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들은 왜 조기에 회사를 관둘까?   

2011. 7. 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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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KBS 제1 라디오 (FM 97.3 MHz) '성공예감, 김방희 입니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집단주의 문화와 창의적 인재'라는 주제로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2011년 7월 7일 08:40). 다음은 인터뷰의 주요 내용입니다.



사회자 멘트 : 해병대 총기 사고 진상이 다 밝혀져야 하겠지만, 집단주의적 문화와 신세대 장병의 개인주의적 성향이 충돌한 결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 기업에서도 총을 쏘지 않을 뿐이지 이런 일들이 허다하게 벌어지는데요. 
 
기업은 여전히 집단주의적인 반면 신입 사원들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니까요. 게다가 기업들은 최근의 경제, 경영 환경에서 창의 경영, 창조 경영을 요구받고 있는데요. 따라서 개인의 창의성을 집단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동시에 기업의 집단주의 문화와 개인의 창의성간의 '문화 충돌'을 막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오늘은 집단주의 조직 문화에 어떻게 창의적 인재를 접목시킬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말씀 나누겠습니다.


1. 여러 조사들 보면 최근 신입사원의 조기이직률 높다고 하더군요. 3년내 10명중 3명 이상이 떠난다고 하는데. 그렇게 어렵게 구한 일자리를 쉽게 떠나는 걸 보면, 우리 기업 문화와 신세대 신입사원 간의 문화적 충돌이 큰 모양이죠?

제가 보기에는 성과를 강조하는 기업의 문화와, 신입사원들의 기대감이 서로 충돌하는 것 같습니다. 옛날보다 스펙이 높은 신입사원들이 많고 또 경쟁이 치열해져서 기업들은 신입사원들에게 처음부터 많은 성과를 기대하는 경향이 좀 있습니다. 그렇다고 신입사원들은 남들로부터 별로 도움 받지도 못하는데요, 기존 직원들도 성과에 대해 압박을 많이 받기 때문에 도와 줄 시간이 없습니다. 도와줘야 한다는 의무감도 별로 없고요.

신입사원들은 회사가 뭔가 캐어해 주기를 바라지만, 회사는 그렇게 못 해주니까 충돌이 발생하고,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회사를 나가버리는 거죠. 이것이 문제의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2. 우리 기업이 다른 선진국 기업들에 비해 더 집단주의적인가요? 그렇다면 우리 기업이 가진 집단주의적 문화로 대표적인 것들이라면 어떤 게 있습니까?

우리나라가 집단주의의 가치를 좀 더 중시하는 건 사실입니다. 집단주의라고 해서 항상 나쁜 것은 아닌데요, 하지만 집단주의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계급주의적인 문화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과장, 부장 하는 호칭을 없앴다가 다시 복원시키는 데요, 집단 내에서 누가 서열이 높으냐 낮으냐가 개인의 능력과 권한을 규정한다는, 그런 증거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능력이 좋아도 직급이라는 틀에 갇혀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죠. 신입사원들이 적응을 잘 못하는 이유가 서열과 나이에 복종해라, 이런 암묵적인 분위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3. 군대에서 원한다고 나가지도 못하고 하니까 총기나 탈영 사고가 빈번하고요, 우리 기업에서는 떠나면 그만이니까 많이들 이직하는 것 같은데 최근 입사하는 세대들의 특성은 어떤가요? 이전 세대의 특성과는 확연히 구분될 정도인가요?

많은 기업에서 신입사원들의 표면적인 스펙은 아주 좋아졌다고 인정하는데요, 제가 봐도 엄청난 스펙을 가진 신입사원들이 많습니다. 헌데 자기주도력은 전반적으로 예전보다 못한 것 같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여러 학원에서 정해주는 프로그램대로 움직이고, 대학 때는 새로운 학문을 탐구하기보다는 취직 준비를 위해 이미 짜여진 대로 공부하는 버릇이 강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어디다 갖다 놔도 스스로 알아서 개척해 나가기보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잘 하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문제가 생기면 자기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회사에서 자신을 잘 케어해주지 못해서 그렇다, 그런 생각을 많이 가지는 것 같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회사에서도 족집게 선생처럼 자신들에게 가르쳐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4. 굳이 이런 기업 내에서의 문화 충돌이 아니더라도, 우리 기업들은 전에 비해 집단적 창의성을 요구받고 있지 않습니까? 예전처럼 일본 기업을 무조건 따라 하는 방식으로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으니까요.

네, 그렇죠. 애플이나 구글, 페이스북이 성공하는 걸 보면서 창의력이 사업 성공에 필수적이라고 많은 기업들이 생각하는데요, 문제는 기업들이 창의력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지시나 제도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처럼 여긴다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아이디어를 내면 창의적이지 않다고 야단치기도 하는데요, 창의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죠.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시간이 많이 드니까 창의력도 단시간 내에 끝내려고 조급하게 다그칩니다. 기업들이 참 급한 것 같아요. 이런 건 절대 창의성을 육성하지 못합니다. 창의성은 개인들의 자유로운 사고를 존중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꼭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5. 문제는 우리 기업들의 집단주의적 문화는 쉽사리 바뀌지 않고 있는데, 창의 경영, 인재 중시 경영을 해야 하니까 이게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닐 것 같습니다. 우리 기업들은 대체로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어떻게 접근하고 있습니까?

기업들이 집단주의 문화를 깨려고 과장, 부장 하는 호칭도 없애보고요, 또 직급이 낮은 직원에게 중책을 맡기는 직급 파괴도 해봤지만 크게 효과를 못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쉽게 실행할 수 있는 제도만으로 집단주의 문화를 깨려고 하기 때문이죠.

어떤 기업들은 팀워크를 다지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 그런 목적으로 해병대 캠프 같은 교육을 정기적으로 하는데요, 집단에 복종해야 한다는 가치를 은연중에 강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집단주의를 강화시킵니다. 일시적인 제도만으로는 절대 집단주의 문화를 깰 수 없습니다.



6. 인사조직 전문 컨설턴트로, 우리 기업들의 접근법에 대해 조언할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먼저 지나치게 성과를 중시하는 문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직원들 간의 협력이 약화되고요, 신입사원도 제대로 케어하지 못해서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고객 만족이라는 가치 때문에 직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고객 만족보다 직원 만족이 먼저거든요. 직원들이 회사에 만족해야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으니까요. 직원들을 중시하는 문화가 퍼지면 신입사원들도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거고, 집단주의 문화의 나쁜 점을 없앨 수 있을 겁니다.


7. 저희 프로그램 <직장인 성공학>이라는 코너를 통해서도 신입 사원들이 기업의 집단주의 문화에 대한 부적응이 직장인들의 큰 고민거리라는 걸 늘 확인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이런 기업 문화에 부딪쳤을 때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싫은 사람이 떠나면 그만이란 식으로 그만두는 게 과연 능사일까요?

어렵게 들어간 회사를 바로 그만 두는 것은 나약하다는 걸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겁니다. 그래서 사회생활 초기에는 아주 신중해야 하죠. 그리고 회사는 여러 사람이 모인 집단이기 때문에 집단의 안정을 위해서 규칙이 필요하다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누가 도와줄 거라는 기대를 하지 말고, 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겠다, 이렇게 입사 때부터 마음을 먹으면 잘 적응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기업들도 자기네 문화에 알맞은 인재를 뽑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스펙이 좋아도, 능력이 좋아도 자기네 문화와 맞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뽑지 않겠다는, 그런 용기가 있어야 하죠. 이렇게 신입사원들과 기업들이 서로 노력해야 만족스러운 직장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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