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경제적으로 부유해지는데 사람들은 행복하지 못하다고 느낍니다. 걱정이나 우울, 자살이나 비만 등과 같은 부정적인 지표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죠. 경제적 성장이 혜택보다는 해악을 가지고 오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바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이 사회를 역동적으로 만들고 발전을 가져다 주는 원동력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쟁을 통해 사회와 조직이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죠.


우리는 경제적으로 매우 풍요로운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도 세탁기나, 청소기, TV, 그리고 자동차를 가지고 있을 정도다. 평균수명도 늘어났는데, 2011년 WHO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은 81세 정도로, 세계 1위는 일본에 비해 2살 밖에 차이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옛날보다 적은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우울증, 불안, 스트레스, 알콜 중독 등으로 고통 받고 있죠. ‘사는 게 힘들다’라는 말을 달고 삽니다.


‘사회적 행복 지수’는 국가가 부유할수록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서, 부유해져도 사회적 행복 지수는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이유는 바로 불평등이 심화되기 때문입니다. 국가의 부유함과 기대수명과의 관계는 생각보다 높지 않습니다. 물론 아주 가난하면 기대수명이 낮지만, 국가의 부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기대수명이 더 이상 올라가거나 하지 않죠. 코스타리카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대략 1만 달러 선인데 평균수명은 79세 정도이고, 미국은 그보다 훨씬 부유한데도 79세죠. ‘부유한 국가일수록 국민들이 건강하다’는 가설은 옳지 않습니다.


이치로 가와치와 브루스 케네디는 미국의 50개주를 대상으로 경제적 불평등과 신뢰와의 관계를 밝히고자 했습니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평등한 주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 신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소득 격차가 큰 주에 사는 사람들, 즉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앨라배마에 사는 사람들은 ‘기회만 있으면 타인들은 나를 이용할 것이다’라고 믿는 사람이 대략 35~40% 정도 됐습니다. 가장 평등한 주인 뉴햄프셔에서는 그렇게 답한 사람들이 10~15% 밖에 안 됐습니다. 


미국 뿐만이 아닙니다. 에릭 어슬러너의 연구를 보면,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수인 지니계수가 클수록 ‘대부분의 사람들을 믿을 수 있다’고 말한 사람의 수가 적었습니다. 지니계수가 0.3정도면 ‘사람들을 믿을 수 있다’는 대답이 40~50% 정도였죠. 우리나라의 지니계수는 2012년 기준으로 0.31이니 아마 비슷한 수준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출처: socialistparty.ie



불평등은 사회적 관계를 악화시킵니다. 대표적인 예가 살인율이겠죠. 우리나라에 불평등과 살인율과의 관계를 연구한 게 없어서 미국과 캐나다 사례를 언급하면, 가장 불평등한 주에서는 1년에 살인사건으로 사망한 사람이 150명 이상이고 가장 평등한 주에서는 10명 미만이었습니다. 적대감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불평등할수록 다른 사람에 대한 적대감이 크고, 이방인을 덜 도와주고, 더 많이 싸우고, 취약계층에 대한 편견이 더 심합니다. 이처럼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갈등적인 인간관계를 더 많이 경험합니다. ‘묻지마 살인’라는 사회문제 역시 따지고 보면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경고가 아닐까 짐작됩니다.


평등의 효과를 가장 극명하게 살펴볼 수 있는 것은 공산주의 국가들의 기대수명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196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들의 기대수명은 잘 사는 서유럽 국가보다 높았습니다. 동독, 헝가리, 불가리아는 상당히 높았죠. 왜 그랬을까요? 이들 국가가 매우 평등했고 사회적 지위의 격차가 매우 완만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왜 1970년대가 되어 공산주의 국가들의 기대수명이 떨어졌을까요? 1960년대 후반에 동유럽 사회에 시장화 바람이 불었다는 게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됩니다. 클라이드 헤르츠만의 연구에 따르면, 개인에게 경제적 인센티브를 부여한 후로 불평등이 야기됐고, 고위관료들이 이상을 망각하고 자기 이익만 챙기기 시작하면서 불평등이 심화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에 알바니아는 꾸준히 기대수명이 증가했습니다. 알바니아는 소련의 수정주의가 아니라 중국의 모택동 주의를 따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유럽에서 유일하게 경제 개혁 프로그램(개인별 경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지 않았죠.


기업 조직에서는 ‘지위’의 차이를 통해 직원들에게 동기부여 하려고 합니다. 바로 성과주의 제도라는 도구를 써서 말입니다. 능력과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겠다는 것인데 누구나 일 잘하면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기회의 평등’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남들보다 덜 받는 사람은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괴로워하고, 더 받는 사람은 보상이 보잘것없다며 투덜대면서 서로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하는 모습을 너무나 자주 목격합니다. 본연의 업무를 소홀히 하며 목표 달성에만 매달리느라 다른 사람의 협조 요청을 무시하는 이기주의가 만연하는 등 여러 문제가 성과주의의 효과를 압도해 버립니다. 그 이유는 조직을 불평등한 상태로 몰고가기 때문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자신이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까, 나의 사회적 지위는 어느 정도일까’를 걱정하는 태도가 만성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합니다. 미국식 성과주의 제도는 그런 근심 걱정을 유발해서 결국 직원들을 건강하지 못하게 만들죠. 평가해서 등급 매기고 그에 따라 보상을 차등하는 것, 그것이 바로 차별이고 불평등입니다. 엄격한 미국식 성과주의 제도를 실시하면서 ‘우리는 직원들을 차별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면 언행일치에 문제가 있는 것이죠.


불평등이 확대되면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줄리엣 쇼어의 연구에 의하면,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소득격차가 확대(불평등 확대)되면서 사람들이 바라는 희망소득도 빠르게 상승했다고 말합니다. 그것도 2배나 말입니다. 덜 저축하고 소비가 많아졌으며 빚도 늘었다고 하는데, 소득 불평등이 ‘사회적 비교’를 강화하는 바람에 소비에 대한 압력이 증가했다는 것이죠.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협력보다 경쟁이 심화됩니다. 우리가 지금 경쟁이 심화된 사회에 살고 있는 이유는 알고보면 소득 불평등 때문이죠. 그 이유는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면 집단간의 사회적 거리가 증가하여 ‘그들’과 ‘우리’를 구분하게 되죠. 그러면 자연스레 지배와 복종의 관계가 형성되고 우월감과 열등감이 강화되며, 소수 집단에 대한 차별과 위계질서 및 권위주의가 심화됩니다. 이렇게 되면, 이익과 물질적 성공이 강조되고 타인의 복지에 대해 무관심해지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회를 공격적으로 착취하려는 동기가 커집니다. 결과적으로 경쟁이 심화되는 것이죠.


경쟁을 협력으로 돌릴려면 그 해법은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민주적 직장에 다니는 직장인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임금 격차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기업에서도 소득 불평등을 조장하는 성과급 차등 같은 제도를 없애야 합니다. 종업원 지주제를 확신시킴으로써 기업의 부가 사용자에게만 돌아가는 관행을 없애야 합니다. 최고경영자가 수십 배 이상의 연봉을 받는 것도 철폐해야 합니다. 소득 격차는 당연한 게 아닙니다. 불평등한 조직에서 직원은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참고도서)

‘평등해야 건강하다’, 리처드 윌킨슨 지음, 김홍수영 옮김, 후마니타스, 2008년

‘신뢰의 힘’, 에릭 M. 우슬러너 지음, 박수철 옮김, 오늘의책,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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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fkisocial.tistory.com BlogIcon FKI자유광장 2014.04.09 12:13 신고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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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 기업이 고객들의 '반(反)정서' 때문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이 큰 이 회사가 왜 고객들로부터 비아냥을 받는 대상이 됐을까요? 표면적인 원인은 고객들의 니즈를 '무시'하고 어떤 경우에는 고객들을 깔보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또 왜 그렇게 됐을까요? 이렇게 된 이유에 관하여 여러 가지 분석이 있겠지만, 문답식으로 간단하게 제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문) 이 회사는 과연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을까요? 

(답) 네,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문) 그렇다면, 알면서도 왜 안 하는 겁니까?

(답) 바로 '부분 최적화' 때문입니다.


(문) 부분 최적화라고요? 왜죠?

(답) 회사 전체가 고객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해도 여전히 각 사업부나 부서들은 부분 최적화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문) 왜 부분 최적화를 할 수밖에 없나요?

(답) 그래야 성과를 인정 받을 수 있고, 성과급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문) 좀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신다면요?

(답) 고객 니즈가 '뛰어난 품질'이라고 해보죠. 품질 높이는 거야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사실 품질을 높이려면 그만큼 비용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면 가격을 높여야겠죠? 


(문) 가격 높아지면 고객들이 구매를 꺼리지 않을까요? 

(답) 그렇죠. 그러니 영업에서는 가격 올리는 걸 싫어합니다. 실적이 떨어지면 성과급도 덜 받게 될 테니까요.


(문) 다른 부서들은요?

(답) 원가관리 부서는 또 어떨까요? 눈에 안 보이는 부품을 싸게 만들어서 가격 상승분을 벌충하려고 하는 시도가 일어납니다. 이런 게 바로 풍선효과죠. 한쪽의 품질을 높이면 다른쪽의 품질이 나빠지는 가죠.


(문) 그렇다면 각 부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 고객 니즈를 만족시키려면 어떤 부서는 실적이 떨어질 것을 각오하고 그 '목표'에 협조해야 합니다. 성과급 같은 것도 포기해야 하고요. 


(문) 하지만 어떤 부서가 그런 상황을 받아 들이겠습니까? 

(답) 당연히 그렇겠죠. 당장 해당 부서의 성과지표가 하락하면, 경영회의 때 CEO로부터 질책 받을 게 뻔하겠죠. 고객의 미움을 받지 않기 위해서 전사 차원에서 노력을 하더라도, 그게 매번 공염불로 끝나는 '근본적' 이유는 부분 최적화를 용인하는(겉으로는 부분 최적화를 배격하자고 말은 하지만) '성과주의 제도' 때문입니다. 이런 성과주의 체계가 조직을 장악하고 있는 한, 고객 니즈를 만족시키자는 목표는 요원할 겁니다.


(문) 성과주의 제도를 없애면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까요?

(답) 당근과 채찍이 있어야만 직원들이 열심히 할 거라는 발상은 제발 버려야 합니다. 당근과 채찍은 짐승에나 쓰는 겁니다. 성과주의 제도 없이도 직원들은 잘 할 겁니다. 그렇게 믿는 것이 먼저입니다. 성과주의의 폐해는 너무나 말을 많이 했으니,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이 블로그의 글들을 참조하세요.



(정리) 고객 니즈가 뭔지 잘 알아도 조직이 그에 따라 신속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알고보면 조직을 옥죄는 '성과주의 제도'입니다. 사업부별 평가, 부서별 평가... 이런 것이 부분 최적화를 정말로 최적화시키는 주범이고 고객이 떨어져 나가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알아도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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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에 대한 책임과 관리를 강조하고 그에 따라 보상이 결정된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주지시키면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력을 직간접적으로 가하면, 성과를 달성하고자 하는 직원들의 동기가 높아질까요? 그에 따라 성과도 역시 향상될까요? 많은 조직에서 이러한 가정 하에 직원들을 코칭하거나 평가하곤 하는데, 하버드 대의 경영학 교수인 하이디 가드너(Heidi K. Gardner)는 회계법인의 감사(audit) 부서와 컨설팅 부서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기초로 이러한 성과 압력(Performance Pressure)이 '양날의 칼'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가드너는 어느 대형 회계법인에 속한 회계감사팀 50개와 컨설팅팀 22개로부터 두 번에 걸쳐 웹을 통해 설문을 받았습니다. 첫 번째 설문은 프로젝트에 투입된 후 3일 내에 실시되었는데, 팀원들의 '일반적 전문성'과 '영역 특수적 전문성'을 평가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프로젝트가 종료되기 1주일 전에 실시된 두 번째 설문은 실제로 프로젝트에서 '일반적 전문성'과 '영역 특수적 전문성'을 얼마나 발휘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었죠. 여기서 '일반적 전문성'이란 학위, 자격, 근속년수 등을 통해 얻은 지식을 뜻하는 것이고, '영역 특수적 전문성'은 말 그대로 업무 수행을 통해 습득한 전문적이고 복합적인 지식을 일컫는 말입니다. 





두 번의 설문과 더불어 가드너는 성과 압력의 정도와 팀 성과를 측정하는 등 다소 복잡한 데이터 수집 과정과 분석을 거쳐 몇 가지 새로운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먼저, 성과 압력이 높을수록 팀 성과가 향상되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잘 수행하겠다는 동기와 몰입에 성과 압력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죠. 이것은 일반적인 생각과 다르지 않은 결과였지만 그 후의 심층분석으로 나온 결과는 성과 압력이 말 그대로 양날의 칼임을 보여줬습니다. 


성과 압력이 높을 경우 팀원들은 '일반적 전문성'의 기반이 되는 지식을 더 많이 사용하는 반면 '영역 특수적 전문성'과 관련된 지식은 적게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가드너는 후속 분석을 통해 성과 창출에 연관된 지식은 일반적 지식이 아니라 영역 특수적인 지식이라는 결론을 얻었죠. 두 결과를 종합해 보면, 성과 압력이 팀 성과를 겉으로 향상시키는 듯 보여도 결과적으로는 더 높은 성과를 달성할 기회를 놓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가드너는 뒤이어 6개의 컨설팅팀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를 통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파악하고자 했습니다. 그 결과, 성과 압력이 높은 상황에 처하면 팀원들은 합의를 이루려는 동기가 커지고, 상식적인 지식만을 취하려고 하며, '잘하는 것'보다 '완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위계에 순응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규명되었습니다. 간단히 말해, 성과 압력이 커지면 해당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적이고 복합적이며 참신한 아이디어를 동원하기보다는 어디서나 빨리 쉽게 구할 수 있고 이미 검증된 일반적인 지식에 의존한다는 것이죠. 그렇게 해야 합의가 수월하게 이루어지고 일도 빨리 완수된다는 점을 팀원들이 암묵적으로 알기 때문입니다. 창의적이지만 검증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가 실패할 경우 지게 될 책임도 한몫하죠.


KPI 설정, 목표 수립 면담, 성과 모니터링 등 성과 창출 과정에 압박 장치들을 지속적으로 작동시키면 직원들의 성과가 높아질 거라는 기대가 순진한 생각임을 가드너의 연구가 바로 보여줍니다. 기존의 룰을 깨뜨리는 창의적 발상을 요구하는 지금, 성과 압력이 과연 그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요? 절차만 따르면 되고 고효율이 무엇보다 우선인 분야에서는 성과 압력이 효과를 발휘하겠지만, 창조적 사고, 융합적 사고, 디자인적 사고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조직에게 성과 압력은 뒷다리를 잡는 악성 문화일 뿐입니다.


성과 압력은 그저 그런 성과에 만족하도록 만들 뿐입니다. 결코 최고의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합니다. 아직도 성과주의가 해답이라고 믿습니까? 



(*참고논문)

Heidi K. Gardner(2012), Performance Pressure as a Double-Edged Sword: Enhancing Team Motivation While Undermining the Use of Team Knowledge,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Vol. 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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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찬규 2012.10.24 10:20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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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마르시아노(Paul L. Marciano)의 'Carrots and Sticks Don't Work'을 읽다가 고개를 끄떡이게 만드는 부분을 읽었습니다. 바로 차등보상(Reward Program)이 오히려 직원들의 동기를 전반적으로 떨어뜨린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마르시아노는 직원들을 탑퍼포머(우수성과자), 저성과자, 중간성과자(탑퍼포머와 저성과자 사이의 직원)으로 구분한 후에 각각에게 차등보상이 효과가 없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마르시아노의 논리가 수긍할 만한지 판단해 보기 바랍니다.





차등보상이 성과를 높이지 못하는 이유 1 


[질문] 어떤 직원들이 차등보상 프로그램에 의해 '인정'받는가?

[답변] 탑퍼포머(우수성과자)들이다.

[이유] 그렇다면, 이미 동기가 충만하고 성과가 높은 직원들이 보상 프로그램에 의해 혜택 받고 인정 받는다는 뜻이다. 그런 직원들이 얼마나 '더' 동기가 충만해지고 얼마나 성과를 '더' 높일 수 있을까? 탑퍼포머들은 이미 98점을 받은 학생에 비유할 수 있다. 성과를 더 높일 만한 여지가 없다.

[결론] 따라서, 차등보상은 탑퍼포머의 성과를 높이지 못한다.



차등보상이 성과를 높이지 못하는 이유 2 


[질문] 저성과자에게 차등보상 프로그램은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답변]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유] 탑퍼포머들만 인정 받을 뿐 저성과자들은 제외된다. 저성과자들의 입장에서 차등보상 프로그램은 자신들이 얼마나 인정 받지 못하고 있는지, 얼마나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지를 확인시켜 줄 뿐이다. 저성과자들의 동기는 더 떨어질 뿐이다.

[결론] 따라서, 차등보상은 저성과자의 성과를 높이지 못한다.



차등보상이 성과를 높이지 못하는 이유 3 


[질문] 중간성과자들에게 차등보상 프로그램은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답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유] 차등보상 프로그램이 실시되는 동안에는 중간성과자들 중 많은 이들이 '당근'을 받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노력한다. 하지만 당근의 대부분은 탑퍼포머들에게 돌아간다. 심리학적으로, 당근을 못 받은 중간성과자들은 '왜 받지도 못할 당근을 위해 애를 써야 하지?'라고 생각하며 태도를 바꾼다. 자발적으로 노력하려 하지 않고 차등보상 프로그램 실시 전에 비해 동기가 더 떨어진다.

[결론] 따라서, 차등보상은 중간성과자의 성과를 높이지 못한다.


[최종결론] 차등보상은 직원들의 성과를 높이지 못한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참고도서)

Paul L. Marciano, <Carrots and Sticks Don't Work: Build a Culture of Employee Engagement with the Principles of RESPECT>, McGraw-Hill,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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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밤바 2012.10.04 15:56

    차등보상을 실시하지 않을경우.
    하위 성과자들은 박탈감은 느끼지 않지만, 일잘하는 사람과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
    중간 성과자들은 노력하지 않아도 똑같은 대우를 받는 하위 성과자들을 보면서
    열심히 할 이유를 찾을수 없고,
    상위 성과자들은 이들을 보면서 동기를 상실할 수 있죠.

    제 생각에는 그 평가가 제대로 될 수 없는 것이 문제이지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진다는 인식을 심어줄 있다면, 차등평가라고 해도
    마냥 박탈감을 느끼거나 포기하게 될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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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2.10.17 16:47 신고

      공정한 평가가 가능할까요? 공정한 마음으로 임해도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지 않을까요?

  2. 노을이네 2012.10.17 11:13

    일종의 삼단논법인 것 같습니다. 차등보상이 적용되는 상황은 무척 다양하겠으나 위 논리가 사실로 밝혀지는 사례가 더 많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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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간짜장쵝오 2012.10.17 17:04

    어떻게 하는 것이 정답일까요? 대표님의 말씀에 공감하고 많이 배우고 있는 1인이지만 회사에서 평가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바밤바님의 말씀에도 일편 공감합니다. 어찌됐건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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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2.10.17 17:06 신고

      평가의 본래 목적은 무엇일까요? 그게 무엇이든 간에 보상과 연결시키면 그 목적은 사라집니다. 평가와 보상은 단절시켜야 합니다.

  4. ted 2012.11.20 16:41

    차등보상을 하는것만 알고 보상금액은 서로 모른다면 어떨까요?
    그러면 조금 더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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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BlogIcon 김지용 2013.03.07 16:04

    차등 보상에 대한 색다른 시각이네요. 단순하게 풀어보면 잘하는 놈 떡하나 더 주는건데..이게 세상의 순리 아닌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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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생태를 단순화한 모델로 구성하여 관찰하면 우리 인간이 가진 습성이 어떠한지를 짐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들의 행동과 조직의 제도나 방침 중에서 어떤 것들이 그런 습성에 반하는지 깨닫을 수 있습니다. 동물과 인간은 서로 본성의 원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 경쟁이 심화될 때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내부 경쟁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평가를 강화하고 차등보상을 도입하며 성과급 비중을 상향 조정하는 일련의 조치를 통해 직원들 간의 경쟁과 단위조직 간의 경쟁을 권장함으로써 조직 전체의 경쟁력을 제고하려고 합니다. 이런 시도가 논리적으로 타당한 듯 보이지만, 경쟁력의 진정한 원천인 구성원 간의 협력을 깨뜨린다는 점과 그로 인해 조직의 생존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많은 경영자들은 간과하고 맙니다. 동물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살펴본다면, 내부 경쟁을 강화하여 외부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조치가 생존을 추구하는 생명의 섭리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 http://www.globeimages.net )


인드리키스 크램스(Indrikis Krams)와 동료들은 얼룩무늬 딱새들을 대상으로 한 관찰 실험을 통해 포식자의 위협이 동료와의 협력을 강화시킨다는 점을 보였습니다. 크램스는 딱새 둥지 15개를 실험군으로, 나머지 13개를 대조군으로 설정했습니다. 그러고는 실험군 딱새들에게는 둥지로부터 150미터 떨어진 곳에 올빼미 박제 인형을 반복적으로 갖다 놓음으로써 잠재적인 위험이 존재함을 인식시켰습니다. 반면 대조군 딱새들에게는 동일한 위치에 개똥지빠귀 인형을 대신 가져다 놓았죠. 올빼미는 딱새들을 잡아먹는 포식자이지만, 개똥지빠귀는 딱새들에게 위협이 되는 대상이 아니라서 대조군 딱새들은 위험을 별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크램스는 딱새 새끼가 태어난지 열흘 되는 날에 두 개의 딱새 둥지 사이에 올빼미 인형을 가져다 놓은 다음, 둘 중 하나의 둥지를 향하도록 했습니다. 올빼미의 위협을 받는 딱새 부부와 옆에 이웃한 딱새 부부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기 위해서였죠. 보통 새들은 자기 영역을 침범한 포식자를 떼지어 공격하는 습성을 보이는데, 크램스는 그 공격의 정도를 0점(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3점(위에서 아래로 내리꽂듯 공격하는 상태)까지의 척도로 측정했습니다. 

관찰 결과, 실험군이나 대조군이나 포식자(올빼미 박제 인형)에게 떼지어 공격하는 경향이 비슷했습니다. 포식자에게 다가가는 거리도 차이가 나지 않았죠. 흥미로운 것은 직접적인 위협을 받지 않는 이웃 딱새들의 행동에서 나왔습니다. 실험군에 속한 이웃 딱새들이 대조군에 속한 이웃 딱새들보다 훨씬 높은 강도로 올빼미를 같이 공격하고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실험군일 때는 모든 딱새가 이웃 딱새가 처한 위협에 같이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대조군일 때는 38.5퍼센트의 딱새가 이웃의 곤경을 모른 체 했습니다.

크램스는 이 실험이 끝나고 1시간 후에 다시 두 둥지 사이에 올빼미 인형을 놓되 그 방향을 이전과 반대로 함으로써 올빼미의 위협을 받았던 딱새 둥지와 그 이웃 둥지의 입장을 바꿔 놓았습니다. 이전 실험에서 도움을 받았던 것에 보답하는지 살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랬더니, 실험군 딱새들은 80퍼센트가 보답했지만 대조군 딱새들은 25퍼센트만 올빼미의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관찰 실험은 동물들은 포식자의 위협이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할 때 이웃과 기꺼이 협력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한 협력이 개체가 갖게 될 리스크를 줄여서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본능적으로 안다는 의미입니다. 크램스의 연구 외에도 자원이 부족할 때도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협력을 추구한다는 또다른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정부 정책의 변화든 경쟁사의 직간접적 위협이든 외부 경쟁이 심화될 때 직원들 간의 내부 경쟁을 강화하는 조치는 인간의 본성에 매우 반할뿐더러 조직의 생존력을 떨어뜨리는 악성요소가 된다는 점이 딱새들의 생태가 우리에게 일러주는 교훈입니다. 굳이 동물들의 생태를 연구하지 않아도 조직에 위협이 가해져 오면 구성원들이 합심하여 공동 대응하려 한다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내부 경쟁이 외부경쟁력을 높인다는 생각이 아직도 경영자들에게 먹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진정한 경쟁력을 형성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거나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당근과 채찍이 제일이라는 믿음을 신봉하는 까닭이겠죠. 신년사에서 흔히 "외부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으니 금년에는 구성원들이 똘똘 뭉쳐 위기를 대처하자"라고 말하면서도 기존의 협력을 해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협력이 자라날 수 없는 강력한 성과주의 제도를 실시하는 것은 참으로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협력이 외부경쟁력을 반드시 제고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부 경쟁은 결코 외부경쟁력을 키우지 못합니다.


(*참고논문)
The increased risk of predation enhances cooperation.


Comments

  1. Favicon of http://chnwh.tistory.com BlogIcon 냉두온심 2012.05.29 21:48

    경쟁이 만사가 아닌데..도덕감정론만 제대로 읽어봐도 이런 발상은 안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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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2.05.30 16:00

      남들도 자신과 똑같은 마음이라는 것만 알아도 경쟁이 능사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겁니다. ^^


보상의 증감에 따라 생산성과 직원만족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실험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실험을 위해 기존의 보상을 줄이겠다면 직원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을뿐더러, 보상 수준을 높여 봤다가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해서 다시 원상으로 복귀하면 역시 직원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보상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지만 생산성이 보상에 비례하여 증가하지 않는다는 실험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실험의 편의를 위해서 조건을 단순화시킨 모델에 쉽게 조달 가능한 학생들(회사에서 아직 일해보지 않은)을 참가자로 참여시켰기 때문에 현실을 과연 올바르게 반영한 결과인지를 놓고 논란이 있죠.

실험적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실제하는 기업에서 보상의 수준과 방식에 변화를 주기 전과 변화가 일어난 후의 차이를 분석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또한 쉽지 않은 까닭은 처음부터 연구자들이 보상의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개입하지 않으면 사전적인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한 채 사후적인 데이터만 가지고 추론해야 하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구성원들과 합의하여 초기부터 보상의 전후 효과를 분석한 몇 안 되는 연구 중 하나가 잔느 라메르(Jeanne M. LaMere)와 동료들이 '미시건 폐기물 서비스'라고 불리는 폐기물 수거업체를 대상으로 한 연구입니다. 이 회사의 CEO는 폐기물 수거 차량을 모는 운전수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도입하고자 했습니다. 라메르에게는 새로운 보상 프로그램이 실행되기 전과 실행된 이후의 변화를 분석하기에 더 없이 좋은 기회였죠. 

이 회사에는 여러 부서가 있었지만, '수거 부문'에 속한 22명의 트럭 운전수를 실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라메르는 제비뽑기를 통해 운전수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1그룹에게는 20주 동안 기본적인 보상을 받다가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적용 받게 했고, 2그룹에게는 1그룹보다 14주 늦게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적용했습니다. 인센티브는 전체 보상 금액의 3% 정도가 되었죠. 이렇게 3~5개월 정도 진행하다가 경영진은 새로운 회계년도의 시작(1990년 9월 30일)과 함께 인센티브의 크기를 94% 증가시켰습니다. 단 기본급은 인상하지 않았죠. 그리고 39주가 흐른 1991년 7월 1일에 다시 인센티브의 크기를 57% 인상하는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이때도 역시 기본급은 동결시켰습니다. 기본급을 그대로 유지했기에 인센티브(성과급)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만을 따로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라메르는 이 기간 동안 트럭 운전수들의 생산성, 성과 포인트, 직무만족도, 사고 발생건수, 순노무비 절감액, 투자수익률 등의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제비뽑기를 해서 그룹을 나눴음에도 인센티브 프로그램이 도입되기 전에 1그룹의 성과는 2그룹보다 현저히 낮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인센티브 프로그램이 도입되자 두 그룹 모두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는 모습이 관찰되었고 그룹의 성과 차이도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두 번의 인센티브 인상과 생산성 증가는 비례하지 않았습니다. 인센티브 크기를 94% 증가시켜 전체 보상 금액의 6% 수준으로 끌어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2그룹의 생산성은 첫 번째 인상이 이뤄진 후에 약간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인센티브 크기를 57% 증가시켜 전체 보상 금액의 9%가 되도록 해도 생산성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인센티브 프로그램이 실시되기 전에 측정한 보상 만족도는 26.10점이었는데, 인센티브가 주어진 후의 보상 만족도는 24.21점 밖에 안 됐습니다. 업무 만족도 역시 종전에 32.47점이었는데 30.37점 밖에 나오지     않았죠. 통계적으로 따져보니 만족도 상의 변화는 없었습니다. 인센티브를 도입하면 보상과 업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 거라는 기대가 틀렸음을 일러주는 결과입니다.

요약하면, 기본급은 그대로 유지하고 인센티브가 전체 보상 금액에서 차지하는 금액을 0%, 3%, 6%, 9%로 증가시켰기에 전보다 돈을 더 받을 수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성과 성과는 그에 비례하여 향상되지 않았습니다. 인센티브가 운전수들의 만족도를 제고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처음 인센티브를 도입할 때는 생산성과 성과가 현저하게 높아지지만, 그 이후에 이루어지는 인센티브의 추가 확대는 별로 이로울 것이 없음을 거의 4년에 걸친 라메르의 관찰로부터 알 수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인센티브(성과급) 비중을 늘리면 개인의 성과가 향상되고 종국에 조직 전체의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치라 생각합니다. 초기에 인센티브를 작게 도입해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기업들은 회사가 위기에 빠지거나 직원들을 채근할 필요가 있을 때 인센티브의 비중 확대가 해결책이 되리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센티브를 점점 확대해 나가기로 계획된 회사들이 꽤 많다는 것을 보고 듣는 중입니다. 하지만 인센티브 확대를 실행에 옮기기 전에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라메르의 연구가 보여주듯이 소폭의 인센티브 도입은 직원들로 하여금 자신의 연봉이 성과가 연동된다는 신호를 주기에 어느 정도의 '당근 효과(혹은 반대로 채찍 효과)'가 있으나 그보다 더 큰 인센티브 비중은 의미가 별로 없을지 모른다는 점(노력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라메르의 실험이 모든 산업과 모든 직무를 포괄하는 연구는 아니지만, 인사정책의 실행은 이론이나 기대가 아니라 엄정한 증거에 기반해야 함을 일깨워 줍니다. '인센티브를 확대하면 좋아지겠지'와 같은 통념과 기대에 근거하여 인사정책에 변화를 주는 것보다 진짜로 효과가 있다는 증거를 발견한 이후에 천천히 실시해야 합니다. 특히 보상과 관련된 정책은 한번 실행하면 되돌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게 증거를 찾아야 합니다. 인센티브 확대가 생산성과 성과를 향상시킬 거란 말은 뻥일 확률이 높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과연 효과가 있을까?'란 질문과 고민 없이 다른 회사도 하니까, 트렌드가 그러하니까, 금년도에는 이거나 해볼까, 하면서 실행하는 제도가 참 많습니다. 여러분의 회사도 그렇지는 않습니까?


(*참고논문)
Effects of a Multicomponent Monetary Incentive Program on the Performance of Truck Drivers


Comments

  1. Favicon of http://www.shinlabs.com BlogIcon 동네의사 2012.05.05 12:04

    블로그를 RSS로 구독하고 있는 독자입니다. 말씀하신 것 가운데 `증거에 기반`한다는 말씀이 와닿습니다. 그런데 효과 자체에 대한 증거 뿐만이 아니고, `인센티브 부여를 판단하기 위한 증거`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잘잘못을 판가름하기 위해 합리적인 증거가 제시되어야 인센티브도 그 고유의 효과를 100%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이것이 내적동기를 저해시키고 외적동기를 강화할 수 있는 우려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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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2.05.08 11:35

      의견 감사합니다. 제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객관적 증거란 허상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인간의 심리상 객관적일 수 없다고 봅니다. ^^


여러 기업들이 운영 중인 성과급을 살펴보면, 회사나 팀의 성과에 따라 지급하는 '그룹 성과급'과, 개인의 능력과 업적에 기초하여 지급하는 '개인 성과급'이 섞인 형태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둘 중 어느 하나만을 택하는 회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죠. 이렇게 두 가지 형태의 성과급을 섞어서 적용하는 이유를 파고 들어가면, 그룹 성과급만을 지급할 경우 그룹의 성과에 무임승차하려는 직원이 생길 것을 염려하기 때문입니다. 개인 단위로 성과를 측정해서 성과급을 주어야만 직원들의 동기를 높일 수 있고 '농땡이'치는 직원들을 벌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개인 성과급의 적용이 무임승차자를 줄이는 이득이 있다고 인정해 보죠. 하지만 그 이득을 얻기 위해 드는 '비용'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여러분이 경험적으로 항상 느끼고 있겠지만, 제도는 항상 트레이드-오프가 있기 마련이니까요. 그렇다면 그 비용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크리스토퍼 반스(Christopher M. Barnes)와 그의 동료들은 그룹 성과급과 개인 성과급을 섞어서 적용할 때와 그룹 성과급만을 적용할 때 팀의 성과와 구성원 개인의 행동이 어떻게 달라질지 실험을 통해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은 경영학과 학부생 304명을 모아서 4명씩 한 팀을 이루게 했습니다. 4명의 팀원들은 한 방에 모여 자신들의 영토를 침략한 적을 인식하여 가능한 한 빨리 적들을 섬멸해야 하는 일종의 전투 시뮬레이션 게임을 함께 수행해야 했습니다. 팀원들은 자신만의 PC 앞에 앉아 게임을 진행했지만 서로 자유롭게 이야기하면서 공동의 적을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의논할 수 있었죠.

연구자들은 학생들 중 절반(38개팀)에게는 무작위로 선정한 라이벌 팀의 점수보다 높게 나올 경우 팀원 각자에게 10달러의 상금을 줄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룹 성과급을 적용한 셈이었죠. 반면 나머지 팀의 학생들에게는 그룹 성과급과 개인 성과급을 섞어서 지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팀의 점수가 라이벌 팀의 것보다 높으면 각자 5달러씩 받을 수 있고, 팀원 개인이 다른 팀의 특정 팀원보다 높은 점수를 받으면 개인에게 5달러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던 겁니다.

게임을 수행하도록 한 결과, 그룹 성과급과 개인 성과급을 섞어서 받기로 한 팀의 학생들이 점수 쌓기에 열을 올렸고 몰려오는 적들을 더욱 빠르게 물리치는 모습이 관찰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팀의 학생들은 자기네 편을 적으로 오인하여 공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4명의 팀원들이 한 방에서 게임을 진행했기 때문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공격 방법을 결정하고 '피아'의 구분을 명확히 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의사소통의 질이 높지 않았다는 증거로 볼 수 있습니다.

게임의 특성상 다른 팀원들보다 적들의 공격을 더 많이 받는 바람에 버거워하는 팀원이 있었는데, 그룹 성과급만을 약속 받은 팀들이 혼합된 성과급을 받기로 한 팀들보다 서로 도와주는 행동이 더 많이 나타났습니다. 바꿔 해석하면, 개인 성과급이 적용된 팀들이 상대적으로 비협조적이었다는 의미입니다.

개인 성과급의 존재가 개인의 이득을 최대화하려는 욕구와 팀의 성과에 기여하고자 하는 이타심 사이의 '내적 갈등'이 정보 흐름의 단절과 비협조를 유도했던 겁니다. 또한 자기 혼자 다른 팀원을 도와주는 등 이타적인 행동을 취한다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다른 팀원들로 인해 자기가 피해(개인 성과급을 못 받는)를 받으면 어쩌나 하는 염려와, '다른 팀원들도 나처럼 이기적으로 할 수밖에 없을 거야'란 인식도 은연 중에 작용했겠죠.

개인 성과급이 적용되면 팀원들 간에 활발히 일어나야 할 의사소통이 저하되고 협조적인 모습이 덜 나타나는 이런 현상을 기업에 존재하는 모든 형태의 팀에 투영하기는 어렵겠죠. 반스가 논문에서 언급했듯이, 이 실험의 결과는 적을 물리쳐야 하는 컴퓨터 게임으로 얻어진 것이기에 일상적인 운영 업무를 주로 하는 팀보다는 특정 주제로 프로젝트를 구성해 긴급히 해법을 마련해야 하는 '태스크 포스(Task-force)형' 팀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허나 점점 더 많은 팀들이 태스크 포스형 팀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반스의 실험을 글자 그대로의 태스크 포스팀에만 적용된다고 제쳐두어서는 안 됩니다.

그룹 성과급도 주고 개인 성과급도 주면 성과가 더욱 높아지리라는 기대는 근거가 없을뿐더러 매우 순진한 생각입니다. 팀원들이 합심하여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고 회사 내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기업환경의 변화와 개인 성과급의 적용은 시너지를 일으키기는커녕 정보의 원활한 흐름을 막고 협조적인 분위기를 깨뜨릴지 모릅니다. 

모든 제도는 트레이드 오프가 있습니다. 제도를 도입할 때 다른 회사는 어떻게 하고 있고 베스트 프랙티스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전에 무엇보다 깊은 성찰이 필요한 까닭입니다. 


(*참고 논문)
Mixing Individual Incentives and Group Incentives: Best of Both Worlds or Social Dilemma? 


Comments

  1. 최윤혁 2012.04.16 10:10

    음..제 주변에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 시킨 직원들에게 정신적, 물질적 보상이 아무것도 없고, 수익이 경영진의 재산증식으로만 이어지는 회사가 있는데요.. 이렇게 되는 경우 직원들의 사기저하 현상과 경영진, 직원간의 괴리현상이 발생하더라구요.
    이런부분은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걸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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