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O 관점으로 근본원인을 찾자   

2009. 9. 8. 12:29
반응형

어제는 KT 분석법(케프너-트리고 기법)을 살펴봤는데요, 오늘도 어제에 이어서 문제의 원인과 근본원인을 찾는 또다른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ICTO 분석법입니다. 무엇의 약자인지는 조금 후에 설명하겠습니다.

문제는 희망하거나 기대하는 상태와 현재의 상태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갭)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의 상태가 직원들의 근무태도가 상당히 나태한 모습이라고 하죠. 의뢰인의 입장에서 기대하는 상태는 당연히 '높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일 겁니다. 이 두 개의 상태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문제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상태(나태한 직원들 모습)는 어떻게 해서 발생한 걸까요? 이러한 상태는 무엇인가의 아웃풋이라고 보는 것이 바로 ITC 분석법이 취하는 관점입니다. 아직 명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어떤 과정들을 거쳐 아웃풋이 '톡' 튀어나왔다고 가정하는 거죠. 문제가 발생했다면 잘못된 아웃풋을 '톡' 하고 내뱉은 '과정(Throughput)' 상에 뭔가 결함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ICTO 분석법의 시각입니다.


'과정(Throughput)'의 결함   →   잘못된 '아웃풋(Output)' 


직원들을 나태하게 만든 과정 상의 결함은 무엇일까요? 팀장이 직원들을 잘 관리하는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인 것도 원인 중 하나일 겁니다. 느슨한 업무 습관이 직원들 몸에 배었을지도 모릅니다. 혹은 직원들에게 적당한 업무를 부여하지 않았거나, 성과를 촉진하고 관리하는 절차가 아예 없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수많은 원인들이 제기되겠지만, 따지고 보면 모두 아래의 두 가지 범주로 묶을 수 있습니다.

과정(Throughput)의 결함

(1) 행동의 결함
(2) 충족의 결함

'행동의 결함'이란 쉽게 말해서 '잘 하지 못하거나 소홀히 함'을 의미합니다. 팀장이 직원들이 게으르거나 말거나 별로 제재를 가하지 않거나 열심히 일하도록 격려하지 않은 잘못은 행동의 결함에 속하겠죠. 직원들이 '설렁설렁' 일하는 방식에 물들었다면 이 또한 행동의 결함입니다.

'충족의 결함'이란 뭔가가 없거나 부족해서 생기는 결함을 말합니다. 잘 돌아가기 위해 충족시켜줘야 할 것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결함이죠.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게 만들려면 일단 업무를 적절하게 할당하고 성과 달성을 격려하고 자주 측정/관리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나태한 직원들'이라는 문제를 발생시키는 이런 조건들은 충족의 결함에 속합니다.

여러분이 과정의 결함을 찾으려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지면서 해답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질문들을 찬찬히 뜯어보면 마치 고장 난 자동차를 진단할 때와 비슷함을 알 수 있습니다.

과정의 결함을 찾기 위한 질문들

(1) 행동의 결함을 찾기 위한 질문들
     -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것은 없는가?
     - 잘하지 못하도록 만든 요소는 없는가?
     - '잘하다가 못하다가'를 반복하는 것은 없는가?

(2) 충족의 결함을 찾기 위한 질문들
     - 작동하지 않은 것은 없는가?
     - 뭔가 부족한 것은 없는가?
     - 모르고 넘어간(누락한) 것은 없는가?

과정의 결함은 '눈에 보이는 결함'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결함'으로 다시 구분됩니다. 위의 질문들을 던지면서 겉으로 보이는 '행동의 결함'이나 '충족의 결함'을 찾는 일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타이밍 벨트가 끊어졌네(충족의 결함)', '엔진의 출력이 약해졌네(행동의 결함)'와 같은 결함은 측정이 쉽고 눈에 금방 들어옵니다. 하지만 무엇 때문에 타이밍 벨트가 끊어졌는지, 왜 엔진의 출력이 줄었는지를 알려면 보다 면밀하게 원인을 파고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야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근본원인(Root Cause)은 대개 눈에 보이지 않는 원인임을 상기하기 바랍니다.

과정의 결함은 아래와 같이 표로 정리하면 나중에 해결책을 구상할 때 도움이 됩니다.

 과정의 결함
 
행동의 결함

충족의 결함 

 눈에 보이는 결함

   
 
눈에 보이지 않는 결함

   

과정(Troughout)에 특별히 결함이 없는데도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동차가 이제 막 출고됐고 눈을 씻고 찾아봐도 기계적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는데도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조치해야 할까요? 연료통에 기름이 있는지 없는지 살펴보는 게 순서일 겁니다. 자동차 운행이라는 아웃풋을 얻으려면 자동차라는 기계(과정)에 결함이 없어야 할 뿐만 아니라 기름(인풋)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처럼 인풋(Inpout)의 결함은 과정의 결함을 야기하고, 과정의 결함은 잘못된 아웃풋을 산출함으로써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인풋(Input)'의 결함   →   '과정(Throughput)'의 결함   →   잘못된 '아웃풋(Output)' 


의뢰인이 기대하는 상태가 '열심히 성과를 내는 직원들의 모습'이라고 한다면, 잠재력이 있는 직원들을 뽑아서 업무에 투입해야 합니다. 또한 일정한 규모의 매출이나 이익을 달성하려면 적정한 수의 직원들을 채용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직원들의 질적인 요소와 직원들의 양적인 요소를 적절하게 고려해야 하겠죠. 자동차가 잘 운행하려면(좋은 아웃풋), 질 좋고 충분한 양의 연료(좋은 인풋)가 주입되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인풋(Input)의 결함

(1) 질적인 결함
(2) 양적인 결함

따라서 여러분의 인풋의 결함을 찾으려면 '질적인 결함'과 '양적인 결함'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구분하여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또한 과정의 결함과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는 결함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결함을 탐색하여 다음과 같은 표로 정리하기 바랍니다. 인풋의 결함을 제거하거나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면 문제 해결책의 얼개가 떠오르게 됩니다.

 인풋의 결함
 
질적인 결함

양적인 결함 

 눈에 보이는 결함

   
 
눈에 보이지 않는 결함

   


과정의 결함과 인풋의 결함 이외에도 문제를 일으키는 또다른 요소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약조건(Constraint)입니다. 스포츠카는 보통 시속 200 Km 이상의 빠른 속도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여러분이 스포츠카를 가지고 있다면 도로를 쾌속으로 질주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겁니다. 이것이 여러분의 기대하는 상태이지만 현실에서는 200 Km 이상의 속도롤 내달리기가 아주 어려우므로 여러분에겐 문제로 다가옵니다.

스포츠카에 고급 휘발유를 양껏 주유(인풋의 결함 해소)하고, 심혈을 기울여서 정비(과정의 결함 해소)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때 떠올려야 할 것이 바로 제약조건입니다. 일단 우리나라에서 110 Km 이상의 주행이 합법인 도로는 없다는 것이 제약조건 중 하나입니다. 200 Km를 넘나들었다가는 수많은 딱지와 벌점이 며칠 후에 우체통에 쇄도하겠죠. 또 하나의 제약조건은 노면의 상태입니다. 비포장이거나 노면이 울퉁불퉁하면 100 Km로 달리기도 버거울 뿐더러 비싼 스포츠카가 망가지는 건 아닌지 걱정해야 합니다.

'직원들이 나태하다'는 문제에는 어떤 제약조건들이 숨어 있을까요? 역량이 뛰어난 직원들을 뽑고 싶어도 시장에 그런 인력이 별로 없거나 아주 높은 연봉을 제시해야 한다면 인풋의 결함을 해소하기 어렵겠죠. 팀장이 CEO가 추진하는 프로젝트 때문에 팀 관리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과정의 결함 또한 해소하기 힘듭니다.

이처럼 인풋이나 과정에 결함이 존재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요소를 제약조건이라 하고, 이러한 제약조건의 존재는 잘못된 아웃풋으로 이어져서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제약조건(Constraint)'의 존재
            ↓                           ↓
'인풋(Input)'의 결함   →   '과정(Throughput)'의 결함   →   잘못된 '아웃풋(Output)' 


제약조건은 '제거 불가능한 제약조건'과 '제거 가능한 제약조건'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제거 불가능한 제약조건이란 말 그대로 어떠한 조치를 취하더라도 없애기가 불가능한 요소를 말합니다. 스포츠카가 200 Km 이상으로 주행하려면 노면의 상태가 좋아야 하는데, 운전자가 노면의 상태를 달리기 좋게 개선하거나 고속 주행을 위한 도로를 건설하기란 불가능합니다.

반면에 110 Km 이상으로 달리지 못하도록 만든 법규는 운전자가 제거할 수 있는 제약조건에 해당합니다. 법적으로 저촉되어 향후에 엄청난 과태료와 벌점을 얻어 맞겠지만 그정도야 아무것도 아니라고 무시해 버릴 수 있습니다. 물론 운전자가 새가슴이거나 바른생활 사나이라면 과속 규제라는 규정이 제거 불가능한 제약요건이겠죠. 제거 가능하냐 불가능하냐는 절대적이라기보다는 상대적인 개념임을 유의하기 바랍니다.

제약조건은 유지되는 기간에 따라 '항구적인 제약조건'과 '일시적인 제약조건'으로 나뉩니다. 대개 항구적인 제약조건은 제거 불가능한 제약조건일 확률이 큰데요(반드시 그런 것은 아님), 영원히 혹은 상당히 긴 기간 동안 존재하는 제약조건을 말합니다. 노면의 상태라는 제약조건은 항구적일까요? 도로가 한번 만들어지면 보통 몇십년 동안은 크게 바뀌지 않으므로 노면의 상태는 항구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비가 갑작스레 내린 탓에 노면이 미끄러워서 고속으로 달리지 못했을 때, '비가 내린 사건'은 일시적인 제약조건입니다.

어떤 제약조건이 항구적이냐 일시적이냐를 결정하는 것은 문제해결사나 의뢰인이 처한 문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에 달렸습니다. 스포츠카 오너에게는 하루 종일 내리는 비가 일시적인 제약조건이겠지만, 돈을 아끼고 아껴서 겨우 하루 렌트한 운전자라면 하염없이 내리는 비는 항구적인 제약조건일 겁니다. 왜냐하면 문제가 지속되는 기간이 하루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인풋과 과정의 결함을 구조적으로 야기하는 제약조건을 아래와 같은 표로 정리하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도움이 됩니다. 각 칸에 적힌 행동방향이 제약조건을 피하는 방법이겠죠.

 제약조건
 
제거 불가능한 제약조건

제거 가능한 제약조건 

 항구적인 제약조건

 (어쩔 수 없음)  (당장 제거하자!)
 
일시적인 제약조건

 (기다리자!)
(제거하거나, 기다리자!) 


지금까지 ICTO 분석법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ICTO는 인풋(Input), 제약조건(Constraint), 과정(Throughput), 아웃풋(Output)의 앞글자만 딴 말인데요, 제가 붙여 본 이름입니다. 

위의 설명을 읽어 오면서 ICTO 분석법은 자동차나 컴퓨터 등과 같은 시스템이 작동하는 원리를 바탕으로 만든 원인 발견법임을 자연스럽게 체득했으리라 생각합니다. ICTO 분석법은 여러분이 문제의 원인을 탐색하기 위한 질문을 던질 때 길을 헤매지 않도록 가이드를 제시하는 유용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문제 해결의 성공은 여러분이 어떤 질문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던지느냐에 달렸음을 항상 유념하기 바랍니다. 

오늘도 행복한 마음으로 문제 해결하십시오.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