠다. 왜 아이들을 가르치고 했는지, 무엇을 최종 목표로 생각하는지 등을 추가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식으로 지원서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어떻게 지원서를 보완할지를 상세하게 코멘트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났다. 통계적으로, 조언 요청 그룹은 피드백 요청 그룹보다 '개선 영역'을 34퍼센트 많게 코멘트하고 '개선 방법'을 56퍼센트 많게 제안했다.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이와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윤재원은194명의 정규직 직원들에게 동료의 최근 업무성과에 대해 '피드백' 혹은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동료의 업무는 '제품에 라벨을 붙이는 일'에서부터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난이도를 달리했다. 실험 결과, 피드백을 요청 받은 직원들은 조언을 요청 받은 직원들보다 구체적이지 못하고 실천가능하지 못한 코멘트를 더 많이 제시했다. 이를테면 "업무에 대해 불평 한마디 없이 아주 좋은 성과를 냈다"는 식이었다. 이런 피드백을 받으면 칭찬이라서 기분은 좋겠지만,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잘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가 없다. 강사의 강의가 끝나고 '피드백' 혹은 '조언'을 해달라고 교육생들에게 요청했던 실험도 결과는 비슷했다. 피드백을 요청 받은 교육생들은 "이 강사의 교육내용과 강의 스타일이 아주 좋았다"라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코멘트했던 것이다. 

 

 

 



'피드백해 달라'는 말과 '조언해 달라'는 말이 이렇게 의외의 차이를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피드백하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상대방의 '과거 상황과 과거의 성과'를 떠올리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피드백을 상대방의 성과를 '심사(judge)'하는 행위로 인식한다는 뜻이다. 피드백이란 말이 이런 방향의 '넛지(nudge)'가 되어 무엇을 어떻게 개선해야 한다는 미래지향적 코멘트를 덜하게 만들어 버린다. 반면, 조언해 달라는 말을 들으면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이 앞으로 이렇게 저렇게 하면 좋겠다'는 식으로 말할 준비를 하게 된다. 심사하기보다는 '기회'를 더 알려줘야겠다는 마음이 들도록 넛지가 일어나는 것이다. 

피드백보다는 조언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피드백을 통해 얻고자 하는 효과를 더 크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조금은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는데, 그렇다고 해서 평가를 대체하는 공식적 제도로 피드백이라는 말을 쓰지 않을 필요는 없다. 피드백이라는 말을 쓰되 그것이 과거의 성과를 평가하거나 심사하는 것이 아님을 구성원(상사와 직원 모두)에게 잘 인식시키면 된다. '직원들의 성과를 피드백하라'고 단순하게 말하지 말고 '직원의 개선점, 발전 가능성을 피드백하라'고 말하면 '직원에게 조언하라'고 말할 때와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윤재원이 실시한 후속실험에서 나온 결과인데, 가상의 지원자가 쓴 지원서를 이번에는 "개선점에 초점을 맞춰 피드백해 달라"고 요청하자 조언을 요청할 때와 거의 동일한 효과가 나왔다(아래의 그래프 참조). 피드백 제도를 운용할 때 '평가하거나 심사하려는 마인드'를 제거해 주는 것이 키포인트라는 의미다.

 

 

 

출처: 아래 명기된 논문



예전에 나는 모 조직에 동료들의 피드백을 중심으로 기존의 평가제도를 대체하라고 조언한 적이 있는데, 그때 어떤 사람이 "피드백이란 말을 들으면 부정적인 뜻이 연상됩니다."라고 말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으니, 그는 피드백이 '상대방이 했던 잘못을 지적하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답했다. 그래서 누군가를 피드백하고 싶어도 잘못을 지적하는 것만 같아서 되도록이면 기분 나쁘지 않은 말을 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누군가가 자신에게 피드백할 것이 있다면 그 내용과 상관없이 일단 기분부터 나빠진다고도 고백했다. 의견을 취합해 보니 그사람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피드백'이라는 단어를 양식에 표기하지 않고 대신에 '개선해야 할 점', '개선을 위한 나의 제안'이라는 두 개의 기입란을 남기도록 조정했다. 그렇게 하니,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코멘트가 사라지고 보다 건설적인 조언이 제시되는 효과를 경험했다.

평가를 피드백으로 대체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피드백은 절대 만능이 아닐뿐더러 어떨 때는 오히려 직원의 동기를 꺾어 놓기도 한다(피드백이 단점 지적이라고 직원들이 오해할 때 그렇다). 그렇기에 리더들에게 '직원들의 성과를 피드백하라'는 점을 강조할 때는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언제 무엇을 어떻게 피드백해야 하는지를 가이드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피드백은 과거를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조언이어야 함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참고논문
Yoon, J., Blunden, H., Kristal, A., & Whillans, A. (2019). Framing Feedback Giving as Advice Giving Yields More Critical and Actionable Input. Harvard Business School Working Paper, No. 2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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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의 개개인의 성장과 발전, 나아가 조직 전체의 성과 향상을 위해서는 상사와 직원들 사이, 동료들 사이에 수시로 건전한 피드백이 오고 가야 한다는 점은 이제 경영의 상식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피드백은 상대방의 성과를 인정하고 칭찬하는 것 말고도, 비록 ’나의 관점’이지만 업무 개선이나 성과 창출 과정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관하여 조언하고 평가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그런데 상대방에 대한 조언이나 평가는 그 특성상 ‘부정적인 피드백’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누군가가 ‘나는 이 영역에 대해 90점이야’라고 여긴다고 해보죠. 이럴 때 어떤 사람이 그에게 피드백(조언이나 평가)을 해 준다면 그는 그 말을 ‘아니야. 자네는 70점이야’라고 받아들이기가 쉽다는 것이죠. 


이런 부정적인 피드백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습니다. 피드백 받는 사람의 현재 위치를 알려주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독려하기 때문이고, 조직의 성과 향상은 차치하고서라도 자신의 발전에 부정적인 피드백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쓴소리’를 하는 동료(혹은 상사)를 멀리하지 않고 ‘나의 네트워크’ 안에서 늘 존재하도록 해야 현명하고 똑똑한 사람이라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현명하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폴 그린 주니어(Paul Green, Jr.)가 최근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직원들은 자신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는 동료로부터 알게모르게 멀어지려 하고 자신의 긍정적인 면만을 봐주는 사람들과 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린은 30년 전통의 미국의 모 식품회사에서 직원 300여명에 대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개년간 축적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회사는 특이하게도 직원들이 재량껏 자신의 역할 범위, 책임, 성과물 등을 1년 단위로 결정하도록 하는 유연한 경영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공식적인 평가 없이 동료들끼리 피드백을 주고 받도록 의무화하는 조직이었죠. 그리고 매년 직원들은 동일한 지표(‘리더십’, ‘의사소통 및 협업’, ‘직무 스킬’)를 가지고 스스로를 평가(자기평가)하고 동료들을 평가(타인평가)했습니다.


그런데 직원들은 자신에게 피드백해 주고 자신을 평가해 주는 동료들을 매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의무적으로 피드백 네트워크에 포함된 동료들도 있었음). 그린은 직원들이 누구를 계속 자신의 피드백 네트워크 안에 두거나 아니면 탈락시키는지 분석했는데, 자기평가 점수보다 낮은 점수를 준 동료들을 네트워크에서 탈락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런 동료들은 자기평가 점수와 비슷하거나 높은 점수를 준 동료들보다 탈락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평가점수는 7점 척도로 주어졌는데, 동료평가 점수가 자기평가 점수보다 1점 낮을 경우, 그렇게 점수를 준 동료가 해당 직원의 피드백 네트워크에서 탈락될 가능성은 44퍼센트 더 높았으니까요. 자신이 스스로 평가한 역량 수준을 부정하는 동료들을 멀리하고 자신의 역량 수준을 인정해주는 동료들을 가까이 한다는 것이죠.


실험실에서 실시한 연구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린은 300명의 학생들에게 두 명씩 짝을 이루게 한 후에 짧은 이야기를 가능한 한 독창적으로 짓도록 했습니다. 글을 다 쓴 후에 학생들은 자신이 만든 이야기의 독창성을 스스로 평가했고, 파트너가 평가한 독창성 점수를 통보 받았죠. 동료평가 점수는 사실 자기평가 점수보다 2점 높거나 2점 낮은 점수를 임의로 부여한 것이었습니다. 그린은 파트너와 짝을 이루어 보상이 걸린 퀴즈에 임하도록 했는데, 기존의 파트너와 계속 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파트너로 바꿀 것인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파트너로부터 후한 평가를 학생들은 7퍼센트만 짝을 바꾸겠다고 말한 반면, 파트너로부터 박한 평가를 받은 학생들은 28퍼센트가 새 파트너와 함께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 실험에서도 자신에게 쓴소리를 하는 사람은 멀리하려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린의 연구에서 이보다 더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식품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연구에서 그린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동료들로 새로운 피드백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직원들은 그렇지 않은 직원들에 비해 다음해의 성과가 하락하고 그에 따라 보너스도 적게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소리를 하는 동료들만을 피드백 네트워크에 끌어들인다면 개인의 발전과 성과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실증된 것이죠.


요즘, 기존 평가제도를 없애고 피드백 체계로 전환하면서 직원들 스스로 ‘나에게 피드백해 줄 사람’을 매년 선택하도록 하는 조직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런 조직들은 그린의 연구를 유념해야 할 겁니다. 그린이 연구 대상으로 삼은 식품회사의 경우가 어느 조직에서나 항상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자신에게 쓴소리를 하는 동료들을 피드백 네트워크에서 제외시키는 경향이 나타나지 않는지 철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주시해야 합니다. 그러한 경향을 방치한다면 평가를 없앰으로써 얻는 효과는 사라질뿐더러 ‘피드백이 효과 없으니 예전으로 돌아가자’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피드백을 통해 직원 개인과 조직의 동반 성장을 꾀한다면 항상 면밀한 관찰이 필수적입니다. 이것은 인사팀의 역할입니다.



(*참고논문)

Green, P., Gino, F., & Staats, B. (2016). Shopping for confirmation: How threatening feedback leads people to reshape their social network. Working 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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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상사가 갑자기 여러분에게 ‘뭔가 할 말이 있으니 이따가 내 방으로 와라’, 이렇게 말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아마도 십중팔구(상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러분은 그때부터 긴장하면서 상사에게 ‘혼날’ 준비를 단단히 하고 상사의 방으로 들어서겠지요. 상사가 아무리 부드러운 말로 ‘내 방으로 오라’고 말했다 해도 말이죠. 하지만 상사는 여러분에게 오늘 진행했던 회의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낸 것에 대해 칭찬하고 더 발전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 여러분을 부른 것인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이렇게 상사가 뭔가 할 이야기가 있다고 말할 경우, 대부분 ‘그 이야기’를 부정적인 피드백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전에 상사로부터 주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아 큰 상처를 받았다면(저도 사실 이런 트라우마가 있습니다만…) ‘피드백’이란 말만 나와도 그것을 자신의 잘못을 꼬집는 부정적인 단어로 연결시키겠죠. 그런 부하직원이 상사의 위치에 오르면 그들 중 상당수가 ‘부하직원들에게 피드백하세요.’란 말을 ‘부하직원의 잘못을 지적해 주세요.’라는 말로 오해하기 마련입니다. ‘피드백했다가 반감을 사면 어쩌지?’, ‘나의 리더십을 인정하지 않으면 어쩌지?’라고 우려하는 탓에 부하직원에게 제대로 자기 속마음을 밝히지 못하죠.



출처: www.watermarkconsult.net



그렇지만 피드백이 항상 부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편견입니다. 피드백은 원래 중립적인 단어입니다. 상사가 부하직원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에 관한 자신의 감정, 생각, 조직에 미치는 영향, 기대감 등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바로 피드백입니다. 부하직원들이 일을 잘하면 잘하는 대로 피드백해야 하고, 미흡하면 미흡한 대로 피드백해야 하겠죠. 결코 부하직원의 잘못을 꼬집어야 하는 게 피드백이라고 오해해서는 곤란하고, 또 일 잘하면 ‘저 친구는 잘 하니까 피드백 안 해도 돼.’라고 생각해서도 곤란하죠. 오히려 일 잘하는 직원에게 더 자주 피드백해야 합니다. 일 잘 하는 직원은 일을 잘 하고 있음을 본인도 알고 있기 때문에 상사가 자신을 칭찬하고 인정해 주지 않으면 ‘상사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구나’라고 간주하고 일하고자 하는 동기를 상실하고 말 겁니다. 소위 ‘업무 몰입도’가 저하되고 말겠죠.


그도 그럴것이, 어느 연구 결과는 상사가 활발하게 피드백할수록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가 높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22,719명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부하직원들에게 얼마나 솔직하게 피드백하는지를 측정한 다음, 부하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도 조사해서 나온 결과죠. 솔직한 피드백을 가장 잘 하지 못하는 하위 10%의 상사의 경우, 부하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는 100점 만점에 25점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솔직한 피드백을 잘하는 상위 10%의 상사를 둔 부하직원들은 77점의 업무 몰입도를 보였습니다.


이 결과는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잘 하는 것이 직원 개인에게 결국은 도움이 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부하직원들이 마음을 다칠까 두려워 ‘알아서 잘 하겠지’라며 피드백하지 않고 ‘과묵하게(?)’ 지내는 것은 오히려 스스로를 리더의 위치를 위태롭게 만드는 것이죠. 부정적 피드백만 하는 것은 문제이지만, 아예 피드백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일지 모릅니다. 자신의 생각과 조언을 부하직원에게 숨김 없이 솔직하게(하지만 강압적이지 않게) 이야기하는 것은 직원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될 겁니다. 물론 연습을 해야 합니다. 특히 부정적 피드백을 해야 할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미숙한 피드백은 부하직원에게 선물이라기보다 일종의 처벌이기 때문이죠.



출처: info.eu.lululemon.com



직원들도 상사에게 피드백해줄 것을 적극적으로 요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에 부정적 피드백(미숙한 상사에 의한)을 받아서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해도 본인의 발전을 위해서는 겸허한 자세로 피드백을 요구해야 합니다. 51,896명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런 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상사 혹은 자신의 부하직원에게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요구하는 리더일수록 전반적인 ‘리더십 효과성 점수’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가장 자주 피드백을 요구하는 상위 10%의 리더는 86점(100점 만점)의 리더십 효과성 점수를 받은 반면, 피드백 받기를 가장 꺼려하는 하위 10%의 리더는 고작 15점 밖에 받지 못했으니까요. 본인이 상사의 위치에 있든, 부하직원의 위치에 있든, 다른 사람으로부터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요청할수록 본인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두 개의 연구는 상관관계를 조사한 것이기에 그 의미를 가려서 해석해야 합니다. 솔직한 피드백을 잘하는 상사에게 자연스레 업무 몰입도가 높은 부하직원들이 모일지 모르고, 다른 사람에게 피드백을 구하지 않는 상사는 원래 리더십이 형편 없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이 두 연구 결과는 솔직하게 피드백하는 것과 다른 사람들로부터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구하는 것이 ‘긍정적’으로 봐야 함을 알려 줍니다(적어도 나쁜 것은 아니라는). 


피드백하는 것을 두려워 말고, 피드백 받는 것도 두려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피드백할 때 ‘나도 부족한 사람이야’라는 마음을 갖는다면, 그에게 상처줄 정도로 부정적인 말은 하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본인이 나서서 피드백을 구한다면 이미 ‘어떤 피드백이 와도 감수하자’란 마음을 먹기 때문에 상처를 덜 받을 수 있겠죠. 서로 활발하게 피드백을 주고 받는 직장생활이 되길 희망해 봅니다.


즐거운 월요일 되세요.



(*참고논문)

http://www.forbes.com/sites/joefolkman/2013/12/19/the-best-gift-leaders-can-give-honest-feedback/


http://blogs.hbr.org/2014/02/stop-pretending-that-you-cant-give-candid-feedback/?utm_source=feedburner&utm_medium=feed&utm_campaign=Feed%3A+harvardbusiness+%28HBR.org%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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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달성하고 역량을 계발하는 데에 상사의 피드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또한 피드백은 공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현장에서 상사와 직원 사이에서 끊임없이 오고가는 일상적인 일이 되어야 한다는 점도 우리는 압니다. 1년 내내 가만히 있다가 평가 시즌이 되어서야 피드백하는 것처럼 우스꽝스러운 일도 없죠. 상사나 직원이나 각자 업무가 바빠 피드백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자식이 어떻게 행동하는 1년 내내 가만히 있다가 12월에 가서 지난 1년을 되돌아보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피드백해야 하는 상황이나 이유를 잊어버리고 각자가 서로 다르게(보통 자기에게 유리하게) 기억하기 때문에 피드백은 즉각적이고 일상적이야 합니다.

그렇다면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전달하는 피드백은 아주 자세해야 좋을까요? 아마 여러분은 모호한 정보보다 정확하고 자세한 피드백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 동안 피드백을 거의 하지 않는 상사를 모시고 있다면 더더욱 그러할 겁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자세한 피드백이 모호한 피드백보다 성과 달성에 긍정적일까요?



하지만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대두되었습니다. 유타 대학의 히만슈 미쉬라(Himanshu Mishra)와 동료들은 모호한 정보나 피드백이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직관에 반하는 실험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먼저 미쉬라는 사전 테스트를 위해 38명의 참가자들에게 플라바놀(flavanol)이 함유돼 있어 정신적 활동을 활발하게 해 준다는 초콜릿을 먹도록 했습니다. 참가자 중 절반에게는 플라바놀이 정확히 1그램이 들어있다고 말한 반면, 나머지 절반의 참가자에게는 플라바놀이 0.5~1.5그램 들어있다고 알려줬습니다. 초콜릿을 먹은 후에 참가자들은 초콜릿이 자신들의 정신적 활동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은지를 평가했습니다. 그 결과, 정확한 함유량을 들은 참가자들보다 모호한 함유량을 들은 참가자들이 초콜릿이 두뇌 활동에 좋은 영향을 미칠 거라고 답했습니다. 

미쉬라는 이 사전 테스트 후에 106명의 참가자를 모집하여 '브레인 에이지(Brain Age)'라 불리는 닌텐도 DS 게임을 하도록 하여 각자의 기준점수를 확보했습니다. 그런 다음, 사전 테스트와 같은 조건을 설정하여 참가자들에게 초콜릿을 먹이고 다시 브레인 에이지 게임을 하도록 했죠. 그랬더니 대체적으로 점수가 향상됐지만 플리바놀 함유량에 대해 모호한 정보를 들은 참가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들은 참가자들보다 게임 점수가 더 나아지는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참 특이한 일이었죠. 모호한 정보를 접한 참가자들은 플라바놀의 최대값인 1.5그램을 더 의미 있는 수치로 받아들인 까닭일까요? 어쨌든 모호한 정보가 정확한 정보보다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만은 분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정확하거나 모호한 정보의 차이가 게임과 같은 두뇌 활동보다 신체적인 능력에도 영향을 미칠까요? 미쉬라는 캠페롤(Kaempferol)이 함유되어 있어 근육의 힘을 키워준다는 과일 쥬스 한 잔을 참가자들에게 주고 손의 악력을 측정하는 후속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137명의 참가자 중 절반은 캠페롤이 1그램이 정확히 들어있다는 말을 들었고, 다른 그룹은 0.5~1.5그램 들어있다는 정보를 전달 받았죠. 미쉬라는 한 가지 실험 조건을 추가했는데, 참가자 중 절반에게 조심스럽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일을 상기시킴으로써 정확성을 강조하는 조건에 프라이밍(priming)되도록 만들었죠. 나머지 절반에게는 최근에 일어난 일을 묘사해 보라고만 했습니다.

악력을 측정한 결과,  정확성에 프라이밍되지 않은 참가자 중 모호한 정보를 들은 사람들은 정확하 정보를 들은 자들보다 더 높은 악력 수치를 나타냈습니다(217.22 대 168.30). 반면, 정확성에 프라이밍된 참가자들은 캠페롤 함유량을 정확하게 알든 모호하게 알든 악력 측정치 사이에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사전에 미쉬라는 정확성을 강조하는 환경에 놓이면 정확한 정보(피드백)를 들을 때 성과가 더 높아진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던 것이죠. 모호하게 제시된 정보는 참가자로 하여금 자기 식대로 재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함으로써 두뇌 활동과 신체 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번엔 두뇌 활동이나 신체 능력이 아니라 '목표 달성'에 피드백의 정확성 여부가 어떻게 작용할지를 살피기 위해 또다른 실험이 3주 동안 실시됐습니다. 미쉬라는 39명의 학생들을 일주일에 한번 실험실에 찾아와 HHI라고 불리는 가상의 건강지수와 체중 등을 측정 받도록 했습니다. 그런 다음 학생들 중 절반에게는 정확한 HHI 지수를 제시한 반면, 나머지 학생들에게는 (+/-) 3퍼센트의 구간으로 HHI 값을 알려줬습니다. 3주 동안의 체중 변화를 살펴본 결과, 정확한 HHI 지수를 피드백 받은 학생들은 몸무게가 변하지 않거나 약간 늘었지만, 모호한 HHI 지수를 피드백 받은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체중이 더 많이 감소했습니다. 예를 들어 최초에 HHI값이 85였던 참가자 중 정확한 HHI값을 피드백 받은 사람은 체중이 1파운드 늘었지만, 모호하게 HHI값을 피드백 받은 사람은 4파운드 가까이 몸무게가 줄었죠. 정확한 피드백보다 약간은 모호한 피드백이 체중 감량이라는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였습니다.

여러분은 미쉬라의 실험들이 조직 내 현장에서 벌어지는 피드백 상황을 정확하게 재현하지는 못하고 피드백의 내용과 방식도 같지 않기에 '모호한 피드백이 정확한 피드백보다 좋다'는 실험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이 실험의 의미는 상사가 부하에게 지나치게 상세하게 피드백할 경우 부하직원들의 자율성을 떨어뜨리고 그에 따라 목표를 이루려는 동기도 저하될지 모른다는 데에 있습니다. 시시콜콜한 피드백은 부하직원에게 잔소리로 느껴질 위험이 있다는 뜻이죠. 부하직원이 상사의 피드백을 듣고 자기 나름대로 해석할 '여백'을 주어야 성과 달성의 동기가 유지되거나 높아지는 법입니다. 

또한 상사들도 부하직원에게 자세하게 피드백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이 실험은 일러줍니다. 오히려 상세한 피드백으로 대변되는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는 여러 모로 부정적인 분위기를 초래할지 모릅니다. 상사가 부족한 면을 상세하게 피드백한다면 부하직원의 마음 속에는 '내 사정도 잘 모르면서...', '날 얼마나 감시하고 있길래...'라는 불만이 자라나기 마련입니다. 성과를 달성하고자 하는 내적동기가 상사의 피드백에 의해 훼손될지 모르죠. 어느 정도는 모른 척하면서 상사 자신이 기대하는 바를 모호하게 제시하는 것이 부하직원의 자율성과 동기를 제고합니다. 물론 정확하고 상세한 피드백(정보)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갈 때, 의사결정을 바로 내려야 할 때, 정보를 모호하게 제시하거나 뭉뚱그려 피드백한다면 곤란하겠죠.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상사는 소위 '대리급 팀장'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피드백도 중용이 필요합니다. 모호한 피드백과 상세한 피드백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맞출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이 직원들의 내적동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피드백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겠죠.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극단은 쉽지만 중용은 어려운 법이니까요.


(*참고논문)
In Praise of Vagueness: Malleability of VagueInformation as a Performance Boo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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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BlogIcon jabbie 2012.05.11 15:26

    굉장히 흥미로운 결과네요. `해석`과 `능동성`의 관계는 철학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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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2.05.14 13:30

      직원들이 어린아이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좀더 쉬워질 겁니다. ^^

  2. 중용이 어려운 건 2012.05.12 00:51

    양 극단(?)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진해있기 때문입니다. ㅎㅎ
    저같은 중도인들(?)은 오히려 중용이 비교적 쉬운 편입죠! ^^
    아마, 양쪽중 어느 한 편을 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분들이라면, 저같은 사람은 참.. 이해하기 힘들테지만, 그런 부류들이 원래부터 인간사회에 존재한다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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