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대만 굴리는 학자들, 과기부를 폐지하다!   

2008. 1. 1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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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부 조직 개편안에 대해 말이 많다. 나도 할말이 있다. 과학기술부가 사라진 데에 심한 유감을 느낀다. 아니, 심한 모욕감을 느낀다. 20세기에도 그랬고 21세기에도 한 나라의 국력은 과학기술 수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날벼락 같이 과기부를 폐지해 버리다니!

독일도 몇 십년 걸린 대운하 공사를 수 년 만에 마치겠다는 만용에 찬 토목기술력이 과연 21세기를 이끌어 갈 성장동력이라 말할 수 있을까? 한번 반짝 경기는 좋아지겠지. 하지만 그 다음은 어떤가?

우리가 지금 미국과 같은 대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면 뉴딜 정책과 같은 대운하 사업이 좋은 처방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배를 곯고 있나? 그리고 우리 경제가 그렇게 피폐해 있는가? 이명박 당선인은 국가의 품격과 격조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임기 동안만 유효할 대규모 토목 잔치로 치적을 남기고 싶은 것인가?

과학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미래의 '쌀'이다. 선진국들이 과학기술의 선점을 위해 국력을 집중하는 마당에, 당장 지금의 '쌀'이 부족하다고 해서 미래의 쌀을 깎아 먹으려는 조치는 이해하기 어렵다. 매우 근시안적이다.

이명박 당선인이 현대건설 CEO 하던 시절, 그때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끌어 온 주역은 바로 이공계 출신들이었음을 그 자신이 잘 알지 않는가? 지금 우리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동통신 분야에게 세계의 선두권을 유지하게 된 동력은 바로 과학기술이었다. 결코 토건이 아니었다.

인수위 명단을 살펴보니, 과학자는 한 사람도 없다(아니 정확하게는 서울대 민동필 교수가 있긴 하다. 하지만 그는 대덕밸트 TF로서 역할이 상대적으로 작다.) 도대체 말이 안 된다! 펜대만 굴리는 학자들과 공무원들이 탁상공론을 통해 만들었을 것이 뻔한, 작은 정부만을 위한 개편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보낸다. 과학이 뭔지, 그게 얼마나 중요한 우리의 미래인지 모르는 학자들에게 경고를 보낸다. 집중해도 모자를 판에 여러 부처에 기능을 분산시키는 결정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과기부는 절대 없어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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