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자계산기를 매일 쓰는 직업은 아니지만 제법 사용하는 편입니다. 헌데 그럴 때마다 불편함을 느낍니다. 번호를 잘못 누르거나, 10개 밖에 안 되는 단추 중에 '3이 어디 있더라' 하면서 머뭇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쳇말로 상당히 '버벅'대지요. 이상하게 여러 번 사용해도 전자계산기의 숫자 배열은 손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추측컨대, 전화기의 숫자 배열과 반대라서 그런 모양입니다. 알다시피 전자계산기의 숫자들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0부터 9가 배열돼 있습니다. 반대로 전화기나 휴대폰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면서 1부터 0까지의 숫자가 써 있지요.
전자계산기의 숫자 배열
전화기의 숫자 배열
저는 아무래도 전화기(휴대폰 포함)를 많이 쓰는 까닭에 전화기의 숫자 배열이 더 익숙합니다. 전자계산기를 쓸 때마다 숫자를 '찾아 헤매는' 비효율은 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전자기기를 판매하는 매장에 갈 때마다 '전화기 식으로 숫자가 배열된' 계산기를 사려고 해봤지만, 매번 허사였습니다. 가격을 막론하고 죄다 아래에서 위로 숫자가 배열된 계산기 뿐이었죠.
전자계산기의 숫자 배열이 전화기의 그것과 다를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요? 예전부터 전자계산기의 숫자 배열이 의례 그래왔다고 해도, 하나 정도는 전화기와 같이 숫자가 배열된 전자계산기가 있으면 안 될까요?
전자계산기 생산업체의 입장에서는 전화기 식으로 숫자 배열된 계산기를 만들어봤자 별 이득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의례껏 그래왔으니까 바꿔야 할 필요를 아예 못 느끼는지도 모르겠군요. 혹자는 현재처럼 거꾸로 배열된 숫자가 계산에 더 편리하다(동선을 줄일 수 있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군요.
실제로, 계산을 할 때 가장 자주 쓰는 숫자가 0과 1이라서 그것을 소숫점과 가까운 위치에 두기 위해 0과 1을 아래에 배치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 샤프(Sharp)사에서 이런 숫자 배열을 표준화했다고 하네요. 세무사, 회계사, casher와 같이 계산을 자주 하는 분들에게는 현재의 계산기 숫자 배열이 최적일 겁니다.
그러나, 어쩌다가 계산할 일이 있는 보통 사람들은 전화기와 다른 배열을 갖는 계산기 때문에 불편을 경험합니다. 전화기 버튼에 익숙한 사람들을 배려하는 계산기가 출시될 만도 한데 여태 출현을 안 하니 의아합니다. 왼손잡이용 제품이 따로 나오는데 말입니다.
전화기와 계산기의 숫자 배열이 달라진 이유와 유래를 따지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설령 이유가 있다 해도, 계산기는 현재의 숫자 배열을 왜 고집해야만 하는지 답답한 마음이 드는군요. 이 글을 쓰는 더 중요한 목적은 여러분이 다니시다가 혹 전화기식으로 숫자 배열된 계산기를 보시면 알려 주십사 하는 요청을 드리기 위해서 입니다. ^^ 알려주시면 꼭 구입하렵니다. ^^
전화기식 숫자 배열을 가진 전자계산기를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요? '인간공학'이라는 거창한 개념은 차치하더라도, 고객 만족은 이렇게 작은 것부터 세밀히 살피는 데에서 시작하는 것은 아닐까요?
반응형
'[경영] 컨텐츠 > 경영전략'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중훈과 케빈 베이컨은 얼마나 가까울까? (0) | 2010.03.12 |
---|---|
나는 얼마나 유아적인 인간일까? (2) | 2010.03.10 |
아이팟은 어떻게 아이리버를 이겼나? (16) | 2010.03.05 |
혁신에 조급증과 욕심은 금물 (0) | 2010.02.23 |
폭탄을 들고 다니는 사나이 (4) | 2010.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