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가 밝았다. 신년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보며 으레 사람들은 1년 간 달성하고픈 목표를 세운다. 금연하기, 다이어트하기와 같은 단골 목표뿐만 아니라 개인의 발전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목표들로 신년 다이어리의 첫 페이지가 채워질 것이다. 목표는 삶의 동력이고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얻는 보상은 분명 유익하다. 하지만 목표를 수립하는 ‘현재의 나’가 목표를 달성해 갈 ‘미래의 나’에게 너무 큰 기대를 걸어서는 곤란하다.


프린스턴 대학교의 에밀리 프로닌은 학생들에게 간장과 케첩이 섞인 역겨운 액체를 마시도록 했다. 지금 당장 마셔야 한다면 혹은 다음 학기에 마셔야 한다면 얼마나 마실 수 있을지를 각각 물었더니, 학생들은 지금보다 다음 학기에 훨씬 많이 마실 수 있다고 답했다. 현재의 나보다 미래의 나가 역겨움을 더 잘 참을 거라 가정한다는 뜻이다. 간장-케첩 음료는 지금도 역겹고 나중에도 똑같이 역겹다. 시간이 흐른다 해서 역겨움에 대한 내성이 생길 리 없고 목표 달성의 고통이 적어질 리 없지만,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나보다 무엇이든 잘 극복한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한다. 





이렇게 미래의 나에게 목표 달성의 의무를 떠넘기는 오류 때문에 신년에 세운 목표는 연말이 되도록 실천되기는커녕 다시 내년 다이어리에 또다시 올라가 버린다. 그러니 현재의 나가 하기 힘든 일이라면 미래의 나도 하기 힘든 일이라 간주해야 한다. 그러니 10Kg을 감량하겠다는 식으로 원대한 목표치를 잡고 그런 목표를 여러 개 잡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신년 목표가 과하거나 많으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생산적으로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가중된다. 사람들은 휴일에도 자신이 어떤 영화를 보았고 어디를 구경했으며 누구와 어떤 식사를 했다는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본인이 얼마나 시간을 알차게 썼는지를 자랑한다. 휴가를 떠나면서도 열심히 산 자신에 대한 선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바쁘게 살거나 적어도 바쁘게 사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친구들이 만나면 서로 얼마나 바쁜지 ‘배틀’을 벌이는 광경은 얼마나 우스운가?


시간을 허투로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은 당연히 스트레스를 야기한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런 스트레스가 뇌를 쪼그라뜨린다는 데 있다. 의학자인 브루스 매키언은 스트레스 때문에 뇌 구조가 변형될 수 있음을 밝혀냈다. 그는 쥐들을 3주 동안 하루 3~4시간씩 묶어놓고서 뇌를 관찰했는데, 뇌에서 가장 복잡한 부위인 전전두엽과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뉴런이 쭈글쭈글하게 수축되었다. 쥐들을 풀어놓은 후에 뇌는 정상으로 돌아갔지만, 늙은 쥐들은 아예 회복하지 못했다. 매키언은 이런 스트레스가 사회경제적 자원이 적은 사람, 자존감이 낮은 사람, 운동을 적게 하는 사람에게 특히 큰 타격을 준다고 말한다. 그러니 현재의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일수록 본인의 스트레스가 원대한 신년 목표가 아닌지 살펴 볼 일이다.





원대한 목표를 잡아야 조금이나마 목표에 가깝게 다가가지 않겠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사자를 그리려고 해야 고양이라도 그릴 수 있다며 말이다. 일리가 없는 소리는 아니다. 하지만 원대한 목표를 세우자마자 스스로를 실패자로 낙인 찍는다는 것에 주의하라. 하루가 지나고 몇 개월이 흘러도 10Kg이란 목표는 너무 멀어보인다. 체중계에 올라설 때마다 한숨을 내쉬는 것도 지겹고 먹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못 먹는 스트레스도 힘들다. 매일 매일이 실패의 연속이니 체중 감량이란 목표에서 달아나고픈 마음이 든다. 결국 ‘치맥’의 유혹에 빠지는 바람에 실패를 확인하고 만다.


방법은 다이어리를 장식한 당신의 신년 목표에 빨간줄을 긋는 것이다. 그리고 매일 하고 싶은 일을 1~2개만 써넣어라. 10Kg 감량 목표 대신 하루 30분씩 걷기라든지, 책 1권 쓰기 대신에 하루 1페이지씩 쓰기를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매일 성공을 경험할 수 있다. 작은 성공이 차곡차곡 쌓이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매일 힘을 얻을 수 있고 결국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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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건강한 삶을 소망한다. 웰빙이니, 로하스(LOHAS)니, 하는 신종 용어가 어느덧 익숙해지더니 좀 비싸더라도 유기농 식품을 구매하고, 어떤 음식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가 방송에 나가면 다음날 아침부터 불티나게 팔린다.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전문가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스트레스를 없앨 수 있을까? 잘 먹고 많이 운동하면 될까?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하루 종일 스트레스를 엄청 나게 받고 나서 좋은 식사를 하고 헬스 클럽에서 1시간 넘도록 운동한들 쌓인 스트레스 자체는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포스텍의 김경태 교수가 그걸 증명했다. 그는 스트레스는 몸에 축적되기만 할 뿐 운동이나 여행 등으로 없앨 수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반복적인 자극을 받으면 세포 속에 ‘소포’라고 불리는 것의 양이 꾸준히 늘어나고 그에 따라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량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좋은 식사와 격한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극복하려고 하지 말고 무조건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조언한다. 스트레스의 원인 자체를 피하라는 소리다.



출처: www.maggiedinomemd.com



하지만 어떻게 스트레스를 피하란 말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스트레스가 무엇 때문에 생기는지 먼저 알아보자. 제이 웨이스(Jay Weiss)라는 생물학자는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눈 후 바닥에 깔린 전선으로 전기 충격을 가하는 실험을 했다. A그룹의 우리에는 전기 충격을 차단할 수 있는 스위치가 달려 있었지만 B그룹의 우리에는 스위치가 없었다.


여러 날 전기 충격을 가했지만 A그룹의 쥐들은 토실토실하고 건강 상태가 양호했다. 반면 B그룹의 쥐들은 대부분 위궤양에 걸렸고 어떤 쥐들은 체념한 채 누워서 전기 충격을 온전히 받아들였다. 두 그룹 모두 일정한 시간에 똑같은 양의 전기 충격을 받았음에도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 A그룹의 쥐들은 전기 충격을 차단할 수 있는 스위치, 즉 환경 변화에 대한 최소한의 ‘통제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통제력을 가진 쥐들이 더 많은 항체를 생산해서 질병을 예방할 수 있었다. 웨이스의 실험은 통제력의 상실이 스트레스 발생과 면역력 약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통제력을 잃어버리면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건강이 상할 뿐 아니라 지적 능력도 흐리멍텅해진다. 이번엔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했다. 시끄러운 소음을 틀어 놓은 상황에서 피실험자들에게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게 했는데, A그룹이 앉은 테이블에는 소음 차단 스위치가 달려 있었고, B그룹에게는 그런 스위치가 없었다. 실험 결과, 스위치를 가진 A그룹의 사람들이 문제를 5배나 많이 풀었고 또 틀린 개수도 적었다. 소음이 들릴 때마다 스위치를 껐기 때문에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었을까? 아니다. 실제로 실험에서 A그룹의 참가자들은 스위치를 한 번 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스위치 사용 빈도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소음을 차단할 수 있어!’라는 생각 자체가 스트레스를 차단했던 것이다.



출처: www.businessnewsdaily.com



통제력은 스트레스 발생을 좌우하는 변수다. 정신적인 건강이든, 육체적인 건강이든 통제력을 잃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 스트레스 관리의 관건이다. 건강한 삶은 통제력으로부터 나온다. 힘겨운 날이 계속될 때 빈둥거렸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간절하겠지만, 그때도 역시 스트레스를 받는다. 자괴감과 후회 때문이다.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나는 무얼 했나?”는 탄식은 ‘노는 동안’ 삶을 통제하지 못했다는 후회이고, “일하고 싶은데 왜 일을 안 주는 거야?’라는 울분 섞인 항변은 그 말을 하는 순간 삶의 통제력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넘겨 주는 것과 같다.


통제력은 목표의식을 분명히 함으로써 유지할 수 있다. 어떤 일이 크건 작건 항상 목표를 두고 일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는 일의 결과뿐만 아니라 일을 수행하면서 받게 될 스트레스의 양도 다르다. 일이 정말 어렵고 많아서 힘겨운 상황이라고 해도, 또 외부의 압력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라 해도, 그 안에서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목표 몇 가지를 찾는 것이 자신의 건강과 지적 능력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건강하게 살려면 삶의 주인으로서 통제력을 유지하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켤 수 있는 당신만의 스위치를 발견하라.



(* 이 글은 월간 샘터 2015년 3월호 중 '과학에게 묻다'란 코너에 실렸던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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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다 보면 이런 저런 이유로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갈등 때문에 괴로워하거나 간혹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까지 생기곤 하죠. 직장인들이 경험하는 갈등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면 ‘관계 갈등’과 ‘업무 갈등’이 있습니다. 관계 갈등은 사람 자체에 대한 감정적인 반감으로 만들어진 갈등을 말하고, 업무 갈등은 문제를 해결하는 올바른 방법에 대한 의견 충돌로 만들어진 갈등을 뜻합니다. 동료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면 그것이 관계 갈등인지 아니면 업무 갈등인지 무 자르듯이 나누기는 어렵습니다. 관계 갈등이 업무 갈등을 일으킬 수 있고 반대로 업무 갈등이 관계 갈등을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인간적으로 반감을 가지고 있는 동료와 업무적으로 의견 충돌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요? 다시 말해, 관계 갈등과 업무 갈등이 동반되면 어떻게 될까요? 두 가지 갈등이 겹칠 테니 감정적으로 더 힘들어지고 나쁜 감정이 오래도록 지속될까요?


(그림 출처 : www.conflictdynamics.org )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의 로렌쯔 마이어(Laurenz L. Meier)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런 질문에 ‘그렇지 않다. 오히려 나쁜 감정이 누그러진다’라고 답합니다. 마이어 연구팀은 131명의 참가자들을 2주 동안 연구에 참여시켰는데, 하루 일과 시작 전, 일과 종료 후, 잠자리에 들기 전, 이렇게 하루에 세 번 자신의 ‘분노’ 수준을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매일 관계 갈등과 업무 갈등에 관련된 사건을 기록하도록 했죠.


동료들과 인간적인 갈등을 경험한 참가자들은 일과 종료 시점(퇴근 시간)에 분노 수준이 최고조에 이르고 잠자리에 들 때와 다음날 출근할 때도 비록 약화되긴 하지만 분노가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예상한 바였지만, 관계 갈등과 업무 갈등이 동시에 나타난 경우에는 분노 수준의 패턴이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물론 업무 종료 시점에 분노가 최고조에 이르긴 하지만, 잠자리에 들 때는 분노가 대부분 사라지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죠. 두 가지 갈등이 겹치니 분노가 더 오래 지속될 거라 믿었던 예상이 틀렸던 겁니다.


왜 그럴까요? 마이어는 윌가 관계 갈등을 업무 갈등으로 대체하는 식으로 상황을 ‘합리화’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그 사람은 날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가 아니라 ‘그가 그렇게 까칠하게 나온 이유는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려는 욕구가 크기 때문이야’로 갈등 상황을 ‘유순한’ 형태로 정리하려 한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해야 잠을 편히 잘 수 있다는, 무의식적인 ‘웰빙 프로세스’가 작동하는 것이죠.


마이어의 연구로부터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어떤 동료와 인간적인 갈등(관계 갈등)을 겪는다면,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한 나쁜 감정을 가라앉힘으로써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싶다면, 그 동료와의 업무적인 의견 충돌(업무 갈등)로 상황을 재해석하는 방법이 좋다는 것입니다. 프레임을 바꿔 보는 거죠. 물론 지속적으로 ‘나를 못 살게 구는’ 사람은 다른 조치가 필요하지만, 일단 ‘나 자신’의 웰빙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관계 갈등을 업무 갈등의 시각으로 다시 바라보려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그 사람을 변화시키기보다는 일단 나 자신을 보호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누구와 인간적으로 갈등 상태에 놓여 있습니까?



(*참고논문)

Meier, L. L., Gross, S., Spector, P. E., & Semmer, N. K. (2013). Relationship and task conflict at work: Interactive short-term effects on angry mood and somatic complaints. 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 psychology, 18(2),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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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freedomsquare.co.kr BlogIcon 전경련 자유광장 2013.11.04 10:56

    인간적인 갈등상황은 정말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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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blog.naver.com/phoats2005 BlogIcon 가온너울 2013.11.13 16:22

    순간적인 위안이 될 수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근본적인 부분은 해결하지 못하는군요. 갈등을 회피하지만 말고 조정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좋을 듯 싶습니다.

    perm. |  mod/del. |  reply.


부산교통방송 <유정식의 색다른 자기경영>

[스트레스가 나쁜 것은 아니다] 2013년 10월 1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여전히 스트레스 없이는 살기 어려울 것이다. 스트레스 없이 하루를 잘 살기가 참 어렵다. 직장에서도, 회사에서도 항상 사람들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살고 있고, 그냥 집에 있어도 가족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 오늘은 살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과연 스트레스가 우리에게 나쁘기만 한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스트레스가 도움이 되기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트레스가 항상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2. 스트레스가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왜 그런가?


어떤 사건이나 경험에 대하여 우리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냐에 따라서 스트레스가 독이 될 수도 있고 오히려 이득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일으킨 상황이나 사건을 보고 과연 그게 그렇게 자신에게 해가 되는지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다. 사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나쁜 것으로 여기고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여기는 이유는 사실 언론 매체에서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나쁘게 묘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스트레스에 대한 마인드를 바꾸면, 스트레스가 우리의 몸과 마음을 해치지 않는다는 연구가 있다. 다시 말해서,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스트레스가 아닐 수 있다는 말이다.



3.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스트레스가 아니다? 어떤 연구였나?


크룸이라는 학자가 투자은행에 다니는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서 각각 다른 내용의 동영상을 보여줬다. 첫 번째 그룹에게는 ‘스트레스가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보도록 했고, 두 번째 그룹에게는 ‘스트레스가 몸을 쇠약하게 만든다’, ‘스트레스는 나쁜 것이다’는 식의 동영상을 시청하게 했다. 


몇 주 후에 참가자들은 직장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스트레스 받는 수준은 어떤지에 대해 각자 글을 썼는데, ‘스트레스가 도움이 된다’는 동영상을 본 참가자들이 스트레스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를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들은 또,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니까 업무 성과도 높다고 이야기했고, 몸에 생리적인 문제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단순하게 동영상을 봤을 뿐인데, 이렇게 스트레스를 수용하는 마인드가 달라졌다는 게 신기한 일이다.





4. 근데, 스트레스에 대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좋은 성과로 이어지는 건가?


크룸이란 학자가 다시 연구를 계속해서 그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그는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관찰했는데, 그 사람들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피드백을 더 많이 원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규명했다. 다른 사람의 조언이나 충고를 더 많이 원하고 더 많이 수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떻겠는가? 직장에서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업무 성과가 더 좋게 나온 것이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서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는데, 코르티솔이 일정 수준보다 많아지면 몸에 질병을 일으킨다. 헌데,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코르티솔 수치가 더 낮다고 한다. 그래서 ‘스트레스는 나쁜 것이 아니라,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동영상을 시청한 사람들이 몸의 생리적인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이다. 흔히 ‘모든 것이 마음 먹기에 달렸다’라는 말이 있는데, 스트레스에 대해서도 마음 먹기에 따라 우리에게 나쁠 수도 있고, 반대로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면 좋겠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몸을 혹사시키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건강에도 유익한 방법이니까 말이다.



5.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게 보통인데,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일을 할 때는 “내가 지금 이렇게 하는 것이 맞나? 내가 잘못 나아가고 있진 않나?”라고 불안해 하기가 쉽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잃어버리게 된다’.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 처하면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자기 자신을 확인하고 일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려면 평소에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고 자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스스로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고 답을 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실제로 그렇게 자기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니까 자기 자신에 대한 통제감이 증가했다는 연구가 있는데, 2개월 후에도 사회에 대한 신뢰감도 증가했다고 한다. 평소에 ‘나는 이런이런 사람이다’, ‘이런 장점을 가지고 있고, 또한 이런 단점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중요한 사람인가?’라는 식으로 자기 자신을 정의내려보는 습관을 가지게 되면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서도 스스로 통제할 수 있어서 업무 성과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6. 자기 자신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말씀인데, 구체적으로 그 효과는 어떠한가?


크레스웰이라는 학자가 그 효과를 연구했는데, 간단하게 자기 자신에 대한 확인 연습을 하도록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으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좋은 효과를 거뒀다고 한다. 특히 최근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사람에게 더 큰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자기 확인 연습을 하고 나서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도록 했더니 그런 연습을 안 한 사람들보다 더 수월하게 문제를 풀었다고 한다. 


스트레스 받으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 중에 대표적인 게 무엇인가? 바로 시험이나 면접이다. 시험이나 면접을 보기 전에 ‘나는 이런 사람이다’, ‘나에게 가장 큰 의미를 주는 존재는 이런이런 사람이다’, ‘내 가족은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라는 식으로 자기를 확인하는 연습을 하면 아주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메커니즘으로 자기 확인 연습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는 아직 연구 중인데, 어쨌든 도움이 된다고 하니까 꼭 한번 써보기 바란다. 



7. 스트레스 받으면 잠을 잘 자야 풀 수가 있을 뗀데, 사실 스트레스 받으면 잠을 자기가 어려운 것 같다. 혹시 방법이 있는가?


예전에 ‘야근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잠을 잘 자야 일을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지적하신대로, 스트레스 받으면 잠을 자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수면제에 의존하는 것은 나중에 약물중독 같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니까 조심해야 한다. 그러한 부작용 없이 잠을 잘 잘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이 방법은 ‘자극 통제 요법’이라고 불리는 것인데, 세부적으로 6개 단계로 되어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졸릴 때 잠자리에 들라는 것이다. 억지로 잠을 자는 게 아니라 몸이 잠을 자라고 시킬 때 잠을 자는 게 숙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침대를 잠자기 용도 이외의 것으로는 쓰지 말라는 것이다. 침대에서 책을 읽거나 TV를 보거나, 혹은 음식을 먹는 행위를 하지 말고 잠자는 용도로만 써야 침대에 누웠을 때 잠이 잘 온다는 것이다. 



8. 침대는 잠만 자는 곳이다, 라고 해야 숙면을 취할 수 있겠다. 나머지 4가지 단계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신다면?


잠을 청해도 잠이 오지 않으면 그냥 일어나서 잠이 올 때까지 다른 무언가를 하라는 것이 바로 세 번째 단계다. 침대는 머리만 대면 바로 잠에 빠져야 하는 곳이라는 신호를 몸에게 주기 위한 조치다. 네 번째 단계는 그대로 잠이 오지 않으면 방금 말한 세 번째 단계를 계속 반복하라는 것이다. 밤을 새더라도 침대에 누워 잠이 바로 오지 않으면, 일어났다가 다른 일하면서 졸릴 때까지 기다리는 걸 반복해야 한다. 


다섯 번째 조언은 항상 같은 시간에 일어나도록 알람시계를 맞추도록 해야 한다는 것인데, 잠을 잔 시간이 부족해도 일어나는 시간은 똑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잠자는 리듬을 유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여섯 번째 단계는 낮에 낮잠을 지나치게 많이 자면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 번에 말씀 드렸는데, 낮잠을 자더라도 10분 정도가 가장 좋다. 오늘 말씀을 정리하면, 무엇보다도 스트레스에 대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스트레스를 스트레스로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꼭 기억하면 좋겠다.



(끝)


참고 사이트

http://www.spring.org.uk/2013/04/rethinking-the-stress-mindset-can-you-find-the-upside-of-pressure.php

http://www.spring.org.uk/2013/05/perform-better-under-stress-using-self-affirmation.php

http://www.spring.org.uk/2011/05/6-easy-steps-to-falling-asleep-fast.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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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온라인 구직 사이트인 CareerCast.com는 미국에서 가장 스트레스가 덜한 직업과 가장 스트레스가 심한 직업을 각각 10개씩 선정해 발표했습니다. 가장 스트레스가 적은 직업은 대학 교수고, 가장 스트레스가 극심한 직업은 군인(사병)이군요. 각각 다음과 같습니다. (오른쪽의 금액은 연봉의 중간값입니다).



가장 스트레스가 적은 직업, Top 10


1. 대학교수 : 6만 2천 달러

2. 재단사 : 2만 6천 달러


3. 의료 기록 기술자 : 3만 2천 달러

4. 보석세공사 : 3만 5천 달러


5. 의료 실험 기술자 : 4만 7천 달러

6. 청각학자(청력학자) : 6만 7천 달러


7. 영양사 : 5만 3천 달러

8. 미용사(헤어 스타일리스트) : 2만 3천 달러


9. 도서관 사서 : 5만 5천 달러

10. 드릴 프레스 기술자 : 3만 2천 달러



사진 출처 : CareerCast.com




가장 스트레스가 심한 직업, Top 10


1. 장교나 부사관이 아닌 사병 : 4만 2천 달러

2. 군 장성 : 19만 6천 달러


3. 소방관 : 4만 5천 달러

4. 민간 항공 조종사 : 9만 2천 달러


5. 홍보 담당 임원 : 5만 8천 달러

6. 기업의 고위 임원 : 10만 1천 달러


7. 보도 사진가 : 2만 9천 달러

8. 신문 기자 : 3만 6천 달러


9. 택시 기사 : 2만 2천 달러

10. 경찰관 : 5만 5천 달러



물론 이 순위는 미국에서 나온 것이라서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와 같다고 말할 수는 없겠죠. 다만 흥미로운 것은 스트레스가 적은 직업들은 대개 전문 영역의 Self-Employed적 성격의 일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돈을 많이 버는 직업(군 장성, 기업의 고위 임원 등)이라고 해서 스트레스가 적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죠. 또한 사람을 많이 상대해야 하는 직업 역시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따라서, 이 조사 결과를 통해 자기 스스로 일을 통제할 수 있는지의 여부, 즉 '통제감'의 여부가 스트레스의 많고 적음에 영향을 미친다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직업에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느낍니까? 그 스트레스의 원인이 무엇에서 오는 것 같습니까?



(*참고 사이트)

http://www.careercast.com/jobs-rated/10-least-stressful-jobs-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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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팔다리가쑤셔 2013.01.09 10:43

    난 스트레스 좀 있어도 봉급좀 올랐으면 좋겠다.
    입사 만 5년이 지났어도 한번도 안오르고
    오히려 깍이고 있으니 뭔놈의 세상이 이모양이냐?
    고용안정은 개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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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고독한 자리라고 우리는 흔히 말하곤 합니다. 특히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매번 중대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고 그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하는 리더들은 늘 엄청난 압박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리더의 자리에 오르면 사방에서 쏟아지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가 중요한 역량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진짜로 리더의 자리에 오르면 리더가 아닐 때에 비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까요? 정말로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할 정도로 걱정거리가 많아질까요?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cortisol)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합니다. 그래서 코르티솔의 스트레스의 크기를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되죠. 하버드 대학교의 개리 셔먼(Gary D. Sherman)과 동료 연구자들은 진짜로 리더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non-leader)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를 코르티솔 측정을 통해 규명하고자 했습니다. 셔먼은 하버드 대학의 임원 교육 프로그램에 등록한 연방 정부의 공무원과 군인들 213명의 타액을 채취하여 코르티솔의 양을 측정하고, 각자의 불안 수준도 평가했습니다.





통계적으로 리더들이 리더가 아닌 사람들보다 코르티솔의 수치와 불안 수준이 낮게 나타났습니다. 리더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을 거라는 통념이 옳지 않음을 시사하는 결과였죠. 이런 결과가 나온 까닭은 아마도 리더들은 리더가 아닌 사람들이 자주 경험하곤 하는 '다른 사람에 의해 통제 받는다'는 느낌보다는 '내가 상황을 통제한다'는 느낌을 갖기 때문일 겁니다.


셔먼은 리더의 위치에 있다 하더라도 서열과 권한의 차이에 따라 스트레스를 느끼는 정도가 다를 거라는 가설 하에 후속실험을 실시했습니다. 그는 휘하에 있는 부하의 규모, 직접 보고 받는 수, 권한의 크기가 코르티솔의 양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조사했습니다. 리더 중에서도 높은 위치에 있을수록(부하가 많고 직접 보고 받는 수도 많고 권한의 크기도 클수록) 코르티솔 수치가 낮게 나타났습니다. 셔먼은 리더의 서열이 높을수록 높은 통제감을 느끼고 그에 따라 불안 수준도 낮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이 실험의 결과는 '리더는 고독하다'는 생각에 물음표를 짓게 만듭니다. 리더는 리더가 아닌 사람들에 비해 괴롭고 외롭기보다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덜 받고 더 행복합니다. 그런데 본디 스트레스에 대해 내성을 가진 사람들이 리더의 자리로 오르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렇다 해도 리더가 리더가 아닌 자들에 비해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는 말은 여전히 옳지 않습니다. 리더는 압박감을 많이 받긴 하지만 통제감이라는 버퍼가 있기에 스트레스를 컨트롤할 수 있죠.


셔먼의 실험은 비록 리더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내가 상황을 통제한다'고 느낄수록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사실, 그리고 통제감이 떨어질수록 스트레스가 가중된다는 사실은 부하직원들의 스트레스를 경감시키기 위한 조치로서 '권한 이양'이 무엇보다 효과적임을 또한 시사합니다. 똑같이 과중한 업무량이 주어져도 통제감이 높은 직원들이 그렇지 못한 직원들에게 비해 직무만족도가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죠. 예를 들어 비슷한 일을 하는 프로그래머라 해도 게임이나 솔루션 개발자들이 시스템 통합(SI) 개발자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것처럼 말입니다. 


여러분은 어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고 오늘도 스트레스를 받을 겁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결국 통제감으로 귀결될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참고논문)

Gary D. Sherman, Jooa J. Lee, Amy J. C. Cuddy, Jonathan Renshon, Christopher Oveis, James J. Gross, Jennifer S. Lerner(2012), Leadership is associated with lower levels of stress, PNAS, Sep. 24, 2012


Comments

  1. BlogIcon openwrld 2012.10.17 11:37

    글 잘 읽었습니다.
    확실히 업무를 자율적으로 결정해서 진행할 수 있는 권한이 있으면 일이 쉽고 재미있어집니다. 헌데, (중간)관리자의 업무상 스트레스는 결정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일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데에서 오는 것이 더 많지 않나 싶어요. 예전에는 많았던 동료들이, 이제는 이끌어가야 하는 대상이 되어버리니까 말이죠. 관리자가 아니었을 때보다 더 생각해야 하지만, 그 생각했던 내용들을 공감을 하며 대화할 사람이 없는거죠. 다른 관리자들은 자기 관리영역 신경쓰기도 바쁘고요.
    여튼.. 개인적인 경험상으로는 그랬습니다. 업무 자체에서 오는 스트레스보다도 '공감을 느끼며 일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주위 사람들이 줄어들었다'는 느낌이 훨씬 더 많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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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2.10.17 16:45 신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의 유무도 스트레스를 발생시키는 원인이긴 하죠. 팀장들이 스트레스가 아예 없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스트레스가 적다는 뜻으로 이 논문의 결론을 해석합니다.

  2. oino 2012.10.18 13:38

    글 잘 읽었습니다.
    우선, "타액을 채취한 실험군이 연방정부의 공무원과 군인들"이 일반 회사의 리더들로 바뀌어도, 똑같은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네요.

    직업군에 따라 업무 형태가 달라지듯, 스트레스의 양도 달라질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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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일이 쏟아져 매일 같이 야근이 계속됩니다. 일이 많은 것은 그래도 참아내겠는데 감당하기 힘든 책임만 주어질 뿐 아무런 권한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최선을 다해 내놓은 결과에 대해 상사는 질책을 쏟아냅니다. 이런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되면 우리는 말 그대로 '번-아웃(Burnout)' 되고 맙니다. 습관적으로 회사에 나갈 뿐 자신의 업무에서 아무런 성취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냥 관성에 의해 앞으로 나아갈 뿐입니다. 별것도 아닌 일에도 동료에게 화를 내고 갈등을 부추깁니다. 동료들의 업무를 적극적으로 돕기는커녕 꼬투리를 잡아 비난하거나 방해합니다. 급기야 외부인들에게 회사를 욕하고 별로 필요도 없는 소모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거나 훔치기까지 하죠.


이렇게 조직의 생산성을 갉아먹는 행동을 CWB(counterproductive work behavior)라고 부릅니다. 조지 뱅크스(George C. Banks)는 이런 CWB가 직원들의 '감정 고갈(Emotional Exhaustion 혹은 Emotional Depletion)'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감정적인 고갈 상태가 조직과 업무에 헌신하려는 의지를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생산성에 악영향을 끼치는 행동을 자극한다는 것이죠.



뱅크스와 그의 동료들은 한국에 있는 모 은행 직원 113명과 그들의 상사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였습니다. 직원들은 "나는 내 업무에서 좌절감을 느낀다"와 같은 항목들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감정적으로 고갈 상태인지를 스스로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조직의 운명을 진정으로 염려한다"와 같은 항목으로 조직에 얼마나 헌신하는지도 평가했죠. 한편 상사들은 "조직에서 용인되는 시간 이상으로 휴식을 취하는가?", "다른 직원들을 놀리거나 조롱하는가?" 등의 질문으로 직원들의 CWB 빈도를 평가했습니다. 결과를 분석하니 감정적으로 고갈 상태에 있는 직원일수록 업무에 몰입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CWB를 더 많이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감정 고갈이 덜한 직원일수록 조직을 긍정적으로 느낄 뿐만 아니라 CWB와의 관련성이 떨어졌습니다.


이 연구에서 뱅크스는 직원들이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CWB를 범한다는 사실도 규명했습니다. 감정이 고갈된 직원이 CWB를 저지르는 이유는 그런 행동을 일종의 보상으로 느끼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조직에서 허용되지 않는 행동을 범할 때의 쾌감, 회사 물건을 훔침으로써 빼앗긴 무언가를 보상 받는다는 느낌 등이 CWB를 저지르도록 한다고 뱅크스는 지적합니다.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프로세스를 개선하거나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조치도 필요하지만, 직원들이 업무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감을 경감시키려는 노력이 먼저입니다.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CWB가 조직 여기저기에서 저질러질 경우, 그런 행동을 한 직원들의 인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기 전에 감정적으로 고단하고 지친 직원들이 누구인지, 그들의 감정을 고갈시키는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고갈된 직원들의 감정에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시킬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참고논문)

George C. Banks, Christopher E. Whelpley, In-Sue Oh, KangHyun Shin(2012), (How) are emotionally exhausted employees harmful?, nternational Journal of Stress Management, Vol. 19(3)


Comments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08.15 20:10

    저처럼 생각하는게 그런 직원들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하등 도움이 되지는 못하지만요. 저는 그런 직원들의 문제는 그들 스스로에게 있다고 봅니다. 그런 사람들은 뭐든 불만인 거죠. 아마 그들의 불만을 해소시켜주면 또다른 불만이 생기고 또 CWB를 저지를 거에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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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2.08.24 09:19 신고

      물론 조직내에 그런 썩은 사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화해서는 안 되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