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0일부터 4월 1일까지 페이스북 등 SNS에 남긴 저의 짧은 생각입니다. 봄이 짧게 지나가고 금세 여름이 올 것 같은 기세네요. 벚꽃도 내일이면 다 질 듯하고…  한 주의 중간인 수요일, 건강하게 보내세요.



[피드백에 대하여]


- 피드백은 직원을 '바로잡는 것'이 아니다. 직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 피드백할 때, 특히 부정적인 피드백을 할 때는 반드시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를 아주 자세히 준비해 둬야 한다. 피드백 받는 직원은 상사의 부정적 피드백을 바로 수긍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 직원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으면 절대 피드백하지 마라. 컨텐츠보다 진정성이 먼저다.


- 의사소통의 기술에 관한 책을 보면 어떻게 의사소통해야 하는지 오히려 헷갈린다. 의사소통을 잘 하려면...

(1) 내 의도를 상대방이 알고 있으리라 간주하지 말 것

(2) 모르면 물을 것

이 두 가지만 기억하면 의사소통 잘 된다.


- 관리자들에게 직원 코칭을 하라고 말하기 전에 코칭할 시간을 주라. 결국 실적만 따질 거면서.


- 보통 '부하직원에게 권한을 이양하라'고 팀장들에게 말한다. 하지만 팀장들이 권한이 없는데 어떻게 부하직원에게 권한을 이양한단 말인가?


- 직원에게 상세히 가르쳐주는 상사는 좋은 상사가 아니다. 그 직원을 믿지 않는다는 뜻이니까. 상사가 자기를 가르쳐주길 바라는 직원은 좋은 직원이 아니다. 스스로 자기 무능을 드러내는 것이니까.


- 직원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주목해야 할 4가지

(1) 적절한 보수

(2) 업무에 대한 자기통제력

(3) 업무의 복잡성 및 다양성

(4) 성취감



출처: yourbusiness.azcentral.com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에 대하여]


- ‘저성과 직원 보존의 법칙’ : 저성과 직원을 해고해도 저성과 직원은 다시 생긴다.


- 세상에는 불합리한 상사 밑에서 일하는 합리적인 직원들로 넘쳐난다.

세상에는 불합리한 직원을 두고 있는 합리적인 상사들로 넘쳐난다.


- 성과가 높아야 승진하기 쉽다(X). 성과가 높다고 상사에게 '인식'돼야 승진하기 쉽다(O).


- 리더십 책을 아무리 읽고 실천해도 '누구에게나 항상 좋은 상사'가 되기는 불가능하다. 인간이라서 그렇다.


- 성과를 못내는 것 같은 직원이 열심히 노력해서 성과를 낸다면, 이제 그 상사는 그 직원을 일 잘하는 직원으로 인정할까? 아닐 가능성 90퍼센트 이상.


- 상사들은 성과 못내는 직원을 미워하지 않는다. 자기가 보기에 태도가 마음에 안드는 직원을 미워한다. (하지만 정작 상사는 성과 못내는 직원 때문에 힘들다고 말한다.)


- 국민은 자기 수준에 맞는 대통령을 가진다. 상사는 자기 수준에 맞는 부하직원을 가진다.


- (가설) 상사가 직원들을 관대하게 평가하려는 한 가지 이유 = 직원들로부터 본인이 '좋은 상사'라고 평가 받고자 하기 때문



[경영의 오류에 대하여]


- 경영자들은 직원들을 경쟁의 고속도로로 내몬다. 동시에 그 고속도로에 과속방지턱을 숱하게 설치한다. 관리라는 명목으로.


- 보상을 위한 평가는 당연히 해롭다. 하지만 육성을 위한 평가도 해롭긴 마찬가지. 육성형 평가를 이야기하는 회사는 성과가 낮은 직원을 가려내어 그들의 성과와 역량을 향상시켜주겠다는 '선한' 목적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성과가 낮다고 '찍힌' 직원들이 과연 성과와 역량을 향상시킬까? Absolutely Not!


- 현명해지는 한 가지 방법. 판단을 유보하라. 정확한 팩트가 나타날 때까지는.


- 경쟁을 종용하고 미국식 성과주의가 성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지 가설. 인구가 팽창하고 자원이 고갈되면서 '같은 먹이'를 놓고 싸울 경쟁자를 없애기 위한, 무의식적인 발로가 아닐까? 인구가 급격히 줄지 않는 한, '경쟁'이라는 밈은 맹위를 떨치지 않을까? (나의 가설일 뿐)


출처: www.trinityp3.com



[전략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논리적인 이유]


전략은 대개 KPI를 동반한다.

--> KPI 목표치는 높게 설정되기 마련이다.

--> 상사는 실적 부담에 시달린다.

--> 실적을 제대로 못내는 것 같은 직원을 나무란다.

--> 실적을 잘 내는 직원에게 일이 몰린다.

--> 직원들은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burn-out된다.

--> 전략이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다.

--> '이 전략은 아닌가벼!'하며 다른 전략을 찾는다.


- 차별화의 선행 조건. '우리는 차별적이지 않다'를 진정으로 인정하는 것.


- 좋은 전략을 수립하려면 어디로 가야할지보다 지금 어디에 있는가를 잘 아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기업의 상황이 좋지 않으면 그건 오히려 기회다. 변화할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많은 경영자들은 변화를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한다. 변화는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다.


- 전략의 성공도 열정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영자가 많다. 0점짜리다. 


- 전략은 답이 아니다. 과정이다. 사고 과정이고 실천 과정이고 부단한 수정 과정이다.


- 영화 <건축학 개론>에서 주인공 남자는 "하드가 100MB면 평생 써도 다 못 쓰겠네"라고 말한다(정확한 대사가 아닐 수도). 지금 1~3TB인 하드를 보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은 현재를 기준으로 삼는다. 예측이 실패하는 한 가지 이유다.



[컨설팅 산업의 매력도]

- 경쟁 강도 : 비슷한 서비스를 하는 곳이 많다. 쉽게 베낀다.

- 고객의 교섭력 : 이젠 컨설턴트를 서번트로 여긴다.

- 잠재경쟁자 : 누구나 들어온다. 일반회사 퇴직 후의 경력으로 생각한다.

- 대체재 : 과거의 컨설턴트들이 인하우스 컨설팅 조직에 들어가있다.

고로, 컨설팅 산업의 매력도는 10점 만점에 1~2점 수준.



[기타]


- 스타트업보다 스케일업(scale-up)에 주목하라. '비실거리는' 기업을 찾아내 그 기업을 성장시켜라. 그게 스타트업보다 훨씬 나을 때가 많다.


- 많은 경영자들이 활력을 잃은 산업에 자기가 진출하면 쉽게 1등을 차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물론 1등을 쉽게 차지할 수 있다. 하지만 주머니에 남는 돈이 없는 게 문제.


- 자기가 Giver라고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 사람은 Taker일 확률이 90% 이상.


- 협동조합을 우습게들 생각한다. 협동조합을 비즈니스모델로 생각하는 사람들, 참 많다. 협동조합은 철학이다. 철학 없는 조합원들, 어중이떠중이 모으다가 배가 산으로 간다. 정신 차려라.


- 나쁜 일이 벌어지지 않으려면 나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을 벌하면 된다. (역설적인 표현임)



Comments

  1. Favicon of https://fkisocial.tistory.com BlogIcon FKI자유광장 2014.04.03 11:10 신고

    멋진 상사가 되려고 노력해야 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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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손솜 2014.04.03 11:31

    관리자들에게 직원 코칭을 하라고 말하기 전에 코칭할 시간을 주라. 결국 실적만 따질거면서. → 속이 아주 뻥 뚫리네요. ^^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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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BlogIcon 뚜루앙 2014.04.03 13:03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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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BlogIcon 다크 2014.04.07 14:23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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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회사 내에서 업무 자체의 고충과 동료들과의 갈등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감정적으로 힘들어 하고 괴로워 한다면, 상사는 그 직원에게 다가가 따뜻한 말을 건네며 위로해야 할까요? 이 질문을 받는 사람이 부하직원의 입장이라면 당연히 '그렇다'라고 하겠지만, 상사의 입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선뜻 '그렇다'라고 대답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직원들에 대한 '정서 관리'가 상사의 임무로 인식되고는 있지만, 제법 많은 상사들은 직원들의 감정 문제에 개입하여 위로하고 다독이는 일을 상사가 해야 할 임무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간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상사들은 감정적으로 힘들어 하는 직원들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고 실제로도 감정적인 지원을 직원에게 제공하지만, 그런 일을 상사로서 반드시 해야 할 임무로는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죠.





킬더프 퇴겔(Kilduff G. Toegel)과 그의 동료들은 채용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심층적인 인터뷰를 실시했는데, 이처럼 직원이 상사에게 기대하는 것과 상사가 '감정적인 도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물론 많은 상사들은 부서 직원들이 현재 어떤 감정 상태에 있는지,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늘 주시하면서 적극적으로 직원에게 다가가 감정적인 문제를 들어주거나 조언하고, 직원이 지닌 관점을 바로잡아 주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었죠.


하지만, 그렇게 직원들을 도와주는 이유를 물어보니 몇몇 상사들은 "그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거나, 일하고자 하는 의욕이 낮다면 결국 나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테니까" 등 냉정하고 자기중심적으로 대답했습니다. 이는 감정적으로 힘들어 하는 직원을 위로해 주고 힘을 주면 그 직원이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내고 업무에 몰입하고 팀에 로열티를 보임으로써 자신(상사)의 도움에 보답할 거라고 기대한다는 뜻이죠. 


이렇게 사무적으로 생각하는 상사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따뜻하고 배려심이 깊으며 모든 사람과 잘 어울리는 상사들도 자신이 직원들에게 감정적으로 도움을 줄 때 직원이 보답해 주기를 바란다는 것이 인터뷰 분석 결과로 나왔습니다. 또한, 14명의 상사(관리자)들은 직원들에 대한 감정적인 도움이 상사가 반드시 해야 할 활동이라기보다 '부가적인' 책임이라고 강조했죠.


직원들의 생각은 상사와는 달랐습니다. 자신이 일과 관련되어 감정적으로 힘들 때 상사가 당연히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런 것이 상사가 해야 할 당연한 임무라고 여겼죠. 그래서 상사의 감정적인 지원에 대해 뭔가 보답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별로 느끼지 않는다고 답변했습니다. 물론 직원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조언하는 상사를 '훌륭한 리더'라고 인정하긴 했지만, 일에 매진하거나 팀 성과에 더 기여하는 등 보답에 대한 의무는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었죠. 


상사는 자기가 많이 위로해 주고 도움을 준 직원이 어느 날 갑자기 회사를 그만둔다거나 다른 팀으로 이동시켜 줄 것을 요구할 때 배신감과 비슷한 감정을 경험하게 되는데, 바로 '감정적인 도움'에 대하여 상사와 직원이 기대하는 바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대의 차이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퇴겔의 연구로는 알 수 없지만, 퇴겔은 아마도 부모의 지원에 대해 자식들이 의무감을 덜 갖는 이유와 같지 않을까, 라고 추측합니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일 때문에 힘들어 하는 직원에게 도움을 줄 경우 상사는 직원으로부터 보답을 기대하기보다는 자신의 따뜻한 위로와 조언으로 직원의 마음이 좀더 나아진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가지는 게 좋다는 것을 퇴겔의 연구에서 알 수 있습니다. 보답을 기대하고 도움을 주게 되면, 회사를 나가버리거나 일에 몰입하지 않는 등 도움에 부응하지 않는 직원에게 실망하여 결국 상사 자신이 부정적인 감정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내가 도와줬는데 나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어'라며 말입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감정적인 도움'을 바라보는 상사와 직원들의 시각 차이에서 발견된다는 것은 흥미롭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참고 사이트)

http://bps-occupational-digest.blogspot.kr/2013/06/employees-dont-feel-obliged-to-pay-back.html


(*참고논문)

Toegel, G., Kilduff, M., & Anand, N. (2012). Emotion Helping by Managers: An Emergent Understanding of Discrepant Role Expectations and Outcomes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56 (2)


Comments

  1. BlogIcon KJK 2013.06.26 20:48

    기술된 내용을 읽어보니, 중간관리자의 입장에서 은근히 느끼는 감정이었지만, 이렇게 명료하게 묘사하고 그것이 조직에서 흔히 느껴지는 공통된 감정이라고 정의해주니... 향후 어떤 자세를 가지고 동료와 선후배들을 대해야 될지 알것 같습니다. 그런데 읽다 보니 한가지 궁금한것이 있는데, 부하직원으로서 care를 잘 해주신 상사분에게 배신감이 들지 않도록 좀 더 잘 해야겠다 라는 감정이 드는것은 상사분이 성공적으로 저를 코칭하신것이 되는건가요? 어떻게 해석하는것이 좋은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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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khj 2013.06.27 23:26

    저는 기대때문에 실망할 수도 있지만, 그 기대에 부응해서 지금까지 보다 점점 더 잘 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직원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충분하다면...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지금까지와 다른 관점으로 자극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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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대의 심리학자인 리차드 펠슨(Richard B. Felson)은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과거에 정신병을 앓았던 자, 폭력 전과가 있는 자들을 대상으로 다른 사람들과 다투거나 주먹다짐을 벌였던 경험에 관해 설문조사를 벌였습니다.1)  펠슨은 그 상황에서 응답자들이 어떤 조건에 놓였었는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정량적인 분석을 위해 응답자들이 경험한 사건의 상황은 다툼의 심각성 수준에 따라 4가지로 구분했습니다. 첫째 '화가 났지만 아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던 때', 둘째 '말싸움을 벌였던 때', 셋째 '주먹이 오고갔지만 무기는 쓰지 않았던 때, 넷째 '무기를 사용했던 때'로 나뉘었죠.


펠슨은 응답자들에게 던진 여러 가지 질문을 통해 중요한 시사점을 얻었는데 그 중 주목할 만한 것 중 하나는 동성끼리 다툼을 벌일 경우 단 둘이 있을 때보다 여러 사람들이 지켜볼 때 주먹다짐으로 번질 확률이 2배나 높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이것은 우리의 상식과 반하는 결과입니다. 우리는 보통 여러 사람들 앞에 있을 때는 다툼이 생기더라도 사람들 눈을 의식해서 어쩔 수 없이 참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 앞에서 상대방으로부터 수치스럽고 모욕적인 말을 들으면 훼손된 자신의 평판이 대중에게 그대로 노출된다는 위협을 감지하게 됩니다. 항상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신경 쓰고 염려하는 인간은 평판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고 불릴 만큼 명예를 소중히 여깁니다.  그래서 대중들이 버젓이 보는 앞에서 감행하는 폭력은 상대방으로부터 손상된 평판을 회복시키기 위한, 거의 본능에 가까운 행동입니다. 똑같이 모욕스러운 말도 단 둘이 있을 때는 말타툼으로 끝나겠지만 여러 사람들 앞에서는 주먹다짐으로 이어지거나 설령 폭력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분노의 강도는 훨씬 높을 수밖에 없죠. 실제로 미국에서는 폭력적 싸움의 3분의 2 가량이 공공장소에서 벌어지고 젊은이들의 경우에는 그 비율이 4분의 3으로 증가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펠슨의 연구는 부하직원의 잘못을 혼내고자 하는 상사에게 한 가지 귀중한 주의사항을 전해 줍니다. 바로 '절대로 다른 직원들 앞에서 혼내지 마라.'입니다. 물론 잘못을 저지른 직원이 여러 사람들 앞에서 모욕감을 느낀다고 해서 혼내는 상사에게 주먹을 날리는 하극상의 상황을 연출하기는 어렵겠죠. 그렇게 하면 상사로부터 깎인 평판이 '상사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놈'이라고 동료직원들에게 각인되어 더 깎일 테니 말입니다. 이보다는, 혼내는 목적이 잘못을 바로잡기 위함이든 아니면 욱하는 감정을 해소하기 위함이든 여러 사람들 앞에서 혼내는 행위는 부하직원으로 하여금 잘못을 뉘우치게 만들기는커녕 반항심과 분노를 극도로 상승시킨다는 게 문제입니다. 비록 잘못을 인정하고 싶더라도 사람들 앞에서 모욕감을 느꼈다는 것 때문에 자기합리화와 자기방어의 프로세스가 더욱 강화되어 급기야 자신의 잘못을 변호하거나 부정해 버리기도 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자존감을 타인으로부터 찾는 사회적 동물입니다. 심리학자 마크 리어리(Mark Leary)는 인간이 자신의 사회적 가치, 선행과 악행을 관찰하여 자존감을 형성하고 평판을 높이려고 시도한다고 말합니다.2)  타인이 긍정적인 관심을 보이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반대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거부 의견을 밝히면 자존감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여러 연구를 통해 규명한 바 있죠. 여러 사람 앞에서 혼내는 행위는 짧은 시간에 자존감을 한꺼번에 깎아내리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물론 기대하는 행동의 변화는 결코 일어나지 않죠.


부하직원을 혼낼 일이 있으면 조용한 장소에서 단 둘이 만나야 합니다(동료 간의 다툼도 마찬가지). 여러 사람들이 다 보고 듣는 곳에서 야단을 쳐야 부하직원이 더 분발할 거라고 믿는 자(또 그렇게 행동하는 자)는 인간의 보편적 심리를 모르기에 유능한 관리자라 말할 수 없습니다. 자신이 여러 사람 앞에서 야단을 맞는 부하직원의 입장이라면 어떨지, 역지사지하면 바로 느낄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혹여 과거에 사람들 앞에서 부하직원을 망심 주듯이 혼낸 적이 있다면 그를 조용히 불러 사과해야 하지 않을까요? 자신으로 인해 깎여내려간 그의 자존감을 다시 채워주는 일은 관리자의 책무이기 이전에 인간에 대한 예의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문헌)

1) Richard B. Felson(1982), Impression Management and the Escalation of Aggression and Violence, Social Psychology Quarterly, Vol. 45(4)

2) 존 휘트필드, <무엇이 우리의 관계를 조종하는가>, 김수안 역, 생각연구소, 2012

Comments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09.06 13:03

    저는 이걸 군대에서 배웠어요. 보통 후임 중 누가 잘못하면 뒷편 으슥한 곳에 데려가서 담배 하나 물려주고 혼내죠. 다 있는 내무실에서 혼내는 사람은 좋은 선임이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 없었어요. 역으로 정말 밉살스러운 후임은 창피 당해보라고 다 있는 곳에서 혼낸 적도 있네요. 여튼.. 그만큼 20살, 21살 어린 나이에도 모두의 앞에서 혼내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는 것쯤은 안다는 뜻인데.... 그걸 이해 못하는 건지, 배려가 없는 건지, 모두가 있는 곳에서 보란 듯이 버럭대는 상사가 있죠. 그런 사람보면 그냥 자기가 이만한 권력을 갖고 있음을 으시대는 거 같아서 질책이 귀에 들어오지도 않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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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2.09.06 14:16 신고

      남자다움과 '성질 못 참음'을 동일시하는 그런 상사들도 간혹 있습니다. ^^

    •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09.06 14:57

      ㅋㅋㅋㅋ맞아요. 아직도 우리나라 남자들은 목소리크고 뭐 좀 던지고 쾅쾅 걷어차면 남자답다고 인식하는 점이 분명 있어요. 뭐 자기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그런 성질을 부리는 거야 자기 사정인데, 조직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건 정말 아닌 거 같아요.

  2. 세미 2012.11.21 21:22

    저는 조용히 불러서 혼내는데;지금의 상사는 모든 사람을 싸잡아서,모든 사람앞에서 버럭버럭거립니다. 말도 섞기 싫고 얼굴도 보기 싫어요. 이성과 감성의 경계는 정말 멀고 멉니다.

    perm. |  mod/del. |  reply.
  3. 세미 2012.11.22 08:23

    저는 조용히 불러서 혼내는데;지금의 상사는 모든 사람을 싸잡아서,모든 사람앞에서 버럭버럭거립니다. 말도 섞기 싫고 얼굴도 보기 싫어요. 이성과 감성의 경계는 정말 멀고 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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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Favicon of http://makeityourringdiamondengagementrings.blogdetik.com/commonwealth-life/ BlogIcon Commonwealth Life Perusahaan Asuransi Jiwa Terbaik Indonesia 2012.11.25 16:03

    좀.. 쌩뚱맞은 댓글일수도 있겠네요...... 초대장 부탁드려요.... 사무실 컴퓨터론 블로그 관리하기가 조금 힘들어.. 스마트폰으로 할려니.. 초대장이 필요하다고 하네요...ㅠㅠ - 이쪽으로 보내주심 감사 하겠습니다..^^

    perm. |  mod/del. |  reply.



직장 생활을 할 때 가장 어렵고 힘든 것은 무엇일까요? 과중하고 까다로운 업무일까요? 아니면, 하는 일의 수준과 양에 비해 턱없이 낮은 보상일까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사람 관계'가 직장 생활을 힘들게 만드는 가장 큰 문제이고 그 중에서도 '상사와의 관계'를 지목하리라 짐작됩니다. 상사가 직원의 근무만족도를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라는 점에 여러분은 거의 모두 동의할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30년간 10만 명을 대상으로 한 갤럽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원들이 자신의 회사를 '좋은 기업'이라고 평가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직속 상사였다고 하니 말입니다. 상사가 직원의 만족도와 성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겠죠. 새삼스러울 것이 없죠.



그런데 직속 상사의 리더십이 훌륭하냐 그렇지 못하냐가 부하직원의 건강(그리고 수명)과 관련되어 있다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1992년부터 2003년까지 스톡홀름 대학의 안나 뉘베리(Anna Nyberg)와 동료들은 3,122명의 스웨덴 남성들을 대상으로 상사의 리더십이 '심장 발작'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그들은 먼저 조사 대상자들에게 자신들의 상사를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리더십 평가 항목은 직원에 대한 배려심, 목표와 역할에 대한 명확한 지시, 정보와 피드백 제공, 변화를 주도하는 능력, 직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능력 등이었습니다. 그런 다음, 병원 기록을 토대로 부하직원들의 심장 발작 여부, 그로 인한 사망 여부 등을 조사했죠.

뉘베리는 상사의 리더십 점수가 부하직원들의 심장 발작과 어떤 상관이 있는지 통계적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랬더니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상사의 리더십 점수가 높을수록 부하직원들의 심장 발작 확률이 20% 낮았습니다. 그리고 좋은 상사(리더십 점수가 높은 상사)와 오랫동안 같이 일할수록(4년 정도) 심장 발작 확률은 3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장 발작 위험
1년 같이 근무하면  : 1.0 --> 0.76
2년 같이 근무하면  : 1.0 --> 0.77
3년 같이 근무하면  : 1.0 --> 0.69
4년 같이 근무하면  : 1.0 --> 0.61

물론 뉘베리의 연구가 '상사가 훌륭한 리더십을 가질수록 부하직원들이 더 건강하다'라는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닙니다. 상사의 리더십과 부하직원들의 건강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밝혀냈을 뿐이죠. 나쁜 상사가 나의 건강을 해친다, 라고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서는 곤란합니다.

그렇지만, 이 연구 결과는 상사가 부하직원의 건강, 더 나아가 직원들의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수 중에 적어도 하나라는 점을 추론케 합니다. 심장 발작과 같은 질병이 주된 원인이 스트레스이고, 스트레스의 주된 원천이 상사라고 많은 직원들이 호소하는 점을 인정한다면, 상사의 리더십과 직원의 건강 사이에 '어느 정도'는 인과관계가 존재하리라 추측할 수 있겠죠(조심스러운 추측이긴 합니다).

만일 이 인과관계가 밝혀진다면,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방법 중에서 상사의 리더십을 강화하거나, 강화할 수 없다면 다른 이로 교체하는 등의 조치가 효과적이겠죠. 직원의 생산성은 정신과 신체의 건강함에서 기반하니까 말입니다.

여러분의 상사는 어떻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건강 상태는 어떻습니까? 둘 간에 어떤 관계가 존재한다고 평소에 느끼고 있나요? 여러분의 이야기를 댓글로 달아주세요. ^^

(*참고논문 : Managerial leadership and ischaemic heart disease among employees )

 

Comments

  1. 홍홍 2011.08.22 16:14

    아...너무나 공감가는...디자인비전공자이면서 디자인은 설계야~~라고 디자인10년차인 과장에게 디자인을 가르칠려고할때...회의하고 다음날 이어서 회의하면 다시 원점부터 이야기하는...내가 제일 잘 안다는 자만심에서 오는 그 잘난사람....심장이 꽉 막히고 의욕이 상실되죠...내가 여기 왜있는거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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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직원들의 인격을 존중해야 하고 그들을 인신공격하거나 망신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모든 관리자들은 인식하고 있을 겁니다. 부하직원들이 잘못을 하면 그 행위에 대해 비판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성격, 학력, 배경 등과 같은 개인의 속성을 조롱하거나 상처를 주면 되돌이킬 수 없는 앙금과 분열이 관리자와 부하직원들 사이에 생겨난다는 것쯤은 이미 아는 바이겠죠.

문제는 안다고 해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특히 실적이 떨어지고, 프로젝트 종료일자는 다가오고, 경영자들이 성과에 대해 압박을 가해오고, '갑'인 고객들은 과중한 요구를 연일 쏟아내기 시작하면 부하직원을 인격적으로 다루기가 매우 힘들어집니다. 누군가가 실수를 저지르거나 업무 성과가 좋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고 급기야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는 일도 벌어집니다. 관리자 스스로 그것이 잘못된 행동임을 깨닫더라도 어려운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구실로 합리화시키기도 하죠.



'디지털'사의 마케팅 담당 고위책임자였던 에드워드 E. 루센트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부하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줄 목적으로 댈러스까지 기차 여행을 하던 중에 직원들에게  "문제가 있거나 건의할 것이 있으면 말해 보라" 고 했습니다. 어떤 직원이 용기를 내어 회사의 판매 전략이 이상하고 불분명하다고 이야기하면서 좀더 자세하게 설명해 달라고 루센트에게 요구했습니다.

루센트가 어떻게 했을까요? 평소 권위적인 경영 스타일로 악명이 높던 사람답게 그는 직원을 앞으로 나오라고 한 다음에 판매를 담당하는 자가 판매 전략을 모른다는 것은 멍청하거나 게으르기 때문이라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었습니다. 사기 진작이라는 기차 여행의 본래 취지는 온데간데 없었습니다. 직원들은 그런 루센트를 보며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말하지 않아도 알 겁니다. 결국 루센트는 디지털 사에서 쫓겨나고 말죠.

부하직원들의 자존심에 구멍을 내는 관리자들의 행동은 단기적인 위기를 빨리 극복하는 데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부하직원들에게 치유하기 어려운 모멸감과 상처를 안겨주어 장기적인 '단절'로 이어집니다. 부하직원들은 신뢰의 문을 닫아버리고 방어의 성벽을 높게 쌓아 올립니다.

부하직원들을 잘못 대하는 것은 아닌지 항상 되돌아보고 '수정'하고자 하는 관리자라면 2차 세계대전의 영웅인 더글라스 맥아더의 '부하 사랑'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항상 다음과 같은 6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자신의 행동과 말을 반성했다고 합니다.

- 부하들을 괴롭히지 않았는가?
- 부하들에게 화풀이하는 경우는 없는가?
- 나를 믿고 따르도록 부하들에게 모범이 되는가?
- 가족을 대하듯 부하 한 명 한 명에게 신경을 쓰고 있는가?
- 다른 부하들 앞에서 어느 부하의 잘못을 질책하지는 않았는가?
- 상관에게는 굽실거리고 부하에게 야비하게 굴지 않았는가?


관리자의 리더십 성향은 쉽게 바뀌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매일 퇴근할 때 맥아더의 6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자신의 행동과 말을 조금씩 수정해 나가는 관리자와, '내 방식대로 할래' 라는 아집을 고수하는 관리자의 나중 모습을 서로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나겠죠.

오늘은 위의 6가지 질문을 자신에게 해보며 퇴근하는 월요일이기를 바랍니다.

(*참고도서 : '최고의 햄버거 만들기')
 

Comments

  1. Favicon of http://www.mint64os.pe.kr BlogIcon kkamagui 2011.07.13 01:05

    아직 말단 사원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생각하게 하는 6가지군요.
    아내와의 관계에 대입해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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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07.13 18:09

    부하 직원이던, 상사던 상대방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만이
    사람들에게 존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잘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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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Favicon of http://www.leejangsuk.com/ BlogIcon 이장석 2011.07.15 11:06

    공감합니다. 관리자일수록 아량과 지혜를 갖고 사람을 대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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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인터뷰에서 모 임원 A의 말을 듣고 잠시 멍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회사가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이나마 살아남은 힘이 무엇인 줄 아는가? 바로 남들이 변화할 때 우리는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변화하고자 한 회사들은 하나 둘 나가 떨어졌는데, 우리는 98년의 위기를 이겨내서 지금 잘 나가고 있질 않는가?”

그의 말은 인사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들어온 저를 무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말을 들으면서 저는 부디 이런 생각이 그 혼자만의 생각이길 바랬습니다.

새 제도가 케잌처럼 달콤할 순 없을까요?


“외부의 변화 속도가 내부의 변화 속도를 넘어서면 종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이다.”, 라는 잭 웰치의 말을 굳이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직원 대부분의 생각이 A와 비슷하다면 여러분 회사의 미래는 과연 어떨까, 고민이 됩니다.

한때 8개팀까지 있던 민속씨름이 이제 한 팀만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씨름계의 현실은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제 임원이 되어 느긋해진 A와 동조하여 여러분도 ‘작은 성공’에 취해 있어야 할까요? 환경이 우리 입맛대로 변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습니다. 안에서 우리가 먼저 변해야 삽니다.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새로운 인사제도는 이러한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소박한 울림입니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 보면 바뀌는 것은 별로 없을지도 모릅니다. 평가지표나 양식, 평가자나 평가절차 등은 기존의 것과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새로운 음식이라 할지라도 그 안에 들어가는 재료야 늘 보던 것과 같은 이치겠죠. 그러나 맛보기 전에 폄하부터 하지 말길 바랍니다. 근본적인 변화, 어쩌면 거부하고 싶은 변화를 여러분에게 요구합니다.

이번 인사제도가 추구하는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투명성입니다. 마치 밀실에서 진행되는 이미지로 잘못 비춰졌던 인사평가의 절차와 결과가 최대한 있는 그대로 피평가자에게 공개되고 피드백됩니다. 

이것은 놀라운 변화입니다. 하지만 적응하기 어려운 변화일 수도 있습니다. 평가가 공개되면 조직 분위기가 엉망이 될 거라는 우려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상사의 진정 어린 솔직한 평가에 색안경을 끼고 볼 부하직원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오히려 감추기 때문에 오해가 증폭되는 것은 아닐까요? 직원들은 자신의 평가과정과 결과가 어떤지 ‘알 권리’가 있습니다.

둘째, 육성지향성입니다. 누가 더 낫고 누가 덜한지를 가리는 데 초점을 맞춰왔기에 한 사람을 평가하는 데 채 1분도 걸리지 않는 기존의 평가 방식을 이제 버리고자 합니다. 평가자들은 부하직원의 장점과 개선할 점을 평소에 꼼꼼히 기록하고 코치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이를 해태하는 관리자들은 더 이상 관리자의 책무를 다하는 자라고 볼 수 없습니다. 공식적으로 조언해 주고 조언을 받아들이는 데 어색함을 느끼는, 그래서 술이나 사주면서 고충을 듣는다고 하는 것이 전부인 상사들에게는 버겁고 낯간지러운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관리자들이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최고의 선(善)은 부하직원을 육성하여 그들이 회사에 더 많은 성과를 가져오도록 격려하려는 것입니다. 그것이 자신을 관리자로 인정해 준 회사에 대한 보답입니다.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할 때, 상사로서 부하직원 관리를 어떻게 하는가, 라는 질문을 자주 하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열에 여덟 정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글쎄요. 술 사주면서 부하직원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들어주는 것 이외에는...”, 이라며 말을 흐리거나, 나머지 열에 둘 정도는 “업무가 바빠서 신경 쓸 여유가 없다.” 라고도 말합니다.

그래서 반대로, 부하직원들에게 술 잘 사주는 상사가 마음에 드는지 질문해 보면 “술 사주면 좋긴 하지만, 그때뿐이다. 평소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라는 대답이 대부분입니다. 모 회사 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술 잘 사주는 상사는 좋아하는 상사 리스트에 끼지도 못했습니다.

얼마 전 모 컨설팅 회사가 세계 16개국, 직원 250명 이상 기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사에 대한 만족도에서 한국이 16개국 중 꼴찌라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특히 부하직원을 존중하고 배려하느냐는 질문에 30% 정도만 ‘그렇다’라고 대답했는데, 흥미로운 것은 우리보다 열악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중국은 동일한 질문에 50% 이상의 만족도를 보이고 있었지요. 

그 리포트는 우리나라의 중간관리층 이상 직장인의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에 심각한 장애가 있다는 분석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엄밀한 성과주의보다 인간적인 정리(情理)를 우선시하는 우리 기업의 일반적인 풍토에서 이런 설문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참 의외입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얼마나 ‘진정한 배려’에 목말라 있는지 알 수 있는 단면은 아닐까요?

관리자들이 부하직원에게 베풀 수 있는 최고의 덕(德)은 배려입니다. 인사평가는 배려의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평가할 때 부하의 잘못이나 부진을 따끔히 지적하는 대신에 ‘그래도 1년간 고생했잖아’ 하는 생각에 눈감아 주는 것을 배려로 잘못 아는 관리자들이 많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인물인 벤자민 프랭클린은 “나무에 가위질을 하는 것은 나무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관대한 평가결과는 결국 직원들의 자기개발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회사의 퇴보를 자초하는 길입니다.

제도는 다 만들어졌으니 이제 실행에 옮길 일만 남았습니다. 실행하면서 잠시 삐걱댈지도 모릅니다. 삐걱 소리에 놀라 옛날로 돌아가자는 볼멘소리도 있을 겁니다. 인생에 있어 누구나 사춘기를 겪지만 그것이 불편하다고 어린이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의 회사가 늘 푸르고 싱싱한 청년의 기업으로 우뚝 서고자 한다면, 이러한 불편함 쯤은 홍역 치르듯 이겨내야 합니다. 이번 인사제도가 창대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밟고 올라 설 작은 디딤돌 하나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 본 글은 모 회사의 인사제도 개선 프로젝트를 끝내고 '직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로 작성된 것입니다. 인사제도를 개선했거나 개선할 예정인 기업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여기에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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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Favicon of http://gmyou.egloos.com BlogIcon 힘찬아빠 2010.04.06 12:17

    와~ 앱두 있으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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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isonara.tistory.com BlogIcon 이소v 2010.04.06 13:37

    정말 일리있는 말씀만 적어 놓으셨네요. ^ ^*
    변화에 인색한 관리자분들이 많이 계신데, 좀 걱정되는 부분이죠.
    기업들이 양적성장은 잘 해왔지만, 이제 질적성장을 할 때라는 것을 빨리
    깨닫고 실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추천하고 갑니다.
    자주 들르고 싶어지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perm. |  mod/del. |  reply.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0.04.06 13:43 신고

      고맙습니다. 생각 있는 관리자를 만나는 것도 복일 겁니다. ^^ 자주 들러 주십시오. ^^

  3. 최씨집안. 2010.04.08 12:54

    잘 읽었습니다.
    에너지버스2를 읽고 있는 저에게 많은 공감을 주는 글이네요.
    우리회사도 현재 조직개편 및 인사 이동, 평가 등이 진행되는 중입니다.
    글을 제 블로그로 퍼가도 될런지요.
    가능하다면 메일로 부탁드립니다.(cheongsol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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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0.04.09 14:26 신고

      네, 퍼가도 됩니다. 단 출처를 정확하게 명시하시면 됩니다. 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4. 달인 2011.05.20 12:45

    항상 느끼는 거지만 제도나 시스템이 문제가 아니라 항상 사람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관리자가 올바른 평가를 할 수 있고 믿고 맡길 수 있다면 굳이 복잡한 시스템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데..그게 어려우니 자꾸 객관적인 지표를 찾으려고 하고 그러다 보면 주객이 전도되고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핵심으로 가지 못하고 자꾸 변두리만 기웃거리는 느낌이랄까요.. 평가시즌만 되면 느끼는 감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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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Favicon of http://blog.daum.net/gdocument BlogIcon shg 2011.10.29 01:01

    부하를 아끼는 지휘관은 실패한다. -나폴레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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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직원과 잘 대화하는 법   

2010. 3. 19. 09:44

부하직원과 하루에 몇 번 정도 대화하십니까? 일일이 세기 어려울 겁니다. 가벼운 농담이나 사적인 이야기가 아니라면, 업무와 관련해 부하직원과 대화를 하거나 1:1 면담을 할 때는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아무 생각 없는 말 한 마디로 부하직원에게 큰 상처를 주거나 반감을 야기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성과 저조를 질책하거나 독려할 때는 더욱 그렇지요.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부하직원과 면담을 할 때 상사가 지켜야 할 태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적극적으로 경청하기
부하직원이 무엇을 말하고 있고 무엇을 말하고 있지 않는지를 정확하게 들어야 합니다. 또한 부하직원의 말의 톤과 매너가 어떤지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죠.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잘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해서, 부하직원의 말에 호응을 해 주거나 혹은 다른 식으로 바꾸어 말하거나 하는 것이 좋습니다.

효과적으로 질문하기
면담을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보고 친화감을 형성하고 부하직원의 생각을 자극하기 위해서 질문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따지거나 테스트하기 위한 질문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왜 프로젝트를 기한까지 달성하지 못했냐?”라고 물으면 상대방은 방어적으로 대답할 수 밖에 없겠죠. '왜'라는 말은 가능하면 쓰지 마세요. '어떤', '무엇'이라고 물어야 합니다. “프로젝트 수행에 어떤 어려움이 있었냐?"라고 말입니다.

효과적으로 칭찬하기
긍정적인 피드백은 부하직원의 자존심과 긍지를 높여 줍니다. 효과적으로 칭찬을 하려면 일상적인 대화보다는 공식적인 면담에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하직원이 무엇을 잘 했는지를 명확하게 짚어 주고 부하직원이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친화감 형성하기
친화감을 형성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은 부하직원의 ‘바디 랭귀지’와 말하는 톤을 비슷하게 구사하는 겁니다. 그러나 그대로 흉내 내는 코메디를 연출하지 말아야 하겠죠.

신뢰감 형성하기
신뢰감은 면담을 효과적으로 이뤄지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신뢰감은 당신의 경험, 생각, 느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진심으로 부하직원의 관심사에 대한 믿음을 줌으로써 형성됩니다. 이때 반드시 성심껏 피드백해 주어야 합니다. 건설적인 피드백은 자신감을 높이고 자기발전을 위한 촉매가 됩니다.

섣불리 판단하지 않기
부하직원과의 대화 중에 주관과 편견에 의해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바로 반박하려 하지 말고 최대한 객관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끝까지 경청한 후 모르는 부분을 솔직하게 질문해야 합니다. (예: 어떻게 그것을 알게 되었나?  어떤 증거를 가지고 있는가?)

격려와 지원
훌륭한 코치가 되기 위해서는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부하직원들이 각자의 일에 더욱 매진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하직원이 도움을 요청할 때 “나는 바빠서 신경 쓸 겨를이 여력이 없다”는 인상을 보여서는 안 됩니다.

미래에 집중
과거사를 들추어 심문하는 듯한 태도와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에 대해서 부하직원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관리자가 되어야 하겠죠.

관찰하기
관리자로서 부하직원의 대화 내용, 말하는 태도 등을 면밀하게 관찰하게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추가적인 정보를 알아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다 아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군요. 아는 것을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아는 것이 아니다'란 말이 있습니다. 이 글과 연관된 '부하직원을 잘 혼내는 방법' 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

오늘도 즐거운 직장 생활이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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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동물 2010.03.22 10:20

    내용 잘 봤습니다.
    이제 직장에서 부하직원을 부리기 시작하는 시점인데
    많은 도움 되겠네요...
    하지만 역시 실천이 중요하겠죠... ^^

    perm. |  mod/del. |  reply.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0.03.23 22:58 신고

      훌룽한 상사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실천하지 않으면 아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