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얼마 전 번역 출간한 <피터 드러커의 최고의 질문>이란 책에 '옮긴이의 글'로 올렸던 글을 여기에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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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리더라면 피터 드러커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만일 있다면 그는 한번도 경영의 본질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2005년 11월에 96세를 일기로 사망할 때까지 경영학계의 ‘생불(生佛)’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그가 리더들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간명하면서도 매우 중요한 경영의 본질을 다룬다. 경영 컨설턴트로서 나는 연일 쏟아지는 여러 경영 관련 책들에 관심을 두는데,  제각기 독창적인 경영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지만 결국 드러커의 5가지 질문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매번 느끼곤 한다. 부처님 손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손오공과 같다고 해야 할까? 


5가지 질문을 늘 상기하고 스스로에게 던지는 일은 경영자가 해야 할 최우선적인 업무이자 유일한 업무라고 나는 감히 주장한다. 5가지 질문을 우선하지 않고 발등에 떨어진 위기를 타파하는 데 급급한 기업이나 눈 앞의 이득을 위해 황금거위의 배를 가르는 조직이 의외로 많다는 것에 나는 놀라곤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4년 가을부터 2015년 봄에 이르기까지 제과업계를 달아오르게 한 허니 버터칩이다. 알다시피 사람들은 이 달달한 맛의 감자칩에 열광했다. 어렵게 하나를 구해 SNS에 올리면 온갖 부러움과 시샘마저 감수해야 할 열풍이었다. 어떤 이는 과연 현실에 존재하는 과자냐며 애써 부정하며 부러운 마음을 삭였다.




만들자마자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과자의 생산을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경영자의 머리 속에 떠올랐을 것이다. 언제 이런 기회가 생기겠는가? 기회를 놓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 나는 2014년 12월에 호텔방에 앉아 그 회사 입장에서 시나리오를 세워 보고는 증산은 하지 않는 것이 낫고 증산하더라도 소량을 늘리는 게 고객가치나 브랜드 가치 차원에서 좋다는 글을 블로그에 게시했다. 업체 직원 누군가가 열람하길 내심 바라면서 말이다.


하지만 2015년 4월에 나온 신문 기사는 허니 버터칩의 대대적인 증산을 알렸다. 누구나 부족함 없이 허니 버터칩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의도는 좋았지만 지금 이 브랜드는 어떠한가? 나는 이 과자만 먹는다는 열성팬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외면 받고 있다. 슈퍼마켓에 가면 다른 과자에 ‘업혀서’ 팔리는 모습을 심심찮게 목격한다. 한때 엄청난 부러움을 사던 브랜드로서 굴욕이 아닐 수 없다.


어느 날 나는 강의하다가 이 기업이 시나리오를 제대로 세워 대비를 했더라면 이런 굴욕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고 브랜드의 가치를 계속 유지했을 거라고 언급했다. 식품업계에서 온 교육생 한 명이 곧바로 반박을 해왔다. 비록 허니 버터칩이 브랜드 가치를 잃어버리긴 했지만 그 과자의 매출액은 오히려 늘었다면서 증산 전략이 실패이기는커녕 오히려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교육생들끼리 그 사람의 주장을 놓고 잠시 논쟁이 벌어졌다. 반대측에서는 고객의 마음 속에 그려져 있던 허니 버터칩의 위상이 지금은 존재감조차 없도록 추락했으니 실패라고 반론을 폈다.




여기에서 피터 드러커의 5가지 질문들을 간단하게 대입해 보자. 첫 번째 질문 ‘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미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거창한 말로 미션 선언문이 소개돼 있지만, 나라면 ‘맛의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라고 이 회사의 미션을 정할 것 같다. ‘허니 버터향’이라는 맛은 증산에 열을 올린 나머지 금방 질려버렸다. 계속해서 이 맛을 개량해서 고객에게 궁극의 맛을 경험케 하는 것이 옳지 않았을까? 두 번째 질문 ‘반드시 만족시켜야 할 고객은 누구인가’ 증산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것은 어떤 사람들이 이 과자를 경험하고 소비하는지 분석을 게을리했다는 반증이라고 나는 본다. 세 번째 질문 ‘고객은 무엇을 가치 있게 생각하는가’ 고객이 허니 버터칩 구매에 열을 올린 이유는 이 과자의 맛이 특별해서이기도 하지만 희소성 그 자체 때문이기도 했다. 소위 ‘득템’의 즐거움과 선물의 기쁨이 이 과자의 독특한 가치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 회사는 여기에 중요성을 부여하지 않았다.


네 번째 질문 ‘어떤 결과가 필요하며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 회사는 장부 상의 매출액 증가로 결과를 정의한 것이 틀림없다. 브랜드 가치나 고객 경험을 결과로 정의했더라면 증산 전략이 성공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질문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다른 과자에 테이핑되어 판매되는 걸 보니 이 질문은 아예 던지지도 않은 것 같다.


이렇듯 피터 드러커의 5가지 질문은 조직 전체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일뿐만 아니라 개별 사업과 브랜드에도 적용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하는 일상적 경영의 본질이다. ‘뭐 좀 새로운 것 없어?’라고 트렌디한 방법과 성공사례를 찾기 전에 조직의 최상위부터 말단에 이르기까지 5가지 질문에 올바른 답을 할 수 있는지 또 일치된 답을 가지고 있는지 매번 살펴야 한다. 이 책에 전달하는 메시지는 단순하고 고루해 보여도 그게 경영의 근본이다. 


오래된 전통기업의 리더든, 이제 막 사업자등록을 한 스타트업의 경영자든 이 책을 옆에 끼고 하루에 한 번 이상 5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답하는 습관을 들이길 기대한다. 언젠가 피터 드러커에게 감사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나는 장담한다. 나 역시 번역하면서 다시금 그의 경영철학을 숙고할 수 있었다. 이 지면을 빌어 감사를 전하며 그의 영면을 빈다.



(옮긴이 소개)

유정식

경영 컨설턴트이자 인퓨처컨설팅 대표다.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기아자동차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LG CNS를 거쳐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아더앤더슨과 왓슨와이어트에서 컨설턴트로 경력을 쌓았다. 시나리오 플래닝, 전략적 사고, 문제 해결력, 인사 전략 등을 주제로 국내 유수 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착각하는 CEO》《당신들은 늘 착각 속에 산다》《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전략가의 시나리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하버드 창업가 바이블》《디맨드》《당신은 사업가입니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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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대 출신이다. 처음에는 과학도가 되고 싶은 꿈에 생명과학과로 입학했지만 중간에 산업공학과로 과를 옮겼다. 군대 갔다 온 후에 갑자기 기운 가세 탓에 적어도 석사 정도는 따야 밥벌이를 할 만한 과학 분야에서 학업을 계속하지 못하는 이유가 제일 컸다. 이렇게 외부적 이유로 공학의 세계를 접하게 된 나는 좀 어리둥절하고 혼란스러웠다. 


가장 혼란스러운 단어는 ‘최적화’라는 개념이었다. 최적화의 뜻을 묻는 나에게 산업공학과 친구들은 “과학은 100퍼센트 옳은 정답을 구하는 학문이지만, 공학에서는 70~80퍼센트만 맞아도 정답이거든. 그게 바로 최적화야”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친구들의 말이 완벽한 정의가 아니라 70~80퍼센트 옳은 ‘공학적 정의’였지만, 공학은 현실세계의 여러 제약조건 하에서 트레이드오프를 규명하면서 ‘수용 가능한’ 해결책에 접근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친구들이 내린 정의는 충분히 납득이 갔다.




산업공학과로 전과가 결정됐을 때 나는 미래의 한국 노벨상 수상자를 위해 학교 마당에 설치해 둔 빈 좌대를 보며 이제 내가 노벨상을 받을 확률은 더욱 낮아졌다고, 내딴에 심각한 비련감에 휩싸인 적이 있다. 생명과학과에 있을 때의 확률이 0.0001퍼센트라면 이제 0.0000001퍼센트로 떨어졌다고 말이다. 돌이켜 보니 실력은 생각치도 않고 그날 비장했을 내 표정이 우습고 창피하지만 과학에 비해 공학을 경시하는 분위기를 어렸던 나도 느꼈던 바였다. 거의 모든 문헌에서 ‘과학과 공학’이라는 말을 ‘과학과 기술’이란 문구가 대체한다는 사실만 봐도 공학에 대한 경시가 뿌리깊음을 보여준다.


페니실린 발견자인 플레밍은 정작 절실히 필요할 때는 페니실린을 대량생산하지 못했다가 마거릿 허친슨의 대량생산 성공으로 페니실린의 효능이 널리 인정 받자 다른 두 명의 과학자와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수상했다. 이들에겐 수많은 명예가 답지했지만, 허친슨과 그의 동료들은 페니실린의 역사책 속에서 간단히 처리돼 있을 뿐이다. 국가 영웅이란 칭호를 얻은 플레밍의 장례식은 국장으로 치러졌지만 허친슨은 자택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여성에 대한 차별도 한 몫 했겠지만 아마 공학(엔지니어링)을 과학보다 아래에 두는 시각도 크게 작용했으리라. 


최초의 창조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현실에 응용하고 개선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 않을까? 어쩌면 공학이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진 않을까? 구텐베르크가 포도 착즙기를 목판 인쇄에 활용하는 ‘공학적 발명’으로 지식혁명이 촉발됐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 한 마디로 공학은 우리가 접하는 현실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학문이다. 실험실에서는 깔끔하게 나오는 결과도 현실의 여러 가지 제약조건 때문에 적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공학은 허친슨이 그랬듯이 재조합하고, 최적화하고, 때론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유용한 해결책에 접근하게 한다. 주위를 둘러보라. 장담컨대 공학의 손길이 닿지 않은 물건과 시스템은 아마 하나도 없을 것이다.


마거릿 허친슨



나는 지금 공학이 아니라 경영학의 세계에서 먹고 산다. 클라이언트에게 해결책을 조언할 때나 컨설팅 보고서를 쓸 때 내가 학습했던 공학적 접근방식이 꽤나 유용함을 여러 번 느낀다. 그렇다고 최선의 답을 찾지 않고 70~80퍼센트 가량 ‘대충 맞는’ 답을 준다는 뜻은 아니다. 여러 이해관계자들(직원, 경영자, 고객 등)의 요구사항들을 조율하는 과정은 공학자(엔지니어)들이 제약조건 하에서 최적화 모델을 구축하는 것과 유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은 공학자들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시제품화(프로토타이핑)와 비슷하다. 심리학 연구 결과를 차용하고 ,타사의 사례를 조합하고,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과정이이야말로 ‘경영공학’이 아니겠는가?


원제가 그렇듯 이 책은 ‘공학자들의 사고방식’, 즉 ‘공학적 사고’의 핵심을 다룬다. 아이작 뉴턴이 우주의 물리 법칙을 발견했지만 공학자들은 태양계 바깥으로 탐사선을 띄워 보냈다. 왓슨과 크릭이 DNA 구조를 규명했지만 줄기세포 응용 기술은 공학자들의 업적이다. 이 책은 베일 속에 가려진 여러 공학자들을 소개하며 공학적 사고가 실생활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그리고 우리 곁에 가까이 있어야 하는지를 웅변한다. 이 정도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충분하지 않은가?



(*이 글은 제가 번역한 신간 <맨발의 엔지니어들> (RHK코리아)에 실린 '옮긴이의 말'입니다.)

책 정보를 보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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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약 3개월 동안 공들여(?) 번역한 책이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 제목은 <하버드 창업가 바이블>입니다. 하버드에서 창업가 정신을 가르친 아이젠버그 교수의 책인데요, 원제는 Worthless, Impossible and Stupid입니다. 이번엔 제가 좀 게을러서 '옮긴이의 말'을 쓰지 못했습니다. (번역이 생각보다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일이라 당분간 번역을 사양할 생각입니다. ^^ 금년에 제 번역서가 벌써 3권이나 나왔거든요.)


아래의 출판사 서평을 보시고, 일독을 권합니다. 창업가 정신의 생생한 사례가 풍부하게 담겨져 있습니다.




《비즈니스 다이제스트》 《파이낸셜 타임즈》 《퍼블리셔스 위클리》 《USA투데이》 《초이스 매거진》 등 주요 언론에서 극찬한 책!

한국의 자영업자가 6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정년 보장’은 이미 옛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 이후 제2의 삶을 준비하기 위해, 또 조직에서 나와 자유롭게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한다. 그러나 흔히들 열에 하나 정도가 성공하고 나머지는 실패한다고 말할 정도로 성공의 확률은 매우 낮다. 이유는 무엇일까? 창업의 대표 케이스는 역시 프렌차이즈 창업이다. 창업 초보일수록 대기업의 노하우와 매뉴얼을 그대로 빌리면 실패 확률이 낮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과연 매뉴얼만 완벽히 익히면 누구나 창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아무리 창업에 관한 해박한 공식을 꿰고 있다 하더라도 직접 창업을 할 때는 이와 완전히 다른 현실을 맞닥뜨린다. 예측하지 못한 온갖 역경들을 매뉴얼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이 책의 저자인 다니엘 아이젠버그는 매뉴얼이 아니라 통찰의 깊이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존의 가치들을 깨고, 비틀고, 도약하는 데에서 창업가정신은 비롯되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가가 아닌 것’ ‘젊지 않은 것’ ‘혁신적이지 않은 것’은 창업의 성공 여부와 크게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창업에 필요한 것은 오직 창업가 자신의 고된 노력, 야망, 지략, 파격적인 사고방식, 영업 능력, 리더십 등이다. 혹시 지금 나이가 많아서, 전문가가 아니어서,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없어서 창업을 머뭇거리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만나보자. 전 세계 창업가들의 감동 스토리를 담은 이 책을 통해 그들이 어떻게 매뉴얼을 뛰어넘어 위대한 가치를 이루었는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창업가정신 담당 교수가 11년간의 연구를 집대성한 최고의 창업 바이블 


창업가에게, “쓸데없고, 불가능하고, 멍청해 보인다”는 말은 최고의 칭찬이다 

“모든 사람들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한다면 다른 길로 달려가라” 

다니엘 아이젠버그는 30여 년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창업 사례를 생생하게 지켜본 창업 전문가다. 그는 11년간 하버드 경영대학원 ‘창업가정신’ 과목을 맡으며 방대한 사례를 모아 이론화시키는 작업을 시작했고, 그중 최고의 사례만을 모아 『하버드 창업가 바이블』에 담아냈다. 아이젠버그에 따르면 성공한 창업가에게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즉, ‘그들은 언뜻 보면 미치광이 같다’는 것이다. 진정한 창업가들은 시장의 불황에도, 모두가 비웃는 아이디어에도, 부족한 창업 자금에도, 전문성이 없는 분야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장해물들을 도전의 발판으로 삼는다. 남들이 보기에 다 아니라고 말하는 곳에서 무언가를 해내는 사람들, 그들이 진정한 창업가다. 


아이젠버그에 따르면 창업가정신은 거의 모든 사회에서 발생하고 또 발견되고 있다. 절대로 실리콘밸리처럼 전설적인 지역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며 유명한 몇몇 사람들에게만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는 “그들이 ‘그것’을 할 수 있었다면, 나라고 해서 ‘그것’을 못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이는 소질이나 스킬이 아니라 ‘선택과 헌신’ ‘열망과 태도’의 문제다”라며 우리의 편견을 깨뜨린다. 


우리의 머릿속에 잠재된 창업가에 관한 모든 고정관념을 완전히 흔들어놓는 매력적인 책. “청바지에 스니커즈를 입고 쌈박한 무언가를 발명해내는 ‘천재소년’이 진짜 창업가일까?” 


창업가는 혁신적이어야 하는가? 우리가 누군가에게 투자를 해야 한다면 ‘혁신가’에게 투자를 해야 할까, ‘창업가’에게 투자를 해야 할까? 하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현실적인 가치로 만들지 못하면 무슨 소용일까? 창업가가 갖춰야 할 필수요소는 노력, 야망, 지략, 파격적인 사고방식, 영업 능력, 리더십 등이다. 이는 아이디어 자체보다 훨씬 중요하다. 


복제약보다 혁신적이지 못한 제품이 세상에 또 있을까? 아이슬란드인 ‘로버트 웨스만’은 복제약 사업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지만 망해가는 작은 기업인 액타비스를 인수하여 8년 만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복제약 전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또한 ‘미구엘 다빌라’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멀티스크린 영화관’을 발전이 더디기로 유명한 멕시코 영화관 체인에 성공적으로 론칭하여 10년 만에 3억 달러라는 거액으로 매각했다. 


저자인 다니엘 아이젠버그 (출처: commons.wikimedia.org )



창업가는 전문가여야 하는가?그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창업가들 중에 전문가라고 칭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는 “오히려 ‘불가능한 것’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 없이 참신한 눈으로 어떤 주제를 바라보면 기회를 발견할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법률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전무하지만 의지력, 설득력, 열망이 가득했던 인도의 ‘아비 샤’는 법률 소송 절차를 대행하는 ‘클러치 그룹’을 창업 6년 만에 연매출이 2500만 달러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공시켰다. 그는 그저 법대를 졸업한 친구들을 만나 그들이 얼마나 비참한 직장 생활을 하는지를 가슴 아프게 들었고, 그곳에서 기회를 발견했다. 비록 처음에는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자기가 바라보는 방식을 사람들에게 설득해냈다. 전문성은 창업가에게 필수적인 요소는 아닌 것이다. 


창업가는 젊어야 하는가? “칼 비스타니가 SABIS의 CEO를 맡은 건 그의 나이 42세 때였고 비노드 카푸르는 50대에 벤처를 시작했다. 우리에게 유명한 KFC의 커넬 할렌드 샌더스는 60대에 사업을 시작했다. ‘젊은 창업가’라는 강력한 고정관념은 아마도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이클 델, 마크 주커버그 등 젊은 나이에 엄청난 성공을 거둔 몇몇 사람들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의 고정관념을 산산조각 낸다. 그는 이렇게 주장한다. “창업가의 전형적인 모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확실히 창업을 시작할 때 젊을 필요도, 어떤 분야의 전문가일 필요도, 혁신가일 필요도 없다. 그런 생각들은 환상에 불과하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살아 있는 감동 스토리 “이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창업가들이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당신은 충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다니엘 아이젠버그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창업가들은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그의 강의를 듣고 감동했고, 실제로 그에게 배운 많은 학생들이 창업에 성공했다.

 

창업은 매뉴얼을 통달한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실에는 너무나 예측할 수 없는 장벽이 많고 역경이 많기 때문이다. 『하버드 창업가 바이블』에는 매뉴얼이 담겨 있지 않다. 대신 전 세계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모험, 흥분의 순간, 성취감 등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동시에 꼭 필요한 지식을 알려준다. 이 책에 담긴 깊은 통찰은 다양한 역경 때문에 도전하지 못하고 꿈만 꾸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전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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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업가입니까?   

2014. 1. 13. 09:00



제가 번역한 책<당신은 사업가입니까>가 지난주 말에 출간됐습니다. '창업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들'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이 책은 사업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꼬집고 나아가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사업의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보려면, 인터넷 서점에 올라온 내용을 참조하기 바랍니다.


인터넷 교보문고로 가기


번역하면서 제 자신에게도 '나는 사업가인가?'란 질문을 끊임없이 했었답니다.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책에 게재된 '옮긴이의 글'을 여기에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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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봄부터 나는 월요일 오후 시간에 ‘유 대표, 차나 한잔 합시다’란 제목으로 티타임을 가지고 있다. 당초에는 회사에서 부닥치는 여러 가지 경영 상의 애로사항을 차나 한잔 마시면서 조언해 주겠다는 가벼운 취지로 시작했다.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공지를 띄우니 1~2시간 만에 6개월치 일정이 모두 예약되는 바람에 적잖이 놀랐지만, 그보다 놀랐던 점은 지금까지 20여회를 진행하는 동안 조직의 문제를 상담하는 경우는 고작 한 두 명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머지는 모두 자신의 문제, 그 중에서도 자신의 경력 문제와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의 ‘먹고사니즘’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내가 누군가의 경력과 직업을 상담해 줄 깜냥은 없지만 그들의 눈에는 내가 안정적인 기반을 형성한 전문가로 비치는 모양이었다. 잘 다니던 컨설팅 회사를 나와 독립 컨설팅사를 세워 12년 넘도록 그럭저럭 꾸려가면서 이따금 책을 출간하는 나를 자신의 롤모델이라고 말하는 분도 있었다. 십중팔구 그들은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처럼 사업을 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나는 롤모델은 가당치 않다고 손사레를 치며 이렇게 대답한다


“아뇨, 절대 괜찮치 않습니다.”


실망과 의문이 뒤섞인 눈빛으로 이유를 묻는 그들에게 나는 나의 ‘얼렁뚱땅 창업기’를 들려준다. 사람들은 내가 특별한 계기와 거창한 계획을 가지고 창업한 것처럼 여기지만, 고백하자면 나의 창업은 위기에 몰려서 선택한 차선책에 불과했다


마지막으로 다녔던 컨설팅 회사에서 나는 거의 ‘짤리듯이’ 회사를 그만 뒀다. 문제는 대표와의 의견 충돌이었다. 회사를 그만 두는 가장 큰 이유가 사람과의 갈등이라고 했던가? 때마침 개인적으로 알던 사람들과 의기투합하여 벤처사업을 계획 중이던 나는 미련없이 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시장이 무르익지 않았는지 아니면 마케팅이 시원치 않았는지 3개월도 못 가 사업을 접기로 했다. 돌아보면, 내 잘못이 컸다. 여전히 ‘직원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나는 앉아서 떨어지는 일만 맡겠다는 자세로 사업에 임했고, 벤처사업을 하면 빠른 시간에 큰 돈을 벌 수 있으리란 망상에 빠져 있었다. ‘내가 이제 보스’라는 허세에 잔뜩 바람이 들어가 있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 캐롤 로스가 지적한 ‘사업하지 말아야 할 인간’의 전형이 바로 나였던 것이다.


갑자기 백수가 된 나는 몇 개월 동안 도서관과 집을 오가며 하루하루를 힘겨이 보냈다.  양복 입고 산으로 출근한다는 정리해고자의 모습이 바로 나였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깊은 시름으로 살이 쪽쪽 빠지는 느낌이었다. 말은 점점 없어지고 툭 하면 아내에게 화를 냈다. 아마 그 때가 사회 생활 중 가장 힘들었을 때가 아니었나 싶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몇몇 컨설팅 회사에 지원서를 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지인들이 옮겨간 컨설팅 회사에 부탁을 해보기도 했으나 차일피일 미루거나 핑계를 대기 일쑤였다. 컨설팅 시장이 축소되면서 인력 수요가 급감했으나 내게 아무런 관심도 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섭섭함을 너머 배신감까지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예전에 같이 일하던 분이 컨설팅 프로젝트에 프리랜서로 참여해보지 않겠냐며 제안을 해왔다. 이렇게 얼렁뚱땅 나의 컨설팅 사업은 시작됐고 운이 좋아 지금까지 컨설팅으로 먹고 살고 있다. 이제 이름도 제법 알려져 고객이 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은 없다. 


그러나 나는 지금 사업을 하는 게 절대로 아니다. 캐롤 로스의 정의대로 라면, ‘잡-비즈니스’에 불과하다. 내가 손을 떼면 일이 전혀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나를 대신해 보고서를 써줄 사람도 없고 나 대신 강의해 줄 사람도 없다. 내가 회사이고 회사가 곧 나다. 단언컨대 나는 절대 사업가가 아니다. 그러니 나에게 “사업하면 괜찮을까요?”라고 묻는 분은 상대를 잘못 택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이 책의 번역자라는 알량한 자격으로 저자의 말을 대신 전한다.


“사업에 실패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애초에 사업을 하면 안 되는 사람이 사업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 말은 나에게도 칼처럼 가슴에 꽂힌다. 무언가로부터 탈출하고 위해서, 좋은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싶어서,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멋진 사무실에 앉은 사장 노릇을 하고 싶어서, 자유시간을 많이 가지기 위해서 사업을 시작하려 했던 과거의 나를 떠올리게 한다. 그때 내가 이 책을 읽었더라면 나는 분명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었으리라. 손님이 적은 일요일 아침에 카페에 앉아 ‘회사 때려치고 사업이 할까’란 공상에 젖은 이들에게 이 책은 현실을 똑바로 보라고 엄명한다.


저자의 조언이 워낙 간단명쾌하고 직설적인 탓에 오히려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오기를 불러 일으키진 않을까 염려된다. 그러나 절대로 저자의 조언을 흘려 듣지 마라. 의사나 법률가들이 수년 동안 고된 수련 과정을 거치듯이 ‘예비 사업가’ 역시 그렇게 해야 한다. 사업가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자신이 사업가로 적합한 사람인지, 사업이 나에게 맞는지, 끊임없고 묻고 신중하게 답하는 자기 성찰의 관문을 통과한 자만이 사업가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저자는 사업의 의지를 꺾기 위함이 아니라 사업가의 성공을 진정으로 기원하기 위하여 이 책을 썼다. 예비 사업가든, 이미 회사를 운영 중인 사업가든 책상 한켠에 두고 수시로 들여다 봐야할 책이다. 번역자에게는 번역료보다도 저자의 생각을 먼저 접한다는 것이 더 큰 이득이다. 이 책을 번역하기 전에 ‘이런이런 사업이나 해볼까’라고 했던 나에게 이 책은 시의적절하게 브레이크를 걸어주었다. 저자에게 감사를 전한다.



Comments

  1. Favicon of http://coolnwarm.net BlogIcon 쿨앤웜 2014.01.13 19:09

    어제 서점에서 잠깐 보고나서, 읽어봐야겠다 생각했었습니다. 사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데... 심사숙고를 해봐야겠습니다.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미리 감사드립니다^^ 좋은 책 번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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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연희동 한선생 2014.01.19 14:24

    저는 조직에 맞나요,사업이 맞나요?
    이 질문을 저도 거의 매일 듣습니다
    세상에 그렇게 단순한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상담이 편할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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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yuwin 2014.01.19 17:21

    바로 구매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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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BlogIcon 최희식 2014.01.27 01:51

    선생님께서 번역해주신 책 덕분에 많은걸 깨닫고 있습니다. 저도 지금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열정만으로 사업을 해 나가기에 많은 것이 부족하다는 걸 절절히 느끼고 있고 또 그 비루한 열정마저 불순하단 걸 깨달았습니다.

    이 책을 지은 케럴 로스씨에게도 감사하고 잘 번역해주신 선생님께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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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Favicon of http://korezn.tistory.com BlogIcon wondasung 2014.02.05 13:27

    선생님의 번역서 '당신은 사업가입니까' 너무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사업가, 창업가들에게 너무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것이 아님을 알았으면 합니다. 저자의 의도는 분명 사업, 창업의 어려움이 너무 크기에 신중함을 일깨워 주는 강력한 암시라 생각됩니다.
    저의 요약을 트랙백으로 걸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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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작년에 번역을 완료한 책 '디맨드(원제 : Demand)'가 편집을 거쳐 오늘 출간됐습니다. 꼼꼼하게 책을 만드느라 시간을 충분히 쏟았다고 합니다. 저자는 경영의 구루로 손꼽히는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입니다. 위대한 수요 창조자들이 몸소 실천한 수요 창조의 비밀 코드를 생생한 사례와 함께 제시하시는 흥미로운 책입니다. 책 분량이 좀 있지만 사례가 충실하게 기술되어 있기에 쉽게 읽히리라 생각됩니다.




아래의 글은 제가 쓴 것으로서, '옮긴이의 말'로 책에 실렸습니다. 여러분에게 공유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맥도날드는 밀크셰이크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마케팅 전략을 고심한 적이 있다. 그들은 밀크셰이크 시장을 여러 개의 세그먼트로 나눈 다음, 각 세그먼트에 해당하는 고객들을 초청하여 어떤 밀크셰이크를 좋아하는지를 묻는 통상적인 절차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맥도날드는 고객들이 걸쭉한 것을 좋아하는지, 얼음이 많이 들어가서 차가운 것을 좋아하는지, 당도가 높은 것을 원하는지 등을 알아내는 것이 전략의 핵심 포인트라고 여겼다. 다시 말해 고객들이 밀크셰이크 자체의 어떤 특성을 좋아하는지 올바로 캐내기만 하면 보다 많은 고객들에게 선택되는 밀크셰이크를 출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밀크셰이크의 판매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제럴드 버스텔(Gerald Berstell)이란 마케터가 하루 종일 매장에 죽치고 앉아 어떤 사람들이 밀크셰이크를 구입하는지 관찰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돌파구를 발견하지 못했다. 버스텔은 특이하게도 밀크셰이크 판매의 40퍼센트가 사람들이 출근을 서두르는 이른 아침에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게다가 밀크셰이크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드라이브 쓰루(Drive-thru)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매장에서 밀크셰이크를 사가지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왜 하필 사람들이 이른 아침에 밀크셰이크를 살까?‘ 그는 밀크셰이크를 구입하고 나가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고객들은 출근을 위해 먼 거리를 자동차로 달리는 동안, 지루함을 달래거나 아침식사를 대신하기 위해 손에 잡고 먹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버스텔은 밀크셰이크의 특이한 판매 패턴이 밀크셰이크가 운전에 방해되지 않고 옷이나 운전대를 더럽히지 않으며 점심을 먹기 전까지 허기를 달래줄 만한 음식으로 가장 적당하다는 고객의 말을 듣고 무릎을 쳤다. 그는 밀크셰이크라는 제품 자체의 특성에 집중하는 마케팅 전략이 얼마나 어리석고 얼마나 무의미한지 깨달았다. 고객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평범한 원칙을 얼마나 망각했는지 새삼 반성했다.

고객의 관점에서 마케팅 전략을 수정한다면 이른 아침에 출근을 서두르는 자가용 승용차 통근자들이 좋아할 만한 밀크셰이크를 출시하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밀크셰이크에 과일을 첨가한다든지, 밀크셰이크가 쉽게 빨대를 통과하지 않도록 걸쭉하게 만들어서 자동차를 모는 내내 밀크셰이크를 즐기게 한다든지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또한, 메뉴판에는 똑같이 밀크셰이크라 쓰여 있다 해도 아침에 파는 것과 한낮에 파는 것의 특성을 다르게 해야 좋을 것이다. 한낮에는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주부, 학생 등)이 밀크셰이크의 주요 대상이기 때문이다.

버스텔처럼 고객에 다가가 직접 이야기를 듣는 일은 생각하면 아주 간단한데도 왜 곧잘 잊어버리고 마는 것일까? 저자들은 책의 여러 곳에서 ‘배짱’이라는 말을 언급한다. 조직의 리더 대부분은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번거롭거니와 짜증나는 일이라고 여긴다. 고객들은 아무리 잘 해줘도 불만을 표하기 일쑤이고 지나치게 세부적인 사항에 집중하는 바람에 돈과 시간을 낭비할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더욱이 고객의 말은 서로 모순일 때도 많아서 단순함과 간결함을 원하면서도 기능의 다양성을 요구하고, 어떨 때는 품질이 중요하다고 말하다가 어떨 때는 품질 대신 가격을 낮출 것을 바라니까 말이다. 그러니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이려면 배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이해가 된다.

옮긴이가 보건대 고객의 말을 들으려는 이런 배짱이야말로 수요 창조자가 갖춰야 할 기본기 중 최우선적인 조건으로 뽑을 만하다. 그런 배짱이 전제되어야 저자들이 이 책에서 ‘위대한 수요 창조자’들이 제품의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준수하는 6단계 프로세스를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자들은 제품이 고객을 끌어당기는 힘이 품질이나 가격에 있다고 보지 않는 진정한 배짱이 있다. 수요 창조자들은 미묘하고 형언하기 힘든 매력적인 제품에 온 힘을 기울인다. 자석이 쇳조각을 끌어당기듯 고객을 강하게 끄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때까지 만족할 줄 모른다. 매력적인 제품이야말로 고객의 감성을 풍부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열정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이다. 배짱을 상실하고 적당한 품질과 적당한 가격으로 타협하는 순간, 있으면 좋고 없어도 별로 아쉬울 것 없는 제품으로 인식되고 수요 창조의 꿈은 경쟁사의 것이 되고 만다.

둘째, 수요 창조자들은 고객이 가진 고충에 초점을 맞춘다. 고객이 느끼거나 느끼지 못하는 고충을 한 발 앞서 찾아내고 그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흩어진 가치를 한데 모으고 분산된 프로세스를 정렬시키는 일에 집중한다. 상품, 서비스, 정보, 기타 자원 등을 각각의 점으로 인식하고 그것들을 선으로 연결하면서 현재의 고충 지도를 개선된 고충 지도로 다시 그려낸다. 이러한 과정에도 배짱이 필요한데, 기존의 프로세스, 조직, 인력, 기술 등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고 때에 따라서 뒤집어엎어야 하는 자기 부정과 창조적 파괴의 단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재앙의 수준이라고 비난 받는 미국의 헬스캐어 시장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캐어모어를 보면 고객의 고충을 해결하려는 리더의 배짱이 국가적으로도 절실하게 필요한 덕목일 수 있음을 깨닫는다.

셋째, 수요 창조자가 되려면 제품의 배경 스토리를 확보하려는 배짱이 있어야 한다. 제품 하나만으로 수요의 물꼬를 트지는 못한다. 배경 스토리가 존재하거나 없으면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배짱 있는 리더가 할 일이 있다. 넷플릭스의 성공이 미국 우편국의 우편 배달 서비스라는 배경 스토리에서 가능했고, 애플의 성공은 아이튠즈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로부터 잉태된 것이다. 수요 창조를 위해 제품 이외에 무엇을 관여시킬지,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어떤 인프라를 구축할지, 그리고 그 인프라를 어떻게 개선할지 끊임없이 묻고 답해야 할 것이다.

넷째, 배짱이 있는 리더들이 수요를 촉발시킬 방아쇠를 마침내 찾아낼 수 있다. 네스프레소의 수요 폭발은 제품 자체보다는 ‘직접 체험’이라는 고객과의 관계 속에서 나왔다. 이것 역시 고객과 직접 대면하며 방아쇠를 찾아내려는 리더의 두둑한 배짱이 없었으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방아쇠는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네스프레소가 1980년대 중반에 시장에 첫선을 보였지만 ‘직접 체험’이라는 방아쇠를 찾아내기까지 10년이나 걸린 것만 봐도 그렇다. 결코 실망하지 말아야 하며 방아쇠 탐색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다섯째, 제품 출시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명심해야 한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제품의 출시 대부분에 무관심하다. 제품의 출시로 제품의 진화가 멈춰서는 안 된다. 시장과 고객으로 둘러싸인 생태계 속에서 제품을 적응시키는 강력한 ‘진화 프로세스’를 작동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한때 업계를 호령했으나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무너져 버린 K마트, 코닥, 폴라로이드 등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섯째, 고객들을 ‘하나의 통’으로 보려는 스스로의 관성을 깨뜨릴 배짱이 있어야 한다. 개별 고객은 모두 각자의 니즈와 고충을 가지고 있다. 공급자의 입장을 견지하는 리더들은 일을 복잡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고객들 간의 편차를 싫어하고 ‘평균적 고객’이란 허황된 개념에 기댄다고 저자들은 꼬집는다. 위대한 수요 창조자들은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런 편차를 좋아한다. 또한 수요 창출에 기여하는 고객들에 집중하고 그렇지 못한 고객들은 과감하게 무시한다. 모든 고객을 다 상대하려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제품을 내놓는 배짱 없는 리더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이다.

저자들은 수요 창조에 있어 리더와 조직이 실천해야 할 6가지 덕목에 그치지 않고 시각을 확대하여 사회경제적으로 그들에게 훌륭한 ‘재료’의 공급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쇼클리의 트랜지스터가 현대의 정보사회의 근간이 됐듯이 기업과 기업 생태계의 혁신은 과학적 탐구라는 ‘엔진’에 의해 좌우되고, 그 엔진이 국가와 사회의 경제적 미래를 규정하는 데에 근본적으로 중요한 요소임을 지적한다. 이 부분을 번역하면서 씁쓸함과 함께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장기적인 연구와 기초 투자를 외면하고 오직 응용 기술과 단기적 성과라는 달콤한 열매만 따먹으려 하는 요즘의 분위기가 우리나라 기업 생태계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결국 세계 시장에서의 적응력을 상실시키지는 않을까 염려되는 까닭이다. 저자들이 과학적 발견이야말로 수요 창조의 거대한 불꽃이라고 표현하며 책의 마지막 장을 할애한 이유를 기업의 리더와 국가 지도자들은 새겨야 할 것이다.

흔히 수요를 창조하려면 리더에게 예술적 기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저자들이 이 책에서 제시한 수요 창조의 비밀을 읽고 넘어가는 자들에게는 옳은 말일지 모른다. 하지만 제품 개발 프로세스에 하나씩 적용하면서 배짱과 인내심을 갖고 밀고 나가는 자들에게는 옳지 않은 말이다. 예술적 기교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부딪치며 얻어내는 선물임을 이 책에 소개된 여러 수요 창조자들이 역사(役事)로 증명하고 있으니 말이다. 저자들은 거울을 들여다보라며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을 썼다. 하지만 이 책을 먼저 들여다보라고 옮긴이는 권한다. 수요 창조의 여정에서 길을 잃을 때면 언제나. 


* 교보문고로 가서 책 살펴보기
 

Comments

  1. Favicon of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1181825692 BlogIcon 김동우 2012.03.20 14:46

    멋진 책의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수요에 대한 타는 목마름을 이 책을 통해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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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www.wannajung.com BlogIcon 정승원 2012.03.21 12:53

    축하드립니다. 에이드리안의 글은 문체나 표현이 읽기 쉬운데, 번역도 쉽게 하신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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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익스플로러 8.0을 사용 중이다. 7.0보다 확실히 빨라져서 만족스럽다. 간혹 프리즈(freeze)되어 강제 종료해야 하는 불편이 없지 않지만(솔직히 불만스럽지만) 향후에 개선되리라 본다.

그런데 오늘 인터넷을 사용하다가 아래의 화면이 불쑥 튀어 나왔다. 보자마자 헛웃음이 비져 나오고 말았다. '이게 무슨 말이야?'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인터넷에 다시 연결하고 싶어할 수도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한글은 한글인데, 도통 이해가 안 되는 문장이다. 이 문장엔 주어가 생략됐는데, 아마 '컴퓨터'가 주어인 듯하다. 이 생략된 주어를 집어 넣어보자.

"이 컴퓨터는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인터넷에 다시 연결하고 싶어할 수도 있습니다."

주어를 넣으니 첫째 줄의 내용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둘째 줄은 무슨 말인지 쉽게 들어오지 않는다.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왜 다시 인터넷에 연결하고 싶어질까? 연결되어 있는데 왜 연결하려는 수고를 아끼지 않을까?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앞뒤조차 맞지 않는 이 문장은 어디에서 유래됐을까?

영문판 IE 8.0을 못 봐서 영어 원문이 뭔지는 모르겠으나, 그간 한글화된 여러 소프트웨어에서 어색한 번역 실태를 자주 접한 터라 이 문장 역시 십중팔구 영어를 충실히(?) 직역했기 때문이라 짐작된다. 아니면 단추 한 번 눌러서 자동번역기를 돌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비단 IE 뿐만 아니라 Windows를 사용할 때도 요상한 한글 메시지를 종종 접하는데, 영문판을 쓰는 게 아예 낫겠다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 한글로 번역된 도움말은 도움말이라는 제목이 어색하기까지 하다. 잘못된 문장을 모두 나열하자면 두꺼운 책 한 권도 모자르리라.

작은 회사라면 그냥 웃어 넘기겠다. 하지만 전세계 운영체계를 휩쓸다시피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닌가?  한글화에 너무 무성의하다.

아무리 시장 출시가 급급해도 한글화에 좀더 신경 써주기 바란다.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도 한글화 작업은 전문번역가의 손으로 완성해야 한다. 어느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정갈하고 품격 높은 한글화, 그게 시장점유율 1위의 강자가 2위그룹 기업에게 보여야 할 진정한 여유가 아닐까?

(추신) 이 문장의 영어 원문을 아시면 댓글로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에 덧붙입니다.(4월 25일)-------------------------------

위의 문장의 영어 원문장을 '랜덤여신'님이 알려 주셨다(감사합니다.)
It appears you are connected to the Internet, but you might want to try to reconnect to the Internet.

예상한 대로 영어 원문을 그대로 직역했음이 드러난다.
이 문장을 옳게 번역하면 다음과 같지 않을까?

이 컴퓨터는 인터넷에 연결돼 있으나 잠시 문제가 발생하여 사이트 접속이 원활치 않습니다.
다시 한 번 접속을 시도해 보거나, 아래와 같이 조치하십시오.

사용자를 배려하는 한글화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Comments

  1. Favicon of http://barosl.com/ BlogIcon 랜덤여신 2009.04.23 22:38

    원문은 이것입니다.

    It appears you are connected to the Internet, but you might want to try to reconnect to the Internet.

    try의 의미가 빠져서 번역이 어색하게 되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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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ninetail.wo.tc BlogIcon 나인테일 2009.04.24 01:37

    리눅스 배포판 한글화에 비하면 MS 한글화는 양반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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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emailer.kr/wp/ BlogIcon jef 2009.04.24 11:44

      FLOSS의 경우는 아무래도 개개인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지는 부분이다보니 그 정확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만, 마이크로소프트의 Internet Explorer 8의 경우는 상용 소프트웨어란 점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09.04.25 12:58 신고

      (나인테일님) MS는 큰 기업이니 사용자의 기대도 큽니다. ^^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09.04.25 12:59 신고

      (jef님)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

  3. Favicon of http://arch7.net/ BlogIcon 아크몬드 2009.04.24 03:04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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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후..;; 2009.07.11 00:57

    전 저희집 컴이 디도스 인줄알고 .ㄷㄷ;; 다행이 문제는 없군요 . 안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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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에라스무스 2009.09.15 17:08

    번역기 돌린거 맞네

    [당신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당신이 인터넷에 연결하려는 수도 있습니다.]-구글 번역기

    이거랑 뭐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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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엇.. 2010.04.17 00:54

    저기..저런문장이 계속 인터넷을처음 킬때마다 뜨는데..ㅠㅠ 어떻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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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10.05.07 03:57

    MS의 기술 문서인가요? 그런 것들도 걔네들은 기계 번역 하는 것 같던데...
    뭐 가끔 보면 access를 '접근'이라 번역 안하고 '액세스'로, homepage를 '홈페이지'가 아닌 '홈 페이지', Proxy를 '프락시'가 아닌 '프록시'로 Broadcast를 '방송'이 아는 음역으로 '브로드캐스트'로번 역하는 등 이런 점은 이해할 수 없으나, 그래도 MS 처럼 한글화 잘해주는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MS처럼 기준 정해져 있고, 스타일 가이드(번역 지침서) 제공해 주고 그런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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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글씨요 2010.09.03 18:56

    * 과도한 스타일 가이드는 적절한 번역에 방해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 최고의 (번역) 전문가를 투입했다고 하지만 받는 돈은 '최고'와는 거리가 멉니다.

    * 우리나라 번역자들, 다른 나라에 비교했을 때 기본 자질은 훌륭한 편입니다. 그러나 받는 만큼 일해주는 것이 '프로'입니다. 대가에 관계없이 최선을 다하는 것을 올림픽정신(아마추어리즘)이라 하죠.

    * 재번역해주신 문장은 원문의 뜻을 잘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이트 접속...' 부분은 실제 번역자 입장에서는 머리에 떠올릴 수는 있더라도 뭔가 더 확인하기 전까지는 함부로 넣기가 어렵습니다. '아래와 같이....' 부분은 문제의 문장에도 불릿이 달려 있어 바로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해결 방법 중 하나로서 아래 두 문장과 동등한 지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약간 부적절합니다.

    문제의 문장이 등장하는 맥락은 목적지 사이트(아마 맨 위 ".... 웹 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습니다"의 원문에는 web page 앞에 the가 붙었을 겁니다)에 문제가 있는 건지 어디에 문제가 있는 건지 모르는 상황을 전제로 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문제의 문장은 "이쪽 컴퓨터의 인터넷 연결은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인터넷 연결을 다시 시도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말을 최대한 (영어식으로) 정중하게 표현한 문장인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번역자들이 충분한 시간과 비용, 맥락 정보만 제공된다면 (특히 우리나라의 번역자들은) 이 정도의 번역은 실수 없이 해냅니다.

    외려, 요새는 영어 원문 작성하는 사람들이 개판인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 모호하거나 아예 말이 안 되는 문장들이 하나도 안 걸러지고 그냥 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걸 우리나라 번역자들이 값싼 비용과 촉박한 시간이라는 열악한 조건에서도 도저히 그냥 보낼 수 없어, 관련 맥락 정보를 리서치까지 해서, 알아서 제대로 번역해주고는 합니다. 그런데 '두어달 뒤에' 개정판이랍시고 걔들이 보내온 문서에서 해당 문장을 보면, 이미 앞서 울나라 번역자들이 알아서 다 고쳐놔서 구태여 새로 손볼 필요가 없었던 경우도 상당합니다.

    말이 길어졌네요. 요점은, 현재 기술 번역 분야의 번역 방식이 너무 '기계적'이라는 겁니다. 번역기를 돌리지 않고 사람이 직접하는데도 시스템이 '기계적'이니 기계적인 번역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시스템을 기계적으로 운영하는 이유는 비용 때문이고요. 결국 문제는 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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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맞습니다. 2010.09.09 22:15

    MS도 기술 문서 같은건 기계적으로 하다 보니...
    하지만 뭐 MS는 양반 이지요. 다른 회사(Adobe, Apple 등)들의 한글화를 보면 안습입니다. 특히 제가 이번에 맥미니를 써보게 됬는데, 맥은 진짜 한글화 너무 안습이더라고요. 직역한 부분이 너무 많고, 'Document'를 '문서'라고 번역이 가능한데 '도큐먼트'라고 한점, 'Sleep'를 '잠자기'로 직역한 점 등등 이해할 수가 없더군요.

    그나마 XBOX360, PC용 게임도 음성 한글화 까지 완벽히 해주고, 소프트웨어는 아이콘 까지 한글화 해주고 그런걸 보면 역시 MS만한데가 없더군요.
    스마트폰에서도 윈도우폰7이 출시되는데, 한국MS에서 한글화를 할 것이기에 더 기대가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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