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모 고객을 만나 MBO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 회사는 부서 단위로 MBO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것 때문에 제법 많은 직원들이 "왜 다른 부서 일로 나를 평가하냐?"는 것이 불만의 요지였습니다. 

그 회사에서 운영 중인 부서 MBO는 평가 결과가 개인의 평가결과에 반영되어 최종적으로 개인별 평가등급이 산정되는 방식이었습니다. 풀어서 이야기 하면, 부서의 목표 달성도를 20%, 개인의 역량평가 결과와 업적평가 결과를 80% 로 가중 평균하여 100점 만점 기준으로 '개인별 평점'을 계산한다고 합니다. 

그런 다음, 평가군별로 개인의 평가 등급을 S-A-B-C-D의 5단계로 결정한다고 하더군요. 부서의 목표 달성도가 개인의 평가에 20%나 영향을 미치는 로직이었습니다.

나만의 능력으로 나를 평가해 주세요.


이 회사가 부서 MBO를 개인의 평가등급 산정에 반영한 이유는, 직원들이 자신에게만 해당되는 개인 목표 달성에 관심을 두는 폐해를 막고, 팀 플레이적인 마인드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취지는 이해할 만하지만 문제는 제법 깊었습니다.

부서 내에 성격이 다른 두 개 이상의 비공식적인 조직이 숨어 있는 경우가 가장 문제였습니다. 부서 MBO 결과를 반영함으로써 선의의 피해를 당하는 직원들이 생겼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자금팀이란 단위조직에는 자금 담당 직원들과 회계 담당 직원들이 한 팀으로 묶여 있었습니다.

두 기능이 어느 정도 관련이 있긴 하지만, 자금 업무가 Forward적인 업무라면 회계 업무는 반대로 Backward적인 업무라서 성격이 매우 다르지요. 이렇게 팀을 구성한 이유는 마땅히 팀장을 맡길 사람이 없어서 하나의 팀으로 구성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MBO가 어떻게 수립되는지 들여다 보니, 자금 기능에 해당하는 목표를 회계 기능에 해당하는 목표보다 더 많이 잡더군요. 목표가 8개 라면 7개가 자금 기능, 1개가 회계 기능에 할당한 것입니다. 전사적인 관점에서 회계 기능보다는 자금 기능의 전략적 중요도가 컸고 또 자금 담당 직원의 수가 더 많았기 때문이었죠.

알다시피 이런 경우에 회계 담당 직원들은 자신들이 컨트롤 할 수 없는 7개의 목표에 의해 본인들의 평가결과가 좌우되는 모순적인 상황에 처합니다. 그리고, 회계 업무에서 추진할 여러 목표가 무시되고 오직 1개의 목표로 회계 업무 전체를 평가 받게 됨으로써 그 목표와 관련 없는 업무를 소홀히 할 우려가 있습니다.

조직 MBO는 '독립적인' 조직 단위를 기초로 수립되어야 합니다. 조직도 상에 그려진 부서 단위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별도의 특성을 지닌 조직 단위별로 MBO가 수립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자금팀의 경우, 현재의 조직도가 자금팀로 돼있다 해서 ‘자금팀 MBO’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자금 기능의 MBO, 회계 기능의 MBO를 별도로 세워야 하죠.

이렇게 하려면 팀제를 올바르게 적용해야 합니다. 이름만 자금팀으로 할 게 아니라, 자금팀과 회계팀으로 분할시켜 각각 MBO를 수립하게 만들어야 하죠. 그래야 위에서 언급한 평가의 불공정한 측면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부서 MBO와 개인평가의 납득성(또는 공정성)을 위해 조직을 개편하는 것을 ‘주객이 전도’된 작업처럼 여길지도 모릅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조직 구성은 인사 관점보다는 전략적인 View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MBO란 기본적으로 팀제를 밑바탕에 두고 생겨난 경영기법임을 생각해 볼 때, 회사가 목표 지향의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과거의 조직 구조에 억지로 MBO를 끼워 맞출 게 아니라, 이 참에 조직의 그림을 성과관리의 틀에 맞게 새로 그려 보는 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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